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07)
1227화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6)
삑-! 삐?익! 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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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대한민국 2 : 0 우루과이
[골] 손흥민 : 전반 15분(조규성)김다온 : 후반 16분(P.K)
김다온 ? 83분 출전(1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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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 조선TV 캐스터
“경기 끝납니다! 대한민국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2:0으로 누르면서, 6월 평가전 첫 번째 승리를 올립니다! 쉽지 않은 상대인 우루과이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는데, 박성문 해설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성문) – 조선TV 해설위원
“강합니다. 강해요, 대한민국. 2:0의 완승도 완승이지만, 경기 내용 자체가 완벽했습니다. 위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아시아권의 팀을 상대할 때와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요? 사실 불안한 부분이 없지 않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입니다만, 작년부터 분위기를 반전했고 이번 6월 평가전에서 확실히 자신의 방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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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승리가 만족스러웠던 또 다른 이유는 마지막 10분 동안 팀 전력을 극한으로 실험했기 때문이었다.
최초 두 장의 교체 이후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던 벤투 감독님은 후반 35분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시티에서 뛰는 선수들을 한꺼번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후 감독님은 몇 배나 바빠졌고,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의 몸짓엔 실점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었다.
김진수-권경원-홍정호-김문환으로 구성된 포백과 작은 정우영-조규성-이재성의 공격진. 그리고 이강인-황인범-손준호의 미드필드에 이르기까지.
누가 팀의 구심점이 되고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느냔 궁금증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 팀에 의지를 만들어 준 건 뜻밖에도 젊은 친구들이었다.
이강인-황인범-김문환-조규성.
마지막 10여 분 우리가 실점하지 않으며 우루과이와 치열하게 맞설 수 있었던 건 전부, 이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일어나 민재와 함께 장난을 치며, 나는 동료들을 격려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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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문)
“대한민국의 전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건, 첫 두 번의 평가전에서 투입된 선수들 모두가 제 몫을 다해 줬다는 겁니다. 팀의 중심이 김다온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위대한 선수라도 혼자서 승리를 이끌 수는 없습니다. 주변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김민재나 손흥민 말고도 다른 선수들이 브라질이나 우루과이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 줬습니다. 고무적인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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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평가전 첫 두 경기에 대한 감상이 전혀 다른 두 팀답게, 피치 위에서의 표정 역시도 달랐다.
경기 막판 강인이를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해 야유를 한 몸에 받은 발베르데는 지금도 여전히 화가 난 표정으로 연신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부상의 위험이 있는 태클을 당했음에도 화해를 위해 먼저 손을 건넨 강인이를 외면하는 걸 보고 있으니, 난 절로 눈살이 찌푸려져 일부러 그쪽으로 다가섰다.
나를 슬쩍 쳐다본 발베르데에게 싸늘한 시선을 날린 후, 강인이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한쪽으로 이끌었다.
이런 우리의 곁으로 수아레즈가 다가왔다.
“좋은 경기였어.”
“많이 배웠죠.”
“하하. 그건 우리가 할 말이지. 잘 봤어. 너 잘하더라.”
“고마워요.”
“널 알 것도 같은데. 어디에서 본 적 있지 않아?”
“오- 수작 거는 거예요? 그거라면…….”
“아- 닥쳐. 넌 그게 늘 문제야.”
“쿡쿡쿡.”
인상을 찌푸리는 수아레즈를 끌어안으며, 나는 강인이가 할 대답을 함께 기다렸다.
“발렌시아에서 뛰었어요.”
“오- 그래. 기억났어.”
기억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수아레즈가 강인이를 향해 앞으로도 계속 이대로만 하라고 이야기했다.
후반전 자칫 우루과이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경기의 주도권을 계속 우리가 쥘 수 있도록 만들어준 건 강인이의 플레이가 큰 몫을 차지했다.
물론 실점하지 않았을 거란 자신은 있지만, 강인이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2:0이 아닌 1:0이었을 거다.
만약 그랬다면 후반전 마지막 10분 동안 실험을 해 볼 기회도 없었을 거고, 지금 우리가 공유 중인 자신감의 크기도 작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는 강인이었기에, 나는 이런 수아레즈의 이야기가 고마웠다.
강인이에겐 이런 게 필요했다.
외부로부터 인정받는 일.
특히나 그것이 루이스 수아레즈와 같은 월드클래스로부터의 말이라면, 많이 나아졌긴 해도 여전히 더 탄탄해져야 하는 강인이에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기분 좋냐?”
“아이, 뭐요~”
“아닌 척하긴.”
