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76)
1144화 Predator (10)
【PM 09 : 00】 런던 N7 7AJ, 잉글랜드. 혼지 로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전반 00분
아스널 0 : 0 맨체스터 시티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2-3-1/5-4-1
GK ? 잭 스테픈 / GK ? 루나르 루나르손
RB ? 카일 워커 / RB ? 세드리크 소아르스
CB ? 존 스톤스 / RCB ?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슈코드란 무스타피
LB ? 김다온 / LCB ? 세아드 콜라시나츠
RCM ? 페르난지뉴 / LB ? 에인슬리 메이틀란드-나일스
LCM ? 일카이 귄도안 / RAM ? 조 윌콕
RAM ? 리야드 마레즈 / RCM ? 다니 세바요스
CAM ? 베르나르두 실바 / LCM ? 모하메드 엘네니
LAM ? 필 포든 / LAM ?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
ST ? 엘링 홀란 / ST ?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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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익!!
스튜어트 애트웰(Stuart Attwell)의 휘슬과 함께 시작된 경기.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게 된 아스널은 최근 강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다.
유로파리그의 조별 예선에서는 6전 전승을 따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 2무 7패로 처참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성적은 15위.
강등권과 불과 승점 3점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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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미켈 아르테타의 허니문도 사실상 끝났습니다. 현지에서는 계속해서 아르테타를 경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아르테타에겐 오늘이 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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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미켈 아르테타를 원망하는 것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락을 당연하게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량의 자본이 유입되던 시기 아스널의 보드진은 보수적인 정책으로 해외 시장을 외면했고, 아르센 벵거를 방패로 삼아 본인들의 무능을 감춰 왔다.
그러던 2017/18 시즌 벵거가 리그에만 집중하도록 단장/디렉터/수석 스카우트로 구성된 영입 전문 팀을 만들며 뒤늦게나마 진화에 나서는 듯했다.
하지만 문제는 새롭게 영입 권한을 획득한 이들이 하나같이 부패했거나 무능했다는 점이었다.
우선 아르센 벵거 시대의 마지막 단장이었던 이반 가지디스(Ivan Gazidis)는 ‘StatDNA’라는 검증되지 않는 축구 분석 사이트를 맹신해 이해할 수 없는 영입을 추진했었다.
슈코드란 무스타피와 가브리에우 파울리스타(Gabriel Paulista)와 같은 선수들이 가지디스와 ‘StatDNA’의 합작품인데, 성공의 근거로 삼은 이유는 단순히 회사에서 중요시하는 지표에서 PL에 통할 만한 숫자를 남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무스타피는 아스널의 팬들로부터 [“클럽 역사상 최악의 수비수.”]라는 비난을 듣고 있고, 파울리스타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준이 아니었다.
여기에서 아스널 팬들을 더욱 좌절시킨 건, 이반 가지디스가 이에 아무런 책임지지 않고 유벤투스로 도망친 것이다.
이후 단장직을 맡은 라울 산레히(Raul Sanllehi)는 이보다 더해서, 시장 가치보다 비싸게 선수를 영입하고 원소속 클럽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횡령을 일삼다가 2020년 여름 불명예 사임했다.
현재는 슈투트가르트의 단장이 된 스벤 미슬린타트(Sven Mislintat) 역시, 실패에 가까운 3년을 보냈다.
구단주의 무관심, 책임지지 않으려는 보드진, 여기에 더해 계속된 영입 실패와 이적 시장의 전권을 붙잡은 이들의 무능으로 인한 손실이 겹치면서 아스널은 올 시즌 시작 전부터 흔들렸다.
그중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어떠한 사전 예고도 없이 백룸을 대거 해고한 일이다.
