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31)
1251화 Eve
2022년 10월 21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46 축구회관. 대한축구협회.
김다온의 통산 다섯 번째 발롱도르 수상과 그에 의한 반응으로,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축구 열기로 들썩이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관중 입장 제한이 사라진 경기장엔 2022 K리그 막바지를 관람하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주말, 대한축구협회는 전 구장 매진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뜨거운 순항(順航) 속, 또 하나의 순항을 바라는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준비 막바지 과정에 한창이다.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당면한 과제는 오후 9시 전까지 55인 예비 명단을 FIFA에 제출하는 것과 11월 월드컵 직전에 있을 평가전을 결정하는 일이었다.
“벤투 감독이 확인했습니다. 이 명단이 맞습니다.”
“그걸로 제출합시다.”
“네. 그리고 또 평가전은…….”
최초 대한축구협회는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하기 전,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일을 고려했다.
그러나 두 개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첫째는 유럽파가 합류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굳이 한국까지 와서 경기를 치를 월드컵 본선 진출 팀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장철주는 단 5분 만에 생각을 철회하고 최종 훈련 장소에서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르기로 했다.
이후 다시 주요 평가전 상대국 협회에 공문을 보냈는데,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온 국가를 따로 추리던 김판곤이 최종 후보를 선택해 장철주에게 말했다.
후보는 H조에 속한 포르투갈과 A조의 네덜란드로, 최소 16강 이상이 예상되는 유럽의 강호들이었다.
“벤투 감독은 뭐라고 하죠?”
“두 경기를 전부 치러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 부분은 미팅 후에 알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경기만 원하던가요?”
“제가 볼 땐 그랬습니다.”
“흠-”
파울루 벤투는 친선 경기보다, 휴식을 취하는 게 본선 무대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추춘(秋春)제 기준으론 시즌 도중. 춘추(春秋)제 기준으로는 시즌 직후에 치러지는 월드컵인지라,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더욱 버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김판곤으로부터 벤투의 생각을 전해 들은 장철주는 거의 그래 왔듯 감독의 의견을 존중키로 한다.
만약 두 경기를 치른다면 재정적인 면에서는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이 월드컵인 만큼 감독의 기분을 굳이 망가뜨릴 필요는 없다.
“그대로 진행하세요.”
“네, 회장님.”
딸깍-
보고를 마친 김판곤이 회장실을 빠져나가고, 의자에 몸을 기대었던 장철주가 리모컨을 집어 들어 TV를 켰다.
그러곤 능숙하게 조작해 ‘유튜브’에 접속, 김다온이 발롱도르 하나를 본인의 커리어에 더 추가하는 장면을 시청했다. 이미 수십 번도 더 본 영상이다.
“…….”
리오넬 메시와의 발롱도르 격차를 하나 줄이고 미셸 플라티니/마르코 반 바스텐/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3위 그룹과의 격차를 하나 벌렸다.
머잖아, 메시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공격수가 아닌 사이드백의 커리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김다온의 이력서엔 화려한 수상 기록과 업적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그리고 이런 화려함이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되는 지금, 장철주는 지척으로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갈망하는 자신을 느꼈다.
김다온과 같은 선수와 함께하는 지금이 아니라면, 대한민국 축구는 현재와 같은 영광을 누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미래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라지만, 김다온과 함께한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축구가 걸어온 길과 현재의 위상을 모두 돌아보면 절로 그렇게 생각이 든다.
유럽이나 남미도 아니고 한국의 축구 선수가 감히 역대 최고를 논한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쥘… 리메.”
아무리 익숙해지려고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꿈을 이룬 이의 감격과 기쁨이 여전히 있는 것에 감사하며, 장철주 또한 현재는 프랑스에 있는 쥘 리메를 떠올렸다.
꿈은 이루어진다.
과거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나왔던 카드섹션의 문구. 그 문턱이 더욱 높아진 현재, 장철주의 꿈은 점점 무르익는다.
