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82)
1050화 Destiny (8)
2020년 3월 16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시티 HQ.
전염병으로 인한 프리미어리그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두고, 맨체스터 시티의 보드진은 매일같이 미팅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
직장 폐쇄에 따른 손실 계산과 그로 인한 인원 감축. 그리고 운영에 관한 다양한 안건을 다루는 자리다.
하지만 오늘, 시티에게 새로운 뉴스가 찾아들었다.
“토트넘과 맨유가 주도했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10개 클럽인가?”
“네.”
오늘 오전, 시티와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제외한 프리미어리그 상위 10개의 팀이 CAS에 시티의 처벌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전달했다.
강등은 바라진 않으나 챔피언스리그 출전 정지 처분은 내려지는 게 옳다고 주장하며, 재판이 진행되는 기간만이라도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2년까지는 무리더라도 당장 다음 시즌의 출전 자격은 박탈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 것이다.
다만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해당 내용을 ‘디 애슬레틱’에 전달, 시티가 저지른 행위가 이적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했고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뻔뻔하게 항소를 택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웃기는군.”
‘디 애슬레틱’이 기고한 뉴스를 읽은 칼둔이 콧방귀를 뀌며 랩톱 화면을 덮는다.
시티가 100% 떳떳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러한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이 두 팀 역시, 많은 불법 행위를 저질러 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폴 포그바의 이적 등으로 이적시장 인플레이션을 주도해 왔고, 토트넘 홋스퍼 역시 제임스 그래험이 구단주로 부임한 후 비밀스러운 자금 이동이 잦았다.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어기고 탬퍼링(Tampering)을 하는 일이 아무런 도덕적 죄책감도 주지 않는 현대 축구 시장에서, FFP 역시 유명무실한 규칙일 뿐이었다.
매년 더욱 많은 기부금을 원하는 UEFA가 자신들이 설립한 CFCB(Club Financial Control Body)를 핑계로, 클럽을 압박하려는 게 FFP가 생겨난 진짜 이유다.
그러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맨체스터 시티는 CAS 항소 과정으로 징계가 철회될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애초 중립기관이 아닌 UEFA의 산하 단체가 클럽의 재정 건전성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더구나 이번 경우 증거도 오염됐다.
코로나의 여파가 오늘의 뉴스를 쉽게 덮어 줄 거로 생각하며, 칼둔은 눈앞의 이슈에 주목키로 한다.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정부의 태도가 중요하죠.”
“음- 일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겠군.”
“네. 그렇게 되면…….”
“…….”
맨체스터 시티는 일단, 클럽에 고용된 모든 인력과 함께하기로 한 상태다.
사람들에게 전부 유급 휴가를 주었고, 인센티브를 제외한 평소와 다름없는 급여가 정상적으로 입금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클럽은 전혀 수입을 챙길 수 없다.
상품 판매와 유지되고 있는 스폰서십을 제외한 모든 수입 경로가 차단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만약 리그 중단이 4월을 넘어 5월 혹은 그 이상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클럽도 어쩔 수 없이 팀을 위해 헌신해 온 이들에게 해고를 통보해야 한다.
상상하기조차 싫지만, 클럽의 사기가 바닥까지 뚝 떨어질 게 분명했다.
지금도 칼둔의 책상 서랍 한쪽엔, 가장 먼저 해고가 될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의 급여가 적힌 서류 다발이 있다.
클럽의 재정을 담당하는 개리 워딩턴으로부터 그것을 받아 들었을 때, 칼둔은 본인의 위치에 회의를 느꼈다. 자신의 한마디로, 누군가는 직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잠깐, 쉬었다 가지.”
“네. 마실 것을 준비하죠.”
“음-”
각종 리소스에 관한 이야기가 한 차례 정리된 뒤, 회의를 멈춘 칼둔이 씁쓸한 표정으로 물병을 집어 든다.
그러다 문득, 전날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아, 다온은 어떻게 됐나?”
“아마, 몇 시간 전에 도착했을 겁니다.”
“그렇군. 어디였지?”
“메이요 클리닉이라는 곳입니다. 미네소타에 있죠.”
