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10)
1230화 왜죠 (3)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평가전 상황에서 종종 이런 문제를 마주했다.
전력(全力).
과거 대한민국의 초청을 받은 국가 중 일부는 다양한 이유로 그들의 최정예가 아닌 1.5군, 때론 2군이나 그 이하의 스쿼드를 꾸려 경기를 펼쳤다.
먼 이동 거리도 거리지만, 강팀에게 있어 선호 받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게 이런 부분에서 드러났다.
경쟁력과 자본을 앞세운 일본과 중국이 적극적인 유치로 줄지어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성사시키는 동안, 그 주변에서 떨어질 콩고물을 기대했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경기 파트너를 찾길 원하는 국가로부터 연이은 러브콜을 받는 반전을 이뤄 냈다.
나아가, 스쿼드의 여유를 두는 쪽이 됐다.
바로 지금 세네갈전처럼 말이다.
촤라락-!!
“…….”
오른쪽 측면에서 이뤄진 수준 높은 연계.
그 마무리는 두 번째 득점이었다.
【“고오올-!! 조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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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1분
대한민국 2 : 0 세네갈
(박성문) – 조선TV 해설위원
“완벽한 작품입니다! 이동경이 압박을 버티고 김다온에게 패스. 그리고 침투하는 이동준을 향한 공간 패스. 세네갈의 라인을 완전히 무너뜨렸거든요? 또 조규성의 마무리까지. 정말 훌륭한 득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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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월 평가전의 의의가 다가올 월드컵을 위한 최종 평가와 준비에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온 상황에서 될 수 있다면 승리를 거두고 싶은 것 역시 사실이었다. 특히 세네갈은 월드컵으로 갈 스쿼드가 사실상 정해진 상태다.
내심 한국을 상대로 승리해 아프리카 최강팀의 면모를 보여 주려고 했던 알리우 시세가 상심하고 있는 이유다.
‘끝났군.’
실점이 있기 얼마 전, 알리우 시세는 리버풀의 요청에 따라 사디오 마네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핵심 선수를 보호하길 원했던 리버풀이 대한민국전 출전 시간을 70분 안쪽으로 조절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공격진에 변화를 주었던 것도 사디오 마네가 피치에 있는 동안 득점을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기습적인 실점을 허락하자, 알리우 시세는 깔끔히 경기를 포기하기로 한다.
르완다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치른 상황에서, 굳이 핵심 선수를 더 오래 피치에 둘 이유가 없었다.
수비의 핵심인 칼리두 쿨리발리와 낭팔리스 멘디를 불러들일 결심을 굳힌 알리우 시세가 장차 세네갈을 책임져 주어야 할 두 명의 유망주를 호출한다.
프랑스 리게 두(Ligue 2) 아미앵 SC에서 뛰는 포르모스 멘디(Formose Mendy)와 마르세유의 촉망받는 미드필드 파프 게유(Pape Gueye)가 그 주인공들이다.
“좋은 경험이 될 거다.”
“…….”
“…….”
“보았겠지만 상대는 상당히 수준 높은 팀이다. 특별히 뭔가를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너희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야. 경기를 마음껏 즐기도록. 실수를 줄이는 부분에만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군. 흐름이 다소 좋지 못하지만, 압박을 견뎌 내면 역습을 만들 수도 있을 거야.”
간단히 지시 사항을 전달한 뒤, 두 선수가 코치로부터 전술적인 부분을 듣는 동안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걸어간 알리우 시세가 볼 데드(Ball Dead)를 주문한다.
곧이어 축구공은 사이드라인을 벗어났고, 이렇게 오늘 세네갈의 마지막 두 개의 교체 카드가 사용된다.
다소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걸어오는 칼리두 쿨리발리. 세리에 A 최고의 센터백으로서 자존심이 상한 듯하다. 그런 선수를 알리우 시세가 가볍게 달랜다.
“피곤했던 탓이야.”
“네. 우리가 충분하지 못했죠.”
“그래. 고생했네. 편히 쉬게.”
“…….”
핑계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세네갈의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피로한 건 사실이었다.
본래 통보받기론 네이션스 컵 예선 두 경기가 6월 일정의 끝이었지만, 대한민국이 좋은 조건으로 평가전 상대를 찾는단 이야기를 들은 협회가 일정을 대뜸 잡아 버렸다.
당연히 세네갈의 선수들 일부는 반박했지만, 꽤 후했던 보상이 고된 일정을 감내하게 했다.
다행인 점이라면 한국에 입국한 후 상당히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며, 선수 중 일부는 한국의 유명 아프리카 출신 연예인의 유튜브에 출현해 인기를 끌었다.
