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12)
1180화 Bubble
2021년 4월 13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그트 팀 피치.
팀이 버블을 선택한 이유는 시즌 전승(全勝)을 위해서지만, 그 계기는 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번져 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뉴스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 불리는 이것은 기존의 것보다 더 전염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가뜩이나 시즌에 걸쳐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중요한 마무리 단계에서 클럽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원했다.
그래서 선수와 코칭스태프/보드진/백룸 등에 이르는 약 150여의 이들이 가족과 집을 잠시 떠나 이곳 에티하드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생활을 이어 가게 됐다.
본래 아카데미 선수들이 쓰던 시설을 개조하고, 퍼스트 팀 센터와 HQ 주변에 임시 건물을 세웠다.
앞서 짐을 풀며 확인한 결과, 임시 시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쾌적한 환경을 자랑했다.
“느려-! 더 빨리-!”
카랑카랑한 펩의 목소리가 훈련장 가득 울려 퍼지고, 조를 나눠 훈련하고 있는 우린 각기 세션을 나누어 각자에 맞춘 훈련을 이어 나가고 있다.
체력/컨디셔닝/기술/전술 등.
최근 퍼포먼스와 분석가들의 데이터에 근거를 둔 이런 훈련 방법은 지난 시즌부터 우리가 해 오던 것이다.
마무리는 주로 GPS를 부착한 11vs11이다.
그리고 그런 뒤엔.
“여기. 이 위치가 너무 넓어.”
“…….”
“뭐가 문제지? 콜이 부족했나?”
GPS 데이터와 드론을 띄워 촬영한 훈련 영상을 바탕으로, 우린 훈련 당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때는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고, 지금도 후벵이 각자가 자신의 플레이만 신경 썼다고 말했다.
팀 스포츠에서 콜(Call)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서로 다른 생각을 알려 동료가 그것을 알게끔 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후벵은 빠른 공격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풀백과 센터백의 간격이 벌어지는 이유를 콜 플레이 부족에서 찾았다.
그다음은 의견의 확장이다.
“후벵이 그렇다는군.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같나?”
“네. 제 생각에도 그게 문제예요.”
“이유는?”
“빠른 공격에 볼에만 신경 쓴 전형적인 움직임이에요. 풀백이나 센터백이나, 서로의 정보를 알렸어야 해요. 그럼 주변에서 필요한 것들을 알았을 테니까요.”
이후로도 계속해서 수비에 관한 피드백은 이어졌다. 펩은 늘 팀 훈련 비중의 7 정도를 수비에 투자했는데, 공격수들 역시 이런 상황에서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줄 알아야 했다.
그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공격하기 편했고, 어떨 때 불편했는지 등은 우리 수비수에겐 중요한 정보가 된다.
대략 30분에 걸쳐 진행된 미팅까지 모두 끝낸 뒤엔 바로 해산했는데, 보통은 선발 명단을 발표했지만 버블인지라 저녁때 발표를 할 것 같았다.
또 맨체스터 외의 지역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자, 오늘이 아닌 내일 도르트문트로 떠나게 됐다.
비행한 당일에 바로 경기를 치르는 부분 역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에 하나다.
“얼마나 걸리지?”
“대충 5시간?”
“그럼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그런 뒤에… 젠장. 시간이 빠듯하겠어.”
“꽉 차 있겠지. 익숙해져야 할 거야.”
초장거리 비행은 아니긴 했지만, 아무래도 비행기를 탄 당일에 바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몸에 부담이 간다.
그래서 보통 전날 경기장에 도착해 하루 정도 몸이 적응할 시간을 벌어 주었지만, 오미크론의 확장으로 독일 정부가 우리의 체류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제한하면서 당일 이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것도 변수라면 변수일 거다.
“인터뷰는 잘했어?”
“뭐, 그냥 그렇지.”
친정팀이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 때문인지, 오늘 미디어는 사전인터뷰 대상으로 군도를 점찍었다.
식사를 끝낸 뒤에도 식당에 남아 시간을 보내던 우린 그런 군도를 맞이했고, 맞은 편에 앉은 그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워 나갔다.
