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68)
Sp2. Road to World Cup (30)
※ 2021년 11월 대한민국 A매치 명단
GK ? 김승규(가시와),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구성윤(김천)
DF ? 김태환(울산), 김다온, 김민재(맨체스터 시티), 홍정호(전북), 권경원(성남), 박지수(김천), 하창래(포항), 김진수(전북), 설영우(울산)
MF ? 이강인(SL 벤피카), 이재성(볼프스부르크), 황인범(루빈 카잔), 정우영(알 사드), 백승호(전북), 고승범(수원)
FW ?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정우영(프라이브루크), 조규성(전북), 송민규(전북), 김건희(수원)
-> 이동경(부상)
-> 손준호(소속팀 사정)
***
2021년 11월 5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그럼 그게 사실이군요?”
“그래.”
“와-우.”
놀라움을 표현하는 나를 보며, 펩이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분 전, 난 흥민이 형으로부터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이 확정되었다며 이야기를 전해 왔다. 물론 현재는 외부로 알려진 사실은 아니다.
“팀이 정말 큰 결정을 했네요.”
“그렇지.”
“네. 정말요.”
“아직 몇 가지 절차는 남아 있어.”
“그렇겠죠.”
흥민이 형의 합류 소식은 나와 민재 그리고 한국 팬들에겐 무척 기쁜 일일 것이다.
과거에도 자철/동원/정호 형이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으로 동시에 뛰었던 적은 있지만, 아무래도 명성이나 기댓값의 측면에선 비교되지 않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클럽의 입장에선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영입인 것도 맞다.
리그가 개막하고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단 어시스트 두 개에 그친 흥민이 형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최근엔 토트넘의 팬들마저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런던 기반의 타블로이드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0%가 넘는 이들이 흥민이 형의 선발 제외를 원했다.
토트넘 전체가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흥민이 형만 콕 짚어서 선발 여부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서운함을 느낄 만한 일이다. 부진하기로 따지면, 잭 그릴리시가 훨씬 더하다.
이적료나 주급도 잭 그릴리시가 흥민이 형보다 더 높고 말이다. 한데 상항은 꼭, 흥민이 형이 총대를 메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흥민이 형의 영입을 위해 막대한 이적료를 지출하는 것을 시티의 팬들 역시 좋아하지 않을 거다.
“발표는 11월 A매치 주간이 끝나고 일 걸세.”
“그럼, 한국인가요?”
“아마도. 그곳엔 시티의 대리인들이 많아. 클럽은 그들에게 부탁할 것 같더군. 그리고 장소는 아마도…….”
“C&D겠네요.”
“그럴 확률이 높지.”
C&D는 CFG와 내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아카데미의 약자로, 그곳엔 CFG 소속의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중엔 당연히 의료진 쪽 사람들도 있고, 한국의 의료 수준도 높아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기엔 무리가 없을 거다.
만약 메디컬 테스트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라크 원정이 끝나고 잉글랜드로 돌아올 17일이나 이튿날인 18일 정도에 이적이 발표될 것 같다.
유일한 걱정이라면 이적 발표 후 흥민이 형이 토트넘에서 받게 될 대우다.
토트넘으로선 클럽을 떠날 선수를 굳이 선발로 내세울 이유가 없고, 그에 따라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
콘테로서도 여론이 등을 돌리는 중인 흥민이 형을 합법적으로 배제할 수 있기에, 11월인 지금 이적이 성사된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흥민이 형의 몸값이 더 낮아지기 전에 이적을 마무리하고, 안토니오 콘테에게 더 힘을 싣겠다는 의도다.
이럴 거였으면 그냥 여름 이적 시장 때 놓아주지 싶다가도, 각자의 사정도 이해가 됐다.
“그럼 내일 보도록 하지.”
“네. 내일은 중요한 일전이니까요.”
“하하. 들어가게.”
펩과 이야기를 끝낸 후,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건물 로비를 통과해 주차장으로 나서자, 약간 떨어진 곳에서 장비를 준비하는 킷(Kit) 팀이 눈에 들어왔다. 늘 가장 고생하는 사람들로, 오늘도 어김없이 수고를 하고 있다.
가까운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지만, 맨체스터 더비인 만큼 확실하게 하고 싶은가 보다.