오늘의 부진한 경기력을 마냥 피로로만 돌리기엔, 경기 전 상당히 좋은 기분을 느꼈던 것도 맞다.
‘상대가 강한 거야. 특히, 수비.’
직전 평가전 상대인 우루과이는 물론, 세계 최강팀인 브라질도 한국 원정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골대를 맞추는 등 불운이 따랐던 것 역시 사실이지만, 경기 후 많은 유럽 등지의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의 수비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김다온/김민재의 조합은 알리우 시세에게도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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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 조선TV 캐스터
“아, 대한민국의 공세가 상당히 매섭습니다. 그라운드를 거의 절반밖에 쓰고 있지 않거든요. 정우영이 정우영에게 패스를 전달합니다. 큰 정우영에게서 작은 정우영에게 패스가 이어졌습니다. 정우영. 이동경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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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 균형을 잡아줘야 할 이들이 빠지면서, 세네갈의 응집력은 눈에 띄게 흐트러졌다.
반면 대한민국은 정우영과 황인범을 중심으로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잡았고, 좌우에 배치된 발 빠른 윙(작은 정우영/이동준)을 통해 끊임없이 측면을 위협했다.
어느새 경기의 양상은 일방적으로 되어 있었고, 수세(守勢)에 몰려 자연스럽게 라인을 낮춘 세네갈의 선수들은 박스 주변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이렇게 낮아진 라인 덕택에, 대한민국의 좌우 풀백은 수비에 관한 부담을 잊고 마음껏 전진한다.
작은 정우영에서 이동경에게로 그리고 다시 김진수에게로 패스가 이어졌고,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떠오르나 방향이 다소 부정확해 반대 방향으로 넘어간다.
대한민국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김진수의 크로스 능력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는데, 다행히 먼 곳에 이동준이 자리 잡은 덕분에 볼을 계속 점유한다.
가운데로 모였던 세네갈의 수비가 다시 빠르게 폭넓게 펼쳐지고, 이동준의 앞으로 포데 발로-투레가 다가간다.
기본기에 충실해 양손을 뒤로 가져간 발로-투레가 핸드볼을 경계하는 사이, 자신감 있게 1:1을 가져갈 것 같았던 이동준이 박스 바깥으로 축구공을 굴렸다.
팡-
“?!”
재차 크로스를 예상했던 발로-투레의 고개가 돌아가고, 볼이 움직이는 곳을 향해 달려드는 선수를 본 세네갈의 왼쪽 풀백에게 재앙과도 같은 감정이 덮친다.
‘오- 안 돼.’
다급해진 발로-투레가 누군가 볼이 향하는 곳으로 움직여 주길 기대하지만, 전형이 오래전에 무너진 세네갈은 박스 바깥을 완전히 비워 두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퍼억-!!!
절대로 박스 밖에서 자유롭게 두지 말아야 할 선수에게, 편안히 슈팅을 가져가도록 했다는 뜻이었다.
도저히 발등과 축구공이 부딪치는 소리 같지 않은 소리가 울려 퍼지고, 눈앞에서 바람이 갈라지는 풍경이 펼쳐진 것만 같은 착각을 느낀 발로-투레의 고개가 다시 돌아간다.
하지만 볼의 속도를 쫓을 순 없다.
대신, 소리를 들을 순 있었다.
촤라랑-!!!
출렁이는 그물 아래로 떨어지는 축구공이 누군가의 몸에 가려 사라지는 것을 본 순간, 절망을 느낀 포데 발로-투레는 그만 고개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젠장.’
아프리카 최고의 자존심은 현재, 대한민국이 지닌 힘에 의해 갈기갈기 조각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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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대한민국 3 : 0 세네갈
[골] 황희찬 : 전반 08분조규성 : 후반 30분(이동준)
김다온 : 후반 42분(이동준)
김다온 ? 94분 출전(1골)
***
[우루과이에 이어 세네갈도 잡았다! ……대한민국, 아프리카 챔피언에 3:0 완승!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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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감독, “한국이 강할 줄은 알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강했다.” – 미디어 조선]? 알리우 시세, “알던 것보다 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들은) 더 뛰어났다. 다만 0:3으로 패배한 것은 아쉽다. 한국이 잘한 것도 맞지만 우리가 생각보다 더 못했다. 아무래도 네이션스 컵 예선 이후에 이동했고, 한국은 계속 그들의 홈에서 경기했던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수비는 분명히 인상적이었다. 오늘 경기 중 그들을 뚫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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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도 실점하지 않았는데 세네갈 쯤이야…… 대한민국의 鐵의 障壁! ……또 무실점! – 일간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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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없이 3:0 승리 ……파울루 벤투, “(손흥민 말고도) 우리가 좋은 재능들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 준 것 같아서 기쁘다. 아직 미국전을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9월에 좋은 리듬으로 시작하고 싶어 승리를 거두길 원한다. 우선은 편히 쉬고, 차차 생각해 보겠다.” – 풋볼베스트일레븐]***
2022년 6월 11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 풋볼팬타지움. 본관 3층. 감독 및 코칭스태프실.
