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58)
Sp2. Road to World Cup (20)
(배정세) – tvN 캐스터
“김다온. 후방에서 기이이이일게…….”
(서현욱) – tvN 해설위원
“가죠오-?!”
(배정세)
“나상호가 받아 냅니다! 나상호! 슈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오올!! 나상호의 선제골입니다!!”
(이동국) – tvN 해설위원
“지금은 꼭 2002년 프랑스와의 평가전이 생각나는 득점이거든요? 당시 김남일 선수가 박지성 선수에게 패스를 보내서 득점을 만들었는데, 그것과 거의 흡사한 골 같습니다.”
(배정세)
“그렇습니다! 전반 15분에 나온 나상호의 선제득점! 이른 시간에 한 골 앞서 나가는 대한민국! 이번에도 어김없이 김다온의 발끝에서부터 대한민국의 득점이 만들어집니다!”
(서현욱)
“아, 정말 대단합니다. 사실 어시스트라는 지표가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하지만 김다온의 어시스트는 뭔가 특별합니다.”
(배정세)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 리그에서만 무려 44어시스트. 시즌 종합 67어시스트로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쓴 김다온 선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어김없이 김다온의 발끝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
.
.후반 31분
대한민국 5 : 0 레바논
오늘도 마찬가지로, 전반 15분에 터져 나온 나상호의 선제득점은 대한민국에 강한 순풍(順風)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그 앞에, 레바논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실점 후 26분과 33분 황희찬에게 연속골을 허락하며 0:3으로 전반전을 마감했고, 급기야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왈리드 슈르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대패를 모면하는 것만이 목적이 된 레바논은 퇴장을 기점으로 필사적으로 수비에 나섰고, 골대가 세 차례 도움을 주는 등 행운이 따랐지만 추가 실점은 막지 못했다.
리그에서 득점 침묵에 빠지며 최근에는 주전에서 밀려나기까지 한 황의조에게 멀티 골을 허락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5:0이 되기 무섭게, 파울루 벤투는 팬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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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오재혁과 이민기가 출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서현욱)
“아- 요즘 벤투 감독의 실험 정신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이번 9월 A매치 기간 유일하게 투입되지 않았던 두 명의 필드 플레이어거든요?”
(배정세)
“2001년생의 이민기. 그리고 오재혁은 2002년생입니다.”
(서현욱)
“두 선수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이번 시즌 K리그 U-22 룰의 혜택을 적용받는 선수 중에서도 돋보이는 선수들입니다. 물론 수원의 정상빈이나 강현묵이 제일 앞서 나가고 있긴 합니다만,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표팀엔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했거든요. 이민기는 양발을 모두 잘 쓰는 풀백. 그리고 오재혁은 신장은 작지만 매우 탄탄하고 탈압박을 잘 해내는 선수입니다.”
(배정세)
“대한민국의 선수 교체가 있습니다. 벤투 감독은 김문환과 이재성을 불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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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A대표팀 경기를 치르게 된 두 명의 젊은 선수들을 향해, 김다온이 밝은 얼굴로 손뼉을 두드리며 커다란 격려를 보낸다.
김문환/나상호와 마찬가지로 이민기와 오재혁 역시 김다온을 우상으로 그리며 성장했다.
특히 오재혁의 경우 한때 FC 노르셸란으로의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는데, K리그에서 경험을 쌓아도 늦지 않다는 주변의 조언을 받아들여 현재는 부천 소속으로 뛰고 있다.
축구 선수로서도 크지 않은 170cm의 작은 신장이지만, 버텨 내는 힘이 좋고 한국에 흔치 않은 드리블러 형태의 8번(CM)이라 기대를 받고 있다.
아직 긴장을 떨치지 못한 채로 경기에 나선 오재혁. 볼을 받은 순간 레바논의 강한 압박이 펼쳐진다.
“?!!”
비록 한국에 5:0으로 끌려가고 있긴 하지만, 레바논의 선수들 역시 나름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이들이다.
오늘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19살의 어린 미드필드가 능숙히 버텨 내기엔, 무대와 상대 모두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기습적인 압박을 받은 오재혁이 그라운드에 넘어지며 레바논에 볼을 넘겨주고, 좋지 않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긴 대한민국이 수세에 몰린다.
하나 이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는데,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엘헬위를 김민재와 김다온이 협력해 막아 냈기 때문이다.
