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55)
Sp2. Road to World Cup (17)
[김다온-김민재-손흥민, 꿈의 삼각 편대 정말로 실현되나? – OSEM(한국)/2021.08.30.(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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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과 에이전시 한솥밥, 손흥민. 맨체스터 시티 이적 가시화? – 풋볼베스트일레븐(한국)/2021.08.30.(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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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에이전시 교체에 토트넘은 적잖이 당황한 상태다. 그들은 여전히 손흥민을 보유하길 바라지만, 이 대한민국의 스타는 단 세 경기 만에 안토니오 콘테 아래에서 행복하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 사이먼 스톤(BBC) via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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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콘테를 데려온 것 자체는 좋은 판단이었다. 그는 언제나 맡은 클럽에서 성과를 보여 왔고, EPL에서도 성공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반 페리시치의 영입은 영입 당시부터 의문이었다. 그리고 이제, 토트넘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반 페리시치는 손흥민과 같은 스타 파워가 없다. 손흥민을 잃게 된다면, 토트넘은 그들의 클럽 역사에서 가장 큰 상업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얼마의 이적료를 얻던 만회할 수 없다. – 잭 핏 브룩(디 애슬레틱) via Twitter]***
【한국 시각】2021년 8월 31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백호 경기장.
흥민이 형이 내게 전화를 걸어온 것은 아스널전을 끝내고 드레싱 룸으로 들어와 환호를 내지를 때였다.
깜짝 놀라 전화를 받자마자, 형은 대뜸 내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제는 전(前) 에이전시가 된 ‘CAA Sports’와의 관계는 아주 좋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난 바로 요나스의 번호를 보내줬고, 그로부터 두 시간이 더 지났을 때 에이전시 교체 작업이 끝나버렸다.
형태에 따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게 운동선수와 스포츠 에이전시의 관계라곤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다.
이에 대해 요나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쏘니잖아?”] 라고 말해 나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그렇게 흥민이 형은 나와 같은 에이전시를 두게 되었고, 이는 토트넘 홋스퍼에 분명한 메시지가 되었다. 듣기론, 일단 올해를 마지노선이라 통보했다고 한다.
토트넘이 빠르게 변화를 준비하는 이유다.
“난 소용없다고 봐.”
“왜?”
“콘테 축구 못 봤냐. 그 축구론 페리시치를 어디로 보내든 흥민이 형 못살려.”
우리에게 계속해서 밀려 무관(無冠)에 그친 무리뉴가 토트넘 감독직에서 해고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축구가 토트넘과 가장 알맞았다.
각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 줄 방법을 궁리하여 그것을 하나의 전술로 만든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물론 이제 고작 3경기를 치렀을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겨우 그 3경기 만에 이런 상황이 되었다는 건 내부적인 무언가가 더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안토니오 콘티의 무한한 이반 페리시치 사랑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막말로, 엑스트라가 주연인 척하는 셈이잖아.”
토트넘의 첫 세 경기를 전부 보았지만, 팀 전술 자체가 이반 페리시치를 중심으로 맞춰진 모습이었다.
과장을 보태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축구 전술은 본래 클럽 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짜여야 한다.
리그와 선수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면 감독이 본인의 전술에 선수들을 끼워 맞춰도 되지만, 빅리그. 그중에서도 빅이어가 가능한 클럽이라면 선수들에 맞추는 것 역시 필요하다.
펩만 보더라도 FC 바르셀로나 부임 초기 시절의 축구를 바로 포기하고, 팀 전체를 리오넬 메시 맞춤형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호나우지뉴가 팀을 떠났고, 사무엘 에투/티에리 앙리/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메시 중심의 축구에 불만을 가져 펩과 대립했다.
사람들은 FC 바르셀로나 시절의 펩이 타협 불가에 고집불통이라고 말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결국에는 그들이 틀렸고 펩이 옳았던 셈이다.
이어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그러한 펩의 타협과 양보는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임대로 뛰었던 기간의 아틀레티코만 봐도, 디에고 시메오네는 날 활용한 전략을 팀 전술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았다.
한데, 안토니오 콘테는 그렇지 않다.
“모르겠다, 난. 솔직히 좋은 감독인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콘테 정도면 괜찮지 않아?”
“그가 한 게 뭔데? 세리에 A에서 왕이 된 거?”
“그것도 그거고. 다들 명장이라 하지 않아?”
“에-이. 과.대.포.장.”
함께 몸을 풀던 민재의 앞에서 손가락을 저어 준 후, 나는 몸을 일으켜 어슬렁어슬렁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시점 잉글랜드와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흥민이 형에 대한 걱정은 잠시 내버려 두고, 주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자 나선 것이다.
