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16)
1184화 Bubble (5)
점유율을 높임으로써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은 셀 수도 없이 많이 존재한다.
가장 쉽게 팀이 추구하는 철학을 보여 주는 것부터 시작하여, 적당한 긴장과 집중력을 유지토록 하고 피치의 특정 공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의 일차적인 목표는 공격이 아닌데, 이는 펩의 철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펩은 바르셀로나에서도 또 뮌헨에서도 기자들에게 점유율에 집착하는 이유를 질문받았고, 그때마다 늘 같은 대답을 했다.
[“점유율을 높인다는 건, 그만큼 상대에게 공격할 기회를 덜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유율은 더 많은 골을 넣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실점하고자 필요한 것이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펩의 생각과 현대 축구의 기조(基調)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펩과 같은 몇몇 선구자(先驅者)들에게서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한데, 그 시작을 알린 건 전방 압박의 부각(浮刻)이다.
점유율을 높이는 팀이 필연적으로 후방빌드업을 가져간다는 것에서 착안, 볼을 소유한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을 전쟁터로 삼았다.
만약 상대의 실수가 나오면 바로 결정적인 기회를 붙잡을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이에 부담을 느낀 상대가 후방에서 볼을 앞으로 보낸 후 빠르게 라인을 높이기라도 하면, 수비에서 단숨에 먼 곳으로 패스를 보내 뒷공간을 노렸다.
최근 조금씩 사라져가던 10번(AM)이 다시 의미를 찾기 시작한 것이라든가, 왼발잡이나 롱패스에 능한 센터백이 중요해진 이유는 이런 흐름과 관련이 있다.
그 증거로 최근 사용되기 시작한 전형을 예시로 삼을 수 있는데, 4-2-3-1과 다이아몬드 형태의 4-4-2를 쓰는 팀의 숫자가 늘었고 3-5-2와 3-4-3 같은 전통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3-4-2-1과 3-4-1-2가 현대 쓰리백 축구의 기본이 됐다.
이 새로운 주류가 된 네 가지 형태의 전술 특징이라면, 10번을 둘 수 있다는 것과 수비적으로 변화를 줄 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포백의 경우 디에고 시메오나가 정착시킨 플랫 형태의 4-4-2로의 변환이 용이하며, 쓰리백은 상대에 맞춰 어떠한 형태로든 수비 전형을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여기까지 생각하고 축구 전술을 만들고 있는 클럽은 내 생각엔 우리 시티가 유일하다.
바로 이게 펩의 역량이자, 그를 이 시대 유일의 선구자로 만드는 이유다.
그 누가 펩이 점유를 포기할 거라 예상했겠나?
점유율은 펩을 상징하는 단어와도 같았다.
그러나.
‘틀렸어.’
나는 과거의 몇몇 인터뷰에서 비롯된 오해가 전혀 엉뚱한 개념을 펩이 추구하는 바를 왜곡시켰다는 것을 알고 있다.
펩이 유일하게 추구하는 것.
그건 바로.
촤륵-!!
“그러췌에-!!!”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일이다.
.
.
.후반 34분
첼시 0 : 2 맨체스터 시티
(가이 모브레이) – BBC 코멘테이터
“……이건 치명적입니다!! Two Nil-! 맨체스터 시티가 그들이 붙잡은 코너에서, 민재의 완벽한 헤더로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동점을 위해 계속해서 몰아붙였던 첼시입니다만, 결국 맨체스터의 수비가 승리했습니다!”
(앨런 시어러) – BBC 컬러-코멘테이터
“토마스 투헬이 함정에 빠졌습니다. 오늘 과르디올라는 시티를 무리뉴의 팀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두 줄의 라인을 세워 수비를 탄탄히 했고, 시종일관 두 줄의 플랫을 만들어 견고한 수비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다 역습할 땐, 그들만의 쓰리백 전술이 가진 장점을 잘 발휘했고요. 굉장히 수준 높은 축구입니다. 점수가 그걸 증명하고 있네요.”
(가이 모브레이)
“맨체스터 시티가 FA 컵 결승 무대에 가까워집니다-! 토마스 투헬이 다시 교체를 준비하는군요.”
.
“민재-!! 그거야!!”
“빠샤-!!”
두 주먹을 불끈 쥔 민재가 나를 격하게 끌어안으며 기쁨을 표현하는 사이, 토마스 투헬이 그들의 마지막 두 개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하킴 지예시와 벤 칠웰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크리스천 풀리식과 칼럼 허드슨-오도이를 투입한 것이다.
