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78)
Sp2. Road to World Cup (40)
2022년 1월 26일. 시돈, 레바논. H9PM+8V3.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Saida Municipal Stadium. H9PM+8V3. Sidon, Lebanon).
예전부터 중동 원정이 악명을 떨친 이유는 날씨와 열악한 경기장 사정 그리고 홈 텃세라는 삼위일체 요소가 모두 작용하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FIFA와 AFC의 꾸준한 피드백으로 경기장 시설에서는 약간 나아졌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형편없는 잔디 위에서 축구를 하는 건 부상도 부상이지만 플레이 자체를 바꾸어 놓는데, 그에 익숙하지 않으면 평소 기량의 절반도 발휘하기 어렵다.
괜히 우리가 파주NFC에 있는 연습용 그라운드 중 하나를 의도적으로 훼손시켜, 중동 원정을 앞두었을 때의 훈련장소로 사용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무리 열악해도 괜찮다고 여겼는데.
“와~ 이게 뭐야?”
“이건 뭐, 완전 그냥.”
“걍 흙바닥이네.”
“…….”
내일 경기가 치러질 사이다 무니시팔 스티다움의 잔디 상태를 확인하며 우리가 어이없는 반응을 보일 무렵, 몸을 획 돌린 벤투 감독님이 레바논 관계자들에게 항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연히도 벤투 감독님의 항의는 먹히지 않았는데, 속 뒤집히게 만드는 중동인들 특유의 자세가 나타났다.
얼굴 근육을 얄밉게 사용하여 “어쩌라고?”란 표정을 띤 그들은 어깨를 으쓱이며 몇 마디를 보태다가 손을 저으면서 한쪽 멀리 걸어갔다.
그제와 어제 훈련했던 장소도 잔디 사정이 나빴는데, 월드컵 최종 예선을 치르는 경기장의 잔디가 그보다 나빠서 뭐 어쩌자는 건가 싶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난처해진 건 FIFA 관계자들이었는데, 현재 곁에선 김판곤 위원장님이 열심히 뭔가 말을 하고 계셨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사전 답사를 왔을 때보다 경기장의 사정이 나빠진 게 틀림없다. 그리고 그건 레바논 축구협회의 지시로 이뤄졌을 것이다.
잔디가 엉망일 때 플레이가 꼬이긴 자신들도 마찬가지지만, 이쪽이 더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보았을 거다.
때가 어느 땐데 이런 텃세를 부리는가 싶다가도, 오죽하면 이러는가 싶은 맘도 들었다.
“헤-이!!”
“?”
“다치지 말자? 알았지?”
“…….”
“…….”
“대다압-!!”
민재가 한번 다그치고 나서야, 다치지 말자는 나의 말에 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잔디의 상태를 보고 실망한 마음이 크겠지만, 내일 우리가 이곳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 만큼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한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베이루트 원정이 그리워진다.
본래 레바논의 원정 경기 때마다 경기를 치렀던 베이루트 스타디움은 현재, 2020년 3월에 일어났던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 때 파손당한 후 복구가 되지 못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레바논 전체에 큰 타격을 준 사고였던 만큼, 다시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앞으로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다.
“아우- 눕기 싫어.”
“야. 그냥 누워, 인마.”
“아~ 진짜.”
흙바닥에 눕고 싶지 않았던 진수 형을 우영이 형이 다그치고, 스트레칭으로 먼저 몸을 푼 우리는 경기장 적응 차원에서 그라운드를 두 바퀴 정도 달리기로 했다.
본래 종합경기장이라 그라운드 밖으로 육상 트랙이 둘러 있었는데, 보통이라면 잔디 끝 라인을 따라 돌지만 오늘은 그냥 육상 트랙을 따라 움직였다.
이러는 편이 다칠 확률이 더 적다고 판단한 벤투 감독님이 런닝 내용을 살짝 바꿨기 때문이다.
‘이럼, 전술도 손봐야겠는데?’
맨체스터에서 출발한 우리보다 열 시간 정도 늦게 시돈에 도착한 벤투 감독님은 호텔에 짐을 풀기도 전에 바로 이곳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을 찾았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입구에서 거절당했는데,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래서 벤투 감독님은 다음 날은 가능하냐고 물었지만, 확인해 보겠다고 말한 스태프는 연락이 없었고 따로 관계자를 보냈을 땐 경기장의 문은 완전히 잠겨 있었다.
협회가 즉각 레바논 축구협회에 연락해 스타디움의 문을 열아 달라 해 봐도, [“담당자가 오늘 하루 휴가를 내서 불가능하다.”]는 어이없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고작 한 사람이 없다고 이런 큰 경기장 출입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뭐 어쩌겠나?
