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91)
1159화 Leadership (10)
2021년 2월 12일. 엔필드 EN2 9AP, 잉글랜드. 홋스퍼 웨이, 화이트웹스 레인. 토트넘 홋스퍼 풋볼 클럽 트레이닝 그라운드.
리그 22라운드 기준 승점 48점은 일반적인 시즌 기준에서 보았을 땐 충분히 좋은 지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조금, 아니 매우 특별하다.
실낱같은 리그 우승 가능성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내일 경기의 승리가 토트넘에 꼭 필요한 이유다.
이를 잘 알기 때문인지, 최근 며칠 토트넘의 훈련장에는 늘 생기가 넘쳤다.
“Up, Up-!”
“여기!!”
하지만 여기, 마냥 불타오를 수 없는 남자가 있다.
주제 무리뉴.
현(現)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머릿속엔, 전날에 가진 제임스 그래험과의 미팅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다.
[“최소 하나의 타이틀은 따냈으면 하는군요.”]“······.”
[“제가 쓴 돈을 생각하면 그렇습니다.”]“쯧.”
스코틀랜드의 귀족 겸 사업가 동시에 전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 중인 제임스 그래험에 의해 클럽이 인수된 후, 토트넘은 늘 큰손이 되어 왔다.
제로니모 베가를 시작으로 많은 엘리트 선수들이 속속 팀에 합류했고, 감독이 바라는 선수는 다소 오버페이를 해서라도 어떻게든 이적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 기간 토트넘이 거둔 최고의 성적은 2018/19 시즌의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다.
[“그것을 보고 재계약 여부를 정하도록 하죠.”]올해 6월 10일부로 토트넘 홋스퍼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주제 무리뉴의 연장계약 조건은 바로, 최소 하나의 트로피를 토트넘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FA Cup 16강에서 에버튼에 4:5로 패해 탈락했고, EFL Cup은 결승에 올랐으나 그 상대가 시티였다.
물론 승리할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다.
축구에서 절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결승전이 펼쳐지는 것은 4월. 그때 두 팀이 어떠한 모습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현재 무리뉴가 살짝 불쾌해하고 있는 부분은 어째서 지난겨울 이적시장이 조용히 지나가 버렸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날 정리하려고 하는군.’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 직전인 12월의 마지막 주. 무리뉴는 보드진에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전달했다.
현재 토트넘은 다닐루와 맷 도허티가 모두 부상으로 3월까지 뛸 수 없게 되면서 오른쪽 풀백 자리가 비었고, 무리뉴는 빈자리를 채우고자 추가 풀백의 영입을 요청했었다.
어차피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다닐루를 판매할 생각이었던지라, 새 풀백의 영입은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기대 이하인 지오반니 로 셀소와 토트넘에서 뛸 의욕을 잃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판매하고, SSC 나폴리에서 뛰는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의 영입을 바란단 의사도 전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으며, 현재의 스쿼드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한다는 거였다.
이러한 대답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무리뉴는 보드진의 의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이미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온 만큼, 토트넘 홋스퍼 역시 UEFA의 조사 목록에 오른 상태다. 그들은 언제든 FFP 위반 혐의로 수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군다나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선수들의 몸값이 뻥튀기되기 마련이어서, 무리뉴는 여름을 기약하며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선수이니 고려해 달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 보드진의 답이 FFP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해고하기 위함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새로운 감독이 오게 되면, 철학과 맞지 않는 선수들은 정리되는 게 보통이다. 자연히 이적 리스트도 새롭게 갱신되고, 그동안 추진해 온 이적 계획 역시 멈춘다.
그리고 정말로 보드진이 타이틀을 바랐다면, 공석이 된 오른쪽 풀백을 영입하는 일을 망설이진 않았을 거다.
토트넘의 보드진은 이미 판단을 내렸다.
주제 무리뉴로는 불가능하다고.
‘왜 늘 펩인 거지?’
어째서 펩 과르디올라는 가능하고 자신은 안 되는 건가? 이 질문은 최근 며칠 무리뉴가 밤잠을 설치는 이유였다.
작년 11월 토트넘이 시티에게 승리를 거뒀다면 많은 부분이 지금과는 달랐겠지만, 현재 무리뉴가 보고 느끼는 현실은 경질이 코앞까지 온 또 하나의 실패였다.
