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33)
1101화 Captain Da-On (5)
2020년 9월 12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20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아스톤 빌라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3-3
GK ? 에데르송 / GK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RB ? 카일 워커 / RB ? 매티 캐쉬
CB ? 김민재 / CB ? 에즈리 콘사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타이론 밍스
LB ? 김다온 / LB ? 맷 타겟
DM ? 로드리 / DM ? 더글라스 루이스
C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존 맥긴
CM ? 케빈 더브라위너 / CM ? 코너 하우리헌
RW ? 리야드 마레즈 / RW ? 트레제게
LW ? 라힘 스털링 / LW ? 안와 엘 가지
ST ? 필 포든 / ST ? 올리 왓킨스
.
.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새롭게 영입한 3인방이 전부 벤치를 지키는 것이 확인된 지금, 애스턴 빌라의 감독 크리스 와일더는 자신들이 업신여김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뒤처지고 지난 시즌 1:7로 패배하는 등 전적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리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들 역시 PL의 팀으로서 존경을 받아야 했다.
웜업이 끝나고 최종 팀 미팅에 들어섰을 때, 크리스 와일더가 선수들에게 분전을 요구한 이유다.
“저들은 명백히 우리를 쉽게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크리스 와일더의 마음과는 별개로, 애스턴 빌라의 선수들은 이미 기선제압을 당한 상태였다.
조금 전 그라운드에서 보았던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의 위압감이 떠올랐다.
지난 10년 동안 발롱도르를 서로 나눠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남자가 있었고, 3주 전 빅이어를 들어 올린 전력 역시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3년 연속 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축구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는 어느새, 존재 그 자체만으로 상대를 주눅 들게 만드는 아우라를 뿜어내는 위치가 됐다.
그리고 이렇게 크리스 와일더가 본인의 상해 버린 자존심에 집착하는 사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완전히 묻힌다.
바로, 김다온이 사이드백으로 돌아섰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크리스 와일더는 주앙 칸셀루가 뛸 때와 김다온이 뛸 때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고, 선수들에게 그 어떤 주의도 주지 않는 선택을 했다.
“저들도 완벽하진 않다!”
“…….”
“역습으로 득점할 수 있어!”
에티하드에서 득점을 노리는 크리스 와일더의 외침은 그의 선수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 반대편 시티의 드레싱 룸에서는 차분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펩 과르디올라는 새롭게 이적한 선수들이 합류한 시기가 보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 기존 전력 위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물론 그에 행복해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첫 경기이니만큼 이해하고 넘어가는 분위기다. 개막전 선발 출전에 집착할 만큼 이기적인 선수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한 사람, 작년 김다온이 뛴 자리를 대신하게 된 필 포든은 강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필.”
“?”
“긴장할 것 없다. 하던 대로 하면 돼.”
“……네.”
“좋아.”
표정이 굳어 있는 포든에게 격려를 불어넣은 과르디올라는 오늘 시티가 보여 줄 축구가 기존에 해 왔던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볼을 점유하고 패스를 통해 전진하며, 가까운 곳으로 볼을 보내기 어렵다고 판단될 땐 반대를 바라보면 됐다.
그러다 상대의 파이널 써드로 진입하게 되면, 대부분의 것은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다.
포지셔닝과 공간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이 모두 습득된 시티의 선수들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렇게 2020/21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의 팀 토크가 끝나고, 시티의 마지막 한마디를 전달하는 건 역대 최초 아시아 출신 주장이 된 김다온의 몫이었다.
“망치지 말자.”
“…….”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해야 해. 어째서? 이게 우리의 시즌 시작이기 때문이지. 팬들은 기대하고 있을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빅이어를 차지했고, 올 시즌은 리그에서도 우승할 거라고 믿고 있거든. 그들에게 보여 주는 거야. 무엇을 기대했든, 우리가 보여 줄 축구는 그 이상이라고. 이게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흰 당장 유니폼을 벗어야 해. 난 알 수 있어. 우린 해낼 거야. Together. Aight? Okay, Let`s Go! 가서 승점 세 개를 가져오자!”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 긴장감을 덜어 주거나 해야 했지만, 김다온은 오히려 팀 앞에 놓인 허들을 높이고 있다.
자신이 팀을 이끌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행동이다. 더욱 놀라운 건, 그에 쉽게 감화되는 시티의 선수들이었다.
