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75)
1143화 Predator (9)
.경기 결과(2020/21 EPL 14R)
사우샘프턴 0 : 4 맨체스터 시티
[골] 엘링 홀란(21) : 전반 09분(김다온/21), 후반 26분(리오넬 메시/10), 후반 41분(P.K)리오넬 메시(17) : 전반 14분
김다온 ? 96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2)
MoM ? 엘링 홀란(3골/평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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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전이 끝난 후 징계를 발표한 FA 축구협회.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엘링 홀란은 다음 뉴캐슬과의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경기에서 뛸 수 없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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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Goals in 14 Games : 맨체스터 시티에서 계속해서 찬란히 빛나는 중인 엘링 홀란 ? 맨체스터 이브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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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e Numbers are Scary ? Goal.com Via Twiitter]? ● Premier League Only
Kim Da-On : 14 Games 5 Goal 21 Assist
Lionel Messi : 14 Games 17 Goal 10 Assist
Erling Haland : 14 Games 21 Goal 3 Ass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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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단 경기 20골을 기록했음에도 겸손함을 표한 엘링 홀란, “위대한 감독과 위대한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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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링 홀란의 역대 최단 경기 20골을 언급한 펩 과르디올라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 ? Sky Sports]? 펩 과르디올라,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그는 현존하는 모든 공격수 중 최고다.”
? 리오넬 메시, “홀란은 이미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다. 아직 세계 최고인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다.”
? 김다온, “Best Striker in the World. 내가 이 소리를 했다는 것을 알면 섭섭해하는 친구가 몇몇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확고하다. 만약 내 의견에 반박하고 싶다면, EPL로 와서 같은 것을 내게 보여 달라. 아니면 시티로 와서 엘링을 밀어내든가. (웃음) 마지막은 농담이다. 지금은 누구도 엘링을 우리의 주전 9번에서 밀어낼 수 없을 거다. 아, FA는 빼고. 다음 경기 때 머리나 식히고 오라고 해야겠다. (웃음)”
***
2020년 12월 20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펜데믹이 만들어 낸 새로운 삶의 방식 속에서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갔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전처럼 떠들썩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진 입구를 지나 로비로 들어섰을 때, 나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저건 또 누구예요?”
“SC에서 만난 사람들이야.”
“요즘에도 자주 드나드나 보죠?”
“당연하지. 우리 전용석까지 생겼는걸.”
“바니를 너무 괴롭히지 말아요, 샘.”
“그는 우리를 좋아해.”
“하-! 당신들 바람이겠죠.”
클럽하우스 내에서 SC는 ‘Second City’를 뜻하는 단어가 됐다. ‘백 룸의 세 얼간이’로 불리는 샘 에리스/마크 세르토리/브랜든 애쉬튼은 아예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코로나 방역 지침을 완벽하게 준수한다고 주장 중이지만, 조금은 자제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Damn- 이건 또 뭐야?”
로비와 복도를 지나 라커룸으로 들어섰을 때, 나는 다소 과하다 싶게 꾸며진 실내를 보게 되었다.
분명 그제만 해도 멀쩡했는데, 어제 우리가 사우샘프턴 원정을 다녀온 사이에 많은 것을 했는가 보다. 곳곳에 있는 물건의 취향으로 볼 때,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쉽게 추측 가능했다.
클럽 상품 담당자 엘리자베스 조던과 소셜미디어 프로듀서 아비게일 위티는 이러한 귀여운 물건들을 좋아한다.
“젠장. 라커룸 대체 뭐야?”
“쿡쿡쿡. 너도 봤어?”
“깜짝 놀랐다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가장 빠르게 출근한 나와 후벵이 함께 스트레칭을 하는 사이, 멀리 라커룸에서 들려오는 간헐적인 큰 소리가 주변을 채웠다.
다행히도 다들 즐거워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그게 전부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2020/21 시즌 개막 후 리그 전승. 지난 시즌부터 기록을 집계하면 우리는 코로나 브레이크 이후 펼쳐진 모든 PL 시합에서 승리하며 24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2017/18 시즌 달성한 단일 시즌 최다 연승(22연승)기록과 프리미어리그 최다 연승(26연승)에 동시에 도전 중이다.
