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81)
Sp2. Road to World Cup (43)
(맷 스미스) – BT Sports 스튜디오 호스트
“Big Night. 큰 경기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양 팀의 순위만을 보면 결과는 쉽게 예상됩니다. 그리고 최근의 흐름으로 봐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이 경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조금 다른 부분에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공격수 손흥민 때문이죠. 지난해까지, 그는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가장 나쁘다고 평가받았던 데뷔 시즌보다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를 맨체스터 시티에서 영입했고, 이후 손흥민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오 퍼디난드) – BT Sports 리드-펀디츠
“우리는 축구에서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습니다. 저만 해도, 역대 최고의 감독과 함께했었죠. 안토니오 콘테를 폄훼하려는 건 아니지만, 결국 결과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쏘니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포워드였습니다. 단순히 한두 해가 아니라, 몇 년 동안 그랬습니다. 한데 그런 선수가 갑자기 폭락한다? 어떠한 부상도 없이? 그건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토트넘의 가장 큰 차이가 뭐죠? 저는 그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맷 스미스)
“오웬?”
(오웬 하그리브스) – BT Sports 펀디츠
“리오의 말에 상당 부분 동의하는 건, 결과적으로 토트넘이 현재 어디에 있느냐는 겁니다. 그들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Top 3에 있었습니다. 오프시즌 동안 팀 전력에도 큰 변화가 없었죠. 물론 몇몇이 떠났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이적료만 봐도 알 수 있죠. 토트넘은 늘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사는 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성적은 지금 챔피언스리그는 고사하고 유럽대항전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죠. 이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맷 스미스)
“이 대결을 앞두고 흥미로운 사건도 하나 있었습니다. 우선 어제 이 인터뷰 장면부터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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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안토니오 콘테) – 사전 인터뷰
“나는 여전히 쏘니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가 나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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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스미스)
“안토니오 콘테의 인터뷰가 나간 이후 소셜 미디어가 순식간에 불타올랐습니다. 왜냐하면 콘테의 말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거든요.”
(리오 퍼디난드)
“아뇨, 아뇨, 아뇨. 이 이야기는 미친 겁니다. 제가 물론 모든 한국인을 아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이 비즈니스 업계에서 한국인들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겸손하고 또 성실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 안토니오 콘테의 발언은 조금 치사한 면이 있습니다.”
(맷 스미스)
“하지만 손흥민은 작년 여름 팀을 떠나려다 발목이 묶였습니다. 안토니오 콘테도 이적하길 원해서 훈련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고요.”
(리오 퍼디난드)
“이것 먼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죠. 안토니오 콘테는 지금 핑곗거리가 필요한 겁니다. 좋아요. 쏘니가 토트넘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치죠. 하지만 현재 토트넘의 부진이 전부 쏘니의 책임이다? 그건 헛소리입니다. 세상의 그 어떠한 축구 감독도 자신의 잘못을 그런 식으로 선수에게 물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쏘니가 없는 경기에서 토트넘이 어땠나요? 그들의 문제점은 명백합니다! 중앙이 너무 헐거워요! 그리고 양쪽 윙백은 수준 이하입니다! 이건 안토니오 콘테의 전술에서 이유를 찾을 문제죠. 그렇지 않습니까?”
(맷 스미스)
“맨체스터 시티 이적 후의 모습이 너무나도 달라서 논쟁거리가 된다는 느낌이로군요.”
(리오 퍼디난드)
“물론 저도 토트넘 팬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쏘니가 태업했다? 그렇게 여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건 팬의 영역입니다. 안토니오 콘테와 같은 감독이 할 말은 아니죠. 저라면 콘테에게 이렇게 답했을 겁니다. 닥치고 팀을 승리로 이끌기나 해 봐. 라고요.”
***
2022년 2울 19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1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토트넘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3-4-2-1/3-4-3
GK ? 에데르송 / GK ? 위고 요리스
RCB ? 후벵 디아스 / RCB ? 밀란 슈크리니아르
CB ? 김민재 / CB ? 크리스티안 로메로
L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LCB ?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RWB ? 김다온 / RWB ? 에메르송 로얄
RCM ? 로드리 / RCM ?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LCM ? 케빈 더브라위너 / LCM ? 로드리고 벤탄쿠르
LWB ? 주앙 칸셀루 / LWB ? 이반 페리시치
RAM ? 리오넬 메시 / RW ? 히샤를리송
LAM ? 손흥민 / LW ? 잭 그릴리시
ST ? 엘링 홀란 / ST ? 해리 케인
.