세상엔 즐거운 고민이라는 표현이 존재했지만, 그래도 고민은 고민인 법이다.
FC 코리아에 큰 즐거움을 안겨다 준 세네갈전 이후, 파울루 벤투가 처한 상황이다. 그는 지금 큰 고민을 안고 있지만, 표현 그대로 배부른 고민이다.
똑똑똑-
“응?”
노크 소리에 고개를 든 파울루 벤투의 눈에 이제 막 출근을 완료한 걸로 보이는 세르지우 코스타가 있었다.
전날 밤, 고기를 포식한 회식을 끝내고 파주NFC로 돌아온 대한민국 대표팀은 곧장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그동안 감독과 코치들은 본인의 집으로 돌아갔다.
현재 파울루 벤투를 포함한 대한민국 코칭스태프의 거주지는 파주 인근에 밀집되어 있다.
“일찍 왔네요. 커피는요?”
“한 잔 우렸네. 자네는?”
“곧장 따라오죠. 제가 필요한가요?”
“자네가 괜찮다면.”
“금방 돌아올게요.”
커피 한 잔을 따르러 간 세르지우 코스타가 다시 돌아오고, 안경을 벗은 파울루 벤투가 보고 있던 종이를 앞으로 내민다.
“골치가 아프게 됐어.”
“이게 뭐죠?”
종이를 집어 눈앞으로 가져간 세르지우 코스타가 곧바로 의미를 알아챈다.
지난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본선 엔트리가 확장된 이후, 모든 축구선수의 꿈에 동참할 23명을 정하는 건 축구 감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누군가는 꿈이 좌절될 수도 있다.
“스물셋은 너무 부족해.”
“그거 많은 게 바뀌었네요.”
“그래. 상황이 변했지.”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충격에 빠졌을 때만 해도, 파울루 벤투에게 있어 월드컵으로 향할 23명을 정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처럼 느껴졌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격차가 워낙에 커 보였기에, 15~18명을 제외하면 다른 의미에서 선발이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매치 재개와 동시에 형성되었던 긴장 구도 이후, 파울루 벤투는 어쩌면 한국이 지닌 재능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년여가 흐른 오늘날, 파울루 벤투는 오히려 넘치는 재능을 잘라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두 포지션은 정해졌어.”
“골키퍼와 9번이군요.”
“그래.”
일반적으로 23인 스쿼드를 꾸린다는 가정 아래, 99.9%의 감독은 세 명의 골키퍼와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먼저 정해 두는 것부터 출발한다.
파울루 벤투 역시 예외는 아니라서, 김승규/조현우/송범근으로 구성될 골키퍼와 황의조/조규성의 스트라이커 라인을 확정해 두었다.
사실 가장 예측이 수월했던 포지션으로, 남은 후보군과 이들의 격차가 너무나도 컸다.
이렇게 5명을 제외하게 되면 18명이 남게 되는데, 보통 여기에서 감독들은 미드필드/수비수 구성 비율을 10:8로 가져가는 편이다.
“센터백 마지막 한 자리가 고민이야.”
“정해진 셋은…… 권입니까?”
“그래. 영권을 빼면 가장 확실한 왼발잡이 센터백이니까. 영권이 아니었다면, 민재의 파트너가 되었을 거야. 훌륭한 선수니, 월드컵은 당연해.”
“흠- 그럼 오른발잡이네요.”
“그렇지.”
“지수가 아닌 겁니까?”
“…….”
실제 경기의 출전 빈도와는 별개로, 박지수는 언제나 파울루 벤투의 총애를 받아 왔다.
가장 큰 이유는 김민재와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이었는데, 이는 만약 월드컵 본선에서 김민재가 뛸 수 없는 상황일 때 박지수가 출전해야 하는 이유였다.
이를 생각하면 네 번째 센터백을 박지수가 차지하는 게 옳아 보였지만, 우루과이전 홍정호의 플레이가 파울루 벤투를 고민하게 했다.
“그는 다소 튀기는 해.”