이것 또한 중동의 텃세인 것이다.
어쨌든 경기장의 컨디션이 이런 상태라면,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축구는 할 수 없다.
후방빌드업이고 뭐고, 패스 자체가 어렵다.
“야, 이거 빌드업 되겠냐?”
“아뇨, 형. 이거 안 돼요.”
“그치? 힘들지?”
“네. 무슨 패스 하다가 발목 돌아가요.”
이번 1월 A매치를 앞두고, ‘Goal.com Asia’의 매튜 아이젠버그(Mattew Eisenberg)라는 기자가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전반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거기에 적힌 내용 중에 가장 인상에 남은 게 바로 전체 패스 숫자인데, 우리가 일본에 넉넉히 앞서 있었다.
일반적인 인식으론 일본이 많은 패스를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정작 숫자는 그렇지 않다며 말을 했다.
그런 만큼, 열악한 경기장 상태라는 변수는 우리에겐 얼마든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발목 돌아간단 강인이의 표현도 이해가 된다.
‘흠- 어쩌려나.’
아시아지역 2차 예선부터 지금까지, 우리 대표팀이 활용한 전술은 4-2-3-1과 4-3-3 두 종류다.
일부는 우리가 4-1-4-1도 사용했다고 말하지만, 어쨌든 큰 맥락에서 보면 전술적으로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 이곳에선 무리다.
하려면 하겠지만, 최선은 아니란 거다.
“다온!! 우영!!”
“?”
“잠깐 일루 와!”
잠시 뒤 최태욱 코치님이 나와 우영이 형을 불렀고, 우리 둘은 그 즉시 벤투 감독님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생각했던 대로 벤투 감독님은 코치들과 급하게 전술을 수정하는 미팅을 가져갔던 것 같다.
“투톱이요?”
“그래. 모험이긴 하지만, 시도할 가치는 있다고 보네.”
“플랫이요? 아니면 다이아몬드?”
“……플랫을 생각했지만, 다이아몬드도 괜찮겠군.”
“저야, 감독님의 의견에 따르죠.”
“그래도 자네의 의견이 궁금해.”
벤투 감독님과 한창 포르투갈어로 대화를 나눈 후, 나는 우영이 형을 보며 대강의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벤투 감독님이 나와 우영이 형을 콕 짚어서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새롭게 시도코자 하는 투톱 전술에서 우리가 많은 것을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기존의 전술과 비교해 보면, 우영이 형이 중앙에서 받는 압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4-2-3-1과 4-4-2는 애초에 라인 자체가 하나 적고, 9번(ST)에 한 명이 더 추가되면서 미드필드가 비게 되는 셈이라 해야 하는 일도 는다.
나야 주장이기도 하고, 벤투 감독님이 짜는 큰 전술적인 틀에 맞춰 플레이 방향성을 바꿔야 해서 여기에 있는 거다.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가 낫겠어.”
“네. 저도 그게 좋을 것 같아요.”
“강인과 인범을 모두 쓸 수 있겠어.”
“윙은 없나요?”
“일단은 그래.”
“제가 측면으로 더 벌려서 뛸 수 있겠네요.”
“오른쪽에 재성. 왼쪽에 흥민.”
“대충 알 것 같아요.”
감독과 선수 모두에게 있어, 서로를 알아 가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린 서로 몰랐지만, 지금은 많은 걸 공유 중이다.
그래서 이렇게 돌발적인 변수에도 빠르게 대응해 선수단에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거다.
“다이아몬드 4요?”
“어. 해 봤지?”
“네. 여기 오기 전에 리그에서도.”
“그럼 잘됐네.”
그룹 A조 2위가 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은 레바논의 텃세를 우리는 이렇게 현명히 극복해 나가는 중이다.
***
[황의조, 삼프도리아 임대 후 이적 합의. – OSEM(한국/2022.01.27.(오전))***
2022년 1월 27일. 시돈, 레바논. H9PM+8V3.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
.경기 시작 20분 전
레바논 0 : 0 대한민국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4-2(D)/5-4-1
GK ? 김승규 / GK ? 모스타파 마타르
RB ? 김다온 / RB ? 카셈 엘-제인
RCB ? 김민재 / RCB ? 알렉산더 멜키
LCB ? 김영권 / CB ? 조안 우마리
LB ? 김진수 / LCB ? 왈리드 슈르
DM ? 정우영 / LB ? 마헤르 사브라
RCM ? 이재성 / RAM ? 수니 사드
LCM ? 황인범 / RCM ? 조지 펠릭스 멜키
AM ? 이강인 / LCM ? 모하메드 다히니
RST ? 조규성 / LAM ? 하산 마투크
LST ? 손흥민 / ST ? 모하마드 크두
.
