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196)
1164화 Leadership (15)
올 시즌 우리가 즐겨 사용 중인 3-4-2-1전술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공수의 균형과 범용(汎用)적인 전술적 대처를 들 수 있겠다.
세 명의 센터백과 두 명의 현대적인 윙백. 그리고 각자 팀의 개성에 맞춘 두 명의 중앙 미드필드 위로, 자유도를 부여한 두 명의 10번(AM)과 강력한 스트라이커를 배치한다.
얼핏 중원이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펩은 이를 간단한 포지셔닝 몇 개를 숙지시킴으로써 풀어냈다.
우선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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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01분
맨체스터 시티 1 : 1 웨스트햄
“민재-!”
팡!
민재의 패스를 이어받은 뒤, 웨스트햄의 전형 변화를 살핀다. 그러곤 도로 볼을 뒤쪽으로 보낸 후, 살짝 안쪽으로 좁혀 움직여 이후의 대처 역시도 확인했다.
웨스트햄은 현재, 뒤쪽에 3-2(M) 전형을 유지한 채로, 다섯 명의 선수를 넓은 W 모양(2-3)으로 늘어뜨려 앞쪽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내가 가운데로 좁혔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카피캣의 한계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역시.’
데이비드 모예스가 이 전술을 얼마나 준비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안다는 건 분명하다.
본래 3-4-2-1에서 윙백을 전진 배치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상대 사이드백의 위치를 측면에 고정해 두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10번(AM)이 뛰어들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나처럼 풀백이 안쪽으로 좁혀 하프 스페이스에 자리 잡을 때는 윙백의 포지셔닝이 평소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어야 했는데, 현재 포르날스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았다.
물론 이와 같은 대처가 선수 개인의 실수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이를 이용해야 한다.
팡-!
“?”
안쪽으로 좁혀 움직인 내가 너무나도 쉽게 패스를 앞쪽으로 전달하자, 웨스트햄이 당황하여 급하게 라인을 아래로 내리는 것이 보였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조금 전 내가 강조한 내용인데, 풀백이 가운데로 움직여 똑같은 3-2(M) 전형을 만든 순간 넓은 2-3(W) 형태로 압박하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좁은 M이 넓은 W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3-4-2-1전술에서 측면을 책임지는 건 윙백 단 한 사람뿐이고, 지금처럼 쉽게 측면으로의 전진 패스를 허락하게 되면 전형은 곧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전반전 우리가 힘겹게 경기를 풀어 나가야만 했던 건, 직선적인 움직임에만 뛰어난 풀백이 양쪽 모두에 배치되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오의 경우, 나름대로 압박에 대처한다고 아래쪽에 머물렀던 게 오히려 상대의 전술적 의도를 더 도드라지게 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게다가 오늘 우리의 공격진이 평소와는 조금 다른 구성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풀백의 부진을 부추긴 요소였다.
포든과 리야드 모두 수비 가담 자체는 활발하지만, 후방에서 빌드업이 이뤄질 때 풀백을 편안하게 해 주기보다는 본인의 스타일에 맞춘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유형이다.
자연히 풀백에 더욱 큰 부담이 주어질 수밖에 없고, 키런이나 지오는 그를 감당하기엔 플레이의 깊이가 조금 부족했다.
그렇게 양쪽 풀백이 틀어막히게 되자 자연히 경기 양상은 어려워졌고, 중원을 체급으로 누르고 있음에도 그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무한히 반복된 것이다.
하나 내가 지금처럼 몇 번 중앙으로 움직인 후 간단히 앞으로 패스를 밀어 넣게 되자, 전반 중반부터 재미를 보아 온 웨스트햄의 전방압박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결국 상대의 전형은 위아래로 넓게 펼쳐졌고, 그 속에서 키런이 전반과는 다른 자유를 얻게 됐다.
팡-!
모처럼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 키런의 크로스가 날카롭게 날아가고, 쿤이 경합을 시도해 보지만 크레이그 도슨의 좋은 마크가 볼에 닿는 걸 어렵게 만든다.
결국 축구공은 반대편 사이드라인으로 벗어났고, 웨스트햄의 스로인이 선언된 상황에서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있던 펩이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왔다.
