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74)
1142화 Predator (8)
2020년 12월 19일. 사우샘프턴 SO14 5FP, 잉글랜드. 브리타니아 로드.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
.경기 시작 20분 전
사우샘프턴 0 : 0 맨체스터 시티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2-3-1/4-4-2
GK ? 에데르송/GK ? 알렉스 맥카시
RB ? 김다온 / RB ? 카일 워커-피터스
CB ? 김민재 / CB ? 얀 베드나레크
CB ? 후벵 디아스 / CB ? 야니크 베스테르고르
LB ? 네이선 아케 / LB ? 라이언 버트란드
RCM ? 페르난지뉴 / RCM ? 제임스 워드-프라우스
LCM ? 로드리 / LCM ? 오리올 로메우
RAM ? 베르나르두 실바 / RAM ? 시오 월콧
CAM ? 리오넬 메시 / LAM ? 무사 제네포
LAM ? 라힘 스털링 / RST ? 체 아담스
ST ? 엘링 홀란 / LST ? 대니 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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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의 감독 랄프 하젠휘틀이 4-2-2-2와 본인의 철학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하기까진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주(州) 그라츠 지방에서 태어난 하젠휘틀은 지역의 축구 클럽 그라츠 AK에서 21살에 프로 데뷔를 가졌고, 이후 16년 동안 선수로 뛰었다.
191cm의 장신이었던 그는 전통적인 타깃 스트라이커로서 프로 리그에서 많은 득점을 기록했고, 1988년에는 오스트리아 대표팀에 발탁되어 A매치 경기 역시 치렀다.
그리고 이후 31살이던 해에 FC 쾰른과 계약해 독일로 거취를 옮겼는데, 이유는 바로 감독이 되기에 앞서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현역 시절의 황혼기에는 과감히 FC 바이에른 뮌헨 2군 팀과 계약했는데, 스위스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어떤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바로, 오츠마어 히츠펠트.
다만 당시의 히츠펠트는 2000/2001 시즌의 영광을 뒤로하고 축구의 흐름에서 도태되던 시기라, 하젠휘틀이 배울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하젠휘틀은 프랑스식(式) 포백이 주류가 되어 가던 시대에서 쓰리백을 사용해 유럽의 정점에 오른 히츠펠트의 주요 철학을 남김없이 이어받았다.
그러다 2004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VfR 알렌에서 경험을 쌓았고, 분데스리가 2에 머물던 FC 잉골슈타트의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평범한 수준이던 팀을 승격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듬해 하젠휘틀은 FC 잉골슈타트를 이끌고 분데스리가 11위에 안착. 강등권으로 평가받던 팀을 잔류시킴으로써 전폭적인 투자를 하던 RB 라이프치히의 러브콜을 이끌었다.
그게 바로 2016년.
랄프 하젠휘틀이라는 이름과 그의 축구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때다.
“나도 안다. 시티는 강팀이지.”
“…….”
“어쩌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클럽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말 그대로 모든 팀이야. 거기엔 프랑스나 스페인 또 브라질 대표팀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리그 3위에 올라 잔뜩 고무된 자신의 선수들을 앞에다가 두고, 하젠휘틀은 먼저 맨체스터 시티를 칭찬하는 것으로 팀 토크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하젠휘틀은 현재의 사우샘프턴이 얼마나 좋은 팀인지를 강조해 나갔다.
여전히 사우샘프턴의 순항을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을 겨냥한 말들을 쏟아 낸 것이다.
“생각해 보라. 우린 이번 시즌을 2패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지? 7승 3무 3패. 이 말은 우리가 지난 11경기에서 단 한 번밖에 패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위험한 스탬퍼드브리지 원정에서 3:3으로 비겼고, 맨유에게도 겨우 한 골 차로 패배했다. 반면 에버튼, 빌라, 뉴캐슬을 꺾었어. 나를 믿어라. 우린 어떠한 팀을 상대로든 승리할 수 있는 팀이다. 사람들은 시티가 승점을 손쉽게 가져갈 거로 말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오늘 승점은 우리의 것이 될 거야.”
하젠휘틀의 이야기를 듣는 사우샘프턴 선수들의 표정에선, 잘나가고 있는 팀 특유의 자신감이 나타났다.
자신감은 두려움에 맞설 용기를 주고, 본인들이 가진 기량을 전부 피치 위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다. 좋은 흐름이라는 것은 보통, 이와 같은 것들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현재 사우샘프턴의 선수들에겐, 하젠휘틀의 전술이 먹힌다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
4-2-2-2.