유럽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있어 백룸은 그들의 가족이나 다름없었고, 사랑하는 이들이 직업을 잃는 것을 본 아스널의 선수들은 본인들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뒤늦게 아스널의 보드진이 나서서 일을 수습해 보려고 했지만, 너무 많은 것들을 잃은 지금 초보 감독 미켈 아르테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팀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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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홀란. 넓게 왼쪽으로 빠져 주어 있습니다. 포든에게 볼을 주고 본인은 다시 위치를 찾습니다. 포든. 바깥쪽으로 패스를 보냅니다. 왜 저기가 저렇게 비어 있죠? 다온입니다. 오- 좋은 움직임이네요. 크로스를 하기 매우 좋은 상황을 만듭니다. 그리고 벌써 골이 들어가네요! What a Start That Is-!! 엘링 홀란이 다시 득점에 성공합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2분하고도 몇 초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스널의 선수들은 경기를 2분 정도 남겨 둔 것처럼 뛰었습니다. 씨티가 오늘 처음으로 파이널써드에서 공격을 전개한 것만으로 득점에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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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캐러거)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많은 부분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갑자기 오른쪽을 텅텅 비워 두었죠? 소아르스가 지금은 너무 급하게 판단했습니다. 홀란을 쫓을 게 아니라, 다온을 막았어야죠. 아스널은 오늘 쓰리백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장면도…… Oh, God. 정말이지 끔찍한 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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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뭐, 완벽하게 속았습니다. 김다온의 속이려는 동작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소아르스가 기다렸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른발을 사용하는 반대 발 풀백. 그런 선수가 주발이 아닌 쪽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경우는 무척 드물거든요? 확실히 아스널 선수들의 전반적인 폼 자체가 전부 떨어져 있습니다.”
***
삑-! 삐?익!!
전반 3분 엘링의 득점으로 앞서 나간 우리는 전반 17분에 다시 군도가 득점하며 두 점 차의 리드를 잡았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오늘 아스널은 꼭 2부리그 팀처럼 느껴진다.
4:0 승리를 거뒀던 지난 10월은 이 정돈 아니었다.
‘김이 확 새 버리네.’
이따금 쉬어 가는 경기가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현재 내가 아스널에서 느끼고 있는 건 실력으로 가타부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피치를 가득 채운 무기력감.
그것에는 전반 20분이 되기도 전에 실점했다는 어떠한 좌절도 분노도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이런 식으로 실점했다?
그럼 정말 난리가 났을 거다.
가장 먼저 에데르송이 센터백 중 하나에게 [“왜 네가 쳐 뛰어가지 않고 손만 들었는데?”]라 소리를 질렀을 거고, 나도 같은 이에게 쌍욕을 박았을 거다.
지금의 경우는 슈코드란 무스타피다.
분명 아스널 합류 첫 시즌(2016/17)만 하더라도 최고의 영입이란 평을 받았고, 후반기 A매치 이후 폼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그랬기에 이듬해 여름 인테르가 무스타피의 영입에 관심을 가졌던 거고, 당시 로랑 코시엘니 외에는 믿을 수 있는 센터백이 없었던 아스널은 엄청난 값을 매기면서 선수를 지켰다.
한데 그해, 무스타피는 농담 같게도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센터백으로 전락해 버렸다.
단순히 폼이 떨어졌거나 진짜 실력이 드러난 게 아닌, 누가 봐도 무스타피는 뛰고 싶지 않은 축구 선수였다. 열심히 할 때의 그는 여전히 리그 중상급의 센터백이었다.
그러나 조금 전 상황에서 나타난 것처럼, 무스타피는 본인이 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동료에게 책임을 미루며 손을 들어 올리는 시늉만을 했다.
지금 만약 무스타피가 앞으로 튀어나왔다면, 군도가 세컨볼을 차지하는 일은 없었을 거고 아스널은 실점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한 개인의 나태가 팀 전체를 불구덩이로 밀어 넣고 있었건만, 누구도 이에 분노하지 않는다.
말했지만, 정말 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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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아스널의 골키퍼 루나르손이 좋은 타이밍에 나왔습니다. 시티의 코너. 마레즈가 오른쪽에서 킥을 할 준비를 합니다. 신호를 보내는군요. 크로스가 목표지점을 찾아 떨어져 내립니다. 스톤스의 헤더-!! OH-! Almost Number Three-! 지금은 좋은 접촉이었습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위협적인 순간이 아스널을 스쳐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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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 Wait-!!”
“…….”
모하메드 엘네니가 공간으로 찌른 축구공을 쫓던 나는 조 윌콕이 달라붙지 않는 것을 확인하곤 에데르송에게 자리를 지키라면서 손을 뻗었다.
내 신호에 상황을 파악한 에데르송은 자리에 멈춰 섰고, 가볍게 볼을 발아래에다 둔 나는 천천히 움직였다.
압박을 해 와야 하건만, 윌콕도 또 라카제트도 자리를 지키면서 나를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대체 뭘 하는 거야?’
상대인 나조차도 의문을 품는 순간, 참다못한 미켈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달라붙으라며 소리를 질렀고 그제야 아스널의 전방은 압박하는 시늉을 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래.
정말로 시늉만 했다.
도대체 볼을 빼앗을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팡-!
나에게서 에데르송에게로 그리고 다시 스톤스에서 카일에게로. 단순히 볼을 네 번의 패스로 횡으로 돌렸을 뿐이건만, 자연스럽게 탈(脫) 압박이 됐다.
