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01)
1069화 One Game (2)
2020년 7월 17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스타디움. 퍼스트 팀 피치.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 속, 우린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 컵에 잠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린 더 창의적으로 뛰어야 해.”
“…….”
“미켈은 우리를 잘 알아. 그도 펩과 같은 전술가고. 분명 우리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술을 가져올 거야. 그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잡아먹힐지도 몰라.”
내일 FA 컵 준결승에서 만날 상대는 아스널이다. 이틀 전 리버풀을 잡아 준 고마운 이들이지만, 얄궂게도 운명은 그들과 우리를 만나게 해 버렸다.
코로나 브레이크 이후 첫 번째로 치른 6월 경기에서는 5:0 대승을 거뒀지만, 이번에도 같은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분명, 더 어려울 것이다.
“FA 컵도 중요해. 난 우승하고 싶어.”
실외에서의 훈련을 끝마치고, 선발 명단 발표를 듣기 위해 건물로 들어선다. 본래라면 명단 발표 후 훈련이 진행되어야 했지만, 훈련 이후로 일정이 바뀌었다.
그만큼 펩도 고민하고 있다는 건데, 일정만 놓고 봤을 땐 FA 컵에 좀 더 힘을 써도 되는 만큼 정예가 나설 걸로 보고 있다.
아직 열기가 남은 몸을 이끌고 전력/영상 분석실 좌석에 앉자, 잠시 후 펩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고했다. 바로 명단을 발표하기에 앞서,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다. 난 계속 고민했다. 우린 지금 두 개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리버풀을 꺾고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다.”
“…….”
“난 트로피를 원한다. 참여하는 모든 대회에서는 우승이 목적이야. 자네들도 마찬가지라고 믿고 있다.”
우리가 FA 컵 결승전에 진출한다는 가정 아래, 향후 일정은 7월 18일 FA 컵 준결승, 21일 프리미어리그 37R, 26일 프리미어리그 38R가 된다.
그리고 다음 달 2일 FA 컵 결승전을 치르고, 그런 뒤에는 8월 4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른 후 10일 리스본으로 건너가 버블에 돌입한다.
일정 자체만 놓고 보면 살인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한 번의 실수가 우승 실패로 이어지게 되고, FA 컵과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한 번 패하면 사실상 끝이라고 보는 게 옳다.
물론 챔피언스리그 16강은 코로나 이전 우리가 원정에서 3:1로 승리한 만큼 여유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리듬이 걱정이다.
현재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모든 전력을 쏟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속 시원하게 포기해 버렸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다.
인간의 집중력엔 한계가 있고, 그러란 상황에서 FA 컵은 우리에겐 약간 거추장스러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모두가 애써 그 감정을 부인하곤 있었지만, 어제오늘 클럽하우스 내에 흐르던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좋아, 그럼 시작하지.”
마침내 시작된 선발 명단 발표를 들으며, 나는 이번 FA 컵이 아스널에 더욱 간절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최대 리그 7위까지 가능한 아스널은 내년 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이 희미해진 상황이다. 7위가 되려면 그들이 남은 경기에서 전부 이기고 울브스가 전패를 해야 한다.
그래야 겨우 승점이 맞춰지는데, 골득실 역시 따져야 하기에 현재 울브스보다 다섯 골이 뒤처진 아스널에는 결코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FA 컵은 두 번만 승리할 경우 바로 유로파리그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같은 노력(2승)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불확실한 것보다 확실한 부분에 더 열심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실제로 미켈도 지금 당장은 FA 컵이 프리미어리그보다 중요하다는 인터뷰를 여러 차례 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가 훨씬 오래전부터 FA 컵을 준비해 왔다고 믿고 있다.
전력상으로 우리가 우위인 것은 맞지만, 미켈이 펩을 너무나도 잘 안다는 점과 정신적인 준비라는 부분에서 불안 요소가 많다고 느껴진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승리를 원하는가?
내일 FA 컵 준결승은 이와 같은 질문에 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만약 우리가 지난날들의 패배를 통해 무언가를 배웠다면 시즌 내내 반복해 왔던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 간절해야 해.’
