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30)
1198화 Bubble (19)
(마틴 타일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트로사드. 드리블을 시도하지만 가로막힙니다. 디아스의 좋은 수비. 시티가 빠르게 볼을 앞으로 가져갑니다. 포든. 오, 좋은 패스입니다. 스털링. 패스가 앞으로 이어집니다-! 한 명. 그리고 두 명. 리오넬 메시. 메시이이-!! STUNN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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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03분
브라이튼 0 : 2 맨체스터 시티
하프타임, 양 팀 감독은 각자 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며 전반전에 발생했던 큰 사건에 반응했다.
우선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이 처한 맨체스터 시티는 리야드 마레즈를 빼고 라힘 스털링을 투입. 역습 상황에서의 속도와 전진성을 끌어 올렸다.
반면 브라이튼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꺼냈는데, 공격에 더 무게를 싣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선택이었다.
“괜찮아-! 꺾이지 마!!”
실망스러운 와중에도, 브라이튼의 감독 그레이엄 포터는 팀을 격려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부진했던 대니 웰백과 알리레자 자한바크시를 빼고 레안드로 트로사드(Leandro Trossard)와 아담 랄라나를 투입한 건, 평소의 브라이튼으로 돌아가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여타 PL 클럽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원 속에, 브라이튼이 사용할 수 있는 선수 자원엔 명백한 한계가 존재했다.
그래서 그레이엄 포터는 부족한 재능을 부지런함으로 채우려 했고, 이적 시장에서의 선수 영입도 그에 맞춰서 이뤄졌다.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브라이튼의 보드진 덕에, 그레이엄 포터는 성적을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의 전술적 의도를 드러내는 스쿼드로 전환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는 부지런함으로도 채울 수 없는 명백한 재능의 차이가 존재했다.
승점 3점을 따낼 수 없다면 단 1점이라도 획득하겠다는 생각으로 선발 명단을 짠 포터였지만, 주앙 칸셀루의 퇴장은 그의 계획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후우-”
양손을 머리 위에 얹은 그레이엄 포터.
그는 이것이 우습다는 걸 안다.
“미치겠군.”
상식적으로 퇴장당한 쪽에 축구에서 불리하단 사실은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때로 프로 레벨에서는 한쪽에 일방적인 악재가 오히려 호재를 쥔 쪽의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특히 전력 차가 일방적인 경우라면 그럴 가능성은 높다.
전반 시작 후 2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의 실점.
그리고 얼마 뒤에 나온 퇴장.
브라이튼의 감독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선수들에게 특정한 종류의 조바심을 심어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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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브라이튼 선수들이 너무 조급해하는 것 같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평소보다 실수가 잦거든요. 지금도 보면 너무 무리하게 라인을 끌어 올렸다가 역습을 바로 허용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본래 볼을 오랫동안 점유하는 것은 맞지만, 역습도 상당한 팀입니다.”
(양은석) – SPORTV 캐스터
“말씀 그대롭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후반 초반에 빠른 득점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2:0으로 달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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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라이튼은 승점을 위해 두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선수들은 득점을 위해 더 맹렬히 공격할 것이고, 그에 따라 더욱 많은 뒷공간이 노출될 거다. 시티가 단조롭게 경기를 풀어 가는 지금, 또 하나 남는 자원이 있다.
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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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스미스)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마음에 듭니다.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번 교체는 과르디올라가 승리에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 줍니다. 2:0이 되고 브라이튼이 한 차례 슈팅을 연결하자마자, 바로 대처합니다. 좋아요. 어차피 교체 카드는 전처럼 3장이 아니거든요. 지금과 같은 변화는 브라이튼을 더욱 옥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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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스미스의 말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두 번째 교체 카드를 본 그레이엄 포터는 목이 옥죄는 심정을 느낀다.