그러면서 쓰리백을 깨고 포백으로 변화를 줬는데, 올리비에 지루 원톱 아래 오도이-하베르츠-풀리식으로 이어지는 2선 라인을 형성했다.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이에 펩은 현재의 포백 형태를 기존의 쓰리백으로 돌려놓았다. 다시 3-4-2-1 전형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는 첼시가 사용하는 네 명의 공격수를 다섯 명의 수비수로 막겠다는 의도로, 포든과 리야드를 좌우로 넓게 펼쳐 5-4-1을 만들어 수비 진영을 만들었다.
투헬이 공격 숫자를 늘린 것처럼, 펩 역시 전형 변화로 수비의 숫자를 자연스럽게 늘린 거다.
당연히, 흐름 자체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우린 계속해서 수비를 성공했다.
꽈악-
“헤?이!!”
삐익!!
뒤에서 오도이가 유니폼을 꽉 부여잡자마자, 난 의도적으로 크게 소리를 내지르며 피치 위에서 뒹굴었다.
이에 마이크 딘이 바로 파울을 선언했고, 내 근처에 있던 투헬은 좌절하며 고개를 푹 숙이곤 한 손으로 이마를 매만졌다.
조금 전 나를 상대로 1:1을 시도하려던 오도이에게 패스를 돌리라 열심히 외쳤는데, 선수가 그것을 듣지 않고 드리블을 하려다 막히고 파울까지 범하자 심기가 불편한 듯했다.
마이크 딘에게 카드가 나왔어야 한다며 가볍게 어필한 내가 볼을 골키퍼에게 돌렸고, 두 번째 득점에 크게 도움을 준 에디는 멀리 볼을 차내어 엘링의 머리를 겨냥했다.
경합을 벌이던 리스 제임스가 머리를 먼저 가져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볼은 그대로 사이드라인 밖을 벗어났다.
삑-
.
(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가 오늘 너무나도 견고합니다. 슈팅 여덟 개. 하지만 유효 슈팅은 하나도 가져가고 있지 못하는 첼시입니다.”
(김정명) – SPORTV 캐스터
“정지현 해설위원님의 말대로 오늘 첼시는 유효 슈팅이 하나도 없습니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는 슈팅 숫자 자체는 비슷합니다만, 일곱 개의 슈팅 중 네 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그중 두 개가 득점입니다.”
(정지현)
“이건 뭐, 도리가 없습니다. 측면이면 측면, 중앙이면 중앙. 모든 위치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완벽한 실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김다온이나 김민재야 뭐 말할 것도 없지만, 팀 전체의 수비적인 레벨이 엄청나게 올라와 있는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
민재의 헤더로 점수가 두 골 차로 벌어지고 나서부터, 애써 유지해오던 첼시의 평정심이 흐트러진 게 드러났다.
전에 없던 실수들이 계속 터져 나온 거다.
“헤?이!! 그게 무슨 X같은 패스야!!!”
뤼디거의 롱패스가 그대로 에디에게 안긴 순간, 화를 참지 못한 투헬이 모자를 바닥에다 내팽개치며 분노에 가득 찬 고함을 내질렀다.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저것이 현 상황에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점유율을 더 높여가는 과정이 이어지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 4분의 추가 시간을 알리는 시점이 다가왔다.
이제야 펩은 마저 남은 교체 카드를 꺼내 들기 시작했는데, 대기심과 함께 선 군도와 지뉴가 밝은 표정으로 피치로 나설 준비를 하는 게 보였다.
그래서 난 의도적으로 반대편 코너를 겨냥한 롱패스를 날렸고, 플랫 바로 앞에서 볼이 벗어나도록 만들었다.
고개를 끄덕인 펩이 박수와 함께 내게 엄지를 치켜세웠는데, 그것이 내심 마음에 들었던 나는 미소를 숨기지 않으며 뒤로 돌아섰다.
지금의 판단 하나로 추가 시간의 1/4 정도를 쓸 수 있게 되었는데, 로드리가 여기에서 또 신경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걸으며 첼시 선수들의 심기를 거스른 후, 얼른 나가기를 요구하는 오도이와 부딪쳐 신경전을 거기에 더한 것이다.
그 결과 경고 하나를 더 받게 되긴 하였지만, 덕분에 수십 초를 더 벌었으니 나쁘지 않은 교환이었다.
삑-!
첼시 선수들에겐 영원처럼 느껴졌을 교체가 끝난 후, 갑자기 테크니컬 에어리어 쪽이 시끄러워졌다.
“?”
고개를 돌려 보자 우리 쪽 벤치를 쳐다보며 소리치는 투헬의 모습이 보였는데, 벤치에 앉아 물병을 손에 쥔 펩이 양팔을 들어 올리는 게 눈에 띄었다.