최장기간 무패(61경기) 역시도 도전하고 있지만, 이제 겨우 30경기라 그걸 논하기는 많이 이른 상태다.
‘말해 놓고 보니, 우리 좀 쩔었었는데?’
미디어의 반응과 주목받는 정도가 엄청나서 몰랐는데, 우리가 정말 엄청난 기록을 갖고 있었다는 게 실감되었다.
도대체 61경기 무패는 어떻게 하는 거람.
솔직히 조금 막연한 기분이 든다.
잠시 뒤 회복실로 동료들이 들어섰고, 마지막으로 로렌조 부에나벤투라와 배리 해밀턴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회복 훈련이 시작됐다.
우리의 다음 경기는 모레에 있을 EFL Cup 8강 경기인데, 까다로운 상대인 아스널을 맞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원정을 떠난다.
이동은 늘 그랬듯 기차를 이용할 예정이고, 교체를 포함한 20명의 선수와 30여의 스태프가 경기 당일 오후 런던으로 향한다.
사실상 박싱 데이의 시작으로, 이제부터 우리는 EFL Cup 그리고 FA Cup이라는 잉글랜드의 두 컵 대회를 리그와 함께 소화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일부러 FA에 항소해 엘링의 결장 시점을 한 경기 늦춘 건데, 펩은 엘링을 아스널과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시킨 후 뉴캐슬전 때 휴식을 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처음부터 징계가 철회되지 않을 거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징계 시점을 늦추는 건 시즌을 보내면서 현명하게 팀을 운영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런 식으로 일정을 조율한 건, 다음 뉴캐슬 경기부터 케빈이 돌아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몸은 좀 어때?”
“좋아. 거의 완벽해.”
“서두를 것 없어. 알지?”
“응.”
만약 팀이 조금 힘든 상황이었다면, 아마도 케빈은 무리해서라도 사우샘프턴과 원정 경기에서 복귀를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순항 중인 상태였고, 메디컬 팀을 포함한 스태프들과의 대화 끝에 펩은 케빈의 복귀 시점을 오는 26일 뉴캐슬과의 홈 경기로 선택했다.
고작 일주일 뒤로 늦춰진 게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올바로 자신의 몸을 다룰 줄 아는 운동선수에게 7일의 여유는 매우 큰 차이이다.
시즌 마무리까지 케빈이 계속 건강하기를 바라는 만큼, 신중하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
“무슨 걱정 있어?”
“뭐?”
“아니, 자꾸 저쪽을 보잖아.”
“내가 그랬다고?”
“응. 엘링과 여전히 뭐 문제가 있는 거야?”
“전혀. 오히려 그 반대야.”
아직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 지금까지 보았을 때 엘링은 변하려는 노력은 하는 듯했다.
만약 저 친구가 계속해서 극기(克己)를 멈추지 않는다면, 축구뿐만 아니라 피치 밖에서도 누구에게나 존중받는 남자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에 있어, 내가 한 역할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 중이다.
나는 그저 선 안에 갇혀 있던 녀석의 등을 가볍게 밀어내어, 그가 새로운 선을 그을 수 있도록 한 게 전부다. 본인의 다음 선을 어디가 그을지는 전적으로 엘링에게 달렸다.
인간은 타인을 바꿀 수 없지만, 인간은 자신을 바꿀 수 있다.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그 시작은 변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부터가 된다.
남은 건, 얼마나 노력하느냐다.
“라힘과 리야드가 조금 걱정돼.”
“……그래- 뭔 말인지 알 것 같네.”
“사실 어제, 저 둘이 득점해 주기를 원했어.”
“나도.”
“그렇지?”
“응.”
전날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사우샘프턴의 감독 랄프 하젠휘틀은 [“네 골 차로 패배했지만, 나는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했다.
사우샘프턴의 팬들이 들었을 때 결코 기분 좋은 말은 아닐 테지만, 90분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 15분 만에 2:0을 만든 우리는 시종일관 사우샘프턴을 강하게 몰아붙였고, 총 33개의 슈팅과 19개의 유효 슈팅을 만들어 냈다.