***
.2022.10.22. 경기 결과(2022/23 EPL 13R)
맨체스터 시티 6 : 1 브라이튼
[골] 엘링 홀란 : 전반 22분(에데르송), 전반 43분(P.K), 후반 16분(김다온)리오넬 메시 : 전반 30분(베르나르두 실바)
필 포든 : 전반 36분(리오넬 메시)
케빈 더브라위너 : 후반 30분(김다온)
김다온 ? 96분 출전(2어시스트/평점 9.1)
MoM ? 엘링 홀란(3골/평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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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re!! : 또다시 어시스트 두 개를 추가한 김다온. – Sky Sports U.K]***
.2022.10.25. 경기 결과(UCL G.Stage)
도르트문트 0 : 3 맨체스터 시티
[골] 손흥민 : 전반 17분(김다온), 후반 16분, 후반 34분(베르나르두 실바)김다온 ? 77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0)
MoM ? 손흥민(3골/평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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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해낸 양봉업자…… 손흥민, 대(對) 도르트문트전 해트트릭!! 맨체스터 시티의 3:0 승리 이끌어 ? OSEM(한국)]***
[오렌지 군단과 한판 붙는다! ……대한축구협회, 11월 월드컵 경기 직전 네덜란드와 평가전. 다른 팀과의 경기는 벤투 감독의 요청으로 고려하지 않아. – 스포츠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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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최종 명단은 카타르로 떠나기 전에 발표될 것. 이제 한두 자리만이 남아.” – MBC]***
2022년 10월 29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피치.
“좀 더 확실하게-!”
“다리 올려!”
잠시 뒤, 우리는 EPL 14라운드 매치-업 상대인 레스터를 상대하러 킹 파워 스타디움으로 떠난다.
원정을 떠날 20명의 선수가 오전 일찍 에티하드에 모였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부상을 예방하는 간단한 훈련을 진행한 후 버스에 올라 레스터로 떠날 예정이다.
대략 2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이 될 것 같은데, 교통상황이 좋기를 기대하고 있다.
“너네도 아직이야?”
“응. 너희는?”
“마찬가지야.”
각국의 월드컵 명단 발표일이 가까워지면서, 다들 틈이 날 때마다 선발 여부를 묻고 있다.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선발 명단을 발표한 팀은 아직 하나도 없는데, 누가 그 스타트를 끊게 될 것인지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부분 중 하나다.
“후우- 요즘 별로 좋지 못했어.”
“운이 없었잖아. 안 그래?”
“그것도 그런데…….”
“…….”
인상을 살짝 찌푸린 스톤스는 지금 민재를 바라보는 중이다. 한때 펩의 총애를 온몸으로 받으며 기량을 쑥쑥 성장시켜 왔지만, 최근엔 클럽 내 네 번째 센터백으로 밀렸다.
민재와 후벵이 처음이고, 리크/아케가 다음이다.
그래서 최근 스톤스는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는 훈련을 병행 중인데, 본래도 가끔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뛰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좀 더 본격적이다.
센터백과 레프트백 그리고 볼란치(Volante/DM)까지 모두 소화하는 아케가 기회를 많이 부여받는 걸 보면서, 스톤스도 다재다능함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본래 라이트백이었고 플레이스타일도 풀백이나 6번에 좀 더 적합한 만큼, 내부에선 긍정적으로 보는 중이다.
어쨌거나 스톤스에겐 하나 고민이 있는데, 그건 바로 최근 출전 시간이 현저히 부족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월드컵은 모두의 꿈이니까.
당연히 뛰고 싶을 거다.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마.”
“후우- 고마워. 조금이지만 위로가 된다.”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자고.”
“그래야지.”
잉글랜드 대표팀의 정확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얻은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말하자면 스톤스의 자리는 늘 있을 거다.
이 친구를 빼면 그나마 높은 평가를 받는 센터백은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다이어 정도인데, 개인적으론 이 둘보다 스톤스가 훨씬 더 나은 옵션이다.
그리고 코너 코디/피카요 토모리/마크 게히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의 폼이었다면 토모리가 앞섰을 수도 있지만, 최근 밀란에서 죽을 쑤고 있다 들었다.
‘잉글랜드도 조금 해 볼 만한 것 같고.’
함께 뛰는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월드컵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현(現)시점 의심할 여지 없는 전 세계 최고의 9번(ST)인 엘링의 노르웨이는 논외로 치고, 다른 동료들의 국가를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전부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재 역시 마찬가지인 듯했다.
삐-이.
취-익.
“벨기에도 많이 느리던데?”
“그치? 그렇더라.”
“뭐, 형이랑. 또 흥민이 형이랑. 걔네 측면 탈탈 털 것 같던데? 센터백도 느리고.”
제대로 된 준비는 카타르에서 대표팀과 합류한 뒤에 하게 되겠지만, 어쨌든 우리도 나름 미리미리 조별 예선에서 상대할 팀들의 경기를 찾아보고 있다.
