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05)
1073화 One Game (6)
최악.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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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타일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안드래 마리너가 전반전을 끝냅니다! Three and One! 리버풀이 안필드에서 첼시를 두 골 차 앞선 상태에서 하프타임을 맞이합니다-!”
.
리버풀이 저력을 발휘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전반전이었다. 경기력만을 놓고 보면, 첼시가 오히려 3:1로 리드하는 편이 자연스러웠을 정도였다.
그러나 나비 케이타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만든 두 개의 훌륭한 슈팅이 많은 것을 바꿨다.
하필이면 오늘.
띠링-
“?”
선수단 전체가 모인 화상 속, 이어져 오던 침묵을 베르나르두가 먼저 깨트려 놓는다.
(베르나르두 실바) : 그래도 후반전은 다를 거야.
그리고 그에, 몇몇 동료들이 반응했다.
(존 스톤스) : 맞아. 마지막 골이 컸어.
(카일 워커) : 후반전은 다를 거야.
(라힘 스털링) : 동의해. 그나저나, 첼시 애들 잘하더라. 난 걔네가 그렇게 섬세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
이 대화를 시작으로, 긍정적인 목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반 종료 직전인 48분 올리비에 지루가 만든 득점이 많은 것을 바꿀 수도 있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몇 명은 여전히 침묵했고, 다비드는 그러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다비드 실바) : 케빈?
(케빈 더브라위너) :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어.
“…….”
(케빈 더브라위너) : 봐, 3:1이야. 게다가 안필드고. 그래. 지루의 득점은 어쩌면 의미가 클 수도 있어. 하지만 오늘 내내 그랬잖아. 리버풀은 본인들에게 주어진 몇 안 되는 기회를 완벽하게 살리고 있다고. 난 그들의 경기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첼시가 몰아붙이기를 기다린 느낌이야.
(카일 워커) : 기다렸다고?
(케빈 더브라위너) : 그래.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순간 사람들로부터 시선을 받는 기분을 느꼈다. 지금 이곳엔 나 혼자뿐이고 다들 화면 속에 있으니, 이건 틀림없는 내 착각일 것이다.
그렇지만, 어쩐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케빈이 그것을 확인시켜 줬다.
(케빈 더브라위너) : 넌 눈치채고 있지.
“…….”
(케빈 더브라위너) : 오늘 첼시의 축구는 우리와 닮았어. 살라를 막는 방식. 빌드업. 그리고 공격 진영에서의 전환. 틀림없어. 그건 펩의 축구야. 난 그것을 알아채는 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넌 대번에 알았을 거잖아. 안 그래?
정확히는 대번에 알아챈 것은 아니다. 전반전 10분을 조금 넘겼을 때 위화감을 느꼈고, 5분 정도가 더 지나면서부터 확신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첼시가 우리를 모방하고 있다는 게 아니었다.
“클롭은 준비되어 있었어.”
(라힘 스털링) : 무슨 준비?
“우리를 상대할 준비. 우리에게 다섯 골 차이로 패배한 뒤에, 계속해서 연습해 왔겠지. 만약 우릴 다시 상대하게 되면, 오히려 역으로 우릴 잡아먹겠다고.”
보인다.
미소 짓고 있을 클롭의 모습이.
리버풀의 감독은 첼시가 우리의 축구를 모방하여 자신들을 상대하고 있음에 오히려 안도했을 수 있다. 그 증거로 나는 세 번째 득점 상황을 들고 싶었다.
케이타와 알렉산더-아놀드의 득점이야 선수가 워낙 슈팅을 잘 찬 것이지만, 베이날뒴의 세 번째 득점이 발판이 된 코너킥이 나오기 직전의 역습은 평소 리버풀이 하지 않던 플레이였다.
점유율을 완전히 빼앗겼을 때를 가정하고 구상되었을 게 분명한 그 움직임들은 하루 이틀의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니다.
(리야드 마레즈) : 뭐야? 그럼 결국, 첼시가 우리를 모방한 게 리버풀을 돕는 셈이 되었단 거야?
“확신할 순 없어. 하지만…….”
공기가 갑자기 싸늘해졌다.
프랭크 램파드가 후반전 전반전의 플레이를 버리고 기존의 축구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평소 그의 성향과 전술적 역량을 생각하면 그렇게 될 확률은 낮았다.
오히려 버저비터처럼 터져 나온 올리비에 지루의 득점으로, 접근 방식 자체는 틀리지 않았단 확신할 확률이 더 높다.