“어떤가?”
경기일 확 달라진 김다온의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던 리오넬 메시의 곁으로 펩 과르디올라가 다가섰다.
그리고 이를 확인한 메시는 입고 있던 집업 저지를 본인의 드레싱 라커에 내려 두며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새로운 모습이라 조금 놀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수긍이 됐다.
“알고 있었어요.”
“그래?”
“네.”
리오넬 메시는 김다온의 성장 속도가 정말로 눈부시다고 생각해왔다.
때때로 축구가 무료함을 안겨다 줄 무렵, 유럽 축구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남자는 자신을 자극하더니 어렵지 않게 넘어서서는 최고의 자리를 빼앗아 갔다.
“분하기는 해요.”
“…….”
“저 녀석이 최고의 위치를 향해 힘껏 달려갈 때, 저도 그 앞을 제대로 막아 설 수 있었으면 했거든요.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죠. 축구만을 신경 쓸 수 있는 남자의 앞에서, 저는 제가 가진 사랑이 축구를 망친다는 것조차 몰랐던 바보니까요.”
“자네, 변했군.”
“누구나 변해요.”
“그렇긴 한데, 정말로 변했어.”
복잡한 심경이 담긴 미소를 보여 주는 리오넬 메시를 보며, 과르디올라는 본래 붉게 활활 타올랐던 이 남자의 불꽃색이 새파랗게 바뀌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란 불꽃은 주변으로 번져 가는 재주는 없지만, 점(點)에서 뿜어내는 화력은 훨씬 더 강력하다.
맨체스터를 사랑할 수 없는 리오넬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에서 보여 준 모습처럼 클럽에 헌신적이진 못하겠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세상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할 것이다.
“후우- 파란 불꽃이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벤치에 앉아 상념에 잠긴 과르디올라의 머릿속엔, 새파란 불꽃을 가진 리오넬 메시와 지금 가장 찬란하게 불타오르는 김다온의 화력이 합쳐지는 순간이 그려졌다.
그것은 어쩌면 빅뱅(Bigbang)과도 같을 수 있고, 축구의 모든 질서를 새롭게 그들의 발아래에 놓아둘 수도 있을 것이다.
“……빌어먹을.”
이를 생각할 때마다 과르디올라는 그것을 얼른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무리하게 그 시기를 앞당기려고 했다간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리오넬 메시를 포함한 신입생들이 벤치에서 출발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두를 것 없다며 오히려 흥분한 스스로를 억누르는 과르디올라의 눈엔, 그들이 걸어 나갈 미래가 비치고 있었다.
새로운 챔피언스리그가 시작하려면 아직 한참이 남아 있었건만, 과르디올라의 대회의 테마가 울려 퍼지는 것만 같은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삐?익!!
조나단 모스의 휘슬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애스턴 빌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시작됐다.
***
(마틴 타일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Great Defence by Man-Jae. 올리 왓킨스에게 볼이 연결되기 전에 적절하게 먼저 차단했습니다. 볼은 로드리에게. 로드리. 더브라위너. 반대 방향에서 마레즈가 기다리고 있고, 스털링 역시 넓게 펼쳐져서 기다립니다. 포든. 더브라위너. 스털링. 매티 캐쉬가 그 앞에 있습니다. 스털링.”
.
.
.전반 07분
맨체스터 시티 0 : 0 애스턴 빌라
“라힘-!”
전력으로 스프린트를 하기로 한 건, 케빈이 좌우로 넓게 벌리지 않고 포든에게 패스를 보낸 것을 확인한 순간이다.
펩은 포든을 선발로 투입하며 두 가지 효과를 노렸는데, 그중 하나는 나를 9번(ST)으로 쓸 때처럼 스트라이커에게 10번(AM)을 맡겨 빌라의 센터백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포든이 볼을 지켜 내는 동안, 케빈과 베르나르두를 전진시켜 4-1-1-4의 형태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런 식을 전형이 바뀌게 되면 순간적으로 공격과 수비의 숫자를 맞출 수 있게 되어 득점 확률이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난 거기에 또 하나를 더 보태기를 원했고, 빠르게 앞으로 달리며 전형을 3-2-1-4, 3-1-2-4로 바꾸어 나간 끝에 마침내 파이널써드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제대로 나를 막으려고 했다면 트레제게가 함께 출발해 주었어야 했지만, 그는 여전히 저 뒤에 있다.
