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33)
1201화 The Night of Porto (2)
부둣가를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태양이 떠오른 포르투는 특별한 월요일을 시작했다.
지난 새벽 출항(出港)했던 어선의 어부들이 그들의 수확을 자랑하는 사이,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거리를 부지런한 사람들이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위로 비행기 한 대가 날아간다.
에티하드 항공(Etihad Airways).
맨체스터 시티의 67개 스폰서 중 하나인 이곳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약 12년 동안 많은 영광을 함께했다.
지금도 그들은 시티에 있어 중요한 사람들을 태우고, 맨체스터를 떠나 포르투 인근의 프란시스쿠 사 카르네이루 공항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아래로, 29번째 챔피언스 결승전이 치러지게 될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이 내려다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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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31일. 4350-415 포르투, 포르투갈. 비아 푸테볼 클루베 두 푸르투.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시합을 치르는 두 개의 팀 말고도, 그 무대가 될 경기장을 제공하는 클럽에도 무척 영광스럽고 큰 사건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클럽대항전이자 UEFA가 EURO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려면,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기존 유러피언컵에서 1992년 챔피언스리그로 명칭이 바뀐 이후, 오직 20개의 경기장만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FC 포르투의 홈 경기장은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간 옆으로 기우는 것 같지 않아?”
“네가 비뚤게 굴려서 그런 거 아냐?”
“그런가?”
수평계를 놓아두고 측량에 한창인 포르투의 관리인 역시, 그러한 역사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선 초록빛 잔디에 선이 그어지고, 점차 축구장과 같은 모습이 만들어졌다. 평소라면 베테랑답게 능숙히 처리했을 이들이건만 몇 번이고 꼼꼼히 확인한다.
클럽 역사에서 중요한 하루가 될 날을 망칠 수 없다는 책임감이 장인들을 더 혹독하게 조련하는 중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이들이 더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이유가 있다.
오늘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그 자체만으로도 두근거리는 날이지만, 어쩌면 축구 역사상 두 번 다시는 나오지 않을 기록이 성사되는 날일 수도 있다.
며칠 전부터 이미 전 세계의 시선이 포르투로 쏟아진 것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다.
“이쪽이 살짝 울었네요.”
“…….”
“약간 수정만…….”
부욱-!!
“??”
가볍게 조정하려던 UEFA 감독관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포르투의 경기장 관리인이 2020/21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알리는 벽면 스티커 전체를 찢어 버린다.
당황한 스위스 출신의 남성이 관리인을 바라보지만, 절로 믿음이 느껴지는 얼굴을 한 그을린 피부의 남성은 묵묵히 새로운 시트지를 꺼내 들고 있었다.
‘흠-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
벌써 15년도 넘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관리 감독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UEFA의 빡빡한 기준을 안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것도 이탈리아에서 경기가 치러질 때였다.
비록 세리에 A는 칼치오폴리와 함께 몰락했지만, 특유의 장인정신을 가진 이탈리아인들은 일본인들과 맞먹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장인정신을 지니고 있었다.
조금 전 벽면을 담당하는 이에게서 마찬가지를 발견한 UEFA의 관리인이 다른 곳을 확인하고자 움직이는 사이, 또 다른 한쪽에서는 경기 영상을 송출할 이들이 대기 중이다.
잉글랜드의 ‘BT Sports’ 팀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 역시 벌써 수년 째 챔피언스리그 영상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부터 1시간 뒤, 시험 영상을 송출할 겁니다.”
“…….”
“…….”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의 모든 곳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렇게 시간을 잊은 이들이 한창 더 열을 올릴 무렵, 맨체스터 시티의 백 룸이 먼저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을 지휘하는 건, 베테랑인 리차드 분이다.
탁-
드르르륵-!
호텔에서 가져온 짐의 숫자가 정확한지를 확인한 뒤, 리차드 분이 주섬주섬 짐을 챙겨 움직인다.
그의 첫 번째 임무는 추후 경기장에 도착할 선수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드레싱 룸으로 향하는 경로를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일이다.
찌익-
탁.
만수르가 시티를 인수하기 이전부터 클럽에 근무해온 리차드 분은 2010년대 이후 시티의 성공 과정을 누구보다 오랫동안 지켜봐 온 사람이다.
