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42)
Sp2. Road to World Cup (4)
2021년 6월 7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본관. 숙소(2F).
월드컵 아시아 지역 조별 예선이 한창인 현재, 이곳 대한민국과 잉글랜드가 주목하는 한 가지 뉴스가 있다.
바로, 흥민이 형의 시티 합류 여부다.
그리고 말하자면, 이는 사실이다.
“이야기는 했어?”
“어.”
“어떻게 됐어?”
“일단 새 감독은 남아 달라고 하지.”
“……그렇겠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어.”
“그래?”
“어.”
흥민이 형에게 시티에서 함께하자는 신호를 보낸 것은 꽤 오래되었다.
장난삼아서 이야기했던 건 내가 시티로 이적한 2017년 여름부터였고, 좀 더 진지하게 말을 해 본 건 민재가 합류했던 시점 직후였다.
그러다가 지난 3월 A매치 주간 후 헤어지기 전, 흥민이 형에게 진지하게 고려해 볼 것을 부탁했다.
런던과 토트넘에서의 삶에 매우 만족하는 걸 알고 있어 확률이 희박하다고 생각했지만, 5월 통화할 때 흥민이 형 쪽에서 의외의 대답이 튀어나왔었다.
대한민국의 프리미어리거 세 명이 같은 클럽에서 뛰게 된다면 무척 흥미로울 것 같다면서 말이다.
때마침 클럽에서도 흥민이 형의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난 뛸 듯이 기뻐했고, 이러한 소식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끝난 후 클럽에 전달했다.
이후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팀이 꾸려졌다.
현재 토트넘이 흥민이 형의 판매 가격으로 걸어 둔 금액은 1억 2천만 유로 + @다.
선수 몸값의 기준점이 되는 ‘transfermarkt.com’이 걸어둔 9천만 유로에 달랑(?) 3천만 유로를 더 얹은 수치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건 +@였다.
일단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흥민이 형과의 동행을 바라고 있으나, 팀을 떠날 경우 엄청난 이적료에 선수까지 안겨 주기를 바라고 있다.
당장 클럽에서는 안토니오 콘테의 영입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중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나 주제 무리뉴가 있을 때와는 정반대의 축구를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쓰리백이라도 좀 다르지.”
“당연하지.”
안토니오 콘테의 축구는 주제 무리뉴와 비슷한 안티(Anit) 풋볼에서 출발한다.
유벤투스 시절까지는 4-3-3과 3-5-2를 번갈아 사용했지만, 이탈리아 대표팀 부임 이후부터는 3-5-2를 본인을 대표하는 전형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첼시 부임 이후부터는 3-4-3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었고, 다시 이탈리아로 복귀한 뒤엔 본래의 3-5-2로 돌아가 본인이 만든 유벤투스 왕조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역사와 콘테의 성향을 모두 종합할 때, 그는 토트넘에서도 3-5-2나 3-4-3을 쓸 확률이 높다.
콘테의 부임 직후 토트넘의 영입 리스트로 돌고 있는 이름들만 보더라도, 이탈리아 리그에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중 한 명과는 영입이 근접했다.
루슬란 말리노프스키(Ruslan Malinovskyi).
아탈란타 BC에서 뛰는 공격형 미드필드다.
외에도 제임스 메디슨/데얀 클루셉스키/이반 페리시치/크리스티안 로메로와 같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모두, 콘테의 성향에 맞는 이들이다.
“모르겠다. 새 감독이 뭘 원하는지 듣지 못해서.”
“돌아가서 더 얘기를 해 봐야겠네.”
“그렇지. 그래도 어지간하면 이적해 보려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어. 레알이나…….”
“뭐?!”
“아님. 바이에른 뮌헨이나.”
“형!”
“큭큭큭. 당연히 농담이지. 내가 토트넘을 떠나면 시티 말곤 다른 데는 갈 이유가 없어. 애초에 너네 팀으로 가려는 이유가 너랑 민재가 있어선데.”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안토니오 콘테의 철학은 흥민이 형과는 상극이다.
발 빠른 측면을 원한다는 점에서는 얼핏 흥민이 형과 어울려 보이기도 하지만, 콘테는 지독한 중앙지향적인 감독이다. 그렇기에 측면은 늘 수비적으로 움직여줘야 한다.
말인즉슨 흥민이 형의 수비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며, 그렇게 되면 기본기나 탈(脫)압박 또 체력 등과 같은 약점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반면 니모나 그릴리시는 콘테가 원하는 부분을 좀 더 제공해 줄 수 있다.