결국 마이크 딘이 경기를 중단하며 벤치 쪽을 향해 달렸고, 한참이 지나 투헬과 리요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투헬은 로드리가 느리게 걸어가는 것에 대한 불만을 벤치에 토해 냈고, 펩이 경고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나선 리요가 그에 대응하면서 카드를 받게 된 것이다.
한 차례 시끌벅적했던 이벤트(?)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마이크 딘이 휘슬을 불어 경기 종료를 알린다.
삑-! 삐?익! 삐—익!!
추가 시간은 4분이었지만, 그중 제대로 된 축구에 쓰인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화가 풀리지 않은 투헬이 펩과의 악수를 거부한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뻗은 손이 머쓱해진 펩은 어깨를 으쓱하며 그것을 주변 대기심에게 가져간다.
하지만 아직, 첼시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비겁한 새끼들! 품위를 보여 줬어야지!!”
“무슨 품위?! 넌 전쟁터에서 품위를 찾아?!”
“로드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됐어!!”
“FUCK YOU! 그것도 축구의 일부야!!”
벤치에서 다시 충돌한 양 팀의 코치들을 선수들이 말리는 풍경이 펼쳐지고, ‘BBC’의 카메라가 그것을 담는 동안 메이슨 마운트가 내게 다가왔다.
녀석은 나의 유니폼을 요구했고, 난 흔쾌히 상의를 벗어 준 후 마운트의 것을 어깨에 걸쳤다.
“고마워요.”
“뭘.”
“우리 영감들은 아직 화가 났지만요.”
“축구가 그렇지, 뭐.”
“네. 아무튼, 축하해요.”
“고마워.”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시작된 스태프들 간의 다툼은 복도 안쪽에선 선수들 사이로 번져 제법 격렬한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으로 발전했다.
드레싱 룸 앞까지 온 첼시의 코치들이 계속해서 불만을 토로했고, 출동한 보안요원들이 이를 막는 사이 로돌포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다.
사람들을 전부 드레싱 룸 안으로 들여보내곤, 첼시 사람들에게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 소리치며 문을 닫아 버린 거다.
딸깍거리며 잠긴 문 뒤로 여전히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지만, 휴대전화를 실내의 스피커에 연결한 내가 노래를 틀어 그것을 곧 묻어 버렸다.
험상궂은 분위기였던 드레싱 룸은 이내, FA 컵 결승전 진출을 축하하는 클럽 스테이지로 바뀌어 버린다.
“It’s Friday again-!!”
“Then Saturday, Sunday, what?!”
“It’s Friday again-!!”
승부의 세계에서는 당연하고 또 당하는 쪽엔 잔인한 이야기지만, 승리한 쪽이 모든 것을 챙겨 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음 단계로 올라선다는 영광도 승리의 기쁨도 또 자연스러운 감정을 내세울 수 있는 권리조차도, 프로의 세계에선 오직 승자만이 가져갈 수 있다.
“Then Saturday, Sunday, what?!”
“It’s Friday again-!!”
그렇기에 우린 노래하고 춤추고 또 물과 음료를 서로에게 뿌려 가며, 첼시가 토해 낸 분노까지 더해 즐겼다.
개인적으론 오늘의 패배가 투헬에게 더욱 뼈아플 거로 보는데, 우리와 같은 3-4-2-1로 맞서 승리를 쟁취한다는 그림을 그렸을 테지만 오히려 우린 포백으로 이겨 냈다.
벌써 약간은 낡고 보편적인 전술이 된 디에고 시메오네 방식의 4-4-2를 내세워, 2020/21 시즌을 대표하는 3-4-2-1을 깨트린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축구에 정답은 없다.
모든 전술은 다른 전술에 먹힌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얼마나 이해하고 적절한 시기에 이용할 줄 아느냐다. 낡아 버린 전술이라도 최신의 것을 이겨 낼 수 있고, 아무리 점유율을 높여도 패배할 수 있다.
“AY-! P!!”
“?”
“오늘 점유율은 어땠어요?”
게임 분석관인 피엣 크레머스에게 소리쳐, 나는 그가 우리 모두에게 점유율을 말하도록 만든다.
순간 노래를 부르던 실내는 조용해졌고, 손에 쥐고 있던 태블릿을 쳐다본 크레머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가 기대한 숫자를 말했다.
“31%”
“YEAH-!!!”
“다시 볼륨 높여!!”
새로운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다시 높이 울려 퍼지고, 우린 단 31%의 점유율만을 가져가고도 최근 분위기가 좋은 첼시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것에 기뻐했다.
