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77)
1145화 Boxing Day
.경기 종료(EFL Cup Quarter Final)
아스널 0 : 5 맨체스터 시티
[골] 엘링 홀란 : 전반 03분(김다온)일카이 귄도안 : 전반 17분
리야드 마레즈 : 후반 10분(김다온)
필 포든 : 후반 14분(페르난지뉴)
에므리크 라포르트 : 후반 28분(C.K/김다온)
김다온 ? 77분 출전(3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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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JUST ASSIST MACHINE : 올 시즌 EFL Cup 무대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다온은 그가 평생 동안 해 왔던 일을 기계적으로 해냈다. – Sky Sports]***
2020년 12월 23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유럽에서 뛴 이후로 매년 그렇긴 했지만, 이곳에서 크리스마스란 무척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덴마크의 경우, 크리스마스이브에 사람들이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하고 밤새 노래하고 춤추며 선물을 주고받는다. 숲에서 자른 가문비나무에 양초를 장식한 트리를 돌기도 한다.
덴마크어로 메리 크리스마스는 ‘God Jul’.
사방에서 모두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조금 더 한국식 크리스마스의 느낌과 비슷하다. 리스본의 거리에선 캐럴이 울려 퍼지고, 곳곳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장식은 밤이 되면 반짝인다.
독특한 점이라면 아기 예수를 상징하는 왕관을 쓴 아기 천사가 프린트된 빨간색 깃발을 발코니와 같은 곳에 걸어 둔다는 점이다.
거리 곳곳에 있는 빵집들은 ‘Bolo Rei’ 나 ‘Bolo Rainha’와 같은 빵들을 내어 두기 시작하는데, 왕의 케이크라는 뜻의 ‘Bolo Rei’는 설탕으로 코팅한 과일을 장식한 것이다.
반면 ‘Bolo Rainha’는 여왕의 케이크로 ‘Bolo Rei’와 레시피는 같으나 코팅한 과일 대신 마른 과일과 견과류를 넣는다.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느냐고?
그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와 봉사활동을 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팬데믹으로 기존과 같은 활동이 어려웠고, 그래서 클럽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고안해 왔다.
오늘 우리는 지역에 있는 10개의 시설에 음식, 옷, 위생용품과 같은 필수 품목들을 약 45,000세트 가까이 준비해 전달하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Bolo Rei’와 ‘Bolo Rainha’다.
우리 가족의 전담 요리사인 벨리아드 쇼와 세컨드 시티의 사람들이 이틀 동안 힘을 내어 만들어 주었다.
클럽은 그것을 오늘 전달받았고, 난 지금 SL 벤피카 때부터 함께해 온 동료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스튜디오의 ‘You Tube’ 촬영용 카메라를 앞에다 두고 케이크를 포장 중이다.
물론, 하나는 우리가 먹고 있다.
“맨체스터에서 Bolo Rei라니.”
“옛 생각 나지. 안 그래?”‘
“진짜야.”
“그때 기억나? 그때만 해도 넌 진짜 꼬마였는데 말이야. 키가 이쯤 됐나?”
“에~이. 그거보다는 더 컸거든?”
“퍽이나 그러시겠네.”
“쿡쿡쿡쿡.”
팀이 워낙에 잘나가고 있다 보니, 별의별 이야기들이 미디어를 통해 조명되고 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 하나가 바로 [구트먼 벨라의 저주를 끊어낸 세대가 맨체스터 시티를 이끌고 있다]였는데, ’Goal.com’에서 기획한 기사였다.
알다시피 현(現)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엔 SL 벤피카에서 뛴 이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고, 현재도 곤찰루 라모스(Goncalo Ramos)를 주목한다는 루머가 나도는 중이었다.
곤찰루 라모스는 내가 벤피카를 떠난 해 올랴넨세 SC에서 데려온 녀석으로, 포르투갈의 모든 연령별 대표를 거친 잠재력 있는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주된 포지션은 9번(ST)이지만, 9.5번(SS)과 10번(AM)도 모두 소화할 수 있어서 전술적으로 전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듣기론 후벵에게 최근 치키가 곤찰루 라모스에 관한 질문을 했다던데, 조만간 어떠한 식으로든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난 다 했어.”
“벌써?”
“네가 느린 거야, 바보야. 나도 끝났어.”
“뭐?! 도대체 언제…….”
“천천히 해라. 사람들이 받는 거니까 예쁘게 하라고.”
“이익-”
이를 악문 베르나르두가 포장에 집중하는 사이, 나와 후벵 또 에데르송은 마저 남은 케이크와 우유를 함께 즐겼다.
평소였다면 이런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았겠지만, 크리스마스 한정이기도 하고 클럽에서도 특별히 오늘 하루는 마음껏 허락해 주어서 케이크로 배를 채우고 있다.