과거 첼시 시절처럼 콘테가 3-4-3을 쓴다고 가정했을 때, 흥민이 형보다는 그릴리시를 왼쪽에서 뛰게 만드는 게 전력에서 더 안정적이다.
만약 내가 감독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다.
어디까지나 승리가 중요하니까.
반면 우리 시티에서, 흥민이 형은 좀 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3-4-2-1 시스템에서는 리오와 함께 10번에 서거나 아니면 엘링을 대신해 9번에 설 수 있고, 4-2-3-1이나 4-3-3에서는 라힘이 맡았던 왼쪽을 업그레이드해 줄 수도 있을 거다.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콘테의 토트넘보다는 시티가 더 적합한 팀이라 생각하고 있다.
딸깍-
“후우-”
이적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후, 나는 흥민이 형에게 쉬라는 말을 남기곤 복도로 나왔다.
현재 시티는 흥민이 형을 영입한다는 전제 아래 움직이고 있는데, 일단 라힘은 흥민이 형의 합류 여부와 상관없이 팀을 떠나게 될 것 같다.
루머론 토마스 투헬이 라힘을 강력히 원한다는 말이 있고, 지난 시즌 제주스의 영입으로 재미를 본 미켈 또한 시티의 DNA를 하나 더 아스널에 추가하려 한다.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단속에 초점을 맞춘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기에, 딱히 외의 다른 소식은 없다.
나로서도 전승(全勝)을 함께한 동료들과 계속 함께하길 바라고 있어, 재계약을 망설이던 지뉴가 [“찐막.”]을 외치며 1년 더 동행하기로 한 건 반가운 부분이었다.
‘다른 건 필요 없어.’
1군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한 다수의 유망주가 FA로 팀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과는 연이어 계약을 맺고 있다.
정식 이적료를 받고 떠난 은메차나 일리치에겐 바이백 조항이 달렸다.
클럽이 현재를 충실히 다지고 미래까지 동시에 대비하는 중임을 확인하고 있는 요즘, 나는 지금은 멀리 있는 맨체스터의 걱정은 내려두고 대표팀에 충실하려 한다.
모레, 나는 6월 첫 A매치 경기에 나선다.
***
[유상철 감독, 췌장암 투병 끝에 사망. 향년 50세. – 데일리 톱 뉴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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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던 유상철 감독의 사망 소식에, 대한민국 축구계 전체에 애도의 물결이 쏟아졌다. – ESP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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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 “모두가 슬픔에 잠겼다. 내가 기억하는 감독님은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고 또 누구보다 좋은 분이셨다. 대표팀 중엔 다른 사람보다 강인이가 무척 힘들어했다. 강인이에게 감독님은 특별한 분이셨다. 나는 좋은 분을 벌써 두 사람이나 잃었다. 오늘은 애도하고, 내일 경기를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분이었던 유상철 감독님에게 바치겠다.” – OSEM(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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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 MBC 뉴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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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 한국의 영웅.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트위터(U.K)]***
2021년 6월 9일. 대한민국.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601. 고양 종합운동장.
.경기 시작 01분 전
대한민국 0 : 0 스리랑카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3-3/5-4-1
GK ? 조현우 / GK ? 수잔 페레라
RB ? 김다온 / RB ? 찰라나 차미라
CB ? 하창래 / CB ? 차모드 딜샨
CB ? 박지수 / CB ? 두크손 푸슬라스
LB ? 정운 / CB ? 쥬드 수판
DM ? 손준호 / LB ? 하르샤 페르난도
RCM ? 고승범 / RM ? 딜론 데 실바
LCM ? 이재성 / CM ? 아시쿠르 라후만
RW ? 황희찬 / CM ? 마빈 해밀턴
LW ? 손흥민 / LM ? 카벤두 이스한
ST ? 정상빈 / ST ? 와심 라지크
.
.
팀에 유상철 감독님의 부고(訃告)가 알려진 건, 7일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을 보여 주셨던 감독님이셨기에, 우리 중 그 누구도 닥쳐온 비극을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소식을 들음과 동시에 무너진 강인이를 일으켜 세우며, 나는 하염없이 우는 동생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고인이 된 유상철 감독님을 위한 묵념의 시간이 있겠습니다.”】
“…….”
“…….”
원정 유니폼인 흰색 상의를 입고 그 오른팔에 검은색 띠를 두른 우리는 모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우리 축구계에 참으로 슬픈 하루다.
.
(이대영) – 조선 TV 캐스터
“고(故) 유상철 전 감독을 위한 묵념이 있었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축구 선수였던 유상철 감독을 위해 대한민국 대표팀이 오늘 경기를 준비했습니다.”
