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84)
1152화 Leadership (3)
.2021.01.23. 경기 결과(FA 컵 32강)
첼트넘 1 : 4 맨체스터 시티
[골] 리암 델랍 : 전반 26분(토미 도일), 후반 30분(페르난지뉴), 후반 49분(일카이 귄도안)아드리안 베르나베 : 후반 27분
김다온 ? 미출전(명단 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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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oung City Brings Big Win! : 리암 델랍의 커리어 첫 해트트릭과 함께 4:1 승리를 거머쥔 맨체스터 시티. 스완지 시티와 FA컵 16강에서 격돌. – Sky Sprots(U.K)]? 펩 과르디올라, “팀의 젊은 선수들이 보여 준 경기력에 만족한다. 이 팀은 진정으로 오랜 기간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
2021년 1월 24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첼트넘 원정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오늘, 펩은 예고한 대로 올루프의 일을 팀에 밝혔다.
당연하게도,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몇몇은 바로 날 돌아보기도 했다.
난 그런 그들을 보며 쓰게 웃었고, 내가 미리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 이들은 씁쓸한 얼굴이 되어 펩이 전하는 이야기를 마저 들었다.
“전혀 슬퍼할 것 없다. 그는 그저 삶의 새로운 단계로 나서려는 것일 뿐이다. 잠시 뒤 그가 이곳에 왔을 때, 나는 자네들이 웃는 얼굴로 친구를 보내 주길 바란다.”
“…….”
비록 피치 위에서 보여 준 모습은 평범했지만, 이곳에서 올루프 뫼르크라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은 이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보직이 어떻든 늘 최선을 다했고, 주변 사람을 알뜰하게 챙기는 듬직하고 자상한 동료였다.
마치 과거 나를 보살펴 주었던 것처럼, 올루프는 시티에서도 같은 일을 성실히 해냈다.
그랬기에, 지금 듣는 이야기가 더 충격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 다음으로 올루프와 각별했던 케빈과 리크는 넋이 나간 얼굴을 하고 있다.
잠시 뒤 펩이 물러나고, 식당 입구에서 나타난 올루프가 천천히 걸어 우리의 앞에 섰다.
“들은 대로야. 그렇게 됐어.”
그렇게 됐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올루프는 가족을 위해서 은퇴를 선택해야 했다고 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없는 건 슬프지만, 이것이 최선이라면서 말이다.
이야기하는 올루프의 표정은 이틀 전보다 훨씬 개운해 보였고, 난 그래서 희미하게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슬퍼해 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기에, 나는 친구의 선택을 존중하며 그가 삶의 다음 단계에서는 영원히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별을 받아들이는 일이 편해졌다.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견딜만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에 속할 수 있어서 기뻤어. 앞으로도 계속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할 생각이라,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을 거야. 혹시 알아? 내가 너희 중 누군가의 감독이 될 수도 있어. 하하하. 아무튼…… 너희들 모두를 사랑해. 이건 정말로 진심이야.”
올루프의 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난 뒤, 우리는 앞으로 나가 그를 끌어안으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일단 올루프는 당분간 클럽 지정 병원에서 심장 질환과 관련된 치료를 받을 예정이고, 일단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클럽에 머물기로 했다.
이는 보드진이 먼저 제안한 부분으로, 클럽은 올 시즌의 남은 급여를 모두 보장하는 한편 원한다면 코치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밟겠다는 말도 보탰다.
하지만 올루프는 일단 덴마크로 돌아갈 생각인 듯했다. 쾨벤하운에 집을 구한 뒤, 덴마크 축구협회에 출근하며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과정을 병행키로 한 것이다.
난 기왕이면 마음을 바꿔 계속 시티에 머물러 줬으면 했지만, 올루프의 꿈을 응원해야 한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었다.
“다음은 미디어야. 괜찮겠어?”
“물론이지. 이젠 익숙해졌어.”
앞으로 30분이 더 지나면, 클럽 ITK인 샘 리와 ‘맨체스터 이브닝’의 레녹스 베이커가 올루프의 은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기사를 업로드할 예정이다.
