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34)
1254화 Eve (4)
2022년 11월 15일. 살와, 쿠웨이트. 알 마지드 알 아크사 거리. 프리미어 스포트 아카데미 – 셀틱(Premier Sport Academy ? Celtic. Al Masjid Al Aqsa St, Salwa, Kuwait).
벨기에를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놓은 ‘황금 세대’의 마지막 월드컵. 수식어만을 놓고 본다면 화려한 피날레(Finale)가 되어야 했으나, 과정부터 덜컹거리고 있다.
그 이유 또한 하나가 아니다.
“왜 제가 옆으로 빠져야 하죠?!”
“전술적인 이유야. 외의 것은 없어.”
“저는 그게 더 이해할 수 없어요!!”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드 케빈 더브라위너는 꽤 오래전부터 벨기에 대표팀에 불안감을 느껴 왔다.
정확히는 유로 2020 8강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1:2로 패배한 이후부터다.
Group B에서 7득점 1실점 3전 전승의 막강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토너먼트에 오른 뒤,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했을 때만 해도 모든 게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만난 8강전에서 벨기에는 이전까지의 경기력이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의 졸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이탈리아의 거센 압박에 당황한 벨기에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의 시뮬레이션을 펼쳤고, 추격하는 골을 액션 끝에 P.K로 얻은 이후부턴 더 노골적이 됐다.
스스로 득점을 만들려는 의지 따윈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경기력 그 어디에도, 황금 세대의 전성기임을 자처한 벨기에란 팀의 품격은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부터, 더브라위너는 대표팀을 위해서 뛰는 일이 즐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를 벨기에 대표팀으로 이끈 건, 오랜 애국심과 월드컵이란 대회의 특수성이었다.
그런데 훈련 첫날부터, 케빈 더브라위너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측면에서 거의 뛰어 본 적이 없는 자신을 ‘전술적인 이유’로 측면에 고정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케빈 더브라위너는 무려 7년 이상, 측면에 고정되는 방식으로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 빌어먹을 전술적 이유라는 말 말고, 제발 저를 한 번이라도 이해시켜 주실 수는 없는 겁니까?!?!”
“말조심하게, 케빈. 자넨 지금 선을…….”
“빌어먹을! 이건 월드컵이라고요!! 그것도 본선!! 이건 실험하는 무대가 아니란 말입니다!!”
계속해서 설전을 펼치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와 케빈 더브라위너를 보는 벨기에의 선수들은 자신들이 외딴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벨기에는 월드컵 현지인 카타르가 아닌 인근 국가인 쿠웨이트에 트레이닝 캠프를 차렸다.
이유는 보안 때문으로, 전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벨기에 축구 협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도 더브라위너는 불만이 컸다.
전지훈련 장소야 그렇다 치더라도, 월드컵 동안 묵게 될 호텔이 카타르 중심 도시에서 남서쪽으로 한참 떨어진 사막 끝자락의 정착지라는 걸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경기 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경기 장소로 이동한 뒤, 경기를 치르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번거로운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거리가 멀지 않다고는 하나, 경기력을 위한 선수단의 편의를 배려했다곤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다.
그러나 이는 더브라위너의 외로운 싸움이다.
황금 세대는 오래전에 갈라졌다.
“호들갑은.”
“그러니까.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는 것 같지 않아?”
“팀을 잘 만난 것뿐인 주제에.”
과거 등을 맞대고 함께 전투를 벌였던 더브라위너의 전우(戰友)들은 이제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됐다.
서로를 하나로 묶었던 ‘황금 세대’라는 호칭이 6년 무관이라는 현실에 의해 무너진 탓이다. 대다수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유로 2020의 실패 이후, 이들은 스스로의 특별함을 포기했다.
여전히 팀의 가능성을 믿는 주장.
그러나 그를 따르지 않는 일부.
여기에 변덕스러운 감독까지.
벨기에가 쌓아 올린 명성과 어울리는 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지금, 팀의 다음을 책임질 젊은 세대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이게, 월드컵이라고?’
어린 7살의 나이에 입단하던 때부터 RSC 안데를레흐트 역사상 최고의 유망주 중 하나로 손꼽혀 왔던 지노 더비스트(Zeno Debast)가 젊은 세대의 중심인 유리 틸레만스를 본다.