.
삐?익!
스리랑카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고, 휘슬이 불림과 동시에 일제히 전진한 우린 강한 전방 압박을 가져가며 몇 초 만에 스로인을 만들었다.
희찬이로부터 볼을 전달받은 나는 승범이를 발견하곤 얼른 그쪽으로 공을 보냈다.
예고했던 대로 벤투 감독님은 오늘도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는데, 베스트 일레븐 전원이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에는 선발로 나서지 않은 이들이었다.
선발 출전이 예상되었던 민재의 경우,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되고 다음번 경기 땐 풀타임 출전을 약속받은 상태다.
“오른쪼옥-!!”
.
(이대영)
“이재성으로부터 패스를 전달받은 손준호. 반대편 길-게 바라봅니다.”
(박성문) – 조선TV 해설위원
“전환 좋습니다.”
(이대영)
“김다온이 측면에 있습니다. 앞을 수비하는 하르샤 페르난도. 김다온이 과감하게 1:1 돌파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벗겨 냅니다! 김다온 크로스! 중앙에 정상빈! 떨어져서 세컨볼입니다! 손흥민 쪽! 박스 안쪽 혼전 상황! 볼이 바깥으로 흐릅니다! 흘러나온 볼, 왼발 슛!!”
(박성문)
“오-!”
(이대영)
“수비수 맞고 나갑니다! 대한민국의 코너킥입니다!”
(박성문)
“경기 시작부터 대한민국이 스리랑카를 강하게 압박합니다. 왼쪽 손흥민부터 시작된 공격이 손준호를 통해 오른쪽으로 전환되고, 빠르고 날카로운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날아들었습니다. 아- 역시, 김다온의 크로스는 일품입니다. 정상빈이 조금만 더 대비하고 있었다면, 바로 밀어 넣을 수도 있었거든요?”
(이대영)
“자, 지금은 정운의 날카로운 슈팅이었습니다. 흘러나온 세컨볼을 바로 걷어찼지만, 스리랑카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어 밖으로 빠져나갔습니다.”
.
“상빈!”
“?”
“괜찮아! 집중해!”
“…….”
고개를 끄덕이는 상빈이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후, 나는 박스 바깥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왼쪽 코너 플랫의 흥민이 형이 손을 들어 올리곤 바로 볼을 박스 안으로 띄웠다. 신체조건에서 크게 떨어지다 보니, 스리랑카는 공중볼 처리에 애를 먹는다.
오늘 선발로 뛰는 센터백 둘의 피지컬도 상당하기에(188cm/187cm), 세트피스에서는 되도록 볼을 높이 띄우려고 한다.
벌써 몸을 내던지는 스리랑카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볼을 박스 밖으로 걷어 내고, 하프라인 멀리 떨어지는 볼을 받아 낸 재성이 형이 현우 형에게 패스를 돌린다.
수비수들의 복귀 때까지 속도를 늦추려는 건데, 엄밀히 말하면 센터백들의 복귀를 기다리는 거다.
좌우 풀백인 나나 정운 형은 하프라인 바로 앞에 자리를 튼 높은 위치였고, 윙(Wing) 포워드인 흥민이 형과 희찬이가 대신 하프 스페이스 주변을 지켰다.
오늘 우리는 공격할 때 최대한 빠른 시간에 다섯 명의 선수를 파이널 써드로 올리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그리고 그 아래를 재성이 형과 승범이가 책임진다.
많은 활동량을 지닌 재성이 형으로 중원의 밸런스를 맞추고,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을 때 장점이 제대로 나오는 승범이에게 10번(AM) 롤을 맡긴 것이다.
지난해부터 K리그 최고의 박스-투-박스로 평가받는 승범이의 경우, 짧은 기간 동안 기량이 좋아졌던 평을 듣고 있다.
“승범!”
팡-!
빠른 직선 전개와 좌우를 가리지 않는 슈팅 능력과는 달리, 승범이는 늘 판단을 함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보였다.
조금만 더 빠른 선택을 하면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는데도, 매번 머뭇거리다가 좋은 기회를 낭비했다.
승범이에게 있어 가장 부족했던 건, 볼이 늘 선수보다 빠르다는 것과 볼을 갖지 않았을 때 선수는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인식이었다.
당연히 이를 모르는 건 아니고,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았던 거다.
그런 승범이에게 대표팀의 선수들이 다가가 조언을 건넸고, 며칠 전에는 내가 룩업(Look Up)과 빠른 판단을 내리는 팁을 전달하며 플레이에 변화가 생겼다.