짧게 간략한 속보를 샘 리가 먼저 본인의 계정에 올리고 나면, 5분 뒤 레녹스가 작성한 기사를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당분간 정신없을 올루프일 것이기에, 나는 이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말하라고 이야기했다.
“없어.”
“그래?”
“응. 그냥.”
“?”
“내 꿈을 네가 이어 가 줘.”
“?!”
올루프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
솔직히, 알고 있진 않았다.
그렇지만 그게 축구와 관련된 것이고 올루프 역시 나와 같은 평범히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친구도 마찬가지의 꿈을 꾸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난 멍하니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언제까지고 서로의 곁에서 응원을 보내자고 이야기했다.
올루프는 본인의 꿈을 이어받을 나를 위해. 그리고 나는 새로운 삶의 단계로 나선 친구를 위해, 지금까지와 같은 모습으로 서로의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
비록 처음과는 다른 형태이긴 하겠지만, 끈끈하게 이어진 연결 고리는 끊어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정말로 약해지긴 싫었으나, 오늘은 똑같이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약간은 버겁게 느껴지고 있다.
***
[Breaking News : 심장 질환으로 은퇴를 결정한 올루프 뫼르크. 내일 오후 2시, 에티하드 캠퍼스의 미디어 존에서 인터뷰가 있을 예정. – 샘 리 Via Twitter/2021.01.2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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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올루프 뫼르크는 지난 12월 중순 재활 도중 심장 부근의 통증을 느꼈으며, 검진이 끝난 후 희귀한 유형의 심장 질환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맨체스터 이브닝/2021.01.2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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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루프 뫼르크, “비록 원하는 방식의 퇴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웃으며 피치를 떠날 수 있어 만족한다. 앞으로의 내 삶은 나의 건강과 가족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언젠간 피치로 돌아온다. 선수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 BBC/2021.01.25.(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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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루프 뫼르크의 은퇴에 관해 언급한 펩 과르디올라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 ? 맨체스터 이브닝/2021.01.25.(오후)]? 펩 과르디올라, “안타까운 일이라고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그는 겨우 28살이고, 앞으로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 그는 내가 경험한 선수 중 가장 성실했던 남자였다. 그와 함께하여 행복했고, 앞으로 영원히 그를 응원하겠다.”
? 김다온, “중요한 건, 그가 멀쩡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는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들이며 누군가의 남편이자 또 아버지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한 삶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올루프는 나의 은인이었다. 이번 시즌을 통째로 그에게 바치겠다. 새로운 인생의 시작 단계에서, 그가 우리의 경기를 보며 행복해하길 기대한다.”
? 케빈 더브라위너, “함께 있었던 모든 시간에 감사하고 싶다. 그와 함께 리그와 컵 그리고 빅이어를 들어 올릴 수 있었어서 다행이다. 비록 앞으로는 함께할 수 없지만, 언젠간 그라운드에서 다른 모습으로라도 만나기를 바란다.”
? 에므리크 라포르트,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서 슬퍼하지 않고, 그의 미래를 응원하기로 했다. 뛰어난 축구 선수이자 그보다 더 훌륭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에게 많은 걸 배웠다.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2021년 1월 26일. 웨스트 브로미치 B71 4LF, 잉글랜드. 할포즈 레인, 더 호손스(The Hawthorns. Halfords Ln. West Bromwich B71 4LF, England).
.경기 시작 10분 전
웨스트 브로미치 0 : 0 맨체스터 시티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3-4-2-1/4-2-3-1
GK ? 에데르송 / GK ? 샘 존스톤
RCB ? 존 스톤스 / RB ? 다넬 펄롱
CB ? 김민재 / CB ? 세미 아자이
LCB ? 후벵 디아스 / CB ? 다라 오`셰어
RWB ? 김다온 / LB ? 키어런 깁스
RCM ? 로드리 / RCM ? 로메인 소여스
LCM ? 일카이 귄도안 / LCM ? 제이크 리버모어
LWB ? 주앙 칸셀루 / RAM ? 로버트 스토드그래스
RAM ? 리오넬 메시 / CAM ? 마테우스 페레이라
LAM ? 베르나르두 실바 / LAM ? 칼란 그랜트
ST ? 엘링 홀란 / ST ? 칼럼 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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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점에서만 해석해 보면, 가해자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더 쉬운지를 알 수 있다.