잠시 케빈 더브라위너가 있는 곳에 시선을 둔 틸레만스는 곧 무심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 표정이 서글프다는 걸 확인한 더비스트는 더욱 당황한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젊은 세대들에게로 전염됐다.
현재도 벨기에엔 언젠가 유럽 빅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우수한 재능들이 즐비하다. 그중 지노 더비스트를 포함한 몇몇은 빅 클럽에서도 뛸 재능으로 평을 받는다.
에당 아자르에 이어 벨기에 공격을 이끌 걸로 평가받는 제레미 도쿠(Jeremy Doku).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신성 샤를레 더케텔라러(Charles De Ketelaere). 압도적인 피지컬을 지닌 홀딩 아마두 오나나(Amadou Onana)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이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뭘 기대하고 있는 거야?”
“네?”
“네 살길이나 신경 써.”
“…….”
무심하게 다가와 한마디를 남겨 놓고 떠나는 레안드로 트로사르(Leandro Trossard)를 보며, 지노 더비스트는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팀의 현실에 좌절을 느낀다.
월드컵 개막 5일 전, 이러한 모습들은 벨기에 대표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
2022년 11월 16일. 도하, 카타르. 알 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 5(Al Egla Training Site 5. 9GP6+XPC, Unnamed Road, Doha, Qatar).
어젯밤 묘한 문자가 도착했었다.
[조1위를 축하해 ? From. 케빈]처음에 나는 케빈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해서 답장을 보냈지만, 메시지는 거기에서 끊겼고 이후 전화를 걸어 봐도 받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혹시 벨기에 대표팀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싶어서 뉴스를 뒤져 보았지만, 아무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
의아한 부분이 잔뜩 있었지만, 난 그것을 신경 쓰는 대신 대표팀에 집중하기로 하고 잠을 청했었다.
훈련 셋째 날.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기어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더 크게-!!”
“어-이!!”
친선 경기는 네덜란드와 치르지만, 어디까지나 우리의 시선은 월드컵 본선 그룹 스테이지 세 경기를 향하고 있다.
컨디션 난조 등으로 따로 훈련하던 이들이 별다른 문제 없이 합류했다는 점도 사기를 북돋웠다. 훈련 첫날 따로 대화했던 이들도, 지금까진 나의 말을 잘 따라 주는 중이다.
모든 게 순조로운 지금, 나는 우리가 가장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부분을 생각한다.
바로 One Team을 만드는 것.
월드컵 내내 싸움은 이어질 거다.
“실수했잖아-!”
“미안-!”
“민재!! 너 뭐, 다 했어? 집중해!!”
“…….”
지금은 의도적으로 민재를 강하게 다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센터백이 된 지금도, 민재는 본인의 기량에 100% 만족하고 있지 않다. 그건 나와도 비슷한 점인데, 그래서 더 저 녀석의 심리를 알기 쉽다.
민재는 징징거리는 리더가 아니라, 자신을 끊임없이 다그치고 계속해서 끌어올려 주는 리더를 원한다.
그에 반해 흥민이 형은 다소 감정적인 편인지라, 그것을 적절하게 끊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어제도 흥민이 형은 뭐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인범이와 희찬이를 따로 불러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과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발견했고, 알아서 이야기하겠다고 전한 후 인범/희찬을 따로 불러 토닥였다.
분명, 둘은 흥민이 형을 따르지 않는다.
리더가 아니라고 보는 거다.
그래서 난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은 흥민이 형이 아닌 나고, 만약 다음에도 비슷한 일이 있다면 바로 내게 메시지를 남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다 인범이를 보낸 뒤엔 희찬이를 남겨, 후배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굴라고 말했다.
“공포 정치 하냐?”
말투가 조금 퉁명스럽고 직설적인 탓에, 희찬이는 종종 후배들로부터 오해를 받는다. 또 고집도 상당히 센 편이어서, 어지간해서는 조언도 듣지 않는다.
다만 대표팀 초기 시절 신경전을 펼친 끝에 확실하게 눌러 놓은 덕에, 내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여 준다.
“상냥하게 해라. 그게 어렵냐?”