.
모든 일은 펩과 내가 대표팀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일어났다.
갑자기 전화기가 정신없이 울리더니 몇몇이 모인 스냅챗의 채팅방이 불타기 시작했고, 흥민이 형이 태업했을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한 콘테의 인터뷰가 화제에 올랐다.
이를 두고 스태프와 이야기가 필요했던 펩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흥민이 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형, 괜찮아?”
“어.”
어제도 또 오늘도, 흥민이 형은 애써 무덤덤해지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시티로의 이적을 원했던 것도 맞고 그 때문에 토트넘에 정식 이적을 요청한 것도 맞지만, 그래도 토트넘을 위해 늘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보답받았다.
서운한 콘테의 심정이야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선수를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그렇게 저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에 충격받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오히려 거짓이겠지만, 흥민이 형은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있다.
본래 이런 사람이니까.
“어때 보여?”
“특별하진 않아.”
“그래? 그거 의외네.”
“그게 쏘니니까.”
“쟤는 좋은 사람이야.”
“나도 알아.”
지난달 15일 첼시 FC와의 시티 데뷔 경기에서 득점을 만들어낸 이후, 흥민이 형은 시티 소속으로 5경기를 뛰며 8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토트넘에서 이전 4개월 동안 만들어낸 공격 포인트보다 정확히 2.5배 많은 것이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사람들은 콘테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인데, 본래부터 흥민이 형이 공격포인트를 몰아치던 사람이란 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곁의 베르나르두에, 난 이야기를 약간 보탠다.
“하지만 속으론 들끓고 있을 거야.”
“그렇겠지. 남자라면 그래야 해.”
“강인한 남자이지.”
가볍게 내 등을 두드린 베르나르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마저 웜-업 준비를 끝마친 나는 박수와 함께 팀 전체를 독려하며 사람들을 그라운드로 이끌었다.
전해 듣기로 오늘도 에티하드는 남는 좌석 없이 빼곡하다고 했다.
경기 전 특유의 산만함조차 집중력으로 바꿔가며, 난 천천히 복도를 걸었다.
그렇게 통로 앞쪽까지 나아가자 흥민이 형과 한쪽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해리 케인이 보였다.
‘저 남자는 진짜긴 해.’
토트넘의 모든 이들이 안토니오 콘테의 인터뷰에 침묵할 때, 오직 해리 캐인만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흥민이 형을 대변하는 멘션을 남겼다.
같은 팀 동료이던 시절 찍힌 사진을 업로드하며, 그 아래 [#최고의 노력가 #나의 친구 #쏘니] 등등의 해쉬태그를 달아 둔 것이다.
개인적으론 언제나 막기 까다롭고 또 주변에서 워낙 칭찬이 자자했던 선수라, 나는 늘 해리 케인을 좋게 평가해 왔다.
“헤이, 다오니!”
날 발견하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케인의 앞으로 걸어가. 나는 약간은 시큰둥하고 또 약간은 뾰로통한 사람처럼 이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너도 스퍼스를 떠나야 해.”
“…….”
[이따가 봐, 형.] [어, 그래.]“그럼. 다치지 말고.”
흥민이 형이 팀을 떠난 직후, 사람들은 토트넘의 공중분해를 이야기했다.
과거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하나의 세대가 끝나는 과정에서 일종의 엑소더스(Exodus)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상당한 신빙성을 갖춘 채 나돌았다.
실제로 겨울 이적 시장 내내 니모는 맨유/첼시/아스널과 같은 클럽과 링크되었고, 그러다 1월 마지막 주 뉴캐슬이 1억 500만 유로를 주고 니모를 영입해 갔다.
니모 역시 흥민이 형처럼 이번 시즌 상당히 부진했기에, 사람들은 토트넘이 수완을 발휘했다며 칭찬을 보냈었다.
하지만 1월 이적 시장 때 팀을 떠난 흥민이 형과 니모가 이적한 곳에서 펄펄 날자, 근래엔 좀 다른 이야기들이 나왔다.
토트넘의 이번 세대교체가 너무 일렀으며, 안토니오 콘테가 원한 데얀 클루셉스키/히샤를리송/잭 그릴리시의 2선이 이전 세대보다 강하지 않을 거란 말이 돌았다.