승리를 쟁취한다는 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과도 같아서, 간절하지 않으면 절대로 붙잡을 수 없다.
***
2020년 7월 18일. 런던 HA9 0WS, 잉글랜드. 웸블리, 웸블리 스타디움.
.전반 17분
아스널 1 : 0 맨체스터 시티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3-4-3
GK ? 에데르송 / GK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RB ? 카일 워커 / RCB ? 슈코드란 무스타피
CB ? 김민재 / CB ? 다비드 루이스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LCB ? 키어런 티어니
LB ? 주앙 칸셀루 / RM ? 엑토르 베예린
DM ? 올루프 뫼르크 / CM ? 그라니트 자카
CM ? 일카이 귄도안 / CM ? 다니 세바요스
CM ? 케빈 더브라위너 / LM ? 에인슬리 메이틀란드-나일스
RW ? 리야드 마레즈 / RW ? 니콜라 페페
LW ? 가브리에우 제주스 / LW ?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ST ? 김다온 / ST ?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
.
우려한 대로, 아스널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경기에 나섰다. 최근 줄곧 사용해 온 쓰리백을 들고나오긴 했는데, 약간의 도박수가 가미된 맞춤 전략이었다.
중원과 풀백의 볼 점유 역량이 크게 뒤처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점유율 다툼을 벌이지 않고 수비에 힘쓴 후 소수를 활용해 역습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많은 클럽이 우리를 상대할 때 택한 전술이긴 했지만, 문제는 아스널이 그들보다 뛰어난 선수를 보유했다는 점이다.
“Fuck.”
입 밖으로 욕을 내뱉고 싶지 않았지만, 압도적으로 밀어붙이던 상황에서 실점하게 되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번 실점은 역습으로 허용한 게 아닌,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Emiliano Martinez)부터 시작된 아스널의 빌드업을 한 번도 끊지 못하면서 허락한 실점이다.
얼추 보기에도 20번에 가까운 패스가 막힘없이 이어졌고, 전형적인 벵거 볼(Wenger Ball) 형태의 축구가 나왔다.
이는 생각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헤-이!! 진정해!!”
펩이 테크니컬 에어리어의 끝에서 우리를 독려해 오고, 실망감을 털어 버린 나도 손뼉을 강하게 두드리며 동료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고, 실점 이후 머리가 차갑게 식으면서 아스널의 전술을 생각해 볼 기회도 얻었다.
오늘 아스널의 전술은 그들이 리버풀에 2:1 승리를 거뒀을 때와 거의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달랐다.
전술적인 토대는 완전히 같지만, 선수 개인에게 자유도를 주어 용병술만으로 그 색을 바꿨다.
그리고 그건.
‘우리와 같아.’
수비할 때와 후방 빌드업 때를 빼면, 펩은 선수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는 편이다.
조르제 제수스 감독님이나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님은 공격 때도 선수들이 자신의 지시 사항을 이행해 주길 원했는데, 그에 어긋나면 곧바로 불호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펩은 체계화된 수비를 뚫으려면 선수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포지션 플레이에 의한 개념이나 하프 스페이스 그리고 포켓 등이 지니는 의미를 설명하고 인지하도록 만들긴 해도, 그걸 어떻게 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맡긴다.
그렇기에 같은 전형을 가져가도 매번 다른 형태가 나올 수 있는 거다. 해당하는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가 다르기에, 그들이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과 개성이 피치 위에서 표현된다.
그러한 개성들을 하나의 굵은 줄기로 묶어 특정한 색(色)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펩이 명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 말인즉슨.
‘미켈도 그렇다는 거지.’
잘 준비해 온 미켈의 전술을 뚫고 뭔가를 만들려면, 그의 의도를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버풀을 2:1로 제압했던 경기에서, 미켈은 키어런 티어니를 오른쪽 스토퍼 자리에 두고 롭 홀딩을 왼쪽에 두는 배치를 가져갔다.
그리고 부카요 사카(Bukayo Saka)와 세드리크 소아르스를 좌우 윙백으로 배치했다.
