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03)
1223화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2)
득점이 없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말은 곧, 수비수가 실점하지 않으면 패배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았다.
세계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브라질답게 겹겹이 쌓은 수비를 이겨 낸 날카로운 슈팅이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보다시피 스코어는 아직 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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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 조선 TV 캐스터
“정말 기대 이상의 경기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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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6분
대한민국 0 : 0 브라질
조금 전 화려한 드리블로 우리의 오른쪽 진영에 큰 위협을 안겨다 준 네이마르에게, 나는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던 부분을 털어놓는다.
“발목이 아직 나쁘구나. 그렇지?”
“하하. 그게 보였어?”
“당연하지, Amigo. 몸이 굼뜨잖아.”
“보통은 이 정도도 충분해.”
“그래. 보통이라면 그렇지.”
“쿡쿡쿡.”
각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는 와중에도, 가끔 이렇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이어지고 있다.
히샤를리송처럼 풀리지 않은 경기에 짜증을 내는 브라질 선수들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전력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지금도 넘어진 인범이를 일으켜 세운 프레드가 미소와 함께 드을 토닥였다.
수비 라인 전체에 간단한 지시 사항을 전달한 뒤, 본래의 자리를 찾아갔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진행된 프리킥.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돌았던 볼은 민재를 거쳐 왼쪽 측면에 선 내게 전달됐다. 달라붙는 하피냐를 간단한 속임수로 제쳐 낸다.
무게중심과 어깨를 사용해 한쪽으로 마크맨을 몰아두고, 그 반대 방향으로 여유롭게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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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문) – 조선 TV 해설위원
“좋아요! 아- 정말 좋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브라질 선수들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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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들어간 나는 반대편을 바라보며 길게 패스를 보냈다.
팡-
사이드라인에 붙어 선 희찬이가 가슴팍으로 내 패스를 간단히 받았고, 전진하는 문환이를 미끼(Dummy)로 쓴 희찬이가 돌파를 시도하다 다시 파울을 얻어 낸다.
거리가 좀 애매하긴 하지만, 왼발로 띄운다면 좋은 기회로 연결할 수도 있는 지점이다.
고개를 숙인 강인이가 곧바로 뛰어갔고, 벤치에선 희찬이를 격려하는 벤투 감독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까 그 동작.”
“응?”
“리오 거네. 그렇지?”
“하하. 네- 카피 좀 했죠.”
“쿡쿡쿡. 괴물 같은 자식.”
네이마르뿐만이 아니라 다니 아우베스와도 경기를 하면서 정말 많은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다니는 조금 전 하피냐를 따돌릴 때 사용했던 속임수 동작이 리오가 자주 쓰는 숄더 페이크라는 알아냈다. 원조 영혼의 단짝이었으니, 바로 알아본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삐-익!
프리킥이 진행되고, 강인이가 띄운 크로스가 날카롭게 날아 브라질의 박스 안으로 진입한다.
그리고 그것은 민재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그물을 출렁이게 만들지만, 사토 류지 주심은 민재가 마크맨을 밀었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아무런 반박도 없이 돌아서는 민재를 보니, 밀었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하는 듯했다.
“까비- 안 걸릴 수 있었는데.”
“눈 X나 밝네.”
“다음엔 제대로 속여보자.”
“어.”
전반전 40분이 거의 다 되어 가는 지금 느끼는 점이라면, 브라질이 강한 팀은 맞지만 비벼 보지 못할 상대는 아니라는 부분이다.
경기의 흐름이 브라질 쪽에서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그것을 잘 막아 내고 있는 것 역시도 사실이다.
오히려 우리의 공격수들이 브라질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더 고무적이었다.
브라질이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팀의 라인은 상당히 낮아질 수밖에 없었는데, 간헐적으로 진행된 역습 상황에서 팀의 윙(Wing)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 줬다.
의조 형도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폼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볼을 빼앗겼을 때 바로 전방에서 부지런히 뛰어 압박해 주는 점은 아주 좋았다.
삑-! 삐?익! 삐—익!!
결국 한 골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전반전이 끝났고, 남은 후반 45분에 승패를 기약한 우린 천천히 복도쪽으로 움직여 드레싱 룸을 향해 걸어갔다.
