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23)
1191화 Bubble (12)
.경기 종료(UCL Semi-Final 1st Leg)
PSG 0 : 3 맨체스터 시티
[골] 리오넬 메시(6) : 후반 03분(필 포든/4)케빈 더브라위너(3) : 후반 17분(F.K)
김다온(5) : 후반 25분(F.K)
김다온 ? 96분 출전(1골/평점 8.8/MoM)
.
.
[THE PERFECT CITY!! : 파리의 챔피언을 적진에서 압도한 잉글랜드의 챔피언들 ? 맨체스터 이브닝(U.K)].
.
[글렌 호들, “올 시즌 시티를 상대해 온 팀들과 마찬가지로, PSG 또한 그들을 넘어설 수 없다.” – BT Sports(U.K)].
.
[가르침을 받은 PSG : 파리의 제왕은 스스로 유럽 최고임을 입증할 자격을 놓쳐 버렸다. – 레퀴프(프랑스)].
.
[볼 터치 28회, 드리블 돌파 횟수 0!! : 킬리앙 음바페, 그 초라했던 경기력. – 르 파리지엉(프랑스)].
.
[파트리스 에브라, “시티와 같은 팀을 꺾으려면 네이마르 혼자만으로는 힘들다. 음바페가 더 해 줘야 했다. 그는 경기 내내 완전히 짓눌린 모습이었다. PSG로서는 어렵게 됐다. 에티하드에서 시티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 – BeIN Sport(프랑스)].
.
[패배 후 팀 경기력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한 꼴이다. 의도했던 어떠한 부분도 피치에서 보여 주지 못했으며, 승리하고자 하는 의욕 역시 시티에 뒤처진 것처럼 보였다. 피치에서 뛰는 선수들은 전사여야 한다.” – BT Sports(U.K)]***
2021년 4월 29일. 75013 파리, 프랑스. 99 켈러만 대로. 에스타디 제바스티앙 샤를레띠(Estadi Sebastien-Charlety. 99 Bd Kellermann, 75013 Paris, France).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첫 번째 경기가 끝난 이후, 세간은 온통 음바페의 저조했던 폼을 말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니까.”
“확실히 이상했지. 안 그래?”
“내 말이.”
음바페를 향한 비난과 의심의 시선이 억지만은 아닌 게, 우리 선수들도 전날 유독 나빴든 그를 의아해하고 있다.
체감으로 느낀 것과 실제로 드러난 지표 모두가 음바페의 부진을 말하고 있었는데, 90분 풀타임을 뛰고도 볼터치가 28회밖에 되지 않은 건 심각한 수준이었다.
듀얼(Duel) 횟수 역시 세 차례에 그쳤고, 그마저도 전부 패하며 드리블 돌파를 단 1회도 성공하지 못했다.
킬리앙 음바페라는 남자가 어떻게 세계 최고를 다투는 공격수가 되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는 볼터치보다도 심각한 문제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로선 덕분에 경기가 수월했다.
네이마르만 막으면 됐기 때문이다.
“번아웃일 수도 있어.”
“그런가?”
“가끔 있잖아. 리그 수준보다 너무 높은 곳에 있으면, 동기부여가 사라진다고. 걔는 리그앙 레벨 한참 위에 있어. 솔직히, 왜 그 녀석에 PL이나 스페인에서 뛰지 않는지 모를 지경이야.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이 어울리는 녀석이니까.”
“그것도 그러네.”
“그렇지?”
“응. 정말 레알이 어울려.”
단순한 느낌이긴 했지만, 킬리앙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의 일원이 된 모습을 떠올리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꼭 처음부터 로스 블랑코였다고나 할까?
갈락티코스 1기 루이스 피구 이후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져 온 등번호 10번의 저주를 깨트린 루카 모드리치의 다음을 훌륭하게 물려받을 것만 같다.
‘그러고 보니.’
화제가 자연스레 음바페에 집중되다 보니, 얼마 전 요나스로부터 들었던 ‘스포츠 프로젝트(Sports Project)’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것은 작년 여름 이적시장부터 언급되기 시작한 단어로, 음바페의 캠프에서 밀어붙이는 것이기도 했다.