“……여기에, 흥민이 형이 온다고?”
어느덧 다시 차가워진 바람이 불어오고, 차에 올라타기 전 잠시 에티하드의 전경을 둘러본 나는 새삼스러운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세계 최고의 클럽이 된 이곳에 세 명의 한국인이 선발로 동시에 나서는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조금은 감동적이고 그보다 조금 더 소름이 돋는다.
탁-
집으로 향하는 길 내내, 머릿속에서는 민재/흥민이 형과 함께 플레이하는 나의 모습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다.
***
2021년 11월 6일. 맨체스터 M16 0RA, 잉글랜드. 서 맷 버스비 웨이, 올드 트래퍼드, 스트렛퍼드. 올드 트래퍼드.
.경기 시작 1시간 전
맨유 0 : 0 맨시티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itcs(맨시티/상대팀) : 3-4-2-1/3-5-2
GK ? 에데르송 / GK ? 다비드 데 헤아
RCB ? 존 스톤스 / RCB ? 에릭 바이
CB ? 김민재 / CB ? 해리 매과이어
LCB ? 후벵 디아스 / LCB ? 빅토르 린델뢰프
RWB ? 김다온 / RWB ? 아론 완-비사카
RCM ? 일카이 귄도안 / RCM ? 프레드
LCM ? 케빈 더브라위너 / CM ? 브루누 페르난드스
LWB ? 주앙 칸셀루 / LCM ? 스콧 맥토미니
RAM ? 리오넬 메시 / LWB ? 루크 쇼
LAM ? 베르나르두 실바 / RST ? 메이슨 그린우드
ST ? 필 포든 / LST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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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이 줄곧 그랬지만, 지난여름만큼 호날두에게 굴욕적인 시간은 없었다.
그 시작은 유벤투스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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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훌륭한 공격수다.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마치 다온이나 메시인 것처럼 착각한다. 그는 유벤투스에서 왕이 되려고 했지만, 그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 조르조 키엘리니] [“우승을 위해서는 서로 희생해야 한다. 그건 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 팀엔 그것을 거부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팀을 위해 많은 골을 넣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 레안드로 보누치]@@@
리그 4위.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이탈리아 내 컵 대회인 코파 이탈리아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벤투스가 시즌 후 받아들인 성적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물론 여기엔 유벤투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의 노쇠와 안드레아 피를로를 감독으로 임명한 것의 실패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즌 내내 호날두는 초짜 감독인 피를로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선수단과 함께하기보다는 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등. 케미스트리에 저하되는 행동을 했다.
또한 세리에 A 9연패에 빛나는 유벤투스의 문화를 따르지 않았던 건, 베테랑들을 화나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특히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FC 포르투에 탈락한 직후부터, 호날두는 유벤투스의 선수들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했다.
팀의 모든 이들을 마치 자신의 성공을 위한 부품처럼 대했고, 경기 날에도 자신에게 패스가 오지 않으면 숨기지 않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놓지 않았던 유벤투스의 주장 조르조 키엘리는 세리에 A 우승이 좌절되기 무섭게, 바로 호날두에게 날 선 감정을 토해 냈다.
주먹질하더라도 남자답게 맞서라는 키엘리니의 앞에서, 호날두는 침묵하며 본인의 일만 열심히 하겠단 태도를 보였다.
이는 유벤투스 선수단에 큰 실망감을 줬고, 시즌 후 유벤투스의 회장 안드레아 아넬리(Andrea Agnelli)와의 미팅 때 이런 말이 나오게 된 이유가 됐다.
[“호날두가 남으면 내가 떠나겠다.”] [“그는 순수한 골칫덩어리다.”] [“감정 통제가 불가능한 어린아이 같다.”] [“그는 이제 월드클래스가 아니다.”]하나같이 입을 모아 호날두의 방출을 바라는 선수들을 보며, 유벤투스의 회장은 호날두의 매각을 결정했다.
이때 바란 몸값은 단돈(?) 2,000만 유로.
호날두의 명성과 최근 이적 시장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매우 저렴한 금액이었지만, 아넬리는 그만큼 팀의 골칫 덩어리를 빠르게 처분하고 싶어했다.
흘러가는 상황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호날두는 늘 그랬던 것처럼 현실을 외면하기 바빴다.
