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73)
1041화 ESL (3)
.2020.02.22. 경기 결과(EPL 27R)
레스터 0 : 1 맨체스터 시티
[골] 김다온 : 후반 35분(리야드 마레즈)김다온 ? 17분 출전(1골/평점 8.0/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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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0번째 골에도 웃지 못한 김다온, “가장 중요한 건, 외부 소식에 흔들리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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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대항전 자격 박탈, 4부리그 강등, 라포르트 다시 부상. 맨체스터 시티, 상처뿐인 승리 ? SPORTV]***
2020년 2월 22일. 레스터 LE2 7QS, 잉글랜드. 101 웰포드 로드. 호텔 브루클린 레스터(Hotel Brooklyn Leicester. 101 Welford Rd. Leicester LE2 7QS, England).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레스터와의 경기 내용은 당연히 좋을 수 없었다. 모두가 큰 충격을 받은 상태인지라, 본래의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19분에는 케빈이 얻어 낸 페널티 킥을 쿤이 실패한 일도 있었다.
모두가 똘똘 뭉쳐 애써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하곤 있었지만, 이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다.
베르나베우 원정까지 나흘.
무척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후우~”
딸깍-
현재 TV에서는 온통 UEFA가 우리에게 내린 징계 이야기들뿐이다.
미디어가 이야기하는 4부리그 강등은 와전된 내용이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유럽대항전 진출 자격을 박탈하기로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UEFA가 징계를 내린 이유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스폰서 수입 중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을 발견했기 때문인데, 2억 5000만 유로의 금액이 부당한 경로로 투입되었다고 보고 있었다.
희망은 그들의 증거가 클럽이 도난당한 550만 개의 메일 중 단 여섯 개에 적힌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애초부터 ‘풋볼위크스’의 불법해킹으로 얻은 정보를 가지고, 일부만을 편집하여 본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맞춰 끼워 넣은 것이라 CAS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일단은 여기까지가, 우리가 아는 내용이다.
사태가 사태인지라 칼둔이 직접 선수들을 소집하여 대강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어떠한 경우에도 징계를 막을 테니 걱정 말라며 우리의 일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동요는 피할 수 없는지라, 벌써 몇몇 이들은 클럽을 떠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당장 떠난다는 것은 아니고, 징계를 피할 수 없는 것이 확정되었을 때 최대한 빠르게 이적을 하려는 행동이었다.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거짓이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나 역시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게 분명하기에 그들을 나무랄 수는 없었다.
‘요즘 어떻게 되려는 건지.’
침대에 누워, 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해 본다.
코로나로 인해 동북아시아의 스포츠는 중단이 속출하는 상황이고, 스포츠를 떠나서 사람들의 평범한 삶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유럽은 그나마 아직 괜찮지만, 매일 뉴스를 보고 있으면 어디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수시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여기에 징계까지.
“…….”
억지로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지만, 정신은 너무 또렷하기만 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먼저 20골을 집어넣었다는 사실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아팠던 기간 내가 바랐던 건, 복귀한 이후에 축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였다.
Team CFG를 통해 부상 이전의 열정을 되찾았고, 이제는 그냥 앞만 보고 달려가면 될 줄 알았다.
그렇지만 역시, 삶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저항하고 때로는 날 시험하며, 고난과 역경이라는 녀석들을 함정처럼 풀어 넣고 있다.
지금 당장은 최고에서 굴러떨어진 신세지만, 여전히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거로 생각한다.
살아가는 이상, 어쩌면 우리는 끊임없이 발버둥 처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뭐, 그건 아무래도 좋아.’
다시 한번 몸을 뒤척이며, 나는 우선 맨체스터 시티라는 클럽이 지닌 힘을 믿어 보기로 했다.
그것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새삼, 나 자신이 작게 느껴진다.
***
2020년 2월 23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시티 HQ.
UEFA의 징계 발표 직후 맨체스터 시티의 보드진은 즉시 비상 체제로 돌입,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항소 과정에 들어섰다.
