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8)
117화
삑-!! 삐익-!! 삐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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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아, 후반전도 이렇게 끝이 납니다. 대한민국과 잉글랜드, 잉글랜드와 대한민국의 정규시간 90분 경기는 1 :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에 들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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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종료
대한민국 1 : 1 잉글랜드
&선수교체(교체OUT/교체IN) : 후반 16분(정성룡/이범영), 후반 26분(지동원/김보경), 후반 15분(닐 테일러/크레이그 도슨), 후반 35분(크레이그 벨라미/라이언 긱스).
후반전은 전반전 초중반까지의 좋았던 경기력이 그대로 나온 45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은 골을 집어넣지 못했다는 것이며, 후반 3분 흥민이 형과 후반 16분 동원이 형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건 무척이나 아쉬웠던 장면들이었다.
“야, 나도 물.”
연장전은 곧 시작되고, 한쪽에 모인 우리는 수분을 보충하며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 선수교체 과정을 통해 모든 전술적 지시를 내리셨던 감독님은, 전술적인 부분보다는 개인의 아쉬웠던 움직임에 관해 설명을 해주고 계시다.
“좀 더 공격적으로 해도 괜찮아.”
“네.”
“너무 상대 공격 신경 쓰지 말고.”
후반 35분, 잉글랜드는 크레이그 벨라미를 빼고 라이언 긱스를 투입하면서 극단적으로 편향된 공격 전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려면 앞선 후반 15분, 오른쪽 풀백 닐 테일러를 빼고 크레이그 도슨을 투입한 것에서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풀백 대신 센터백을 투입한 잉글랜드는 표면적으론 기존의 전술을 그대로 유지하는 듯 보였으나, 실제로는 3-4-3의 형태로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라이언 긱스가 투입된 이후에는 그를 중앙으로 보내고 라이언 버트란드를 왼쪽 측면 미드필드로 위치를 올리면서 전술을 아예 쓰리백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후 잉글랜드의 공격 진행 방향은 스터리지가 오른쪽으로 빠져줄 때 빼고는 전부 왼쪽으로 집중되었는데, 그래서 감독님 역시 후반 마지막 순간에는 나를 오른쪽으로 보내셨다.
창수 형은 부산 아이파크에서도 가끔 왼쪽 풀백으로도 뛰었던 터라, 포지션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무엇보다, 왼쪽 풀백자리를 백업할 수 있는 석영이 형의 경기력이 너무나도 좋지 못했던 이유가 컸다고 본다.
그래서 난 후반 마지막부터 오른쪽 풀백 위치에서 뛰게 됐고, 지금도 감독님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있다.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중앙수비수로 평가받는 감독님의 조언은, 항상 많은 면에서 도움이 된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왜 수비가 아니라 공격이냐고?
그야 강찬일 감독님은 현역 시절에 센터백이 아닌 리베로였기 때문이고, 공격에 가담하는 시점과 방법에 있어서 역시 탈아시아 수준이란 말을 커리어 내내 듣고 사셨다.
그래서인지 풀백이나 미드필드의 공격 타이밍을 지적해올 때면, 정말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연장에서는 창수한테 오버랩을 자제시킬 거니까…….”
“네. 네.”
85분 동안 벨라미와 함께 스프린트를 반복하느라, 조금이기는 해도 지쳐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나 여전히 체력은 많이 남아있고, 무엇보다 매번 내게 거칠게 몸을 부딪쳐오던 벨라미가 없어지고 나니,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면서 뛸 수 있었다.
내게 주어진 연장전에서의 임무는 더욱 많은 공격가담과 지금까지와 같은 스프린트였는데, 말은 쉬워 보여도 이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연장전을 치르기 위해 필드 한쪽으로 이동하면서, 난 내 허벅지가 충분히 버텨주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았다.
‘그나저나. 대체 어디에 계신 거야?’
9만이나 들어찬 관중들 속에서 부모님 두 분을 정확히 짚어낸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나 여긴, 한국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
잠깐 필드를 둘러보던 나는, 부모님을 찾는 것을 포기하곤 동료들의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반전에 우리 진짜 잘했으니까, 조금만 더 해보자.”