엄청나게 극단적인 이분법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당하는 쪽에서는 매번 예상치도 못한 감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건 좋은 일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나쁜 일들이 우리의 삶 속에는 더 많다는 것이며, 가진 감정을 표출커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 보호하고 있다.
부정(否定). 분리(分離). 투사(投射). 해리(解離) 등.
흔히 방어기제라고도 알려진 이런 행동들은 부정적인 경험과 감정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인간의 자기방어 본능이 발동된 것들이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피해자이면서도 그것을 드러내면 순식간에 가해자가 되어 버리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가해와 피해의 경계가 종잇장보다 얇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혹은 본인이 입은 피해가 상대가 의도한 것이 아닌, 어찌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일 때에 발생키도 한다.
이러할 때 우리는 분노하고 싶지만, 그를 표현할 수 없어 달리 대체할 것을 찾게 된다.
쉽게 말해 투사체(投射體)가 필요하다는 말인데, 이번 경우 우리는 지금부터 상대하게 될 웨스트 브로미치에게 화풀이를 하려고 한다.
맨체스터를 떠나 웨스트 브로미치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우린 그 어느 때보다도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각자의 생각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준비를 끝내고 잠시 모였을 때, 나는 우리가 같은 생각을 공유 중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그걸,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나도 알아.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그 부분을 말이야. 난 슬프고, 그건 모두 다 마찬가지겠지. 화도 날 거야. 왜냐하면 올루프는 진짜 멋진 친구였으니까.”
“…….”
“신이 이유가 있어서 그에게 그런 시련을 주었을 거라는 말 따위는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아. God Did? Fuck God! 세상의 어떠한 신도 자신을 위해 매일 기도하는 사람에게 불행을 안겨다 주지는 않을걸? 하지만 피치에 있는 신은 그러한 녀석이야. 지독하게 변덕이 심하고, 때때로 사람을 곤경에 빠트리는 걸 즐기지. 어떻게 아느냐고? 날 믿어. 내 왼쪽 발목에 남은 흉터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니까.”
솔직히 나는 한참 전부터 분노한 상태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일 거로 믿고 있다.
이 감정은 올루프가 아닌 훨씬 이전 카일의 일 때부터 발생했으며, 그것을 잘 참아 내고 있던 와중 슬픈 소식이 닥쳐와 더는 담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만약 지금 내 가슴 속에서 굴러다니는 감정을 다른 이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거라면, 이를 잘 풀어내지 않는다면 결국 언젠간 썩어 버릴 걸 알고 있다.
인내(忍耐) 역시 방어기제의 하나라지만, 엄밀하게 말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는 의미이지 감정을 영원히 참아 낸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린 한 달 가까이 부정적 경험과 감정을 잘 인내해 왔고, 오늘 투사를 통해 이 감정들을 올바로 풀어 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난,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린 해낼 거야. 아무리 X같은 일이 있어도, 우린 해낼 거라고. 무얼? 전부. 전부 다. 나는 모든 트로피와 더 나아가 모든 경기에서의 승리를 원해. Never Lose. 완벽한 축구. 지지 않는 팀이 존재하는 거라면, 그게 현재의 우리라는 사실을 보여 주겠어. 무엇 때문에?”
“…….”
“바로, 이 빌어먹을 짓을 하는 신이 틀렸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야. Let`s Go-!! 우린 이 모든 것을 너희의 눈앞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낼 거야!! 그러기 위해 오늘 먼저 브로미치 녀석들을 박살 낸다! VAMOS!!”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나는 동료들의 눈빛에서 불꽃이 점점 커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불꽃을 피우고 있다가 그것을 점차 키웠고, 누구는 찰칵하면서 발화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타오르며 주변을 모두 삼키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너무 뜨거워지는 건 일반적으론 좋지 않았지만, 나는 그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알고 있다.
“부탁할게요.”
“응. 맡겨만 둬.”
“네.”