그렇기에 오늘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분은 무척 경건한 마음으로 스티커를 부착하는 일을 이어 갔다.
찌익-
탁.
스티커를 모조리 부착하고 드레싱 룸에 들어선 뒤, 분은 가장 신뢰하는 스태프인 마이클 클리더로와 브랜든 애쉬튼에게 무엇하나 소홀하지 않도록 꼼꼼히 일을 주문했다.
선수들은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라커라 정돈되어 있길 원하는데, 평소 그것을 물어 사진으로 저장한 후 그대로 재현하는 게 이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아니. 전반전은 그 축구화가 아냐.”
“뭐야? 그 말은 못 들었는데?”
“어제 공유했잖아, 멍청아. 오늘 다온은 두 종류의 신발을 신을 거야. 전반전이 이거. 그리고 후반전이 저기에 놓인 저거. 전후반이 바뀌었다고.”
“빌어먹을. 난 못 받았어.”
선수 본인이나 그런 선수를 후원하는 스폰서 말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일들을, 킷(Kit)을 담당하는 일원들은 누구보다도 더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그리고 팀 메디컬 스태프 중 먼저 출발한 이들은 바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집기들을 세팅 중이다.
먼저 일을 끝낸 킷맨 브랜든 애쉬튼이 준비를 거의 끝내 가는 마크 세르토리를 찾는다.
“오늘도 해 줄 거지?”
“물론이지. 어서 누워.”
“YES!”
클럽 역사상 첫 트레블(쿼드러블)을 이룬 2017/18 시즌 이후,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브랜든 애쉬튼을 마사지하는 일은 백룸만의 주요한 루틴이 되었다.
덕분에 공짜로 프로들의 마사지를 받게 된 브랜든 애쉬튼은 오랜 기간 앓아 온 골반 통증에서 벗어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경기전 가장 먼저 침대에 눕는다.
그런 브랜든 애쉬튼을 마크 세르토리와 에두아르도 알바레스가 꼼꼼히 마사지하고, 곧 경건해진 이들은 양손을 조용히 합장하며 팀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아멘.”
“아멘.”
맨체스터 시티의 스태프들에 있어서도, 이번 2020/21 시즌의 팀은 매우 특별했다.
그도 그럴 게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가 같은 팀에 있다. 또 그 주변을 수많은 월드클래스가 지탱한다.
비현실적이기 그지없는 시즌 179골이 조금이나마 [‘그럴 수도 있다.’]라 여겨지는 것도, 역대 최고를 논하는 선수가 전성기에 같은 유니폼을 입는 경우가 최초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과거에도 갈락티코스(Galaticos)와 같은 축구계의 드림팀이 존재한 건 사실이지만, 그들 중 누구도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의 수준엔 미치지 못했다.
호나우두와 지네딘 지단은 그나마 둘과 비슷할 수 있으나, 나머지 멤버는 현재의 시티와 비슷하다.
게다가 호나우두/지단의 조합보다, 김다온/메시의 조합이 공수 조화에도 이상적이다.
비록 한 골 차로 그들이 세운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소 실점(16실점 : 2017/18 맨체스터 시티)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들이 최고란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새 시간은 지나.
삐이-
양 팀 선수를 태운 버스가 저녁 무렵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에 도착했다.
미세한 차이지만, 먼저 발을 내디딘 쪽은 업셋(Upset)을 바라는 런던의 첼시 FC다. 그리고 그중 가장 먼저 버스에서 내린 건 감독 토마스 투헬이다.
찰칵-
찰칵, 찰칵-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스케치하는 카메라맨들이 허락된 구역 내에서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근처 영상을 찍는 이들을 지나친 투헬이 발 빠르게 감독실로 움직인다.
전날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수척한 모습을 감추기 위함으로, 푹 눌러쓴 모자는 이를 감추기 위함이었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멋들어진 수트 차림으로 버스에서 내려 여유 있는 미소마저 머금은 채 천천히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뒤이어 나타난 시티의 선수들 표정에서는 비장함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긴장한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가장 마지막에 나타난 김다온은.
“Good Evening, Everyone-”
보는 사람을 절로 기분 좋게 만드는 상큼한 미소까지 지어 보이며, 양 팀 통틀어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인사와 남긴 채 동료들의 뒤를 따랐다.
