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26)
1094화 Pont Or (5)
자신을 바라보는 김다온의 시선을 확인한 순간, 펩 과르디올라는 혼란을 느꼈다.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맞는지가 궁금했고, 미리 정해 둔 세트피스 규칙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존재했다. 그리고 조금은 지시를 어기는 게 불편했다.
창의력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었으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라는 무대에서의 모험은 무모한 짓이었다.
그것이 실패했을 때의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과르디올라는 몹시도 커다란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늘 그랬듯, 역사는 승자의 편이 된다.
결과가 좋으면, 무모함은 기발함으로 바뀐다.
“YEAH—!!!”
두 주먹을 불끈 쥔 과르디올라가 기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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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바워) – BT Sports 코멘테이터
“케빈 더브라위너. 패스를 보냅니다! 그리고 다온이 끝냅니다!! WHAT A GREAT MOMENT-!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절묘한 발상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선제 득점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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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지금은 모두를 완벽하게 속였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P.K를 저런 식으로 처리할 거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저런 플레이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득점은 여러모로 PSG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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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03분
파리 생제르맹 0 : 1 맨체스터 시티
본인들이 완전히 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PSG 측의 사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전반전 득점이 90% 이상 확실한 상황에서 놀라운 태클로 저지당한 순간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과정들이 누적되어 실점과 함께 그들의 어깨를 짓누른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는 중이고, PSG 역시 이대로 주저앉을 생각은 없다.
두 명의 브라질리언 수비수(치아구 시우바/마르퀴뇨스)로부터 주변을 독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부딪쳐 싸워!! 여기서 죽는 거야!!”
“기운 내!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삐?익!
균형이 맨체스터 시티 쪽으로 기운 상태에서 경기가 재개되고, 한층 날카로워진 PSG의 선수들은 예민한 감정을 고스란히 피치에 노출한다.
가벼운 몸싸움에도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지는 네이마르와 앙헬 디 마리아의 행동에 다른 PSG의 선수들이 예민하게 반응하자, 시티 역시 조금 격렬해졌다.
“아아아악-!!!”
삑!
접촉이 전혀 없었는데도, 네이마르는 이번에도 비명을 내지르며 그대로 피치에 쓰러졌다.
어이가 없었던 김민재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 헛웃음을 지어 보이는 사이, 그 모습이 마냥 짜증 났던 카일 워커가 곁으로 다가오며 넘어진 네이마르를 향해 소리쳤다.
“다이빙 좀 그만해, 이 병신 새끼야!!!”
“이봐!! 꺼져!! 당장!!”
자신의 동료를 향해 욕설과 함께 고함을 내지르는 카일 워커를 참을 수 없었던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상대를 거칠게 밀치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커다란 열기가 만들어진다.
각자의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양 팀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작은 충돌 역시 생겨났다.
가까스로 그것이 정리된 뒤엔, 주심 다니엘레 오르사토는 거친 행동을 범한 파레데스에게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WHY ME?! WHY ME?!?!”
어째서 자신이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는 파레데스의 어필에, 오르사토는 카일 워커를 밀친 것이 옐로카드를 받는 이유라며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이거야 원, 쉽지 않겠…… 응?’
삐?익!!
가까스로 피치를 정리한 오르사토가 옐로카드의 뒷면에 파레데스의 등번호와 이름을 간단히 적을 무렵, 이번엔 양 팀 벤치가 있는 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누가 먼저 시작했고 왜 저런 상황이 펼쳐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양 팀의 감독 과르디올라와 투헬이 많은 사람들을 사이에 놓고 설전을 펼치고 있었다.
휘슬을 분 오르사토는 재빨리 달려가, 대기심을 불러낸 뒤에 어디서부터가 시작이었는지를 물었다.
“과르디올라가 먼저 자극했네.”
“과르디올라가?”
“그래.”
네이마르와 앙헬 디 마리아의 할리우드 액션이 도를 넘어가자, 과르디올라가 먼저 투헬을 향해 선수들을 그런 식으로 지도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뜩이나 여러모로 심기가 불편하던 투헬은 바로 예민하게 반응했고, 코치들이 가세하면서 충돌은 크게 번져 갔다.
먼저 벤치 쪽을 정리한 오르사토가 미리 파악해 둔 정황을 참고하여 펩 과르디올라에게도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투헬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한 사람.
“…….”