단체 톡 방으로 정보도 공유한다.
그리고 조금 전 민재가 말한 대로 벨기에는 지닌 명성과 FIFA 랭킹보다는 충분히 붙어 볼 만한 팀이었다.
미디어 쪽에서는 벨기에와 우리가 F조 1위 다툼을 하게 될 거로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6월과 9월 우리가 상대했던 몇몇 팀들보다 손쉬울 거로 보고 있다.
물론, 방심은 금물.
진지함은 늘 유지 중이다.
“커억-!”
“젠장! 누가 쟤 좀 깨워!”
리야드의 짜증스러운 목소리에 포든이 베개를 앞쪽으로 집어 던지고, 정신을 번쩍 차린 스콧 카슨이 뒤를 돌아보며 멋쩍게 미안하다는 손짓을 보낸다.
곧 버스 안이 조용해지고, 대부분이 숙면 중인 것을 본 나도 쪽잠을 청해 봤다.
‘이제 한 달도 안 남았어.’
월드컵 일정으로 빡빡하게 짜여진 힘든 일정 덕택에, 깊게 생각할 틈도 없이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비어 있는 시간 거의 전부를 월드컵이 채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이 정도면 별다른 압박 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로 위.
난 그것을 바라보다 스르르 눈을 감았다.
도로 위에서 들려오는 갖은소리가 멋진 ASMR이 되어 나의 잠을 돕고 있다.
우선은 레스터 원정.
당연히 승리가 목표다.
***
.경기 결과(2022/23 EPL 14R)
레스터 0 : 3 맨체스터 시티
[골] 김다온 : 후반 04분(F.K)리오넬 메시 : 후반 11분(손흥민), 후반 26분(훌리안 알바레스)
김다온 ? 95분 출전(1골/평점 8.9/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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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 Direct Free Kick : 잘 버티던 레스터를 다온이 직접 쏘아 올린 미사일로 무너뜨리다 ? 데일리 메일(U.K)]***
[리오 퍼디난드, “이번 시즌 현재까지 김다온의 활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만약 내가 상대였다면, 그가 피치에 서 있는 것만으로 무서웠을 것이다.” – BT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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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수네스,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축구 스타들을 보아왔다. 마테우스, 바스텐, 호나우두, 지단. 그리고 메시. 하지만 다온이 최고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의 플레이는 내겐 축구 그 자체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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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네벨, “리오넬 메시가 있는 팀이다. 그리고 엘링 홀란도 있고 케빈 더브라위너도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 중 거의 대부분이 월드컵으로 향할 거다. 그리고 그 팀에서 선발로 뛸 것이다. 한데 다온은 그러한 팀에 있으면서도, 그가 경기를 이끈다고 느끼게끔 만든다. 나는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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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리네커, “스튜디오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면서, 오- 오늘 레스터가 좀 잘 버티네. 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 대단한 첫 골로 이어진 프리킥이 주어졌을 때도 그랬다. 아무리 다온이라지만, 저 먼 거리에서 득점하는 건 확률이 극히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BOOM-!! 그의 발을 떠난 슈팅은 완전히 로켓이었다. 그 속도를 측정하고 싶지 않다. 분명히 두려워질 테니까. 다온은 지금 홀로 다른 세상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 – 개리 리네커 Via Match of the Day]***
2022년 11월 1일.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본격적인 월드컵 분위기의 시작을 끊은 건,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일본이다.
그들은 어제, 본선 명단을 발표했다.
더욱 놀라운 건 예비 명단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바로 26인을 확정 지은 것으로, 그중 19명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었고 7명이 J리그 출신이었다.
– 토너먼트 가면 붙을 수 있는 거 아냐?
“그럴 수도 있지.”
나는 지금 한국 대표팀 동료들과 영상 채팅을 하고 있다. 성용이 형이 이어 온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일주일에 서너 번 이렇게 채팅방을 연다.
어디까지나 내가 개인적으로 여는 채팅방이 일주일에 서너 개인 거지, 거의 매일 디스코드로 대화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일본과 만나게 될 가능성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조 1위로, 그리고 일본이 조 2위가 되면 양국은 16강전에서 맞붙는다.
– 와, 씨. 그럼 끝내주겠다.
– 끝내주긴. 부담만 장난 아니지.
– 하긴. 지면 끝나겠는데?
– 지구 멸망일걸.
– 바로 인스타그램 삭제하고.
– 쿡쿡쿡쿡.
