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294)
1214화 Stature (8)
매우 특별한 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늘, 나는 잉글랜드 최초의 독일 출신 감독 FA 컵 우승 기록을 저지코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경기가 시작되고 첫 15분 동안은 우리가 첼시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이후는 5:5의 팽팽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전반전 25분이 넘어서면서부터, 첼시에 계속 악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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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아, 지금은… 부상인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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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3분
맨체스터 시티 0 : 0 첼시
평소와 같은 3-4-2-1을 가져나온 토마스 투헬은 나름의 준비를 제대로 한 듯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우리의 미드필드 라인을 억제할 지역 수비(Zone Defense)를 가져왔고, 양쪽 윙백에게 서로 다른 임무를 부여해 우리의 윙을 전담 마크한 것이다.
다만 완벽한 건 아니어서 기회를 자주 허용했으나, 그럴 때마다 에두아르 멘디가 첼시를 위기에서 구했다.
골키퍼의 선방에 사기가 오른 첼시는 전반전 15분을 기점으로 반격을 시도했고, 메이슨 마운트를 중심으로 한두 차례의 기회를 붙잡았다.
그러나 첼시 또한 득점을 만들진 못했는데, 루카쿠가 민재와의 상성에서 완전히 밀린 게 결정적이었다.
“괜찮을 거야. 행운을 빌어.”
“그래. 고마워.”
짝짝짝짝-
웸블리에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는 사람은 첼시 수비의 핵심인 치아구 시우바다.
그리고 그를 대신해 파페 사르가 피치를 밟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7분 전에 코바치치를 캉테로 바꾼 것에 이은 두 번째 교체다.
전반전에만 부상으로 두 명의 선수를 잃고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쓴 투헬의 얼굴이 어둡다.
당연한 부분이다.
“이런 말은 조금 그렇지만…….”
“그래. 우리에겐 기회가 될 거야.”
“기쁘진 않아. 그렇지?”
“응. 그건 공평하지 못하니까.”
“가자. 그래도 해야지.”
“응.”
겉으로 표현하고 있진 않았지만, 베르나르두와 나는 최근 몇 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느끼는 중이었다.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일 거다. 최근 첼시의 전력은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다.
교체로 나간 코바치치와 그와 교체되어 들어온 캉테 모두 어제까지만 해도 FA 컵 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했을 정도로 컨디션에 의문 부호가 붙은 남자들이었다.
또한 벤 칠웰의 시즌 아웃이 정해졌으며, 2선 자원인 크리스천 풀리식과 하킴 지예흐의 폼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악인 건, 오늘 오전 팀이 머물던 호텔을 탈주한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의 이탈이었다.
첼시는 크리스텐센이 경기 당일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진실이 밝혀졌다.
부상 따윈 없었고, 본인의 자택 부근에서 멀쩡하게 걸어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한 파파라치의 소셜 미디어 개정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이를 확인한 첼시 팬들이 비난을 퍼부은 건 물론이다. 그리고 대략 30분 뒤, 크리스텐센은 본인의 모든 소셜미디어 개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우승을 위해 집중해도 모자랄 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뜻이다.
그래도 강팀답게 투헬과 베테랑을 중심으로 마음을 다잡았을 텐데, 치아구 시우바가 빠져나가면서 심리적인 부분에 큰 타격을 받았을 거다.
우린 그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적의 악재는 우리의 호재다.
“Up! Up!!”
같은 생각이었는지, 펩도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서 우리에게 올라설 것을 주문했다.
부상자의 발생으로 꽤 오랫동안 멈췄던 경기가 재개되었을 땐, 양 팀의 사기는 극과 극으로 갈리어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조심해!!”
“?!”
팍-!
아래로 내려서 빌드업을 도우려던 풀리식을 밀어붙여 간단히 볼을 되찾아 온다.
그리고 난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가로챈 볼과 함께 5m 정도를 전진한 뒤에 바로 반대편을 바라보는 패스를 길게 띄워 보냈다.
크리스텐센의 이탈로 트레보 찰로바가 오른쪽 스토퍼 자리에 들어섰는데, 치아구 시우바가 이탈한 지금 난 저곳이 첼시의 가장 취약한 위치라는 판단을 내렸다.
트레보 찰로바(Trevoh Chalobah)는 형 너새니얼 찰로바와 함께 첼시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단 말을 듣고 있다.
그나마 너새니얼보다 트레보가 낫긴 한데, 범용성이라는 측면에서 동생이 더 많은 것을 한다.