이미 아부다비에서 날아간 사람들이 전 세계 최고의 로펌을 포섭 중이었고, 그중에서도 최고만을 꾸린 엘리트 팀을 별도로 만들기로 한 상태다.
또한 UEFA가 의심하고 있는 ‘에티살라트 항공’이 시티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만들기 위한 자료 역시 준비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는 FFP의 허점을 이용, 같은 ADIA에 속한 ‘에티살라트 항공’을 통해 UEFA가 밝힌 2억 유로가 넘는 자금을 시티로 투입했다.
명목은 스폰서 지원이다.
이는 불법보다는 편법에 가까운 행동이었지만 이미 수많은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고, 차이라면 시티 쪽이 더 많은 돈을 집어넣었다는 것 정도였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이 모든 사항을 무마코자 벌여 왔던 로비가 어째서 단숨에 뒤집어졌느냐는 사실이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맨체스터 시티는 UEFA의 조사가 오는 4월에 종료될 걸로 보았다.
2012년에서 2016년까지의 자료로는 2020년부터 2년 동안의 처벌을 위한 자료로 쓰기엔 너무 오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CAS는 몇 년이 지난 자료로 큰 징계를 내려오지 않았었다.
UEFA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어서인지, 징계가 발표되자마자 특별 조사관을 시티에 파견해 추가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거부할 권리가 있었던 시티는 당연히 이를 막아 세웠고, 판이 뒤집힌 것에 관한 이유를 찾고 있었다.
“토트넘이라고?”
“그렇습니다.”
“…….”
언제나 그러하듯, 시티를 위해 비밀스러운 정보를 캐낸 것은 스튜어트 톰슨이었다.
김다온의 이적 사가(Saga)를 완성한 후 본래의 스카우트 업무로 돌아가 편히(?) 쉬고 있었던 그는 최근, 리오넬 메시의 이적을 위해 다시 현장에 투입된 상태였다.
호르헤 메시와의 공조를 통해 이적을 매끄럽게 풀기 위한 일을 맡고 있었는데, 갑자기 UEFA의 징계가 발표되면서 스페인을 떠나 스위스로 날아갔었다.
그리고 오늘 돌아오자마자, 본인이 수집한 정보를 칼둔 등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로비를 벌이고 있었나 봅니다.”
“무엇을 근거로?”
“작년, 풋볼위크스의 해커가 잡힌 사건을 기억합니까?”
서드파티/세금횡령/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호날두의 성폭행 사건 등. 축구계를 강타했던 굵직굵직했던 모든 사건 뒤에는 ‘풋볼위크스’가 존재했다.
그는 오직 ‘슈피겔’의 라파엘 부쉬만(Rafael Buschman)하고만 연락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수집한 모든 정보를 부쉬만을 통해 세상에 폭로해 왔다.
그래서 어떠한 사람들은 ‘풋볼위크스’를 의적(義賊)으로 생각했지만, 그의 협박에 시달려 온 축구 관계자들은 그의 진짜 목적이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작년 1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풋불위크스’의 운영자로 의심되던 존(John)이 붙잡혔다는 뉴스가 터져 나왔다.
당연히 모두가 환호했지만, 일각에선 의심도 했다.
라파엘 부쉬만이나 미하엘 불칭어(Michael Wulzinger)와 같은 남자들의 입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과는 달리, 체표 과정과 이후의 대처가 너무나도 어설펐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철저히 정체를 감춰 오던 남자가, 많은 이들이 드나드는 인터넷 카페에서 해킹을 시도하다가 붙잡혔다는 사실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 인터폴에 인계된 존은 자신이 모든 일을 벌여 왔고, 돈이 그 목적이었음을 순순히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전 세계 주요 미디어를 통해 공개되었고, 의적으로 추앙받던 ‘풋볼위크스’는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실제론, 여전히 활동 중인 것 같습니다.”
“뭐라고?”
“제임스 그래험의 별장에, 웬 솜씨 좋은 프로그래머가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작년 3월에 나왔다더군요.”