어느새 케이크는 베르나르두에게 줄 한 조각밖에 남지 않았고, 아쉬운 입맛을 다신 우리는 손가락을 빨며 음식 흡입을 멈추기로 했다.
얼마 만에 먹는 ‘Bolo Rei’인지 모르겠다.
“너희는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 뭐 할 거야?”
“뭐, 뻔하지. 가족이랑 보낼 거야. 너는?”
“난 얘랑 함께 보내.”
“뭐?! 두 사람만?”
“그럴 리가 없잖아!! 얘 애인이랑 가족들도 같이 올 거야. 두 사람만이라니. 그런 끔찍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 줄래?”
발끈하는 후벵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린 나는 오늘은 EDS에 있는 꼬맹이들을 집으로 부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히는 현재 EDS에 합류한 전(前) Team CFG를 부르는 것인데, 팬데믹으로 인해 추가적인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1기가 유일한 Team CFG로 남게 되었다.
다행인 점이라면 모두가 팀에 잘 녹아들었다는 사실인데, 난 아이들과 아이들의 가족들을 전부 집으로 초대해서 푸짐한 저녁 식사를 즐길 예정이었다.
나야 양껏 먹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또 사흘 뒤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사치는 여기까지.
“다 했다!! 끝!!!”
“YEAH-! 드디어 굼벵이가 끝냈어!”
“굼벵이 아니거든? 그냥, 이런 걸 조금 못 할 뿐이야.”
“쿡쿡. 누가 뭐래? 자, 마저 남은 케이크 먹어.”
“OH~ Yeah-! Bolo Rei-!! Ha-Ha-!”
기뻐하는 베르나르두. 이 녀석 말고도 곁에 있는 다른 동료들과 앞에 있는 스태프까지 보고 있노라니, 충만함이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감정이 밀려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Feliz Natal, Amigos. And Merry Christmas.”
“Feliz Natal.”
“Feliz Natal.”
“F…….”
찰싹-!
“욱!”
입에 빵을 잔뜩 욱여넣고 우물거리는 베르나르두의 뒤통수를 가볍게 두드려 준 후, 나는 다 먹고 이야기를 하라며 한마디를 내던졌다.
이러한 모습에, 곁에 있던 후벵과 에디가 웃음을 터뜨린다.
“먹는데 뒤통수 때리지 말라니까?”
“시꺼. 닥치고 빵이나 먹어.”
“헤이, 헤이!! 지금 찍었죠? 네? 지금 녹화됐죠? 꼭 이거 유튜브에 내보내요! 네?! 내보내라고!!”
“지금 건 편집. 편집 부탁이요.”
“안 돼! 안 될 말이지! 얜 폭력적인 놈이라고!”
“하하! 하하하하!”
모처럼 찾아온 축구와는 약간 거리가 먼 평온한 일상. 바쁜 박싱 데이에도 이런 여유를 즐길 수가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
※ The Best FIFA Football AWARD 2020
-> 2020.12.17.(저녁 발표)
-> 버추얼 시상식으로 진행
● The Best FIFA Men`s Player
김다온(맨체스터 시티) – 88포인트
● The Best FIFA Men`s Goalkeeper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 28포인트
● The Best FIFA Men`s Coach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 25포인트
● The Best FIFA Women`s Player
루시 브론즈(맨체스터 시티) – 52포인트
● The BEST FIFA Women`s Goalkeeper
사라 부하디(리옹) – 24포인트
● The BEST FIFA Women`s Coach
사리나 비그먼(네덜란드) – 26포인트
● FIFA Puskas Award
손흥민(토트넘) – 24포인트
● FIFA FIFPRO Men`s World Best 11
GK ? 알리송(리버풀)
RB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리버풀)
CB ? 김민재(맨체스터 시티)
CB ? 버질 판데이크(리버풀)
LB ? 알퐁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DM ?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
RCM ? 티아고(바이에른 뮌헨)
LCM ?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AM ?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ST ? 김다온(맨체스터 시티)
***
[본격적인 박싱 데이의 시작, 맨체스터 시티는 계속해서 전승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 OSEM(한국)/2020.12.2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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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과의 EFL Cup 8강전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는 리야드 마레즈, “나는 내 실력과 동료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 맨체스터 이브닝(U.K)/2020.12.2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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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싱 데이를 앞두고 스쿼드 전체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펩 과르디올라, “가장 우선순위는 승리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부분들도 역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일정 속에서 주전들만을 계속해서 투입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 Sky Sports(U.K)/2020.12.25.(오전)]***
2020년 12월 26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캠퍼스.