다만 수비 상황에서 지나치게 신중하기만 한 트레보는 과감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판단을 보류하기 때문에 종종 결정이 늦는다.
특히나 지금처럼 역습을 허락한 상황이라면, 트레보는 더더욱 블록을 가져가는 데 초점을 맞출 거다.
그러니.
‘내가 무슨 말 할지 알지, 형?’
오른쪽 발등을 맞고 빠르게 뻗어나가기 시작한 축구공이 달려가는 흥민이 형의 발아래 정확히 떨어지고, 왼발로 제기를 차듯 트래핑한 형이 바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신중한 트레보는 빠르게 거리를 벌린 뒤 자리를 잡으며,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의 상황을 도모했다.
공격수의 위치가 골대와 가까워질수록 실점할 확률이 늘어나는 만큼, 먼저 위험 지역에 본인의 영역을 만들어 유리한 듀얼(Duel)을 가져가려는 생각이었을 거다.
하지만 트레보는 조금 더 현명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금 그의 판단은 이론적으론 올바른 선택이다.
그러나 교과서대로 하는 건 유망주 레벨, 조금 더 후하게 쳐주자면 빅리그 한참 아래 유럽 성인 리그 10위권 안팎의 무대에서나 통하는 것이었다.
더 높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면,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삼아 스스로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소위 축구를 잘한다는 사람일수록, 풍부한 상상력과 훌륭한 기억력에 바탕을 둔 플레이를 펼친다. 이들에겐 공통적으로 남들보다 큰 정보수집 능력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더욱 많은 정보를 획득한다는 건데, 여기에다 그것을 빠르게 해석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월드클래스라는 소리를 듣는다.
지금 패스를 받은 흥민이 형 역시, 월드클래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흥민이 형은 트레보 찰로바가 아래로 내려앉자, 드리블을 하려던 것을 멈추고 곧바로 슈팅을 가져갈 준비를 했다. 그제야 첼시의 스토퍼가 반응하지만, 이미 늦었다.
만약 찰로바가 아닌 다른 월드클래스 수비수였다면, 슈팅과 드리블을 모두 고려한 위치를 잡았을 거다.
물론 그렇게 되면 양쪽 가능성 모두에 휘둘리거나 할 가능성이 커지지만,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훌륭히 수비를 해내는 것이 월드클래스 수비수의 조건이다.
하지만 트레보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는 자신의 성급한 판단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촤라락-!!
{“YEAH-!!”}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올 때가 더 잦았던 웸블리의 한쪽이 모처럼 뜨겁게 변하고, 득점에 성공한 흥민이 형이 코너플랫으로 달려가 특유의 셀레브레이션을 가져간다.
무릎부터 슬라이딩한 뒤 재빨리 몸을 일으켜 주먹을 휘두르곤,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찰칵 셀레브레이션을 펼쳤다.
흥민이 형에게로 달려 나가는 민재가 얼른 함께하자며 손을 열심히 휘젓는다.
“형! 빨리!”
가벼운 미소와 함께 민재를 뒤따르며, 난 피치를 횡단해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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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석) – SPORTV 캐스터
“손흥민의 멋진 중거리 슈팅! 그대로 첼시의 골대를 가르며 오늘 경기 첫 번째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두 명의 슈퍼 한국인 듀오가 맨체스터 시티의 득점을 책임졌습니다! 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69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김다온! 이렇게 되면 시즌 70어시스트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지현)
“지금 득점 장면은 손흥민 선수의 기량이 만들어 낸 것이긴 합니다만, 70어시스트는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또 지금의 어시스트도 0.8 어시스트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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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정도면 0.9 어시스트 아니야?”
“뭔 소리야. 내 패스가 다 했지~”
“야! 이건 솔직히 내 슈팅 때문이지.”
“아닌데, 아닌데? 내 패스 때문인데?”
“야이, 씨.”
여전히 전처럼 우승에 목마르고 여전히 최고를 갈망하는 나이지만, 그래도 최근엔 확실히 클럽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득점을 기록한 흥민이 형과 가볍게 장난을 나눈 후, 나는 민재를 불러 두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리곤 이렇게 말했다.
“나 요즘 진-짜 행복해.”
“갑자기?”
“진짜로. 컵 하나는 놓쳤지만, 남은 건 전부 우승해 보자. 그럼 트레블이니까.”
“야, 그건 당연히 해야지.”
“형, 안 하려고 했어?”
“하하.”
정말로 그랬다.
난.
“이제부턴 민재 너랑 내가 지키는 거야.”
“어. 가자.”
“그래.”