“그래- 승부차기까지 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선 연장전 안에 승부를 본다고 생각하자.”
“가자, 그러면! 한국!!”
“어-이!!”
여전히 우렁찬 형들의 목소리를 듣고 나니,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연장 전반의 선축은 잉글랜드가 가져갔고, 후반전부터 괜찮은 판정을 내려준 주심은 전반전에 왜 그랬던 것인가 싶을 정도로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줬다.
삐-이!!
연장전 시작되고, 그와 동시에 우린 잉글랜드를 거세게 압박해내어 20초 만에 축구공을 가져오는 것에 성공했다.
다들 지치고도 남았을 시간이지만, 예전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해오던 키워드는 항상 정신력이었다.
물론 그것은 실력의 부족을 좋게 표현하려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군면제가 걸린 대회에서만큼은 그런 정신력이 실제로 발휘된다고 믿고 있다.
후방으로 볼이 돌아오고, 감독님의 말처럼 뒤쪽으로 눌러앉은 창수 형이 가까운 쪽 영권이 형에게 패스를 보낸다.
그리고 아까까지 같은 방향에서 호흡을 맞추던 파트너에서 이제는 멀어진 사이가 된 우리는, 그렇다고 마음 까지 멀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조금씩 올라가며 전진할 타이밍을 잡던 나를, 영권이 형이 발견하고 긴 패스를 보내온 것이다.
일단 그 방향은 내가 아닌 흥민이 형 쪽이었지만,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지 분명히 아는 것 같았다.
흥민이 형이 사이드라인 앞에서 헤더로 볼을 살려내고, 높게 떠올랐다 떨어지는 축구공을 향해 난 힘껏 떠오르며 머리를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축구공은 앞쪽으로 굴렀고, 헤더 후 착지한 흥민이 형은 힘들 텐데도 전력 질주해 볼을 발아래에다 잡아놓는 것에 성공했다.
만약 거기에서 날 보고 패스를 한 번 보내주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1 : 1을 시도하던 형은 라이언 버트란드에게 볼을 빼앗기곤 엉거주춤 무릎을 꿇었다.
곧바로 시작되는 잉글랜드의 역습.
“온다!!”
하지만 난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다.
볼을 길게 차내면서 돌파를 시도하려던 버트란드에 앞서 어깨를 먼저 들이밀자, 그는 너무나도 쉽게 떨어져 나갔다.
그리곤 얼굴을 맞았다는 듯, 주심을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
“헤이!!”
헤이는 무슨.
볼을 뒤로 돌린 나는 곧바로 버트란드를 돌아보며 손가락을 좌우로 까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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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우드게이트)
“금방의 장면을 보시면, 한국이 순간적으로 쓰리백으로 전환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풀백을 높이 올리면서, 순간적으로 미드필드를 가운데로 모았죠. 어쩌면 이게, 연장전 한국의 전략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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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전반 5분, 확실히 잉글랜드 역시 체력적으로 부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특히 벨라미가 빠지면서, 잉글랜드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활동량의 부재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라이언 긱스는 아예 중앙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고, 대신 아론 램지와 톰 클레벌리가 좌우로 빠져주곤 있으나 전문적인 측면자원이 아니라 날카로움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언젠가부터 잉글랜드의 공격 진행패턴은 수비 혹은 중앙미드필드에서 볼을 전방으로 보내어, 한 번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바뀌어 버렸다.
되레, 공격의 세밀함을 강조하는 다양한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한 건 우리 쪽이다.
“여기!!”
지금도 대표팀은 펄스나인의 장점을 살린 패스플레이로, 잉글랜드의 압박을 완벽하게 벗겨냈다.
어느새 오른쪽 측면으로 위치를 바꾼 보경이 형이 발아래에 볼을 잡아두고, 동시에 반대편에 있던 태희 형이 가운데로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 나도 보경이 형의 뒤를 빠르게 스쳐 지나면서, 잉글랜드의 수비가 볼을 가진 선수에게 밀집되는 것을 막았다.