오츠마어 히츠펠트의 쓰리백 전술에서 영감을 얻은 하젠휘틀의 이 과감한 전술은 순간적으로 변형 쓰리백을 만들어 3-2-3-2 혹은 3-5-2와 같은 형태로 바뀐다.
이때 사우샘프턴의 빌드업은 세 명의 센터백과 알렉스 맥카시가 만든 1-3 전형에서 시작되는데, 일반적인 빌드업과의 차이점이라면 전진에 큰 목적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사우샘프턴은 체계적이고 인내심이 있다.
그러다 기다림을 이기지 못한 상대가 쓰리백을 압박하기 위해 많은 인원을 전방에 투입하면, 이때 사우샘프턴은 빠르게 볼을 전진시키거나 측면으로 패스해 다음 단계를 시작한다.
만약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지 말고, 다시 후방으로 패스를 돌려 기회를 엿본다.
그러기 위해, 전방에 빠른 선수가 필요했다.
라이언 버트란드가 왼쪽 스토퍼를 맡는 사이, 카일 워커-피터스와 시오 월콧이라는 빠른 선수들이 후방에서 전달된 패스를 빠르게 파이널 서드로 실어 나르는 임무를 소화한다.
이때 중요한 건 측면으로 전달되었을 때, 반드시 팀의 전형이 다이아몬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파이널 서드의 측면으로 볼이 전달되면, 볼이 없는 쪽의 윙과 제임스 워드-프라우스가 두 명의 톱과 함께 박스로 침투하여 수적 우위를 점해 줘야 했다.
이러한 메카니즘 때문에 하젠휘틀은 4-2-2-2를 구상해 왔고, 변형 쓰리백을 통해 기존의 4-2-2-2 전형이 갖고 있던 약점을 최대한 극복했다.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
마지막 팀 토크가 끝났을 때 사우샘프턴은 맨체스터 시티에게 첫 패배를 안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다만 단 한 가지.
이들이 몰랐던 건.
“우린 오늘 쟤들을 산 채로 잡아먹을 거야.”
“YEAH-!!!!”
“COME ON-!!!”
“VAMOS!!!”
조용하지만 어쩐지 묵직했던 김다온의 한마디가, 맨체스터 시티가 가진 야수성(野獸性)을 순식간에 끌어냈다는 사실이었다.
시티가 내민 이빨은 지금, 성자(The Saints)를 향하고 있다.
***
.전반 09분
사우샘프턴 0 : 0 맨체스터 시티
“……신기한 사람들.”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9번(ST) 엘링 홀란은 요즘 새로운 시각으로 축구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축구 교육을 받았던 홀란은 몰데 FK에서의 두 번째 시즌(2018년) 올레 군나르 솔셰르의 밀착 지도를 받으며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직전 해 리그와 컵을 합쳐 20경기 4골 1도움에 그쳤던 것에서 30경기 16골 5도움으로 발전한 거다.
비록 노르웨이 리그가 유럽 20위권 언저리의 리그라고는 하나, 18살의 선수가 성인 무대에서 리그를 폭격했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여기에 솔셰르의 [“홀란은 로멜루 루카쿠와 비슷하다. 반드시 세계 정상급의 스트라이커로 도약할 것이다.”]라는 보장이 겹치면서, 홀란을 향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바로 이때부터다.
엘링 홀란이.
‘정말이네. 정말 그렇게 움직이고 있어.’
스스로 본인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될 것을 확신했던 순간 말이다.
하지만 최근 그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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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민재가 워드-프라우스의 패스를 끊습니다. 바로 이거죠. 이 분야에서 리그 최고의 남자입니다. 로드리. 메시. 오-! 이 남자는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듭니다. 속도를 높이는 메시. 오른쪽에 다온이 있고, 볼이 거기로 향합니다. 크로스. 빠릅니다. 홀라아아안-!! Brilliant-!! Elring Haland`s Opening Goal-! 크로스가 너무 빠르게 올라간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과 완벽한 마무리-! 시티가 바로 앞서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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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9번째 득점을 만들어 낸 엘링 홀란이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대신 손을 쭉 뻗으며, 자신에게 크로스를 띄워 보낸 김다온을 가리킨다.