커리어의 정점이라도 믿었던 레알 마드리드 감독 때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과 ‘세 마리의 검은 양’으로 명성에 금이 간 이후, 무리뉴의 커리어는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첼시 2기 시절은 성적 자체는 나쁘진 않았으나 결과적으론 빅이어는 하나도 없었고, 에바 카네이로 스캔들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역시 무너졌다.
안식년을 보낸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맡았지만, 그 역시 이별은 매우 좋지 않았다.
‘난 특별하지 않았던 건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던 과거 스스로 ‘Special One’을 칭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주제 무리뉴는 계속된 실패로 초라해진 자신의 내면을 살폈다.
그리고 곧,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었던 기회가 사라진 이유를 떠올렸다.
한 선수를 거의 손에 잡았다고 믿었던 날, 무리뉴는 첼시의 클럽하우스 사무실에서 본인이 바랐던 선수가 제안을 거부하고 바이에른 뮌헨을 택했단 소식을 들었다.
당시 무리뉴는 허탈해하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 쥔 상태로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괜찮다며 스스로 다독였다. 그 선수를 놓친 건 무척 아쉬웠지만, 그래도 대체할 자원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긍정적인 미래만을 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을 떠나간 선수를 데려간 남자와 자신의 커리어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후우~~”
후회와는 거리가 먼 성격과 인생을 살아온 주제 무리뉴지만, 지금만큼은 과거로 돌아가 김다온의 영입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끝이 보이는 토트넘에서의 시간.
주제 무리뉴는 네 개의 클럽에서 연속으로 실패한 자신이 다시 한번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을 이끌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
[개리 네빌, “만약 내일 시티가 승리한다면, EPL 트로피를 에티하드 앞에 가져다 놓는 게 낫다.” – Sky Sports]***
2021년 2월 13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전반 22분
맨체스터 시티 0 : 0 토트넘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3-4-2-1/4-2-3-1
GK ? 에데르송 / GK ? 위고 요리스
RCB ? 존 스톤스 / RB ? 자펫 탕강가
CB ? 김민재 / CB ? 에릭 다이어
L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RWB ? 김다온 / LB ? 뱅자멩 멘디
RCM ? 로드리 / RCM ?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LCM ? 일카이 귄도안 / LCM ? 스티브 은존지
LWB ? 주앙 칸셀루 / RAM ? 제로니모 베가
RAM ? 리오넬 메시 / CAM ? 잭 그릴리시
LAM ? 베르나르두 실바 / LAM ? 손흥민
ST ? 엘링 홀란 / ST ? 해리 케인
.
.
(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칸셀루. 베르나르두 실바가 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카이 귄도안에게 패스가 전달됩니다. 오- 그리고 일이 벌어집니다! 폴 티어니가 페널티를 선언합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반칙입니다. 좋은 기회를 붙잡는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이 해리 케인과 제로니모 베가의 슈팅으로 흐름을 가져가려던 것을 바로 끊어 냅니다. 주제 무리뉴는 심판 판정에 동의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느린 장면으로 볼 땐, 지금은 페널티가 확실합니다.”
.
하프 스페이스에서 측면 넓은 공간으로. 그리고 수비 간격이 넓어졌을 때 누군가 델란떼로(Delantero)로 침투해 거기로 볼을 밀어 보내는 것.
포지션 플레이의 새로운 가능성을 펩이 우리에게 주지시킨 지도 벌써 4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 사람들은 페널티박스 내에서 가장 무의미해 보이는 델란떼로를 새로운 공격 루트로 활용하려는 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이를 모방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펩이 옳았고, 이번에도 우린 그 올바른 방법으로 상대를 공략해 페널티를 확보했다.
“네가 찰 거야?”
팀 내 강령상 지금은 군도가 페널티를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P.K 상황을 늘 어려워했고, 본인 스스로 세트피스 키커에서 빠지면서 일반적인 순서에 따라 처리하게 됐다.
그리고 그대로라면, 이번 P.K는 나의 것이다.
리오게 내게 질문을 던졌던 이유다.
“아뇨.”
“안 차? 그럼 내가······.”
“아뇨. 당신도 아니에요.”
“??”
의아해하는 리오에게서 볼을 얼른 넘겨받은 후, 나는 뒤를 돌아보면서 로드리에게 손짓을 보냈다.
말했던 것처럼 로드리는 근래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고, 지난번 경기에서 지뉴가 이탈한 뒤로는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까지 더해진 상태였다.
검소하고 순박하지만 춤에는 누구보다 진심인 로드리에게, 나는 이번 페널티를 양보할 생각이다.