어려운 상대를 이겨 내서가 아닌, 팀 전체가 지금까지 해 온 축구의 다음 단계를 공유하고 있어 환호한 것이다.
훈련과 무관한 순간이 오면, 펩은 언제나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지금까지 존재해 온 축구의 모든 전술과 우선시되던 덕목이 그러했던 것처럼, 점유율 역시 언젠간 파훼되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기 전까진 주춤할 거라고 말이다.
물론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점유율이 지니는 절대적인 가치는 변치 않겠지만, 그를 이겨내는 축구와 전술은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라 많아질 거랬다.
이는 펩이 걸어 온 길과 그가 이루어온 업적에 더해져 상당한 신빙성을 가졌고,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들었다.
절대는 절대 존재할 수 없다.
모든 건 변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설령 한 개인에게 수십 개의 트로피를 안겨다 주었던 철학이라고 할지라도, 하나의 유행이 구식이 되어 가는 섭리(攝理)까진 거스르진 못한다.
우리는 오늘 다음을 보았다.
그리고 난 이것을.
‘한국으로 가져갈 거야.’
나의 눈 한쪽이 월드컵을 바라본 지도 시간이 꽤 흐른 지금, 3년 가까이 억눌러 온 감정이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토해 내긴 아직 이르기에, 난 계속 노래하고 소리 지르며 새로운 감정으로 그를 덮었다.
조금 더 그곳에서 기다려 달라 부탁하며.
여전히 난 배고프고.
더 많은 승리를 원한다.
.
.
.경기 종료(FA Cup Semi-Final)
첼시 0 : 2 맨체스터 시티
[골] 엘링 홀란 : 전반 23분(김다온)김민재 : 후반 34분(C.K/케빈 더브라위너)
김다온 : 95분 출전(1어시스트)
***
[Tactical Analysis : 점유율을 버리고 수비와 역습을 택한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에게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다섯 가지 이유 ? 포포투(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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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1의 첼시, 4-4-2의 맨시티. 어딘가 기묘하지만, 전술적으로 풍부했던 두 팀의 시합.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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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우리가 더 잘했지만, 맨시티가 승리를 가져갔다. 이게 축구다. 때로는 더 오랫동안 볼을 점유해도 승리를 차지하지 못할 때도 있다. 승리하려면 결국 골이 필요한데, 팀으론 우리가 더 나았어도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우리의 공격수들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 반면 우린 수비에서 실수가 있었다. 결국 그게 승부를 갈랐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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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적으로 첼시가 더 나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펩 과르디올라, “투헬이 어떻게 받아들일진 모르겠지만, 오늘은 우리가 정확히 의도한 대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첼시가 3-4-2-1을 택할 수 있다 믿었고, 그때 대응할 방법으로 가지고 나온 것이 오늘의 전술이다. 여전히 100%의 점유율을 바라는 건 사실이지만, 때론 과감히 그것을 버려야 할 때도 있다. 결국 모든 건 승리를 위해서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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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네빌, “과르디올라는 그의 스쿼드가 지닌 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시티와 같은 팀이 수비와 역습에 집중하면 어떤 축구를 할 수 있는지 보여 준 경기다.” – Sky Sports]***
2021년 4월 21일. 버밍엄 B6 6HE, 잉글랜드. 트리니티 로드. 빌라 파크(Villa Park. Trinity Rd. Birmingham B6 6HE, England).
.전반 00분
애스턴 빌라 0 : 0 맨체스터 시티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1-4-1
GK ? 에데르송 / GK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RB ? 키런 트리피어 / RB ? 매티 캐쉬
RCB ? 존 스톤스 / RCB ? 에즈리 콘사
LCB ? 후벵 디아스 / LCB ? 타이론 밍스
LB ? 세르히오 레길론 / LB ? 맷 타겟
DM ? 로드리 / DM ? 마벨러스 나캄바
RCM ? 베르나르두 실바 / RAM ? 제이콥 램지
LCM ? 일카이 귄도안 / RCM ? 존 맥긴
RW ? 리야드 마레즈 / LCM ? 도글라스 루이스
LW ? 라힘 스털링 / LAM ? 베르트랑 트라오레
ST ? 필 포든 / ST ? 올리 왓킨스
.
.
FA컵 결승전에 오른 우리가 만난 다음 상대는 리그 개막전 상대기도 했던 애스턴 빌라다.
전반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빌라는 후반기 단 4승에 그치는 부침에 빠졌고, 우린 그런 이들을 상대로 승리할 거란 자신감에 불타고 있었다.
