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59)
1026화 Team Da-On (7)
2019년 11월 30일. 뉴캐슬어폰타인 NE1 4ST, 잉글랜드. 배럭 로드. 세인트 제임스 파크.
.전반 25분
뉴캐슬 1 : 1 맨체스터 시티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5-4-1
GK ? 에데르송 / GK ? 마르틴 두브라프카
RB ? 카일 워커 / RB ? 하비에르 만키요
CB ? 페르난지뉴 / CB ?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CB ? 존 스톤스 / CB ? 키어런 클라크
LB ? 주앙 칸셀루 / CB ? 폴 더밋
DM ? 올루프 뫼르크 / LB ? 예트로 빌럼스
CM ? 다비드 실바 / CM ? 아이삭 헤이든
CM ? 케빈 더브라위너 / CM ? 존조 쉘비
RW ? 리야드 마레즈 / RAM ? 미겔 알미론
LW ? 라힘 스털링 / LAM ? 알랑 생-막시맹
ST ? 김다온 / ST ? 조엘린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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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과 빡빡한 일정 탓이긴 하나, 계속해서 같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
나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라힘이 선제골을 만들지 3분도 채 되지 않아, 워커와 지뉴가 버티는 오른쪽 수비가 처참하게 무너지며 예트로 빌럼스에게 동점을 허락하고 말았다.
포백을 보호하던 올루프와 오른쪽 윙 마레즈의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 수비수들의 플레이가 너무 좋지 못했다.
‘후우- 빌어먹을.’
거의 완벽한 경기였다.
전반전 시작 직후부터 우리는 뉴캐슬을 거칠게 몰아붙였고, 피치를 절반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상대를 완전히 압도했다.
리야드와 라힘이 조금만 더 골대 앞에서 침착했더라면, 점수는 3:0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팀의 공격수들은 마무리 부분에서 여전한 불안감을 노출했는데, 2분 간격으로 리야드가 1:1 기회를 날렸을 땐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어려운 상황에서의 득점은 종종 놀라운 방식으로 마무리하는 리야드지만, 쉬운 기회가 그에게 주어졌을 땐 기대보다 조마조마한 마음이 든다.
삐?익!
경기의 균형이 맞춰지고, 주심의 휘슬과 함께 볼을 뒤로 돌린 나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어쨌든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건 우리인 만큼, 좌절감을 빨리 털어 내고 하프 타임이 되기 전에 앞서 나가는 득점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게 옳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 때, 벤치에 있던 펩이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걸어 나오면서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헤?이!!!!”
몇몇 선수들의 이름을 크게 외친 펩이 열심히 손짓을 보내어 오고,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었던 나는 진짜냐며 제스처를 취했다.
고개를 끄덕인 펩은 이후로도 계속 동료들에게 목소리를 높였지만, 대부분이 그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라힘이 페데리코 페르난데스(Federico Fernandez)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있었고, 난 일어서려던 그에게 다급히 소리치며 누워 있으라고 했다.
“??”
“라힘!!! 누워 있어!!!”
“…….”
어리둥절하면서도, 라힘은 일단 나의 이야기를 따랐다. 마치 발목이 아픈 것인 양 왼쪽 발목을 부여잡으며, 다가선 크리스 카바노프(Chris Kavanaugh)에게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크리스 카바노프는 메디컬 팀의 입장을 허락했고, 그런 사이 펩이 세 명의 선수를 불러들였다.
그제야 내 의도를 이해한 라힘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윙크를 찡긋 보내왔다. 그래서 나 역시 같은 행동을 했다.
그런 뒤, 난 다시 펩을 돌아봤다.
‘그래. 차라리 이게 나아.’
쿤이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면서, 우리의 쓰리백 활용은 다시 유예 기간을 갖게 되었다. 현재 남은 라힘/리야드/베르나르두론, 우리가 하려고 하는 전술을 쓰기 힘들다.
하지만, 메커니즘은 계속 가져갈 수 있다.
3-4-3에서 4-4-2로 바꾸는 작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면, 그냥 처음부터 4-4-2를 사용하여 우리가 주로 쓰는 4-3-3으로의 전환을 꾀해 볼 수 있다는 거다.
단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쓰리백에서는 내가 10번(AM) 역할을 맡았으나 지금은 리야드가 미드필드 꼭짓점에 섰다.
오른쪽 윙 이외의 포지션에서 출전해 본 적이 없는 마레즈지만, 현재 보여 주고 있는 마무리 능력을 생각하면 저 위치가 장점만을 드러낼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어차피 수시로 스위칭이 있을 거다.