“Good Job-! 계속 그렇게 해라-!”
전반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 그에게도 무척 만족스러운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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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겨우 한 장면이긴 합니다만, 이것만으로만 보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전술에 대처법을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후방 빌드업부터 트리피어의 크로스까지, 그 전개가 전반과는 다르게 상당히 깔끔했거든요? 전반전은 웨스트햄의 전방 압박에 다소 고전했던 맨체스터 시티입니다만, 후반전은 다소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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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의 공격 전개는 우리의 3-4-2-1을 분석한 팀이 보인 첫 번째 대처와 같았다.
풀백을 안쪽으로 좁히게 하여 수비 앞쪽 중앙에 패스를 보낼 옵션을 만들고, 거기로 볼을 전달한 뒤에 윙(Wing)에게 빠르게 패스를 전달하게 하여 전방 압박에서 벗어났다.
그래서 우린 이렇게 대처하는 팀에게 맞서고자, 두 명의 스토퍼를 넓게 벌려 세우고 중앙 미드필드의 위치를 아래쪽으로 낮추는 포지셔닝을 가져갔다.
이렇게 되면 하프라인 바로 위쪽에서의 압박이 약해지긴 하지만, 상대의 공격 전개를 늦출 수 있고 후방에 드러난 공간도 지워 버리는 게 가능했다.
부족한 중원이야 빠르게 귀환한 윙백에게 맡기면 되기에, 아무리 늦어도 5초면 수비진영이 완벽하게 갖춰진다.
지연(遲延)에 목적을 둔 수비라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웨스트햄은 나의 움직임 하나에 대처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전진을 허락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급기야 후반전 7분이 넘어서면서부터는 오른쪽 윙백인 블라디미르 초우팔(Vladimir Coufal)이 내게 달라붙었는데, 대체 알고 이렇게 하는 것인지가 궁금한 플레이였다.
우리와는 달리 윙백보다는 측면 미드필드에 가까운 개념이라곤 하나, 이 남자가 웨스트햄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한데 이렇게 측면을 비워 두고 빌드업의 기점이 되는 날 막겠다고 움직여 버리면.
‘나야 너무 감사합니다.’
팡-!
“?!?!”
웨스트햄은 현재, 본인들이 어떠한 잘못들을 저지르고 있는 지초자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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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페르난지뉴가 길게 포든이 있는 곳으로 패스를 보냅니다. 단숨에 전진하는 시티. 웨스트햄은 또 한 번 쉽게 위기를 허락합니다. 포든. 앞을 이사 디우프가 막아섭니다. 포든. 더브라위너가 좋은 위치로 파고듭니다. 더브라위너. 그리고 그의 오른발이 골대를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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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라락-!!
‘봐, 이렇게 된다니까.’
유일한 측면 수비수가 허용범위 이상으로 자리를 이탈한 순간, 같은 라인에 선 스토퍼가 그의 자리를 커버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공격하는 쪽에서 이는 측면 스토퍼와 중앙 센터백 사이에 공간이 발생한단 의미기도 했다.
지금도 보면 이사 디우프(Issa Diop)의 전진을 틈타 케빈이 델란떼로(Delantero)로 정확히 파고들어 기회를 붙잡았고, 압박이 느슨하자 그대로 오른발 슈팅 득점을 만들었다.
전반전의 답답함이 거짓말로 느껴질 만큼, 지금의 득점은 너무나도 손쉬워 보였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게 맞다.
“아직 한 골 차야! 방심하긴 일러!”
“한 번 더 할 수 있어.”
“집중해. 쟤네가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으니까.”
“계속 이야기하고.”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자리에서, 나는 정신줄을 바짝 조인 동료들을 보며 만족감을 느꼈다.
이대로라면 좀 더 웨스트햄을 몰아붙여, 상대가 백기를 들어 올리도록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프타임 때 했던 이야기가 제대로 먹혀든 모습이다.
삐?익!
얼마 뒤 다시 경기가 재개되고, 강하게 몰아붙이는 우리의 앞에서 웨스트햄은 전반전의 분전이 허망하게 느껴질 만큼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후반 15분 선수 교체를 통해 3-4-2-1을 버리고 4-2-3-1로 전형을 갈아탄 순간, 우리는 마치 괘씸함을 처벌키라도 하려는 것처럼 더욱 강하게 추궁했다.