역시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은 카일은 너무 쉽게 하프라인을 넘어섰고,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던 미켈은 그걸 보자마자 허탈하다는 듯 손짓하며 벤치로 걸어갔다.
대체 어쩌다 아스널이 이렇게 된 거람.
벵거가 보고 있다면, 화가 났을 거다.
‘저기야, 카일.’
팡-
천천히 아래로 내려서는 엘링.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무스타피가 이번엔 엘링을 뒤쫓는다. 하지만 여전히 아스널 수비는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파이브백에서 가운데에 선 수비수가 상대 9번(ST)을 따라 움직이며, 남은 이들은 자리를 지키며 침투하는 양쪽 윙을 신경 쓰는 게 옳다.
그런데 지금은 세아드 콜라시나츠가 마치 1+1처럼 딸려 왔고, 엘링이 논스톱으로 굴절시켜 리야드에게 패스를 이었을 때 아스널의 수비는 바로 공간을 드러냈다.
“와-우.”
만약 누군가 내게 내 심정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밈(Meme)을 묻는다면, 난 짧은 컷이 반복되며 이마를 두드리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을 말했을 거다.
그만큼, 지금은 어처구니가 없다.
조금 전에 내뱉은 감탄사도 우리의 플레이가 좋아서가 아니라, 아스널의 플레이가 너무 어이없어서 내뱉었다.
저기에서 저렇게 기회를 준다고?
그것도 파이브백을 쓴 팀이?
아까 내가 2부리그에 아스널을 빗댔지만, 지금의 수비는 2부리그가 아니라 어지간한 유스들도 하지 않는 실수다. 대체 어떤 정신 나간 인간들이 저렇게 멍청히 볼만 쫓는단 말인가?
조기축구와 같은 장면을 지켜보며, 나는 리야드의 슛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는 걸 확인하곤 인상을 찌푸렸다.
완벽한 1:1 기회였건만, 생각이 너무 많았던 리야드는 단순하게 먼 쪽 포스트로 차면 될 것을 가까운 쪽 포스트로 차려다가 슈팅을 옆으로 흘려버렸다.
아스널로선 우리가 리오를 맨체스터에 두고 온 것에 감사를 해야 할 거다.
만약 리오였다면 지금 점수는 3:0이 되었을 거고, 아스널 창단 역사상 최악의 패배가 한 걸음 더 성큼 현실로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불쌍한 미켈…….’
경기력이 이 정도쯤 되면 감독의 책임을 당연히 물어야 하겠지만, 그와 함께 몇 년을 지낸 나로서는 미켈보다는 선수와 보드진의 탓을 하고 싶다.
중립을 지킨다는 이유로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독을 지지하지 않는 구단주가 있는 클럽에서, 초짜 감독이 선수들의 신뢰를 얻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선수 영입을 둘러싸고 현(現) 아스널의 기술 이사인 에두 가스파르와 대립하고 있는 실정 아니겠나.
현재 아스널의 선수 중엔 에두 가스파르가 직접 영입한 선수들이 다수 있었고, 그들 클럽의 기술 이사를 지지한다.
현재 피치에서 나타나고 있는 아스널의 전술적인 허점들도, 미켈은 분명 그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을 거다.
투웅-!!
“우-!”
대포알과도 같았던 엘링의 슈팅이 아스널의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높게 떠오른 세컨볼을 아스널의 선수들이 지켜보며 기다리는 동안 다시 달려간 엘링이 점프를 해 헤더를 따냈다.
비록 축구공은 어이없는 방향으로 벗어났지만, 지금 엘링의 모습은 유치원생들 사이에서 뛰어노는 성인처럼 느껴졌다.
‘Beast.’
내가 멋대로 붙이려는 별명이긴 했지만, 확실히 지금까지는 엘링에겐 포식자보다는 짐승이란 별명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
.후반 09분
아스널 0 : 2 맨체스터 시티
유명인들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이유는 단순히 그들의 능력이 월등하기만 해서는 아니었다.
많은 돈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부르고, 많은 주목은 한 개인의 삶을 제한한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기꺼이 자신을 물어뜯도록 몸과 정신을 헌납해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의 윙어 리야드 마레즈는 최근, 축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황폐한 3개월을 보냈다.
‘역습이야.’