하루 전, 맨체스터 시티 측은 김다온의 에이전트인 요나스 보럽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의 고객이 치료를 위해 잠깐 맨체스터를 떠나 있기를 원하며, 팀 일정이 허락한다는 전제하에 6주 정도의 휴가를 얻길 바란다고 말이다.
해당 내용은 10분이 되지 않아 페란 소리아노에게 전달되었고, 이는 곧바로 칼둔에게까지 들어갔다.
“깜빡하고 있었어.”
“우리 모두 그렇죠.”
“100%가 아니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아.”
펩 과르디올라에게 먼저 허락을 얻는 김다온은 잠시 후 페란 소리아노에게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미네소타행을 원하는 이유를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자신의 왼쪽 발목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으며,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100%의 느낌으로 뛰어 본 적이 없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공격수로 전환한 것도, 경기 때마다 쌓이는 마일리지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것을 감추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당연히, 이를 모르던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방향에서는 아니었다.
페란 소리아노는 김다온이 스스로 80% 정도라고 주장하는 컨디션으로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를 펼쳤다는 부분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발목의 상태가 80% 정도라고 해서 실력까지 같은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프리미어리그 최고인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100% 끄집어내는 선수들이라 믿었다.
그게 단순한 컨디션이 되었든, 아니면 몸 상태나 정신력이 되었든 간에 말이다.
처음 소리아노는 김다온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곧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로 김다온은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스스로 100%라 느낀 상태에서 경기에 뛴 적이 없었던 거다.
“어쩌면.”
“?”
“어쩌면 그는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괴물 같은 남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목을 의식해서 스스로 조절한 플레이의 결과가 이런 상태라면요.”
“후후. 그는 Wonder 아니던가.”
“……네.”
프리미어리그 득점(21)과 어시스트(16)에서 1위에 올라 있는 김다온은 현재, 또 다른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부상으로 날려 버린 2018/19 시즌을 집계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프리미어리그 최초 2년 연속 20-20클럽 가입과 프리미어리그 최초 득점/어시스트 동시 1위 달성에 근접한 상태다.
스페인 라 리가의 경우 리오넬 메시가 득점/어시스트 동시 1위를 몇 차례 달성했지만, 잉글랜드에서 이 같은 기록이 쓰인 적은 없다.
“불과 2년 전까진 수비수였던 사내지.”
“제 말이 바로 그겁니다.”
축구 선수가 포지션을 바꿔 성공한 사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리그와 시대를 막론하고 발생한다.
현역 시절 레지스타(Regista)의 표본으로 불린 안드레아 피를로도 본래는 10번(AM)이었고, 풀백에서 윙어로 포지션을 바꾼 가레스 베일은 이를 계기로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 성공했다.
시티의 전설인 뱅상 콩파니 역시, RSC 안데를레흐트와 함부르크 SV에서 뛸 땐 수비형 미드필드로도 활약했다.
이렇듯 포지션 전환 후 성공한 선수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김다온의 경우는 약간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존재했다.
포지션을 전환해 성공한 선수들의 절대다수는 같은 라인 혹은 같은 덕목이 필요한 위치라는 전제하에 이뤄진다.
오른쪽 윙어에서 오른쪽 풀백이 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후안프란, 풀백에서 센터백이 된 세르히오 라모스. 반대로 센터백에서 풀백이 된 개레 네빌처럼 말이다.
피를로도 결국은 같은 미드필드 위치고, 가레스 베일도 바뀐 포지션에서 요구받는 덕목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김다온은 그렇지 않았다.
사이드백과 스트라이커 포지션은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는 서로 가장 다른 능력을 요구하는 위치다. 공통으로 요구받는 능력도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이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김다온은 마치 처음부터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었던 것처럼 플레이했고, 심지어 리그 최고의 생산력까지 보여 주고 있다.
“그는…….”
“그는?”
“다릅니다. 남들과는 달라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김다온의 골 결정력에 관한 많은 토론을 나눈다.
어떠한 이들은 김다온이 위치 선정이나 골 냄새를 맡는 본능적인 측면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어떠한 이들은 반대로 김다온이 좋은 위치를 찾아 들어간다고 했다.
심지어 전문 축구 관련 프로그램에서도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열띤 논쟁을 펼쳤는데, 한창 토론을 이어가던 그들도 끝내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다만 박스 안에서의 득점과 박스 바깥에서의 득점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을 자료로 제시하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경우다.”]라는 부분에는 동의를 표했다.