펩 과르디올라는 선제골의 주인공인 일카이 귄도안을 빼고, 페르난지뉴를 투입하는 선택을 가져갔다. 이로써 시티는 수비적으로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시티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드를 활용할 때, 페르난지뉴와 로드리가 궁합을 이루게 되면 수비적으로 더 단단해진다.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가 브라이튼에겐 있었고, 그레이엄 포트는 그 숫자를 머릿속에 넣어 두고 있다.
조금의 허점도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과르디올라의 교체를 보면서, 몸을 돌린 그레이엄 포터가 벤치에 앉은 시티의 감독을 바라본다.
‘당신도 많이 변했군.’
평범보다 못했던 현역 시절 이후, 그레이엄 포터는 헐(Hull) 대학의 축구 개발 관리자 직책을 맡는 것으로 본격적인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가나 여자 축구 대표팀의 기술 이사로 부임하며 본격적인 실무를 쌓았던 그는 2010년 스웨덴의 4부리그 클럽의 제안을 받아 첫 지휘봉을 잡았다.
오랜 기간 스웨덴 하부리그에서 머물던 외스테르순드 FK는 그레이엄 포터 영입 직후 성적이 수직 상승. 불과 5년 만에 스웨덴 최상위 리그인 알스벤스칸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때 그레이엄 포터가 외스테르순드 FK에 주입했던 축구가 바로 과르디올라의 축구다.
지금도 브라이튼은 평균 대비 낮은 점유율(38%)에도 불구하고, 리그 7위(617회)의 패스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그레이엄 포터의 철학에 FC 바르셀로나에서부터 출발한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래서 포터는 과르디올라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로 철저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축구 감독의 유형을 여러 가지로 분류했을 때, 과르디올라는 준비 과정에서 엄청난 꼼꼼함을 발휘하는 쪽이었다.
선수들이 피치에 나섰을 때 완벽한 전술적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라며, 엄청난 양의 정보를 주입했다.
하지만 인(In) 게임 상황에서의 대처는 다소 약한 편이어서, 흐름을 유지하는 선에서의 선수 교체는 준수해도 상황을 뒤바꾸는 용병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역시 이런 단점이 종종 드러났지만, 시티 부임 이후엔 그마저도 만회한 모습이다.
‘그만큼 절실한 건가? 당연하겠지.’
금방 이뤄진 페르난지뉴의 투입과 후반 시작 직전에 이뤄진 라힘 스털링의 투입 모두, 예전의 과르디올라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포백이 무너진 상황에서, 수비 숫자를 보강하지 않고 오른쪽 풀백을 스토퍼로 보내는 일은 없었을 거다.
리오넬 메시를 최전방에 놓아둔 4-4-1 혹은 4-3-2. 만약 자신이 과르디올라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거로 생각하는 그레이엄 포터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 숫자를 하나 줄였다.
필 포든과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윙백 역할을 부여해 수비 상황에서 파이브백을 형성했다 말할 수도 있겠으나, 애초에 이들은 전문 수비수가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파앙-!
어떻게든 박스 안으로 볼을 집어넣으려는 브라이튼의 시도가 또 한 번 김민재의 클리어링에 의해 무산된다.
얼마 뒤엔 알렉시스 마칼리스테르가 절묘한 드리블로 기회 창출을 시도해 보지만, 레안드로 트로사드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김다온이 절묘한 타이밍에 커트해 버렸다.
오히려 역습을 예감한 마칼리스테르가 김다온을 잡아채, 스튜어트 애트웰로부터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김다온/김민재/후벵 다이스라는 세 명의 수비수가 지키는 맨체스터 시티의 박스는 철옹성(鐵甕城)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앞을 두 명의 뛰어난 6번(DM)이 지키고 있다.
애초에 브라이튼은 이런 상황과 상성이 나쁘다.
팀 스쿼드 전체가 중앙 집중형이기 때문이다.
“좋은 팀이군.”
“응?”
“빌어먹게 좋은 팀이야. 저걸 좀 봐.”
