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09)
1177화 Leadership (28)
2021년 4월 1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흡사 정글 속 생존을 방불케 했던 만우절. 사람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면서, 격리를 끝마치고 돌아온 클럽하우스도 이젠 평온을 되찾았다.
“그럴 수 있네. 국가대표는 매우 특별한 자리야.”
“이해하시는 건가요?”
“물론. 그거 아나?”
“?”
“나는 훨씬 더 심했어.”
대표팀을 위해 옳다고 믿는 일을 하긴 했지만, 선수로서 감독에 항명했다는 죄책감은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녔다.
급기야 오늘은 잠이 들고 네 시간 만에 눈을 떴고, 혹여 아영이가 깰까 싶어 조용히 1층으로 내려와 가내(家內) 훈련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전날 오전 2차 PCR 테스트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전달받으면서, 10시 이후부터는 정상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어쨌든 수면 패턴이 아무 이유 없이 망가졌다는 건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신호기에, 나는 오전 펩을 찾아 일정 이후 미팅을 요청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자리가 바로 이거다.
“대표팀에서, 나는 늘 골칫덩어리였지.”
“진짜요?”
“하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지 않나. 바르셀로나에서의 커리어에 비해, 국가대표 커리어는 너무 초라하다고 말이야. 내 생각도 그래. 하지만 감독이 되기 전까진, 나는 내 스스로 문제라 생각하지 않았어.”
현역 시절, 펩은 1990년대 당시 명맥이 점차 끊겨 가던 ‘클래식(Classic)한 스타일의 피보테(Pivote)’로 명성을 떨쳤다.
이는 현대 축구에선 조금 애매한 포지션이다.
현대 축구에서 미디어나 사람들이 피보테라고 하면 독일의 젝서(Sechser)나 범용적 용어인 볼란치(Volante)를 떠올리지만, 실제론 레지스타(Regista)에 좀 더 가깝다.
오히려 최근 들어 개념을 잡기 애매한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Deep Lying Playmaker)에 훨씬 적합한 개념이다.
과거 피보테의 기본적인 역할은 팀이 수비에서 공격을 전환했을 때 혹은 팀이 경기를 주도하고 있을 때, 전방에 그들이 수행해야 하는 공격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즉 본진에서 공격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으로, 팀이 수행해야 하는 공격적인 메커니즘이 실행되도록 만들었다.
당시 펩과 비슷한 유형으론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 AFC 아약스와 AC 밀란의 전설인 프랑크 레이카르트,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페르난도 레돈도(Fernando Redondo) 등이 있다.
하지만 펩은 언제나 둥가(Dunga)야말로, 자신과 같은 포지션에서 뛴 최고의 선수라 말하곤 했다.
그 대단했던 1990~1998 월드컵 스쿼드들의 사이에서, 오직 실력과 헌신 두 가지만으로 개성 넘치는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기 때문이다.
화려함 일색이던 당시 브라질 대표팀 스쿼드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지만, 늘 희생해 온 둥가의 리더십은 브라질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난 팀에 분열만을 조장했지.”
“카탈루냐군요.”
“맞았어. 본래도 스페인 대표팀은 늘 카틀루냐와 카스티야가 대립하고 있었어. 그래도 하나의 큰 틀에서 묶였지. 스페인. 그런데 난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 처음 대표팀에 소집되었을 때, 카탈루냐끼리 따로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쳤지. 모두가 있던 자리였어.”
“와-우. 그거 진짠가요?”
“하하. 물론.”
펩을 처음 국가대표팀에 발탁한 사람은 ‘떠돌이 감독’으로 유명했던 하비에르 클레멘테(Javier Clemente)였다.
1991/92 시즌 에스파뇰에서의 성공으로 스페인 축구 협회의 제안을 받은 클레멘테는 1992년 6월 스페인 대표팀에 취임했고, 이후 네 차례의 A매치에서 1승 3무를 거뒀다.
9월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라트비아/북아일랜드/아일랜드와 같은 팀과 모두 0:0으로 비겼다.
이때 당시 스페인 내에서는 하비에르 클레멘테의 선수 선발과 관련한 거센 비난이 일었는데, 이유는 비스카야(Vizcaya) 출신인 그가 바스크 선수들을 편애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식으로 해석하자면 지연(地緣)에 집착했던 건데, 당시 클레멘테는 요안 크라위프의 아이들로 불린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비난이 심해지고 스페인 협회가 관여하게 되자, 클레멘테는 한발 물러나 여론이 원하는 선수들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그 결과는 5:0 대승.