“…….”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필사적으로 잡는 강인이와 함께 계속 걸음을 옮기고 있으니, 루카스 토레이라와 유니폼을 교환한 인범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빅리그 레벨에서는 모르겠지만, 그 아래 단계에서는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걸 증명한 인범이다.
앞으로 부상 없이 2,3년만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면, 본인의 드림 클럽인 도르트문트 진출도 꿈은 아닐 것이다.
루카스 토레이라 역시 그것을 인정했기에, 인범이와 유니폼을 교환한 것일 테고 말이다.
“수고했다.”
선수로서 이런 감정을 가지는 게 올바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성장을 보며 벅찬 기분을 느낀다.
큰 애정을 가진 팀이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지금의 이 감정은 Team CFG를 맡았을 때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가졌던 것과 비슷했다.
강인이야 내게 많은 구박을 받았지만, 인범이의 경우 알아서 잘 큰 케이스라 대견함이 컸다.
“아, 맞다.”
“응?”
다른 쪽으로 멀어졌던 루이스 수아레즈가 헐레벌떡 다가오더니, 내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집업을 벗고 유니폼을 벗어 수아레즈에게 건넸고. 대신 그가 입었던 것을 받아들었다. 그러곤 한 번 더 인사와 포옹을 나눴다.
“월드컵에서 봐.”
“네. 연락할게요.”
“당연히 그래야지. 네 소식은 리오에게 간간이 듣고 있었어. 나 번호 바뀌었으니까, 그건 리오에게 묻고.”
“네.”
두 번째로 나눈 수아레즈와의 인사를 끝으로, 나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일정을 마음속으로 끝냈다.
드레싱 룸으로 들어선 뒤엔 손뼉을 치며 동료들을 칭찬했고, 사소한 부상을 달고 있는 동료들에게 다가가 몸이 괜찮은지 등을 살피는 일을 이어 갔다.
그러는 사이, 방송사 인터뷰를 끝낸 벤투 감독님이 민재와 함께 드레싱 룸으로 복귀했다.
이젠,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다.
“Good Victory. Great Job.”
벤투 감독님이 보내온 칭찬이 여기저기 미소가 피어나고, 오늘 우린 파주가 아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꿀맛 같은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파주로의 복귀는 모레 오전. 세 번째 평가전 상대인 세네갈과의 경기 이틀 전이다.
“데려다 줄까?”
“그래도 돼요?”
“그럼. 방향 같잖아. 타.”
“아싸~”
카풀 제안에 반색하는 상호를 뒷좌석에 태우며, 난 한국에서 일을 돕는 로드 매니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밴(VAN)에 올라탔다.
브라질전 0:0 무승부.
우루과이전 2:0 승리.
만약 이것이 월드컵 조별 예선이었다면, 우리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8부 가능성을 넘은 상태일 것이다.
***
[OFFICIAL : 주앙 칸셀루 to 바이에른 뮌헨 ? BBC(U.K)/2022.06.06.(오전)]? 며칠 전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가능성이 대두되었던 주앙 칸셀루가 FC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8,000만 유로이며, 성적에 따른 추가 옵션이 더해질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은 이런 깜짝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클럽의 왼쪽 풀백이 약해진 것에 대체자를 물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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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 칸셀루의 이적은 지난 시즌 후반부 줄어든 출전 시간과 관계가 있다. 펩 과르디올라는 주앙 칸셀루의 떨어진 폼에 꾸준한 불만을 제기해 왔고, 두 사람의 관계는 급격히 틀어졌다. – Lennox Baker(맨체스터 이브닝) Via Twitter/2022.06.06.(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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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 칸셀루에 이어 세르히오 레길론의 매각도 고려 중인 맨체스터 시티. 유벤투스가 레길론의 영입에 관심이 있으며, 시티는 적당한 가격이 제안된다면 별다른 고민 없이 레길론을 판매할 수 있다. – Sky Sports Italy/2022.06.07.(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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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시즌 좌우 풀백 구성을 김다온과 키런 트리피어로 가져갈 수 있는 펩 과르디올라. 이는 현재 맨체스터 시티가 젊은 사이드백을 물색하고 있는 것과도 일치한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안데를레흐트의 세르히오 고메스 영입을 고려 중이며, 네이선 아케를 왼쪽 풀백으로 돌릴 가능성 역시 점쳐지고 있다. – Sam Lee(Goal.com) Via Twitter/2022.06.07.(오후)]***
2022년 6월 8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본관 1층. 식당.
