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40)
1108화 Disaster (6)
.전반 05분
맨체스터 시티 0 : 0 세비야
펩은 줄렌 로페테기의 세비야가 레알 마드리드와 비슷한 축구를 펼친다 했고, 나 역시 비디오 분석 때마다 그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후방 빌드업. 전진하는 사이드백. 그것으로 인한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활용코자, 레알 마드리드는 빌드업 과정에서 측면으로 볼을 연결하길 즐긴다.
반드시 중앙에 선수를 배치해 두는 우리와는 약간 다른 형태로, 세비야 역시 오늘 그런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
탁-!
‘물러.’
호안 호르단(Joan Jordan)이 세르히오 에스쿠데로(Sergi Escudero)에게 보낸 패스를 끊어 내며, 나는 경계심을 약간 내려 두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세비야가 색다른 무언가를 들고나오지는 않았다는 게 확인된 이상, 예민하게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것 역시 꽤 피곤한 일이니까.
대신 다른 곳에 에너지를 쏟는다.
팡-!
하프라인까지 전진한 후 세비야의 백포 뒷공간을 겨냥한 패스를 찔러 보내고, 공이 향하는 위치를 정확히 찾아 들어간 엘링이 상대에게 위협을 안긴다.
한눈에 보기에도 쥘 쿤데는 엘링을 부담스러워하는 중이었고, 제대로 경합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볼을 클리어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다급한 마음에 휘두른 왼발은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지지 않는다. 빗맞은 공은 그대로 골라인을 벗어난다.
헛발질이 되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 만큼, 조금 전 쥘 쿤데의 수비는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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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경기 시작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엘링 홀란이 쥘 쿤데를 집요하게 공략할 수도 있거든요? 쥘 쿤데가 좋은 수비수인 것은 맞지만, 체격적인 조건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납니다.”
(양은석) – SPORTV 캐스터
“클리어가 빗맞은 쥘 쿤데. 맨체스터 시티가 오늘 경기 두 번째 코너킥을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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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세 가지의 메커니즘 말고도, 줄렌 로페테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을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다.
양쪽 윙만 보더라도 그렇다.
왼발잡이인 수소 페르난데스(Suso Fernandez)가 오른쪽에. 기본적으로 양발을 쓸 줄은 알지만, 오른발에 강점이 있는 루카스 오캄포스(Lucas Ocampos)가 왼쪽에서 뛴다.
반대발(Iverted)인 윙어들이 안쪽으로 사이드백을 끌어들이고, 거기에서 생긴 공간으로 빌드업 과정에서 전진한 사이드백을 더 밀어 넣는다.
그리고 측면을 돕기 위해 양쪽 메짤라(Mezz`ala)는 좌우로 넓게 퍼져 볼이 머무는 곳을 도왔다.
부족한 중앙의 숫자는 아래로 내려선 9번(ST)이 맡아 주었고, 대신 볼이 빼앗겼을 땐 흐트러진 진영이 정돈될 때까지 볼이 있는 곳 주변 선수들이 반드시 강하게 압박해 줘야 했다.
바로, 이것처럼.
쿵-!
삑!!
성과 없이 끝난 코너킥 이후의 상황에서, 세비야는 잠시간 볼을 점유하며 오른쪽으로 공격을 전개했다가 다시 왼쪽으로 전환 시도를 했다.
하지만 이쪽으로 패스를 전하는 뤽 더 용(Luuk de Jong)의 킥이 부정확하면서 공이 엉뚱하게도 내게 전달됐다.
그러자 역습을 예감한 루카스 오캄포스가 다소 과격하게 날 잡아챘는데, 곧바로 휘슬을 분 펠릭스 브리히가 달리기를 시작하며 이쪽으로 뛰어왔다.
난 경고를 예감했고, 일부러 살짝 고통스러운 척하며 몸을 한 바퀴 뒹굴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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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김다온의 위치 선정 능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정확히 패스가 가는 길목에 서 있었거든요?”
(양은석)
“지난번 울버햄튼 경기에서는 일곱 개의 패스를 사전에 끊어 냈던 김다온입니다.”
(정지현)
“수비수가 한 경기에서 일곱 개의 패스를 공격수가 전달받기 전에 끊어 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많으면 둘. 하나도 없는 경기도 꽤 되거든요? 커트뿐만 아니라 태클, 블록, 클리어. 모든 부분에서 가장 완벽한 수비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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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h-!”}
펠리스 브리히가 옐로카드를 꺼내 든 순간, 경기장 한쪽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총 정원의 1/4만 수용할 수 있어 입장 인원은 16,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무관중일 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경고가 나온 것을 확인하고 몸을 일으키려는 내게 민재가 다가와 손을 뻗었고, 난 녀석의 도움을 받아 일어선 후 전에는 듣지 못한 색다른 노래를 듣게 되었다.
