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2)
121화
아쉬운 순간 뒤에는 눈물이 흔히 뒤따르는 법이지만, 오늘은 그 누구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건 패배가 아쉽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또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빈자리 하나 없이 빼곡하게 들어찬 웸블리 스타디움.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금 입장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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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7. 런던 올림픽 준결승전 경기결과
대한민국 4 : 0 일본
[골] 구자철 : 전반 11분(김보경)김다온 : 전반 37분(석현준)
곽태휘 : 후반 6분(기성용)
김보경 : 후반 21분(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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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은 의심할 여지 없는 완승으로 끝났다.
2 : 0이 된 이후부터는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고, 4 : 0이 아니라 5 : 0이나 6 : 0이 되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우릴 상대로 해트트릭을 한다고 말했던 오츠 유키는 후반 13분 만에 필드를 떠났고, 그전에 나와 흥민이 형에게서 한 차례씩 알까기를 허용하는 등의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렇게 경기가 끝났을 땐, 우린 군면제를 확정 지은 것에 환호했고 일본 선수들은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명암의 교차는 관중석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삿포로 참사를 완벽히 복수한, 아니 오히려 일본의 축구 역사에 있어 가장 뼈아픈 패배 중 하나를 우리가 선물했다고 본다.
실제로 일본 언론은, 치욕이란 말로 4강전을 정리했다.
그리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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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2일. 런던, 잉글랜드. HA9 0WS 웸블리. 웸블리 스타디움.
·경기결과 (결승전)
대한민국 1 : 3 브라질
[골] 손흥민 : 후반 30분(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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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시간 전,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경기가 브라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우린 브라질이라는 이름값에 너무 짓눌렸고, 전반전에만 3실점을 허락하며 0 : 3으로 끌려갔다.
뒤늦게 흥민이 형의 골이 가라앉은 사람들을 일깨웠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남은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후반전 마지막 19분 동안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어도 보았지만,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근 브라질은 끝까지 자신들의 리드를 지켜냈다.
올림픽 남자축구의 끝을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지고, 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머리를 움켜쥐었었다.
“야, 이제 좀 괜찮냐?”
“네. 안 괜찮으면 어쩌겠어요.”
“그래. 네 말처럼 어쩌겠냐. 아쉽지만, 받아들여야지.”
가장 먼저 시상대 앞에 도달한 우리가 한쪽에 늘어서자, 그 옆으로 차례대로 브라질-멕시코의 선수들이 나란하게 섰다.
하루 전 3, 4위전에서 일본에 3 : 0으로 승리한 멕시코의 선수들은 어제 결과를 모두 받아들여서 그런지 표정이 우리보다 훨씬 더 밝아 보였다.
누가 보면, 저들이 은메달을 딴 줄 알 것이다.
“휴우우우-”
고작 한 시간 만에 패배의 쓰라림을 모두 털어내기란, 내게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모든 상황은 현실이었고, 이제 나는 올림픽 다음을 바라봐야만 할 것이다.
시큰거리는 가슴 한구석이 자꾸만 따끔거리는 통에, 좀처럼 구겨진 인상을 펴기가 힘들다.
하늘을 보면, 조금 나으려나?
‘그건 또 아닌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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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 KBS 아나운서
“이번 23세 이하 팀. 대한민국 최초로 축구에서 올림픽 메달을 안겨다 주지 않았겠습니까? 특히 이번 세대에서 벌써 유럽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수용)
“네, 그런 선수들이 실제로 대표팀에서도 큰 몫을 해줬죠.”
(서인석)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선수들이 화면에 잡히고 있습니다. 정성룡 골키퍼부터 시작해서, 기성용, 구자철, 석현준, 남태희, 박종우, 그리고 김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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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달을 목에 건 멕시코에 이어, 이번에는 우리가 단상 위에 올랐다.
IOC 위원이라는 흑인 여성 한 분이 다가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축하를 건네며 메달을 걸어주고, 또 그 뒤에 악수하는 과정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미스.] [발음 멋진데요? 하하.]얼마나 지금 내가 정신이 없냐면, 상대가 포르투갈어를 했는데도 무표정하게 대답한 것이 다였다.
평소라면, 호들갑 좀 떨었을 건데.
은메달 시상이 끝나고, 가장 큰 환호성 속에 브라질 대표팀이 단상에 오르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난 도저히 배알이 꼴려서 거기에 계속 시선을 놓아둘 수가 없었다.
“야, 인상 좀 피래도.”
