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41)
1109화 Disaster (7)
(스티브 바워) – BT Sports 코멘테이터
“다온. 메시. 뒤쪽에서부터 페르난두가 강하게 압박하지만, 볼을 지켜 냅니다. 다시 다온. OH-! 대단한 플레입니다. 페르난두의 가랑이 사이로 볼을 통과시킵니다. 메시. 홀란. 다시 메시. 이 남자들은 지금 마치 연습하듯 움직이고 있습니다. 메시. 메시. 다온이 어느새 오른쪽에서 달려 주고 있습니다. 멈춰서는 다온. 볼은 거기로. De Bruyne is there? 그리고 메시–!! 워우-! This is Absolutely Sensational-!! 다온, 홀란, 더브라위너, 마지막으로 메시-! 이 네 명의 남자가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올락 세비야를 완전히 찢어 버립니다-!!”
(클라이브 앨런)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Beautiful Goal by Manchester City. 서너 명만으로 끝까지 볼을 주고받으며 득점을 만들었습니다. 다온과 메시. 저 둘은 마치 평생 함께 축구를 해 온 것 같습니다. 이 지점에서 홀란의 연계도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더브라위너도 얼마든지 득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메시에게 양보를 했습니다. 조금의 트집도 잡을 수 없는 완벽한 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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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득점 장면 중에 지금과 같은 것들이 벌써 제법 나오고 있거든요? 프리미어리그보다는 스페인 라 리가의 득점과 조금 더 가까운. 굳이 따지자면 아르센 벵거 시절의 아스널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득점이 맨체스터 시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현지에서도 보면, 판타스틱 4라고 부르거든요? 아마 김다온/메시/더브러위너/홀란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양은석) – SPORTV 캐스터
“맨체스터 시티의 세 번째 득점-! 세비야를 완전히 침몰시키는 판타스틱 4의 세 번째 득점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UEFA 슈퍼 컵에서 3:0으로 앞서 나갑니다-!”
***
(호세 산치스) – 스페인 Movie Star+ 코멘테이터
“오- 좋은 패스입니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멀리에 있던 다온을 발견합니다. 세비야의 진영에 너무 허술합니다. 다온. 메시가 앞에. 다온이 그를 발견하고 메시에게 볼을 전달합니다. 바로 돌려놓는 메시. 가운데가 빕니다. 거기에서 한 번 더?! 메시! 메시이–!!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슈퍼 플레이! 또 나왔습니다! 리오넬 메시 해트트릭! 리오넬 메시 해트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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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프랑코 촐라) – Italy Prime Video 컬러-코멘테이터
“이젠 사람들도 조금씩 두려움을 갖기 시작할 겁니다. 다온과 메시. 이 두 명의 조합이 다니 아우베스와 메시의 조합보다 더 우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테니까요.”
(파비오 카레사) – Italy Prime Video- 코멘테이터
“말이 나오지 않는 경기력입니다. 세리에 A 최고의 팀이 오늘 세비야 대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했다고 해도, 세비야보다 더 나을 거란 장담을 선뜻하기 힘듭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전광판에 나온 점수가,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으니까요.”
***
.경기 결과(2020 UEFA 슈퍼 컵)
맨체스터 시티 4 : 0 세비야
[골] 리오넬 메시 : 전반 09분(케빈 더브라위너), 후반 13분(케빈 더브라위너), 후반 29분(김다온)김다온 : 전반 31분(P.K/리오넬 메시)
김다온 ? 80분 출전(1골 1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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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종류의 우승이건,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보다, 또 한 번 경기력이 완벽했다는 게 더욱 기뻤다.
후반 30분이 조금 넘어 교체된 후 벤치로 돌아와 카를레스가 건넨 경기 자료를 살폈을 때, 우린 세비야에 단 네 개의 슈팅밖에 허락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이후 딱 한 번 슈팅을 허락했으니, 세비야가 90분 동안 시도한 슈팅 횟수가 다섯 개였다는 뜻이 됐다.
지난 시즌 세비야의 경기당 평균 슈팅 숫자(13.7회)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 기록이다.