그러자 보경이 형 앞에는 좀 더 많은 선택지가 펼쳐졌고, 부지런히 달려 쇄도한 자철이 형에게로 좋은 패스가 이어진다.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잉글랜드의 수비라인.
나쁜 각도였지만, 슈팅이 시도된다.
파앙–!!!
“아아- 씨팔!!”
“괜찮아! 잘했어!”
“굿패스! 나이스 슈팅!”
아쉽게도 정면으로 향한 슈팅은 잭 버틀란드 골키퍼의 손에 걸리며 골라인을 벗어났지만, 짧은 아쉬움을 털어낸 우리는 손뼉을 치며 사기를 더욱 끌어 올렸다.
90분을 뛴 탓에 내려앉았던 피로가, 지금의 슈팅 한 방에 절반 이상 사라져버린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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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아쉽습니다아- 그렇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잉글랜드 선수들의 발이 땅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상대도 지쳤다는 겁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조금만 더 힘을 내주면, 골문을 다시 열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배정세)
“구자철의 아쉬웠던 슈팅. 그렇지만 차범근 위원님의 말씀처럼, 잉글랜드 선수들의 움직임이 급격히 느려진 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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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전반 6분 만에, 난 벌써 몇 번이나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전력 질주를 반복했다.
덕분에 조금 숨이 차올랐고, 코너킥이 진행되는 이런 순간은 내가 조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이었다.
옆을 돌아보자 감독님이 자리에 앉아 날 쳐다보고 계셨는데, 난 괜찮다는 의미에서 오른쪽 엄지를 들어 올려 보였다.
지쳐 보이는가?
‘후우- 죽겠기는 하네.’
확실히, 크레이그 벨라미는 성격은 최악이어도 수비를 담당하는 처지에서는 무척 까다로운 공격수였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지쳤던 적은 잘 없는데 말이다.
그게 아니면, 보름도 되지 않는 시간에 벌써 네 번째 경기를 치르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다.
‘아마, 이쪽이겠네. 응?’
코너킥은 별다른 수확 없이 끝나고, 잠깐 잉글랜드가 볼을 점유하며 공격을 전개했지만 특별한 위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러던 중.
‘뺏었나? 어, 뺏었네?’
다시 한번 전력으로 달려나가야 할 상황이 발생했다.
패스를 발밑에 제대로 놓아두지 못한 클레벌리로부터, 종우 형이 볼을 빼앗아낸 것이다.
잉글랜드가 한창 공격진영에서 빌드업을 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격라인은 상당히 올라와 있었고, 수비 역시 하프라인 바로 아래에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곧장 앞으로 연결된 축구공이 자철이 형에게 도착하고, 두 명의 마크맨 사이에서 탈출한 형은 가운데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움직인 흥민이 형에게 아웃프런트 패스를 보냈다.
반 박자 빨랐던 돌파와 반 박자 빨랐던 패스.
민첩한 만큼, 정확도는 다소 부족했다.
축구공은 흥민이 형이 잡기엔 다소 길어 보였지만, 쉼 없이 달려간 축구공은 사이드라인 바로 앞쪽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본래라면, 난 흥민이 형 곁에 숫자를 늘려주고자 앞쪽으로 움직이던 중이었다.
한데 좌우로 넓게 펼쳐진 잉글랜드의 수비진영 곳곳엔,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 텅텅 빈 곳을, 나는.
“혀-엉!!!”
차마, 외면해버릴 수가 없었다.
***
“이런, 말도 안 되는!”
“지금 저게 파울이라고?”
“오, 여왕님 맙소사.”
“…….”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동요하는 사람들 속.
제임스 그래험이 난감해하며 이마를 긁적인다.
자신이 보기에, 지금은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 맞았다.
마치 번개처럼 느껴졌던 김다온의 언더랩.
그는 피치 위에 있는 잉글랜드 선수 전원을 거북이처럼 보이게 만들면서, 위험지역으로 전광석화같이 파고들었다.
‘흐음- 이건 조금 아프군.’