“하아- 이겼어야 해요. ”
“야, 적당히 해라.”
“아니, 형! 대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냐고요!”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4년에 한 번뿐인 대회이고, 특히나 이 올림픽은 23세 이하만 뛸 수 있는 무대다.
물론 와일드카드로 세 명이 더 참여할 수는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만 보더라도 FIFA의 의무차출 규정이 없기에 자국에서 뛰는 선수가 아닌 경우 차출에 큰 제한을 받는다.
어쩌면 이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
‘……어? 아니네?’
어째서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다음 올림픽에서도 뽑힐 나이였다.
하지만 이 생각을 해도, 기분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4년 뒤를 기약하는 건, 내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그때, 뛸지도 모르겠고.
휘날리는 꽃가루를 멍하니 쳐다보며, 난 또 한 번 2등이 되고야 만 씁쓸함을 곱씹게 된다.
‘이거, 콩도 아니고 진짜.’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 믿고 있긴 하지만, 이대로 2등 징크스 같은 것이 걸리면 무척이나 곤란했다.
“야, 이제 가자. 끝났어.”
“네에-”
다른 형들은 은메달+군면제에 한껏 기뻐하고 있었기에, 나도 더는 울상을 짓고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단상에서 내려와 다시 퇴장하는 길,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아느냐고?
[이봐! 아까 나랑 사진 찍기로 했잖아.] [아- 그랬죠, 참.]실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럴 기분이 아니라 도망치려고 했었던 거다.
지금 내 앞에서 주변 동료에게 휴대폰을 건네는 사람은, 이번 브라질 올림픽팀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헐크였다.
우리는 곧, 복도 한쪽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찰칵-!
[에-이!! 나도!!] [응?]목소리를 높이며 이쪽으로 다가온 주인공은.
[뭐야? 조이아. 너도 하려고?] [응? 조이아?] [어. 너 얘 패션 모르지? 사석에서 한 번이라도 얘를 보면, 곧바로 왜 그런지 알게 될 거야.]조이아(Joia)는 ‘보석’을 뜻하는 포르투갈 단어인데, 주로 금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다이아몬드나 에메랄드처럼 다른 보석들을 말할 땐, Joia보다는 joalheria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과자 가족 친구들이 워낙 여자애들한테 이런저런 선물을 해주다 보니, 곁에서 자연스레 알게 된 지식이다.
[좋아, 웃어~ Um! Dois! Tres!]찰칵-!!
나란히 어깨동무하며 함께 사진을 찍은 주인공은, 경기 내내 밉상에 가까웠던 네이마르 주니오르(Neymar Junior)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가 끝났으니, 필드 위에서의 감정들은 몽땅 뒤로 남겨둔 지 오래다.
그게, 옳다고 배웠다.
[오늘 아주 잘하더라. 많이 배웠어.] [나도 마찬가지야.]네이마르는 인사치레 차 날 칭찬한 것 같았고, 난 진심을 담아서 그에 대답해줬다.
정말이지, 네이마르가 결승전에서 보여준 할리우드 액션은 만약 내가 제삼자의 입장이었다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훌륭한 연기였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난 전반 4분 만에 경고를 받았고, 이후 플레이를 마음껏 하지 못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은 그게.
[야! 나도!]“아이- 씨, 진짜.”
이대로 패배를 조금 곱씹으며 찌질해지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날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이번에 날 붙잡은 건, 같은 브라질의 마르셀루(Marcelo)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왼쪽 풀백이고, 오늘 경기에서도 두 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찰칵-!!
내가 너무 속이 좁은 걸까?
왜 저런 친절이 달갑지 않은 건지.
한참이 지나서야, 난 형들이 기다리는 라커룸으로 들어섰다.
“야! 이제 다 왔다! 김다온 왔어!”
“으잉?”
“우와아아아아아아-악!!!!”
사방에서 샴페인들이 튀었고, 형들은 다들 미친 사람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것이 전혀 달갑지 않았었지만.
“에라이. 우와아아아아아-!!!!”
곧 나도, 형들처럼 미쳐서 소리를 지르고 또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못 견딜 것 같았으니까.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에는 아무래도, 괜찮은 척하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르겠다.