흥민이 형과 강인이 그리고 재성이 형이 나와 함께 채팅을 하고 있다.
“인범이는?”
– 몰라? 방에 있을걸?
– 아무나 톡 좀 보내 봐.
– 형이 하면 되잖아?
– 나 폰 저기 있어 가지고.
– 뻥치시네. 아까 들고 있는 거 다 봤는데.
얼마 뒤,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던 흥민이 형의 메시지를 받고 인범이가 합류했다. 본인의 방에서 랩톱을 켜도 되는데, 굳이 강인이의 방으로 온 게 재미있었다.
강인이나 인범이나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 그늘이 있어 늘 안타까웠는데, 벤피카 합류 이후 부쩍 밝아졌다.
– 왜, 왜? 무슨 이야기 중이었는데?
“왜? 야. 형님한테 인사부터 박아야지.”
– 인사 오지게 박습니다.
강인이의 화면이 살짝 흔들리고, 생각보다 이마를 강하게 찧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 버린 흥민이 형은 잠시 화면에서 사라졌다. 나 또한,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경기 언제냐?”
– 모레. 형은?
“우린 내일.”
– 안 자도 돼?
“난 안 뛰어. 흥민이 형은 뛰는데, 저러고 있는 거고.”
우리는 내일 세비야 FC를 홈으로 불러들여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난 아예 명단에서도 빠질 예정이고, 흥민이 형은 부상 중인 엘링을 대신해 선발 9번(ST)으로 나선다. 리오 역시 내일은 경기에 뛰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 형 요즘 미쳤더라.
“누구? 나?”
– 어. 무슨 온 세상이 김다온이야.
“뭔 소리냐?”
– 여기도 장난 아니야. 어제 방송 틀었는데, 하루 종일 형 이야기 나오고. 막, 우리한테 인터뷰 요청도 진짜 많이 들어오는데 전부 형에 대해서만 묻고. 조금 서운할라 그래.
“그게 왜 서운해?”
꽤 오래전부터 외부에서의 평가에 무덤덤해진 게 사실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나의 플레이 레벨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내가 보기에도, 최근 사람들의 호들갑은 살짝 놀라울 정도긴 했다.
뿌듯함이 적잖아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은 마음이 드는 것 역시 맞다.
– 아니, 무슨 축구 혼자 해?
“왜 화가 나 있어. 쿡쿡쿡.”
인범이의 합류 이후, 채팅방은 더욱 활기가 넘쳤다.
슬슬 졸린 흥민이 형이 먼저 빠지고 방이 있는 것을 본 동준이와 동경이가 합류한 이후엔 재성이 형 역시 먼저 자겠다며 화면을 껐다.
그리고 나도 젊은 친구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로 했다.
“적당히 하고 자.”
– 네, 형. 주무세요.
– 주무세요~
“그래, 간다.”
탁.
랩톱을 덮고 난 뒤, 문득 드는 생각은 나도 이젠 나이가 먹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어린 시절 그대로의 감성으로 살아가는 순간이 대부분인 것 같다가도, 이렇게 나이가 훅 다가오면 늘 복잡한 감정이 밀려들곤 했다.
선수 생활 이후를 생각하는 것도 이럴 때다.
다음이 정해진 길이긴 했지만 말이다.
“X나 좋아. 축구.”
무엇 하나를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축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감사함과 함께 아내의 곁을 찾아 파고든다.
“다했어?”
“응. 뭐 읽었어?”
“볼래?”
“…….”
아영이가 한창 읽고 있던 책의 제목을 보여 주었지만, 글자가 너무 많고 작아 잘 읽히지 않았다.
“모르겠네. 안 읽혀.”
“피곤해서 그래. 먼저 자.”
“안고 있어도 되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 아내의 모습.
이 얼굴 또한.
‘X나 좋아.’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이다.
***
.2022.11.02. 경기 결과(UCL G.Stage)
맨체스터 시티 5 : 2 세비야
[골] 손흥민 : 전반 34분(리코 루이스), 전반 46분리코 루이스 : 후반 07분(훌리안 알바레스)
훌리안 알바레스 : 후반 28분(주드 벨링엄)
리야드 마레즈 : 후반 38분(훌리안 알바레스)
김다온 ? 미출전(명단 미포함)
MoM ? 훌리안 알바레스(1골 2어시스트/평점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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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Sonny Day!! : 전승으로 그룹 스테이지를 돌파한 맨체스터 시티 ? 데일리 미러(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