.후반 12분
맨체스터 시티 3 : 0 뉴캐슬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5-4-1
GK ? 에데르송 / GK ? 칼 달로우
RB ? 김다온 / RB ? 디안드레 예들린
CB ? 김민재 / RCB ? 키어런 클라크
CB ? 후벵 디아스 / CB ?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LB ? 주앙 칸셀루 / LCB ? 파비안 셰어
DM ? 로드리 / LB ? 맷 리치
RCM ? 일카이 귄도안 / RCM ? 매티 롱스태프
LCM ? 케빈 더브라위너 / LCM ? 아이삭 헤이든
RW ? 리오넬 메시 / RAM ? 제이콥 머피
LW ? 베르나르두 실바 / LAM ? 미겔 알미론
ST ? 라힘 스털링 / ST ? 조엘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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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박싱 데이 첫날, 우리 모두가 가장 걱정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볼을 뒤쫓다 쓰러진 로드리가 피치에 드러누웠고, 그를 살피러 온 에두 마우리가 벤치를 향해 교체가 필요하단 사인을 보낸 것이다.
최근 좋은 폼을 보여 주고 있던 로드리기에, 만에 하나라도 이 남자가 오랫동안 결장한다면 상당한 타격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젠장. 잘 부탁해.”
“응. 맡겨만 둬.”
들것에 실려 로드리가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고, 그러는 사이 지뉴가 교체 투입을 기다렸다.
상황을 정리한 안드레 매리너는 바로 지뉴를 불러들였는데, 10 vs 11이 되는 시간 없이 경기가 재개된 건 우리에겐 그나마 좋은 일이었다.
가뜩이나 동료 하나를 부상으로 잃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실점까지 한다면 그보다 더 억울한 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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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로드리의 부상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맨체스터 시티로서도 페르난지뉴 한 명만으로는 수비형미드필드 포지션에 부담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쓰리백을 더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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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의 부상이 있기 전까지, 경기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풀렸다.
전반전 14분 나와 리오가 짧은 여러 개의 패스로 뉴캐슬의 왼쪽 측면을 무너뜨렸고, 이후 오른쪽 델란떼로(Delantero)로 침투한 뒤 군도에게 컷백을 보내 선제득점을 만들었다.
이후 잠깐 뉴캐슬은 크게 흔들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내가 다시 한번 언더랩으로 오른쪽 델란떼로를 돌파. 파비안 셰어의 파울을 이끌며 리오에게 P.K를 주었다.
팀 내부의 규칙대로라면 내가 차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리오의 눈빛이 워낙에 간절해서 그냥 양보해 버렸다.
작년에 질릴 만큼 득점해 본 탓도 있고, 어차피 어시스트 하나를 추가할 수 있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오는 아주 간단히 득점에 성공했다.
그렇게 전반을 마무리한 후 후반 10분. 그러니까 로드리의 부상이 있기 바로 직전에 드디어 라힘도 오랜만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을 맛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리오와 내가 뉴캐슬의 왼쪽을 공략했고, 사이드라인 앞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쇄도한 라힘이 방향만 바꿔 골을 집어넣었다.
경기가 이렇게 세 골까지 벌어지게 되자, 뉴캐슬의 감독 스티브 브루스는 윙어인 맷 리치를 왼쪽 풀백으로 둔 것을 실수로 인정하고 자말 루이스(Jamal Lewis)를 투입했다.
종합적인 흐름을 고려했을 땐 올바른 판단처럼 보였으나, 이럴 거라면 차라리 하프타임 때 선수를 바꿔야 했다.
팬들은 세 골 차로 뒤지는 상황에서 감독이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투입한 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나였다면 대패를 하더라도 센터백을 빼고 포백으로 전형을 바꿨을 거다.
사실상 계속해서 파이브백을 쓰겠다는 스티브 브루스의 의지는 로드리가 빠진 이후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아 나갈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특히나 지뉴가 홀로 6번(DM)을 담당하는 지금은 로드리가 있을 때보다 전진하는 부분에서는 훨씬 낫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교체가 이뤄진 상황이라면, 뉴캐슬은 전성기에 비해 크게 떨어진 지뉴의 기동력을 이용하는 공격 방법을 택했어야 한다.
얼마의 더 시간이 흐르고, 이번에는 후반 26분 뉴캐슬의 스트라이커 조엘린통이 다쳤다.
뒤쪽에서 질러준 패스를 뒤쫓으려고 민재와 경쟁하다가 어깨싸움을 펼치고 뒹굴었는데, 부딪친 순간 뭔가 크게 퉁겨나가더니 발목이 이상하게 꺾이는 과정이 있었다.
그게 부상의 이유인 것 같은데, 피치에 앉은 조엘린톤 스스로도 조금은 어이없는 얼굴이었다.
‘그러게, 잘 보고 덤볐어야지.’