음바페의 경우 부모님이 변호사와 함께 에이전트를 도맡고 있는데, 아들의 클럽 커리어를 걱정한 그들이 PSG에 압력을 구사해 선수 영입에 개입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음바페의 부모님은 이를 은폐코자 스포츠 프로젝트라는 단어를 만들어 인터뷰 등에서 언급했고, 그러한 식으로 계속 PSG의 선수 영입에 영향을 미쳤단 말이 존재한다.
작년 8월 PSG 공식 트위터에 개재된 창단 50주년 기념 포스터에 에딘손 카바니가 빠진 것도, 음바페의 부모님 쪽에서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돌았었다.
항간에는 에딘손 카바니가 재계약을 거부한 것을 두고 PSG가 보복한 것이라는 말도 돌았지만, 비슷한 모양새로 팀을 떠난 즐라탄의 사진은 들어 있어 신빙성이 부족했다.
오히려 아들과 지난 2년 동안 부딪친 카바니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음바페의 캠프에서 수작을 부렸다는 게 훨씬 더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아디까지나 추측일 뿐이고 진실은 저 수면 아래에 있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음바페의 캠프가 르브론 제임스처럼 굴려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감독도 아닌 선수가 팀 이적 시장에 관여하다니.
그건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다.
“다온!”
“?”
“잠시만 이리로.”
“…….”
현재 우리는 ‘Ligue 2’ 소속 클럽인 파리 FC의 홈 경기장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밤에 치러지는 챔피언스리그 경기의 특성상 바로 맨체스터로 돌아갈 수 없고, 또 목요일인 오늘 맨체스터에 악천후가 예고된 관계로 파리에서 훈련하는 걸 택했다.
이곳도 햇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 흐린 날씨였지만, 초속 12미터의 강풍을 동반한 비와 우박이 떨어지는 맨체스터에 비하면 천국인 수준이다.
또 모레 바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을 떠나는 만큼, 파리에서 머물며 훈련을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날 따로 호출한 펩을 따라 움직이자, 그곳에 있던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원정에 동행한 치키와 페란인데, 이렇게 넷이서 대화를 나누는 건 무척 드문 일이다.
“무슨 일이시죠?”
용건을 묻는 나의 질문에, 주변을 돌아보던 페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린 쏘니를 바라네.”
“?!”
“이전에도 치키가 말했을 거야. 하지만 그땐 말 그대로 생각만 하는 정도였고, 지금은 좀 더 본격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앞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모두 자네만 알고 있어야 하네. 이해하겠나?”
“물론이죠.”
“좋아.”
페란은 꽤 오래전, 펩을 찾은 라힘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클럽을 찾아 이적하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있을 때가 더 많은 걸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올 시즌 본인의 부진한 폼도 선발로 꾸준하게 출전하지 못한 탓이 크다면서 말이다.
“우선 고민해 보겠다고 했네.”
“하지만 그를 내보낼 생각이시군요. 그렇죠?”
“음- 일단은 그리 보고 있어.”
뒤늦게 폼이 살아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긴 했지만, 사실 그 정도의 성적은 라힘이 받는 급료를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라힘은 시티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30만 유로(약 4억 1천만 원)를 수령 중인데, 이는 나와 리오 그리고 케빈 다음가는 금액이다.
펩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치키가 따로 자리를 만들었었는데, 라힘은 잔류 조건으로 현(現) 주급의 2/3를 더 보탠 50만 유로의 급료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라힘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내가 듣기에도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인지라,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잠시 말문이 막혔다.
“라힘에게 50만 유로를 줄 순 없어.”
“맨유처럼 되겠군요.”
“그렇지. 사방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거야.”
“비밀은 없으니까요.”
“물론.”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유럽 축구 클럽의 주급 체계는 비밀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어딜 가나 내부 정보를 판매해 먹고사는 이들은 있기 마련이다.