이번 9월 소집 명단에도 A대표팀에 처음으로 선발된 이들이 존재한다.
영우야 올림픽에서의 활약이 너무 좋았고 또 정운 형이 리그 개막전에서 다쳐 소집이 불가한 상황이라 선발이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다른 둘은 말 그대로 깜짝 발탁이다.
“민기야-!!!”
“?!?!”
우선 대한민국 연령별 대표 출신인 민기는 2018년 고교 최우수 수비수 상을 받았던 엘리트 출신이다.
본래는 고교졸업후 K리그 직행을 예상했는데, 가족들의 반대로 한양대로 진학했다가 2021년에서야 프로에 합류했다.
솔직히 부모님 세대의 대학 졸업증에 관한 생각을 이해하고야 있지만, 개인적으론 민기가 대학에서 보낸 시간은 축구 한정 완전한 낭비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프로에 합류함과 동시에 민기는 광주의 주전 자리를 꿰찼고, 세밀한 지표에서 굉장한 숫자를 보여 주고 있다.
어제 대화를 나눈 벤투 감독님은 대구에서 뛰는 (이)진용이와 함께 지난 3개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라고 말을 할 정도다.
소집 직전 라운드에서 발목을 다쳐 안타깝게 기회를 놓친 진용이는 볼란치(Volante/DM)를 포함 수비포지션 전부를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자원이다.
특히 지난 11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선, 홀로 현묵이와 안토니스라는 용병을 완벽하게 지우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개인적으론 유상철 감독님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민기는 수비수의 필수 지표인 차단 부분에서 90분당 5.88회를 기록. 90분당 6.44개를 기록 중인 진용이 다음으로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차단 횟수를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패스인데, 되도록 볼을 앞쪽으로 보내려 하고 높은 성공률(84%)로 그것을 달성 중이다.
명단 발표가 끝난 직후 미디어는 강상우/홍철과 같은 자원을 제외한 것에 의문을 표했지만, 나도 벤투 감독님도 민기의 발탁은 당연했다 생각하고 있었다.
“야! 아까, 형이 형 옆으로 오랬지.”
“아… 네.”
“왜 이렇게 쫄아 있어? 내가 잡아먹냐?”
“아니, 그건 아닌데… 어떻게 제가.”
사실 알고 있다.
대부분의 신입이 날 어려워한다는 걸.
그건 아마도 내가 처음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 뽑혔을 때의 심정과도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난 형들의 도움으로 그 벽을 빠르게 깨트릴 수 있었고, 지금은 내가 보고 배워 온 것들을 그대로 동생들에게 전하는 중이다.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장난을 친다거나, 때로는 시답잖은 농담을 집어 던져 얼을 빼놓거나 하는 식이다.
물론 상빈이나 현묵이처럼 아카데미에서의 인연으로 안면이 있는 경우라면, 대표팀에서도 편하게 지낸다. 참고로 둘은 모두 부상 중이라서 이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프로 데뷔 이후 잔부상이 잦아진 녀석들에게, 나는 내가 먹는 보조제들을 선물하고 식단과 몸관리에 관한 노하우가 적힌 PDF파일을 보내 줬다.
그것을 보고 따라 할지 아니면 본인의 방법으로 바꿀지. 그것도 아니면 흘릴지는 온전히 녀석들의 몫이다.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을 알려 줄 수는 있어도, 식기를 사용해 입까지 떠먹이는 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건 감독이 하는 일 역시 아니었다.
식기를 사용해 밥을 먹느냐의 여부와 어떠한 것을 먹느냐는 온전히 선수들에게 달려 있다.
다만 간혹, 나를 당황케 하는 애들도 있다.
예를 들어 여기 재혁이.
“아니, 저 진짜 이동욱 닮았다고요.”
“얘 미친 거 아냐?”
월드컵둥이인 재혁이는 아직 특별한 커리어를 보여 준 친구는 아니다.
김해 외동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포항의 유스 산하로 들어간 뒤, 프로 계약을 하자마자 K2리그 팀인 부천 FC로 임대되어 뛰고 있다.
거기에서도 붙박이 주전은 아니고 U-22 정책으로 간간이 출전 시간을 얻는 중인데, 2019 U-17 브라질 월드컵에 뛸 때부터 내가 지켜봐 왔던 친구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훌륭한 기술을 구사하고, 체격에 비해 힘이 무척 좋아서 어린 나이에 선배들의 압박을 버텨 내며 볼을 앞으로 보내는 재주가 있다.
집중력 부족과 같은 경험이 필요한 부분에선 약점이 있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배워 가는 것이 많을 거다.
경기에 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래도 대표팀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에 큰 보탬이 되니 소속 클럽으로 돌아간 이후가 더 기대되는 친구다.