***
·2012 London Olympic Men`s Football Final Result
Gold : Brazil
Silver : South Korea
Bronze : Mexico
·2012 London Olympic Men`s Football Best Eleven(BBC)
GK ? 잭 버틀란드(잉글랜드)
RB ? 자르고 투레(세네갈)
CB ? 치아구 시우바(브라질)
CB ? 디에고 레예스(멕시코)
LB ? 김다온(대한민국)
CM ? 기성용(대한민국)
CM ? 오스카르(브라질)
CM ? 네이마르(브라질)
ST ? 무사 코나테(세네갈)
ST ? 오리베 페랄타(멕시코)
ST ? 레안드로 다미앙(브라질) : 득점왕(6골)
***
런던, 영국. 심슨즈 로드. 프리미어인 런던 브롬리 호텔.
“야, 같이 저녁 먹고 가.”
“저도 그러고는 싶은데, 미리 약속한 거라서요.”
“아이, 진짜. 연락할 거지?”
“그럼요. 해야죠.”
“야! 어째 마지못한 듯이 말한다?”
“어, 들켰어요?”
“아-놔, 이 새끼!”
자철이 형이 내 머리를 조르기 시작했지만, 형은 곧 나를 풀어줬다.
그리고 나는, 호텔의 로비까지 마중 온 한 사람 한 사람과 포옹을 나눴다.
시상식과 광란의 시간을 보내고 난 후, 호텔로 돌아온 나는 곧장 짐을 챙겨 로비로 나왔다.
대략 2시간 뒤에 리스본으로 출발할 비행기를 타려면, 조금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본래는 시간이 꽤 넉넉할 줄 알았는데, 샴페인 냄새에 취해버린 난 호텔로 돌아와 30분 정도를 뻗어 있었다.
“저, 가요! 더 나오지 않아도 돼요!”
“잘 가!! 연락 꼭 해!! 응?!”
“네에-!!”
부모님은 따로 호텔에서 출발하셨을 것이기에, 이대로 공항에 도착하게 되면 만나게 될 것 같았다.
호텔 앞, 택시가 한 대 도착해 있다.
[저, 선생님?]“응? 저요?”
[이건, 호텔 측의 선물입니다.]“……땡큐. 떙큐 베리 머치.”
[하하. 천만에요.]자상한 표정의 호텔 직원분이 내게 건넨 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초콜릿 상자였다.
때마침 단 게 조금 당겼는데.
그건 또 어떻게 알고.
호텔 직원분이 목적지를 미리 말해둔 덕분에, 난 별말을 하지 않고서도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되었다.
오늘 곧장 런던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고, 다른 형들은 소속팀과 이야기된 부분에 맞춰서 내일 아침부터 하나둘 흩어지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히스로 공항까지는 택시로 대략 70분쯤 걸린다고 했다.
“후우우우-”
달콤한 초콜릿을 입안에서 녹여내며, 난 지난 40일을 돌아본다.
지금까지 덴마크나 포르투갈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즐겁고 또 아쉬움이 남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얻은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고 본다.
축구를 하면서 답답한 부분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건 서로의 호흡을 맞춘 시간이 짧아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군가의 생각이 다르거나 혹은 기량이 부족한 사람이 있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난 그것이 무척 좋았고, 또 계속해서 하고 싶다.
훈련하며 실컷 웃고 떠들 수 있었던 것들도 좋았다.
한국인이기에 웃을 수 있었던 것들 말이다.
어떻게 보면, 그게 가장 큰 이유인 것도 같다.
앞으로 당분간은 클럽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었고, 올림픽과는 전혀 다른 경쟁과 압박을 견뎌내야만 할 것이다.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언젠가 합류하게 될 대표팀에서 풀 수 있을 거다.
반대로 대표팀에서 얻은 스트레스는, 클럽에서 풀 수 있겠지.
그 사이에서, 난 현명한 선택을 가져가야 한다.
“조금 어른이 된 것 같기도.”
군면제의 기쁨이라든가 하는 부가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추후에 생각해도 전혀 늦지 않을 것이다.
일단 지금은, SL 벤피카.
그리고.
‘복수해야만 해.’
결승전에서 입은 상처를, 복수로 달래는 게 먼저라고 본다.
***
2012년 8월 13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제1 연습구장.
시즌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SL 벤피카 A팀의 훈련은 점점 더 그 단계를 높여나가고 있다.
“아니, 그게 아니지! 그만, 그만! 잠깐 멈춰!”
“하아- 또?”
“지금은 별로 잘못한 게 없지 않아?”
“쉬잇- 듣겠어.”
선수들의 앞에 서서 자신의 불만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는 조르제 제수스는, 소집 첫날부터 강한 어조로 자신의 바람을 분명하게 표현해왔다.
바로, 리그 우승.