현재까지 김다온이 만들어 내고 있는 히트 맵(Heat Map)과 슈팅 및 득점 분포도는, 어떠한 공격수를 데리고 오더라도 설명 불가능한 부분이다.
“그래서 더 모르겠습니다.”
“…….”
“그가 100%로 돌아온다면, 어디에서 뛰게 될까요? 아마 풀백일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우린 그의 공백을 느끼게 되겠죠. 포지션 정리도 필요합니다.”
“메시가 올 걸세.”
“네. 하지만, 리오도 33살입니다.”
“…….”
혼란스러워하던 페란 소리아노가 머리를 좀 식히고 싶다며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다른 스태프들을 보며 어깨를 으쓱인 칼둔이 묘한 미소와 함께 의자를 빙글 돌렸다.
김다온이 클럽에 처음 합류했을 때, 시티는 비로소 그들이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그들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경지에 올라섰지만, 그 달콤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김다온의 부상을 경험했다.
이후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유럽과 잉글랜드 내에서 최고가 아니게 됐다.
펩 과르디올라가 어느 빼보다 큰 고뇌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금,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은 변화의 물결이 시작된 지점을 생각해 보고 있었다.
‘그가 영감을 주고 있는 거야.’
한 사람의 뮤즈(Muse)에서 조금 더 커다란 존재로. 그가 이뤄 낸 업적과 공백이 시간에 더해져 만들어진 결과물 앞에, 칼둔은 본인 역시 분발할 것을 다짐한다.
UEFA와 CAS 항소.
전력 보강.
그리고 코로나.
비록 눈앞에 놓인 과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누구에게나 시련의 계절은 있는 법이다.
***
2020년 3월 17일. 미네소타 55905, 미국. 로체스터, 200 퍼스트 스트리트 사우스웨스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200 1st St. SW, Rochester. MN 55905, U.S.A).
메이요 클리닉은 병원과 의과대학, 연구소 등을 총망라한 거대한 학술 의료 센터다.
남북전쟁 시절 연합군 징집위원회 외과의로도 일한 윌리엄 워럴 메이요(William Worrall Mayo)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미국 전역에 16개의 병원과 53개의 전문 진료 시설 그리고 한 개의 이동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곳 미네소타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요 클리닉의 본사에는, 3차 진료와 대상 의학이 필요한 사람들을 전문으로 치료해 주고 있다.
‘Fortune’에서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도 12년 연속으로 포함될 만큼 우수한 환경 역시 자랑했는데,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 보였다.
“하하. 그건 우리의 자랑입니다.”
“네. 신기하네요.”
“뭐가 말이죠?”
“병원은 일반적으로 웃기 어려운 곳이니까요. 친절하긴 하지만, 행복할 수는 없는 장소라고 믿었거든요.”
“후후. 맞는 이야깁니다. 가실까요?”
“네.”
총 3개의 캠퍼스에서 4,000명의 의사/500명의 과학자 그리고 58,400명의 행정 및 보건 관련 직원을 고용 중인 이곳은 지금껏 경험해 본 적 없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현재 내게 병원을 안내 중인 존 H. 노즈워스(John H. Noseworth) 씨의 모습에서도, 자신감이 잔뜩 드러나는 중이다.
그리고 이는 내겐 무척 다행인 것이었다.
먼 길을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이 앞으로 치료를 받으며 머물 곳은 여깁니다.”
위?잉.
“외부와는 완벽히 격리되었지만, 산책이나 외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저기 엘리베이터 보입니까?”
“네.”
“저걸 통해 짐(Gym)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와-우. 이거 멋진데요?”
“하하. 저희 클리닉은 모든 사람에게 문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돈이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사람대로, 돈이 많은 사람은 많은 사람대로 구분하고 있긴 하지만요. 당신처럼 부자에게서 받는 돈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씀이네요. 이해합니다.”
“멋지군요. 그럼?”
앞으로 나는 호텔이 아닌 이곳 클리닉에서 6주 동안을 머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클리닉은 원내 별도의 시설을 준비해 두었는데,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내가 여기에 머문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지 못할 거라고 했다.