{“우린 두 개의 벽이 있어-! 그것들은 남한에서 만들어졌지-! 하나는 다온, 그리고 하나는 민재야-! 우린 두 개의 벽이 있어-! 남한에서 만들어진 벽-! 너희는 그 앞에서 멈추게 돼-!”}
We have two Walls.
Made From South Korea.
노랫소리가 들리냐며 민재에게 말을 하자, 약간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인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왼쪽 괜찮냐?”
“오른쪽이 더 편하긴 하지.”
“무리하지 마, 인마.”
“형은 괜찮아?”
“나? 나야, 강철이지~”
“하-”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하고 돌아선 민재가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고, 몸 곳곳에 묻은 흙을 털어 낸 나는 바닥에 놓인 축구공을 바로 후벵에게 보냈다.
후벵 디아스.
저 친구도 범상치 않은 남자다.
제주스 감독님이나 SL 벤피카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난 예전부터 후벵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물론 훨씬 이전에 녀석이 유스에서 어땠는지를 알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후벵은 센터백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술 이해와 판단 능력은 지금 당장 PL의 모든 센터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민재와 함께 PL Top 10에는 확실하게 들고, 잘하면 Top 5 정도까지도 된다고 보고 있다.
데뷔 경기였던 울버햄튼 전에서는 태클 성공률 90.9%(10/11), 패스 성공률 90%(45/50), 2개의 클리어와 2개의 블록 2개의 커트를 각각 기록했었다.
그래서 펩은 오늘 우리가 포백을 쓸 때 후벵과 민재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좌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전반 10분이 흐르고, 지난 시즌 유로파 우승팀답게 세비야는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 준다.
무모하게 점유율을 높이려고 들지 않으면서도 무턱대고 그를 넘겨주지도 않았는데, 팀 전력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고는 이런 식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없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줄렌 로페테기가 이끄는 세비야 FC가 제법 강한 팀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 오오-!”}
‘그렇지!’
세비야가 계속해서 버텨 내기엔, 현재 우리가 가진 무기가 너무나도 다양했다. 심지어 그중 하나는 혼자서 경기를 결정지을 힘을 지닌 남자다.
왼쪽으로 빌드업을 진행하며 힘을 실어 둔 상황에서, 라힘에게 패스를 받아 든 케빈이 곧장 전환 패스를 보냈다.
다소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던 리오에게 볼이 도착했고, 나는 그가 1:1을 펼칠 것이라는 걸 깨닫곤 스스로 미끼가 되고자 사이드라인을 따라 그대로 달려 나갔다.
리오의 앞을 막아서던 에스쿠데로. 그런 그의 뒤쪽에서 페르난두 헤지스가 도움으로 오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나란히 선 순간, 내가 리오의 뒤를 지나쳤고 이에 에스쿠데로가 안쪽으로 딸려 들어왔다.
‘됐어.’
물론 패스가 내게로 이어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애초부터 내가 의도한 것은 미끼(Dummy)로써 에스쿠데로를 리오에게서 떨어트려 놓는 일이었다.
보통 수비수가 2:1로 공격수를 저지할 땐, 골대가 있는 쪽을 한사람이 막아서고 반대로 전환하거나 돌아설 수 있는 위치를 다른 한 명이 막는다.
그런데 지금처럼 골대 쪽에 공간이 생겨 버리게 되면, 바깥쪽에 있던 선수 역시 안쪽으로 딸려들 수밖에 없다.
리오가 이를 모를 리 없었고, 에스쿠데로가 원래 서 있던 위치로 살짝 볼을 차넣은 그는 페르난두가 반응하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왼발 바깥쪽으로 볼을 밀었다.
“!!!”
‘바로 이거지!’
페르난두의 가랑이 사이로 축구공이 통과하고, 진즉에 발을 멈춰 세웠던 나는 역대 최고의 공격수가 펼치는 원맨쇼를 특등석에서 관람했다.
한 명(에스쿠데로).
두 명(페르난두).
세 명(이반 라키티치).
순식간에 옛 동료를 포함한 세 명의 수비를 따돌린 리오가 아크서클까지 더 움직인 뒤에 왼발을 휘둘렀다.