만약 내 생각대로 펩이 리버풀의 정보를 램파드에게 건넸고 그것이 전반전 내용에 영향을 준 것이라면, 첼시는 후반전에도 전반전처럼 경기를 펼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기댈 수 있는 부분은 하나다.
바로, 클롭의 준비가 완벽하지 않을 것.
우리에게 패배한 경기로부터 겨우 3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가진 수가 더 없다고 믿는 거다.
(리야드 마레즈) : 나 화장실 다녀올래
(라힘 스털링) : 나도.
잠시 동료들이 자리를 비우기 시작하고, 얼마 남지 않은 화면을 바라보며 나는 근심에 잠긴 케빈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리가 기회를 낭비해선 안 됐어, 케빈.”
(케빈 더브라위너) : 후우- 그래.
“응.”
역전 우승의 기회는 이제, 단 135분+@밖에 남지 않았다.
***
【같은 시각】 맨체스터 M3 7NH, 잉글랜드. 16 채플 스트리트. 시티스위트 아파트호텔.
여느 때처럼 본인의 서재에 틀어박혀 경기를 시청 중이던 펩 과르디올라는 허탈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첼시의 감독이 이토록 자신의 것을 쉽게 포기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프랭크 램파드에게 리버풀과 관련된 자료를 넘겼던 건, 시티의 축구를 모방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었다. 그들만의 축구를 펼치되, 다양한 시각을 가지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램파드는 선의(善意)를 곡해해 버렸다.
‘좋은 감독이 되고자 한다면, 프랭크. 절대 그래서는 안 돼.’
리그 도중 경질당하는 감독들도, 마지막 순간까지 본인만의 축구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물론 경질당했다는 건 그들이 실패했다는 뜻이고 이는 곧 변화가 필요하단 의미지만, 본인의 철학을 우직하게 밀어붙인다는 것 그 자체로 칭찬받을 값어치는 있었다.
고집이 먹혀드느냐, 그렇지 않으냐.
명장과 졸장은 결국 한 끗 차이다.
“후우- 바보 같은.”
위르겐 클롭과 같은 감독이 리버풀을 이끌며 다섯 골 차의 대패를 경험한다는 건, 같은 경험을 두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가져갈 거라는 의미였다.
당연히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에 대비를 시작할 것이고, 과르디올라도 그를 잘 알고 있었다.
프랭크 램파드는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를 모방하는 대신, 핵심 요소만을 빼 오는 영리함을 보여 줬어야 한다.
아스필리쿠에타를 왼쪽 스토퍼로 투입한 것이라든가 올리비에 지루에게 좀 더 많은 플레이메이킹 롤을 부여한 부분은 분명 좋은 변화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굳이 빌드업이라든가 공격의 진행 형태까지 비슷하게 가져가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과르디올라가 자신이 괜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이 괴로워 머리를 감싸 쥐며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이제 남은 시각은 45분.
피치 위에 존재하는 변덕쟁이 여신(女神)에게, 많은 부분을 바라야 하는 순간이 됐다. 김다온과 마찬가지로, 과르디올라 역시 이러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손에 저항하고 그와 경쟁하는 것은 즐겨도, 그것이 본인들의 운명을 결정짓도록 만들긴 싫었다.
그리고 더 괴로운 건, 그 싫은 상황이 닥쳤음에도 그에 기대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체 우승이 무엇이기에, 이 자존심 강한 사내들이 그것을 굽히도록 만드는가? 과르디올라는 이러한 질문을 늘 우습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
트로피는 경쟁이 삶의 큰 부분인 이들에겐.
‘Everything.’
그들이 유일하게 바라는 모든 것이다.
【삐-익!】
어느새 시작된 후반전, 반사적으로 몸을 세운 과르디올라의 시선이 서재 한쪽에 놓은 TV 화면이 고정된다.
***
【같은 시각】 리버풀 L4 0TH, 잉글랜드. 안필드 로드, 안필드. 안필드.
.후반 04분
리버풀 3 : 1 첼시
김다온의 예상대로, 프랭크 램파드는 전반전의 경기력 자체엔 큰 만족을 느끼는 중이었다.
팀에 변화를 주지 않은 이유다.
“마르코스!!”
마크로스 알론소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만든 프랭크 램파드. 직전 7번의 패스로 슈팅 장면까지 연출한 첼시는 후반전에도 볼을 점유하며 리버풀을 몰아붙이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마무리 능력이 문제다.
팡-!
“FUCK!!!”
