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85)
1153화 Leadership (4)
강등권인 19위에 자리한 웨스트 브로미치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특별한 기록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그건 바로, 지금까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 팀 중 유일하게 2골 이상을 기록한 클럽이라는 점이다.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때문이긴 했지만, 어쨌든 기록은 기록이었다.
이는 90년대 잉글랜드 축구를 혁신한 샘 알라다이스의 웨스트 브로미치 감독 데뷔 경기기도 했는데, 그로부터 약 40일이 지난 지금 빅 샘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계의 거대 공룡이 내뱉은 한숨이 더 호손을 채우고 있는 이유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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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6분
웨스트 브로미치 0 : 9 맨체스터 시티
(빌 레슬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Manchester Nine- West Bromwich Nil- 어쩌면 우린 오늘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역대 프리미어리그의 어떠한 경기도 10골 차로 끝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남은 정규 시각은 19분입니다. 아마도 한참 전부터 대기심이 경기 진행 요원들과 대화를 나눴을 겁니다. 과연 이런 경기에서 추가시간을 주는 것이 옳은 판단이냐고요. 자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시티는 멈출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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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올 시즌 시티의 무시무시한 경기력은 숱하게 지켜봤지만, 오늘이 단연코 가장 맹렬합니다. 두 명의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단일 경기 최초로 다온이 한 경기에서 다섯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What a Game. 이건 틀림없이 역사에 남을 시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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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의 선제골은 전반전 6분 만에 터져 나왔다. 엘링 홀란과 리오넬 메시의 포지셔닝에 의해 브로미치의 최종 수비라인이 높아진 틈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엘링 홀란을 따라서 움직인 브로미치의 센터백의 정신이 팔린 틈을 타, 2선에서 침투한 귄도안이 김다온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정확한 슈팅을 꽂아 넣었다.
어쩌면 이른 시간에 실점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알라다이스기에, 그는 빠르게 선수들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시티의 열기가 브로미치를 집어삼켰다.
일카이 귄도안의 득점이 있고 나서 약 8분 뒤, 브로미치의 오른쪽 진영을 헤집은 리오넬 메시가 김다온에게 패스를 연결해 두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페널티 박스 외곽까지 침투한 김다온은 리오넬 메시의 패스를 다이렉트로 걷어찼고, 레이저빔처럼 날아간 축구공은 그대로 반대편 그물에 꽂혔다.
골키퍼를 포함한 브로미치 선수 모두를 얼어붙게 만든 김다온의 득점이 만들어진 순간, 브로미치는 이미 전의를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득점 직후 카메라를 찾아 움직인 김다온이 유니폼을 들어 올리고, 안에 입은 흰색 셔츠에 적힌 글자를 전광판을 통해서 본 알라다이스는 운이 없다고 여기게 됐다.
김다온의 셀레브레이션은 심장 질환으로 은퇴를 결정한 올루프 뫼르크를 위한 것이었는데, 시티의 방심이 승률을 높일 유일한 방법이었던 브로미치로서는 절망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맨체스터 시티는 브로미치를 거세게 몰아붙여 전반전에만 여섯 골을 쏟아부었다.
단일 경기 전반 최다 득점인 것은 물론, 하프타임 선수들의 앞에 서는 일이 두려워지게 만들 만큼의 압도적인 점수 그리고 경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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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만약 축구에도 콜드 게임이 있었다면, 이번 경기가 바로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시티가 전에도 9:0 경기를 만든 적은 있긴 했습니다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내용은 아니었거든요? 과르디올라 감독도 오늘은 엘링 홀란이나 리오넬 메시. 그리고 김다온을 교체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양은석) – SPORTV 캐스터
“동료를 위한 시합. 그 의지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교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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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휘슬을 분 크리스 카바노프가 사이드라인을 보며 손짓을 보냈을 때, 순간이나마 샘 알라다이스는 펩 과르디올라의 배려를 기대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의 선택은 베르나르두 실바를 빼고 필 포든을 투입하는 것이었고, 마찬가지로 로드리를 빼고 페르난지뉴를 투입하는 것 역시 배려로 여기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여전히 피치 위에는 괴물들이 있었고, 그들을 상대하는 브로미치는 이제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좀비처럼 느껴졌다.
한 경기에서 열 골이나 허락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뒤따를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이, 브로미치 선수들의 몸을 던지게 하고 달리기를 하게 만들었다.