“진심이야?”
“응. 네가 차도 돼. 아니. 네가 차야만 해.”
“······.”
“Vamos, Amigo. 난 너를 믿고 있어.”
“······그래.”
만약 우리가 승부차기를 찬다고 가정했을 때, 로드리는 최초 다섯 명안에 반드시 포함되는 남자다.
인(In) 게임 도중의 킥에 비해 프리킥이나 코너킥 상황에서의 정교한 킥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나, 페널티 킥을 처리하는 부분에서는 신뢰할 수 있다.
워낙에 담이 크고 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부분도 잘하는지라, 골키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에디가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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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지금은 로드리 같죠? 아, 네에- 사실은 김다온의 페널티를 기대한 게 사실입니다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0번째 골 기록은 아무래도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명) – SPORTV 캐스터
“본인의 기회를 양보한 듯도 보이는 김다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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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지뉴의 부상이 크지 않아 그가 곧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로드리가 더 해 줘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계속되는 비난.
끊임없는 루머.
올루프가 은퇴를 결정한 이후엔 팀이 전혀 생각지도 않았을 누군가를 영입할 거란 이야기와 함께, 그렇게 되면 로드리가 시티를 떠날 거란 말들도 돌고 있다.
이것이 프로의 섭리라는 걸 알고야 있지만, 사람들이 로드리에게 너무하게 군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난.
‘네가 그들의 입을 다물게 해야 해.’
비난을 잠재우고 그 목소리를 칭찬으로 바꾸는 일은 오직, 로드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난 조금 등을 밀어 주고 싶었다.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감에 있어, 자신감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 골대를 바라보다 비로소 앞으로 스텝을 내딛는 로드리. 그의 오른발을 떠난 축구공이 토트넘의 골문 왼쪽 아래로 향하고, 위고 요리스 역시 거기로 몸을 날렸다.
아차하는 기분과 함께 볼과 요리스의 손이 교차한다 싶었던 찰나, 굴절되며 높이 떠오른 축구공은 운 좋게도 골대 방향으로 향하며 그대로 골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
주먹을 불끈 쥠과 동시에, 난 로드리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운도 중요해.’
무언가를 바꾸는 데 있어, 행운 역시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것들은 다른 요소들은 절대 할 수 없는 방법으로 한 개인에게 용기를 주어 다음으로 이끈다.
나는 지금의 득점이 로드리에게 그런 것이 되기를 기대하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증명하듯 조용히 셀레브레이션을 가져가는 동료에게 다가가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로드리는 약간은 머쓱한 웃음과 함께 마찬가지로 손을 뻗어 왔다.
“너 거의 놓칠 뻔했어.”
“운이 좋았지 뭐야.”
“정말 그래.”
“하하.”
누군가는 리그 2위 팀을 상대하는 경기에서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을 두고 미쳤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승패가 직결되는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하진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 지금은 고작 해 봐야 전반 중반부 초입이고, 우리가 승리할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
나는 그저 더 멀리 내다보며, 더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뿐이다.
먼저 한 골 앞서 나가게 된 경기.
토트넘의 전력을 생각하면, 이제 저들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오려 들 것이다. 자연히 로드리가 앞으로 해 줘야 하는 부분이 많아질 텐데, 나는 이 친구가 잘 해낼 거로 믿고 있다.
“가자. 이제 저들이 반격해 올 거야.”
“응.”
“좋아. 박살 내 버리자고.”
셀레브레이션을 마치고 돌아선 나의 머릿속엔,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우리의 플레이만 펼친다면 무조건 승리할 거란 강한 확신이 심어졌다.
그것이 설령 프리미어리그 2위 팀인 토트넘 홋스퍼라 할지라도 말이다.
‘누구든 상관없어.’
현재 내 눈에 보이는 건, 함께하고 있는 모두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나의 모습이다.
***
(알리스테어 만)
“리오넬 메시. 두 번째 득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라힘 스털링이 볼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실바. 귄도안을 거칩니다. 다시 메시. 실바가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메시의 선택은 귄도안입니다. And It Two For City-!! 완벽히 공간을 지배했습니다-! Great Football Manchester C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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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쏜. 오늘은 전혀 공간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번 지금처럼 정지된 상태에서 볼을 받습니다. 패스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그릴리시. 해리 케인을 겨냥하지만, 민재가 먼저 잘라 냅니다. 오른편에서 뛰어나가는 다온. 패스가 거기로 향합니다. 다온입니다. 앞을 바라봅니다. 길게 날아가는 볼이 예쁘게 날아갑니다. 귄도안이 거기에. 벌써 박스 안입니다. 다이어가 앞을 막습니다만, 오-! 넘어집니다! 귄도안이 다시 기회를 맞습니다-! 그리고 귄도안이 다시 득점합니다-!! 그는 지금 틀림없이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다온입니다.”