거기에서 우리를 마주한 벤투 감독님은 가장 먼저 팀의 경기력을 칭찬했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가져갔다는 부분에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
그리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선수 교체를 준비했는데, 의조 형을 빼고 재성이 형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교체를 예상하지 못했던 의조 형의 낯빛이 어두워졌고, 난 곁에서 위로하는 흥민이 형을 잠시 바라본 후 후반전 바뀌게 될 전술을 확인했다.
[쏘니가 톱으로 간다.]“…….”
[후반전, 우리는 더 많이 뛰어야 한다.]벤투 감독님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브라질이 후반전 더욱 거세가 나올 거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럼 중원에서 더욱 큰 압박이 가해질 건데, 의조 형을 빼고 재성이 형을 투입함으로써 미드필드 진영에 유동성을 주고 수비력을 강화할 심산이셨다.
정말로 브라질이 후반전 공격에 몰방(沒放)하는 전략으로 나온다면, 지금 이 교체는 좋은 판단이 될 수도 있다.
설사 후반전 브라질이 전반전과 비슷한 흐름을 가져간다고 해도, 의조 형을 자극할 수 있으니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으로 향할 선수는 스물 셋.
그중 9번은 오직 둘뿐이다.
아직 충분한 대체자가 탄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험 많은 의조 형은 월드컵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최근의 폼 저하가 나이나 부상이 아닌 사생활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의조 형이 조금 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본다.
“잘 들었지? 전반전을 잘했다고, 후반전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면 안 돼. 쟤네가 한번 기어를 높이기 시작하면, 우린 따라가는 것조차 벅찰 거야. 개개인적으로는 쟤네가 우리보다 레벨이 높으니까. 하지만 어때? 전반전 다들 할 만했지?”
“괜찮더라.”
“할 만해.”
“봐. 우리가 팀으로써 하나로 움직이면, 브라질이라도 충분히 해 볼 수 있다니까? 후반전에 쟤네가 어떻게 나오든. 쫄지 말고. 우리 플레이를 하자. 자, 가 보자. 한국!!”
“어-이!!”
“파이팅, 파이팅-!!!”
“잡을 수 있다!!”
예전부터 쭉 그랬다.
우린 팀이기에 강했다.
서로를 믿고 또 스스로가 지닌 잠재력과 가능성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우리가 앞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경기력은 지금보다도 분명히 더 높을 것이다.
오늘은 그걸 확인하는 시간.
아직 45분이나 남아 있다.
복도가 끝나는 출입구의 앞에 서서, 나는 뒤를 돌아보며 안쪽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 이 한마디를 외쳤다.
“즐거운 축구 시간이야-!!!!”
지금 난, 미칠 정도로 행복하다.
***
삐?익!
.
.
.후반 06분
대한민국 0 : 1 브라질
↓
대한민국 0 : 0 브라질
사토 류지 주심의 손짓을 확인한 순간, 우리는 저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현했다.
조금 전 세트피스 과정에서 실점을 허락했는데, VAR 확인 결과 오프사이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운이 좋았던 것뿐이지만, 실전에선 이것도 곧 실력이었다.
하지만 운이 따른 것과는 별개로, 후반전에 브라질이 기어를 바꿨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침착하게-! 집중-!”
브라질은 후반전 시작 전에, 히샤를리송과 하피냐를 빼고 제주스와 호드리구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전형은 4-4-2에서 4-3-3으로 바뀌었고, 풀백이 전진할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면서 공격에 집중할 땐 2-3-5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현대 축구에서 포메이션이 더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이 변화는 전형 그 자체보다는 브라질이 어떠한 의도를 보여 주고자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쓰는 게 옳다.
지금까지 그것을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해 휘둘렸으니, 빠르게 바로 잡아 흐름을 바꿔야 한다.
브라질과 같은 팀이 일단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그 삼바를 쫓을 팀은 없다고 봐도 좋다.
‘교체 자체는 옳았어.’
하프 타임 빠르게 재성이 형을 투입한 벤투 감독님의 판단은 결과적으론 옳았던 것이었다.
재성이 형 덕분에, 수비에서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브라질의 공세가 워낙에 거세다 보니, 재성이 형이 윙(Wing)보다는 미드필드처럼 느껴진다는 점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일이다.