만약 라힘이 그가 요구한 급료를 받게 된다면 너 나 할 것 없이 반박할 텐데,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려면 급여를 높여 재계약을 해 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올 시즌 전승(全勝)으로 참여한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되면, 선수단 급료 전체가 높아질 거다.
선수들은 본인들의 공로를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돌려받길 원한다.
축구단 운영이 하나의 거대한 사업이란 것을 생각했을 때, 라힘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건 비효율적인 판단이다.
“그래서 우린 토트넘에 제안해 볼 생각일세.”
“트레이드인가요?”
“그래. 라힘에 일정 금액을 더 얹으려고. 만약 토트넘이 그걸 거부한다면, 쏘니의 영입에 1억 유로 이상을 투자할 마음도 있네. 다행히도 지금은 클럽 재정 상황이 엄청나게 좋거든. 다만, 문제가 하나 있네. 우리가 쏘니의 영입을 바라는 거야 자유지만, 토트넘은 그를 판매하려 들지 않을 거야. 만약…….”
“당사자가 떠나겠다 말하지 않는 한요.”
“그래. 그래서 말인데.”
“…….”
“한번 그의 의사를 확인해 줄 수 있겠나?”
보드진이 나를 훈련 도중 호출한 목적은 어차피 판매할 라힘을 가지고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함이었다.
만약 흥민이 형이 떠나게 되면 토트넘도 공격수가 필요한데, 홈 그로운을 충족할 수 있고 커리어와 비교해 여전히 어린(26세) 라힘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또 거품이 있는 건 맞지만, 외부에서 매긴 몸값만 보더라도 라힘(1억 7천만 유로)이 흥민이 형(8천만 유로)의 두 배가 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토트넘이 흥민이 형을 붙잡을 수 없다고 판단이 든다면, 라힘+@ 혹은 그들이 바라는 이적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우리에게 판매하는 게 최선이다.
토트넘의 팬들이야 리그 우승 라이벌 팀에 핵심 선수를 판매하는 게 불만이겠지만, 말했듯 이건 사업의 영역이다.
“해 볼게요.”
“그래 주겠나?”
“네. 당장은 아니더라도, 6월 A매치 주간이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조용히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되겠죠?”
“물론이지. 어차피 이적시장은 7월부터야.”
“네.”
잉글랜드 내 이적시장은 6월 9일 열리긴 하지만, 흥민이 형 정도 되는 선수의 이적은 그리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
클럽이 흥민이 형의 영입을 바란다는 개인적으론 무척 기쁜 이야기를 품에 안은 채, 나는 민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 괜히 장난을 쳤다.
마음 같아선 민재에게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어떠한 식으로든 일이 매듭 지어질 때까진 금방 들은 이야기는 혼자서만 간직해야 한다.
여전히 흐린 하늘.
그렇지만.
‘정말 근사할 거야.’
세 명의 한국인이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장면을 상상하는 나의 머릿속은 온통 맑은 하늘빛으로 물들어 있다.
***
(폴 뎀프시) – BT Sports 코멘테이터
“흐리지만 무척 따뜻한 날씨의 남쪽 런던에 자리 잡은 셀허스트 파크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뒤부터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33경기. 33승. 이 말도 안 되는 성적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크리스털 팰리스가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겁니다. 그들에게도 기회가 있을까요? 어쩌면요. 맨체스터 시티는 오늘 로테이션을 사용했습니다.”
.
.
2021년 5월 1일. 런던 SE25 6PU, 잉글랜드. 홈즈데일 로드. 셀허스트 파크 스타디움.
.경기 시작 00분 전
크리스털 팰리스 0 : 0 맨체스터 시티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2-3-1/4-3-3
GK ? 에데르송 / GK ? 비센테 과이타
RB ? 키런 트리피어 / RB ? 조엘 워드
CB ? 존 스톤스 / CB ? 체이쿠 쿠야테
CB ? 네이선 아케 / CB ? 스콧 단
LB ? 세르지오 레길론 / LB ? 타이릭 미첼
RCM ? 로드리 / DM ? 루카 밀리보예비치
LCM ? 페르난지뉴 / RCM ? 자이로 리데발트
RAM ? 리야드 마레즈 / LCM ? 에베레치 에제
CAM ? 세르히오 아궤로 / RAM ? 안드로스 타운젠드
LAM ? 라힘 스털링 / LAM ? 윌프레드 자하
ST ? 베르나르두 실바 / ST ? 크리스티안 벤테케
.