번리를 7:0으로 이겼을 때 26개의 슈팅과 15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우리가 스코어와는 별개로 빈공(?)을 펼쳤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xG(골 기댓값)도 우리의 득점보다 높은 5.62였다.
라힘과 리야드가 골대를 각각 한 번. 심지어 리야드는 리오가 얻어 내서 양보한 페널티 킥마저 허공에 날려 버렸다.
다시 한번 미디어와 레딧을 중심으로 두 사람을 판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고, 리야드를 두고는 클럽 역사상 최악의 영입이란 말까지 흘러나왔다.
“저 둘은 팀에 꼭 필요해.”
“당연하지. 시즌은 길어.”
“응. 아직 반도 안 왔으니까.”
런던 원정을 떠날 멤버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컵 대회에서라도 저 둘이 자신감을 되찾을 만한 일이 발생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케빈의 말처럼 시즌은 절반도 오지 않았고, 박싱 데이와 그 이후 4개 대회를 동시에 소화하는 상황이 되면 언제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를 장담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나는 팀 스쿼드 전체가 준비되어 있길 원했는데, 부상 회복이 더딘 올라프도 내게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우린 정말로 저들 모두의 활약이 필요해.’
누구보다 활기찼었기에 침울함에서 오는 부정적인 감정이 도드라지는 두 명의 윙을 바라보며, 나는 그 둘이 팀의 마지막 포식자가 되어 주기를 기도했다.
어느덧, 하루 일정이 이렇게 끝나고 있다.
***
[리야드 마레즈에게 관심이 있는 PSG.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 GFFN(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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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돌고 있는 이적설을 강하게 부인하는 치키 베히리스티인, “내가 알기론 모든 선수가 시티에서 행복하며, 우린 지금 당장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 – 맨체스터 이브닝]***
2020년 12월 22일. 맨체스터 M60 7RA, 잉글랜드. 피카딜리 스테이션 어프로치. 맨체스터 피카딜리.
명단에 포함된 20명이 에티하드 캠퍼스에서 최종 훈련과 식사까지 끝내고 난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맨체스터 피카딜리에 도착했다.
“7C. 7C. 오, 여기네.”
“네가 통로에 앉을래?”
“그래도 돼?”
“뭐, 난 상관없어.”
“그럼 부탁할게.”
평소 창가 좌석보다 복도 좌석을 선호했던 리야드에게 바깥 자리를 양보하며, 내가 몸을 움직여 안쪽 시트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경기에서 오른쪽 윙으로 선발출전 예정인 리야드는 베르나르두/포든과 함께 공격 2선을 담당한다.
“뭘 보는 거야?”
“아, 알제리의 TV 쇼야.”
“무슨 내용인데?”
“연애 프로그램인데, 외딴섬에…….”
언젠가 다른 나라의 TV 프로그램으로 본 것만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나는 그가 보고 있던 화면에 잠깐 집중했다. 하지만 내 취향이 아니라, 금세 흥미가 떨어졌다.
“그럼 네 취향은 뭔데?”
“요리 프로가 좋아.”
“아~ 넌 그쪽이구나? 그거 뭐였지? 먹방?”
“그래- 먹방 맞아. 그거 한국어지. 근데, 그런 것 말고. 진짜 요리 프로그램. 헬스 키친이나, 마스터 쉐프 같은 거. 예전에는 좀 달랐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 바뀌더라고.”
“아, 맞다. 아이는 잘 커?”
“물론. 사진 볼래?”
리야드는 현재 두 딸의 아버지다. 잉글랜드의 패션모델이자 이제는 전(前) 부인이 된 리타 조할(Rita Johal)과의 사이에서 두 자녀를 얻었다.
하지만 불화 끝에 두 사람은 올해 초 갈라섰고, 리야드는 현재 새로운 여자 친구를 얻었다.
과거 잠시 시티에 소속되었었던 애쉴리 워드(Ashley Ward)라는 축구 선수의 딸과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다.
사람들은 올 시즌 마레즈의 부진이 새로운 여자 친구인 테일러(Taylor)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건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리타 조할 쪽이 리야드를 압박하는 타입이었고, 테일러는 축구 선수였던 아버지의 밑에서 자라난 탓인지 남자 친구를 무척 잘 이해해 주고 있었다.