이런 식이라면 수비를 잘 해내고도 공격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말 텐데, 흐름을 생각하면 우리의 득점은 역습에서 나올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건 강인이.
쟤가 앞쪽에서 해 줘야 한다.
“온다! 빠르게!”
최전방에 기동력을 더한 브라질의 전방 압박도 전반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최소 두 명의 선수가 볼을 가진 이에게 달라붙었고, 때에 따라서는 최대 세 명이 순식간에 압박을 가하여 우리에게서 볼을 빼앗아갔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브라질이 호드리구와 제주스를 넣은 이유가 드러났는데, 히샤를리송도 전방 압박에 일가견이 있지만 저들 둘 쪽이 좀 더 효과적이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상대보다는 작고 빠른 기술적인 이들에게 고전해 왔다.
그래서 어느샌가 팀의 후방 빌드업은 나와 민재가 이끌어 나가게 되었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했지만 이건 이것대로 다른 문제점을 낳았다.
인범이 혼자만으론 공격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충분하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강인이나 재성이 형까지 끌어들이고 나니 전방의 숫자가 크게 부족했다.
말했던 것처럼 흥민이 형은 혼자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
자연히, 공격이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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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문)
“후반전은 확실히 전반전보다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전방 압박이 더 강해지면서, 공격으로 풀어 나가는 작업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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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부분이 대표팀의 그림자라고 생각한다. 윙(Wing) 포지션의 다재다능함이 부족한 탓에, 공격을 풀어 나가는 옵션이 제한되어 있다.
흥민이 형에게 필요한 공간을 얻어내려면 9번이 반드시 필요한데, 오른쪽 윙에 자리 잡은 희찬이 또한 비슷한 유형이라 수비의 입장에선 대처하기 쉽다.
그래서 오른쪽에 희찬이보다는 재성이 형을 선발로 내는 게 밸런스 적으로는 더 좋으나, 이것 역시 미묘한 문제다.
전반전만 놓고 보더라도 혼자서 드리블로 브라질의 진영을 헤집을 수 있는 희찬이의 존재감이 잘 발휘됐다. 만약 재성이 형이었다면, 그렇게까진 되지는 않았을 거다.
바로 이런 부분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재능과 다양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조합을 찾는 것 말이다.
두 마리 토끼를 쫓으려다 모두 놓친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우린 두 마리가 아니라 그 이상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법을 알아야 한다.
월드컵에서 성적을 낸다는 건, 그런 불가능한 일들을 해냈다는 뜻이다.
계속해서 브라질이 휘몰아치고 그 앞에서 우리가 격렬하게 저항하는 전개는 후반 20분이 넘을 때까지 이어졌다.
팡-!!
{“김승규-!! 김승규-!!”}
연이어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는 승규 형을 향한 서포터들의 외침이 상암벌을 가득 물들이고 있다.
***
재능의 합이 승리 확률을 높인다는 건, 종목을 막론한 스포츠에 해당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절대라는 말은 없고, 그렇기에 현장에선 수없이 많은 각본 없는 드라마(Drama)가 펼쳐졌다. 그러나 그 드라마엔 몇 가지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아마추어팀이 프로들을 연달아 격파하고 우승컵을 들거나, 턱도 없이 전력이 부족한 팀이 최고의 팀을 꺾는다거나 하는 일은 오직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한다.
그렇기에 오늘, 브라질의 감독은 대한민국의 전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오랜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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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8분
대한민국 0 : 0 브라질
브라질의 A매치 무득점 경기는 2021년 11월 17일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남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다.
당시 7승 1무를 기록하며 1위 진출이 확정되었던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출전할 수 없는 상태였고, 그 공백을 여실히 드러내며 결국 0:0 무승부에 그쳤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발목 부상에도 불구 이번 아시아 원정 출전 의지를 불태운 네이마르는 오늘 77분을 출전했고, 12번의 드리블 시도 중 무려 11번을 성공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몇 번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마무리하는 슈팅이 허무하게 빗나가는 등 충분히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최종 선택을 가져간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아쉬웠다.
삑-! 삐?익! 삐—익!!
일본 출신의 사토 류지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 종료를 알리고, 브라질을 상대로 맹렬히 저항한 한국 선수 일부가 피치에 곧바로 드러누웠다.
반대로 브라질 선수들은 여유가 조금 있어 보였는데, 이것만으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게 아쉬웠다.