“형도 나한테 안 그러잖아.”
“다른 애한테는 하는데?”
“왜 다른 애한테는 하는데?”
“네가 아니니까.”
“아- 짜증 나. 그게 뭐야.”
어느 때보다도 팀 케미스트리(Team Chemistry)를 북돋는 일에 신경을 쓰며, 나는 자그마한 문제라도 생기는 곳은 어디든 뛰어가 중재에 나섰다.
평소였다면 그냥 흘려 버렸을 것도, 지금은 허투루 넘기지 않고 잔불까지 끄려고 노력했다.
결국은 대표팀이라는 자리도, 26명+2명의 서로 다른 개성과 성격이 뭉치는 공간이다.
한 번만 보고 안 볼 사이였다면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오랫동안 얼굴을 마주 본 이들은 벌써 10년 이상 대표팀에서 함께했다.
다른 이들도 10년까지는 아니어도 못해도 4년은 이곳에서 동고동락해 온 사이다.
당연히 감정의 골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당연히 서운한 감정 또한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편견 없이 바라보는 일이야말로, 주장으로서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일 거다. 한때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를 많이 놓았다.
그리고 이 스트레스는 모두.
‘내일 다 풀자. 내일.’
경기가 펼쳐지는 피치 위에 쏟아 내고 있다.
월드컵 최종 훈련 3일 차.
우린 여전히 평화롭다.
***
※ ESPN Insider :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측
1. 조별 예선 통과 팀
Group A : 네덜란드/에콰도르
Group B : 잉글랜드/미국
Group C : 아르헨티나/멕시코
Group D : 프랑스/덴마크
Group E : 스페인/독일
Group F : 대한민국/벨기에
Group G : 브라질/스위스
Group H : 포르투갈/우루과이
2. 16강
네덜란드 VS 미국 ? 네덜란드 승
아르헨티나 VS 덴마크 ? 아르헨티나 승
스페인 VS 벨기에 ? 스페인 승
브라질 VS 우루과이 ? 브라질 승
잉글랜드 VS 에콰도르 ? 잉글랜드 승
프랑스 VS 멕시코 ? 프랑스 승
대한민국 VS 독일 ? 대한민국 승
포르투갈 VS 스위스 ? 포르투갈 승
3. 8강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승
스페인 VS 브라질 ? 브라질 승
잉글랜드 VS 프랑스 ? 프랑스 승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 포르투갈 승
4. 준결승
아르헨티나 VS 브라질 ? 브라질 승
프랑스 VS 포르투갈 ? 프랑스 승
5. 결승
브라질 VS 프랑스 ? 브라질 승
***
[김다온, 메시. 이번에도 월드컵 우승 실패? ……ESPN이 내어놓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측 결과, 브라질 우승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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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우승은 벨기에.” AI의 예측, 한국은 8강전 탈락. – 투데이스포츠]***
2022년 11월 17일. 도하, 카타르. 카타르 대학 남자 기숙사(Qatar University Male Student Housing. 9F8P+HF2, Unnamed Road, Doha, Qatar).
전날 U.A.E를 상대로 평가전 5:0의 대승을 거둔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간단한 회복훈련 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떠한 의미론, 가장 비장한 팀이다.
김다온과 더불어 축구선수가 가질 수 있는 완벽에 가까운 커리어를 써내려 온 리오넬 메시.
어쩌면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는 이번 카타르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그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 쥘 리메를 안겨 주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아마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One Team에 가까운 국가일 거다.
“헤이, 리오. 지금 옆방에서 모였는데, 같이 갈래요?”
“난 됐어. 고마워.”
“네. 뭐든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 줘요.”
“그럴게. 아, 문 좀 닫고 가 주겠어?”
“물론이죠.”
딸깍-
객실의 문이 닫히고, 책을 덮은 메시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현재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도하 중심에 있는 카타르 대학교의 남자 기숙사에 캠프를 차렸다.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시설을 갖춘 장소다.
훈련장과의 거리도 차로 10분 이내라, 현지 적응하기에는 완벽한 입지를 자랑했다.
‘쉽진 않을 거야. 이번에도.’
리오넬 메시에게 있어,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건 영광보다는 부담감이 더욱 큰 일이었다.