능숙한 대처로 볼을 빼앗아 낸 대한민국이 다시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하고, 넓게 펼쳐진 진영의 왼쪽으로 김승규가 보낸 패스가 이어진다.
동료이자 한 살 어린 동생이 실수하는 것을 본 이민기는 현재, 정신이 바짝 들어 있는 상태다.
게다가 약간은 당돌한 성격.
이민기가 드리블을 시작한다.
“?!”
교체로 나선 라비흐 아타야(Rabih Ataya)를 가볍게 벗겨 내며, 하프라인까지 전진한 이민기가 전방을 주시한다.
앞쪽엔 사이드라인을 따라 게걸음 중인 송민규가 있었고, 그와 레바논의 오른쪽 풀백 압바스 아시(Abbas Assi) 사이에 공간이 있다고 판단한 이민기가 침착하게 패스를 보낸다.
왼발이 아닌 오른발을 사용한 땅볼 패스로, 살짝 회전이 먹은 축구공은 사이드라인 방향으로 휘어져 달려가던 송민규의 발아래에 정확히 안착했다.
앞서 나상호의 활약을 본 송민규 역시 잔뜩 독이 올라 있기는 마찬가지다.
전북 이적 후 포항과 K리그의 팬들에게서 온갖 비난을 받는 지금,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꼭 필요했다.
그렇지만 이런 조급함은 오히려 송민규에게 독이 되었고, 스텝이 꼬여 상대에게 드리블을 차단당하는 결과를 만들고야 말았다.
순간 짜증도 나고 스스로에 실망한 송민규의 발이 멈춘 순간, 저 멀리에서 김다온의 큰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민규!!!! 뛰어!!!!”
“!!!”
그러자 뾰족한 박차를 얻어맞은 경주마처럼 정신이 번쩍 든 송민규가 맹렬하게 달려, 앞쪽에서 볼을 줄 곳을 찾던 조지 펠릭스 멜키에게 태클을 시도한다.
촤?악!!
송민규의 다리에 맞은 축구공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고, 그제야 만족한 김다온이 이번에는 손뼉을 두드리며 팀의 젊은 윙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제야 안심한 송민규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이를 보는 벤투는 조용히 웃는다.
“쿡쿡쿡쿡.”
확실히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김다온과 상성이 좋았다. 플레이적으로라기보단 케미스트리(Chemistry)적인 측면에서 그랬다.
특히 2000년생을 전후해 태어난 선수들은 김다온을 우상처럼 쳐다봤는데, 어떨 땐 감독인 자신보다도 훨씬 더 믿고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아니. 틀림없이 그렇겠지.’
리오넬 메시가 그러한 것처럼, 김다온 역시 대한민국 대표팀 내에서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파울루 벤투는 그 크기가 자신을 향한 것보다 크단 것을 알고 있었고, 현재는 그에 질투나 위기감을 느끼기보단 이를 잘 이용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꾸준히 젊은 선수를 발탁하고 경기를 뛰게 하는 데는 협회와의 약속도 있긴 했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며 더 먼 미래를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가오는 내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도 월드컵이지만, 5년 뒤에 있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은 정말로 볼만할 것 같았다.
그때면 32살이 되는 김다온은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져 있을 것이고, 대표팀에는 그를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선수들로 가득할 것이다.
장철주로부터 구두로 먼저 2026년까지를 약속받은 지금, 파울루 벤투는 편안한 환경 속에서 그가 가장 잘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후반 43분, 경기의 마무리 단계에서 볼만 두 차례 빼앗겼던 오재혁이 본인의 재능을 잠시 보여 준다.
‘오?’
다시 한번 본인을 압박해 오는 수니 사드의 몸싸움을 버텨 낸 뒤, 작은 신장을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한 기민한 턴(Turn) 동작으로 두 명의 수비를 뚫어 낸 것이다.
만약 이곳이 관중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지금쯤 큰 탄성이 쏟아져 나왔을 거다.
비틀거리면서도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은 오재혁을 나데르 마타르가 밀어 넘어트리고, 뒤쪽에서 들려오는 큰 외침을 듣는 벤투의 눈에 바람처럼 달리는 한 남자가 포착된다.
재빠르게 오재혁에 달려간 김다온이 손을 뻗어 동료를 일으켜 세우며 장난기 섞인 주먹질을 던진다.