난 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현실이 무척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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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FA Cup Final)
맨체스터 시티 2 : 0 첼시
리오넬 메시 : 후반 14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95분 출전(1어시스트)
***
[다시 한번 FA 컵 정상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 : 첼시에 2-0 승리.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다시 한번 트레블을 노릴 수 있게 되다. – 데일리 스포츠(U.K)/2022.05.1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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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알렉산더 루이, 웨일스 공의 장남. 다온의 유니폼을 입고 웸블리에 등장하다! : 웨일스 공이 응원하는 애스턴 빌라가 아닌 시티의 팬인 것인가? – 데일리 스타(U.K)/2022.05.1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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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DID IT AGAIN!! It`s Almost 70! : 69번째 어시스트 다온.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기록에 도전! – 더 선(U.K)/2022.05.14.(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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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 HWANG to SL Benfica. – ESPN(U.S)/2022.05.15.(오전)]? 과거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뛰기도 했던 대한민국 대표팀 출신의 미드필드 황인범의 SL 벤피카 이적이 결정됐다.
본래 러시아 리그 루빈 카잔 소속이었던 황인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범 사태 이후 그의 모국인 한국의 FC 서울과 3개월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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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뽑은 하반기 풀럼 최고의 선수에 등극한 손준호 ? OSEM(한국)/2022.05.15.(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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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흐타르를 떠나 크로아티아 NK 이스트라 1961로 돌아가기로 한 정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리그가 중단된 상황에서, 샤흐타르는 잔여 계약을 없었던 것으로 하며 정운을 FA로 내보내기로 했다. 정운은 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같은 팀 동료와 클럽 관계자들의 무사를 기원했다. – Goal.com(INT)/2022.05.16.(오전)]***
2022년 5월 18일. 런던 E20 2ST, 잉글랜드.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공원. 올림픽 스타디움.
.후반 46분
웨스트햄 3 : 1 맨체스터 시티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용할 수 있는 날이 될 줄 알았다.
예를 들어 우리를 가장 괴롭혔던 안필드 원정에서 패한다거나, 과도기를 끝내고 마침내 그 강인함을 뽐내기 시작한 아스널에게 발목을 붙잡히는 정도가 될 거라고 말이다.
그 어디에도, 웨스트햄에 1:3으로 패배한다는 시나리오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
“…….”
최근의 강행군을 고려해 로테이션을 대거 돌린 오늘, 우린 전반 초반부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며 웨스트햄의 스트라이커 제로드 보웬(Jarrod Bowen)에게 철저히 당했다.
특히 수비는 오늘 눈 뜨곤 못 봐줄 수준이었다.
삑-! 삐?익! 삐—익!!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린 순간, 웨스트햄의 팬들은 마치 우승 트로피라도 차지한 것처럼 잔뜩 기뻐하며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벌써 2년 이상 이어져 온 우리의 리그 무패(無敗) 기록을 깨트리는 팀이 본인들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굳은 얼굴로 데이비드 모예스에게 다가간 펩이 가볍게 손을 맞잡은 후 바로 몸을 돌려 복도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주장 자격으로 동행한 나는 피치로 나가 실망하는 이들을 달랬다.
로테이션이었다곤 하나, EDS 출신은 단 한 명도 선발로 나서지 않은 경기였다.
그렇기에 더 충격이 컸다.
“헤이, 주드.”
“…….”
첫 점째 실점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 주드에게 손을 내밀어, 난 주저앉은 녀석을 일으켜 세웠다.
“실수는 누구나 해.”
“그건 해선 안 되는 거였어요.”
“맞지. 하지만 누구나 잘못은 한다고. 나도 여러 번 실수를 범해 봤어. 중요한 건, 다음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거야. 무슨 의미인지 알지?”
“……네.”
“그래. 수고했어.”
똥 씹은 얼굴의 주드가 고맙다고 말하며 어딘가로 움직이고, 난 계속 발을 옮겨 오늘 가장 고생한 베르나르두의 곁으로 다가갔다.
내 친구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하늘을 보고 있다.
“실수가 너무 많았어.”
“내가 오는 걸 알았어?”
“응. 네 발소리가 저 멀리에서부터 들리더라.”
“거짓말. 그냥 본 거면서.”
“그래, 맞아. 후우~ 빌어먹을. 기분 진짜 나쁘다.”
“모두가 그래. 다들 실망한 거야.”
“젠장! 그걸 넣었어야 했는데.”
“다음엔 꼭 그래야 할 거야.”