그나마 존 맥긴(John Mcginn)이 사전에 나를 발견하고 커버에 들어오곤 있었지만, 왼쪽 델란떼로를 파고들어 스털링의 패스를 받아드는 것은 저지해 내지 못한다.
팡-
스털링의 패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향하고, 나는 골라인을 빠져나가기 전 축구공에 발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한다.
볼을 컨트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 고개를 들어 올릴 수는 없었지만, 난 본능적으로 존 맥긴이 뒤에서 맹렬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넌 어떤 수비를 하지?’
공격수로 뛰면서 깨닫게 된 한 가지 당연한 사실은, 모든 선수마다 수비를 할 때 선호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수비수였던 내게는 너무 당연한 일인지라 공격에서 그를 대입하는 것은 막상 어려웠는데, 지금은 상대 수비의 특징을 생각하고 그에 대처해 나가는 일에 익숙해졌다.
기억하고 있는 데이터에 따르면 존 맥긴은 수비에 서툴렀고, 그것을 거친 플레이로 감춰 카드를 많이 수집했다.
하지만 지금은 페널티 박스 안이고, 맥긴은 괜한 플레이가 P.K로 이어질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 또 한편으론, 자신의 수비가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을 거다.
이러한 상황에서 맥긴이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플레이는 지연(遲延)에 초점을 맞춘 포지셔닝.
나의 다음 진로를 예상하고 막아서서 다음 플레이로 이어가는 것을 막고, 애써 무리하게 볼에 발을 뻗으려고 들지 않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
상대가 볼을 골라인 밖으로 밀어내는 동작이 없을 거라고 판단을 내린 순간, 나의 다음 동작은 훨씬 더 과감해진다.
툭-
“…….”
“!!!”
밖으로 빠져나갈 뻔했던 스털링의 패스를 오른발 안쪽으로 받아두는 동작을 가져갔던 나는, 몸을 그대로 자연스럽게 회전시키면서 몸통 정면을 수비진영에 뒀다.
그러곤 다시 90도 몸을 틀며, 공을 골대가 있는 방향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퍼스트터치 후 다음 동작을 이어 가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판단한 맥긴은 내 예상대로 적극적으로 달라붙지 않았다.
만약 바깥 방향으로 볼을 가져가는 판단을 했다면 맥긴이 달려오는 것과 맞물릴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나는 오히려 그와 멀어지는 선택을 했다.
골라인 앞에 있는 상황에서 뒤쪽에서 달려오는 수비수와 멀어지는 드리블 방법은 두 개뿐이다.
코너 플랫으로 움직이거나, 아니면 골대에 더 가까워져야 한다. 그리고 그중 내가 지금 선택한 것은 후자 쪽. 빠르게, 애스턴 빌라의 수비가 무너진다.
“여기!”
“…….”
팡-!
좌우 사이드라인에서 바로 그 안쪽 델란떼로로. 그리고 그곳에 제대로 침투하였다면 크로스가 아닌 컷백(Cut Back)을 노리는 게 펩의 철학이다.
혼란이 찾아온 애스턴 빌라의 수비수들 사이로 왼발 안쪽을 활용한 패스를 굴려 넣었고, 공이 굴러가는 방향에서 등장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빈 골대를 향해 축구공을 밀어 넣었다.
촤르륵-!
삑-! 삐?익!
너무나도 간단히 오늘 경기 첫 번째 득점이 만들어지고, 개막전 축포의 주인공이 된 케빈이 달려와서 나를 끌어안았다.
“그건 좋은 패스였어! 진짜 좋은 패스였다고!!”
“나도 알아.”
“하하.”
.
(알란 스미스)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너무나도 쉽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너무 쉽게 득점을 만들었다고요. 그리고 저건 우리가 본래 알고 있던 다온의 플레이입니다. 스프린트, 기술, 패스. 하나같이 완벽합니다.”
.
.
(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 풀백으로서 26골 30어시스트. 부상으로 한 해를 쉬고 돌아와 공격수로서 50골 28어시스트. 그리고 다시 풀백으로 돌아가 시즌 개막전에서 단 8분 만에 어시스트. 과연 이런 선수가 또 있었나 합니다.”
