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85)
Sp2. Road to World Cup (47)
(배정세) – tvN 캐스터
“아……. 경기가 조금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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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7분
대한민국 2 : 0 이란
전반 04분에 나온 김영권의 골에 이어, 전반 23분 손흥민의 추가 골을 더한 대한민국은 이란에 두 골 차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란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과격한 태클에 손준호/이재성과 같은 선수들이 피치를 뒹굴었고, 상대의 동작에 예민해진 한국은 주심의 휘슬 하나하나에 반응을 보였다.
지금도 한국 선수들은 손흥민을 사정없이 밀어 넘어뜨린 마지드 호세이니에 카드를 줘야 한다며 어필했다.
하지만 주심 크로스토퍼 비스는 파울은 인정해도, 카드를 꺼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주심에게 다가온 김다온이 주변에서 열을 올리는 동료들을 멀리 밀어내며, 주장 자격으로 다시 한번 제대로 된 항의를 보낸다.
“세 번! 무려 세 번이나 그냥 지나갔다고요!”
“그걸 판단하는 건 자네 몫이 아냐.”
“네! 그건 그렇죠! 하지만 저도 당신만큼 많은 축구 경기를 해 왔거든요? 최소한 경고가 어떠한 때에 주어져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고요.”
“그럼 나중에 자네가 심판을 보면 되겠군.”
“그게 아니잖아요!”
“더 이상의 항의는 받아들이지 않겠네.”
“JESUS!!”
포기했다는 듯이 손짓한 김다온이 뒤로 돌아서고, 이후 불만인 동료들에게 자리로 돌아갈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곤 여전히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손흥민의 곁으로 다가갔는데, 한눈에 보아도 엄살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형, 괜찮아?”
대답조차 쉽게 하지 못하는 손흥민에겐 치료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고, 잠시 뒤에 들것이 들어와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를 싣고 라인 밖으로 빠져나갔다.
하프라인 부근에서의 프리킥.
김다온은 서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우—!!!”}
{“심판 나가-!!”}
마찬가지로 판정이 불만인 팬들이 관중석에서 심판을 향한 목소리를 높일 무렵, 잠시 멈췄던 경기가 재개되어 볼이 다시 움직였다.
손흥민의 부재로 잠시 10명이 된 대한민국은 템포를 조절하길 원했고, 이를 가만히 놓아둘 수 없는 이란은 순간적으로 라인을 높여 강한 압박을 이어 왔다.
하지만 이란이 한국으로부터 볼을 다시 가져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작심한 김다온과 김민재가 한쪽 측면으로 그들만의 영역으로 정해 두고 볼을 돌리기 시작하자, 이내 그곳은 FC 바르셀로나란 착각이 들 정도의 공간으로 변해 버렸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1이 된 이강인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결국 인내심이 떨어진 에산 하지사피가 과격한 동작으로 볼을 탈취하는 동작을 취하고, 스터드에 살짝 스친 이강인이 비명과 함께 피치에 다시 쓰러졌다.
당연히 어필하는 한국.
“헤?이!!!”
이들의 목소리에 이어 크리스토퍼가 다시 휘슬을 불었고, 잔뜩 화가 난 에산 하지사피는 곧바로 쓰러진 이강인에게 다가가더니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는 동작을 취했다.
엉겁결에 일어서게 된 이강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하지사피를 밀어내려는 찰나, 어딘가에서 번개처럼 등장한 김민재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뭐 하는 새끼야?!?!”
“???”
분명 그리 강하게 민 것 같지 않았는데, 에산 하지사피는 볼품없이 밀려나며 풍선 인형처럼 휘청였다.
이를 본 이강인은 처음엔 상대가 액션을 취한다고 생각했지만, 넋이 나가서 멍한 표정을 짓는 하지사피를 보며 액션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뒤늦게 이란 선수들이 화를 내려고 하지만.
“이 개새끼들-!!”
김민재에 이어 김다온이 등장하자, 누가 봐도 짓눌린 모습이 되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축구 실력도 실력이지만, 김다온과 김민재는 축구계에서 알아주는 한 성깔 하는 인물들이다. 온몸이 근육과 문신으로 뒤덮인 이들도 둘의 앞에선 고양이 앞의 쥐가 된다.
이런 두 사람이 화를 내며 자신을 지켜 주는 모습을 보며, 이강인은 본인만의 든든한 경호원이 생겼다는 착각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도깨비 같기도 했다.
“왜?! 해 보지?!? 어?? 나한테도 해 봐!!”