유벤투스에서의 3년이 자신 외의 이유로 실패했다고 여긴 그는 곧바로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타진했고 [“2000년대 최고의 선수 셋이 한 팀에서 뛰는 걸 상상해 보라.”], [“맨체스터 시티가 나를 영입하면, 축구 역사에서 가장 많은 발롱도르 수상자를 보유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끊임없이 본인을 홍보했다.
그러나 이때 시티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자신을 영입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공개적인 구애였던 만큼 거절로 인한 굴욕감 역시 클 수밖에 없었고, 이를 갈던 호날두의 앞에 옛 은사(恩師)가 나타나 손을 뻗어 왔다.
유벤투스의 생활은 이미 불편해질 대로 불편해졌고 맨체스터 시티 외의 클럽은 만족스럽지 않았던 호날두기에, 알렉스 퍼거슨이 내민 손은 동아줄처럼 느껴졌다.
비록 맨유는 맨시티에 비해 전력과 최근 성적에서 많이 모자랐지만, 자신을 성장시켜 준 클럽으로 복귀한다는 점은 매력적인 스토리 라인이었다.
그렇게 호날두는 며칠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KING IS BACK]이란 문구를 띄웠고,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복귀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 굴욕적인 일이었다.
“AY VAMOS!! 지금부터 집중하는 거야!!”
웜업 준비를 모두 끝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드레싱 룸 전체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질 정도의 소리를 내뱉는다.
사람들이 말을 하지는 않고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호날두는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우리 클럽에서 뛸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셈이었다.
라힘 스털링의 이적으로 왼쪽 윙이 부족했던 상황임에도, 맨체스터 시티는 한사코 2,000만 유로에 영입이 가능한 호날두를 거부했다.
그래서 호날두는 맨유 합류 이후 줄곧 복수를 꿈꿔 왔고, 바로 오늘 그런 기회를 붙잡았다.
“시티도 완벽하진 않아!!”
“…….”
“그리고 여긴 우리의 홈이라고!! 올드 트래퍼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지!! 난 여기에서 시티에 자주 승리를 거뒀어!! 날 믿어!! 우리가 승리할 수 있을 거니까.”
“…….”
얼핏 베테랑이 팀에 힘을 불어넣는 것처럼도 보이고 있지만, 이를 보는 맨유의 선수 몇몇은 편안하지 못했다.
팀에 합류한 클럽의 옛 전설은 겸손이라곤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오만했고, 또 본인에게 필요할 때만 주변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감독인 솔셰르를 존경하지 않는 건 덤이다.
과거 선수로서 같은 시기에 뛰었던 탓인지, 호날두는 솔셰르를 감독이 아닌 같은 동료처럼 대했다.
훈련이나 미팅 때 종종 솔셰르의 말을 자르며 본인이 직접 설명하려고 했고, 심지어 그마저도 감독이 의도하는 바와는 거리가 멀었다.
클럽의 젊은 선수들 몇몇은 여전히 호날두를 향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베테랑 그리고 본래 맨유에서 성장한 선수가 아닌 이들은 이를 매우 고깝게 받아들이고 있다.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해리 매과이어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한다.
“Come on, 해리. 저건 네 역할이야.”
“……빌어먹을.”
린델뢰프의 위로에 매과이어가 조용히 욕설을 내뱉고, 웜업을 준비하던 그는 자신의 역할을 빼앗은 호날두가 어디까지 하는지를 지켜보았다.
이를 의식했는지, 어색하고 과장된 동작으로 날뛰던 호날두가 먼저 드레싱 룸을 빠져나간다.
드레싱 룸에 남은 사람을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긴장감이 형성된 순간, 맨유의 미드필드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나서 상황을 정돈하려고 한다.
“넌 누구 편인데?”
“아무도 아니야.”
“퍽이나 그렇겠지.”
“…….”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해리 매과이어가 싸늘한 말을 남기며 드레싱 룸을 떠난다.
정말로 누구의 편을 들 생각도 아니었던 브루느 페르난드스도 그에 기분이 상했지만, 자신까지 화를 내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은 알곤 침묵한다.
하지만, 한숨이 나오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후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고 성장한 모든 포르투갈 출신의 축구 선수가 그러하듯, 브루누도 한때 호날두를 우상으로 여겼다.