리오는 언제나 나의 열정이 동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잡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반대로 리오가 타오를 땐, 내가 냉정한 상태가 되어 그와 팀 전체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주장 완장이나 부주장이라는 타이틀이 없어도, 본인의 이름만으로 리오는 팀 전체에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리오가 있기에, 나 역시 괜찮을 수 있다.
최근 팀에 일어난 모든 사건 사고들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웃거나 하며 팀의 결속력을 높이고 동료가 받은 상처를 위로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게도 기댈 구석은 있다.
리오, 펩. 그리고.
“Para Oluf(올루프를 위해).”
“Sim. Para Oluf(그래. 올루프를 위해).”
복도로 먼저 들어서지 않고 날 기다리던 베르나르두와 주먹을 부딪친 후, 나는 이 친구와 함께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얼마 걷지 않아.
“이봐, 베르.”
“?”
“건강해라. 꼭.”
“……그럴 거야.”
“응.”
이번 일을 통해 클럽은 오는 28일부터 선수단과 백룸 스태프 전원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끔 했다.
우선은 28일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먼저 지정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29일부터는 순서대로 백룸 스태프가 마찬가지의 검사를 받는다.
그렇게 백룸까지 모두 끝난 뒤엔 보드진의 검사가 이어지는데, 앞으론 주기적으로 심장 질환의 유무를 검사하는 일정을 시즌 사이에 끼워 넣으려고 한다.
난 다른 클럽도 이를 배워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있잖아.”
“?”
“네가 내 건강 걱정할 때는 아니지 않아?”
“뭐어-?”
“그야 그렇잖아. 내 발목은 멀쩡하지만, 네 발목은 이미 한 번 갈아엎었다고. 오히려 건강 걱정은 내가 아니라 네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하-!”
어김없이 장난으로 마무리하는 베르나르두의 방어기제는 틀림없이 유머(Humor)일 것이다.
진정으로 건강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이 주로 가지는 방어기제로 알려졌는데, 팀 전체를 통틀어 봐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이 친구뿐이었다.
그렇기에 베르나르두의 존재가 팀에는 더 소중했고, 그렇기에 베르나르두를 내가 믿고 의지하는 거다.
이 친구와 함께 지내다 보면, 너무 심각한 내가 우스워 날카로워진 신경이 풀릴 때가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잘 들어. 이 형님 발목은 완전히 헐크의 것과도 같거든. 아니면 아이언맨이나. 무슨 의미인지 알아? 완전 초인 수준이란 거다, 이 녀석아. 네 소녀 같은 발목이랑은 비교하지 말아 줄래? 조금 불쾌하니까?”
“웃기시네. 너덜너덜했던 주제에.”
“Ei-! Amigo! 나 상처받았거든?”
“퍽이나. 전혀 아니면서.”
“빌어먹을 새끼. 눈치는 빨라 가지고.”
“뭐라고?”
“시꺼. 어서 걷기나 해.”
퍽-
가볍게 엉덩이를 걷어차인 베르나르두가 발끈하고, 잠시 뒤 우리는 복도의 앞에서 폭소를 터뜨렸다.
“오, 이런 젠장. 내가 뭐 땜에 화가 났었지?”
“올루프. 그리고 어쩌면 카일?”
“그래, 맞다. 하아- 가자. 어쩐지 내가 우스워졌어.”
“그걸 이제 알았다니 다행이네.”
“Fuck You, Bxxch!”
“오, 고마워. 너도.”
“하아- 진짜로 멍청이 같아.”
“나? 아니면 너?”
“당연히 너지.”
“내가? 내가 왜?”
“시끄럽다니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수다 끝에 복도의 앞에 다다랐을 때, 베르나르두와 나는 이어 오던 싸움을 잠시 접어 두고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기로 했다.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낭비할 기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있다.
그렇지만 친구를 준비한 셀레브레이션을 보여 주며, 우리의 지지와 응원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는 오늘이 유일하다.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난 표정을 가다듬으며 피치로 출발하기 전 잠깐 뒤를 돌아보며 팀 전체에게 소리를 내질렀다.
“FOR OLUF!! LET`S GO-!!!”
곁을 떠나는 친구를 위한 경기.
오늘 상대는 날을 잘못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