오늘 여러 차례 기회를 놓치고 있는 메이슨 마운트의 슈팅이 멀리 빗나가고, 그가 욕설을 내뱉으며 좌절하는 사이 다른 첼시의 공격수들 역시 어째서 패스하지 않았느냐며 분노했다.
지금은 마운트가 충분히 마무리까지 가져갈 수도 있긴 했지만, 패스를 택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위르겐 클롭이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램파드가 과르디올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았을 수 있다고 생각한 뒤에도 당황하지 않았던 이유. 그건 바로, 첼시의 감독이 근본적인 부분을 간과 중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론, 자신이 준비해 온 것들이 첼시를 상대로 먹혀들지가 궁금하기도 했다.
전반전 3:1의 스코어는 이런 클롭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 준 결과였다.
‘나는 시티의 축구에 당한 게 아니야.’
위르겐 클롭은 7월 2일의 경기를 돌려 보고, 돌려 보고 또 돌려 봤다. 정확한 숫자는 계산할 수 없지만, 못해도 스무 번은 넘었을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경기를 시청하면 시청할수록, 위르겐 클롭은 자신이 한 남자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펩 과르디올라가 아니다.
시티의 22번 김다온이 그 주인공이었다.
처음엔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 세상의 그 누구도 그렇게 축구를 할 순 없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위르겐 클롭은 그것이 선입견이라는 걸 알아챘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러한 것처럼, 위르겐 클롭 역시 비범하기는 해도 보편적인 기준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느꼈다.
그런 면에서 ‘센터백 한 명을 뒤흔드는 것으로 자신의 전술을 분자 단위로 분해할 수 있는 축구 선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자연스러움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었다.
뻔히 눈에 보이면서도 무의식중에 그를 필사적으로 외면했던 이유 역시, 클롭이 살아온 시간 동안 만들어진 상식과 기준이 벌인 일 때문이었다.
‘다온에게 당한 거지.’
첼시 FC가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를 모방한다고 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던 건, 오늘 피치 위 첼시 공격진의 중심에 선 남자가 올리비에 지루였기 때문이다.
물론 올리비에 지루도 세계 정상급의 스트라이커다.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뛰어난 힘과 높은 타점을 지녔고, 불가리아의 전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Dimitar Berbatov)에 비견될 수 있는 우아하고 섬세한 볼 터치도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루는 원터치로 경기를 풀어 가는 부분에서 탁월한 재주를 발휘했는데, 그가 아르센 벵거의 선택을 받았던 것도 이런 능력들이 아스널의 축구에 어울려서였다.
그리고 이러한 연유로, 얼핏 올리비에 지루는 김다온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남자처럼도 보였다.
포켓(Pocket)을 기반으로 폭넓게 움직여 플레이메이킹을 가져가 윙어들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올리비에 지루가 평생 해 온 플레이였다.
하지만, 위르겐 클롭은 근본적인 면에서 지루의 플레이가 김다온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김다온은 지루가 지니지 못한 것을 가졌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공격수를 통틀어, 김다온은 볼터치 대비 볼을 빼앗긴 비율에서 단연 압도적인 지표(6.7%)를 보여 주고 있다.
반면 올리비에 지루는 같은 지표에서 23.4%로 썩 좋지 못했고, 패스의 성공률(김다온 89.8%/올리비에 지루 74.4%)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 두 사람의 차이를 말해 줄 수 있는 지표들도 많이 존재했지만, 클롭은 이 두 가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김다온은 ‘볼을 빼앗기지 않았기에’, 그가 의도한 모든 것을 피치 위에서 발현할 수 있다.
축구가 공격이 능동이고 수비가 수동인 스포츠로 묘사되는 이유는 볼을 중심으로 모든 것들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피치 위에서는 공이 곧 의지(意志)다.
펩 과르디올라가 점유율에 집착하는 것 역시, 팀이 볼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으면 있을수록 준비해 온 것들을 보여 줄 수 있고 반대로 상대의 기회는 박탈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리오넬 메시가 2010년을 전후해 최고의 선수로 군림한 것 역시, 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볼을 빼앗기지 않는 남자라서였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있던 FC 바르셀로나는 ‘티키타카’라는 축구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지루-! 지루-!! 볼을 너무 쉽게 빼앗기잖아.”
“후후후후.”
후반전 08분. 올리비에 지루를 향해 짜증을 내는 프랭크 램파드의 모습을 보며, 위르겐 클롭은 그가 이를 깨닫지 못하는 이상 리버풀을 꺾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얼마 뒤, 모처럼 리버풀이 여유 있게 빌드업을 가져갈 기회를 얻는다.