홈에서 펼쳐진 1978년 월드컵에서 사상 첫 쥘 리메를 거머쥔 직후,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 디에고 마라도나가 8년 이후 월드컵을 본인의 대회로 만들며 두 번째 쥘 리메를 안겼다.
특히 1986 FIFA 멕시코 월드컵은 ‘마라도나의, 마라도나에 의한, 마라도나를 위한 월드컵’이라 불릴 만큼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한 대회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은 마라도나 시대의 끝을 알렸고, 화수분처럼 태어난 수많은 축구 스타들과 함께 아르헨티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역대 최고의 전력을 보였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펼쳐진 FIFA U-20 대회를 모두 제패했고, 올림픽에서도 2004년과 2008년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최강의 팀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지독하리만큼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황금 세대의 전성기였던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는 마르셀로 비엘사의 무리수로 예선 탈락을 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4년 뒤에 펼쳐진 독일 월드컵에서 역시, 개최국 독일을 만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떨어졌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팀이었지만 정작 월드컵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시련 속에서, 아르헨티나는 좌절했고 그들을 끄집어 올려 줄 또 다른 스타를 기다렸다.
리오넬 메시.
FC 바르셀로나와의 계약부터 성장까지 모두가 하나의 그럴듯한 이야기였던 남자의 등장은, 아르헨티나 국민들로 하여금 제2의 마라도나를 기대하게 했다.
실제로, 리오넬 메시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클럽에서는 분명히 그랬다.
여섯 개의 발롱도르와 그의 집 진열장에 놓인 모조 빅이어의 숫자가 리오넬 메시의 화려한 커리어를 증명한다.
하지만 제2의 마라도나. 아니 그 이상의 선수가 등장했지만, 하필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전력은 리오넬 메시의 등장 이후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거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8강.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
성적만을 놓고 본다면 이런 아르헨티나의 성과는 분명 훌륭한 것이었지만, 리오넬 메시라는 선수와 함께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인 것 역시 분명했다.
“…….”
지난 과거의 상처들을 곱씹은 리오넬 메시가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도하의 석양은 아름다웠지만, 메시는 이런 멋진 풍경을 온전히 즐길 만큼의 여유가 없다. 현재 그가 바라보고 있는 것도, 석양이 내리는 하늘이 아닌 어딘가에 있을 김다온이었다.
‘우린 정말 닮았어.’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16강.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8강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지난 세 개 월드컵의 성적만을 놓고 본다면 아르헨티나와 대한민국은 정확히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차이점이라면 아르헨티나가 조금 들쑥날쑥했고, 한국이 우상향이었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두 팀 모두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너와 나. 둘 중 하나.”
만약 이번 대회 우승을 아르헨티나와 한국 두 개의 국가 중 하나가 차지하게 된다면, 그것은 곧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를 결정짓는 일이 되기도 할 거다.
물론, 그 유효기간은 4년이다.
현실적으로 4년 뒤 자신의 월드컵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만약 김다온이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란 호칭은 그에게 향할 것이다.
다만 그땐, 메시는 기꺼이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냐.’
김다온과 같은 팀에서 뛰면서, 메시는 자신이 라이벌로 인정한 사내가 얼마나 위대한 축구 선수인지를 깨달았다.
축구장 안에서는 물론이고, 그 바깥에서도 김다온은 지금까지 메시가 보아 왔던 최고들과는 결이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위대한 축구선수지만, 동시에 위대한 남자이기도 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김다온이 보여준 리더십은 리오넬 메시가 지금까지 보아 왔던 그 어떤 것보다도 대단했다.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어려운 결정 이후 단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았던 것 역시, 그런 김다온의 곁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리오넬 메시는 자신이 지금 더 좋은 주장이 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딸깍-
전이었다면 혼자서 더 시간을 보냈을 자신이었지만, 메시는 지금 조금 전 로드리고 데 파울이 말했던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의 등장에 아르헨티나의 선수들은 환호했고, 미소와 함께 그들과 어울리기 시작한 메시는 팀을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일에 힘썼다.
경쟁자로 인해 더욱 완벽해진 메시.
그런 그가 속한 아르헨티나는 지금.
“YEAH-!!!”
“VAMOS!!!”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