세비야의 홈 경기장인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으로 라트비아르 불러들인 스페인은 FC 바르셀로나 출신의 활약 속에 5:0 대승을 거뒀다.
전반전을 0:0으로 끝마쳤지만, 후반 04분에 나온 호세 마리 바케로(Jose Mari Bakero)의 골을 시작으로 내리 다섯 골을 휘몰아쳤다.
“하프타임 때, 내가 항명했어.”
“항명이요?”
“그래. 하비에르의 면전에 대고 소리쳤지. 팀의 재능을 몽땅 죽이고 있다고 말이야. 하비에르는 얼굴이 뻘겋게 변했어. 하지만 난 전혀 신경쓰지 않았지. 왜냐하면, 그가 팀을 망친다는 사실은 분명했거든.”
“전술 문젠가요?”
“전술. 리더십. 그는 여전히 자신이 선택한 선수만을 선호했어. 당시 대표팀에서 생활한 선수라면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을 거야. 하비에르는 편협한 남자였네.”
항명에 화가 난 클레멘테가 소리를 지르며 드레싱 룸을 빠져나간 후, 펩이 선수들은 하나로 모아 직접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스페인 대표팀에 있던 마드리드와 바스크 출신들이 분노하면서, 펩의 전술 미팅은 반쪽짜리가 되었다.
그러나 해당 경기 선발 명단엔 FC 바르셀로나 출신 선수들이 다섯이나 포함되어 있었고, 중립 입장인 클라우디오 바라간(Claudio Barragan)이 펩의 편에 서면서 베스트일레븐의 다수가 펩의 의견을 따르게 됐다.
그리고 시작된 후반전, 펩의 우상이었던 길예르모 아모르와 치키의 연계에서 비롯된 공격이 호세 마리 바케로의 득점으로 마무리 되면서 반전이 펼쳐졌다.
당시 FC 바르셀로나 출신들이 보인 공격 연계는 기존 스페인 대표팀에선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고, 답답했던 전반전을 잊게 하는 완벽한 득점이었다.
그로부터 2분 뒤, 펩이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절묘한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요안 크라위프 방식의 축구를 대표팀에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던 펩의 의견이 옳았다는 게 증명 된 순간이다.
“모두가 알고 있었어. 우리의 축구가 옳았다는 걸 말이야. 이후 우린 승승장구했어. 덴마크에 한 번 패하긴 했지만, 조별 예선에서 남은 경기 전부를 이겼지. 하지만, 하비에르는 그때부터 나를 눈엣가시로 여겼어.”
미국에서 펼쳐진 1994 FIFA 월드컵 시절, 하비에르 클레멘테는 펩 대신 36살의 노장 안도니 고이코에체아(Andoni Goikoetxea)를 선발로 중용했다.
수비수인 페르난도 이에로나 측면에 더 적합한 루이스 엔리케를 중앙 미드필드로까지 돌려가면서, 철저히 펩을 외면해버린 것이다.
퇴장이란 변수 속에 낙승을 거둘 거라고 예상되었던 우리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후 어쩔 수 없이 펩을 독일전 선발로 세웠지만, 풀타임을 뛰게하진 않았다.
심지어 다음 볼리비아전에서는 펩이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후반 23분 만에 불러들였다.
그러다 중요한 토너먼트에서는 펩을 벤치에 앉혔는데, 스위스와의 16강 경기에서 승리한 후 하비에르 클레멘테는 미디어의 앞에서 펩이 문제가 있었다는 식의 인터뷰를 했다.
[“현재의 팀엔, 과르디올라가 없는 게 더 맞다.”]이후 치러진 8강 경기에서도 클레멘테는 펩을 다시 벤치에 두었고, 6번 포지션에 레알 출신의 호세 루이스 카미네로(Jose Luis Caminero)선발로 투입했다.
카미네로는 후반 13분 1:1 동점을 만드는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정작 중요한 포백 보호에서 문제를 터뜨리며 팀의 1:2 패배에 일조했다.
“일종의 복수였던 셈이지. 이후에도 하비에르는 나를 철저히 외면했어. 미디어의 앞에서, 내가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의 편을 가른다고 말하고 다녔지. 물론, 그건 사실이긴 해. 그때 나는 정말 요안의 축구에 확신이 있었거든. 만약 지금이었다면 훨씬 더 현명하게 행동했을 거야. 하지만 그땐, 나도 피가 끓는 청춘이었네.”
