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08)
1228화 왜죠
[알리우 시세, “우린 승리하기 위해서 왔다.” – OSEM(한국)/2022.06.09.(오후)]***
2022년 6월 10일.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 310. 수원월드컵경기장.
.전반 00분
대한민국 0 : 0 세네갈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2-3-1/4-3-3
GK ? 조현우 / GK ? 에두아르 멘디
RB ? 김다온 / RB ? 유수프 사발리
RCB ? 김민재 / RCB ? 칼리두 쿨리발리
LCB ? 김영권 / LCB ? 압두 디알로
LB ? 이기제 / LB ? 포데 발로-투레
RCM ? 백승호 / DM ? 낭팔리스 멘디
LCM ? 황인범 / RCM ? 이드리사 게예
RAM ? 황희찬 / LCM ? 파페 마타르-사르
CAM ? 이동경 / RW ? 뎀바 세크
LAM ? 나상호 / LW ? 사디오 마네
ST ? 황의조 / ST ? 하비브 디알로
.
.
내가 미디어에 한 일을 생각하면, 어제는 놀랍도록 조용하게 지나갔다. 기사의 내용도 신경전에 관한 내용은 쏙 빠진 담백한 것들이었다.
그들이 지닌 특권의식을 마음껏 발휘하리라 여겼는데, 이번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삐?익!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예선을 치르고 온 세네갈의 선축으로 우리의 6월 세 번째 평가전이 시작된다.
명단에서 알 수 있듯, 세네갈은 난적이다.
공격과 수비에 각각 월드클래스를 보유했고, 중원의 피지컬과 수비력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A조에 속한 팀 중 최고라는 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미드필드의 역량이 지나치게 수비 쪽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과 마네 외 믿을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점은 세네갈의 단점으로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세네갈은 꽤 오랫동안 득점력 부재라는 문제점에 시달려왔다.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대회 때도, 짐바브웨/기니/말라위라는 약체를 상대로 단 한 골만을 뽑아내며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단계로 가면서 공격이 약간 살아났다곤 하나, 기본적으로 세네갈은 수비로 뭔가를 만드는 팀이지 공격에서 인상을 심어 주는 팀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세네갈을 상대로 우린 약간의 실험을 시도했는데, 일단 전반전을 이런 식으로 상대해 보고 후반전 정예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준비했다.
일단 볼은 세네갈이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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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문) – 조선TV 해설위원
“예고했던 대로, 오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상당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포백은 최정예를 내세웠지만, 위쪽의 구성이 상당 부분 바뀌었거든요? 백승호, 이동경, 나상호. 이 새롭게 투입된 선수들이 어떠한 활약을 해 주느냐가 경기 초반부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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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는 지금, 세네갈이 어떠한지보다는 우리가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상대의 전력과 특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진 전술 수행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느냐는 별개다. 그런 의미에서 초반은 모두가 벤투 감독님의 지시를 잘 따르고 있다.
“승호! 너무 높아!”
우리가 분석한 세네갈은 기본적으로 측면의 힘을 활용해 상대를 뒤흔드는 스타일이다.
여기엔 사디오 마네라는 월드클래스 윙(Wing)의 존재가 큰 몫을 차지했겠지만, 벌써 7년 넘게 세네갈을 지휘해 온 알리우 시세 감독의 전술적 성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센터백부터 시작해 팀의 무게를 한쪽에 싣고 순간적으로 측면의 숫자를 늘려 우위를 점하는 알리우 시세의 전술은 많은 감독의 참고서가 되어 왔다.
지금도 세네갈은 오른쪽 측면으로 빠진 칼리두 쿨리발리로부터 시작되는 측면 빌드업을 보여 줬다.
(김정수) – 조선TV 캐스터
“쿨리발리. 자- 앞쪽으로 띄웁니다. 이기제의 헤더. 하지만 유수프 사발리가 볼을 잡습니다.”
(박성문)
“가운데를 봐야죠.”
(김정수)
“사발리. 게예에게.”
(박성문)
“뒤쪽에 있어요!”
(김정수)
“게예. 앞쪽으로. 슈우우웃-! 아-! 빗나갔습니다! 다행입니다! 지금은 순간적으로 공간을 허락한 대한민국입니다! 아- 위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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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권-!!”
“미안, 미안.”
“희찬!! 내려와 줘야지!!”
“…….”
방향이 빗나간 하비브 디알로(Habib Diallo)의 슈팅이 있고 난 뒤, 잔뜩 화가 난 민재가 소리를 질러 댔다.