“…….”
거대 산업이자 복잡한 정치판과도 같은 축구계에서, 정보(情報)는 무엇보다도 커다란 힘이었다.
특히 때때로 부당한 방법으로 자금을 만들 거나 세금을 포탈해야 하는 빅클럽에게 있어, 그들이 벌인 범법을 감추는 건 클럽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체로 그것은 유령회사를 이용한 제3의 서버에 보관되며, 그래서 모든 빅클럽은 어지간한 글로벌 기업 이상 가는 보안망을 구축해 둔다.
약 5년 동안의 메일이 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칼둔은 전 세계에서 가장 솜씨 좋은 해커를 데려와 새롭게 보안망을 만들었었다.
그런데 만약 현재 토트넘에 ‘풋볼위크스’의 진짜 존이 있다면, 보안에 자금을 더 투자해야 한다.
“어쨌든 중요한 건, 제임스 그래험이 모든 것을 주도했다는 겁니다. UEFA가 우리에게 보낸 근거 자료와 실제 메일을 비교했는데, 조작된 흔적이 보입니다. 큰 틀에서 우리가 에티살라트를 통해 자금을 투입했다는 건 유추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몰아붙일 수 없어 자료를 조작한 것 같습니다.”
“멍청한 짓이야. 하지만 우리에겐 기회군.”
“그렇습니다. CAS는 간단히 해결될 겁니다.”
“후우~”
복잡한 의미의 한숨을 크게 내뱉으며, 칼둔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미 CAS에 항소한 맨체스터 시티는 일정을 기다리는 중이었고, 현재까지 수집한 정보와 앞으로 얻게 될 것들을 바탕으로 자료를 만들면 쉽게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다.
벌금까지야 피할 수 없겠지만, 유럽대항전 진출 자격 박탈은 철회하게 만들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토트넘이다.
“어째서 토트넘이 우릴 고발한 거지?”
“…….”
“제임스 그래험도 뒤가 구린 남자이지 않나. 그가 세계에서 가장 큰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소문이 몇 년 전부터 팽배했네. 우리가 마음먹고 뒤를 캔다면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 몰랐던 건가?”
“상관없을 겁니다.”
“뭐라고?”
이미 PL에도 스포츠베팅 사이트가 깊숙이 침투해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공식 스폰서 중 하나가 바로 글로벌 스포츠베팅 사이트이며, ‘365bet.net’은 다수의 클럽을 후원 중이다.
구단주가 불법 베팅 사이트 운영자란 사실이 밝혀지면 비난이야 받겠지만, 어떠한 식으로든 손을 터는 모양새가 되어 버리면 누구도 그것을 오래 기억하지 않을 거다.
스포츠가 지닌 마력이란 그런 것이다.
“저는 제임스 그래험이 우리가 유럽 대항전 진출을 못 하도록 만드는 것에만 목적을 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인가?”
“네.”
맨체스터 시티가 유럽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면, 자연스레 선수들은 클럽을 떠날 것이다.
물론 계약기간을 이유로 억지로 붙잡아 둘 수야 있겠으나, 그들이 진정으로 팀을 위해 뛸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오히려 클럽 분위기만 나빠질 게 분명했다.
“토트넘은 다온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스튜어트 톰슨은 그 근거로, 과거 제임스 그래험이 몇 번이나 김다온을 ‘Predator’로 끌고 가려고 했던 것을 들었다.
처음부터 제3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으나, ‘Predator’가 제임스 그래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지금 그 어디에도 없다.
제임스 그래험이 토트넘을 인수한 후 토트넘 선수의 태반이 에이전시 소속을 ‘Predator’로 바꿨으며, 같은 곳과 계약을 맺은 유망주들이 토트넘으로 향하고 있다.
어떠한 종류의 유착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었는데, 그런데도 이를 묵인했던 건 괜한 싸움을 벌일 이유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스튜어트.”
“네, 회장님.”
“이번 일이 끝나면, 토트넘의 뒤를 캐도록. 돈은 얼마든지 써도 좋네.”