얼마든지 거친 파울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러기엔 브로미치 선수들의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아 보였다.
‘뚫렸어. 또다시 말이지.’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에 의해 다시 무너진 브로미치의 왼쪽 측면. 알라다이스는 하프타임 때 녹초가 되어 버린 팀의 왼쪽 라인 전부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기존의 칼란 그랜트(Karlan Grant)와 키어런 깁스를 빼고, 코너 타운젠드(Conor Townsend)와 리 펠티어(Lee Peliter)라는 두 명의 사이드백을 왼쪽에 배치하는 전략을 가져간 것이다.
그리고 여덟 골 차가 된 이후에는 공격 미드필드로 뛰던 테우스 페레이라(Matheus Pereira)를 빼고 센터백 카일 바틀리(Kyle Bartley)를 투입해 파이브백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경기의 포기 선언임과 동시에, 더 큰 참사만은 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경기 시각 19분을 남겨 두고 아홉 골 차가 되어 버렸다.
클럽의 수치로 남을 수도 있는 하루.
6살이던 1960년부터 축구를 해 온 샘 알라다이스에게 있어서도, 오늘은 61년 만에 맞이한 가장 큰 위기이자 평생의 굴욕으로 남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No. Please No.’
소리를 내지를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은 알라다이스의 눈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브로미치의 선수들이 보였다.
결국 어떻게든 수비해 내야만 했던 다라 오`셰어(Dara O`Shea)가 리오넬 메시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지만, 거긴 페널티 박스의 안이었을뿐더러 경고 역시 한 장 있는 상황이었다.
여지없이 휘슬을 분 카바노프가 P.K를 선언하고, 한 번쯤 모르는 척 지나칠 수도 있지 않았냐는 서운함이 알라다이스를 포함한 웨스트 브로미치 사람들을 흔든다.
그러나 한편으론, 너무나도 노골적인 파울을 주심에게 모르는 척 넘어가라고 하는 것 자체도 우스웠다.
심판의 역할은 경기의 균형을 맞추거나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한 게 아닌, 공정(公正)이라는 요소를 피치에 더하는 일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카바노프는 제대로 일을 해냈고, 심판의 살짝 찌푸린 얼굴을 본 알라다이스는 그 역시 많이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지간한 파울이었다면, 크리스 카바노프는 눈을 딱 감고 현실을 외면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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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정말 10:0이 나옵니까? 다른 리그도 아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10:0 경기가 나올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궁금한 건 P.K를 누가 처리할까 하는 건데요.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은 자신이 직접 처리해 온 메시입니다만, 맨체스터 시티로 와서는 종종 양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양은석)
“아- 지금 카메라가 라포르트를 비추고 있습니다. 아마도 라포르트가 페널티킥을 처리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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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메시가 라포르트에게 페널티를 양보할 것 같습니다. 이것을 보면 분명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라포르트 개인이나 혹은 올루프 뫼르크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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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레슬리)
“History-! 새로운 역사가 지금 막 쓰여집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단일 경기에서 한 팀이 두 자릿수의 득점을 기록한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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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희생양이 되어 버린 순간, 샘 알라다이스는 부임 한 달 만에 은퇴를 결심한다.
가뜩이나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으며 써드 파티 제안과 관련한 스캔들로 명성과 이미지가 실추될 대로 실추되었다. 여전히 미련이 남아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이젠 여기까지다.
과거 샘 알라다이스는 아르센 벵거와 함께 잉글랜드 축구에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체질을 개선한 인물이었다.
특히 선수의 몸에 송수신기를 붙여 경기 중의 활동 범위와 컨디션을 확인하는 일을 최초로 시도했고, 스쿼드와 훈련 계획을 구성하는 부분에서는 지금까지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태생적인 것에 가까운 전술 부재는 과학기술이 보편화된 현대 축구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다.
본인이 가진 장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보편적인 것들이 되어 가는 동안, 샘 알라다이스는 전술적으로는 그 어떠한 발전도 보이지 않았다.
축구계의 거장은 애써 그런 목소리를 무시했으나, 눈앞에 받아 든 현실은 더는 고개를 돌릴 수 없게 만들었다.
삑-! 삐?익! 삐—익!!
10:0이 된 이후 팀 내 주요 선수를 모두 제외한 과르디올라에게 다가서며, 샘 알라다이스가 서글픈 눈빛으로 본인의 결심을 조심스럽게 알린다.