“이루 와, 이 새끼야!! 해 봐! 해 보라고!”
이런 둘의 모습에, 똥 씹은 표정으로 뒷걸음질 친 에산 하지사피가 먼저 손을 들며 사과하자는 제스처를 취한다.
이제는 오히려 이란의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흥분한 김민재와 김다온을 달래는 모양새가 되었다. 불과 조금 전까지 잔뜩 거칠었던 이들이, 왜 그러냐며 양반 행세를 하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새끼들이 말이야.”
“죽여 버릴까 보다, 진짜. 야, 괜찮아?”
“네, 형.”
“개섀키가. 쯧. 아프면 누워 있어.”
“괜찮습니다. 바로 뛸 수 있어요.”
“그래. 저기 흥민이 형 온다. 이젠 뒤에서 볼 안 돌려도 돼. 하던 대로 계속하자. 알겠지?”
“네.”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고 돌아서는 김다온과 김민재의 뒷모습을 보며, 이강인은 든든하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스페인에서 생활하며, 이강인은 자신도 모르는 새 외로움이란 달갑지 않은 동반자와 함께 살아갔다.
유스 레벨에서는 실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A팀과 B팀을 오가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명백한 차별을 느끼기 시작했다.
동양인이란 이유로 자신의 말을 듣지 않거나 패스를 보내 주지 않는 건 물론, 의도적으로 괴롭혀 놓고 나중에 장난이었다고 말하는 상황을 수도 없이 삼켰다.
그럴 때 화를 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면, 오히려 피해자인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왔다.
그렇게 조금씩 고립되어 간 이강인은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었다.
여유가 사라지니 피치 위에서 일희일비(一喜一悲)했고, 특히 분노라는 감정 앞에서는 그것을 전혀 참아 낼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다.
하지만 그때, 김다온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처음엔 김다온의 이야기를 잔소리라 여겨 싫어했던 이강인이지만, 계속된 노력이 얼어붙고 고립되었던 마음을 녹여 현재에 다다를 수 있게 되었다.
SL 벤피카 이적 후, 현재 이강인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을 신뢰하는 이들과 함께 축구를 해 나가고 있다.
특히 김다온을 지도했던 조르제 제주스로부터, 팀 플레이어가 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 나가는 중이다.
‘나도 언젠가…….’
과거 김다온이 기성용을 보며 품었던 생각을 똑같이 하는 이강인은 이제야, 대한민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재미와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란의 거친 견제로 인한 짜증을 빠르게 털어 버린 이강인. 후방에서 전개된 패스를 받아 가볍게 몸을 돌린 그의 시야로 수비 뒷공간을 놀리는 손흥민이 포착됐다.
팡-
대한민국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현재에게 보낸 멋진 패스가, 이란의 수비를 무너뜨리며 전달되고 있다.
***
대표팀은 선택하는 곳이 아니다. 현시점 가장 잘하는 선수가 뽑히는 게 최우선이고, 충분한 여유가 주어졌을 때 그다음을 바라보는 게 맞다.
그리고 일단 대표팀에 들어오면, 본인이 선택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이는 매우 가혹하고 또 어려운 일이다.
실력 그 이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동경-!!”
“?”
“안쪽으로 더 좁혀!”
.
.
.후반 18분
대한민국 3 : 0 이란
조금 전, 공중볼을 경합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진수 형의 다리에 이상이 생겼다.
처음엔 괜찮은 듯했지만, 이내 피치에 드러누운 진수형은 스스로 손을 저으며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다행인 점은 크게 다친 건 아니었다는 부분이다.
어쨌든 그렇게 선수를 바꿀 때가 되었을 때, 벤투 감독님은 전문 왼쪽 사이드백 자원이 아닌 문환이를 준비시켰다.
그와 동시에 나를 왼쪽으로 보냈고, 경기 내내 판단이 아쉬웠던 희찬이를 빼고 민규를 투입하여 윙과 윙백의 밸런스를 맞췄다.
같은 인버티드(Inverted/반대발)인 나와 희찬이가 동선이 겹칠 것을 염려해, 사이드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성향이 짙은 민규를 앞쪽에 세운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린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냥 왼쪽 자원을 투입하면 안 됐을까?
현재 벤치엔 수원 FC 소속의 민규가 있다. 벤투 감독님이 K리그 경기 관전 후 콕 짚어 [“대표팀에 한 번 뽑아야 하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훈련 때에도 큰 인상을 남겼으며, 풀백 말고도 윙백 더 나아가 왼쪽 스토퍼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훈련은 훈련이고 실전은 실전인 법.