전반전과 정규시간 최종 결과 1 : 1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면서, 제임스 그래험은 이미 총액 8천만 유로에 달하는 수입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
연장전과 승부차기에 따른 베팅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 더 승부에 개입할 필요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무엇보다, 제임스 그래험이 주심과 합의한 판정의 횟수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한차례의 판정으로, 주심은 딸 아이의 수술과 입원비용 모두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받게 될 것이었다.
괜히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간 꼬리가 밟힐 수도 있다는 것을, 과거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잘 알고 있었던 그래험은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도로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대신에 그는, 경기 전 재미로 구매한 100유로짜리 베팅 용지를 찢어버리기로 한다.
찌익-, 찌익-
제임스 그래험은 연장과 승부차기를 포함, 한국과의 경기에서 잉글랜드가 승리한다는 데에 100유로를 걸었다.
그에 대한 대가는 겨우 1.7유로.
“이런! 당신도 돈을 잃었습니까?”
“그렇게 될 것 같군요. 후반전부터 하는 플레이를 보면, 이 세대에서는 별로 비전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대단한 제임스 그래험 백작의 말이로군요.”
“하하. 그건 너무 과찬 아닙니까?”
“과찬이라뇨! 전 당신이 판돈을 잃는 것도 오늘 처음 봅니다.”
“…….”
상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오싹한 미소를 지어 보인 제임스 그래험은, 알고 싶지 않던 상처를 마주한 것에 분노했다.
그랬다.
귀족들 사이에서도 축구광으로 널리 알려진 제임스 그래험은, 판돈을 잃지 않는 남자로도 유명했다.
물론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그는, 기껏해야 100유로를 베팅하여 최대 10유로 정도를 벌어들이는 것이 전부였기는 하다.
하지만 그는 늘, 베팅에서 승리해왔다.
“Oh, Bugger!!”
“마틴!! 교양 없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 멍청한 꼴을 좀 봐!”
고작 작은 욕설 하나에 예민하게 구는 귀부인의 목소리에 귀를 닫으면서, 제임스 그래험은 1 : 1에서 2 : 1로 바뀐 전광판에 시선을 두었다.
그리고 그 아래 그라운드에는 P.K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16번이 그의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험의 시선은 그 곁을 향했다.
‘저 녀석, 벤피카였던가?’
유난스럽게 기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12번을 지켜보면서, 제임스 그래험은 16년 만에 판돈을 잃게 만든 풀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전반전에 골로 기록되었던 슈팅을 포함, 크레이그 벨라미의 공격력을 85분 내내 억제하고, 체력적인 문제를 겪을 법한 연장전에도 놀라운 스프린트로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
현시점, 이번 올림픽 최고의 풀백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피치 위에서 보여준 셈이었다.
김다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제임스 그래험.
‘돈이 되겠어.’
비록 자신에게 판돈을 잃는 수모를 안겨다 줬지만, 제임스 그래험은 지금 김다온의 모습에서 짙게 풍겨오는 돈의 냄새에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잠시, 실례.”
“응?”
지루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와, 복도 한쪽으로 걸어간 그래험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한 남자에게 전화를 건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보게, 날세.”
-응? 제임스? 또 번호가 바뀌었나?
“뭘, 새삼스럽게. 조만간 골프나 치는 게 어떻겠나? 장소는 자네가 알아서 정하고 말이야.”
-……투자로군. 얼마나?
“글쎄. 대략 2년 정도 지났을 때, 얼마나 가치가 올라가 있을지 잘 모르겠거든.”
-???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하지. 다만 분명한 건, 자네를 괴롭히는 UEFA 녀석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거야. 다만, 나도 조건이 있네.”
-그야 그렇겠지. 그것도 그때 할 생각인가?
“아니, 이건 당장 말하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그리고 그걸 자네가 반드시 구매해줘야 하겠네.”
-뭐??
제임스 그래험, a.k.a 그림자.
그는 마음에 드는 것은, 반드시 직접 소유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
작가의 말 ? 어, 제임스 그래험은 악당이 맞지만 극 중 악역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