우루과이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휴대폰이 정신없이 울려 대기 시작했었다.
클럽의 스냅챗 채팅방에 불이 났기 때문인데, 모두가 주앙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우린 당사자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했어.]새해가 시작되었을 무렵부터, 주앙은 축구를 하며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늘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데, 이젠 그 의지가 흐려졌다며 말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어떠한 것으로도 주앙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완료된 이적을 무를 방법은 없긴 했지만, 심정적으로 그랬다는 거다.
“넌 어떠냐?”
“나? 난 아닌데?”
“그치? 이기는 게 좋잖아.”
“당연하지. 난 좋아. 불만도 없고.”
“그래. 계속 그래라.”
사실 작년 여름부터, 시티는 큰 변화를 시작했다.
그건 한 시대(Era)와의 결별이었다.
나는 그것이 미리 예견된 것이었단 생각을 했는데, 비니-다비드라는 위대했던 전설의 공백에 휘청이지 않으려 단단해지는 시간이 필요해 변화가 적었던 거다.
주장을 맡고 난 뒤엔 그런 팀의 의지가 분명히 보였고, 그래서 제주스와 라힘의 이적에 충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주앙의 이적은 조금 달랐다.
그 스스로 왕조를 거부했다.
당연시되는 승리에 지쳐, 스포츠에 있어 가장 값진 보상이 더는 기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또 있진 않을까?
내 불안은 거기에 있다.
딸깍-
“…….”
휴대전화를 켜, 요나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맨체스터의 시간은 지금 새벽 3시 정도라, 답은 몇 시간 뒤에 받을 수 있을 거다. 괜히 요나스의 잠을 깨우지 않았길 바라며, 난 몇 개의 단어를 화면에 담았다.
[정보가 필요해요. – From. 다온]현재 내가 궁금한 건, 주앙 외에 또 시티를 떠나는 걸 고려 중인 이들이 있느냐는 부분이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군도와 리야드였고, 다음으론 스톤스와 키런도 걱정이었다. 어쨌든 이 넷은 가진 실력에 비해 클럽에서 뛸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들이다.
만약 이들이 정말로 팀을 떠날 가능성을 생각 중이라면, 나는 주앙으로서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당연한 성공은 없다는 걸 말이다.
지난 시즌만 보더라도 우린 카라바오 컵에서 탈락했다. 물론 그 실패는 다른 클럽들이 겪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는 그걸 꽤 크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건 7개의 트로피.
UEFA 슈퍼컵/FIFA 클럽 월드컵/커뮤니티 실드/프리미어 리그/FA 컵/카라바오 컵/빅이어.
축구 클럽이 단일 시즌에서 획득할 수 있는 최대의 트로피를 10개월의 시간 동안 모두 획득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우린 매너리즘을 겪을 이유가 없다.
물론 이것 또한 나의 욕심인 건 안다.
모두 나 같지 않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도.
‘꿈이 더 컸으면 좋겠어.’
주앙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중인 지금, 내가 느끼는 약간의 서운함과 중간 크기의 서운함은 조금씩 진행되는 이해와 함께 그 정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짧은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파주.
난 지금부터 다시 대한민국의 주장으로 돌아가, 다가올 세네갈과의 경기를 준비하려고 한다.
***
2022년 6월 9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본관 1층. 대강의실.
세네갈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평소처럼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오늘은 내가 벤투 감독님과 함께 미디어의 앞에 섰고, 자리에 앉아 던져질 질문을 기다렸다.
평가전 첫 두 경기에서의 좋은 결과로,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는 매우 부드러운 상태다.
“남은 두 경기는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
이번 평가전에 소집된 엔트리 중 뛰지 못한 선수들에 관한 질문을 받고 벤투 감독님이 답한 내용이다.
실제로 어제와 오늘, 훈련하는 동안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뛰지 않았던 이들 중 상당수가 경기에 투입 될 가능성이 컸다.
정확한 건 저녁에 있을 미팅 때나 알게 되겠지만, 몸이 잔뜩 달아 있는 동경이와 동준이를 포함한 이들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컸다.
다만 나와 민재는 계속 출전할 것 같았는데, 벤투 감독님과 한 면담에서 얻은 힌트를 통해 유추한 부분이다.
“우리에겐 좋은 재능이 있습니다.”
대표팀에 좋은 재능들이 있고 그들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벤투 감독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몇몇 선수만을 제외하면 거의 신뢰를 주지 않았던 예전의 모습과 전혀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실제로 신뢰가 없었던 게 아니라, 표현 방법이 조금 달랐던 것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를 알아 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뿐이고, 지금 우린 누구보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대표팀을 이끌 적임자라는 것에 큰 확신을 품고 있다.