불필요한 외부 잡음을 차단하는 것 역시 치료만큼이나 중요했던지라, 난 이 부분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다.
“방문객 등록은 하셨습니까?”
“네. 아까 작성해 두었어요.”
클리닉을 소개한 존 H. 노즈워스가 CEO로서의 업무를 위해 나의 곁을 떠난다.
이런 나를 인계(?)받은 사람은 안젤라 갈로(Angella Galo)라는 라틴계 여성이었는데, 그녀가 나를 담당의인 Dr. 라일런 프레고조(Rylan Fregozo)에게로 안내했다.
그리곤 바로 곁을 비켜 줬다.
딸깍-
“반갑습니다. 라일런입니다.”
“네. 저는…….”
“아뇨. 괜찮습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굳이 자신을 소개할 필요는 없죠.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이 일이 비밀이 아니라면, 아들에게 당장 말했을 겁니다.”
“오- 축구를 좋아하나요?”
“네. 미국도 축구의 인기가 좋거든요.”
어딘지 모르게 딱딱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라일런 프레고조는 내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주고 있었다.
퇴원하기 전에 아들을 위한 사인을 부탁한 그가 두 시간 전쯤에 촬영한 것들을 보며, 나의 현재 상태와 치료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수술은 무척 잘 되었습니다.”
“…….”
“다만, 발목이 거의 절단될 정도였던 만큼 여기, 그리고 여기. 약간 거뭇한 부분이 보이십니까?”
“네.”
“미세 염증입니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런 자잘한 염증들이 100%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을 막습니다. 약을 처방해서 먹더라도, 이런 미세 염증까진 조절이 어렵죠. 보통이라면 말입니다.”
메이요 클리닉은 지난 10년 동안, 의료 기술의 발전을 위해 연평균 6억 6천만 달러(약 8,645억 원)를 쏟아부었다.
의료 혁신이란 분야에서 메이요 클리닉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선두에 있는 곳이었고, 특히 암 치료 분야에서 CAR-T 세포 치료나 양성자 요법 등을 개발해 왔다.
혈액/세포/신경/정형 이 네 개의 영역에서, 이곳은 다른 병원과는 격이 다른 치료 환경을 제공한다.
“양성자 요법이 처음 개발된 이후, 저희는 그것을 암 치료뿐만이 아닌 다른 영역에 활용할 방법을 늘 고민해 왔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좋은 성과를 거뒀죠. 이번에 당신이 치료받게 되는 것도 양성자 요법과 비슷합니다. 양성자 빔으로 이러한 미세 염증과 주변의 죽은 조직들을 제거할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훨씬 편안함을 느끼실 거예요.”
“그럼…… 칼 댈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저희 치료는 그 어떠한 수술 없이 진행될 겁니다. 치료 자체는 2주 정도면 끝나고, 남은 4주는 추이를 지켜보고 올바른 재활과 운동을 하는 데 쓸 생각입니다.”
“와우, 그거 멋지네요.”
“하하, 틀림없이 만족스러울 겁니다.”
런던에서 미니애폴리스로 올 때만 해도, 불안함 등의 이유로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밖의 안젤라가 당신을 병실로 안내해 줄 겁니다. 이미 보셨겠지만, 병실보다는 별장에 가깝겠지만요. 오늘은 오후에 간단히 주사만 맞을 겁니다. 치료는 내일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앞으로 세 명의 간호사가 교대로 당신을 전담할 거고, 모레부터는 두 명의 전문 재활의가 별도의 운동을 도울 겁니다. 혹시 또 궁금하신 것 있나요?”
“전혀요. 완벽하네요.”
“네. 그럼 일어나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나의 상태가 100%가 아님을 공감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무척 커다란 편안함을 느끼는 중이다.
가슴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은 기분도 든다.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고 있어 아내와 가족이 걱정은 되었지만, 그들 모두 나를 먼저 신경 쓰길 바라고 있다.
“좋아쓰- 한번 해 보자.”
짝-!!
안내받은 공간에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난 창밖으로 보이는 미네소타의 저녁 하늘을 올려다보며 전의를 다졌다.
오늘부터 6주.
난 이곳 미네소타에 머문다.
***
작가의 말 ? 개인적인 업무가 생겨 오후 한편은 내일 정오에 업로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