딱히 특정 선수끼리 어색한 관계가 없는 우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다소 어색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평소였다면 다들 집으로 돌아갔을 시간이니 말이다. 이런 부분들을 얼마만큼 긍정적으로 활용하느냐 역시, 이번 버블의 성패를 가를 요소일 것이다.
어쩌면 우린 지난 몇 년보다도 더, 이번 버블이 진행될 40여 일 동안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걸 알 수도 있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게임이나 할까?”
“아니. 난 게임은 별로.”
“그럼 쉬는 시간에 뭘 하는데?”
“그냥, 산책하거나. 아니면 사라랑 같이 식당이나 카페에 가. 개를 산책시키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집에서 책이나 읽는 거지. 잘 우려낸 커피를 마시면서 말이야.”
“흐음-”
“…….”
“왜? 내겐 그게 일상이야.”
거의 4년 동안 함께해 온 동료에게 특별한 취미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지금, ‘취미가 게임인’ 우리는 살짝 머쓱해져서는 군도를 위해 더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본래는 지금부터 저녁 시간까지 FIFA를 즐기려고 했지만, 군도를 위해 30분 정도를 내어주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나저나, 사라랑은 결혼할 거야?”
“그러려고. 적당할 때 프로포즈 할 생각이야.”
“멋진 일이네. 그렇지?”
“응. 넌 어때? 아들은 잘 커?”
“그래- 버블은 좋은데, 아내랑 아들을 일주일에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건 고역이야.”
시간이 지나 다른 이들은 게임을 하러 식당을 빠져나갔고, 나는 석양에 내려앉을 때까지 계속 군도와 함께하며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알아 가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가족이라든가 어린 시절, 그리고 남들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치기 어린 행동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공통점인 긴 재활에 관한 대화도 나눴는데, 이거야말로 경험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인지라 남들에게선 찾을 수 없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서로의 발목과 무릎을 보여 주며, 이제는 훈장처럼 느끼게 되어버린 옛 상처를 공유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진짜,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
“동감이야.”
“사실 네가 나보다 더 심했잖아.”
“볼래? 아직 흉터가 남았어.”
“나도 마찬가지야.”
2016년 겨울 군도에게 일어난 비극은 가뜩이나 느린 발을 고민하던 이 미드필드에 더욱 큰 시련을 안겨다 줬다.
실제로 이전까진 느린 발을 지적받긴 했어도, 군도는 사비 알론소를 연상케 하는 패스 실력과 높은 수준의 기술을 지닌 최고 수준의 젝서(Sechser/DM)였다.
하지만 장기간의 재활을 몰고 온 무릎 부상으로 운동 능력이 더 떨어지게 되면서,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던 피지컬 문제가 군도의 발목을 붙잡고 말았다.
덩달아 활동력 역시 떨어지면서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을 강요받게 되었는데, 꽤 오랜 기간 헤매던 군도는 작년부터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Deep Lying Playmaker)로 새로운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했다.
그리고 펩 역시 군도를 위해 미드필드가 두 명일 땐 파트너를 신경 써 배치함으로써, 군도의 전진성을 끌어 올리며 숨겨져 있던 공격 본능을 끌어냈다.
그 결과 이번 시즌, 군도는 PL과 UCL에서 16골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커리어 최초 시즌 10-10을 달성했다.
재작년만 해도 군도를 방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으나 지금은 쏙 들어간 상태다.
“아이 사진 있어?”
“물론이지.”
평소에도 조카를 예뻐하기로 소문난 군도는 수호의 사진을 보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연히 축구를 하게 할 거지?”
“글쎄. 그러면 좋겠지만, 강요하진 않을 거야.”
“Come on. 네 아이잖아. 유전자를 낭비 말라고.”
“쿡쿡쿡쿡.”
생각했던 것보다 더 평온한 오후, 나는 이런 식의 하루가 계속된다면 버블로 답답함을 느낄 것 같진 않았다.
***
2021년 4월 14일. 44139 도르트문트, 독일. 슈트로벨알리 50. 지그날 이두나 파르크.