.
경기 일인 오늘 오전, 의조 형의 대리인이 세리에 A의 클럽 UC 삼프도리아와의 계약을 끝냈다.
당장 영입 자금이 부족했던 삼프도리아는 남은 시즌 동안 우선 임대 형태로 의조 형을 데려간 후, 오는 7월 1일 리옹에 600만 유로를 할부로 지불키로 했다.
리옹으로선 영입 당시 투자금의 절반 수준밖에 챙기지 못한 손해였지만, 일단 내보내는 걸 우선시했던 것 같다.
그렇게 정든 프랑스를 떠나 세리에 A 무대에 도전하게 된 의조 형은 오늘 경기가 끝난 후 잠깐 이탈리아로 날아갔다가 다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아예 이적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도 허락할 방침인 것 같았는데, 그 부분은 벤투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다.
[알다시피, 피치 컨디션이 무척 좋지 않다.]“…….”
[지금까지 해 왔던 축구와 달라서 조금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우린 볼을 점유하고, 단계적으로 올라서서 자유롭게 공격을 진행할 거다. 다치지 않게 유의하도록. 무엇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경기장의 사정 말고도,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심판진이다.
오늘 휘슬을 손에 둔 아흐메드 알-카프(Ahmed Al-Kaf)는 우리와 악연이 짙은 심판인데, 꼭 한국이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국가 전반이 이 남자를 싫어한다.
특히 중동과 동아시아 국가가 맞붙을 때면, 아흐메드 알-카프는 편파 판정이라 말해도 좋을 정도로 한쪽에 일방적인 손을 들어 줬다.
3년 전에는 태국 언론이 VAR조차 확인하지 않는 알-카프를 향해 [자격 미달]이라며 신랄한 비난을 보냈고, 일본 언론도 [가장 마주치기 싫은 심판]으로 알-카프를 꼽았다.
우리 역시 알-카프라 휘슬을 붙잡을 때마다 속 터져 했었는데, 오늘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을 팀에 전달키로 했다.
“오늘은 심판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지 마.”
“…….”
“무슨 말인지 알지? 휘슬이 안 불려도 일단 끝까지 뛰어. 다 뛴 다음에 결과를 기다려. 그리고 어필하면 내가 하니까, 강인이는 너무 욱하지 말고.”
“넵!”
“하하.”
“그래. 이런 경기일수록 볼 컨트롤에 더 집중하게 되니까, 주변에서 계속 이야기해 주는 거 잊지 말고. 서로의 눈이 되어 줘야 해. 입 멈추지 말자. 그럼, 가 보자-! 한국!”
“어이-!!”
중간중간 중립 경기가 포함되어 있어 중동 원정치고 편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오늘 이렇게 종합세트로 보답받게 될 줄은 몰랐다.
레바논 축구협회의 텃세.
국가대항전 장소가 맞는지 의심되는 경기장.
그리고 친(親) 중동 성향의 심판까지.
변수라면 변수고 난관이라면 난관이라 말할 수 있는 요소가 세 개나 한꺼번에 다가온 지금, 나는 남은 예선 경기 중 가장 어려운 시합이란 생각을 하며 복도로 나선다.
나를 본 레바논의 선수들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먼저 악수를 청하고 페어플레이를 말하고 있지만, 이들이 침대 축구를 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것까지 포함하면 총 네 개.
오늘은 사중고인 셈이다.
‘뭐, 결국 간단하긴 해.’
어렵고 짜증 난다고 여기면 정말로 그렇지만, 조금만 진정하고 한발 물러나 심호흡을 하면 상황은 간단해진다.
심판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침대 축구를 제외하면, 레바논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승점 3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모든 건 승리를 차지하겠다는 열망이 시킨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약 그걸 전반전 이른 시각 레바논에게서 빼앗아 오면 어떻게 될까?
그 뒤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고, 선축을 가져간 레바논이 후방에서 단숨에 길게 앞쪽으로 볼을 밀어 넣는다.
모하마드 크두(Mohamad Kdou)가 힘껏 점프를 시도해 보지만, 높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저 남자는 공격수치고 작은 180cm다.
“천천히-!”
뒤로 흐른 볼을 붙잡은 승규가 빠르게 볼을 처리하려다 완급을 조절하고, 레바논의 진영을 바라본 나는 상대가 절박한 와중에도 파이브백을 꺼내 든 것을 확인했다.