.
파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잉글랜드로 돌아온 맨체스터 시티는 바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을 시작했다.
삐?익!
주심 데이비드 쿠트(David Coote)의 휘슬과 함께 시곗바늘이 움직이고,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슬쩍 몸을 돌린 과르디올라는 크리스털 팰리스 벤치의 모습을 관찰한다.
‘저들의 얼굴이 바뀌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약 한 시간 전 FA를 통해 발표된 선발 명단을 확인했을 때, 감독 로이 호지슨을 포함한 크리스털 팰리스의 사람들 모두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시티가 로테이션을 사용했고, 세르히오 아궤로가 원톱으로 들어섰다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옳거니. 이제야 반응하는군.’
코치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은 로이 호지슨이 벌떡 일어서는 것을 보며, 과르디올라가 미소 짓는다.
그러다 곧 앞으로 성큼성큼 걷기 시작한 호지슨과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과르디올라는 참을 수 없는 기분을 느끼면서 짓궂은 미소를 짓고 말았다.
당했다는 걸 깨달은 로이 호지슨은 불쾌해하며 고개를 돌렸고, 평소 상대를 존경해 온 과르디올라는 장난이 조금 지나쳤단 생각에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몸을 돌렸다.
오늘, 과르디올라는 두 개의 꾀를 냈다.
‘만용처럼 보일까? 그렇지 않은데 말이지.’
세르히오 아궤로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기 시작한 건, 맨체스터 시티가 본격적인 영광을 걷기 시작했던 2017/18 시즌부터다.
이때부터 무릎 부상이 잦아진 아궤로는 뒤이어 발목과 허벅지 근육 등에 문제가 생겼고 2020년 6월 다시 한번 무릎을 다친 뒤론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득점을 쫓는 타고난 본능이야 여전했지만, 아궤로의 신체는 그가 가진 재능을 더는 뒷받침하지 못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아궤로에게 남은 번뜩이는 부분과 클럽의 레전드로 남게 될 선수의 초라한 퇴장을 바라지 않았고, 그를 활용할 방법을 몇 달 동안 고민했다.
그 결과가 바로, ‘Ten Kun’이다.
즉, 10번(AM)인 아궤로.
.
(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맨체스터 시티가 다시 전진합니다. 아케. 측면으로 넓게 펼쳐져 있던 레길론을 발견합니다. 레길론. 빠른 크로스. 그리고 아궤로오오오-!!! 단검처럼 날카롭고, 정교했던 마무립니다-! 크리스털 팰리스 중 누구도, 아궤로를 마크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허탈해하는 로이 호지슨.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
“YEAH-!!”
“VAMOS-!!”
뒤쪽 관중석에 앉은 선수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베테랑 공격수의 득점에 환호한다.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에서도 늘 선수단과 동행하며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려고 노력한 아궤로기에, 그의 득점에 굉장히 기뻐했다.
그리고 이는 과르디올라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그거야, 쿤-!! 아주 좋았어!!”
평생을 9번(ST)에서만 뛰어온 아궤로에게 10번으로 뛰어달라 부탁하는 일은, 과르디올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칫, 선수를 실망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이 무색하게도, 아궤로는 흔쾌히 과르디올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것도 [“당신의 말이라면 옳지 않겠냐?”]는 절대적인 믿음과 함께였다.
이에 큰 감사함을 표현한 과르디올라는 다시 시간을 들여 아궤로를 다시 빛나게 만들 수 있는 세밀함을 더했고, 그 결과물이 확인된 순간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
클럽을 위해 오랜 시간을 헌신해 온 이를 위해, 감독으로서 작은 기쁨을 전해 줄 수 있었다는 만족감 때문이다.