어쩐지 약간은 유쾌해진 그레이엄 포터가 곁에 앉은 빌리 리드(Billy Reid)의 무릎을 두드리며, 자신이 느끼는 맨체스터 시티에 대해 말한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시티의 선수들은 본인을 내려두고 팀을 위해 헌신 중이다.
무리하게 더 많은 것을 하려 들지 않고,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만을 완벽히 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저 라인을 좀 봐. 저들 중 무려 두 명이 본래 미드필드야. 한 명은 심지어 포워드에 가깝다고. 그런데 저런 완벽한 수비라니. 저들은 흔들리지 않아, 빌리. 측면에서 흔들어 줄 사람이 우리는 턱없이 부족하니까. 제기랄.”
“…….”
좀처럼 보기 드문 그레이엄 포터의 좌절.
하지만 이도 무리는 아니다.
퍽-!!
{“워…….”}
기어를 잔뜩 끌어올린 브라이튼의 공격이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위협하지만, 마칼리스터의 슈팅은 이번엔 몸을 날린 김다온에 의해 저지된다.
등 한가운데를 강타당한 김다온이 피치에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잠시 경기가 멈춘 사이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걸어간 그레이엄 포터는 다시 한번 선수들을 독려한다.
“정교하게 해! 마무리에 더 신경 써!”
어떻게든 한 골만 만들어 낸다면 다음이 쉬워진다는 걸 아는 그레이엄 포터지만, 후반 21분 과르디올라가 레길론을 피치에 투입하면서 시티의 수비는 더 두텁게 변한다.
“Ah, Bollocks.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메시가 빠지고 레길론이 투입되며 다시 포백으로 바뀐 맨체스터 시터는 지금, 그레이엄 포터를 완전한 좌절로 몰아가고 있었다.
이제는 그 역시, 숨 막히는 기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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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타일러)
“Wonderful Defending By Manchester City. 브라이튼의 창이 조금씩 무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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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20/21 EPL 37R)
브라이튼 0 : 2 맨체스터 시티
[골] 일카이 귄도안(13) : 전반 02분(리야드 마레즈/1)리오넬 메시(35) : 후반 03분(라힘 스털링/5)
김다온 ? 98분 출전(평점 8.9/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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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WINS!! : 이제 그들에겐 단 하나의 승리만이 남았다. – BB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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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 없다고? NO PROBLEM!! : 한 명의 선수 없이 남은 80분을 경기했음에도 2:0 승리를 거둔 맨체스터 시티. – 데일리 익스프레스(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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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they need only one Great Victory ? Goal.com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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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포터, “한 명이 부족해진 이후 시티가 보여 준 수비는 실로 놀라웠다. 나는 우리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한 수비 앞에선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아직 한 경기가 남았지만, 과르디올라와 시티에 먼저 찬사를 보낸다. 그들은 진정으로 위대한 팀이 될 자격을 갖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역사적인 순간의 목격자가 될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 Sky Sport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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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퇴장 이후 팀 전체가 하나가 되었다고 말하는 펩 과르디올라, “주앙의 퇴장은 명백한 위기였다. 하지만 올 시즌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선수들은 오늘도 하나가 되어 승리를 확보했다. 그건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오늘은 내겐 모두가 Man of the Match다.” – Sky Sports(U.K)]***
(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대장정의 끝입니다! 2020/21 프리미어리그의 마지막 경기입니다! 만 명의 관중들이 입장한 오늘,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야기가 완성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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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여기, 케빈 더브라위넙니다!! 벨기에 국가대표팀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그물의 구석을 찌를 수 있기 때문이죠! One Nil-! 맨체스터 시티가 전반전 11분 만에 에버튼에 앞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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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시그루드손이 에데르송과 마주 봅니다. 에버튼의 페널티. 만약 여기에서 득점하면, 에버튼이 한 골을 따라붙게 됩니다. And it`s SAVED-!! By Ederson!! 그리고 엄청난 응원이 뒤따릅니다! 이건 두 개의 득점 값어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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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 BT Sports 코멘테이터