.
.후반 27분
맨체스터 시티 3 : 0 토트넘 홋스퍼
약간의 저항은 있었지만, 그래도 시티는 무난하게 토트넘을 제압해 나가고 있다.
그들의 가장 뛰어난 득점원인 엘링 홀란이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의 분전에 고전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부담 없이 득점을 적립하고 있다.
이런 시티의 앞에서, 토트넘은 간신히 그들의 체면을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간헐적인 역습을 통해 시티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어떻게든 볼을 밀어 넣고는 있었지만, 그건 리그 2위 팀으로서의 자존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토트넘 홋스퍼의 자존심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에 의해 여지없이 구겨지고만 있다.
김다온만 만나면 여지없이 작아지는 손흥민과 또 다른 한국인인 김민재에 의해 막혀 버린 해리 케인은 평범해 보인다.
또한 잭 그릴리시와 제로니모 베가는 경기에 그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몇 번이나 망설인 끝에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던 주제 무리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에 좌절하며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만다.
“······.”
이렇게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이 좌절하는 사이, 마찬가지로 교체 카드를 매만지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는 적절한 타이밍을 고민한다.
현재 그의 머릿속엔 필 포든과 리야드 마레즈를 피치에 투입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교체 대상은 엘링 홀란과 리오넬 메시였고, 과르디올라는 이들 둘이 거칠어지고 있는 토트넘의 수비에 다치지 않도록 휴식을 주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생각의 계기는 오늘 두 골을 집어넣었던 일카이 귄도안이 후반 25분에 입은 부상이었다.
귄도안은 호이비에르의 거친 태클로 피치에서 쓰러졌고, 이후 발목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워한 끝에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피치를 떠났다.
하지만 홀란과 메시 모두 풀타임을 원하는 이들었이고, 그런 두 사람에게 과르디올라는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을 해 줘야만 했다.
‘좋아.’
얼마의 시간이 더 흐른 뒤, 결심을 굳힌 과르디올라가 생각한 대로의 교체를 단행한다.
예상대로 엘링 홀란은 득점 없이 피치를 떠나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고, 과르디올라는 큰 체구를 지닌 노르웨이의 스트라이커를 위로했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의 반응은 예상과는 달랐는데, 과르디올라는 웃고 있는 리오넬 메시를 보며 교체한 것에 대한 설명이 따로 필요치는 않은지를 물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메시의 답변은 무척 의외였다.
“전혀요. 왜요?”
“왜냐니······ 기분이 나쁜 것 아닌가?”
“전혀요. 당신의 판단이니, 뭔가 이유가 있겠죠. 아마 상대의 반응이 거칠어지고 있어서, 걱정되었던 것 아니겠어요? 저나 엘링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정확하네. 그 이유 때문이야.”
“그럼 딱히 설명할 것 없어요. 이미 처음부터 전부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럼 가서 쉬어도 되죠?”
“그러게나.”
“네.”
예전이었다면 충분히 화를 낼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리오넬 메시가 보인 지금 반응은 과르디올라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무엇이 저 남자를 바꿔 놓았는가 생각이 들면서도, 의외로 쉽게 도출되는 답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최근 시티 내에서 화제인 김다온의 리더십이 축구 실력만큼이나 대단한 리오넬 메시의 고집마저도 부드럽게 바꾸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수월케 만들고 있느냐 묻는다면, 과르디올라는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YES.’
라고.
“후후. 후후후후.”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용히 웃는 과르디올라.
지금 그는 완성된 시티의 모습이 만족스럽다.
‘우린 진정으로 위대한 클럽이 될 수 있어.’
과르디올라가 품고 있는 강한 확신은 교체된 필 포든과 베르나르두 실바가 합작한 네 번째 득점으로 증명된다.
삑-! 삐?익!!
‘좋았어!’
두 손을 높이 들어 만세 하며 기뻐하는 과르디올라.
지금 그의 미소는 어린아이의 것처럼 순수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