어떻게든 실점을 막고 한 골을 집어넣어 1:0 승리를 따내겠다는 속셈인 건데, 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우리도 희찬이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레바논은 무려 세 명의 중앙 미드필드를 잃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덴마크 출신의 귀화 선수인 바셀 즈라디(Bassel Jradi)의 결장이었고, 라비 아타야와 모하마드 하이다르라는 베테랑 미드필드의 결장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원에서만 세 명을 잃게 된 레바논은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단숨에 전방으로 찌르는 축구를 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모하마드 크두가 공중볼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자리 선정과 점프력이 좋아 적은 신장으로도 공중볼을 제법 잘 따내기로 유명했지만, 크두가 헤더를 노릴 때마다 맞서야 할 선수는 다름 아닌 민재였다.
로멜루 루카쿠라는 세계적인 공격수가 힘없이 고꾸라지는 장면이 지금도 선한데, 모하마드 크두가 민재를 상대로 공중볼을 이겨 낼 수는 없다.
주심이 파울이 분명한 상황에서 휘슬을 불지 않아 바로 화가 난 민재였지만, 그래도 맡은 임무는 충실히 해냈다.
그리고 그렇게 롱 볼(Long Ball)이 막히자, 레바논이 택한 것은 측면을 올리는 일이다.
중동 선수들이라고 해서 나쁜 잔디에서 축구를 하는 게 편한 것은 아니다. 물론 친숙함에서는 우리보다 나을 수도 있겠으나, 같은 인간인 이상 환경은 똑같다.
즉.
탁-
‘이거밖에 없거든.’
롱 볼이 여의치 않은 레바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 봐야, 측면에 배치한 선수들의 돌파 이후에 크로스를 띄워 보내는 게 전부다.
그리고 난 지금 마헤르 사브라가 모하메드 다히니에게 보내려고 했던 패스를 끊어 냈다.
경기 초반 다양한 이점을 등에 업은 레바논이 우리가 그라운드에 적응하는 틈을 타 공격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된 지금 그들을 기다리는 건 우리의 역습이었다.
원톱이 아닌 투톱 전술의 가장 좋은 점은 직관적으로 최전방에 두 명의 선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 명일 땐 고립이 되지만, 두 명일 때는 연계를 펼칠 수 있고 더욱 많은 일을 할 수도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1이라면,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은 2가 아니라 4나 5쯤은 된다.
볼을 가로챈 후 빠르게 5m 정도를 전진한 뒤, 나는 전방을 확인하며 오른발을 휘둘렀다. 땅에서 떠오른 축구공은 빠르게 날아가 곧 하프라인을 넘어선다.
그리고 레바논 진영의 오른쪽 빈 공간에 떨어졌는데, 현재 그곳을 달리는 것은 흥민이 형이다.
중앙에서는 규성이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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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 tvN 캐스터
“바로 보냅니다! 자- 깊숙하게! 바로 보냈습니다! 김다온의 좋은 패스! 손흥민이 공 잡고-! 가운데에 조규성이 달리고 있습니다! 손흥민! 가운데 조규성! 가운데로 넘겼습니다!! 좋은 위치! 조규성! 조규서엉-!! 고오오오오오올-!! 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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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3분이나 채 지났을까?
우리가 바로 균형을 무너뜨렸다.
초반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 레바논은 공격에 잔뜩 힘을 싣던 중이었고, 여기에 몇몇의 포지셔닝 실수가 겹치면서 후방에 너무 많은 공간을 비워 뒀다.
이전에도 몇 번이나 말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클럽 그 누구도 흥민이 형이 있는 팀을 상대로 함부로 뒷공간을 열어 놓지 못한다.
토마스 투헬이 호기롭게 그것에 도전해 보았지만, 전반 45분 만에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흙밭을 달리는 야생마처럼 내달린 흥민이 형이 내 패스를 잘 컨트롤한 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중앙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그리고 이를 규성이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레바논으로부터 볼을 빼앗은 순간부터, 골이 마무리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15초 안쪽. 그리고 패스는 단 두 개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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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욱) – tvN 해설위원
“지금은 정말이지 완벽한 역습이었습니다. 김다온의 수비에서부터 출발한 패스가 손흥민에게 바로 이어졌고, 절묘한 크로스르 조규성이 침착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배정세)
“경기 전 그라운드 사정을 두고 말이 많았던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만, 이른 시간의 선제골로 복수해 줍니다! 전반전 3분 만에 1:0으로 앞서나가는 대한민국! 오늘도 조규성이 어김없이 대한민국의 득점을 책임집니다!”
(이동국) – tvN 해설위원
“이야- 정말 좋은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