그러곤 김다온에게 다가가 그를 안고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현재 그의 온몸엔 소름이 돋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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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지금은 크로스와 마무리 모두 완벽했습니다! 김민재의 커트. 리오넬 메시의 탈압박. 그리고 사실 김다온의 크로스 타이밍이 저도 조금 이르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홀란이 정말 훌륭한 타이밍에 쇄도해서 멋진 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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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경기를 중계하는 사람들이 감탄하는 사이, 엘링 홀란은 지난 이틀 동안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일목요연했던 과르디올라의 훈련. 그렇지만 그중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몇 가지 끼어 있었다.
그렇지만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티를 내면, 팀 훈련 전체가 늦춰지고 만다.
약관(弱冠)이기에 가질 수 있는 치기와 자존심 그리고 언제든 골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해져, 홀란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늘 그것을 아는 체해 왔다.
그런데 어느 날, 불쑥 자신에게 온 김다온이 이해하지 못했던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왜냐니? 못 알아먹었잖아?”] [“아닌데요?”] [“Come on, 엘링. 속일 것 없어. 넌 펩과 지금 첫 번째 시즌을 보내는 거야. 당연히 펩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다고. 무엇보다, 네가 그걸 알아먹었다면 지금보다 최소 다섯 골은 더 집어넣었을걸?”]이와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은 10월의 끝자락. 그러니까, 맨체스터 시티가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7:0으로 승리를 거두기 전의 이야기였다.
당시 경기에서 엘링 홀란은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그는 당시 본인의 플레이가 편해진 것이 김다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어진 리버풀전. 그리고 11월 A매치 이후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홀란은 김다온의 설명을 더 듣지 못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경기에서, 엘링 홀란은 한 개의 득점만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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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네빌)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솔직히, 지금의 득점은 매우 놀랍습니다. 저 역시 크로스가 빠르다고 생각했거든요. 엘링의 속도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저 뛰어드는 타이밍은 정말로 예술이었습니다. 다온에게 볼이 전달되기 전에 미리 다음 상황을 알고 있는 것 같았죠.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동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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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지? 이렇게 될 거라고 했잖아.”
“네. 진짜로요.”
“잘했어. 다른 이야기도 기억하지?”
“물론이죠.”
“멋지네. 계속 가자고. 겨우 1:0이니까.”
엘링 홀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할 거라던 김다온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었다.
그도 그런 게, 맨유 센터백은 수준이 떨어진다.
하지만 엘링 홀란은 해당 경기에서 전술적으로 팀과 섞이지 못했고, 해리 매과이어와의 1:1에서 두 차례나 패배하는 등 EPL 진출 이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팀이 맨체스터 더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시합에서,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자신이라는 뜻이었다.
엘링 홀란은 좌절했고, 어쩌면 그 경기에서 김다온이 다른 시티 사람들에게 패스를 주지 말라거나 하는 식으로 괴롭힌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홀란은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생각인지를 깨닫고 있다.
‘정말 멍청한 생각이었지.’
김다온이 자신에게 내기를 걸고 그 조건으로 겸손할 것을 내세웠던 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려 준 것이었다.
내기 이후 겸손의 의미를 끊임없이 생각한 24시간 끝에, 엘링 홀란은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그리고 이튿날, 홀란은 팀 훈련이 끝난 직후 김다온을 찾아 발걸음을 옮겨 다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펩이 아까 뭐라고 한 거죠?”] [“……하하.”]잠시 홀란을 바라보던 김다온은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고, 어떠한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지를 물은 뒤에 친절하게 하나하나 자세한 것들을 설명했다.
조금 전 득점 장면도, [“만약 리오가 내게 패스를 전달하면, 넌 그때부터 오프사이드를 뚫고 쇄도할 준비를 하면 돼. 단, 센터백 사이로.”]라는 조언 덕분에 나온 것이었다.
사우샘프턴은 왼쪽 수비를 임시로 왼쪽 윙인 무사 제네포에게 맡기는 팀이다.
제네포가 좌우 윙/미드필드/사이드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인 건 맞으나, 기본적인 성향과 능숙도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있다.
당연히 그의 수비 커버와 가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하젠휘틀은 왼쪽 수비가 뚫렸을 때를 위해 버트란드가 빠르게 커버하고 그 자리를 오리올 로메우가 채우게 했다.