난 이를 되새길 때마다, 당연하지 않으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클럽에서의 커리어와 성적 모든 부분을 돌아봐도, 현재 토트넘의 2선은 과거 강인했던 DESK 시절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이를 누구보다 잘 체감하고 있을 것이, DESK 중 유일하게 남은 K 해리 케인일 것이다.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이런 케인마저 토트넘을 떠나게 될 거라고 말하지만, 모르는 거긴 해도 내가 본 저 남자는 절대 홋스퍼를 떠날 사람이 아니다.
혈관을 가르면 새하얀 피를 분수처럼 뽑아낼 남자니까 말이다.
“형. 흥민이 형 괜찮아?”
“왜, 니가 직접 안 묻고.”
“아니. 좀 그러니까 그렇지.”
“언젠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아니냐.”
“형이랑 뮌헨처럼?”
“그 얘기가 왜 나와?”
“비슷하잖아.”
“전혀 아닌데?”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나를 놀리려는 괘씸한 민재의 등에 스파이크를 날리며, 현재 잉글랜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늘의 경기가 어떠한 식으로 흘러갈지를 예상해 본다.
어떻게 보더라도, 우리가 유리한 건 맞다.
최근의 팀 성적과 분위기. 개개인의 실력. 거기에 만석이 될 에티하드에서 우린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패배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형. 우린 가족이잖아. 그렇지?’
가족이 엄한 데에서 얻어맞았는데, 그걸 가만히 눈뜨고 지켜볼 수는 없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복수를 할 방법이 있는데, 그걸 모르는 척할 수는 더더욱 없고 말이다.
내가 바라는 오늘은 팀의 승리도 승리지만, 토트넘 전체에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깨닫게 해 주는 거다.
애꿎은 선수들에게 화풀이하는 셈이긴 하겠지만, 유일한 딱 한 남자는 좋게 봐주기 어렵다.
“에이. 끝나고 유니폼을 좀 받을 수 있을까?”
“…….”
“가능해?”
“꿈 깨시지.”
“뭐?”
“넌 오늘 잠길 거야.”
경기 후 유니폼 교환을 요구하는 이반 페리시치에게 싸늘히 한마디를 남기며, 나는 어이없어하는 그를 남겨두고 드레싱 룸으로 걸어갔다.
페리시치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던 시절 이후 클럽에서는 처음 만나는 건데, 난 오늘 그에게 깨달음을 주려고 한다.
그가 절대, 흥민이 형을 대체할 수 없다고.
그리고 이는 내가 내 가족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음 씀씀이다.
***
(알리스테어 만) – City TV 코멘테이터
“현시점, 가장 주목받는 경기가 여기에 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경기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흥-민-쏜! 이 남자는 최근 물이 올랐습니다!”
(숀 고터) – City TV 공동-코멘테이터
“모두가 알던 쏜의 모습입니다. 그는 빠르고 파괴적이며, 결정지을 수 있는 공격수입니다. 현재 이 남자가 시티에서 보여 주는 활약은 결코 놀랍지 않습니다. 본래 그런 선수였으니까요.”
(알리스테어 만)
“앤쏘니 테일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됩니다-!”
.
.
.전반 00분
맨체스터 시티 0 : 0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는 예상대로 3-4-3을 꺼내 들었다. 클루셉스키가 선발로 나설 땐 우리와 같은 3-4-2-1을 쓰지만, 히샤를리송이 선발로 나서면 3-4-3을 쓰는 경우가 보통이다.
잭 그릴리시의 범용성을 나름 고려한 로테이션 전술이지만, 사실 토트넘의 약점은 공격에 있지 않다.
올 시즌 흥민이 형이 부진했던 지분을 형 본인에게 30% 정도 둔다면, 남은 70%를 안토니오 콘테의 전술과 이반 페리시치 그리고 부실한 중원이 갈라 먹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나 주제 무리뉴 시절 세 명의 미드필드를 두었을 땐 괜찮았지만, 쓰리백을 선호하는 콘테의 축구에서 미드필드 숫자가 줄면서는 단점이 튀어나오는 중이다.
지금도 토트넘은 먼저 선축을 가져갔지만, 좀처럼 볼을 위로 올리지 못하고 후방에서 놀고 있다.
나의 좋은 친구 피에르나 로드리고 벤탄쿠르 모두, 기량 자체는 훌륭하나 그것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개의 전제 조건을 필요로 한다.
바로 어떠한 파트너와 함께 뛰느냐인데, 현재 이 둘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채워 주고 있지 못했다.
“Up-! Up!!”
초반부터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선 펩이 격렬한 손짓과 함께 우리에게 라인을 높일 것을 주문한다.