이에 오재혁은 살짝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2002년생 미드필드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헤집은 김다온이 벤치를 돌아보며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마치 자신을 향해, 대단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 같다며 벤투는 생각했다.
‘후후. 대단하다고? 그야, 당연하지.’
파울루 벤투는 이제야 비로소, 역대 최고를 논하는 선수를 감독하고 있다는 사실에 순수한 기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엄청난 특권이란 것도 체감하는 중이다.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대표팀 내의 시끄러운 알력도 없고, 잉글랜드처럼 젊은 선수들이 폭주하는 일도 없다.
그리고 모국 포르투갈처럼, 스쿼드 전체가 한 명의 눈치를 보느라 쩔쩔매지도 않는다.
이곳에서는 오직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거기에 보태어 역대 최고를 논하는 선수를 지도한다는 엄청난 보너스까지 누릴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즐겁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기만일 거라고 생각하게 된 파울루 벤투다.
삑-! 삐?익! 삐—익!!!
9월에도 역시나 대승과 클린시트란 두 마리 토끼를 챙긴 벤투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자신감이 나타나 있다.
비록 첫 출발은 꼬이고 휘청거렸지만, 엉켜 있던 매듭을 풀어낸 순간부터는 주춤거리는 일 없이 앞만 보며 빠르게 달려 나가는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나아가는 곳은.
“이미 본선에 진출했군요. 축하합니다.”
“하하. 아직 경기는 남았습니다.”
“겸손하군요. 그럼.”
레바논의 감독 이반 하세크가 축하하고 떠날 때 말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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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대한민국 5 : 0 레바논
[골] 나상호 : 전반 15분(김다온)황희찬 : 전반 26분, 전반 33분(황인범)
황의조 : 후반 07분(황인범), 후반 11분(김문환)
***
[강하다! 대한민국! – OSEM(한국)]***
2021년 9월 8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성공적이고 즐거웠던 9월 A매치 기간이 끝나고 난 뒤, 맨체스터로 돌아온 나와 민재의 앞엔 새로운 동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 4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펼칠 때 만난 주드 벨링엄이다.
당시에도 17살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축구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적 시장의 마지막 날 팀이 무려 1억 유로를 들여 시티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좋지 못했는데,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10대에 너무 과한 돈을 투자했단다.
그렇지만 맨유 역시 2000년생의 제이든 산초를 영입하는 데 8,500만 유로를 썼고,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으나 바르셀로나의 안수 파티/페드리/가비는 각각 1억 유로 안팎의 이적료로 수많은 팀과 링크되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도 최소 1억 유로의 가치를 평가받는 지금, 나는 이 모든 일련의 현상을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7, 8년 전 내가 떠오르면서 호날두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다.
“집은 어디에 구했어?”
“일단은 호텔에서 지내고 있어요.”
“젠장. 그거 불편할 텐데.”
“네. 그래서 부모님이 지금 집을 알아보고 계세요. 당신이 알트링엄 쪽이 있다면서요?”
“거기로 오게? 나야 좋지.”
“괜찮은 동넨가요?”
잉글랜드 웨스트 미들랜드 출신의 주드는 예전부터 본인의 최종 목적지를 둘 중 하나로 정해 두었다.
한 곳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고 다른 한 곳은 여기 맨체스터 시티다.
레알 마드리드를 꿈의 클럽으로 정한 이유는 클럽이 지닌 상징성 때문이고, 다른 하나를 우리 맨체스터 시티로 한 이유는 펩과 내가 있기 때문이랬다.
그래서 처음 도르트문트로부터 시티에서의 제안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주드는 뛸 듯이 기뻤다고 했다.
“물론 그 자리에서 표현은 못 하죠. 저도 눈치라는 게 있거든요. 이곳으로 오고는 싶었지만, 혹시나 이적이 불발될 때를 대비해야 했으니까요.”
“너 영특하구나. 그렇지?”
“하하. 그냥, 생존 방식이죠.”
“좋네. 아무튼, 여긴 어때?”
“좋아요. 도르트문트의 사람들은 정말 제게 잘해 주었지만, 사실 도시를 즐기지는 못했어요, 당신도 알잖아요. 빌어먹을 코로나가 그걸 불가능하게 했으니까요. 그래서 맨날 집과 훈련장만 오갔죠.”