결국 후반 21분과 37분, 웨스트햄은 추가로 두 개의 실점을 더 허락하며 백기를 들어 올렸다.
촤라라락-!!
삑! 삐?익!!
평소보다는 다소 어렵게 따는 승리. 그렇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승점 3점을 따내는 일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삑! 삐?익! 삐—익!!
4:1 승리.
우리의 리그 승리 숫자는 지금 막 26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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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20/21 EPL 26R)
맨체스터 시티 4 : 1 웨스트햄
[골] 후벵 디아스(3) : 전반 30분(C.K/케빈 더브라위너/7)케빈 더브라위너(6) : 후반 04분(필 포든/5)
세르히오 아궤로(3) : 후반 21분(케빈 더브라위너/8)
필 포든(6) : 후반 37분
김다온 ? 49분 출전(평점 7.2)
MoM ? 케빈 더브라위너(1골 2어시스트/평점 8.5)
***
2021년 3월 1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웨스트햄전이 끝난 우린 내일 있을 울브스전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까, 안으로 좁혀야 한다고?] [응. 몇 번을 말해.] [……이해가 안 돼.] [좀 더 들여다보라니까.] [끄응-]시티에 합류한 지오가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도 한 번 하프타임 때 교체된 적도 있었고, 컵 대회 때도 70여 분 정도를 뛴 후에 주앙과 교체됐었다. 어제 역시 46분 출전과 함께 평점 6.4점이란 나쁜 점수를 받았다.
전술적으로 워낙에 할 것이 많은 풀백 포지션인지라 딱히 비판을 받고 있진 않지만, 경기력이 좋지 못하다는 것쯤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래서일까, 지오는 회복 훈련이 있었던 어제부터 내게 집요할 만큼 질문을 퍼붓고 있었다.
이 녀석은 본인이 뛸 때와 내가 뛸 때의 팀 경기력이 달라진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측면 수비가 하나잖아. 그럼 돌파해야지.] [또 거기로 간다.] [아니, 내 말이 틀렸어?] [응. 틀렸어.] [어째서?] [하아~]계속해서 같은 부분을 맴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난 다시 한번 웨스트햄의 전술적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지오는 전형적인 ‘가르치기 어려운’ 유형의 축구 선수였는데,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긴 했지만 늘 자신의 시각으로만 판단하려는 성향이 있어 받아들이는 부분이 대단히 느렸다.
지금만 해도 상대의 전술적 특성을 이해하려는 대신, 자신의 눈으로 본 것만을 믿으며 1차원적인 대처를 하려고 했다.
[공간을 만드는 법은 돌파가 다가 아니야.] [그럼?] [상대가 움직이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 무엇보다, 어째서 네가 꼭 드리블로 돌파하는 것만 생각하는 거야? 미리 좋은 자리로 이동해 있을 생각은 안 해봤어?] […….] [안 해 봤구나. 이런.]전진 능력이 좋은 드리블러가 가장 쉽게 빠지는 딜레마는 바로, ‘내가 드리블하면 되는 데 어째서 굳이 좋은 위치를 찾아 이동해 있어야 해?’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윌프레드 자하나 울브스의 아다마 트라오레 같은 선수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둘은 EPL 최고 수준의 드리블 능력을 지녔음에도 포지셔닝에 관한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약팀의 에이스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지 못했다.
[너는 어째서 펩이 패스를 강조한다고 생각해?] [그야…….] [생각해 본 적 없지, 안 그래?] […….]패스와 드리블의 가장 큰 차이점.
그건 바로 속도다.
[사람은 절대 볼보다 빠를 수 없어.]골킥에서부터 빌드업을 가져가 공격을 전개한다고 가정했을 때, 속도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위치는 어디일까?
그건 바로 하프라인 아래다.
후방에서의 드리블이 위험한 이유 역시, 볼이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지게 되어 상대에게 가로채기를 허락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파이널써드에서의 속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물론 좌우 전환에 있어서 여전히 속도는 중요한 덕목이 되지만, 단순히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서는 골대와의 거리가 가까워 그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오히려 파이널써드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르게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볼을 필요한 곳으로 운반하느냐’에 있다.
