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40)
Sp2. Road to World Cup (2)
2021년 6월 3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청룡 운동장.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7차전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팀은 드디어 완전체를 갖췄다.
인천 국제공항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다온과 김민재가 오전 9시 파주 NFC에 입소한 것이다.
그 때문에 수원 블루윙스의 미래 정상빈과 강현묵은 아침잠을 설쳤다. 2인실을 배정받은 이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새벽에 눈을 떠 뜬눈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짧게나마 ‘City&Da-On Academy’에서 훈련한 경험이 있는 둘이기에, 김다온을 향한 마음은 다른 이들보다 특별했다.
이들에게서 있어 김다온은 우상이자 닮고 싶은 존재였고, 그를 따라 유럽으로 향하겠다는 꿈 역시 지니고 있었다.
훈련하는 내내, 정상빈과 강현묵의 눈은 김다온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파이팅하자-!!”
합류와 동시에 군기반장 역할을 시작한 김민재가 훈련의 분위기를 고조하고, 25m 전력 스프린트를 선보인 김다온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찰칵-!
[아주 좋아-!!]“3.20~!!”
“우와아아-”
25m 스프린트 테스트에서 3.20초란 놀라운 기록을 남긴 김다온을 향해 탄성이 쏟아진다.
일반적으로 세계 정상급 스프린터들의 기록이 3.65초 전후에서 형성된다.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 출신의 육상선수와 25m 스프린트 대결을 펼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육상선수의 기록이 3.31초 호날두가 3.61초였다.
겨우 달리기를 한 것에 불과했지만, 김다온의 스프린트 기록이 최태욱의 입을 통해 전해진 순간 대한민국 대표팀을 짜릿한 전류가 휘감았다.
마찬가지로 자극을 받은 정상빈과 강현묵 역시,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에 참여한다.
둘은 개인의 커리어 기록을 단축하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지만, 김다온의 관심이 자신들이 아닌 LASK에서 온 홍현석에 있는 것을 보곤 약간 낙심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정상빈과 강현묵을 손흥민이 챙긴다.
“야! 상빈-! 빠른데?”
김다온의 합류 이전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직을 맡았던 손흥민 역시, 팀 내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핵심 중 한 명이다.
지난 2020/21 프리미어리그 시즌 커리어 하이(51경기 31골 23도움)를 보냈다.
파이팅 넘치는 김민재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손흥민. 그리고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김다온의 존재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집중도는 차원이 달라진다.
이는 파울루 벤투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코치들에게도 잘 전해졌는데, 훈련이 끝난 후 모두가 만족감을 표했다.
“다들 큰 자극을 받았어.”
“전혀 다른 팀 같지 않았어?”
“전력을 다하더라니까. 꼭 선생님 앞에 선 학생들 같았어. 다온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많은 사람도 마찬가지였지.”
“…….”
“파울루?”
“훈련 때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거야.”
“뭐, 그렇긴 하죠.”
“오히려 다온이 없다고 오늘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탓해야 해.”
파울루 벤투가 대한민국을 이끌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해외파가 없었을 때 선수들의 태도였다.
FIFA가 주관하지 않는 대회를 치를 때면 K리그나 아시아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는데, 그때마다 대표팀의 분위기는 늘 조금 아쉬웠다.
작년 올림픽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와 합숙을 가졌을 때도, 벤투가 기대했던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윤빛가람/주세종/권경원/조현우 등.
대표팀 경력이 많은 선수를 선발했음에도, 다른 젊은 선수들에 좋은 영향력을 전혀 주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몇몇 선수를 중심으로 별도의 무리가 만들어지는 등. 대표팀 내에서 파벌이 형성되려는 묘한 기류 역시 선보였다. 올림픽 팀이 끈끈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시기는 사실상 파울루 벤투가 K리그 선수 다수로부터 기대를 접은 때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비롯된 감정이 지난 3월 김다온을 만나 폭발했던 것이었는데, 다시 한번 K리그를 믿기로 한 벤투는 대신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선수를 뽑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뛸 수 없는 나상호를 제외하면, 벤투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이 모두 합류했다.
또 나상호의 대체자로 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홍현석을 선발한 것 역시, K리그에 복귀하지 않고 유럽에 남아 도전을 계속하는 정신을 높이 사서였다.
나약한 정신력을 지닌 이는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앞으론 두 번 다시 대표팀의 문을 밟을 수 없다.
사생활의 문제를 일으킨 홍철과 최근 타성(惰性)에 젖어 버린 것만 같은 모습을 보인 몇몇 베테랑들이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말인데.”
“?”