흥민이 형과 니모가 모두 빠진 지금, 토트넘의 역습은 그리 위력적이지 않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위력이 크게 줄어들었고, 해리 케인은 여전히 내려와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 역시, 토트님의 중원이 PL의 강한 압박 수준을 이겨 낼 만큼 강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팍-!!
“욱-!”
나의 스탠딩 태클에 이반 페리시치가 소리를 내며 피치 위에 쓰러진다.
그와 동시에 토트넘 쪽 벤치에서 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를 질렀지만, 앤쏘니 테일러의 휘슬은 울리지 않는다. 넘어진 페리시치 위를 가볍게 타 넘는다.
.
(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지금도 김다온이 압박한 위치를 보면 거의 토트넘의 파이널 써드 아니겠습니까? 시티에서의 김다온은 윙백보다도 더 공격적인 위치까지 올라섭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양쪽 센터백을 잘 활용하고 있어, 수비적으로 부담이 적거든요? 네- 지금은 파울은 확실히 아닙니다.”
(양은석) – SPORTV 캐스터
“스로인을 뒤쪽으로 보내는 김다온. 후벵 디아스가 김민재에게 패스를 건넵니다.”
.
자신을 타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페리시치는 뒤늦은 짜증을 내게 보냈다.
스로인을 하는 내내, 뜨거운 눈빛을 쏜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것을 가볍게 받아넘겼고, 후방에서 돌던 볼이 측면에 벌려선 내게 도달했을 땐 간단한 동작으로 페리시치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앞쪽의 리오가 볼을 전달받고, 여유 있게 자신만의 영역을 가져간 그는 왼쪽으로 좋은 전환 패스를 보냈다.
포지셔닝(Positioning)을 살피고 측면으로 벌려서는 걸 택한 주앙이 리오의 롱패스를 받아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흥민이 형이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직선으로 움직이며 쇄도를 시작했다.
작년 이런 상황에서, 이반 페리시치는 단 한 번도 흥민이 형을 제때 봐주지 않았다.
잠깐, 내가 뭐라고 했지?
단 한 번도 라고 했나?
‘한 번도 없었어.’
이는 결코 과장하는 게 아니다.
정말로 단 한 번도 없다.
본인과 같은 라인에 선 파트너가 가장 선호하는 움직임을 보조하지 않는 윙백을 이기적인 선수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과연 뭐라고 하겠나?
하지만 주앙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팡-
‘그렇지.’
쇄도하는 타이밍에 맞춰진 좋은 침투 패스가 토트넘의 수비 뒷공간으로 향하고, 흥민이 형이 패스를 받기 직전 밀란 슈크리니아르가 발을 뻗다 파울을 범한다.
삐-익!
이번엔 제대로 휘슬이 불렸고, 흥민이 형이 넘어짐과 동시에 손을 들어 올렸던 주앙이 얼른 달려가 페널티 킥을 주장하는 어필을 시작했다.
그러나 앤쏘니 테일러는 단호하다.
VAR까지 필요치 않은가 보다.
하지만 보라.
이게 현재 우리의 축구다.
만약 슈크리니아르가 파울을 범하지 않았다면, 뒷공간을 파고든 흥민이 형에게 득점을 노려볼 수 있는 두 개의 확실한 선택지가 주어진다.
각도가 약간 부족하긴 해도 흥민이 형의 슈팅 실력이라면 왼발로 직접 노려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좋은 자리를 잡은 엘링에게 패스를 보내도 됐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전형은 3-4-2-1이 아닌 3-4-1-2에 보다 더 가까운 모습이 된다.
리오가 포켓(Pocket)을 중심으로 공격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면, 저 둘은 단단히 잠근 상대의 수비를 힘으로 찢어 버리는 일을 한다.
그러다 저 둘에 잔뜩 휘둘린 수비가 더 중요한 남자를 깜박하면, 어김없이 리오가 모두에게 경고장을 날린다.
거기에 그 아래는 나와 케빈이 있다.
.
(정지현)
“손흥민의 가세 이후,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은 더 파괴적이 됐습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누굴 막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에 위협적인 선수들이 있거든요? 이번 프리킥은 더브라위너가 처리할 것 같죠? 세트피스에 있어서도 맨체스터 시티는 너무나도 옵션이 많습니다. 김다온, 더브라위너, 메시. 그리고 손흥민도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경기에서 보여 주지 않았습니까?”
(양은석)
“월드 베스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맨체스터 시티의 베스트 일레븐입니다. 프리킥을 준비하는 케빈 더브라위너. 마이클 올리버 주심이 벽을 확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