.경기 시작 1시간 전
도르트문트 0 : 0 맨체스터 시티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3-4-2-1/4-3-3
GK ? 에데르송 / GK ? 마르빈 히츠
RCB ? 존 스톤스 / RB ? 마테우 모레이
CB ? 김민재 / CB ? 마츠 후멜스
LCB ? 후벵 디아스 / CB ? 마누엘 아칸지
RWB ? 김다온 / LB ? 라파엘 게헤이루
RCM ? 로드리 / DM ? 엠레 잔
LCM ? 일카이 귄도안 / RCM ? 주드 벨링엄
LWB ? 주앙 칸셀루 / LCM ? 마흐무드 다후드
RAM ? 리오넬 메시 / RW ? 안스가르 크나우프
LAM ? 베르나르두 실바 / LW ? 마르코 로이스
ST ? 엘링 홀란 / ST ? 조반니 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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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실크) – City TV 리포터
“네, 선수들이 웜업을 진행할 겁니다. 그들은 지금 막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곳에 선 게 약간 쑥스럽네요. 이곳 역시 팬은 전혀 없습니다. 유럽에서 이런 풍경은 이제 유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훌륭한 분위기를 만들어 우리만의 방식으로 플레이를 가져가야 하겠죠.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시티가 계속 승리를 이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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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펼쳐진 1차전에서 거둔 4:1 승리로 여유가 있긴 했지만, 과르디올라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스코어 이상의 전력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보여 줬고, 피치 위에서 몇몇 인상적인 선수를 보았기 때문이다. 90분이 남은 상황에서, 세 골 차의 리드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조금 다르게 흥미를 끈 선수들에 다가서는 중이다.
“매우 좋은 선수야. 지켜볼 필요가 있어.”
“그래서 내가 여기에 왔지 않나.”
“후후. 그래. 자네의 그 눈이 필요한 몇 안 되는 날이지.”
“몇 안 된다고? 이런-!”
“하하하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항상 좋은 선수를 육성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이들은 본인들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영입이 아닌 육성이 클럽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란 클럽의 정체성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만약 영입을 시도해야만 할 땐, 철저히 클럽 DNA에 어울리는 선수만을 데려오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이들이 과르디올라의 관심을 끌었다.
“주드를 데려올 수 있다면 환상적일 거야. 그는 천재적이야. 게다가 잉글랜드 국적이지. 팀 스쿼드에도 도움이 돼. 아직 미숙하지만, 엄청난 재능이 있어. 그리고 아칸지도 훌륭해. 그가 영리하다는 걸 나는 대번에 알 수 있었어. 도르트문트에서보단, 우리 팀에서 더 도움이 될 거야.”
과르디올라의 관심을 끈 선수는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 최고의 신성(新星)으로 평가받는 주드 벨링엄(Jude Bellingham)과 센터백 마누엘 아칸지다.
다만 아칸지의 경우 팀의 센터백 라인에 다섯 명이 있는지라, 우선순위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드 벨링엄은 아니었다.
“주드를 빼내 오려면 몇 년이 필요할 거야.”
“상관없네. 어차피 당장은 쓸 수 없어.”
“후우~ 어려운 부탁을 하는군.”
만 17세 136일의 나이에 잉글랜드 대표팀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주드 벨링엄은 일찌감치 빅클럽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그를 보유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시작으로, 라이벌 팀은 FC 바이에른 뮌헨과 EPL의 맨유/첼시가 17실 미드필드를 위해 2천만 유로를 준비했다.
하지만 주드 벨링엄은 {“당연히 PL로 진출할 것”}이라던 모두의 예상을 뒤엎으며 분데스리가행을 택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주전 경쟁을 보장하고, 특유의 협상력으로 벨링엄의 마음을 휘어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벨링엄은 합류하기 무섭게 적응 기간을 생략하곤 바로 분데스리가 최고의 중앙 미드필드로 도약했다.
생일이 아직 되지 않아 여전히 17살밖에 안 된 어린 미드필드가 빅리그 중 하나인 분데스리가에서 생존하는 것을 뛰어넘어 본인의 명성을 떨친 것이다.
“그는 쓰리백에서 더 많은 장점을 발휘할 거야.”
페르난지뉴가 주전 보장을 요구하며 재계약에 대한 답을 차일피일 미루는 지금, 과르디올라는 더브라위너-귄도안-로드리-벨링엄으로 이뤄지는 중원을 꿈꾸고 있다.
베르나르두 실바와 필 포든이 때에 따라 메짤라(Mezz`ala)를 맡을 수 있어, 네 명의 중앙 미드필드로 시즌을 꾸리는 건 별로 무리가 아니었다.