거의 90도로 꺾인 축구공이 골대 오른쪽(시티 기준) 아래로 향하고, 세비야의 골키퍼 야신 부누(Yassine Bounou)가 멍하니 굴러오는 공을 바라보다 허망하게 실점을 허락한다.
리오가 각도를 좁히며 드리블을 시작한 순간 감아 찰 것을 예상하고 포지셔닝을 잡았는데, 막상 슈팅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오자 반응을 전혀 하지 못했다.
섣부른 판단으로 인한 실수다.
뭐, 실수라 부르기도 뭐하긴 하다.
저 위치에서 골대의 어떠한 곳으로도 슈팅이 가능한 리오이기에, 골키퍼에게 선택지를 정해 두라고 압박할 수 있었다. 야신 부누의 판단은 이해가 가는 선택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결국 그들이 실점했다는 의미였고, 전반전 12분에 균형을 깨트린 우린 리오를 둘러싸고 첫 번째 득점을 축하하는 셀레브레이션을 가졌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리오와 얼싸안으며, 나는 이 남자가 진심으로 축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티에 합류한 후 우린 사흘에 한 번꼴로 만나 가족끼리 함께 식사 자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때마다 리오는 [“바르셀로나를 떠난 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시티로 합류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하곤 했다.
지난 몇 년간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해 왔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이 남자가 지금처럼 행복하길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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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석)
“리오넬 메시의 환상적인 득점! 맨체스터 시티의 오른쪽에 존재하는 또 다른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맨체스터 시티에 1:0 리드를 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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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0분 뒤】
@ 푸슈카시 아레나의 VIP석
“…….”
눈부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 왔던 FC 바르셀로나에 있어, 최근 두 달은 잊고 싶을 만큼 끔찍한 시간이었다.
클럽의 심장 그 자체였던 리오넬 메시를 아무런 이적료 없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시켜야 했고, 그에 책임을 진 바르토메우와 FC 바르셀로나의 이사진 전체가 물러났다.
팬/미디어 심지어 정치계까지 이런 FC 바르셀로나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는 계속되고 있었다.
특히 사람들을 더욱 충격으로 몰고 간 건, 바르셀로나의 재정이 파산 직전의 상태라는 것이었다.
그들에겐 이미 8억 유로(약 1조 1,046억 원)에 달하는 부채가 있었고, 내년 8월까지는 최소 절반을 갚아야만 했다.
때문에 스쿼드의 연봉을 1억 5천만 유로 가까이 줄여야 했고, 지금까지도 이를 위한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반 라키티치/아르투로 비달/루이스 수아레스와 같은 베테랑들과 제대로 협상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바르토메우가 사임하기 전에 성사한 이적들 역시, 바르셀로나가 빠르게 팀을 정돈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르투르 멜루/마르크 쿠쿠렐랴(Marc Cucurella)와 같은 클럽의 미래들이 바르토메우가 사인한 계약서로 인해 현(現) 보드진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클럽을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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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아, 지금…… 로날트 쿠만 바르셀로나 감독이죠? 어떠한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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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바르셀로나의 제41대 회장으로 뽑힌 주안 라포르타의 설득에 못 이겨 감독 자리를 수락했지만, 로탈트 쿠만은 의욕을 갖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사진이 모두 교체되었음에도 시위를 멈추지 않는 팬들. 미디어에 의해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이전 지도부의 만행들.
거기에 더해 리오넬 메시 등이 떠난 FC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키나 할지 궁금한 수준이었다.
물론 바르셀로나 정도 되는 클럽이라면 대출을 통해 영입 자금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바르토메우의 만행 폭로와 팬데믹으로 인해 스페인의 은행들은 대출을 거부하고 있다.
바르토메우가 미디어/재계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교묘히 불이익을 주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게 결정적이었다.
메시를 대체하기 위해 페란 토레스를 영입하긴 했지만, 쿠만은 2000년생 윙어의 기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저 그렇군. 막상 보니 별로야.’
로날트 쿠만이 스카우트를 포함한 갖은 핑계를 대며 멀리 불가리아까지 날아온 이유는, 잠시 바르셀로나를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루 전 마드리드의 정론지 ‘엘 문도’는 또 하나의 폭로를 단행했는데, 그건 바로 바르토메우가 클럽의 재정으로 사람들을 매수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이었다.
대상은 주로 빅데이터를 통해 컨텐츠를 만드는 업체였고, 바르토메우는 팀이 부진한 경기를 펼칠 때마다 팀 전체를 비방하여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여론을 조성하길 부탁했다고 했다.