“여기에 낙서해도 돼요?”
“뭐? 그걸 허락할 리가 없잖아.”
“Vamos. 다음엔 제 걸 양보할게요.”
“싫어. 난 공은 깨끗한 게 좋다고.”
오랜 전통에 따라 해트트릭 볼을 가져간 메시가 내게서 그것을 가져가면서 환하게 웃는다.
우리는 지금 세비야 FC가 UEFA 슈퍼컵 준우승팀 자격으로 단상에 오를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일종의 예우와도 같은 것으로, 우선은 주심 그룹이 먼저 사이를 통과했다.
짝짝짝짝-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경기를 이끌어 준 주심 그룹에게 박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펠릭스 브리히는 분데스리가 내에서도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심판이다. 그 유명한 슈테판 키슬링 유령 골 판정의 주인공이기도 하며, K리그를 맡은 이색적인 경력도 있다.
또 재미있게도, 박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現) 분데스리가 심판 협회의 변호사로도 활동 중인 브리히는 축구팬 절반의 원성을 삼에도 불구하고 UEFA와 FIFA로부터 끊임없이 큰 경기를 배정받고 있다.
판정 기준이 보편적인 인식과는 조금 떨어져 있어 비난을 받고 있지만, 실력 자체는 의심이 없다는 뜻이다.
“오늘 덕을 좀 봤어.”
“말만 하지 말고. 그럼 한턱내.”
“쿡쿡쿡쿡.”
그간 유럽대항전에서 펠릭스 브리히를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후벵이 경기 전 주심 그룹의 성향을 알려 준 내게 감사를 표하는 귓속말을 보냈다.
녀석은 한턱내라는 내 이야기가 입바른 소린 줄 알았지만, 난 언젠가 이 남자에게 제대로 얻어먹을 생각이다.
그렇게 주심 그룹 시상이 끝나고.
【“따뜻한 칭찬과 큰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20 UEFA 슈퍼컵 준우승팀! 세비야 FC!! 축하합니다!”】
전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슈퍼컵 준우승팀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는 부분은 제외하는 게 어떨까 싶다.
수많은 팀이 경쟁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아니고, 두 개의 팀이 단판 토너먼트로 치른 시합에서 패배한 것에 불과하니 말이다.
물론 지난 시즌 유로파 우승 자격으로 참가한다는 면에서는 그것 자체로 축하받을 일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지나간 영광에 집착하는 선수는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애초에 그런 정신 상태라면, 이 바닥(빅리그)에서 뛸 자격이 없다.
“오늘 놀랍더군. 정말 이상적이었네.”
“그라시아스. 운이 좋았어요.”
“하하. 대체 언제쯤 그 운을 나눠 줄 셈인가?”
“뭐, 언젠가는요.”
“후후후.”
단상에 오르기 전 내 앞으로 와 악수와 포옹을 청한 로페테기와 짧은 대화를 나눈 후, 나는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내게로 다가와 말을 걸었던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바지에 29분에 새겨진 그는 자신을 브리안 힐(Bryan Gil)이라며 소개했고, 괜찮다면 나중에 유니폼을 받을 수 있느냐고 요청을 해 왔다.
본래라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너무 순수하여 차마 그것을 거절하지 못했다.
“Ay, Leo!”
“?”
“누구랑 유니폼을 바꾸기로 했어요?”
“아니! 이건 내가 가질 거야!”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기록한 첫 해트트릭 경기였으니만큼, 리오는 유니폼을 교환하지 않을 것 같았다.
현명한 선택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피식 웃어 보인 리오가 다시 곁에 있는 베르나르두와 이야기를 나눌 무렵 세비야 FC의 시상식이 끝났다.
그리고 이젠 우리의 차례.
내게 다가와 다시 한번 수고했다며 손을 건네는 펩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슈퍼 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을 기대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유로파 리그 우승팀을 꺾었습니다. 이제 그들이 유럽 최고임을 증명했습니다. 2020 UEFA SUPER CUP WINNER-!! 맨체스터 시티 FC-!!”】
팬데믹이 있기 이전, 클럽의 ‘Youtube’ 채널은 마드리드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 FC냐, FC 맨체스터 시티냐.