불과 18살의 나이에 포르투갈을 떠나 이탈리아로 향했던 브루누 역시,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를 거친 호날두와 함께 뛰는 것을 꿈꿨다.
자신이 패스를 보내면, 호날두가 골을 넣는다.
세리에 A를 떠나 다시 포르투갈로 돌아올 때만 해도 이것은 꿈으로 그치는 듯했지만, 스포르팅 CP에서 재능이 폭발한 브루누는 그해 마침내 꿈을 실현하게 된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만나, 실제로 자신이 패스하고 호날두가 득점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브루누의 꿈은 산산이 조각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축구 선수로서는 환상적이었지만 인간으로선 그러지 못했고, 특히 김다온이나 리오넬 메시의 이야기가 나오기라도 하면 화를 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것을 처음 본 날, 브루누는 호날두와는 거리를 두자고 본인에게 맹세했다.
“에-이! 브루누!!”
“베르!”
웜업을 나서는 길 베르나르두 실바를 만난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정겹게 인사를 나눈다.
포르투갈 대표팀 내에서도 절친인 둘은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었고, 간단히 서로의 안부를 물은 베르나르두 실바는 호날두와 함께하는 삶을 물었다.
그러자.
“어떨 것 같아?”
“후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야. 안 그래?”
“예전의 영웅이지. 발롱도르도 벌써 7년 전의 일이야. 챔피언스리그는 10년이 넘었고. 그는 최근에 한 번도 최고였던 적이 없어. 너도 알잖아.”
“뭐, 그렇긴 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분명 한때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를 향해 달려 나가던 사내였다.
2007/08 시즌의 눈부신 성공을 바탕으로 첫 발롱도르도 수상했고,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리오넬 메시에게 내내 밀리다가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발롱도르 위너가 되었을 땐,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가 열릴 거라는 걸 의심했던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호날두는 조금씩 도태되었고, 그가 속했던 레알 마드리드를 매번 챔피언스에서 무너뜨린 남자가 메시의 경쟁자 자리를 채가 버렸다.
더 나아가 김다온은 아시아의 펠레이자 마라도나, 베켄바워이자 말디니가 되었다.
커리어에서도 또 국제적인 위상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김다온이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그로 인한 열등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시기가 바로, 유벤투스의 한국 방문이다.
“꼭 천방지축 날뛰는 애를 상대하는 기분이야.”
“쿡쿡쿡. 그거 어렵겠다.”
“젠장할. 지금 날 놀리는 거야?”
“당연하지. 아무튼. 나중에 봐.”
“그래.”
걸음걸이와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친구의 괴로움을 잘 느낄 수 있는 베르나르두 실바다.
안타까운 시선을 브루느 페르난드스의 등 뒤에서 보내고 있을 무렵, 베르나르두 실바는 곁으로 온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는 것을 느꼈다.
“응?”
“농땡이야?”
“뭐?! 내가 농땡이를 피울 만한 사람으로 보여?”
“응.”
“……왜 잠깐 망설이지도 않는 건데?”
“쿡쿡쿡. Vamos. 어서 가자.”
어쩐지 안심되는 미소와 함께 앞서 걷는 김다온을 따르며, 베르나르두 실바는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본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바랐을 리더십을 생각했다.
현재 김다온은 오직 자신의 실력과 결과로만 권위를 내세우려 하고,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며 누구나 그의 앞에선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마법도 지니고 있다.
그러다가도 화를 낼 때면, 아무도 그에게 반박하거나 토를 달지 못한다.
‘쟤가 화내면 그럴 이유가 있는 거지.’
어느덧 함께한 시간이 8년이 훌쩍 넘었음을 생각한 베르나르두 실바는, 늘 자신에게 시답잖은 농담이나 던지는 친구가 어떠한 남자로 성장했는지를 실감한다.
다소 새삼스러운 감정이긴 했지만, 김다온을 보며 대견함을 느끼는 베르나르두 실바다.
“AY-! AMIGO!! 서둘러!!”
“그래-!! 지금 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개인적인 감정이 뒤섞인 오늘의 맨체스터 더비.
현재 이곳 올드 트래퍼드에 쏟아지는 관심만큼이나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인지는 잠시 뒤, 경기가 시작된 뒤에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