대표팀에 이어, 나는 이곳 클럽에서도 새롭게 합류한 친구를 팀에 빠르게 녹아들도록 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알게 된 주드는 밝고 또 쾌활해 보이는 성격을 가진 친구처럼 느껴졌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계속 대화를 주고받을 무렵, 어딘가에서 온 포든이 끼어들어 [“영감이 계속 고생시키면 나에게 말을 걸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버렸다.
심드렁히 포든을 떠나보냈던 나는, 이 테이블에 영감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곤 재빨리 고개를 뒤로 돌려 소리쳤다.
“에이, 필!! 금방 영감이라고 한 거 설마 나야??”
“아니면 누구겠어요!!”
“이 빌어먹을 녀석아!! 난 아직 27살이거든?!”
“곧 28이죠!! 그리고 먹을 만큼 먹었네요!!”
“Son of a….”
하마터면 해변@자식이라는 욕이 튀어나올 뻔했는데, 간신히 그것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을 수 있었다.
포든과 티격태격하는 것을 본 주드가 한 손으로 입가를 막고 큭큭거렸는데, 나는 쓸데없는 것을 배우지 말 것을 당부하며 식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어진 일정까지 모두 끝마친 뒤, 나는 퇴근하기 전 펩의 사무실을 찾았다.
똑똑똑-
“부르셨나요?”
“들어오게.”
시즌 첫 번째 A매치 주간은 우리에겐 독(毒)보다는 득(得)이 된 시간이었다.
클럽 축구에서는 무척 드문 경우인데, 워낙 다친 선수가 많았다 보니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자네를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시키려고 해.”
“다음 경기는 벤치인가요?”
“그래. 자네만 괜찮다면.”
“괜찮아요. 문제없어요.”
“고맙네.”
“또 다른 일은 없나요?”
“주드는 어떻던가?”
“좋은 애예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 하고, 항상 녀석이 있는 주변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아요. 훈련 때도 질문이 많았고요. 이곳 스타일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겠지만, 전 괜찮을 거라고 봐요.”
이후 펩은 내게 한국에서의 일을 물었고, 나는 벤투 감독님과 잘 지내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멋지군. 그에게도 좋은 일이야.”
“제가 당신에게 고마워해야죠.”
“하하. 아무튼, 수고했네.”
“네. 일찍 집으로 가시는 거죠?”
“이런! 자네까지 나를 감시할 생각인가? 걱정 말게. 30분 안으로 클럽하우스를 떠날 생각이었으니까.”
“혹시나 해서요. 그럼. 내일 뵈어요.”
“그러지.”
아직 케빈과 포든의 폼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오와 베르나르두를 시작으로, 시즌 첫 2주 동안 빠졌던 선수들 모두가 돌아왔다.
현재 유일한 부상자는 백업 골키퍼인 잭 스테픈인데, 스콧이 뒤를 버티고 있어 괜찮을 거다.
앞으로 우리는 약 한 달여간 쉴 틈 없는 시즌 일정을 보내야 하는데, 사흘 간격으로 경기하고 일주일에 3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이 시작됐다.
고되지만, 가장 보람을 느끼는 나날이다.
특히나 요즘은 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아영이와 수호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을 고대하게 된다.
슬슬 걷기 시작한 수호는 요즘 동물과 동물 소리를 맞추는 놀이에 푹 빠졌는데, 은퇴 후 본인이 할 천직을 찾았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가 몇 시간씩 그렇게 놀아 주곤 한다.
덕분에 육아의 부담을 크게 던 아영이도 다시 디자이너로서의 일을 시작했고,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가기 시작하자 부부 관계도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렇다고 육아 초반의 과정이 나빴다는 건 아니지만, 힘들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두다다다다-
“어이구 우리 아드을~”
아영이의 품에 안겨 있다 달려오는 수호를 안아 들며, 나는 아내에게 입맞춤한다.
“고생했어. 밥은 이따가 먹을 거지?”
“응. 다른 사람들은?”
“전부 2층에 있어. 올라가자.”
사랑하는 이들의 곁에서 이렇게 힘을 얻은 나는,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와 함께 편안히 잠이 들고 있다.
딸깍-
“잘 자, 여보.”
“자기도.”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지금, 나는 지금의 이 행복과 평화가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