목적은 바르셀로나가 실패에 가까워졌을 때, 본인이 아닌 감독과 선수들에게 화살이 돌아가기를 원해서였다.
그리고 이는 또, 선수 이적 때도 발생했다.
바르토메우는 클럽이 영입을 추진하기 전에 빅데이터 업체가 목표에 오른 선수를 비난하도록 청탁(請託). 선수의 가치를 끌어내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아르투르 멜루와 미랼렘 퍄니치를 스왑하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엔, 자신의 팀 선수인 아르투르 멜루가 얼마나 나쁜 선수인지를 알리는 컨텐츠 제작을 부탁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모든 거래가 정상가격(?)의 6배 수준으로 쓰였으며, 전부 FC 바르셀로나 클럽의 지출로 잡혔다는 것이다.
반면 해당하는 빅데이터 업체에는 그만한 자금 거래 내역이 없어, ‘엘 문도’는 나머지 자금이 바르토메우와 그의 측근 두 사람의 주머니로 들어갔을 거로 추측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팀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만무하다.
{“우오오오-!!”}
“…….”
리오넬 메시가 또 한 번 관중석을 들썩이게 하지만, 로날트 쿠만은 축구를 순수하게 즐길 수 없다. 그저 턱을 괸 심드렁한 표정 그대로, 무심히 피치를 내려다본다.
메시를 막아서기 위해 세비야의 수비가 밀집되기 시작하고, 로날트 쿠만은 자신도 모르게 저것이 자살행위라며 안타깝게 혀를 차고 말았다.
잠시 뒤.
{“가-!!!”}
포켓(Pocket)에서 세비야의 수비를 끌어들인 리오넬 메시가 옆쪽으로 슬쩍 패스를 굴리고, 그곳에 나타난 김다온이 세르히오 에스쿠데로의 옆쪽으로 퍼스트 터치를 가져갔다.
다급하게 몸을 돌린 에스쿠데로가 디딤발 외의 모든 사지를 총동원해 보지만, 그것은 명백한 실수 중의 실수였다.
쿵-!
{“HEEEEEEEY-!!!”}
{“REFEREE—!!!”}
왼쪽 어깨부터 열린 김다온이 피치에 넘어진 순간, 쿠만이 앉은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맨체스터 시티의 관중석에서 커다란 목소리들이 튀어나왔다.
지금은 확실히 페널티 박스 안이었고, 만약 이것이 통과되었다면 득점이었을 거로 판단한 펠릭스 브리히가 세비야에 세 번째 경고 카드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이를 본 로날트 쿠만은 좀 더 엄격한 심판이었거나, 이것이 슈퍼컵과 같은 일회성 매치업이 아니었다면 퇴장이 주어졌을 거로 생각했다.
그만큼 지금의 파울은 노골적인 것이었고, 시티의 선수들 역시 경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맨체스터 시티가 전반전 30분이 넘어 2:0으로 달아날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이었다.
‘본인이 직접 차는 건가?’
상황이 정돈된 이후, 쿠만은 볼을 P.K 지점에 내려다 놓는 김다온을 보았다. 그 앞에서 펠릭스 브리히는 휘슬을 기다리란 동작을 취했고, 이어 골키퍼의 앞으로 다가섰다.
첫 번째 실점을 허락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비야는 제법 시티에 당당하게 맞섰지만, 균형이 무너진 이후 일방적으로 두드려만 맞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
스페인 라 리가는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다. FC 바르셀로나의 리그 개막전은 27일 비야레알 경기이며, 3라운드에서 오늘 경기를 펼치는 세비야 FC를 만난다.
쿠만의 핑계 중엔, 정찰 역시도 있었다.
삑-!
얼마 뒤 펠릭스 브리히가 휘슬을 불고, 짧게 심호흡한 김다온이 자신 있게 볼에 다가가더니 오른발을 휘둘러 골키퍼를 완전하게 속인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건, 김다온 역시도 직전 리오넬 메시처럼 요란한 셀레브레이션은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관중이 없을 때야 그렇다 치더라도, 1만이 훌쩍 넘는 팬들이 있는데도 기분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이 정도론 기쁘지 않다는 건가?’
의외로 정곡을 찌른 로날트 쿠만.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
“후우–”
위대했던 FC 바르셀로나의 몰락.
명가의 재건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오직, 그라운드 위에 존재하는 변덕쟁이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
.
.전반 종료
맨체스터 시티 2 : 0 세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