“다온. 정말 오랜만에 왼쪽에서 출전해서 수준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 데이비스가 무너집니다. 파고드는 다온. 베르나르두 실바가 달리고 있고, 볼이 거기로 향합니다. 실바. 메시. 그리고 포든. 그가 세 번째 득점을 노리고, 그리고 만들어 냅니다!! Oh It`s Beautiful!! Three Nil-! 맨체스터 시티가 다시 에버튼에게서 달아납니다! 그리고 시즌 38번째 승리. 단 하나의 무승부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완전무결한 시즌을 그들의 눈앞에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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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홀란이 투입되는군요. 올 시즌 시티의 가장 훌륭한 영입 중 하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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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리그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몸에 불편한 곳에 생기면서 폼까지 덩달아 떨어진 엘링 홀란입니다. 리그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은 물론이고, 40골. 아니 50골도 가능하다고 말을 듣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현재 37골.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긴 했습니다만, 홀란으로서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 시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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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페르난지뉴. 넓은 곳을 바라봅니다. 다온이 있습니다. Oh, What a Great Pass. 그리고 그대로!!! 엘링 홀란!! 시즌 38번째 득점!! 휴식에서 돌아온 노르웨이의 바이킹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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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홀란. 메시. 에버튼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집니다. 대체 저 남자는 몇 명이나 넘어뜨리는 걸까요. 메시. 키퍼와 마주 봅니다. 하지만 양보합니다! 홀란! 이건 너무나도 충격적인 경기력입니다!! 흡사 팡파레를 터뜨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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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4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후반 45분
맨체스터 시티 5 : 0 에버튼
만 명의 관객들이 입장한 에티하드 캠퍼스는 지금 떠나갈 것처럼 흔들린다.
우리의 모든 플레이에 반응한 팬들은 지금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시티의 이름을 연호 중이다. 그리고 돌아본 일부 벤치 역시, 함께 울고 있다.
추가시간을 확인한 난, 손뼉을 크게 두드리며 목이 터져라 힘껏 소리를 내질렀다.
“마지막 3분이야!! 완벽히 마무리해!!”
우리의 여정이 오늘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이번 시즌만 봐도 한 경기가 더 남았다.
그리고 우리의 축구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땐,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 우린 잠시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칭찬받을 자격을 갖췄다.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했으며, 또 누구도 해낼 수 없을 거라 믿은 기록을 써 내리기 직전에 와있다.
삑-! 삐?익! 삐—익!!!
{“YEAH—-!!!!!!!!”}
{“우와아아악!!!!!!!!”}
마이클 올리버의 휘슬과 동시에 에티하드 전체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곧바로 무릎을 꿇으며 피치에 얼굴을 묻은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단언컨대, 오늘이 가장 벅차다.
“YES! YES!!!”
몇 번이나 YES를 외친 내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고, 난 다가온 히샤를리송과 포옹을 나눴다.
에버튼의 공격수는 포르투갈어로 내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 왔는데, 나 역시 같은 언어로 고맙다고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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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테어 만)
“믿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평생 축구계에 몸담아 왔지만, 지금만큼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은 없습니다! 38번의 경기. 38번의 승리.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결과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입니다. 완전무결한 맨체스터 시티의 시즌. 그들의 여정은 아직 한 경기 더 남았지만, 지금은 마음껏 즐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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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피치 위는 벤치에서 나온 이들과 안쪽에서 튀어나온 백 룸 스태프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곳곳에서 물과 음료가 쏟아져 내린다.
감격한 이들은 나처럼 울거나 아니면 쿤처럼 환하게 웃었고, 가장 먼저 베르나르두를 찾아 움직인 나는 오랜 친구와 한참을 끌어안은 채 벅찬 감정을 고스란히 토했다.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나도. 정말 잘했어.”
“아니, 우리가 잘한 거지.”