“자네가 날 은퇴하도록 만들었군.”
“정말, 미안합니다.”
“하하. 아니, 오히려 내가 고마워해야지.”
“샘…….”
“놀라운 팀이더군. 자네들이 최고일세.”
“…….”
당장 몇 분 뒤에 있을 인터뷰부터 시작하여, 한동안 미디어는 웨스트 브로미치의 오늘 굴욕적인 패배를 다룰 것이다.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거론될 것이며, 자극적인 단어와 문장으로 돈을 벌어 온 곳은 적나라하고 신랄한 어조로 브로미치의 선수들에게 모욕을 주려고 할 거다.
오랜 기간 집착해 온 명예가 아무것도 아닌 것임을 깨달은 빅 샘은, 머뭇거리는 ‘Sky Sports’ 리포터의 앞에 서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이야기한다.
“선수들은 죄가 없다. 모든 건 내 잘못이다.”
알라다이스의 이런 당당한 모습은 브로미치 팬들의 공분을 사기엔 충분하겠지만, 다른 이들은 커리어의 마지막 순간에 보여 준 선구자의 리더십에 박수를 보냈다.
웨스트 브로미치가 약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시티가 너무 강했다.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릴 다수의 마음을 바꿔 놓은 알라다이스의 인터뷰로 인해, 브로미치에게 닥칠 끔찍한 시간은 그나마 견딜 수 있는 것들로 변할지도 모른다.
친구를 위한 경기였던 2021년 1월 26일.
시티는 오늘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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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2020/21 EPL 19R)
웨스트 브로미치 0 : 10 맨체스터 시티
[골] 일카이 귄도안(7) : 전반 06분(김다온/26)김다온(8) : 전반 14분(리오넬 메시/14)
리오넬 메시(26) : 전반 17분(김다온/27), 전반 21분(베르나르두 실바/5), 후반 04분(F.K)
엘링 홀란(29) : 전반 33분(김다온/28), 전반 45분(C.K/김다온/29), 후반 25분(베르나르두 실바/6)
베르나르두 실바(5) : 후반 13분(김다온/30)
에므리크 라포르트(1) : 후반 34분(P.K/리오넬 메시/15)
김다온 ? 81분 출전(1골 5어시스트/평점 10.0/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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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CK!! 10-0 : Biggest win ever in Premier League history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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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의 엄청나고도 화려한 경기력은 프리미어리그의 균형에 대해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이 파괴적인 집단은 지금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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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가 오늘 경기를 통해 달성한 기록들 ? Goal.com]? ● 오늘부로 맨체스터 시티가 새롭게 작성 혹은 경신한 기록들
-> 최단 경기 시즌 100득점 돌파 : 19경기
(기존 25경기/2017/18 맨체스터 시티)
-> 단일 경기 최다 득점(점수 차) : 기존 9점
(1995.03.04. 맨유 VS 입스위치 타운)
(2019.09.21. 맨시티 VS 왓포드)
(2019.10.25. 레스터 시티 @ 사우샘프턴)
(2021.01.13. 맨시티 VS 브라이튼)
-> 단일 경기 최다 패스 : 1,067회
(2018.04.23. 맨시티 vs 스완지 시티/1,015회)
-> 단일 경기 최고 점유율 : 86%
-> 단일 경기 최다 코너킥 : 24회
-> 단일 경기 최다 슈팅 : 40회
-> 단일 경기 최다 유효 슈팅 : 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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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 30어시스트 달성에 성공한 김다온, “친구를 위한 경기에서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 팀이 워낙 잘나가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어시스트는 내가 잘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한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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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의 웨스트 브로미치전 10:0 대승 이후, 그들과 같은 강한 클럽이 더 많이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한 리오 퍼디난드.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클럽이 나타난 것은 무척 기쁜 일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앞으로 1, 2년 사람들은 그들의 성공에 고무될 것이다. 하지만 그다음은? 만약 다른 클럽이 힘을 내지 못한다면, 프리미어리그는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 BT Sports]***
2021년 1월 27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시티 HQ.
전날 10:0 대승의 보상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단은 다시 한번 휴가를 얻었다.
펩 과르디올라는 5:0 승리 이상일시 이튿날 휴가를 주겠다는 약속을 강령으로 만들어둔 상태이고, 그에 따라 시티는 벌써 12번째의 휴가를 얻게 되었다.