누구보다 먼저 동료들에게 달려가 적극적으로 몸을 끼워 넣었던 김다온이 이번에는 벤치의 상황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그는 곧 과르디올라와 눈이 마주쳤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씨익 웃으면서 윙크를 찡긋 보냈다.
자리로 돌아와 앉아 물병을 집어 든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은 자신의 의도를 이해하는 선수가 있어 무척 행복하다.
***
.후반 10분
파리 생제르맹 0 : 1 맨체스터 시티
사실, 그런 식의 반응은 예상치 못했다. 앞서는 것도 아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시간을 끌어 흐름을 바꾸려는 행동 말이다.
1:0으로 앞서나간 이후 기세를 살려 더 몰아붙이려고 했던 우린, 네이마르와 앙헬 디 마리아의 교묘한 술책에 의해 원한 만큼 PSG를 몰아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는 건데, 네이마르와 디 마리아는 우리를 짜증 나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여간.’
남미 선수들은 이래서 늘 까다롭다.
그들은 피치 위에서 정의로움과 비겁함은 없다고 믿는다. 중요한 건 오직 승리하는 것뿐이며, 결과를 만들 수만 있다면 과정 따위는 어때도 좋다는 주의다.
물론 99%의 축구 선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남미 선수들은 거기에 보태어 자신의 체면까지도 팔아 치운다.
아마도 현시점 세계 최고의 다이버(Diver)일 네이마르를 보더라도, 그의 실력이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밈(Meme)을 많이 양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 경기에서 보여 준 모습은, ‘KFC’가 광고로 만들기까지 했을 정도다.
심지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Neymar Challenge까지 생겨나, 누가 “NEYMAR!”라고 소리치면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붙잡고 쓰러져 당시의 동작을 재현해야 했다.
나라면, 수치심에 몇 번이나 이불킥을 했을 거다.
그렇게 ‘KFC’의 광고가 Neymar Challenge라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어 낸 뒤,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 ‘질레트’가 네이마르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심경을 물은 일이 있었다.
당시 네이마르는 본인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으며 새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그는 여전히 피치 위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기행을 저지른다.
저 정도면 그냥 습관이다 싶다.
‘아무튼, 효과가 있었어.’
조금 전 펩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윙크를 주고받은 이유는 두 차례의 소동으로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주제를 피치에 제대로 심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내가 웃은 이유는 그랬다.
이 정도의 소동은 경기의 테마를 바꾼다.
콜(Call)에 관대했던 주심도 좀 더 자주 경기를 끊어 가게 되고,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 장면에서 옐로카드를 꺼내 든다거나 하는 일 역시 생긴다.
이는 양날의 검이라 우리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긴 하지만, 나는 동료들이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긴 중단 끝에 재개된 시합.
그런데, 어디서부터더라?
‘아. 그랬지, 참.’
민재의 헛웃음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약간 아래로 내려선 나는 PSG가 프리킥을 진행하기를 기다렸다.
볼 주변에 있던 음바페가 아무렇게 걷어차듯 볼을 뒤쪽으로 보냈고, 베르나트는 그것을 킴펨베에게 연결했다. 우린 라인을 높이지 않고, 일단 아래에서 준비했다.
다들,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는 증거다.
‘좋았어.’
할리우드 액션과 그에서 비롯된 피치에서의 충돌로 초기화가 되어 버리긴 했지만, 경기는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 앞서 나가는 상황이다.
전력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 이 한 점의 리드는 때때로 결정적인 부분이 된다.
그것을 손에 쥔 우리는 리드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이점을 영리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 하지만 보다시피 상황은 이렇고, 난 동료들이 잊은 부분을 일깨우고 싶다.
어떻게?
“……모르겠는데?”
지금 내게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렇지만.
‘뭐, 뭐든 해봐야지.’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건, 내가 가장 견디지 못하는 일 중에 하나다.
피치가 정돈될 때까지, 눈을 부릅뜨고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생각해 봐야겠다.
길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이다.
***
.후반 17분
파리 생제르맹 0 : 1 맨체스터 시티
계속되는 신경전과 주고받는 양상 속에서, 먼저 변화를 택한 쪽은 토마스 투헬이다.
“공격진이 너무 고립되어 있어.”
“…….”
“네가 나가서 이 빌어먹고 X같은 판을 바꿔 줘야 해. 다들 지금 X병신처럼 보이잖아. 전부 정신이 번쩍 들도록 바꿔 줘. 이해했지? 알았으면, 얼른 가 봐.”