어쨌든 이 녀석은 스스로를 연예인과 닮았다고 당당히 말할 만큼 당돌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은 무척 마음에 든다.
“어우, 쟤 깡다구 있어요.”
“그치? 쟤 돌아이라니까.”
“네. 완전 그래요.”
“좋은 거 맞지?”
“엄청 좋은데요?”
6월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대표팀.
이것 역시 재미있는 부분이다.
짧으면 한 달. 길면 서너 달에 2주정도 소집되는 대표팀은 멀리 떨어져 지내던 정겨운 이들과의 만남과 새로운 얼굴과의 만남이 동시에 공존하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선배와 친구를 만들고,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공통점 아래 끈끈한 유대를 쌓아가게 된다.
언젠가 은퇴 후 그것을 쫙 펼쳤을 때, 나는 대한민국 축구에 함께 힘을 보탤 수 있는 든든한 사람들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것은 꼭 한국인이 아니어도 좋다.
[어떻던가?] [분위기가 좋아요.] [새로운 녀석들도 잘 섞이는 것 같군.] [네. 좋은 애들을 데려오신 것 같아요.] [내가 한 일이라곤 그저 지켜보는 것뿐이었지. 전부 저 녀석들이 본인들의 발로 쟁취한 거야.] [하지만 그게 중요하죠.] [?] [올바로 바라봐 주는 것. 그렇죠?] [하하.]확실히 한번 갈등이 봉합되고 나니, 벤투 감독님과의 거리도 훨씬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꽉 막힌 분도 아니었을뿐더러, 오히려 듬직하고 믿음이 가는 그런 분이었다. 부상과 코로나로 교류할 기회가 부족했던 게 원인이었지 싶다.
[그나저나 쏘니는….]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 [그렇군.] [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니까. 감독님도 저만큼이나 그걸 잘 알고 계시겠죠?] [그렇지. 아무튼, 수고했네.] [네.]내 어깨를 두드린 벤투 감독님이 뒤로 돌아 한쪽으로 향하고, 나는 다시 동료들에게로 합류해 가벼운 훈련을 이어 갔다.
대표팀 소집 후 첫 이틀은 보통 간단한 게임이 포함된 가벼운 훈련을 하는 편인데, 여독으로 쌓인 피로와 대표팀에서의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하루 일정이 끝난 뒤, 나는 침대에 누워 흥민이 형에 관한 일들을 생각했다.
이번 2021/22 시즌의 이적 시장 종료일은 8월 31일로, 한국 시각으로는 9월 1일 오전 9시에 끝난다.
개인적으론 그 안에 흥민이 형이 시티로 합류할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조금만 더 일찍 강하게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하지만 흥민이 형의 성격이라든가 런던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는 점 등을 생각하면, 망설인 것 또한 이해는 된다.
“후우~ 영입 없음인가?”
잉글랜드의 미디어는 우리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최소 2억 유로를 쓸 수 있다고 했고, 어떠한 식으로든 큰 영입 하나 정도는 있을 거로 내다봤다.
하지만 팀은 처음부터 흥민이 형만을 원한다는 분명한 의사를 밝혔는데, 결과적으론 아쉬운 판단이 되어버렸다.
클럽과 부상 중인 이들에겐 꿀맛과도 같은 시간이 될 이번 9월 A매치 기간이 지나고 나면, 팀 전력은 8월보다 더 온전해질 것이다.
그러나 어딘가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다.
팀을 떠난 선수는 있는데, 영입은 없다.
“…….”
저녁 시간 전까지 낮잠을 좀 가져갈 생각이었던 난, 조용히 눈을 감으며 몸에 힘을 풀었다.
그렇게 곧 잠이 들려던 찰나.
똑똑똑.
“아이- 누구야.”
노크 소리가 잠들기 직전이었던 정신을 번쩍 깨웠다.
루틴을 방해받아 살짝 짜증이 났지만, 한 차례 길게 숨을 내쉬어 감정을 내보낸 나는 양 볼을 한차례 찰싹 두들기곤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열었다.
딸깍-
“형. 간식 먹자.”
“간식?”
“어.”
“……뭔데?”
“아, 일단 와 봐.”
무작정 날 끌고 가는 민재의 뒤를 따르며, 나는 잠들기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보드진도 그렇겠지?’
이적 시장 종료까지 남은 시각은 대략 17시간.
어떠한 일이 벌어질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에티하드 캠퍼스 라커룸의 비어 있는 세 자리는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
[HERE WE GO! : 주드 벨링엄이 이적 시장 종료 2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 18살의 미드필드를 영입하기 위해 도르트문트에 무려 1억 유로를 일시불로 지불했다. – 파브리지오 로마노 via Twitter/2021.08.31.(밤)]***
【잉글랜드 시각】 2021년 8월 31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시티 HQ.