“난 모레 경기를 팀의 중요한 선수들 없이 치러 볼까 하네. 다온/민재/흥민 모두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야. 상대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이 셋이 없다고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팀에 고전한다면 월드컵에서의 성적은 포기하는 게 나아. 물론, 실험은 여기에서 멈출 생각이지만.”
전에 없었던 변화와 혁신.
한번 스스로 정해 둔 원칙을 포기한 파울루 벤투는 마치 폭주라도 하듯, 유연함의 끝을 보여 주며 대한민국에 신선한 파도를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다.
물론 그 수단은 축구 그 자체다.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
“뭘 말이지?”
“대한민국이 3년 전 월드컵 준우승팀이자, 아시아의 그 어떠한 팀들보다 월등하다는 걸 말이야.”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 없이도 승리할 수 있을 거란 강한 믿음. 그리고 이 믿음은 단순히 경기에 이기는 게 아닌, 투르크메니스탄을 완전히 녹아웃 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러한 벤투의 의지는 곧 그의 사단에게 전해져, 세 명의 월드클래스 없는 팀의 윤곽를 빠르게 잡아 나갔다.
“포백은 어떻게 하지?”
“문환이 좋아.”
“강인을 윙으로 써도 좋지 않을까?”
“승범을 10번으로 쓰는 것도 재미…….”
***
2021년 6월 4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본관 숙소(3F)
저녁에 있었단 내일 경기 선발 명단 발표 이후, 대표팀엔 다소의 동요가 발생했었다.
주로 젊은 선수들 쪽에서 불안한 반응이 터져 나왔고, 선발로 뛰게 된 몇몇 이들은 나나 다른 사람을 돌아보며 이게 맞느냔 눈빛을 보내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내 대답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도로 겁먹으면 어쩌냐?”는 것이었다.
“…….”
예상을 깨고 내일 경기 선발로 나서게 된 현묵이가 침묵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녀석의 어깨를 토닥여 줬다.
“너, 아카데미에서 배운 거 기억해?”
“네? 어떤…….”
“알잖아. 건물 입구에 걸려 있는 말.”
“아…….”
현재 ‘City&Da-On Academy’의 이사 겸 스킬 트레이닝 파트를 전담 중인 권준형은 어느 날, 본인의 사비를 털어 제작한 큰 액자를 건물 로비에다 걸었다.
[‘선을 그어도 되는 것은 피치 위의 흰 줄 뿐이다.’]다소 낯간지러운 말이긴 했지만, 본인의 한계를 스스로 정해 두지 말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바라보란 면에서는 뜻하는 바가 있었던 말이기도 했다.
꼭 한국이 아니라도 꽤 많은 숫자의 유망주들이 다양한 이유에서 본인의 한계를 미리 정해 버린다.
이것이 엄청나게 좋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정말 그런 선수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무의식의 힘이 작용한 결과다.
“너 3월에 경기를 뛸 때 무슨 생각이었어?”
“어? 그거 어떻게 아세요?”
“다 알지, 인마. 형이 틈틈이 다 챙겨 보고 그래.”
“진짜요?”
“그럼, 가짜냐?”
자신의 경기를 내가 보았다는 말에 금세 얼굴이 밝아진 현묵이는 K리그에서는 자신에 넘쳤다고 했다.
수원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서정원 선배님의 14번을 물려받은 현묵은 지난 3월 수원 더비에서 올 시즌 첫 선발로 출전했는데, 그 경기에서 바로 사람들의 이목을 붙잡았다.
전반전은 다소 긴장한 듯 뻣뻣한 움직임을 보여 줬으나, 후반전엔 완전 다른 선수가 되어 경기를 지배했다.
여러 명의 수비수 틈바구니에서 자유자재로 볼을 다루며 탈(脫)압박을 보여 주는 등. 볼을 지켜내고 앞으로 전개하는 능력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여 줬다.
K리그에 있는 U-22 규정으로 인해 붙잡은 선발 기회긴 했지만, 이를 멋지게 살려 낸 현묵이는 정상빈/김태환과 함께 수원 팬들로부터 MTS(메탄소년단)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대표팀 경기라서 긴장하는 건 이해해.”
“……네.”
“하지만 나중에 얼마든지 더 큰 경기를 치르게 될 거야. 긴장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긴장은 하되, 네 실력에는 자신감을 가지란 거지. 상빈이 너도. 오늘 훈련할 때 민재 앞에만 가면 아무것도 못 하더라.”
“……죄송합니다.”
“에이, 그럼 안 되지.”
“?”
“죄송은 무슨. 무슨 잘못 했냐? 어차피 훈련이야. 훈련이 뭐야? 한 번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플레이라든가 과감한 것들을 해 보는 자리잖아. 아니 솔직히 시합이어도 그래. 공격수가 볼을 빼앗길 수도 있지. 그런데 그거에 겁먹어서 아무것도 못 하면 어쩌라는 거냐?”