삑-
라힘이 일단 밖으로 빠진 상황에서 경기가 재개되고, 잠시 뒤 그가 피치로 돌아오고 난 뒤에야 팀은 패스를 앞쪽으로 보내며 공격을 이어 갔다.
“여기!”
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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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조금 전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으지 않았습니까? 그런 뒤에 약간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마레즈가 중앙 미드필드 위치에 있는데, 마레즈를 공격형 미드필드로 두고 김다온과 스털링을 공격수로 배치한 모습입니다.”
(황은석) – SPORTV 캐스터
“실점 이후 변화를 가져가는 맨체스터 시티. 김다온이 볼을 지키면서 패스를 뒤쪽으로 전달합니다. 카일 워커. 페르난지뉴에게 패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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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로 전형을 바꾸었지만, 사실상 중앙 공격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
스털링과 나는 좌우 하프 스페이스를 점유하며 넓게 벌려선 상태였는데, 이렇게 되면서 키어런 클라크(Ciaran Clarke)가 약간 애매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본래는 내가 아래로 내려설 때마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서며 나를 전담 마크하는 역할을 했었는데, 내가 이렇게 측면에 머물게 되니 맡았던 역할이 사라졌다.
그나마 4-3-3에서 스위칭을 가져갈 때는 나와 자리를 바꾼 공격수를 보면 되었지만, 지금 그의 주변엔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전혀 없다.
그리고 이것을 보고 있을 리야드와 케빈은 펩이 어째서 이런 식의 변화를 주었는지 알아야 한다.
공격수를 양쪽 측면으로 벌려 두고, 메짤라(Mezz`ala)가 있음에도 굳이 10번 위치에 선수를 고정해 둔 이유를 말이다. 하프 타임 때 설명해 주겠지만, 난 지금이 중요했다.
“카일!”
“?”
볼이 왼쪽에서 움직이는 사이, 최대한 몰래 카일을 부른 나는 뉴캐슬의 수비수들을 등진 채로 오버랩을 해 달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가까운 위치에 존조 쉘비와 알랑 생-막시맹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볼에 정신이 팔린 둘은 내 동작을 보지 못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부터 내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 하나로 동료들이 뛰는 방법의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소 빗맞은 주앙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라인을 한참 벗어나면서, 우린 잠깐 재정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뉴캐슬 역시, 템포를 늦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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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레슬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동점을 허락한 맨체스터 시티. 경기당 평균 거의 1골을 실점하고 있습니다. 클린시트 경기가 리버풀보다 4경기나 더 많음에도, 실점은 오히려 하나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레스터 시티보다도 3골을 더 실점했습니다.”
(리 헨드리)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페르난지뉴나 로드리를 센터백으로 기용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과르디올라입니다. 또 다른 한국인인 민재가 굉장히 잘해 주고 있긴 하지만, 고정적인 출전은 아직 하고 있지 못합니다.”
(빌 레슬리)
“수비가 흔들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의 첫 25분을 완전히 지배했지만, 경기는 1:1 동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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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로부터 볼을 가져오는 작업은 어렵지 않다.
존조 쉘비와 아이삭 헤이든(Issac Hayden)으로는 우리 중원을 이겨 낼 수 없고, 그들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알랑 생-막시맹도 이런 흐름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무의미하게 전달된 패스는 아무도 없는 빈 공간으로 굴러갔고, 지뉴가 그것을 간단히 획득해 냈다.
다시 우리의 빌드업.
난 카일을 본다.
‘타이밍을 잘 맞춰 줘.’
리야드는 아직 10번 위치에서 적응 중이다. 어색함을 폴폴 내풍기는 녀석에게 소리쳐, 조금 오른쪽으로 움직여 주기를 요구했다.
후방에서 시작된 패스는 케빈을 거쳐 리야드에게 도착했고, 천천히 발을 옮기던 나는 재빨리 몸을 돌려세우면서 두 남자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리야드!! 카일!!”
팡-
나의 목소리에 반응한 리야드가 패스를 보내어 오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늦긴 했으나 카일도 어쨌든 직선으로 힘껏 내달리며 오버랩을 시작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동작으로 예트로 빌럼스와 폴 더밋의 시선을 빼앗았던 난, 굴러오는 패스를 한 차례 받아 둔 후 반 박자 정도 늦추며 우측 사이드라인으로 볼을 연결했다.
카일의 오버랩이 빨랐다면 다이렉트로 패스를 꺾어 놓았을 텐데, 지금 그랬다면 패스가 먼저 라인 밖으로 빠져나갔을 거다.
탁.
‘그렇지.’