이적 시장 마지막 날 이뤄진 도르트문트의 유망주 주드 벨링엄(Jude Bellingham)의 영입은 한편의 첩보전과도 같았다.
토트넘의 시간 끌기로 손흥민의 영입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시티의 보드진은 이적 시장 종료 12시간을 앞두고 오마르 베라다를 급히 도르트문트로 보냈다.
시티가 보낸 전용기에는 클럽 닥터인 에두 마우리와 그의 팀이 함께 탑승한 상태였고, 7시간에 걸친 비행 뒤 도르트문트에 도착한 그들은 바로 한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르트문트의 관계자들과 만났는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 오마르는 아무런 조건 없는 1억 유로 지불을 약속했다.
도르트문트 내 최고의 유망주인 벨링엄이긴 했지만, 아직 미래를 장담하기 힘든 18살의 미드필드에 쓰기에는 엄청나게 큰 돈이었다.
이는 도르트문트의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의 생각이었고, 깜짝 놀란 그들은 몇 번이나 진심이냐 물은 끝에 주드 벨링엄의 이적에 합의했다.
그런 뒤에는 바로 옆방에 있는 벨링엄의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자 일사천리로 계약서에 사인까지 하게 되었다.
“주드도 당황했다더군요. 믿기지 않는다면서요.”
“그럴 만하지. 아직 18살이야.”
“후우. 사람들은 미쳤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우린 틀리지 않았네.”
“네. 물론입니다.”
파브리지오 로마노를 시작으로, 현재 수많은 미디어가 늦은 밤에 일어난 주드 벨링엄의 이적에 관해 엄청난 이야기들을 쏟아 내고 있다.
이를 접한 대중 역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이 시티가 미쳐서 패닉 바이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의 관계자들은 이것이 패닉 바이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주드 벨링엄은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약 4년 가까이 지켜봐 오던 선수고, 버밍임을 떠나 도르트문트로 합류하던 작년 여름에도 마지막까지 영입을 고려한 선수다.
당장 시티에 합류했을 때 자리가 없다고 판단해 도르트문트에서 경험을 쌓는 게 최선이라 여겨 영입을 포기했지만, 이미 클럽 내 모두가 벨링엄을 원하고 있었다.
이적료로 지불한 1억 유로 역시 처음부터 몸값으로 책정해 두었던 수치였는데, 도르트문트가 거부할 것을 생각해 추가로 3천만 유로를 더 내려고도 했다.
오히려 너무 쉽게 도르트문트가 승낙해 버리면서, 돈을 아끼게 된 맨체스터 시티다.
“이로써 펩에게 면목은 섰군.”
“하하. 영입이 없었더라도 그는 아무런 불만도 없었을 겁니다. 현재의 스쿼드에 만족하니까요.”
“그렇지. 하지만 팀은 더 발전해야 해.”
“주드는 정말 좋은 영입입니다.”
“내 생각도 그러네.”
늦은 시각 불을 켜고 사무실을 지킨 칼둔과 치키는 잠시 침묵하며 뿌듯한 감정을 느낀다.
보드진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이적 역시 직업적 만족감을 전해준다. 특히 이번 이적은 어느 때보다도 긴박했다.
“이제 그만 퇴근하지. 나도 좀 쉬어야겠어.”
“네. 저도 잠을 좀 자야 할 것 같군요.”
“택시를 부르겠나?”
“그러죠.”
고개를 끄덕인 칼둔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서고, 잠시 더 남아 있던 치키 베히리스타인은 점점 꿈의 클럽이 되어 가는 시티의 모습을 상상했다.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라는 현시대 최고의 선수들에 이어, 그 다음을 이어나갈 선수들 역시 차곡차곡 영입하고 있다.
엘링 홀란.
필 포든.
그리고 주드 벨링엄.
이 이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배가 부른 기분을 느낀 치키는 소파에 몸을 파묻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젠 정말 쏘니만 남았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시티는 손흥민을 영입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일을 장담하려는 건 아니지만, 손흥민이 에이전시를 교체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토트넘이 당장 손흥민을 놓아주지 않은 건, 그들에게 다음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손흥민 정도의 선수를 대체하려면, 제대로 된 영입이 필요하다.
다만, 그 역시 클럽의 능력이긴 했다.
“후우- 피곤하군.”
무릎에 손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사무실의 불을 끄며 마지막으로 회장실을 비운다.
당장 내일부터 시끄러운 말들이 쏟아지겠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건 오늘 잠을 푹 잔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그냥 지금은 스스로에 포상을 줄 때였다.
잠들지 않았던 시티의 밤.
또 한 번, 이들은 최고의 재능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