본인 택한 전술과 선수 기용이 결과적으로 실패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금, 토마스 투헬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기분이 매우 나쁜 상태였다.
더구나 상대는 펩 과르디올라다.
동경의 대상이자, 넘어서야 할 존재.
토마스 투헬은 단 한 번도 과르디올라를 닮으려고 하지 않았지만, 그가 축구 전술에 미친 영향과 이뤄낸 성과에 관해서는 솔직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조금 전 충돌 때 서로 격한 감정을 드러내긴 했지만, 투헬은 이미 그것을 털어 버릴 준비를 마쳤다.
삑-!
.
(김정명) – SPORTV 캐스터
“PSG가 먼저 선수 교체를 단행합니다.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나오고 6번 마르코 베라티가 교체로 투입됩니다.”
(정지현)
“이 교체는 공격에 조금 더 힘을 싣겠다는 의도처럼 보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 나가면서 PSG의 쓰리톱 이외 공격 가담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베라티는 파레데스보다 공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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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PSG의 쓰리톱이 뿜어내던 불꽃은 전반전의 ‘그 태클’이 있었던 뒤로 기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투헬은 진즉, 교체를 택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력과 상대의 전술 등을 고려해 후안 베르나트의 위치에 따라 플랫(Flat) 3과 4를 오가는 변형 쓰리백 전술을 택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부족한 미드필드의 전진성으로 인해 공격진이 따로 고립되는 사태가 펼쳐졌고, 그 결과 모든 게 망가졌다.
하지만.
‘이유는 알았어. 하지만 원인은 아니야.’
토마스 투헬은 지금의 이 전개가 만들어진 이유가 이렇게 단순하진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
현상이 빚어진 표면적인 이유를 찾아내는 일은 쉽지만, 그 이유가 만들어진 근본적인 부분을 탐구하다 보면 언제나 더 많은 게 있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토마스 투헬이 전술가일 수 있었던 이유다.
다른 모든 전술가와 마찬가지로, 토마스 투헬 역시 탐구(探究)를 탐닉(耽溺)한다.
그에게 있어 피치 위에서 펼쳐지는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에너지들이 충돌하여 만들어지는 하나의 우주와도 같다.
아무리 밤을 지새워 공부해도 그 끝은 보이지 않았고, 정답이라고 믿었던 것은 가볍게 뒤집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토마스 투헬이 느낀 감정은 순수한 쾌락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에 그것에 중독된 토마스 투헬은 자신이 평생 그것에 집착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 가정마저 휘청이고 있지만, 투헬에겐 축구가 더 중요했다.
언제까지고 자신을 이해해 줄 거라 믿었던 이가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투헬은 오히려 더 축구에 집착했다.
광기(狂氣).
인간이 축구에 잠식된 순간,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모습은 그 개인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누군가는 축구와 평생 술친구가 되기도 하며, 누군가는 겸손한 자세로 축구가 알려 주는 지식을 겸허한 태도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투헬은 피치 위에 존재한다고 굳게 믿는 진리(眞理)에 집착하고 있다. 그에 도달할 수만 있다면, 투헬은 아무래도 좋다.
또 여기 다른 하나.
축구에 잠식된 사람.
토마스 투헬의 첫 번째 변화 시도를 바로 이해하고 그곳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김다온은 축구가 지닌 그 경이로움을 본인의 두 발로 당당히 증명하려고 한다.
***
.후반 25분
파리 생제르맹 0 : 1 맨체스터 시티
상대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전진성은 내게 역시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PSG가 그들의 플랫(Flat)을 해체해야, 그리던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르코 베라티의 투입을 확인했을 때, 그래서 나는 속으로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다.
만약 상대가 플랫을 그들 스스로 해체한다면, 총 두 가지의 이유에서 최초의 선발 명단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첫째, 좌우의 풀백.
엄밀히 따지자면 틸로 케러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만, 어쨌든 반대쪽도 이 교체로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된다.
틸로 케러는 중앙과 측면을 동시에 맡아 줄 수 있는 건실한 수비수이긴 해도, 다양한 위치에서 뛰다 보니 어떠한 곳에서도 확실한 장점을 보여 주고 있진 못했다.
특히 상대가 강하게 압박을 가하게 되면 안정성에서 불안함을 드러냈는데, 이는 킴펨베가 지닌 약점과도 일치한다.