사이드라인 바로 앞에서 카일이 오른발을 쭉 뻗어서 패스를 받아 낸다.
그것을 본 나는 망설이지 않고 오른쪽 델란떼로(Delantero Derecho)를 향해 달려갔고, 이 플레이 하나로 폴 더밋이 예트로 빌럼스와 함께 카일을 압박할 기회를 잃었다.
팀의 사이드백이 상대 풀백과 1:1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가 바란 장면이었는데, 이제 남은 건 반대 위치였다.
‘리야드랑 케빈은?’
고개를 돌렸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쇄도하는 리야드와 케빈이었다.
이제 남은 건, 카일의 선택이다.
‘제발, 제대로.’
오프사이드 라인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며, 난 카일의 크로스가 제대로 연결되길 기대했다.
페널티 박스 안쪽을 흘끗 쳐다본 카일이 타이밍에 맞춰 오른발을 휘두르고, 높게 떠오른 축구공은 쇄도하던 두 명의 선수를 지나 반대편에 머무르고 있던 스털링에게 향했다.
골대에서 약간 먼 쪽에 자리 잡았던 스털링은 지금 홀로였는데, 크로스를 발 안쪽으로 받아둔 그는 한두 차례 페인팅 동작 후 오른발로 슈팅을 가져갔다.
피치를 데굴데굴 굴러간 슈팅은 마르틴 두브라프카의 손을 통과했으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아…….”}
안타까운 장면에 다수의 동료가 머리를 감싸 쥐고, 관중석에서도 비슷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난 손뼉을 쳤다.
이는 펩도 마찬가지다.
“WELL PLAY!! WELL DONE!!!”
펩이 전형을 이러한 방식으로 바꾼 의도는, 전환이라는 개념을 보다 직관적으로 가져가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한다.
팀의 전형은 기본적으로 다이아몬드 4-4-2이지만, 볼을 점유하고 있는 지금은 리야드와 케빈을 모두 10번 위치로 끌어 올린 4-2-2-2로 봐야 한다.
그리고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볼을 배급되었을 때, 해당 지역의 공격수/미드필드/풀백이 빠르게 삼각형을 만들어 파이브백을 분산시킨다.
공격수는 델란떼로로 뛰어들거나 아니면 그대로 하프 스페이스에 머물러 주고, 볼을 보급한 미드필드는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박스 안으로 쇄도한다.
마지막으로 후방에 있는 두 명의 미드필드는, 크로스를 보내지 못할 상황을 대비하여 볼이 있는 곳으로 움직여 줘야 한다.
이런 식이면, 순간적으로 2-2-6을 만들 수 있다.
어떻게 이걸 다 아느냐고?
그야 간단하다.
이것은 내가 똑똑해서도, 또 펩의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어서도 아니다.
지금 변화한 이 다이아몬드 4-4-2와 각 포지션의 역할 그리고 4-2-2-2로 변화하는 메커니즘이, Team CFG가 하던 축구와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다.
첼시 전 3-4-3에 이어, 지금의 다이아몬드 4-4-2도 내가 추구하고자 했던 축구와 모습이 거의 같다.
내가 알기론 펩은 Team CFG의 경기를 거의 보지 않았고, 그리고 녹화된 영상을 따로 시청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이렇다는 건, 우리가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이것은 무척이나 기분 좋은 일이다.
조금 멀어졌다고 여겼는데 말이다.
일단.
‘우린 이걸 계속해야 해.’