벤투 감독님은 아직은 민규가 이란과 같은 팀을 상대론 뛸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
실은 애초부터 이번 3월 대표팀은 나를 왼쪽 사이드백으로 돌리겠다는 생각으로 명단이 뽑힌 거라, 진수 형의 부상 때 이동을 생각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다만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현재 K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평가받는 한 선배가 제외된 이유에 관해서다.
벤투 감독님은 최근 줄곧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풀백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대표팀을 선발하는 기준은 단순히 실력에만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런던 올림픽 때부터 나와 선배들이 꾸준히 대표팀에 주입하려고 했던 문화인데, 축구장 밖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다.
K리그에서 최고란 수식어를 듣는 이들이 정작 대표팀과는 거리가 먼 이유 역시, 그들이 피치 밖에서 저지른 행동들이 문제가 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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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욱) – tvN 해설위원
“파울루 벤투 감독 체재에서 김다온이 왼쪽 풀백으로 뛰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최근은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오른쪽에서만 출전하고 있는데, 워낙에 잘하는 선수라 별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배정세)
“그렇습니다. 김다온. 반대편 멀-리. 이재성에게 정확한 패스가 도달합니다. 왼쪽으로 이동하자마자 멋진 롱패스를 보내는 김다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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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롭게 대표팀에 뽑힌 젊은 친구들에게도,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와 그 중요함에 대해서 틈날 때마다 이야기했다.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다.
대표팀에 뽑혔다 간 친구의 삶과 태도가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앞으로도 계속 그와 같은 일을 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엉망진창인 삶 속에서 겨우 축구 하나 잘한다는 이유로 잘못들을 용서받는 건, 공평하지 않은 일이니까.
“레프리!!!”
삐?익!!
삐빅! 삑!!
다시 한번 피치 위에서 격렬한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나는 꽤 전부터 신경전을 펼쳐 온 강인이와 하지사피의 사이를 갈라놓는다.
“That`s Enough!!!”
강인이를 밀쳐 내며 사이에 끼어들어, 하지사피에게 남자답게 행동하라고 소리친다.
나나 민재 앞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자신보다 체격이 작은 상대의 앞에서만 남자인 척하는 하지사피를 더는 두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선수에게 아무리 말해 봤자 소용없단 것을 알기에, 나의 화는 주로 주심에게 향해 있다.
전반전 진즉에 경고를 줬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많은 일이 지금까지 옐로 카드를 꺼내는 것을 미뤄 온 결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쟤가 다치면 당신이 책임이라도 질 거야??”
“자넨 지금 선을 넘고 있어!”
“선을 넘는다고? 내가? 아니! 나는 그저 내 동료들을 보호하려는 것뿐이라고!”
잔뜩 화난 나를 달려온 부심이 말리고, 한참 늦은 타이밍에서야 비로소 에지사피에게 경고 하나가 주어진다.
그런 뒤에 크리스토퍼는 나를 따로 불러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했는데, 인내심을 시험한 쪽이 과연 누구인지는 경기를 본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거다.
고통에 인상을 찌푸린 강인이가 힘겹게 일어나 다리를 몇 번 확인하고, 곧 괜찮다는 신호가 벤치에 전달된다.
실점할 때마다 그에 비례하여 거칠어지는 이란의 플레이에, 오늘 벤투 감독님은 몇 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여기에서 참으로 신기한 건, 이란의 이런 거친 행동에서 나나 민재는 언제나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삑!
뒤로 길게 이어져 온 프리킥이 우영이 형을 거쳐 승규 형에게까지 이어지고, 좌우로 넓게 진영이 펼쳐진 상태에서 다시 후방 빌드업이 시작된다.
현재 이란은 의욕을 제법 잃은 상태다.
거친 플레이로 그것을 가리고는 있지만, 전방 압박의 수준이라든가 루즈볼이나 세컨볼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3월 A매치 소집을 앞두고 감독 드라간 스코치치와 이란 선수들 사이의 불화설이 돌았는데, 간신히 봉합되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했다.
상대의 이런 악재는 우리에게는 호재인 법.
우린 계속해서 이란을 몰아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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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 tvN 캐스터
“후반전 아직 득점이 없는 대한민국이지만, 계속해서 공격을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후반전 투입된 이동경. 왼쪽의 송민규에게. 뒤쪽에서 김다온이 기다리고 있고, 패스가 거기로 이어집니다. 김다온. 안쪽 크로-스! 손흥민이 헤더로 처리합니다만, 슈팅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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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욱) – tvN 해설위원
“아~ 좋아요!”