민재는 엘링과 함께, 팀의 터프함을 상징하는 남자 중에 하나다.
센터백 포지션이라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해서 그렇지, 이미 모든 매체로부터 유럽 탑급 센터백으로 분류됐다.
잉글랜드의 월간지 ‘포포투’는 지난 11월호에서 민재를 [버질 판데이크 수준의 선수]라고 평가했고, 리오 퍼디난드 역시 [“현시점의 폼만으로는 민재가 더 낫다.”]고 말했다.
올 시즌 우리가 치른 24번의 경기에서 20번이나 클린시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민재가 중앙 수비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쳐 준 덕분이었다.
조엘린통을 대신해 앤디 캐롤이 피치에 들어서자, 민재는 이번에 방법을 바꿔 수비를 했다.
발이 빠른 조엘린통에게는 공간을 주지 않으려고 밀착 수비를 펼쳤다면, 앤디 캐롤에겐 굳이 달라붙지 않고 그가 퍼스트 터치를 가져가길 기다렸다가 붙는 방법을 택했다.
앤디 캐롤의 퍼스트 터치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이렇듯 민재는 상대를 완전히 분석해서 수비 전략을 가져간다.
또 상대의 패스나 슈팅 타이밍에 관한 판단과 예측도 다른 센터백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어서, 본래라면 전방으로 연결되었어야 했을 패스나 골문으로 향해야 했을 슈팅이 한 경기에도 몇 번이나 민재의 발끝에 가로막히곤 한다.
이런 민재의 안정감 덕분에, 나도 좀 더 과감하게 전진할 수 있는 거다.
후반 40분이 지나가면서 뉴캐슬의 기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었는데, 미겔 알미론(Miguel Almiron) 대신 투입된 드와이트 게일의 실수 하나가 우리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봐-!!! 그건 또 무슨 지랄이야!!!!!”
화들짝 놀란 스티브 브루스가 고함을 내지르지만, 상대로부터 패스를 전달받아 버린 케빈은 재빨리 달려가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 오른발을 휘둘렀다.
팡-!
피치 바로 위로 낮게 깔린 축구공이 하프라인을 넘어서 내게 도착했고, 오른발 안쪽으로 퍼스트 터치를 가져간 나는 달라붙는 자말 루이스를 보며 상체를 움직였다.
안쪽으로 치고 나가는 척 어깨를 왼쪽으로 밀어 넣자, 자말 루이스의 무게 중심이 흔들렸다.
‘빙고.’
툭-
“???”
자말 루이스의 중심이 흔들린 틈을 타, 나는 오른발 바깥쪽으로 축구공을 밀어 넣어 다리 사이로 굴려보냈다.
다급해진 자말 루이스가 내 어깨를 잡아채 보려고 했지만, 나는 그것을 이겨 내고 앞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성공했다.
또 한 번 뉴캐슬의 왼쪽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돌진하는 나를 막아서고자 다가오는 파비안 세어의 모습을 보면서 난 반대편의 움직임을 살폈다.
‘쯧.’
안타깝게도 라힘의 쇄도는 엘링의 것만큼 빠르지 못했다. 반대 방향의 포든도 전진이 다소 늦는 상태였고, 속도를 죽이고 싶지 않았던 나는 그대로 치고 나가는 것을 택했다.
스프린트의 속도를 늦추지 않자, 당황했는지 파비안 셰어가 살짝 주춤하는 게 보였다.
그것은 내겐 더욱 속도를 높이라는 방아쇠와도 같은 망설임이었고, 상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았던 나는 볼을 앞으로 길게 밀어 보냈다.
자말 루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파비안 셰어 역시 당황해 나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애초부터 이번 드리블의 방향은 그와 멀어지는 쪽이었다.
아까는 그래도 어깨가 붙잡혔다면, 지금은 아무런 제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
어느덧 페널티박스가 내 발 바로 앞에 있었고, 한 발을 더 안으로 가져가며 골키퍼의 위치를 바라본 나는 달로우가 각도를 좁히려 움직이고 있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 난 그에게 더 기회를 주지 않으려, 조금 거리가 애매한 위치에서 그대로 슈팅을 가져가기로 했다.
‘한 번 막아 봐.’
퍽-!!
반대편 골대 상단 구석을 겨냥한 슈팅이 내 발아래에서 날아가고, 움찔한 칼 달로우가 주저앉으면서 손을 뻗어 보지만 막을 생각이었다면 자세를 낮춰서는 안 됐다.
딴에는 낮게 깔아 찰 걸 예측했던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명백한 오판이다.
골키퍼를 지나쳐 골대로 날아가는 슈팅. 곧이어 들려오는 마찰음을 듣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촤르르륵-!!
삑-! 삐?익!!
4:0.
오늘도 우린, 여전히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