예상하지 못했던 위치에서 튀어나온 김다온이 니콜라스 페페의 뒤에서 나타나 볼을 빼앗은 순간, 리야드 마레즈는 본능적으로 뒤로 돌아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탁- 탁- 탁- 탁-
리오넬 메시의 영입으로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때는 그것 때문에 이적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가브리에우 제주스를 정리하고 다비드 실바가 팀을 떠나면서 기회가 올 거라고 판단했다.
또 코로나로 인해 이적 시장의 문이 좁아졌다는 것도, 마레즈의 에이전시인 ‘Sports Invest U.K Ltd’가 이적보다는 잔류로 가닥을 잡은 이유다.
실제로 마레즈에겐 시즌 초반부터 기회가 주어졌고, 넉넉하진 않더라도 활약을 펼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피치에 나설 때마다 낙제점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고 말았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실수의 반복.
심지어 최근은 P.K도 놓쳐 버렸다.
마레즈는 끊임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고, 리오넬 메시와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탓하는 알제리 팬들의 공격을 멈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기운조차 나지 않았다.
제이미 바디와 함께 레스터 시티 동화를 완성한 주역으로서, 리야드 마레즈는 2014년부터 줄곧 성공을 달렸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프랑스 2부리그의 선수에서, 전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선 맨체스터 시티의 주전 윙으로서 수천만 유로의 몸값을 매김 당했다.
어려운 시절을 겪어본 터라 좌절에는 익숙하다고 믿었지만, 높은 곳에서는 단 한 번도 떨어져 본 적 없는 그다.
최초의 경험 앞에서는 리야드 마레즈 역시 작은 개인에 불과했고, 그는 이전만큼.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큰 상처와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한 상황에서 런던으로 오는 기차에서 김다온이 건넨 말은 마레즈에겐 든든한 힘이 되었다.
현(現)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은 단순히 발롱도르 4개를 가진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모두가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한 부상에서 되돌아온 인물이다.
특히 복귀 시즌 본 포지션이 아닌 공격수로서 뛰며 기어코 50골과 80개에 가까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것을 보았을 땐, 김다온이 마치 신(神)처럼도 느껴졌다.
이런 김다온이었기에, 마레즈는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볼이 전달되어 올 것으로 굳게 믿었다.
탁- 탁- 탁- 탁-
“…….”
오프사이드 라인을 선회하기 위해 살짝 돌아서 움직이는 스프린트를 가져가며, 리야드 마레즈가 고개를 돌려 김다온이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팡-!!
제법 먼 거리에서 쏘아진 패스가 두둥실 떠올라 아스널의 최종 수비와 골키퍼의 사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랜 경험과 본능이 마레즈를 볼이 떨어지는 지점으로 이끌고, 오른발을 높이 들어 올려 볼을 컨트롤 했을 때 그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은 착각을 느꼈다.
툭-
“…….”
과거 딱 한 번, 마레즈는 레스터 시티 시절에 이와 같은 감각을 느껴 본 적이 있었다.
그 경기는 레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합이었고, 마레즈는 그 경기에서 득점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슛 해-!!!!”
어째서인지 생생하게 들려오는 김다온의 목소리와 함께, 리야드의 왼발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발끝에 맞은 축구공이 다시 한번 떠올라 루나르 루나르손(Runar Runarsson)의 머리 위를 통과한다.
페널티박스 바로 외곽에서 나온 로빙 슈팅이 피치를 두어 번 튕기면서 골라인을 통과하고, 득점이 되는 것을 확인한 마레즈는 그대로 달려 나가며 오랫동안 쌓여 왔던 감정을 한꺼번에 폭발하는 괴성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
오랫동안 기다려 온 득점.
밀려오는 감정이 얼굴을 감싸 쥔 마레즈의 뒤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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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리야드 마레즈의 득점-!! 이번 맨체스터 시티의 세 번째 득점은 오늘 경기에서도 또 마레즈 본인에게도 마지막으로 맨체스터 시티라는 팀에 있어서도 무척 중요한 장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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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의미가 적은 EFL Cup이지만, 마레즈는 한껏 감격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달랬고, 약간 늦게 합류한 김다온이 이런 마레즈를 품에 안으면서 따뜻하게 등을 토닥여 주었다.
“내가 뭐랬어. 내가 널 볼 거랬잖아.”
주장으로서 지켜 낸 약속.
이는 마레즈가 김다온을 더 신뢰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에 넘치고도 충분했다.
“너도 내가 달리는 걸 본 거야.”
“Hell Yes. 첨부터 네게 패스하려고 했어.”
“넌 진짜 정말…….”
형편없는 아스널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맨체스터 시티의 하루. 이 팀은 여전히, 더 나아질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포식자는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