의무적인 것이 아닌 이상 미디어를 최대한 회피해 온 리오넬 메시와는 달리, 김다온은 가능한 한 본인의 목소리를 주변에 전파하려는 타입이었다.
그 점은 조금 호날두를 닮았다.
하지만 김다온과 호날두가 궁극적으로 다른 점은, 대한민국의 사이드백에겐 나르시시즘이 조금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김다온은 미디어가 지닌 긍정적인 면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듯,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입과 펜을 활용해 팀에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해 왔다.
괜히 UEFA 공식 기자단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6년 연속 선정되고 있는 게 아니다.
오늘 역시, ‘BT Sports’는 이런 김다온을 놓치지 않고 경기 전 영상에 필요한 인터뷰를 획득하려고 한다.
의무적인 인터뷰는 아니기에 첼시 FC의 주장은 이를 거부했지만, 김다온은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의 앞에 서서 방송인들을 기쁘게 해 주었다.
늘 본인의 원칙을 고수하며 한 가지 질문에만 답변하는 김다온. 벌써 몇 년 동안 그를 알아 온 방송국은 요점을 짚는다.
“다온, 드디어 오늘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전무후무한 시즌 전승을 달성할 수 있는…….”
***
.경기 시작 1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첼시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3-4-2-1/3-4-2-1
GK ? 에데르송 / GK ? 에두아르 멘디
RCB ? 존 스톤스 / RCB ?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CB ? 김민재 / CB ? 치아구 시우바
LCB ? 후벵 디아스 / LCB ? 안토니오 뤼디거
RWB ? 김다온 / RWB ? 리스 제임스
RCM ? 일카이 귄도안 / RCM ? 조르지뉴
LCM ? 케빈 더브라위너 / LCM ? 은골로 캉테
LWB ? 주앙 칸셀루 / LWB ? 벤 칠웰
RAM ? 리오넬 메시 / RAM ? 카이 하베르츠
LAM ? 베르나르두 실바 / LAM ? 메이슨 마운트
ST ? 엘링 홀란 / ST ? 티모 베르너
.
.
대중들에겐 익숙지 않으나 축구 감독들 사이에선 영원한 난제로 불리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과연 전술은 한 명의 위대한 선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가, 아니면 전술 속에서 한 명의 위대한 선수가 태어나는가?
전자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펠레가 뛰었던 시대를 이야기하며, 현대인의 눈으로 볼 때 아마추어만도 못한 축구 속에서도 위대한 선수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반면 후자를 말하는 이들은 펠레 시대 이전보다 전술적 기틀이 잡힌 이후 역대를 논하는 이들이 더 많아진 것을 그들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다.
마라도나, 호나우두, 지단, 메시, 호날두, 다온.
이들 모두 전술적인 부분이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주목조차 받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이다.
양쪽 어떠한 주장이든 각자 그 나름의 근거가 있고, 이를 반박할 내용 역시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난제라고 부르는 거다.
오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격돌하는 감독들 역시, 이와 관련한 각자의 견해를 지니고 있다.
우선, 첼시 FC의 감독 토마스 투헬은 뛰어난 감독이 만든 전술의 아래에서 위대한 선수가 태어난다고 믿는 쪽이다. 그래서 투헬은 리오넬 메시와 마라도나를 최고로 둔다.
그리고 김다온 역시, 하나의 방향으로 쭉 나아가던 시대에 변곡점을 제공한 희대의 재능으로 역대 Top 3에 자리할 선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놀랍게도 투헬에겐 펠레는 Top 5 아래였다.
반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의 경우, 토마스 투헬과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었으나 점차 한 명의 위대한 선수에 의해 전술이 탄생한다고 믿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누구보다 변화를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라는 이름이 단순한 유망주에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있었던 그는, 본인이 바랐던 축구가 자연스럽게 뭉그러지는 한복판에 있었다.
요안 크라위프의 철학에서 출발한 비엘시즘을 바르셀로나에 이식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과르디올라는 리오넬 메시를 위한 팀을 만든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뮤즈(Muse)가 되어줄 존재를 만나게 되어 본인의 철학을 마음껏 발휘했지만, 곧 관계가 역전되어 과거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좌절하지 않았다.