“……알겠습니다.”
맨유/첼시/리버풀/아스널로 대표되던 PL이 저물고 맨시티/리버풀/토트넘이라는 새로운 라이벌리가 생겨나고 있는 현재, 지금 막 새로운 시대의 시작에 도화선이 당겨졌다.
오직 축구로만 경쟁하는 리버풀.
정치적인 요소까지 포함될 토트넘.
이들을 모두 꺾고 승자가 되길 바라는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은, 역대 최고의 축구팀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더 확신을 품는다.
‘잘못 건드렸어.’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 주겠다고 결심하는 칼둔 알 무바라크다.
***
2020년 2월 24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피치.
마드리드로 떠나기 전에 앞서 치르는 마지막 훈련.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그래도 우린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있다.
“더 움직여-! 더 빠르게-!”
“내가 이쪽을 막아!!”
팡-!
“아-주 좋았어!! 바로 그거야!!”
“후우~ 하이파이브 한번 할까?”
“그거 좋지.”
짝-!
확실히 최근, 펩이 변했다는 게 느껴진다.
전술적인 시도가 부쩍 늘어났다.
달리 말해 변수를 주고자 노력한다는 것으로, 우리가 절대적으로 강하지 않다는 걸 비로소 인정한 것 같다. 그래서 현재 유행 중인 다양한 전술을 접목하려 노력 중이다.
“이것만 말하마.”
“…….”
“가장 중요한 건 승리하는 거야.”
필드에서의 훈련이 끝나고 난 뒤, 우린 영상분석실에 모여 펩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와 같은 경기라면, 승리보다 더 중요한 값어치는 없어.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추한 모습이라도 승리를 쟁취하려는 게 필요해.”
어쩌면 펩은. 그리고 우리는 2017/18 시즌이 가져다준 영광에 지나치게 오래 취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2년 전 그때 우리가 세계 최고의 축구팀이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은 최고를 두고 경쟁하는 수많은 팀 중 하나라고 보는 게 옳은 시선일 것이다.
최고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이들을 고고한 자세로 내려다보며 수성하면 되었지만, 최고에 오르고자 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밟아야 했다.
지금 펩이 우리에게 강조하는 것도, 상대를 너덜너덜하게 물어뜯을 각오였다.
“일단 여기를 보겠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펩은 아마도 다가올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아틀레티코의 4-4-2를 쓸 것 같았다.
어제와 오늘 훈련 내용을 보면서, 과거 아틀레티코에서 뛸 때와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택한 것은 아마, 올 시즌 라 리가에서 레알을 가장 많이 괴롭혔던 게 아틀레티코기 때문일 거다. 이 세상에 디에고 시메오네보다 레알 공략법을 잘 아는 감독은 없다.
다만 결과적으로 아틀레티코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점을 올리지 못했고(1무 1패), 득점 역시 하나도 없다(0득점 1실점).
그래도 상당한 화력을 뽐내는 레알을 상대로 두 경기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는 것 자체가, 시메오네의 전술적 접근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아무리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했다지만, 두 마드리드 팀 간의 스쿼드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시메오네의 전술의 본인의 철학 한 스푼.
그리고 거기에 시티의 스쿼드.
이것이 펩이 구상한 대(對) 레알 마드리드전의 필승 전략일 것이다.
“레알은 이 위치로 볼을 빠르게 보낸다.”
“…….”
“그럼 바로 미드필드가 전진을…….”
언제나처럼 정교한 펩의 미팅을 들으며, 나 역시 잡생각을 잊고 온전히 경기에 집중한다. 화면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으면, 나는 금세 피치에 선다.
상대의 움직임과 전술적 전개가 입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하고, 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계산되었다.
하지만 다소 서툰 구석이 있는 나인지라, 상상 속에서 완벽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같은 것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만 했다.
이것은 보통,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확실히 바란 쪽이 상대하기 쉬워.’
계속되는 시뮬레이션 속, 나는 우리를 향한 의심의 시선을 거두어 내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승리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