잉글랜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걸 왜 하는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이었겠지만, 마드리드 사람들의 대답은 의외로 반반이었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내 스튜디오에 앉아 설문조사 영상을 시청하던 나는, 화면이 끝난 후 대본대로 사람들에게 쉽게 클럽의 올바른 이름을 외우는 법을 설명했다.
맨체스터 시티 풋볼 클럽.
스페인(FC 바르셀로나)/독일(FC 바이에른 뮌헨) 등과는 달리, 잉글랜드나 이탈리아는 풋볼 클럽이라는 단어를 절대로 그들의 도시 앞에 가져다 붙이지 않는다.
잉글랜드의 AFC 윔블던 역시 기존에 있던 윔블던 FC와 차별화를 두고자 AFC를 앞에다 썼을 뿐, 그들 역시 AFC가 정식 명칭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왜냐고?
뭔가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했을 이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그냥 언어적인 부분 때문이다.
빅이어를 들어 올릴 때도 듣지 못했던 맨체스터 시티 FC라는 풀네임을 듣고 있으니, 어쩐지 이 맥 빠지는 이야기가 떠오른 것뿐이다.
펩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서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사전 진행요원에게 안내받은 바에 따라 나는 가장 뒤에 서서 앞에 있는 줄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방송 측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UEFA의 관계자는 펩이 가장 먼저 그리고 내가 가장 마지막에 서 있기를 원했다.
지금 내 옆엔, 카메라 한 대가 달라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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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빅이어만 벌써 다섯 개. 그리고 UEFA 슈퍼 컵은 네 개입니다. 한국 나이론 이제 27살입니다만, 만 나이로는 아직 26살이거든요? 앞으로 최 전성 기량으로 길면 7년에서 8년 정도는 더 활약할 것으로 보는데, 커리어가 끝났을 때 김다온이 얼마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지 역시도 궁금합니다.”
(양은석)
“트로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번 발롱도르 역시 김다온이 수상할 거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정지현)
“그렇습니다. 뭐 100%는 없긴 합니다만, 현시점에서 김다온 말고 다른 대상을 상상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챔피언스리그 득점 2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중요한 건 김다온이 커리어 처음으로 공격수로 뛰었다는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올 시즌에는 다시 풀백으로 돌아왔다? 기량과 실적도 대단합니다만,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압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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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바워)
“Da-On From South Korea. 그의 조국과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입니다. 펩 과르디올라의 말에 따르면, 뱅상 콩파니를 연상케 할 만큼 훌륭한 주장이라고 했습니다.”
(클라이브 앨런)
“더욱 놀라운 건, 지금까지 유일한 구설수가 어린 10대 시절에 저지른 그 유명한 사건 하나라는 겁니다. 축구는 물론이고, 그 밖에서도 흠집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스티브 바워)
“그런데 그때 도발했던 남자와 지금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군요. 분명 당시에 두 사람은 지금과 같은 순간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2020 UEFA 슈퍼 컵의 주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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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끊이지 않을 것 같은 호의(好意)를 표현해 준 UEFA의 관계자들과 회장 알렉산데르 체페린을 지나, 트로피 앞에 선 나는 커리어 처음으로 가장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호사를 누렸다.
받침대 위에 놓인 트로피를 들고 동료들이 있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클럽에서 가장 흥이 많은 이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오오오오오-”
“워어어어어-”
개구쟁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잔뜩 기대하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마음이 동해 버린 나도 짓궂게 표정을 바꾸며 트로피를 꽉 쥐고 자세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곧이어.
“YEAH—-!!!!!!!”
“COME ON!!!!”
“VAMOS—-!!!”
나는 정면을 돌아보며 트로피를 높이 들었고, 그와 동시에 하늘색 종이 꽃가루들이 푸슈카스 아레나의 피치 위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린.
“Champion–! Champion–!! Ole ole ole–!!!!”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세계에서는 챔피언들의 주제가와도 같은 노래를 목청 높여 불렀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정도 지나, 난 트로피를 지뉴에게 건넸다.