(배정세)
“이강인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 김문환에게 연결됩니다! 이란의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김문환! 얼리 크로-스! 아-!! 송민규에게 완벽한 기회가 왔지만, 마무리가 조금 아쉽습니다!! 높이 떠오른 송민규의 슈팅!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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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이란의 클리어 처리가 됐습니다. 김민재! 김문환이 따라갑니다. 뒤쪽에 굴리자데가 있는데요.”
(서현욱)
“어우-! 네!”
(배정세)
“어우- 김문환! 몸싸움을 이겨 냅니다! 볼을 멈춰 세우는 김문환! 다시 뒤쪽의 김민재. 손흥민. 이강인. 이동경에게 연결. 짧은 패스가 중앙에서 빠르게 이어집니다.”
(서현욱)
“왼쪽 봐야죠? 김다온이 있어요.”
(배정세)
“이동경이 왼쪽 길-게 김다온을 보고 패스를 전달합니다. 김다온에게. 넓은 공간. 김다온. 앞쪽에 쇼자에 칼릴자데가 막아서고 뒤쪽에 아마드 누롤라히가 커버를 옵니다. 김다온. 안쪽으로 차고 그대로 달립니다! 김다온! 빠릅니다! 김다온 크로스으-!!”
(서현욱)
“손흥민이죠!”
(배정세)
“슈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올!! 손흥미이인-!! 해트트릭이에요!!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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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명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대표팀의 주요한 9번(ST)이 빠진 부분에서 온 결정력의 부재가 득점 기회를 놓칠 때마다 드러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 아쉬움을 표하는 대신, 득점을 만들 때까지 계속해서 기회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흥민이 형이 기립박수와 함께 피치를 나서고, 지난 1월 미국 전지 훈련에서 잠재력을 마음껏 증명한 현규가 9번에 들어섰다.
저 친구도 깡이 매우 좋다.
높은 향상심(向上心)과 더불어, 성공할 수 있을 거란 강한 자신감을 지녔다.
처음엔 그것을 보며 배짱 좋은 동생이라고만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현규가 머잖은 시기에 유럽으로 나가 활약하게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현규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세상의 모든 것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닌 쟁취하는 거라는 사실도 안다.
그래서 나나 민재에게 이쁨을 받는 것이고, 더 나아가 쉬지 않고 우리에게 1:1을 하자고 요구해 온다.
물론 지금까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렇지만 언젠가 저 녀석이 우리에게서 듀얼(Duel) 승리를 거뒀을 때, 나는 준비해 온 선물을 전달할 생각이다.
전에 아내와 시내에 나섰을 때, 나는 현규를 생각하고 7만 유로가 조금 넘는 로렉스 시계를 구매했다.
난 언젠가 현규가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볼 때마다, 본인이 그것을 쟁취한 것이며 세월이 흐르고 나서는 그것을 통해 후배에게 같은 걸 알려 주길 바라고 있다.
대표팀에서 거저 얻어지는 건 없다고.
선택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운(運)이 아닌 자신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한 노력의 정당한 대가라는 점을 태극마크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게 될 모두가 알게 되기를 원한다.
삑!
“…….”
대기심이 4분의 추가시간을 알려 오고, 박스 안을 정비한 주심이 코너킥을 진행한다.
박스를 바라보며 왼손을 높이 들었던 난, 바로 다가가 축구공을 저 멀리 띄워 보낸다.
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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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김다온의 코너킥. 박스 안으로오-! 고올-?! 네, 맞습니다!! 고오오오오올-!! 오현규!! 교체로 투입된 오현규가 대한민국의 다섯 번째 득점을 만듭니다!! 5:0을 만드는 대한민국!! 1958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 5:0 승리를 눈앞에 둡니다!!”
(서현욱)
“전반전 이강인이 손흥민의 득점을 어시스트하고. 이번엔 김다온의 코너킥을 오현규가 마무리했습니다. 월드컵 명단이 어떻게 꾸려질지는 벤투 감독만이 알고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가 멋진 콤비 플레이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배정세)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오현규! 김다온의 코너킥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이란에! 무려 5:0 스코어를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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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대한민국 5 : 0 이란
[골] 김영권 : 전반 04분(이강인)손흥민 : 전반 23분, 전반 41분(이강인), 후반 26분(김다온)
오현규 : 후반 46분(김다온)
김다온 ? 96분 출전(2어시스트)
***
[0:5 참패, 이란. 드라간 코바치치 감독 해임 결정. – OSEM(한국)/2022.03.24.(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