하지만 오늘은 키어런 티어니를 왼쪽 스토퍼 자리에 두었고, 윙백 자리에 에인슬리 메이틀란드-나일스(Ainsley Maitland-Niles)와 엑토르 베예린을 뒀다.
“리야드! 무리하지 마!”
탁-
“?!”
“Shit!”
미켈이 이렇게 수비 배치를 바꾼 이유는 오른쪽 윙 포지션에 설 수 있는 리야드나 베르나르두의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억누르기 위해서라고 본다.
두 사람 모두 기본적으로 인버티드(Inverted/반대 발)고, 인버티드 윙은 인버티드 사이드백으로 상대하는 게 수월하다.
굳이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는 만큼, 오른쪽 풀백으로 나설 수 있는 카일이나 키런의 오버랩이 위협적이지도 않다.
일단 정돈된 상황에서 파이브백으로 변환되는 쓰리백 전술의 특성상, 미드필드 하나를 간단히 수비에 추가하는 것만으로 직선 움직임을 추구하는 풀백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니 세바요스(Dani Seballos)가 기용된 거다.
우나이 에메리와 함께할 땐 단점만이 부각되던 세바요스지만, 미켈의 부임 이후 사라졌던 간결한 연계가 돌아왔고 특유의 기동력은 전술적인 소금이 되고 있다.
수비 능력 자체는 특출나지 않지만, 말한 것처럼 이런 전술에서는 미드필드가 수비 진영에 위치를 잡고 서 주는 것만으로 풀백의 공격력이 억제된다.
반면 반대편에서는 가운데로 파고드는 인버티드 풀백인 주앙의 특성을 이용, 직선적인 움직임이 강한 엑토르 베예린을 투입해 역습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미드필드 파트너로 그라니트 자카를 두어, 다수의 선수에게 거친 플레이를 펼치도록 만들었다.
외에도 전방 압박 시 3선을 끌어 올려 다섯 명으로 구성된 라인을 만들고, 쓰리백과 윙백 둘을 바로 아래에 놓아두는 식의 더블 플랫(Double Flat)도 오늘 경기의 특성이었다.
‘이걸 공략하려면…….’
볼을 점유하는 시간이 긴 관계로, 생각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기에는 좋은 경기 환경이었다.
기본적인 플레이 메이킹에 집중하며, 막히는 한이 있더라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실전으로 이어 갔다. 여전히 막막하긴 해도, 그래도 차곡차곡 데이터가 쌓여 가고 있다.
그러던 전반 30분.
팡-
‘어라?’
조금 전 리야드에게 전했던 플레이가 먹혀들어 간 순간, 갑자기 머릿속이 환해지며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들었다.
“아아악-! 젠장!!”
좋은 기회를 놓친 리야드가 머리를 쥐어뜯는다.
오늘 처음으로 아스널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슈팅 기회를 맞이했지만, 각도가 부족해 구석을 노린다는 게 그만 너무 옆으로 볼을 날려 버렸다.
인상을 찌푸린 리야드가 손을 들어 내게 미안함을 표했지만, 난 아쉬워하는 대신 손뼉을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It`s Okay, Riyad. It`s Okay!”
남은 시간, 난 아스널을 좀 더 흔들어 볼 생각이다.
***
.전반 40분
아스널 1 : 0 맨체스터 시티
파앙-!!
“우-!”
“지금은 좀 위험했어.”
“잘했어, 에밀! 좋은 선방이야!!”
“Good Save!!”
“…….”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관자놀이 부근을 긁적인 미켈 아르테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걸어 나온다.
전반전 30분이 지나면서, 시티가 위협적인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었다. 90분 내내 상대를 억제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 미켈은 그 시점이 많이 이르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미켈 아르테타가 오늘 가져간 용병술은 김다온이 이해한 정확히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는 상대가 설령 자신의 의도를 안다고 하더라도 공략을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로 생각했다. 최소한 오늘이 지나고, 영상으로 보아야 갈피를 잡을 거라고 말이다.
만약 오늘 공략을 허락한다면, 그건 아스널 선수들의 체력인 뒤거나 선수 교체가 일어난 이후일 거라고 믿었다.
전술적으론 절대 뚫리지 않는다.