쿤이 부상 중이고 다비드마저 클럽을 떠난 지금, 두 번째로 트로피를 들 자격을 갖춘 것은 이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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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브 앨런)
“지금까지 저는 수많은 슈퍼 클럽들을 목격했습니다. 1980년대의 AC 밀란. 갈락티코스의 레알 마드리드. 알렉스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2000년대 후반의 FC 바르셀로나. 2010년대 중반의 바이에른 뮌헨. 그렇지만 단언컨대 그중에서도, 지금 맨체스터 시티가 가장 강합니다. 이들의 경기를 보는 게 기다려집니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세계 최고와 앞으로 세계 최고가 될 이들이 절묘한 비율로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다온. 메시. 더브라위너. 이들이 현시점 최고이고, 홀란. 민재. 포든. 디아스. 이런 친구들은 현재 기량도 훌륭하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선수들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시티의 최고점이 지금이 아니라는 겁니다. 다온은 앞으로 몇 년. 메시도 최소한 2, 3년은 정점의 기량을 유지할 겁니다. 그리고 그때 조금 전 제가 언급한 선수들은 더욱 성장하겠죠. 솔직히, 저는 다른 클럽에게 재앙이 찾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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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뉴 이후로도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트로피의 앞으로 나가 그것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는 일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이쯤 되면 그들만의 축제가 되어 버린 느낌도 없진 않았으나, 그래도 우리는 소외받는 이가 없도록 마지막 순간까지도 같은 텐션을 유지했다.
물론 그러려면, 가끔 다른 동료들을 다그쳐야 했다.
“베르!”
“?”
“좀 참가해 줄래? 너 때도 다 그랬거든?”
“아…… 미안.”
딱히 악의가 있어서 딴짓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동료들이 집중력을 되찾고 나면 트로피와 근처에 서서 다음 순번을 차례대로 불렀다.
이번에는 네이선 아케의 차례다.
아케는 후반 25분 민재와 교체되어 투입돼 남은 시간을 소화했고, 주앙이 전진하며 생긴 왼쪽 측면까지 능숙하게 커버하며 자신이 좋은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팀 전술에 조금만 더 녹아든다면 포백 시스템의 왼쪽. 그리고 쓰리백 시스템의 왼쪽 스토퍼로서, 팀에 큰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서 와. 슈퍼 컵은 처음이지?”
“부끄럽지만, 그래.”
“부끄럽다니. 누구나 시작은 있는 법이야.”
“하하.”
“잠깐만 있어 봐. HEY-!!!!!!”
“?!”
“?”
“네이선이 처음으로 슈퍼 컵을 들어 올려 보는 순간이거든?! 나중에 얘 자식에 손자까지 박제될 예정이니까, 걔네들이 뿌듯해할 수 있게 다들 처음처럼 환호해 줄래?!?!”
나의 목소리에 동료들이 열렬하게 반응하고, 약간 멍해 있는 네이선 아케에게 윙크를 찡긋 보낸 나는 앞으로 수없이 들어 올릴 트로피니 최대한 덤덤하게 하라고 이야기했다.
그게 바로 한국의 멋이라며 말이다.
‘하마터면 간지라고 할 뻔했어.’
한국어보다 일본어를 먼저 떠올린 나를 반성하며, 난 그런 마음까지 담아 아케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에 누구보다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합류 후 합을 맞추는 시간이 짧았던 관계로 서로 약간의 어색함이 남은 우리지만, 지금의 이 우승이 앞으로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으리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단순한 경기가 아닌 특정한 결과를 공통으로 경험한다는 건, 언제나 유대를 끈끈하게 해 주는 일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믿는다.
‘우린 더 좋아질 거야.’
아마도 다른 팀들엔 재앙(Disaster)과도 같을 생각을 하며, 나는 마지막으로 온 필 포든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바닥에 놓아 두었던 물병을 녀석의 몸에다 마구잡이로 뿌렸다.
“우왁-! 왜 하필 전데요?!”
“시꺼, 인마! 네가 젤 반응이 좋거든!”
“그, 그만-!!”
역시, 승리란 언제나 좋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