본인의 부진 때문에 애꿎게 여자 친구까지 함께 비난을 받자, 리야드 역시 스트레스가 큰 것 같았다.
“오늘은 널 자주 보도록 할게, Bro.”
“하하. 하지만, 난 리오가 아닌걸.”
“난 한 번도 널 리오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리야드는 리야드지. 그리고 내가 아는 리야드는 빌어먹게 축구를 잘하는 놈이라고. Come on. 코로나 X까라고 해.”
확실하게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신기하게도 현재 상대적으로 활약이 떨어지는 동료들 모두가 시즌 개막 전에 코로나에 확진되어 격리 기간을 보냈다.
후벵에게 민재의 파트너 자리를 내어준 것은 물론 최근에는 스톤스나 아케에게도 밀려난 라포르트라든가, 라힘도 같은 기간 코로나에 격려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리야드 역시 마찬가지.
호흡기 등과 관련해 다양한 후유증이 올 수 있는 질병이고 실제 격리가 끝난 이후에도 답답함을 토로했던 동료들인지라, 전염병이 폼 저하의 이유일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부진의 탓을 돌릴 수 있는 존재가 병균이라는 점에서, 리야드가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었으면 했다.
“……잘 모르겠어.”
“?”
“요즘은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 있어.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말이야. 지금도 페널티 킥을 놓치던 장면이 계속해서 생각나. 잠을 자기 힘들 정도야. 꿈에서도 나오거든.”
부진이 거듭되는 축구 선수가 불면증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재 리야드도 그러한 상태인 것 같았는데, 말을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쩐지 눈 밑이 퀭해 보였다. 그 모습이 또 안쓰러웠던지라, 자연스레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고 말았다.
‘이런, 이럼 안 되지.’
다시 표정을 밝게 가져간 후, 나는 리야드에게 다시 한번 다음 경기 때는 도움 하나를 전달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Be Smile.”
“왜 내가 웃어야 하는데.”
“잘 들어. 한국엔 이런 말이 있어. 웃으면 복이 와요.”
“뭐??”
“웃으면 복이 와요. 웃고 있으면, 행운이 절로 네게 굴러들어 온다는 뜻이야. 매번 그렇게 죽상을 하고 있으니까 안 되는 거야. 우울은 걷어 버려. 그리고 현재 우리가 타고 있는 흐름을 느껴. 그러면 있지? 네가 지금 안고 있는 걱정은 전부 바람과 함께 말끔하게 사라지고 없을 거야.”
“…….”
나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한 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약간은 사이비처럼 보일 수도 있다.
멀뚱히 날 쳐다보는 리야드 역시 비슷한 감정을 내뿜고 있었는데, 잠시 뒤 그는 어이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요즘 내 표정이 그렇게 엉망이었던가?”
“그걸 몰라서 물어?”
“쿡쿡쿡쿡. 그야, 나는 내 표정을 모르니까.”
“거울을 보면 어떤데?”
“거울이라. 글쎄. 기억이 안 나.”
“바로 그거라고.”
“?”
“거울을 보면서 활짝 웃어.”
“그런 뒤엔?”
“그 미소를 네 마음으로 가져가. 바로 여기로.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런 다음에는 그 마음으로 뛰는 거야. 자신감을 가져. 아까도 말했지만, 넌 정말 빌어먹게 축구를 잘하는 놈이니까.”
“후후. 그래- 그거 조금은 위로가 된다.”
요즘 도통 보기 힘들었던 미소와 함께 의자를 뒤로 살짝 눕히는 리야드. 그는 태블릿을 보는 대신 눈을 감았고, 잠시 뒤 그는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근처로 온 로돌포가 리야드가 잠든 것이냐고 묻자, 나는 재빨리 손가락을 입술로 가져가며 조용히 하란 제스처를 보냈다.
“제가 얼마나 힘들게 재웠는지 알아요?”
“……뭐?”
“가세요. 얼른.”
“허-!”
전날 자신이 선발로 뛰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과연 리야드는 어젯밤에 잠을 잤을까?
‘아마 아닐 거야.’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린 채 입을 살짝 벌린 리야드를 보며 미소 짓던 나는 기차 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지금, 런던으로 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