“그래-”
이후로도 나는 만나는 동료 한 명 한 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고과를 따지는 것 자체가 불경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팀원 모두가 자랑스러웠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는 불가능했을 거다.
“리오!”
“에-이!”
환하게 웃은 리오는 눈물을 흘린 것 같진 않다.
그리고 그 곁의 쿤 역시 마찬가지다.
“멋진 얼굴이 됐는걸?”
“Vamos. 두 사람은 감정이 메마른 거예요?”
“하하. 그럴 리가. 무척 기쁘다고.”
“그래! 이걸 좀 봐!”
다리를 요상하게 움직이며 춤을 추는 쿤이 내게 웃음을 안겨다 주고, 잠시 뒤에 그는 경기장 한쪽을 가리키며 가 봐야 할 곳이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오늘 이곳엔 선수들의 가족들이 전부 함께하고 있었는데, 아내와 수호. 그리고 부모님 역시 자리했다.
스태프의 안내로 그라운드로 내려선 가족들에게로 달려가며, 난 가장 먼저 아내를 끌어안았다.
“자기가 정말 자랑스러워. 그리고 사랑해.”
“나도.”
조금 뒤 수호를 안은 부모님이 가까이 다가오셨고. 곧 우리 다섯은 함께 얼싸안으며 기쁨을 공유했다.
“거기 아름다운 가족분들!”
“응?”
“사진 하나 찍어 드려요?”
“하하. 그거 좋죠. 사진 괜찮지?”
“그럼. 당연하지.”
클럽 전담 사진사인 데렉 모건이 우리 다섯의 모습을 파인더에 담고, 나는 아영이에게 멀리 가지 말란 말을 남긴 후 다시 한쪽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왜냐하면 그곳엔.
“펩!!!”
“워우!”
펩이 있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놀랐던 그가 곧 부드러운 손길로 내 등을 토닥인다.
“이 순간을 즐기게. 자네가 해낸 거야.”
“우리가 해낸 거죠.”
“하하. 그렇지. 하지만 자넨 주장이었어. 시즌 내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정말로 팀을 잘 이끌어 줬네. 지금보다 자네가 더 자랑스럽게 느껴진 적은 없어.”
바로 이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다.
펩의 칭찬에, 비로소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하나 더 남았어요.”
“그래. 그래도 오늘은 즐겨도 되지 않겠나?”
“응?”
어디에서 가져온 건진 모르겠으나, REAL CHAMP라는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뒤집어쓴 펩이 시가까지 멋지게 입에다 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의 말대로, 오늘은 마음껏 즐겨도 되는 날이다.
“가족들은 따로 안내를 받을 거야. 그들도 기뻐할 공간이 필요하겠지. 그리고 우리들은 드레싱룸에서 따로 즐길 거고. 노래를 틀 준비는 됐나?”
“하하. 그야 물론이죠.”
아스널만이 가지고 있던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게 불과 3년 전이다.
당시 우린 37승 1무를 기록했고, 유일한 무승부를 가져간 리버풀로 인해 시즌 전승이란 기록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때도 패배가 하나도 없는 무패(無敗) 시즌이었다.
과연 그것보다 더 위대한 업적이 있을까 한 이들이 있었겠지만, 이제 그들도 깨달았을 거다.
전승(全勝)이라는 게 가장 꼭대기에 있으며, 또 그것이 실현 불가능한 기록이 아니란 걸 말이다.
“It’s Friday then-!”
“Then Saturday, Sunday.”
“What?!”
“It’s Friday then-!”
“Then Saturday, Sunday.”
“What?!”
드레싱룸에서 펼쳐지는 광란의 파티.
거의 헐벗다시피 한 우린 노래하고 춤추고 또 뛰어다니며, 어쩌면 남은 축구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없을지도 모를 순간을 만끽했다.
“It’s Friday then-!”
“Then Saturday, Sunday.”
“What?!”
오늘은 정말로 주말의 반복과 같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