총 세 개의 질문이 벤투 감독님에게 던져진 후, 다음으로 내게 질문이 이어졌다.
처음은 보편적인 내용이다.
“일정이 빡빡했는데, 체력적으론 괜찮으신지…….”
“체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곤 살짝 피곤했었던 게 맞긴 하지만, 시차에 관한 적응이 끝난 지금은 평소와 똑같았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쌓인 마일리지를 우려하고 또 그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나, 나는 더 중요한 건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를 받고 휴식을 취할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휴식기 없이 1년 내내 축구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
물론, 몇 년을 그렇게 하진 못하겠지만 말이다.
“세네갈에 대해 평가를 해 주시자면…….”
“제가 함부로 평가할 순 없을 것 같고. 그들이 강한 팀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네이션스 우승팀이고, 아프리카 최고의 팀이라서…….”
현대 축구가 시작된 이후, 세네갈은 단 한 번도 약팀이었던 적이 없다.
현재도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다수 포함되어 있고, 신구조화 역시 뛰어나다. 무엇보다 사디오 마네가 뛰는 팀이기에, 그들을 강팀으로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두 번째 질문까지 끝나고, 뒤쪽에서 한 기자가 손을 들어 올리더니 지목을 받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이번 월드컵에 관한 부분이 궁금합니다.”
“네.”
“많은 팬들이 월드컵 우승을 바라는데, 우승 가능성은 얼마 정도로 보고 계신지…….”
“잠시만요.”
“?”
지금 질문한 기자는 악명이 높은 사람이다.
속한 미디어 자체도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뽑기로 유명한 곳이고, 대표팀 선수들의 연인이나 아내까지 서슴없이 건드려 많은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협회 차원에서의 경고도 여러 번 있었지만, 지금도 뻔뻔한 행동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처음부터 조금 삐딱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질문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월드컵 우승이라고요?”
“……네. 팬들이 궁금해해서.”
“어떤 팬이요?”
“네? 그야 대한민국의…….”
“지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네??”
사실 가장 짜증 나는 쪽이 저런 사람들이다.
쓸데없이 바람을 불어넣는 부류 말이다.
월드컵까진 아직 반년 정도나 남아 있고, 설사 월드컵 개막이 내일이라고 해도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 같은 것은 해선 안 된다.
당장 내일이 결승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괜한 바람만을 집어넣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난 이게 싫었다.
“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월드컵 우승을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대표팀이 진정으로 강하다고 생각하고 높은 곳까지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들끼리 공유해야 하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팬분들의 응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제 생각엔 팬분들도 저희가 잘했으면은 해도 우승 가능성이 얼마인지 궁금해하시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월드컵 우승 가능성. 그건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장담합니다. 저흰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그걸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어쩌면 쥘 리메를 이곳으로 처음 가져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얼마인지는 답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크흠. 네. 가, 감사합니다.”
어쩌면 대표팀의 이들도 착각하고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쥘 리메를 따내는 것이 아닌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물론 쥘 리메를 꿈으로 가질 수는 있겠지만, 너무 그것만을 보며 달려 나가다 보면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에 소홀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대체 언제부터 월드컵 우승을 그토록 쉽게 말할 수 있는 팀이었나?
과거의 일은 과거의 일일 뿐이다.
“어쩌면 쥘 리메를 이곳으로 처음 가져와?”
“이런! 통역 받으셨어요?”
“후후후. 그거 마음에 드는군.”
“……우린 승리할 거예요, 감독님.”
“그래. 틀림없이 그럴 걸세.”
인터뷰가 모두 끝나고 난 뒤, 나는 벤투 감독님과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타 조용히 주먹을 서로 맞대었다.
“그럼 지금은 일단 세네갈이군.”
“네. 세네갈이죠.”
“그래.”
오늘과 내일 우리가 해야 할 일.
그건 세네갈에 승리하는 거다.
또 모레가 되면, 6월 평가전 일정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생각만을 하면 된다.
그리고 이것이 계속 쌓이다 보면?
글쎄.
아까 내가 말하고 벤투 감독님이 또 되풀이한 것처럼, 쥘 리메를 이곳 한국으로 가져올 수도 있을 거다.
영원히 불가능할 거라고 여겨졌던 그 일을.
띵-
“그럼, 나중에 보지.”
“네. 나중에 봬요.”
벤투 감독님과 헤어져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내내, 나는 대표팀의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길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