미켈의 확신은 절대적이었다.
그런데.
.
(양은석) – SPORTV 캐스터
“맨체스터 시티의 파상공세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케빈 더브라위너. 길게. 오른쪽 리야드 마레즈에게 패스. 김다온이 옆으로 접근하고 패스가 전달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는 김다온. 김다온.”
(장지현) – SPORTV 해설위원
“오!”
.
김다온은 미켈 아르테타가 교묘하게 감춰 둔 아스널 전술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본인도 아직 화신은 없는 듯했지만, 조금씩 그 단서가 잡히는 듯했다.
현역 시절 포지셔닝과 전술 이해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아르타테기에, 김다온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가 훤히 그려졌다.
더구나, 그 공략 대상은 자신이 만든 전술이다.
하나씩 자물쇠가 풀려가는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아르테타는 초조한 와중에도 작은 전율을 느낀다.
‘정말이지, 자넨 놀라운 사람이야.’
기술이나 피지컬이 아닌, 포지셔닝과 전술 이해만으로 하나의 팀을 무너뜨리는 김다온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봐도 신비로운 것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성벽을 교묘히 허물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성벽을 산산이 파괴하는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상대가 스스로 성문을 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는 느낌이었다. 잘 조립된 전술을 분해하여, 부품 조각 하나하나 원초의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시티에 있으면서 미켈은 그것이 과르디올라의 가르침과 영향을 받은 탓일 수도 있다고 믿었으나,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펩 과르디올라가 지닌 한계와 그로 인한 약점을 완벽히 파고든 전술이 그에 의해 철저히 파훼되고 있다.
“!”
“우-!!”
절로 허리를 뒤로 굽히게 만든 위험한 장면이 지나간 후, 미켈은 자신을 위해 뛰는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지금 당장은 버티는 게 최선이다.
“템포를 늦춰!! 서두를 것 없어!!”
전반전 정규 시간이 끝나고, 사이드라인 앞으로 걸어간 대기심이 추가시간이 적힌 패널을 들어 올린다.
***
삑-! 삐?익!! 삐—익!!
.
.
.경기 종료
아스널 2 : 1 맨체스터 시티
[골] 김다온 : 후반 16분.
.
열심히 싸웠지만, 결과는 결국 패배였다.
과르디올라가 그의 옛 코치를 마주한다.
“이번엔 내가 한 수 배웠네.”
“저야말로요.”
“이렇게 된 거, 꼭 우승하게.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시 우스워지지 않겠나. 유로파에 꼭 진출하길 기원하지.”
“하하. 고마워요, 펩.”
아르테타와 이야기를 나눈 직후, 사색의 길로 들어선 시티의 감독은 의외로 나쁘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제 미련은 없어.’
지난 1년 동안의 경험으로, 펩 과르디올라는 새로운 축구를 찾아 나서고자 결심했다. 그렇지만 기존의 것을 완전히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았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성공만을 거듭해 왔기에 더더욱 그랬다. 사실 최근 2년의 실패도 실패의 축에도 들지 못했다.
2018/19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를 제외한 모든 참여 대회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올 시즌도 카라바오 컵 우승/FA 컵 4강/EPL 최소 2위를 확보했다.
챔피언스리그 역시도 우승의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어, 실패라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당사자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김다온이 원맨쇼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음에도 끝내 아스널에 승리하지 못한 오늘,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축구가 지난 한계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조금이지만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믿었던 공간은 평행선을 따라 움직이는 길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오늘의 패배가 전혀 슬프지 않았다. 분한 마음이야 있었지만, 가치가 있는 결과였다.
‘이젠 나도 다음으로 가야겠어.’
On to the Next Level.
과르디올라는 오늘,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난 14년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
작가의 말 ? 진짜 사과드립니다. 이래서 될 게 아닌데, 토욜에 치료 끝내고 타온 약이 맞지 않아서 토욜/일욜 내내 잠을 한숨도 못 자서 부득이 월요일 오후분을 쉬었습니다.
월요일 오후 분량은 수요일 업로드하겠습니다.
그리고 추석기간(일요일 포함)에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