지금도 승범이는 날 발견하자마자 패스를 보내왔는데, 이전보다는 최소 두 템포 이상은 빨랐다.
‘그렇지.’
.
(박성문)
“좋아요! 좋은 패스예요!”
.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들며 스리랑카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내게로, 승범이가 보낸 반박자 빠른 패스가 정확하게 당도했다.
당황하며 후퇴하는 스리랑카 선수들은 나를 막기보단 박스 안의 공간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덕분에 난 스리랑카 선수들 사이에서도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반대편에서 뛰어드는 흥민이 형을 포착한 후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을 시도했다.
파악.
팡-!
역회전이 걸린 볼이 마치 왼발 인프런트로 찬 것처럼 안쪽으로 꺾여 움직인다.
그런 볼을 향해 흥민이 형이 정확히 움직였고, 신중한 동작으로 오른발 안쪽을 볼에 가져다 댔다. 트래핑을 하지 않고 다이렉트 슈팅을 택한 건 현명한 결정이다.
그리고 이런 현명함은 스리랑카의 골문을 가르는 A매치 득점으로 보답을 받았다.
.
(이대영)
“김다온. 오른발 그대로 안쪽으로.”
(박성문)
“좋아요!”
(이대영)
“손흥민! 손흥미인-! 들어갑니다, 고올-! 대한민국의 오늘 경기 첫 번째 골이 터집니다!”
.
득점을 확인한 직후, 흥민이 형이 모두에게 진정하라는 손짓을 보낸 후 피치의 한쪽으로 움직였다.
벤치에 있던 최태욱 코치님이 대표팀 유니폼 하나를 들고 걸어 나오고, 그것을 받아든 흥민이 형은 카메라의 앞에 손에 든 유니폼의 등번호를 보여 줬다.
6번.
그리고 S C YOO.
유상철 감독님이 대표팀에서 사용한 등번호와 이니셜을 새겨 넣은 이 유니폼은 오늘 경기 이후 대한민국축구협회 한곳에 고이 보관될 예정이다.
어젯밤, 우리는 오늘 경기에서 누가 처음으로 골을 넣건 셀레브레이션은 꼭 이것으로 가져가자고 약속했었다.
관중석에서 따뜻한 박수가 쏟아진다.
“나이스 패스.”
“판단 좋았어.”
유상철 감독님을 기리는 셀레브레이션 이후, 흥민이 형과 나는 자리로 돌아가기 전 빠르게 핸드셰이크를 교환했다.
그러곤 나란히 카메라를 바라보며 가볍게 찰칵 셀레브레이션을 함께했다.
.
(박성문)
“지금 이 장면. 어쩌면 내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계속해서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손흥민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거란 루머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거든요? 제법 공신력 있는 매체에서도 이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루는 실정입니다.”
(이대영)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선수가 세 명이 되지 않겠습니까?”
(박성문)
“그렇습니다. 과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구자철/홍정호/지동원이 함께 뛴 적이 있었는데, 대한민국 대표급 선수 세 명이 하나의 유럽 클럽에서 뛰는 건 이번이 두 번째가 됩니다. 물론, 손흥민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다는 전제입니다.”
(이대영)
“맨체스터 시티의 관계자들이 이 경기를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득점 장면을 본다면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박성문)
“뭐 그럴 확률은 낮다고 봅니다만, 김다온과 손흥민이 예전부터 좋은 호흡을 보여 줬다는 사실 정도는 맨체스터 시티 관계자들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삐?익!
이런 경기가 늘 그렇지만, 텐백(Ten Back)을 선택한 팀이 이렇게 쉽게 실점을 허용하게 되면 그 이후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스리랑카 또한 그와 별다르지 않았고, 계속해서 상대를 몰아붙이던 우린 두 번째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단숨에 찔러준 준호 형의 패스가 왼쪽 흥민이 형에게 향했고, 안쪽으로 띄운 크로스가 커트 되어 박스 바깥으로 나간 것을 승범이가 받았다.
자유롭게 슈팅할 수 있는 상황.
“슛!!!”
자연스럽게 내지른 큰 목소리에 반응이라도 하듯, 골대를 잠깐 바라본 승범이가 오른발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은 곧.
촤락-!!
‘그렇지!’
골대 앞에 늘어선 다수의 선수로 인해 공간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스리랑카의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어, 아무도 없던 곳으로 떨어져 내렸다.
삑-! 삐?익!!
전반전 06분.
오늘도 우리는 전반전 10분이 지나기 전에, 2:0의 스코어를 만들며 손쉽게 앞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