가뜩이나 전진하는 베라티로 중원이 엷어진 상황에서, 후방에 안정성이 부족한 수비수를 두 명이나 놓아두는 것은 팀의 6번(DM)을 신경 쓰게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르퀴뇨스도 본래의 포지션은 센터백이다. 6번으로서 잘해 주곤 있지만, 그가 쌓아 온 경험은 여전하다.
마치, 센터백을 보게 된 지뉴가 본래의 위치에서는 하지 않던 실수를 범했던 것과도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왼쪽 메짤라(Me`zzala)에 투입된 베라티는 결과적으로 PSG의 오른쪽을 불안하게 만든 셈이다.
펩도 똑같이 생각했는지, 라힘을 빼고 리야드를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베르나르두를 왼쪽 측면으로 돌리고, 본래 녀석이 뛰던 오른쪽 측면에 리야드를 배치한 것이다.
왼쪽에서 뛸 때면 인버티드(Inverted/반대발)가 되는 라힘과는 달리, 베르나르두는 철저한 전진형 플레이메이커가 된다.
안쪽으로 움직여 주기보다는 사이드라인과 가깝게 붙어 움직이며,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바탕으로 본인의 다음 동작을 가져갔다.
다른 사람도 아닌 베르나르두라면, 나와 펩이 파악한 PSG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파고들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전진성이 강한 리야드를 오른쪽 측면에 둠으로써, 베르나트의 오버랩을 억누를 수도 있게 됐다.
여기에서 두 번째.
결국 이러한 모든 부담은 온전히 PSG의 중원으로 향하게 되어, 팀의 중원이 자연스럽게 볼을 점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드로 뛰는 마르퀴뇨스의 장점은 왕성한 활동량과 빼어난 수비 실력을 바탕으로 포백을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틸로 케러가 PSG가 본래 준비하여 온 오른쪽 스토퍼가 아닌 풀백으로 뛰게 되고 강한 압박을 받게 되면, 이 남자는 포백을 보호하기에 앞서 센터백이 되어 버린다.
내가 수비하는 상황이 아닐 때 평소에는 거의 있지 않은 페널티박스 주변에 머무르는 이유 역시, 베르나르두가 케러를 끌어내고 수비 사이에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그렇게 베라티는 위로 마르퀴뇨스는 아래로 내려서게 되자, PSG의 중원에는 숭숭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지금 피치엔 생겨난 구멍을 따라 움직이면서 치즈를 파먹는 생쥐가 10마리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후반 25분이 넘어서면서 우리가 온전히 PSG를 압도하게 됐고, 그 앞에서 상대는 풍전등화(風前燈火)처럼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즐거워. 즐거워 죽겠다고.’
처음에는 본래, 축구는 가족들을 먹여 살릴 직업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고, 그들이 있어 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내게 있어 축구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어, 결국엔 다 함께 똑같은 목표에 도달하는 일이 됐다.
누가 먼저 올바른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매번 좌절하는 누군가를 특정한 사람이 언제나 일으켜 주어야 하는 것 따위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는 것을 보여 주고, 그에 응한 동료가 바라는 모습으로 뛰어 주기만 하면 된다.
때때로 이러한 노력을 보상받지 못할 때도 있겠지만,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과 함께해 온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다음엔 나아질 거란 믿음은 언제나 존재한다.
다만, 지금은 아주 조금 다를 뿐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팡-!
주앙과의 절묘한 연계로 PSG의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린 베르나르두가 골라인 앞쪽에서 크로스를 띄워 오고, 볼을 향해 달려든 나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툭-
그리고 얼마 뒤, 나는 내가 바라는 곳으로 정확히 뛰어와 준 한 남자를 보며 입꼬리에 힘을 실었다.
***
작가의 말 ? 죄송합니다. 아우, 진짜 이번 치료는 장난 아니네요. 오늘 오후에 다시 한편 업로드됩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때 사그라든 것처럼 보였던 다온이의 불꽃이 테마입니다. 유독 불씨라든가 그런 것들과 관련된 표현이 많은 이유입니다.
그리고 홀로 진리를 탐구하는 투헬(도르트문트 시절 베스틀리네와 한 인터뷰에서 실제 따온 겁니다)과 모두와 함께하는 게 축구라고 생각하는 다온의 대립 구도를 보여주면서 다온의 곁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오후, 2019/20 시즌이 끝납니다.
이젠 진짜 달릴 일만 남았네요.
기존 시티에 홀란/메시/디아스 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