또 바로 다음 경기가 토트넘과의 EFL Cup 결승이기에, 펩은 자연스럽게 로테이션을 택했다.
스쿼드를 하나로 모은 후벵의 훌륭한 팀 토크 역시 있었어서, 난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휘슬이 불리고 얼마 되지 않아 팀의 오른쪽 진영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 시작 직후 리야드가 파울을 범했고, 하프라인 바로 위에서 맷 타겟이 보낸 프리킥은 키런이 손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위치로 움직이는 듯했다.
한데 갑자기.
쿵-
‘뭐야.’
미끄러진 키런이 엉덩방아를 찧었고, 그를 그대로 통과한 축구공은 애스턴 빌라의 스트라이커 올리 왓킨스의 발아래에 도착했다.
순식간에 팀의 오른쪽 수비가 무너졌고, 욕심 없이 이를 중앙으로 연결한 왓킨스의 패스는 존 맥긴(John McGinn)에게 이어져 실점으로 마무리되었다.
벤치에 있는 이들이 채 경기에 집중하기도 전인 전반 20초. 단 20초 만에, 그대로 실점을 허락한 것이다.
.
(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전반 20초 만에 실점입니다! 펩 과르디올라 체재 이후에 나온 최단기간 실점입니다! 이런, 세상에나.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
실수로 인한 실점.
최악의 출발이다.
그러나 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펩과 피치에 있는 후벵이 빠르게 팀을 정돈했고, 우린 곧바로 빌라에 역습을 퍼붓기 시작했다.
마치 분풀이라도 하듯 맹렬한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전반 20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
(알리스테어 만)
“포든. 잘 봤습니다. 마레즈가 있습니다. 준비된 플레이를 찾는군요. 그리고 이는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이어집니다! 그리고 포든-! And They are Level. 바로 이게, 시티의 플레입니다.”
.
포든의 동점골이 터진 순간, 벤치에 있던 이들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초조했던 마음을 털어 냈다.
“YEAH-!!”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금세 수습에 성공했고, 동점을 만들었으니 역전까지 가져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믿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은.
삑-!
세트피스 상황에서 보답받았다.
.
(알리스테어 만)
“귄도안이 파울을 잘 이끌어 냈습니다. 프리킥을 준비하는 마레즈. 옆으로 움직인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연결합니다. 아름답게 꺾어 놓는군요-! 그리고 시티 역시 하프타임이 되기 전에 경기의 흐름 자체를 꺾어 놓습니다-! 로드리의 절묘한 헤더입니다-! Two One-! 맨체스터 시티의 저력이란 이런 것입니다-!”
.
전반 40분 만에 2:1로 경기를 뒤집고, 이대로 별 탈 없이 하프타임을 맞이하면 후반전 충분히 승리를 굳히는 득점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전반 20초 만에 나온 실점은,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상황에 대한 예고였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번 키런의 수비 위치 선정 실수가 애스턴 빌라의 침투 패스로 이어지고, 좌우를 바꾼 제이콥 램지(Jacob Ramsey)의 쇄도를 스톤스가 막아섰다.
하지만 앞으로 달려가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던 탓에 스톤스는 급하게 발을 뻗었고, 난 먼 거리에서도 램지의 무릎에 동료의 스터드가 박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는 제이콥 램지.
그 순간, 벤치는 싸늘해졌다.
.
(알리스테어 만)
“제 생각엔, 주심이 스톤스에게 퇴장을 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티는 10명이 될 것 같군요.”
.
VAR까지 확인하고 온 피터 뱅크스의 손에 빨간색 카드가 쥐어지고, 스톤스의 퇴장을 확인한 우리가 머리를 움켜쥔 사이 펩의 분주한 목소리가 이쪽으로 이어졌다.
“리크-!! 서둘러-!”
곁에 앉았던 리크가 빠르게 내려가 웜업을 시작하고, 10명이 된 우리를 상대로 빌라는 전반 남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다.
시간이 부족해 득점 기회론 잇지 못했지만, 후반전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2:1로 앞섰으나 10명이 된 상황.
이는 우리에겐 분명한 위기다.
하지만.
“This one is for John-!”
“Let`s go-!”
팀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해야만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찾아내고 있다.
“걱정되나요?”
“아니, 전혀.”
“네. 저도요.”
조용히 펩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우린 남몰래 서로의 주먹을 맞대었다.
열 명이서 뛰게 될 후반, 우린 틀림없이 괜찮을 거다.
***
작가의 말 ?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참, 완치 불가능한 면역질환이라는 게 무섭네요. 그나마 조금 살아나서 업로드 합니다. 최대한 연재 주기와 횟수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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