“저랑 같군요.”
“하하. 재미있게도.”
과거 이와 같은 경험이 있는 펩이기에, 그는 내가 이번에 한 행동을 이해한다 말해주었다.
“자네에겐 그저, 더 나은 축구가 보였겠지.”
“하지만 제가 틀린 걸 수도 있죠.”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
“충분한 답이 된 것 같군.”
솔직히,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번에도 펩이 옳다.
민재를 내게 준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벤투 감독님과 대한민국 선수들로 팀을 나눠 11vs11 경기를 펼쳐도 승리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다.
흥민이 형을 포함한 기존 대표팀 핵신 자원들 다수를 건넨다고 해도 말이다.
그만큼 현재 벤투 감독님은 대표팀에 좀 더 적합한 선수들을 외면한 채, 본인의 고집만을 앞세우는 중이다.
나는 그런 벤투 감독님의 축구에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이라면 모를까, Team CFG를 이끌며 감독으로서 많은 공부를 해본 지금은 장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네는 나와 입장이 틀려.”
“그런가요?”
“난 현역 시절 자네와 같은 수준은 아니었지. 만약 벤투가 자네를 뺀 채 경기를 치러서 패배한다면, 그는 바로 다음 날 경질 될 거야. 자네가 이런 권력을 싫어하는 건 알지만, 월드컵이지 않나. 이용할 수 있는 건,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게 올바른 행동일세.”
“… 네. 고마워요.”
“별말을.”
과연 나는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일까?
여전히, 그 정답을 알 수는 없다.
선수로서는 분명 난 큰 잘못을 했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는 옳다고 믿는 일을 했다. 두 개의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오늘 펩의 이야기는 내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새삼스럽지만, 펩.”
“?”
“우린 참 많이 닮았네요.”
“하하. 그래. 우린 많은 부분에서 비슷해.”
“네.”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4월의 시작.
타인을 상처입히지 않는 거짓말이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만우절에 들은 존경하는 이의 진심 어린 이야기는, 내가 다시 있는 힘껏 나아갈 힘을 전해주었다.
***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클럽을 떠날 일은 없다. 맨체스터 시티의 실질적인 제안도 없었다. 손흥민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은 터무니 없는 루머.” –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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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부인에도 손흥민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가능성을 말하는 대런 벤트. – 토크 스포츠]? 대런 벤트, “손흥민은 엘링 홀란과 리오넬 메시가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남은 공격 한 자리를 차지할 완벽한 퍼즐이다. 지난 시즌까지 나는 손흥민이 사디오 마네보다 좋은 선수인지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는 양발을 모두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본인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팀에서 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만큼 그에게 맞는 팀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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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불거진 손흥민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 루머에 대해 언급한 크리스 서튼. “토트넘은 최근 몇 년 많은 투자를 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반면 그들은 해리 케인, 손흥민이라는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했다. 언제까지 그들을 우승 없이 묶어둘 수는 없을 것.” – Sky Sports]***
2021년 4월 3일. 레스터 LE2 7FL, 잉글랜드. 필버트 웨이. 킹 파워 스타디움.
.경기 시작 40분 전
레스터 0 : 0 맨체스터 시티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3-4-1-2
GK ? 에데르송 / GK ? 카스페르 슈마이켈
RB ? 김다온 / RCB ? 다니엘 아마티
CB ? 김민재 / CB ? 웨슬리 포파나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LCB ? 조니 에반스
LB ? 세르히오 레길론 / RM ? 마크 올브라이튼
DM ? 페르난지뉴 / RCM ? 윌프레드 은디디
RCM ? 로드리 / LCM ? 유리 틸레망스
LCM ? 케빈 더브라위너 / LM ? 티모시 카스타뉴
RW ? 리오넬 메시 / AM ? 아요제 페레즈
LW ? 라힘 스털링 / ST ? 켈레치 이헤나초
ST ? 세르히오 아궤로 / ST ? 제이미 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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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분기점이 된 3월 A매치 이후,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전승(全勝)을 향한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여전히 네 개의 대회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우승이 확정된 대회에 전력을 낭비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펩 과르디올라는 보드진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힘든 일이 되겠지만, 오는 4월 10일부터 시즌이 끝나는 5월 29일까지 이어지는 버블을 실시하자고 말이다. 팀 스쿼드를 외부와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선수단끼리 클럽하우스에 머물게 함으로써, 유행하기 시작한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팀을 보호하는 한편 느슨해진 전승(全勝)을 향한 목표를 다잡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메시지는 전날 김다온을 통해 선수단에 전달되어, 오는 6일까지 답변을 받기로 했다.