비록 만족할 만한 속도는 아니긴 하지만, 우리는 지금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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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2019/20 EPL 14R)
뉴캐슬 2 : 4 맨체스터 시티
[골] 라힘 스털링 : 전반 22분(김다온)주앙 칸셀루 : 전반 40분(카일 워커)
김다온 : 후반 16분(케빈 더브라위너)
케빈 더브라위너 : 후반 37분
김다온 ? 95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8.6)
MoM ? 케빈 더브라위너(1골 1어시스트/평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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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3. 경기 결과(2019/20 EPL 15R)
번리 1 : 5 맨체스터 시티
[골] 김다온 : 전반 24분(다비드 실바), 후반 05분(베르나르두 실바)로드리 : 후반 23분
베르나르두 실바 : 후반 27분(케빈 더브라위너)
리야드 마레즈 : 후반 42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80분 출전(2골/평점 8.4)
MoM ? 베르나르두 실바(1골 2어시스트/평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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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y of City : 션 다이치에게 시즌 첫 5실점 경기를 선사한 맨체스터 시티 ? 데일리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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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전 패배 후, 다온이 연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이끌다! – 데일리 스타]? 경기 초반 맨체스터 시티는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지만, 번리 수비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은 다온이 시티의 첫 두 골을 만들어 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다온이 두 개의 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슈팅은 단 두 개였으며, 네 개의 결정적인 패스와 92.5%(62/67)의 패스 성공률을 보여 주며 번리를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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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not Daon(na) – 더 선]-> Duine Daonna : 인간을 뜻하는 켈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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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단 경기, 최단 시간 10골 10어시스트를 기록한 다온 ? Go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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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경기, 780분 : 이 남자가 10-10을 기록하는 데 필요한 시간 ? 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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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NEEDS DA-ON? , WE ALL DO! – 더 미러]? 최근 다온의 활약에, 시티의 선수들 역시 칭찬 대열에 합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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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의 승리와 10-10 가입에도 불구, 경기력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김다온 ? Sky Sports]? 김다온, “최근 리그 다섯 경기에서 클린시트는 단 한 경기뿐이다. 어떻게든 승점을 획득하곤 있지만, 좀 더 강한 팀들을 상대론 수비에서 무너지면 공격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우린 실수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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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문제가 다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펩 과르디올라 ? 맨체스터 이브닝]? 펩 과르디올라, “맨유전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
2019년 12월 4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회복훈련실.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요즘처럼 쉬는 날이 부족한 때면, 회복과 컨디셔닝은 모든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부에나벤투라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며, 전날 경기로 피로한 근육을 풀어 준다.
“발을 앞으로 이렇게 쭉 뻗고. 좋-아. 하나, 둘.”
“…….”
최대한 머리를 비우려고 하면 할수록, 전날 실점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다음은 팔을…….”
“…….”
당시 나는 리야드와 교체되어 벤치로 돌아온 상태였고, 트리피어와 함께 드레싱 룸에서 틀 노래를 이야기하며 5:0의 대승을 즐길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후반 40분이 넘어서면서 갑자기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고, 중원이 텅텅 비면서 결국 로비 브레이디(Robbie Brady)에게 실점을 허용해 버렸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크게 화를 내던 펩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클린 시트를 기록해야 했어.’
펩은 언제나 클린 시트를 습관의 문제로 설명하곤 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만나 온 다른 감독님들 역시, 표현 방법은 다르긴 해도 비슷한 맥락으로 말했었다.
실점을 한다는 것은 곧 피치 어딘가에서 실수를 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실수한 당사자가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은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 드는 오직 그 순간뿐이다.
5:0의 경기가 5:1이 되었다고 하여,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완벽주의자가 아니고서야, 어차피 같은 대승인데 뭐 어떠냐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좋은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뱅상 콩파니라는 위대한 리더의 공백은 이런 상황에서 더욱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만약 그가 팀에 있었다면, 어제와 같은 실점을 두고 어떻게 반응했을까.
회복훈련 내내 그것을 생각하던 나는, 마침내 결심하곤 식당에서 수비수들이 모인 테이블로 걸어갔다.
이곳엔 지뉴와 존이 있다.
“잠깐 앉아도 될까요?”
“웬일이야? 물론이지.”
“네.”
지뉴에게 허락을 받아 착석한 후, 나는 최근 계속 중앙수비에서 실수가 나오고 있는 부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종종 수비가 흔들릴 때면, 비니는 항상 수비수들에게 다가와 직접 이야기를 하고는 했었다. 잔소리가 아니라, 본인의 걱정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다.
“다음은 맨체스터 더비에요. 보나 마나 맨유 녀석들이 죽을 듯 달려들 건데, 좀 더 터프하게 버텨야 하지 않을까 해서요. 다음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면 힘들어져요.”
“우리도 알고 있어.”
“네. 제 말은 그저…….”
“고마워. 안 그래도 지뉴랑 그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거든. 서로 대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했고, 있다가 민재랑도 대화해 보려고.”
내 이야기를 참견으로 받아들인 지뉴가 조금 날카롭게 반응하자, 존이 바로 끼어들면서 중재에 나섰다.
그래서 난 이쯤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자 생각했고, 맛있게 식사하라는 말을 남기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약간의 감정이 오가긴 했지만, 딱히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나도 예전에 수비 실수를 지적받으면, 살짝 울컥해서 저런 식으로 반응했던 적이 있다.
중요한 건, 이후의 대처다.
‘후우- 어렵다. 어려워.’
클럽의 부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 간다는 것.
이건 축구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문제다.
맨체스터 더비를 사흘 앞두고, 난 지금 팀을 더 나아지게 만들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
작가의 말 ? 병원 진료 관계로, 다음 화는 일요일 오전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