전반전 12분 만에 나온 아궤로의 첫 번째 득점은 바로, 또 다른 득점을 만들어 낸다.
이번엔 리야드 마레즈가 주인공이다.
.
(알리스테어 만)
“크리스털 팰리스의 박스 앞쪽에서 혼전이 펼쳐집니다. 다수의 선수가 얽힙니다. 그리고 볼은 마레즈에게! 오-! 기횝니다! 마레즈!! What a Beautiful Finish-! Two Nil-! 맨체스터 시티가 불과 2분 만에 연속해서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
비록 리그 하위권인 14위에 처져 있다고는 하나, 셀허스트 파크 원정은 전통적으로 PL 클럽에 악명이 높다.
하지만 지난 3월 13일 웨스트 브로미치전 승리 이후 2무 3패 부진에 빠진 크리스털 팰리스는 그들이 지닌 전통적인 장점인 끈끈함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
후반전 27분.
이번에는 시티의 왼쪽 측면에서 절호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던 세르지오 레길론이 맨체스터 시티 합류 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다.
하프라인 아래쪽에서 펼쳐진 조던 아이유와의 듀얼에서 승리한 후, 직접 파이널써드까지 볼을 몰아 내달린 뒤 동료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전달한 것이다.
만족스러운 60분을 소화한 아궤로와 교체되어 등장한 엘링 홀란이 프리미어리그 37번째 득점을 터뜨린다.
.
(알리스테어 만)
“홀라아아안-!! 이건 결정적입니다!! 34번째 경기에서 34번째 승리를 획득하기 일보 직전인 맨체스터 시티-! 그들의 승점은 현재 102점입니다! 훌륭한 돌파를 선보인 세르지오 레길론의 어시스트. 이 팀은 어떠한 선수가 피치에 투입되더라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
김다온/메시/김민재/케빈 더브라위너와 같은 핵심 선수에게 휴식을 주고도, 시티는 3:0의 완승을 거둔다.
삑-! 삐?익! 삐—익!!
시합이 종료되고, 양 팀 벤치 중간에서 로이 호지슨을 만난 과르디올라가 멋쩍은 미소와 함께 뻗어온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비록 쓰라린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축구계의 백전노장은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발휘하여 그런 과르디올라를 칭찬한다.
“처음엔 영락없이 날 기만하는 줄 알았네.”
“그럴 리가요.”
“그래- 정말 그렇더군. 아무튼 잘 봤네.”
과르디올라의 어깨를 두드린 호지슨이 먼저 사색의 길로 들어서고, 잠시 그라운드에 남은 시티의 감독은 아궤로를 챙기며 그의 성공적인 10번 데뷔를 축하했다.
“당신을 믿었으니까요.”
“하하. 그게 고마운 거야.”
“뭐, 리오와도 많이 이야기했거든요. 버블이다 보니, 대화할 시간이 많아서요. 그것도 도움이 됐어요.”
“그래. 수고했네.”
시즌 전승을 향한 맨체스터 시티의 카운트다운은 이제 하나 더 줄어 일곱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계속될 시티의 버블(Bubble)은 계속해서 유일한 목표를 바라보도록 만들고, 이적과 같은 사소한(?) 불만은 수면 아래에 가라앉혀 둘 것이다.
올 시즌의 맨체스터 시티는 과르디올라가 맡아 온 그 어떠한 팀보다 강한 것은 물론, 또.
‘가장 끈끈하지.’
쉽게 끊어 낼 수 없는 강한 유대감으로 뭉쳐 있다.
.
.
.경기 결과(2020/21 EPL 34R)
크리스털 팰리스 0 : 3 맨체스터 시티
[골] 세르히오 아궤로(6) : 전반 12분(세르지오 레길론/2)리야드 마레즈(5) : 전반 14분
엘링 홀란(37) : 후반 27분(세르지오 레길론/3)
김다온 ? 미출전(명단 포함 미출전)
MoM ? 세르지오 레길론(2어시스트/평점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