만약 선수단이 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나는 것을 제외한 모든 일정을 에티하드에서 보내야 한다.
상당히 가혹한 일일 것이기에, 선수단 자체에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역시 감안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24시간도 안 되어 김다온이 전달한 내용은 선수단의 절반 이상이 이미 버블을 가지는 것에 동의했다는 것이었다.
남들보다 더 자유로운 삶을 즐기는 이들이 망설이고 있긴 하지만, 결국은 버블이 실행될 거라고 말이다.
“좋은 신호야. 여전히 승리에 목마르단 거니까.”
“우리야 좋지. 마누라의 잔소리를 안 들어도 되지 않나?”
“쿡쿡쿡. 당신은 확실히 그렇겠죠.”
“허-! 어린 친구라 뭘 몰라서 그러는 거야.”
후안마 리요와 리차드 롸이트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미소와 함께 바라본 과르디올라가 버블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현재 보드진은 클럽하우스 내의 숙박시설을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선수들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끔 하기 위해 사소한 부분들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가장 중요한 숙식(宿食)을 비롯하여,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오락 시설을 준비 중이다.
“우린 아마도 다시 한번 쿼드러플을 기록할 거야.”
“…”
“하지만, 그냥 기록하는 것과 전승으로 기록하는 건 완전히 달라. 내년 시즌까지 영향이 있을 거야. 우린 이미 성공한 클럽이지만, 더 나아가야 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진정을 위대한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어야 한다고. 난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해. 버블은, 그걸 도울 수 있을 거고.”
A매치 주간 이후 재개된 시즌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바라보는 목표는 분명했다.
가장 먼저 사흘 뒤에 있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UCL 8강전을 시작으로, 첼시와의 FA컵 준결승과 토트넘 홋스퍼와 치를 EFL Cup 결승이다.
일단 이 단계를 통과해야 다음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를 중점으로 팀 일정을 계획하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로테이션을 사용해야 하는 건 필수적인 일이다.
그나마 대한민국 대표팀이 A매치 일정의 절반만을 소화하고 남미에 속한 국가들이 A매치 자체를 포기하면서, 주요한 선수가 체력을 아낄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다.
로테이션이 대거 작동된 와중에도, 김다온/김민재/리오넬 메시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 이유다.
“곧 선수들이 돌아오겠군. 잠시 쉬고 다시 모이지.”
“그러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을 가진 과르디올라가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감독실을 나선다.
오랜 습관대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서였지만, 복도로 나서자마자 전화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화면을 바라본 과르디올라의 눈엔, 낯선 번호가 찍혀 있다.
‘+82라고?’
전이라면 몰랐겠지만, 현재 과르디올라는 전화번호 앞에 +82가 뜻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걸려온 국제 전화를 의미했는데, 의문인 것은 현재는 한국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몇몇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번호를 저장해두고 있긴 했지만, 지금은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의아한 와중에도, 과르디올라는 일단 전화를 받는다.
“Hello?”
가장 보편적인 영어로 답하며 휴대전화를 귀에 가져다댄 순간, 그의 귀에 들려온 것은 자신을 소개하는 약간 높은 톤을 지닌 남성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파울루 벤투입니다.”
“?!!!”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통화가 가능하겠습니까?”
“곧 시합이긴 합니다만, 10분 정도라면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길게 방해하진 않겠습니다.”
“…”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전화에 놀란 과르디올라가 복도를 서성이기 시작하고, 뒤이어 들려온 파울루 벤투의 목소리는 이런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파울루 벤투.
그는 지금.
“다온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
본인을 혼란스럽게 한 김다온을 물으려 하고 있다.
.
.
.경기 결과(2020/21 EPL 31R)
레스터 0 : 4 맨체스터 시티
[골] 리오넬 메시(33) : 전반 14분(세르히오 아궤로/2)세르히오 아궤로(4) : 전반 35분(리오넬 메시/21)
김다온(11) : 후반 13분
필 포든(7) : 후반 29분(라힘 스털링/4)
김다온 ? 73분 출전(1골/평점 8.1)
MoM ? 리오넬 메시(1골 1어시스트/평점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