물론 일정이 빡빡한 경우 선수단 스스로 휴가를 반납할 때도 있어, 그 횟수는 아직 두 자릿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보드진은 선수단이 휴가를 반납할 때마다 하루 급여에 절반을 더 얹은 금액을 입금해 주고 있다.
선수단은 희생에 대한 보상을 얻어서 좋고, 클럽 역시 선수들의 신뢰를 비교적 적은 지출로 얻을 수 있어서 좋은 쌍방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오늘,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는 추가 지출이 없는 하루에서 펩 과르디올라를 만났다.
카일 워커의 문제를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정리해야 했던 지라,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은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이 둘이 만나는 것은 오랜만의 일이었고, 칼둔은 전날 승리를 축하하는 작은 선물을 과르디올라에게 건넸다.
“와인입니까? 그것도 화이트?”
“하하. 자네가 화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그건 무척 특별한 녀석일세.”
“그렇습니까?”
“Leroy Domaine d’Auvenay Les Gouttes d’Or. 시중에서는 거의 3만 달러에 팔리는 물건이지.”
“달러? U.S로 말입니까?”
“그러네.”
“와우. 이거 엄청난 선물이로군요.”
한 병에 수천만 원이나 하는 와인을 선물로 받은 과르디올라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따 보겠다며 이야기를 한다.
그러기를 바랐던 칼둔은 병을 다시 돌려받아 보관함에 넣었고, 가방에까지 넣은 물건을 과르디올라의 곁에 놓아두었다.
“사실.”
“?”
“어쩌면 팀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네.”
“큰 사건이었으니까요.”
“엄청났지. 솔직히 UEFA에서 FFP 문제로 우리를 걸고넘어졌을 때보다도 더 바쁘게 지냈던 것 같아. 지금은 다행히 전부 해결되었지만 말이야.”
“어떻게인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하하. 현명한 판단이군.”
축구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성장이라는 단어가 가까워짐을 잘 알고 있는 과르디올라다.
그래서 그는 오래전 축구계 뒤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외면하기로 했고, 좋은 부분만을 바라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에 만족하기로 했다.
덕분에 주제는 빠르게 전환되어, 시티의 배려로 치료를 받는 중인 올루프 뫼르크에게로 향한다.
“선수가 하나 비었군.”
“일단은 지뉴가 잘해 주고 있어서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문제는 늘 미래에 있지 않나.”
“하하. 그것도 그렇죠. 선수를 사 주실 겁니까?”
“얼마든지. 클럽의 재정이 놀랍도록 좋아졌어.”
“마치 나빴던 적이 있었던 것처럼 말하시는군요.”
“후후. 그런 의미가 아닌 것을 알지 않나.”
“하하하.”
올 시즌 보여 주는 놀라운 성공과 더불어, 맨체스터 시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시즌 속에서도 상품판매만으로 흑자를 유지 중인 유일한 클럽이었다.
이미 2020년 한 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의 Top 2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김다온, 리오넬 메시)이었다.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라는 두 명의 슈퍼스타를 보유한 클럽을 후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맨체스터 시티를 향한 스폰서십 제안도 줄을 잇는 형국이다.
자연히 금액의 규모도 큰 폭으로 올랐고, 올 시즌을 끝으로 공식 파트너가 종료될 한국의 ‘넥센 타이어’는 기존 금액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려 3년 재계약에 성공키도 했다.
만약 관중 수입까지 더해졌더라면, 시티는 유례없는 호황에 환호성을 질렀을 거다.
“당장은 괜찮습니다.”
“그런가?”
“네. 딱히 지켜보는 선수도 없고요. 무엇보다, 이젠 굳이 6번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팀에 필요한 건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드입니다. 윙도 필요하지 않죠. 3-4-2-1이 앞으로 제가 추구할 축구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스카우트 그룹에 이 말을 전해 주시죠. 일단 최고의 선수들을 찾아 두라고.”
“그렇게 하겠네.”
만족스러운 미소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동시에 피어오르고, 이내 둘은 평범한 일상을 주고받으며 30분 정도 시간을 함께했다.
모든 게 완벽한 지금.
맨체스터 시티는 박싱 데이부터 이어진 크고 작은 역경을 하나씩 극복하고 다가올 2월부터 시작될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고 있다.
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스쿼드와.
또 그들의 가장 완벽한 주장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