지뉴/주드와 함께 중원을 책임진 베르나르두는 오늘 왼쪽 메짤라(Mezz`ala)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
피치 전체를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미친 활동량을 보였고, 특시 수비적인 기여도가 놀라웠다. 하지만 이 친구가 그렇게 뛰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시티의 축구에서 왼쪽 메짤라는 공격을 풀어나가는 전진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아야 한다.
특히 오늘처럼 양쪽 풀백(주앙 칸셀루/세르히오 레길론)이 직선적인 움직임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왼쪽 메짤라가 더 높은 공격 기여도를 보여야 했다.
하지만 아래쪽에서의 빌드업이 워낙에 나빠, 베르나르두는 평소보다 낮은 위치에서 머물렀다.
솔직히 이럴 때 양쪽 풀백이 중앙으로 좁혀 팀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미드필드를 도와야 하는데, 레길론은 그런 걸 할 줄 모르고 주앙도 오늘 플레이가 이상했다.
본인의 주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오른쪽에서 뛰었는데도, 오히려 스스로 좁은 공간으로 뛰어들어 선택지를 줄이길 반복했다.
펩도 당황했는지 벤치로 돌아와 플랜차르트에게 몇 번이나 [“쟤 왜 저러는 거야?”]라고 했을 정도다.
확실히 최근 칸셀루는 전 같지 않다.
플레이의 다양성이 사라졌다.
물론 현재의 기량으로도 충분히 빅리그의 선발 사이드백으로 자리를 굳건히 가져갈 수 있지만, 시티의 축구에 부합하는 모습은 근래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케나 라포르트가 왼쪽 풀백으로 나서거나 내가 차라리 왼쪽에서 출발하는 일이 잦아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나와 주앙이 선발로 나설 때보다, 변형 쓰리백을 사용하는 포백이나 키런과 내가 피치 위에서 사이드백으로 나섰을 때의 경기력이 훨씬 좋다.
현재 우리에게 남은 건 마지막 리그 경기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인데, 펩이라면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 테스트를 해 보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택할 것이다.
만약 그때까지도 주앙의 폼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저 친구는 가장 큰 무대에서 벤치에 머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건 주앙에게 큰 상처를 줄 거다.
‘어려운 거라니까.’
감독은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물론 선수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감독에겐 없는 [“내가 돋보이기도 해야 한다.”]는 부분이 더해져 있다.
기왕에 우승할 거라면 자신이 선발로 뛰어난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게 선수 대부분의 사고회로다.
만약 정말로 일이 그렇게 진행된다면, 주앙이 클럽을 떠나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시티 초기 워커가 있을 때, 주앙은 충분히 선발로 나설 실력을 갖췄는데도 벤치 로테이션으로 뛰며 자신을 끊임없이 희생하고 또 희생했다.
워커가 떠나고 이제야 시티의 붙박이 주전이 되나 싶었는데, 이번엔 떨어진 폼이 발목을 붙잡는 모양새다.
오늘도 주앙이 조금만 더 잘했다면, 나는 이 경기 결과가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이곳이 정말로 싫어.”
“그건 여길 말하는 거지? 올림픽 스타디움?”
“……그래. 네 말이 맞아.”
“주앙.”
“후우- 난 먼저 간다.”
“…….”
어딘가 모를 찝찝함을 남긴 주앙 역시 복도 쪽으로 움직이고, 오늘 혹독한 하루를 경험한 라포르트에게 다가선 나는 실망한 동료를 달래는 일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리고 그건 다른 이들에게도 이어졌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챙겼을 때 난 포든과 함께 가장 늦게 피치에 서 있었다.
“왜 당신이 뛸 땐 지지 않는 거냐고요.”
“하-! 설마 나를 원망하는 거야?”
“젠장. 지는 건 정말 싫다고요.”
“모두가 그래, 필. 그래서 때때로 우리가 패하기도 하는 거지. 오늘처럼 말이야. 이곳에서 패배를 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시티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에서 말이야. 너는 그걸 늘 생각해야 해. 빅리그라면, 이런 생각과 경쟁심은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선발로 뛴 베스트일레븐과 교체로 나선 EDS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불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낸 오늘 드레싱 룸의 분위기는 무척 무거운 상태였다.
난 괜히 이것이 마음에 들었고, 잠시 뒤 안에 들어선 펩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거야. 페배한 팀의 분위기는.”
“…….”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맞은 예방주사.
난 이것이 효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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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21/22 EPL 37R)
웨스트햄 3 : 1 맨체스터 시티
[골] 필 포든 : 후반 11분(리야드 마레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