그래서 골대와 가까울수록, 드리블이 중요해진다.
[킥과 드리블. 어떤게 볼을 통제하기 쉽지?] [드, 드리블?] [응. 맞췄어.] [휴우-]가끔 느끼는 거지만, 지오의 궁금증에 답을 해 주고 있다 보면 CFG의 아이들이 떠오른다.
질문해 오는 것들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지금처럼 답을 맞히고 안도하는 모습이 꼭 10대 소년 같다. 그래서 내가 더 성실하게 답을 해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지오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과거 이 남자가 레알 마드리드의 유스에서 있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 수준일 때가 많다.
뭐,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는 축구 선수들이 기초지식이 떨어지는 경우가 한두 번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만약 모든 엘리트 교육생들이 완벽한 축구 이해도를 지녔다면, 축구엔 0:0 경기가 훨씬 더 많았을 거다.
어쨌든.
[골대와 멀 때는 패스. 가까울 때는 드리블. 굳이 이렇게 이분법일 필요는 없지만, 네가 어디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해. 웨스트햄전에서 너는 뒤쪽에서 패스에 더 집중해야 했어. 드리블은 일단 파이널서드에 돌입한 뒤에 해도 늦지 않고. 그리고 네가 볼을 컨트롤할 정신을 주변을 보는 데 투자했어야 한다는 거야.]나만 하더라도, 특별히 스스로 컨디션이 좋다고 느껴지는 날이 아니면 하프라인 아래쪽에서의 1:1 돌파를 거의 시도하지 않는 편이다.
대부분은 내 발의 속도는 늦추고, 빠르게 패스를 보내어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데 에너지를 쏟는다.
드리블은 대부분 하프라인 위에서다.
하지만 지오는 본인의 포지셔닝을 잡은 위치에서부터 쭉 드리블 하기를 즐기고, 그건 가끔 우리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에게 끌려가게 만든다.
빌드업 상황에서 드리블이 팀 전체의 템포를 죽여 놓는 건, 볼이 아닌 볼을 가진 선수에게 집중토록 하기 때문이다.
말했듯, 사람은 볼보다 빠를 수 없다.
[웨스트햄의 측면 수비는 하나였어. 우린 거기만 돌파하면 됐고. 이건 네 말대로긴 하지만, 네가 드리블을 하게 되면 상대는 거기에 대처할 수 있게 돼. 왜? 네가 볼과 사람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경쟁 구도를 만들었으니까. 우린 볼이 먼저 측면으로 움직이게 하고, 사람이 뒤따르도록 만들어야 했어. 무슨 말인지 알아?] [잠깐, 잠깐. 지금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그렇겠지. 생각해 봐.] […….]인상을 찌푸리며 웨스트햄전을 분석한 전술 노트를 바라보는 지오를 남겨 두고, 난 자리에서 일어서서 다른 테이블로 걸어갔다.
그러자 의자 하나를 발로 툭 밀어낸 베르나르두가 쿡쿡 웃어 대며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 왔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저도 모르는 게 있어요.”
“닥쳐. 저래 보여도, 지오는 진지하다고.”
“나도 진지하거든?”
“퍽이나.”
“쿡쿡쿡쿡.”
베르나르두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이밀어 준 뒤, 나는 테이블 위에 있던 물병 하나를 가까이 가져오며 내일 있을 울브스 전을 이야기했다.
가능하다면 내일은 빠르게 경기를 매듭짓고 조금은 편안하게 경기를 끝마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울브스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7일 올드 트래퍼드 원정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토트넘과 리그 2위 경쟁 중인 맨유는 최근 6경기에서 패배가 없고(2승 4무), 그중에는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거둔 9:0 승리가 포함되어 있다.
승리보다 무승부가 더 많긴 했지만, 어쨌든 맨유의 기세가 나쁘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집중해야 해. 사실상 더비 기간이라고.”
“그래- 맨유한텐 질 수 없지.”
“내 말이.”
바쁜 일정 속 다시 찾아온 더비.
현재 우리의 눈은 지난 두 차례 더비 경기에서 체면을 구길 대로 구겨 복수의 날을 갈고 있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8번째 경기에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