본인의 축구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닐뿐더러, 영혼의 울림이 맞는 이와 함께 성장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과르디올라는 한 명의 위대한 선수가 위대한 전술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이런 두 사람의 철학이 오늘 선발 명단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현대 축구계에서 가장 정점에 있는 두 명의 전술가 모두 쓰리백, 그중에서도 스퀘어(Square) 형태의 중원을 구성하는 3-4-2-1을 들고 나왔다.
이는 과르디올라와 투헬 모두, 현대 축구의 정수를 담을 전술이 3-4-2-1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정소를 바라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선수 구성에서 이것이 잘 드러난다.
토마스 투헬은 중앙의 박스(Box) 아래쪽에, 6번(DM) 성향이 짙은 선수들을 배치했다.
이를 단순히 스쿼드의 한계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첼시엔 같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마테오 코바치치와 같은 선수가 있다.
하지만 투헬은 늘 중요한 경기에선 두 명의 6번을 내세웠고, 그 위에 앵커(Anker) 역할을 할 메이슨 마운트와 프레싱 포워드의 역할을 소화하는 카이 하베르츠를 배치했다.
투헬은 이 네 명의 중원을 공수 전환 상황에서 2-1-1의 형태로 배치하길 즐겼는데, 전방에 있는 두 명의 10번(AM)이 지닌 장점을 극단적으로 끌어내려는 조치였다.
그리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윙백을 좌우에 배치하여, 그들이 수비 집중력을 흩트리기를 바랐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9번(ST)이었다.
가진 수많은 장점이 ‘역대급으로 형편없는 결정력’이란 단점 하나에 모조리 상쇄되는 티모 베르너로 인해, 토마스 투헬이 추구하는 축구는 아직 미완성이다.
그나마 카이 하베르츠와 리스 제임스의 공격력이 기대 이상의 성장을 보이면서, 티모 베르너로 인한 아쉬움을 채워 주고 있다.
어쨌든 이런 투헬 축구는 두 명의 6번을 통한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 두 명의 10번을 각각 앵커와 펄스나인으로 분류한 조치. 마지막으로, 크리스 와일더로부터 가져온 전진하는 스토퍼로 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첼시 FC는 프랭크 램파드와 함께한 절망에서 벗어나, 빠르게 유럽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투헬이 얼마나 준비했든 상관없어.”
“…….”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의 홈팀 감독실.
펩 과르디올라가 자신감을 내비친다.
“준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승할 자격은 타고나는 거야. 그건 경험이지. 그리고 그건 첼시가 가지지 못한 유일한 부분이고. 하지만 우린 챔피언이지. 이 팀의 선수들이 차지한 빅이어 개수만 수십 개는 돼.”
토마스 투헬과는 분명히 결이 다른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포지션(Postion)/전환(Transition)/격리(Isolation)라는 세 가지 성질을 듬뿍 담아내고 있다.
이를 위해 패스에 능한 두 명의 8번(CM)을 박스 아래에 두었고, 볼을 지키는 부분에 있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메시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10번에 배치했다.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진행한다는 면에서는 첼시와 같지만, 공격을 전개함에 있어 과르디올라는 중원 박스를 2-1-1이 아닌 3-1의 형태로 활용하길 즐겼다.
볼을 지키는 데 능한 10번 중 하나가 8번과 라인을 맞춰 점유하는 시간을 높이는 동안, 남은 한 명의 10번이 9번(ST)과 투톱을 이루거나 측면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양쪽 윙백이 깊숙한 곳으로 전진하는데, 3-1 중 1의 위치에 따라 윙백의 포지션이 결정됐다.
전환과 포지셔닝으로 그렇게 박스 안쪽까지 볼을 운반하고 나면, 이들에 의해 완벽히 잊힌 두 명의 8번이 박스 안으로 침투해 +1이 되어 득점을 마무리했다.
단일 시즌 커리어 최다 득점을 기록한 일카이 귄도안(13골)이 이런 전술적 수혜를 입었다.
“우린 우리의 방법을 알아. 그리고 그 방법이 우승을 가져올 거라는 점도. 이 믿음의 크기는 첼시가 가진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거야. 날 믿어. 오늘 우린 분명 빅이어를 다시 손에 넣을 테니까.”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한 과르디올라의 자신감.
이미 막이 오른 양 팀 감독의 두뇌 싸움은 곧, 피치 위로 옮겨가 선수들에게 그 바통이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