“확실히 그렇죠.”
“그래.”
세간의 추측과는 달리, 파울루 벤투는 홍정호가 K리그 최고의 센터백이자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는 부분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센터백 조합에서 손을 많이 탄다는 점과 독특한 캐릭터가 선뜻 그를 택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협회와 김다온 모두 K리그 최고의 선수라면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내세웠고, 그에 못 이겨 선발한 뒤엔 벤투도 기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 분데스리가에서 주목할 정도의 재능이었던 데다가, 한국 복귀 후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으면서 단점으로 평가되었던 요소가 상당 부분 개선됐다.
나이가 있어 어렵긴 하겠지만, 만약 지금 다시 유럽에 진출한다면 훨씬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그는 하이브리드야.”
“어떠한 역할도 소화하죠.”
“그래. 무척 드문 유형이지. 파이터와 커맨더 형태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센터백은 흔치 않아. 무엇보다, 그의 독특한 캐릭터도 이곳에선 중화되더군.”
“다온 덕분이죠.”
“내가 가장 간과했던 것이지.”
전북 현대의 리더로 활약 중인 홍정호의 개성은 하나의 목소리만을 바라는 파울루 벤투에겐 마이너스 요소였다.
김다온을 중심으로 팀이 똘똘 뭉치길 원했는데, 홍정호가 지닌 강한 개성이 그것을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대체할 자원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 부분이 컸다.
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 온 홍정호는 벤투로 하여금 네 번째 센터백을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쉽지 않은 문제.
잠깐 홍정호의 이름을 바라보던 세르지우 코스타는 주제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한다.
“풀백은요?”
“그것도 고민일세.”
“…….”
네 명의 센터백을 제외하고 남은 네 개의 수비수 포지션에서도 세 자리는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김다온/김진수/김문환. 세 명의 KIM이 파울루 벤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고민은 남은 한 자리로, 이는 전부 정운의 부진에서 출발했다.
별다른 반등이 없는 이상, 정운은 앞으로의 반년이 유럽 마지막 커리어일 것으로 예상받고 있다.
실제 K리그 팀 다수가 정운이 속한 NK 이스트라와 협상을 펼치고 있으며, 내년 1월 영입을 기대하는 실정이다.
선수 본인과 정운에 관한 좋은 기억이 있는 NK 이스트라의 의지가 변수이긴 하나,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K리그 복귀는 예정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정운의 폼 저하가 파울루 벤투로 하여금 풀백 포지션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가진 네 번째 풀백은 누구지?”
“홍철, 태환, 용. 셋 아닌가요?”
“그래. 하지만 전부 노장이지.”
“젊은 친구를 보고 계신 겁니까?”
“글쎄.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나?”
현재 파울루 벤투가 택한 기조(基調)는 남은 풀백 한 자리는 누가 되었든 엔트리 제출 당시를 기준으로 가장 역량이 뛰어난 선수를 뽑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김다온의 위치도 최종적으로 정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홍철이나 이기제처럼 왼쪽 풀백이 뽑힌다면, 김다온은 그가 가장 선호하는 오른쪽에서 뛸 예정이다.
하지만 이용/김태환/윤종규처럼 오른쪽에 익숙한 이들을 뽑게 된다면, 김다온은 김진수를 밀어내고 대한민국의 왼쪽 풀백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예정이다.
오른쪽을 가장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김다온의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 중 절반 이상이 왼쪽에서 뛸 때 나왔다.
“더 가관인 건 미드필드야.”
이동경/이동준의 부상(浮上)과 나상호/엄원상이라는 K리그 최고의 윙(Wing)이 있는 지금, 남은 열 자리를 채워 넣는 것도 벤투의 큰 고민거리였다.
그렇게 대한민국 대표팀의 고심이 깊어질 무렵, 파주에 나타난 뜻밖의 손님이 낭보를 정한다.
이는 바로.
“월드컵의 엔트리가 26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
“?!?!”
유럽 시즌 도중 개최와 코로나19로 인한 변수 등을 고려한 FIFA가 본래 23명이었던 월드컵 엔트리를 최대 26명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는 뉴스였다.
그리고 이것은 벤투호(號)에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한다. 이들이 필요한 선수를 모두 데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뉴스입니까?”
“지금까지 확인한 정보로는. 네. 그렇습니다.”
“그거 멋지군요!”
한국에 재능이 부족하다고 믿었던 파울루 벤투.
그는 지금 넘치는 재능으로 고민하고 있다.
***
[다가올 월드컵의 엔트리를 26인으로 확대하기로 한 FIFA. – OS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