본래 격려를 위해서 찾은 자리였지만, 어쩌다 보니 또 잔소리하고 말았다.
축구에 있어서는 좀처럼 타협이 잘 안 되다 보니, 너그럽게 가자고 생각해도 자꾸만 빡빡하게 굴고 만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흥민이 형이 잘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친구들이 조금 더 높은 투쟁심을 품었으면 한다.
“실패할 거 먼저 생각하지 말고. 사람들이 너희 플레이에 환호할 걸 먼저 생각해. 그걸 생각하면 들뜨지 않아? 그리고 그게 긍정적인 거야. 계속 실수해도 괜찮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안 그래?”
“넵.”
“네.”
“그래. 잔소리 같은 거 해서 미안하다. 오늘 고생했으니까 푹 쉬고, 내일 보자.”
“네, 쉬세요.”
“들어가세요.”
“어, 어. 나오지 마. 일어서지도 말고. 그럼 간다.”
딸깍-
“후우-”
대표팀 합류 이틀 차, 부쩍 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게 느껴진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예선이라 그러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대표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저러다 다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의욕적인 모습이었는데, 벤투 감독님은 그 열기를 계속 내버려 두고 계신다.
어차피 내일부턴 한풀 꺾일 것을 아는 거다.
대신 새로운 불길이 필요하다.
‘어?’
아래층으로 내려와 객실을 향해 걸어가는 길, 복도 저편에서 걸어오고 계신 벤투 감독님이 보였다. 딱히 불편한 건 아니나 우리 사이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본래 첫 미팅 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벤투 감독님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행동하셨다.
그래서 나도 마찬가지로 행동했고, 빠르게 대표팀에 녹아들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어딜 다녀 오지?] [아, 3층에요.] [그렇군. 푹 쉬게나.] [네.]가볍게 몇 마디를 주고받은 후, 벤투 감독님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자세 그대로 반대편 멀리 멀어졌다.
굉장히 쿨(Cool)하다고 할까?
삼파올리 감독님이 남미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열정을 내뿜는 분이었다면, 벤투 감독님은 차분한 냉기로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분이다.
어떠한 쪽이 더 낫다곤 할 수 없다.
다만.
‘겨울보다 여름이 더 좋긴 해.’
개인적으론 편하게 서로 속마음을 터놓곤 했던 삼파올리 감독님 쪽에 애정이 갔다.
‘하지만, 뭐.’
벤투 감독님과 보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나는 이번 6월 A매치 기간 동안 새로운 대표팀 동료들과 감독님을 알아 가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한다.
내년에 있을 월드컵을 위해.
Road to World Cup.
3년 전 모스크바에서 깨어진 나의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
[Official : 안토니오 콘테 to 토트넘 ? BBC]? 지난 시즌을 끝으로 주제 무리뉴와 이별한 토트넘 홋스퍼가 안토니오 콘테와 3년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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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콘테의 합류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파비오 파라티치 토트넘의 단장 ? Goal.co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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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 부임한 안토니오 콘테의 영입 리스트 ? 투토스포르트(이탈리아)]? 인테르를 떠나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안토니오 콘테의 토트넘 합류는 예정된 것이었다. 오래전부터 콘테는 토트넘의 지휘봉을 붙잡는 데 관심이 많았다.
안토니오 콘테는 토트넘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 협조를 약속받았고, 유벤투스의 데얀 쿨루셉스키/토리노의 글레이송 브레메르/인테르의 스테판 더프레이와 이반 페리시치의 영입 역시 약속받았다.
토트넘은 콘테의 부임으로 내년 시즌 쓰리백 전환이 유력해 보이며, 최근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진 손흥민의 거취 역시 불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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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CITY -> AT MADRID : 3,500만 유로에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완전 이적하게 된 카일 워커 ? 마르카(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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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는 오늘, 더비 카운티와의 계약이 종료된 스콧 카슨을 영입했음을 알렸다. 지난 2년 동안 맨체스터 시티의 써드 키퍼로 있었던 스콧 카슨은 임대 복귀 직후 더비 카운티와의 계약이 종료됐다. – 맨체스터 이브닝(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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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만약 시티가 나를 데려간다면, 그들은 역사상 최고의 팀을 꾸리게 될 것.” – 레고(이탈리아)]***
2021년 6월 5일. 대한민국.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601. 고양종합운동장.