즉, 라이언 버트란드의 측면 이동으로 생긴 자리를 야니크 베스테르고르에게 맡기고 오른쪽 센터백 얀 베드나레크(Jan Bednarek)가 먼 쪽 포스트를 담당하는 사이에 센터백 사이 공간을 오리올 로메우에게 맡긴다는 뜻이었다.
다만 연습 피치에서 이를 설명하는 과르디올라의 설명은 조금 난해했는데, 상대의 메커니즘 설명은 생략하고 선수들의 움직임만 복잡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펩 모드(Pep Mode)인 것인데, 김다온은 이를 대번에 알아듣고 모든 것을 이해해 버렸다.
특히 조금 전과 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까지를 세세하게 말했을 때, 홀란은 지금보다 더한 소름을 느끼고 말았다.
[“이 패턴이 성공하려면, 네가 두 가지를 해 줘야 해.”] [“두 가지요?”] [“응. 첫 번째, 로메우보다 높은 곳에 있을 것. 그리고 두 번째, 마무리는 다이빙 헤더나 슬라이딩으로 처리해 줄 것. 타이밍이 정말 아슬아슬할 거야. 너야 워낙 본능적인 녀석이지만, 그래도 머릿속에 미리 계획을 세워 두는 편이 편하지 않아?”]일반적으로 그러한 상황이라면, 공격수는 6번(DM)이 아닌 센터백 사이의 공간만을 신경 썼을 것이다.
하지만 김다온은 커버를 올 선수가 로메우니 그를 보아야 한다는 허점을 지적했고, 크로스가 이뤄질 수 있는 대략적인 지점과 수비 위치를 모두 총망라해 그림 하나를 완성했다.
처음으로, 홀란은 김다온이 자신보다 크게 느껴졌다.
비록 잘츠부르크와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만난 동료들만을 알고 있었지만, 그때 김다온이 본 것들과 입 밖으로 꺼낸 말들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쯤은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홀란은 처음으로 자신이 작게 느껴지는 한편, 그렇기에 더 성장할 곳이 남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환희를 느꼈다.
그리고 5분 뒤, 엘링 홀란은 또 한 번 그와 비슷한 감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번엔 본인이 직접 득점에 가담하진 않았지만, 오버랩에 성공한 김다온에게 시선이 쏠린 사이에 사우샘프턴의 수비 주의를 분산하는 좋은 쇄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레일링(Trailing)이 다소 늦었던 터라 김다온의 크로스는 반대 방향으로 향했고, 적당한 속도를 얻은 패스는 완벽한 위치로 떨어져 내렸다.
‘저기라면…… 라힘!’
홀란의 예상대로 볼의 낙하지점으로 라힘 스털링이 뛰어들었고, 그가 다이렉트로 걷어찬 오른발 슈팅은 알렉스 맥카시의 손바닥에 맞은 후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주인이 사라진 세컨 볼 상황.
그곳에서 메시가 등장한다.
촤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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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OH- TWO NIL-!! 오늘도 맨체스터 시티는 자비가 없습니다!! This is Goal No. 17 of Lionel Messi-!! 오늘도 시티의 팬이라면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엘링 홀란-! 그리고 리오넬 메시-! 이 두 명의 공격수가 각각 한 골씩을 추가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1, 2위 자리를 굳건히 합니다-! 당연하게도 이 득점엔 다온이 관여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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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링 홀란이 스스로 의도하여 이런 식으로 수비를 자신에게 모는 오프-더-볼을 가져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장면은 있었지만, 당시 홀란의 머릿속엔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한데 지금은 주변으로 뛰어들 동료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줬다.
시티 내에서 가장 작은 남자에게 달려간 홀란이 셀레브레이션을 나누고, 그는 근처에 있던 김다온에게 다시 한번 인정받고자 본인이 한 일을 이야기했다.
“봤죠? 제가 공간을 만들었다고요-!”
천진난만한 엘링의 모습은 마치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학생 같았는데, 둘의 관계가 감독과 선수가 아닌 같은 입장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그렇지만, 과거 잠깐 감독이었던 김다온은 이렇게 답한다.
“어때? 해 보니 재미있지 않아?”
얼굴 가득 띄워 올린 홀란의 모습은 답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본인의 축구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발휘했던 스트라이커의 겸손. 이것은 시티의 경기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킴과 동시에, 팀을 김다온 중심으로 묶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2:0으로 앞서 나가는 맨체스터 시티.
그 앞에서 하젠휘틀과 사우샘프턴 선수들이 품고 있던 자신감은 전반 15분이 되었을 때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