직전 시즌을 통해 팀 전력에 충분한 희망을 엿본 그였기에,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부담을 얹어주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SL 벤피카의 선수들은, 감독의 그런 요구를 충분히 받아들이는 중이었다.
“좋아. 그럼 다시 해보지.”
삐-익!!
SC 브라가라는 쉽지 않은 상대와의 개막전은, 현재 훈련하고 있는 인원 그대로 치르게 될 예정이었다.
이 말은, 올림픽 최종전을 치르고 돌아온 김다온은 뛰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아직 팀과 호흡을 맞춰보지도 못했고, 또 체력적으로 다른 이들보다 많이 뒤처져 있는 상태일 것이다.
훈련이 모두 끝난 뒤.
“후-아! 죽겠다. 요즘 조르제가 너무 빡빡한 것 같지 않아?”
“시끄러워, 베르나르두. 올 시즌 열심히 한다며?”
“열심히 하고 있거든? 그냥 훈련이 좀 빡빡하다는 거잖아. 하여간에 잔소리는…….”
“구시렁대지 마.”
올 시즌 개막 스쿼드에 포함된 안드레 고메스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클럽하우스로 들어서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나저나, 걘 언제 온대?”
“글쎄. 조금 쉬다 오겠지?”
“걔가 없으니까, 여기가 절반 정도는 조용해진 것 같아!”
“너 그 말 벌써 백번도 더한 거 알지?”
“진짜? 백번이나?”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녀석아!”
“에-이!! 수건 좀 던지지 마!”
“그건 너 때문이고.”
이 두 사람 외에도, 올 시즌 SL 벤피카의 스쿼드에는 어리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연령대의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베테랑의 위치가 중요해졌다.
“거기! 너희 둘!”
“네?”
“얼른 씻고 내려와! 밥 먹고 미팅을 할 거니까.”
“네에-!! 아, 젠장. 또 야?”
“A팀은 항상 그랬다잖냐.”
“제기랄. 걘 항상 이런 걸 버텨온 거야?”
“뭐, 아마도?”
각자의 방으로 향하고 있는 두 사람이 갈림길 앞에서 헤어지려고 하던 순간.
“우와아아아아-악!!”
“이 목소리는?”
“주앙이다!!”
복도 한쪽에서 커다란 비명이 들려왔다.
그 주인공이 주앙 칸셀루라는 것을 단번에 파악한 두 사람은, 곧바로 달려가 활짝 열린 방문 안으로 몸을 집어 넣는다.
“무슨 일이야!!!”
“도, 도, 도둑?!”
“저, 저기.”
“응?”
문 안쪽에서 주저앉아 침대가 있는 곳을 가리키고 있는 칸셀루.
그리고 거기엔.
“반갑다, 이 병신들아!”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옆에다 놓아둔 채, 환하게 웃고 있는 김다온이 있었다.
“AMIGO!!!!!”
“KIM!!!!”
눈이 휘둥그레졌던 안드레 고메스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김다온에게 달려들고, 뒤늦게 정신을 차린 주앙 칸셀루 역시 거기에 가세했다.
이내 네 명의 남자가 침대 위에 쓰러졌고, 그들은 거의 두 달 만에 만나게 된 친구를 격하게 반겼다.
“야! 좀 비켜!!”
“시끄러워!! 이 녀석!! 우리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앙?”
“비켜! 나 죽겠어!”
“그냥, 죽어! 올림픽은 어땠냐? 앙? 여자애들 좀 꼬셨어?”
“하나도 못 꼬셨다, 임마들아! 아아아아악-!! 좀 나와!!”
순식간에 떠들썩하게 변한 주앙 칸셀루의 방문 앞에는, 어느새 소란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서 온 SL 벤피카의 주장 루이장도 있었다.
“뭐야? 이게 웬 소란이…… 엥?”
“루, 루이!! 저, 저 좀 살려. 켁! 나 죽어어-!”
시즌 개막까지 단 5일.
비로소, SL 벤피카의 전원이 모이게 되었다.
***
작가의 말 ? 결승전 생략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기 위함입니다. 당시 브라질의 명단엔 굉장한 이름들이 제법 되었고, 추후에 있을 그들과의 연결고리를 풀어나감에 있어 활용될 것이라, 경기의 전개 자체는 생략입니다.
이젠 SL 벤피카에 다시 집중입니다.
어찌 보면 국대를 다루는 글이 잘 없어서 힘드셨을 수도 있는 올림픽 편 잘 따라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꽤나 많이 깔린 복선은 조금씩 수거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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