박스 바로 안쪽에서 슈팅으로 마무리된 세네갈의 공격 전개는 셑업부터가 전형적이라 부를 만한 것이었는데, 바로 이런 것이 알리우 시세의 축구다.
쿨리발리가 오른쪽 스토퍼의 위치까지 움직였을 때, 오른쪽 풀백인 유수프 사발리(Youssouf Sabaly)는 파이널 써드 앞에 있었고 게예 역시 비슷한 공간에 자리를 잡았었다.
쿨리발리가 앞으로 보낸 패스를 기제 형이 먼저 헤더로 커트하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특정한 공간에 다수의 선수를 배치한 세네갈이 수적 우위를 점했다.
사발리의 세컨볼 캐치. 그리고 볼을 이어 받은 게예가 뒷공간으로 파고든 디알로에게 침투 패스를 보내 넣는 과정은 단순하나 파괴력을 갖췄다.
만약 세네갈의 9번(ST)이 조금만 더 수준이 높았다면, 이러한 공격 방식을 통해 많은 득점을 올렸을 거다.
경기 2분 만에, 위기를 한 차례 넘긴다.
‘나도 신경 써야겠어.’
조금 전 팀의 왼쪽 진영을 위협한 세네갈의 공격 방식은 내가 있는 오른쪽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
왼쪽 풀백인 포데 팔로-투레(Fode Ballo-Toure)의 공격력이 유수프 사발리보다 뛰어나기에, 오히려 이쪽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야 한다.
어떠한 팀은 내가 있는 곳을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들지만, 알리우 시세는 세네갈을 사자로 키웠다.
사자의 심장을 가진 아프리카의 전사들은 절대 싸움을 피하려고 들지 않는다.
어렵지 않게 우리에게서 볼을 가져간 세네갈이 다시 공격 밑 작업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중원에서 볼을 오랫동안 점유하며 좌우 풀백이 전진할 시간을 벌었다.
처음엔 다시 우리의 왼쪽 측면을 공략하는 듯했으나, 패스를 전달받은 게예가 빠르게 반대로 볼을 잇는다.
축구공은 지금 사디오 마네의 발밑에 있다.
그리고 난 그의 앞에 섰다.
“…….”
“…….”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기 직전에 치렀던 평가전에서 처음 만났으니, 이 남자와의 인연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강산이 한번 바뀔 시간 동안 사디오 마네는 아프리카 최고의 왼쪽 윙(Wing)이 되었고, 세네갈의 리더로서 이 팀을 아프리카의 가장 높은 곳에 올려뒀다.
조용하면서도 검소한 성격. 화려한 보석과 명품 혹은 슈퍼카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고향인 세네갈을 위해 기부하는 게 세상을 위하는 일이라 말하는 남자기도 하다.
리오 이상으로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남자라,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는데도 깊은 친분은 없다.
하지만 피치 위에선 누구보다 자주 맞부딪쳐 왔는데, 압도적인 운동 능력을 지닌 사디오 마네를 막는 일은 내게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공간으로 패스가 향하고 스프린트 경쟁을 펼치는 편이 낫지, 지금처럼 볼이 멈춘 상황에서는 마네가 먼저 움직이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수비수엔 늘 어려운 상황이다.
“…….”
툭-
아프리칸 특유의 리듬감을 가져간 사디오 마네가 안쪽으로 가볍게 볼을 차 두며 드리블을 시작했다.
골라인 방향이 아닌 횡(橫)을 택한 마네의 선택에, 나는 일단 몸통을 정면으로 돌리며 상대를 추적해 나갔다. 언제든 슈팅이 나올 수 있어, 거리를 벌려 두면 안 된다.
짧은 드리블 과정에서도 여러 개의 속임수 동작을 섞던 마네는 내가 거기에 넘어가지 않자 볼을 다시 뒤로 돌렸다.
패스를 받아든 이드리사 게예가 좌우를 한 차례씩 살피더니, 마땅한 공간이 없다고 여겼는지 몸을 뒤로 돌려 후방으로 축구공을 길게 차서 보냈다.
전반전 초반의 주도권은 확실히 세네갈에 있었고, 일단 그것을 쫓는 우린 상대의 선택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때,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있던 벤투 감독님으로부터 지시가 내려졌다.