(양은석) – SPORTV 캐스터
“정말 대단한 김다온. 슈퍼 김다온. 원더 그 자체인 김다온의 패스가 케빈 더브라위너의 득점으로 이어지며,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개막 경기에서 1:0으로 앞서 나갑니다.”
***
***
시야에서 어떤 존재가 등장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벤치에 앉아 있던 리오넬 메시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는 일이 있었다.
어느새 그는 그 존재에게 시선을 빼앗겼고, 골라인 앞에서의 환상적인 기술로 애스터 빌라의 수비를 무장 해제시키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맨체스터 시티의 첫 번째 득점이 만들어졌을 때, 리오넬 메시는 빠르게 인내심이 고갈되고 있음을 느꼈다.
‘저 녀석과 뛰고 싶어.’
후반전 교체 투입을 약속받긴 했지만, 메시는 지금 당장 피치로 나가 김다온과 호흡을 맞추고 싶어졌다.
“응? 어딜 가요?”
“잠깐, 몸 좀 풀려고.”
“벌써요?”
“……몸이 쉽게 풀리지 않는 체질이거든.”
“그럼, 뭐. 별수 없죠.”
태연히 엘링 홀란에게 거짓말을 한 뒤, 벤치 아래쪽으로 내려선 메시가 코너플랫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많은 사람이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지만, 지금 그에겐 그러한 시선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이 되었다.
곧, 목적지에 다다른 리오넬 메시가 가볍게 어깨부터 풀기 시작했다.
“…….”
적(敵)이 아닌 동료에게 불타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메시는 계속해서 조금 전의 플레이를 떠올렸다.
윙(Wing)을 넓게 펼쳐 사이드라인 앞쪽으로 사이드백을 끌어들이고, 거기에서 발생한 사이드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으로 패스를 집어넣는다.
2017/18 시즌 펩 과르디올라가 본격적으로 활용한 이 공격 방식은 이제, 현대 축구에서 가장 흔한 패턴이 됐다.
자연히 그에 대비하는 수비 방법 역시 생겨났는데, 대부분이 중앙 미드필드의 포지셔닝을 바꾸거나 추가 역할을 부여하는 식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지금 메시는 조금 전 김다온의 움직임을 어지간한 수비 방법으론 막아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애스턴 빌라의 7번(존 맥긴)의 수비 선택은 절대 나쁘지 않았고, 실제 대다수의 선수들이 그와 같은 방법을 택했을 거라고 장담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김다온은 너무나도 능숙하게 존 맥긴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당시, 리오넬 메시는 다른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 역시 그런 김다온의 플레이를 예측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반응이 조금씩 늦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오직 마지막 순간까지 발을 멈추지 않았던 케빈 더브라위너만이 김다온이 가져간 빠른 템포에 맞춰 적절한 지점으로 뛰어들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면 골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경기 전 본인의 말대로 허들을 높여 가고 있는 김다온의 플레이는 주변 이들에게 계속 한계를 뛰어넘으라고 소리친다.
“…….”
순간, 메시는 오싹해졌다.
놀라거나 해서가 아니다.
마치 생존을 위해 스스로의 한계를 깨트려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비슷했다.
물론 자신 역시 그러한 상황에 놓여 본 적은 없었지만, 리오넬 메시는 만약 그렇다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그것과 비슷할 거라고 믿었다.
‘나였더라면…….’
만약 자신이 리야드 마레즈의 위치에 있었더라면, 왼쪽에서 일련의 과정이 일어나는 동안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것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리오넬 메시의 생각이 조금씩 깊어질 무렵, 그는 갑자기 그늘이 드리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게 되었다.
“엘링?”
“……저도 좀이 쑤셔서요. 같이 해도 되죠?”
“하하. 하하하. 그래- 얼마든지.”
“고마워요.”
자신처럼 김다온의 플레이에 반응한 또 한 사람.
엘링 홀란이 지금 리오넬 메시 곁에 선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다 우연히 그 장면을 본 김다온은, 나란히 선 두 남자를 보며 짧은 감상평을 내어놓았다.
‘Big&Small이네.’
물론 김다온은 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낼 순 없다.
전반 10분, 맨체스터 시티의 출발이 순조롭다.
***
작가의 말 –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득점 장면을 올려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