주드 벨링엄이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에 합류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적은 내년이나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짙다.
하지만 지금부터, 주드 벨링엄이나 그의 에이전트와 좋은 관계를 쌓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로, 앞으로 주드 벨링엄과 맨체스터 시티 사이에 공식적인 대화 창구가 생겨날 것이다.
팀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과르디올라는 틈틈이 올 시즌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그나저나, 자네뿐인 것 같군.”
“응? 뭐가 말인가?”
“이번 버블이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
“하하하. 정말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나?”
“오?”
의외의 답이 나오는 것을 기대한 치키였지만, 이내 항복했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은 과르디올라의 입에서는 중요한 시기에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이 나온다.
예상을 전혀 빗나가지 않은 친구의 모습이 안쓰럽다가도, 치키는 그 모습에서 커다란 신뢰를 느꼈다.
머릿속에 온통 축구뿐인 이 남자와 함께라면, 시즌 마지막까지 승리를 거듭하는 일을 계속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처음부터 알았던 펩 과르디올라의 모습 바로 그대로였다.
‘아직은 걱정 없겠어.’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올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앞두고, 시티는 비교적 덤덤하게 경기를 맞이하고 있다.
***
(크리스토퍼 크라머) – ZDF 코멘테이터
“벨링엄. OH- JA!!! 주드 벨링엄-!! 이건 정말 환상적인 슈팅입니다!! 17살의 미드필드가, 그의 조국에서 온 클럽에게 긴장하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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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이 골로 말합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다음 단계 진출은 너희가 하더라도, 오늘도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갈 순 없어.”
.
.
.전반 15분
도르트문트 1 : 0 맨체스터 시티
엘링의 안일했던 패스 실수 하나가 도르트문트의 역습으로 이어져 주드 벨링엄의 득점으로 마무리됐다.
최근 들어 느끼고 있는 거지만, 확실히 시즌 후반부가 되면서 실수에서 비롯되는 득점이나 실점 상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런, 빌어먹을-! 대체 무슨 지랄들이야!!”
실점에 분노한 민재가 주먹을 휘두르며 전방을 나무라는 사이, 나는 존에게 진정할 것을 주문하며 민재의 머리를 차갑게 식혀 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지금은 수비로선 할 일을 제대로 했다. 롱패스를 향해 쇄도하는 조반니 레이나의 경로를 정확히 막아 냈다.
그러나 이후 존의 발에 맞고 굴절된 축구공이 향하는 방향이 나빴는데, 엄밀히 말해 실점의 지분을 가르자면 지금은 군도를 나무라는 게 맞다.
군도의 수비 복귀가 느렸던 탓에 벨리엄이 쉽게 세컨볼을 차지했고, 로드리는 박스 안으로 잘 쇄도했지만 볼이 밖으로 흐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중원 구성을 군도와 로드리로 했을 때 따라붙는 세금과도 같은 것이지만, 지금은 약간 뼈아픈 게 사실이다.
‘쟤는 더 경계해야 했어.’
지난주 1차전에서 넉넉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피치에서 마주한 도르트문트는 예상대로 까다로운 팀이었다.
팀의 주요한 선수인 유수파 무코코(Youssoufa Mukoko)와 제이든 산초(Jadon Sancho) 등이 빠진 상황임에도, 날카로운 경기력을 선보인 것이다.
그 중심에 있던 선수가 바로, 지금 골을 넣은 ‘전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17살’ 주드 벨링엄이다.
“괜찮아! 진정해!”
눈에 띄게 좌절한 민재와 명백히 혼란스러워하는 엘링을 보며, 나는 팀 전체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소리쳐 분위기를 한 차례 정리했다.
감정적으로 흔들리기엔, 지금은 너무 이른 시간이다.
무엇보다 우린 지금까지 선제 실점을 허락하고 뒤집었던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물론 팬이 없더라도 어려운 지그날 이두나 파르크 원정이긴 하지만, 냉정함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전력이 온전치 못한 도르트문트를 다시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본다.
‘시간은 충분해.’
넉넉한 시간이 남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속으로 되풀이하며, 나는 경기가 재개되는 순간을 기다렸다.
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