본래 우리는 오늘, 전반전 10분 정도까진 전방 압박 대신 지역(Zone)을 지키면서 세네갈 특유의 측면 전개를 막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측면의 예기(銳氣)가 꺾이면 공격력과 템포가 모두 둔화하는 성향이 짙은 세네갈이라, 10분 정도 수비에 투자하면 거기에서 얻는 대가가 꽤 클 거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변화를 택한 벤투 감독님은 전방에 강한 압박을 주문했고, 그 즉시 우린 달리기를 시작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전방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3선과 포백 모두가 함께 전진해 줘야 한다는 거다. 라인과 라인 사이의 공백을 허용해선 안 된다.
“올라가-!!”
“붙어! 붙어 줘!!”
민재와 내가 소리를 치며 적극적으로 라인을 끌어 올리고, 앞쪽에 공간이 생겼다고 판단한 쿨리발리가 롱패스를 보내지만 볼은 그대로 현우 형의 품에 안긴다.
기습적인 전방 압박이 먹힌 상황.
벤치에서 박수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우리의 빌드업.
상대의 전방압박은 강하지 않다.
“민재!”
팡-
리버풀에서와는 달리, 대표팀에서의 사디오 마네는 에너지를 안배하고 있는 듯했다.
위르겐 클롭과 알리우 시세의 전술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치고도 위치가 상당히 낮았다.
리버풀에서보다 세네갈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더욱 크기 때문일 건데, 덕분에 난 어렵지 않게 하프라인 부근까지 올라서서 전방을 주시할 수 있었다.
패스를 받기 위해 동경이가 아래로 내려오고, 낭팔리스 멘디가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한번 해 볼래?’
비록 기대받았던 대로 제2의 은골로 캉테가 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레스터 시티의 터줏대감이 된 낭팔리스 멘디는 PL에서도 손꼽히는 후방플레이메이커였다.
체격이 작은 마르코 베라티라고 설명하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았는데, 어쨌든 동경이에겐 버거울 수도 있는 상대다.
제아무리 로테이션으로 인해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곤 하지만, 우루과이전에서 강인이가 벤치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굳이 동경이를 선발로 투입하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도 벤투 감독님이 선발 10번에 동경이를 낙점했다는 건, 저 녀석이 세네갈의 강한 중원에서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단 계산이 섰기 때문일 거다.
당연히, 나는 그걸 신뢰해야 한다.
감독님과 동경이 모두를 말이다.
팡-!
오른발 안쪽을 이용해 앞쪽으로 가볍게 패스를 보내고, 굴러오는 볼을 향해 동경이가 오른발을 뻗었다.
그리곤 발 바깥쪽을 활용해 원터치로 볼의 방향을 돌려놓았는데, 동시에 몸을 같은 방향으로 돌리자 달라붙던 낭팔리스 멘디가 붕 뜨고 말았다.
‘오?’
저건 본래 강인이가 자주 보여주던 플레이다.
{“오오-!!”}
동경이의 멋진 퍼스트터치에 탄성이 터져 나오고, 왼쪽 전체를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된 녀석이 바로 발을 휘둘러 빠른 타이밍에 전환 패스를 보냈다.
훈련할 때부터 느꼈지만, 확실히 스페인에 진출한 이후 판단을 내리는 속도가 빨라졌다.
사실 스페인 리그의 속도는 PL보다 한참 아래고 분데스리가보다도 낮은 수준이지만, 대신 수비적인 세팅이 상당하기에 미드필드의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
그러한 부분을 동경이가 잘 배워 온 것 같은데, 가진 기술에 비해 전술 이해도가 늘 아쉬웠던 동경이라 지금과 같은 변화가 기쁘기만 했다.
연습 때부터 판단이 빨라졌단 생각은 했지만, 실전에서도 같은 걸 해내느냐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동경이가 보낸 패스가 향한 곳엔, 사이드라인 넓게 펼쳐서 있던 상호가 있다.
‘과감하게 해.’
사실 늘 가장 안타까웠던 게 바로 상호다.
정말 잘하는데, 매번 저평가를 받는다.
화려하지 않은 스타일과 투박한 기술 그리고 못 할 때의 임팩트가 워낙 큰 탓에, 좋은 활약을 펼친 경기에서도 가장 먼저 팬들의 지적을 받는 선수가 바로 상호다.
그리고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게 중계진의 실수인데, 상호가 잘못한 게 아닌데도 중계진이 상호의 이름을 끼워 넣어 문제 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나서서 중계진이 꼭 사과했으면 좋겠단 이야기를 했는데, 당연하게도(?) 사과는 받지 못했다.
.
(김정수)
“나상호.”
(박성문)
“이기제가 돌아 달리고 있죠.”
.