이 장면에서도 올리비에 지루와 김다온의 차이는 여실히 나타났다. 코로나 브레이크 이후, 김다온은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뛰어다니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Sky Sports’에서 이를 다뤘는데, 코로나 브레이크 이전 90분당 평균 9.4km를 뛰었던 김다온은 코로나 브레이크 이후 90분당 평균 11.6km를 달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숫자일 뿐만 아니라, 유럽 빅 리그 9번(ST)으로 뛰는 선수들을 모두 포함해도 김다온의 활동량은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그래서 6월 이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한 팀들의 감독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빌드업하기 힘들었다.”]는 인터뷰를 패배의 이유 중 하나로 언급했다.
위르겐 클롭 역시 마찬가지다.
그날은 유독, 판데이크나 고메즈로부터 뻗어 나가는 패스의 숫자가 부족했다.
“조던! 전환해!!”
모처럼 입을 연 클롭이 조던 헨더슨에게 반대 방향을 볼 것을 주문하고, 지루의 기동력 부족으로 안정적인 빌드업을 가져갈 수 있었던 리버풀은 오른쪽 측면에서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로 이동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 크로스를 올릴 기회가 주어졌고, 페널티 박스 밖에서 안으로 뛰어든 피르미누가 패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그리고 그 헤더는.
“JAAAAAAAA-!!!!”
위르겐 클롭을 다시 한번 포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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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타일러)
“피르미누-!! 핀포인트로 이어진 크로스였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살리는 리버풀!! 오늘 리버풀은 뭔가 다릅니다!! 적은 기회입니다만,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왔을 때 그를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스티브 맥매너먼)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정말 예상외의 전개입니다. 리버풀에게도 힘든 시합이 될 거로 생각했는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단 하나의 득점 기회도 낭비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첼시는 조금 아쉽습니다. 분명 리버풀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운트와 윌리안. 두 선수가 계속해서 득점에 실패했죠.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프랭크 램파드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마틴 타일러)
“4:1, 세 골 차로 앞서나가는 리버풀. 이대로 경기가 끝이 난다면, 다시 이들이 프리미어리그 1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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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심오한 스포츠다.
그 누구도, 영원히 정답에 도달하지 못한다.
하나 그렇기에, 드물게 등장하는 정답에 가까운 존재가 특정 시대를 지배하게 된다. 축구 역사의 가장 높은 곳에 새겨진 이름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말한 것처럼, 축구는 심오하다.
갑자기 그 스스로, 문제를 바꾼다.
그래서 이전의 정답을 추구하던 이들은 높은 자리에서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며, 야속한 세월로 늙어가거나 그 스스로 고꾸라져 알아서 떨어져 나간다.
“너희들이 최고다!! 그래서 내가 너흴 사랑하는 거야!!!”
어려운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는 자신의 선수들을 향해 애정을 표현하는 위르겐 클롭 역시,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 나서는 남자 중에 하나다.
다만 그는, 뒤쪽에 머무는 게 좀 더 편안했다.
트렌드를 만드는 것은 펩 과르디올라 한 사람뿐이라는 가짜 신념으로 스스로를 속이며, 본인을 추종하는 이들을 외면한 채 계속해서 언더독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죽는 순간까지 슈가 대디가 있는 클럽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밝힌 것도,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한도로 자신을 몰아넣길 바라는 심리 때문이었다.그래서 위르겐 클롭은 진심으로, 현시대의 지배자가 김다온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최고를 뛰어넘는 것.
이것이야말로 위르겐 클롭을 위르겐 클롭답게 만드는 유일한 에너지원이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리버풀의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관철해 나갈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는 엘리트.
자신은 잡초.
그렇다면 김다온은?
‘Er ist Konig.’
(그는 왕이야)
왕에 반발하는 유일한 저항군으로서, 위르겐 클롭은 영원히 그의 경쟁자로 남을 것이다.
‘확실히, 자넨 정말 대단하군.’
“후후. 후후후후.”
첼시와 경기를 벌이고 있음에도 김다온을 계속해서 떠올리는 자신을 보며, 위르겐 클롭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지닌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
.
.후반 15분
리버풀 4 : 1 첼시
《선수 교체 발생》
리버풀
나비 케이타(부상) 커티스 존스
첼시
메이슨 마운트(전술) 칼럼 허드슨-오도이
윌리안(전술) 크리스티안 풀리식
올리비에 지루(전술) 태미 에이브러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