종료를 확인함과 동시에 걸음을 뗀 치치는 대한민국의 감독 파울루 벤투를 만나 악수를 나눴다.
그리곤 꼭 해 주고픈 한마디를 전했다.
“인상적인 팀이로군. 실로 강했어.”
“벅찬 상대였습니다.”
“하하. 대등했다고 해 두게나. 그럼.”
“고맙습니다.”
세르비아/스위스/카메룬 등과 함께 같은 조를 이룬 브라질에 있어, 사실 이번 아시아 원정이 꼭 필요한 것이냐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UEFA 네이션스의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브라질이 제대로 된 파트너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브라질 축구협회는 치치 감독을 포함한 스태프들과 논의한 끝에, 월드컵에 대비하기보다는 팀 전력을 실험할 가장 좋은 카드를 찾자고 결정했다.
또 하나 협회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 상업적으로도 최대한 많은 이익을 거둘 수도 있어야 했다.
코로나19 역시 고려할 부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브라질 축구협회가 오랫동안 지켜봐 온 파트너였다.
본래부터 9월 유럽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갖는 것을 고려했기에, 일정을 4월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한국 역시 파트너가 부족했던지라 반색하며 받아들였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평가전 일정이 잡힌 데엔, 이런 속사정이 숨어 있었다.
‘최고의 평가전이었어.’
각자의 감정을 품고 드레싱 룸으로 들어선 선수들의 얼굴을 본 순간, 치치는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게 100점짜리 판단이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 역시 오늘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는 표정이었고, 유니폼을 바꾼 선수도 다수 보였다.
당연하게도(?) 네이마르의 어깨엔 김다온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다.
“좋은 시합이었다고 생각한다.”
“…….”
“너희들도 느끼고 있겠지. 한국은 맹렬하게 저항했고, 그들의 수비는 탄탄했다. 그런 월드클래스 포백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 중에서도 한국의 수비는 최상위권일 거다. 그리고 우린 그것을 뚫어 내지 못했다.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더 했어야 하는지 알았을 거라고 믿는다. 수고했다. 오늘은 우선 정리하고, 내일 오전 미팅 때 좀 더 길게 이야기하겠다. 이상.”
조금 전 치치가 입 밖으로 꺼낸 모든 문장은 입바른 소리가 아니었다.
브라질의 감독은 실제로 대한민국의 포백이 월드클래스라 느꼈으며,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 중 Top 3안에 진입할 만한 수비라고 생각했다.
물론 다소간의 약점은 있지만, 어떻게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후우-”
감독실로 들어와 자리에 앉은 치치의 앞으로, 브라질의 코치들이 하나둘 들어선다. 그들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기보다, 좋은 경험을 했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본도 우리를 어렵게 해줬으면 좋겠군.”
“그들은 좀 더 스페인 같은 팀이죠.”
“공격적으로 좀 더 다재다능하지. 그들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를 실험할 거야. 특히 미드필드와 수비쪽에서.”
“대처 방법을 바꿔야겠군요.”
“그래. 하지만 오늘은 우리들도 쉬세나.”
“하하.”
“그거 좋죠.”
재능의 합에 있어서는 분명 브라질이 한국의 합보다 더 위다. 그리고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하나 그런데도 끝내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는 건, 브라질과 한국의 재능 격차가 생각한 것만큼 그리 크지 않다는 뜻이었다.
팀이 경기력이 나빴다면 전력 격차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이 못해서 패배한 것이라 말할 수 있었지만, 오늘 정도의 경기력이었다면 최소 2:0으로 승리해야 했다.
브라질이 잃어버린 두 골.
‘후우- 우리도 아직 부족해.’
이는 브라질이 앞으로 채워 나가야 할 것이자, 대한민국이 실력으로 브라질에게서 빼앗아 간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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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대한민국 0 : 0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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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웠다, 대한민국! ……2022 카타르 월드컵 청신호! ……브라질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둬 ? 스포츠뉴스24(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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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후 평가전에 만족감을 드러난 치치 감독, “이런 수준 높은 경기가 우리에겐 필요했던 것이다. 한국은 강한 팀이며, 우리에게서 승리를 가져갈 뻔했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에겐 축하를 보낸다. 한국의 좋은 월드컵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 OSEM(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