적절한 때에 오버랩을 가져간 기제 형의 도움으로, 상호가 안쪽으로 파고들 기회를 얻는다.
수비수의 집중력이 잠깐 흐트러진 틈을 노린 건데, 몸통을 먼저 적절하게 찔러 넣어 파울을 얻어 냈다. 거리는 다소 있지만, 바로 박스 안으로 보낼 수 있는 위치다.
동경이의 전환 패스와 기제 형의 오버랩. 그리고 상호의 좋은 드리블 돌파까지.
앞선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끼리 만들어 낸 플레이에, 벤치에서 커다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지금과 같은 장면을 오늘 경기 내내 만들 수만 있다면, 그건 결국 대표팀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거다.
“형. 옆에 있을까?”
“마음대로.”
고개를 끄덕인 승호가 나와 함께 프리킥 지점으로 와서 볼을 먼저 손에다가 쥔다.
나는 그러는 동안 정비되고 있는 세네갈의 진영을 바라봤고, 앞쪽에 두 명의 벽을 세운 상대는 나머지 8명의 필드플레이어 전부를 박스 안에 배치했다.
우리도 공중볼에 장점을 갖춘 이들이 꽤 있긴 했지만, 쿨리발리 등이 버티는 세네갈 쪽이 좀 더 나아 보였다.
인(In)플레이에서라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의조 형의 공중볼 장악 능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도 나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본래는 바로 볼을 박스 안으로 띄울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우린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세트피스로 선제 득점을 올렸고, 지금도 여전히 몇 개의 깜짝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어차피 전부 다 월드컵 본선까지 가져갈 건 아니라서, 한둘 정도는 오늘 써먹어도 괜찮다.
‘한번 꼬아서 가 볼까?’
경기 시작과 동시에 주도권을 손에 쥐려고 했던 세네갈에게 한 판 붙자고 외친 지금, 상대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결심을 굳힌 나는 손을 들어 수신호를 보냈고, 그와 동시에 동경이와 인범이가 움직였다.
삐-익!
세네갈의 선수들은 볼 바로 앞에 선 내가 뒤로 움직여 롱 킥을 할 거리를 벌려고 할 거라고 생각할 텐데, 나는 그 대신 바로 오른발을 움직여 짧게 패스를 보냈다.
거리를 좁히며 빠르게 내게 접근하고 있던 동경이를 향해, 벽을 서고 있던 두 명의 세네갈 선수가 뛰어간다.
그렇게 두 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자, 박스 안쪽에서 튀어나오려던 나머지 선수들의 발이 멈춘다.
‘저거지.’
일반적으로 짧게 전개하는 세트피스는 박스 안에서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을 때 사용된다.
다이렉트로 볼을 보내는 대신 한두 차례 연결함으로써, 더 날카로운 킥을 보내기 좋은 위치로 볼을 가져가거나 박스 안 수비 집중력을 흔들려고 한다.
당연히 세네갈의 선수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거고, 동료 둘이 볼이 움직이는 곳으로 달려간 순간 이렇게 생각했을 게 틀림없다.
볼이 있는 곳엔 수비수가 있으니, 상대가 박스 안을 뒤흔들려 하는 것에 휘둘리지 말자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애초부터 원했던 건, 세네갈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박스 안에서 움직이는 동료들을 따라, 이미 상대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내가 보낸 짧은 패스를 받아 들 것 같았던 동경이는 발을 가져다 대는 동작을 취해 보였지만, 정작 볼은 저 친구의 가랑이 사이를 통과했다.
이후 패스가 도착한 곳은 인범이의 발 아래다.
부드럽게 터치를 가져간 녀석이 몸을 돌린다.
‘슛해.’
“슛-!!”
“막아!”
전혀 다른 두 개의 외침이 양쪽 벤치에서 터져 나오고, 슈팅을 가져갈 충분한 여유를 확보한 인범이가 바로 오른발을 휘두른다.
슈팅이 나아가야 할 곳은 가까운 쪽. 그러니까, 왼쪽 골포스트가 있는 방향이다.
앞서 먼 쪽으로 상대를 옮겨 두었기에, 박스 안에 거의 15명의 선수가 운집했음에도 슈팅이 나아갈 수 있는 공간은 넉넉히 확보되어 있었다.
퍽-!
제대로 된 임팩트 소리가 들려오고, 난 골대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는 축구공을 바라봤다.
흐름을 꺾거나 뒤집는 것.
그것은 언제나.
“!!”
상대의 예측을 벗어난 플레이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