.경기 시작 1시간 전
대한민국 0 : 0 투르크메니스탄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2-3-1/4-4-2(D6)
GK ? 김승규 / GK ? 라술 차리예프
RB ? 김문환 / RB ? 구이치무라트 안나굴리예프
CB ? 박지수 / CB ? 로브센겔디 할마메도프
CB ? 김영권 / CB ? 자파르 바바자노프
LB ? 이기제 / LB ? 베르디무라트 베제보프
RCM ? 정우영 / RM ? 아르슬란무라트 라마노프
LCM ? 황인범 / DM ? 벨무라트 발라코프
RAM ? 이강인 / DM ? 토르스노프 푸르카트
CAM ? 강현묵 / LM ? 아흐메트 아타예프
LAM ? 송민규 / ST ? 알티무라트 안나두르드예프
ST ? 황의조 / ST ? 엘만 타가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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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1개월 만에 펼쳐지는 A매치로 인한 기대감은 예매 시작 30분 만에 매진된 티켓에서도 잘 드러났다.
일찌감치 관중석에 자리를 튼 팬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이런 호응 속에 입장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관중석 곳곳에서 익숙한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것에 따른 안타까움이 흘러나왔다.
“어?! 김다온 없다!”
“진짜?”
“에~이, 뭐야~”
각자 손에 든 휴대전화로 포털사이트를 확인한 이들은 처음 이렇게 아쉬움을 토해 냈지만, 이후 뒤따른 기사를 보며 그 감정을 털어 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고 이틀 전에야 합류한 김다온과 김민재를 쉬게 하고, 커리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손흥민에게 역시 휴식을 부여했다는 벤투의 설명이 있었던 거다.
꼭 보고 싶었던 선수들의 플레이를 볼 수 없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팬들은 성숙함을 발휘하여 벤투의 결정을 존중한다.
대신 그런 만큼 몸을 푸는 스타들의 움직임에 더 집중하며, 하나하나에 큰 반응을 보냈다.
퍽-!!
“우와아아!!”
레스터 시티와의 FA 컵 결승전 웜업에서 김다온이 슈팅으로 상대의 기를 완전히 죽여 놓았다는 사실은 이곳 대한민국에도 널리 알려졌다.
흥미로운 기삿거리를 놓치지 않은 부지런한 기자 덕분이다.
그래서 김다온이 한쪽에서 슈팅을 시작한 순간, 팬들은 그에 큰 함성을 보내며 손에 쥔 휴대전화의 카메라를 골대 앞쪽으로 가져갔다.
방역지침으로 인해 정해진 좌석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카메라로 담는 것은 가능했다.
퍽-!!!
촤락!!
하지만 사실 이것은 투르크메니스탄의 기를 죽여 놓기 위함이 아닌, 경기장으로 오는 버스에서 시작된 김다온과 골키퍼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르의 내기 때문이었다.
파주를 떠나 고양으로 이동하던 도중 손흥민이 [“비토르도 슈팅 좀 하지 않아?”]라고 말한 것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지금 두 사람은 김다온쪽에 핸디캡을 건 채, 이기는 쪽이 50만 원을 가져가는 내기를 하고 있었다.
대표팀 경기. 그것도 월드컵 예선에서 이런 내기를 하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현재 대한민국엔 이것 자체로 많은 영향력이 펼쳐졌다.
우선 FA 컵 결승전 당시 레스터 시티와 마찬가지로,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김다온의 이름이 선발 명단에서 빠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교체 명단에는 올랐다. 이 말은 언제든 세계 최고의 선수가 피치에 나설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두 번째론, 아직 대표팀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이었다.
월드컵 지역 예선을 앞두고 내기를 할 만큼 여유로운 모습에, 실제로 몇몇 이들은 큰 안도감을 느꼈다. 그들의 뒤를 누가 지키는지 깨닫게 된 거다.
이 모든 걸.
“다 알고 그런 거죠?”
“뭐, 그렇지.”
대한민국 대표팀의 감독 파울루 벤투는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내기하는 모습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비토르 코치에게 김다온을 더 도발하도록 지시했다.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에 함께할 이들에게, 그들이 누구와 함께 뛰는지를 깨닫게 해 주기 위함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리더들은 예전부터, 주변 선수들의 실력을 성장시켜 왔다.
“두려움을 없애야 해.”
지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함. 그것을 떨치기 위해서, 벤투는 김다온의 명성과 실력을 이용하고 있다.
‘뭐든지 해 주겠어.’
오직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결심을 굳힌 파울루 벤투. 고집 있는 이 포르투갈 남자의 변화가 불러온 결과는 잠시 뒤 피치 위에서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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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 – 조선TV 캐스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경기 지금부터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자, 대한민국의 선발 명단입니다. 김다온과 김민재 그리고 손흥민이 빠진 라인업입니다. 그만큼 벤투 감독의 자신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