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38)
1258화 Hello, It`s Me (2)
잉글랜드가 축구의 종주국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프랑스가 현대 축구에 이바지한 부분들은 의외로 쉽게 간과되고 있다.
프랑스인에 의해 만들어진 FIFA. 프랑스인에 의해 만들어진 UEFA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월드컵 또한, 프랑스 출신의 축구 행정가이자 제3대 FIFA 회장인 쥘 리메가 창설했다.
그리고 이런 프랑스의 축구 열기는 그들의 오랜 역사 속 숙명의 라이벌인 잉글랜드와의 감정에서 비롯되었다.
라이벌에 지고 싶지 않다는 강한 열망은 잉글랜드가 스스로 국기(國技)라고 주장하는 축구에서도 발휘되어, 초기 프랑스의 축구 문화 정착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런 열정과는 별개로, 프랑스는 사실 그렇게 강한 팀으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쥐스트 퐁텐.
미셸 플라티니.
이 위대했던 두 명의 선수가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을 빼면, 프랑스는 단 한 순간도 유럽 축구의 중심이 되어 보지 못했다.
그러나 계속되어 유입된 난민들의 정착과 1988년 완공된 클레르퐁텐의 성과가 나타나며, 1998 FIFA 프랑스 월드컵을 기점으로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가 됐다.
지네딘 지단/티에리 앙리/철의 포백 등을 중심으로 한 이들이 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로 평가받았고, 이후 계속해서 프랑스 국적을 단 스타들이 줄지어 탄생했다.
그 결과 프랑스 축구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8강/유로 2016 준우승/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우승/UEFA 네이션스 리그 우승이란 업적을 기록했다.
명실상부한 황금 세대.
그렇지만.
“이야아아아아-!!!”
.
.
알 와크라, 카타르. 알 자누브 스타디움(Al Janoub Stadium. 5H5F+WP7, Al Wukair, Qatar).
.후반 26분
프랑스 4 : 1 호주
러시아에서 펼쳐졌던 월드컵이 끝나고 약 4년. 그곳에서 쥘 리메를 들어 올렸던 프랑스는 영광스러웠어야 했을 지난 시간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지내야 했다.
압도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대한민국의 한 축구 선수의 선수 생명을 위기로 몰아넣으며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였기 때문이다.
우승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던 당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행사를 진행하는 FIFA 관계자들의 표정 또한 어둡거나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는데, 프랑스에 쏟아진 진짜 시련은 셀레브레이션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가짜 우승.
폭력으로 산 승리.
축구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경기.
축구 전범국(戰犯國).
온갖 비난의 수식어가 우승을 거둔 프랑스 대표팀을 향해 쏟아졌고, 프랑스 자국을 제외한 전 세계 언론에서 쏟아지는 비난과 대중의 싸늘한 시선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승을 기념하는 인터뷰 자리에서조차 블레즈 마튀디의 ‘그 태클’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으며, 이를 견디지 못한 프랑스 선수 다수가 인터뷰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파행의 연속.
하루가 지나도 비난의 수위가 줄어들기는커녕 한층 더 높아지고 적나라하게 변하자, 프랑스 정부가 나서 축구협회에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 취소를 요구했다.
처음엔, 프랑스 축구협회는 이런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려고 했다. 축구는 늘 정치와는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독일/포르투갈/덴마크/미국/한국 등. 전 세계적으로 김다온의 쾌유를 바라는 공간이 생겨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게 되자, 프랑스 축구협회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렇게, 프랑스의 두 번째 쥘 리메는 부끄러운 것이 되어 프랑스 축구협회 본관 한쪽에 조용히 놓였다.
귀국한 선수들을 향한 어떠한 공식 행사도 없었으며, 평소 축구광으로 유명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현(現) 프랑스 대통령의 초대 역시 없었다.
분명 월드컵이 치러졌으나 마치 처음부터 러시아에서의 시간은 없었던 것만 같은 4년이 지난 지금.
삑-! 삐?익! 삐—익!!
프랑스 축구대표팀 레 블뢰는 이번에야말로 그들이 쥘 리메를 들어 올릴 정당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려고 한다.
.
(박찬후) – KBS 해설위원
“월드컵 우승국이 다음 월드컵 첫 번째 경기에서 고전한다는 징크스가 있었습니다만, 프랑스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반 09분 만에 선제 실점을 했을 때만 해도 어렵게 풀려 나갈 줄 알았는데, 손쉽게 승리를 거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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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문) – MBC 해설위원
“개인적으론 이렇게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지난 대회 월드컵 우승 국가가 아닌 거죠.”
.
순조로운 월드컵 출발을 끊은 프랑스 대표팀이긴 하지만, 디디에 데샹은 그들이 이번 대회에서 철저한 악역(惡役)이란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주요 축구 리그가 일제히 중단됨과 동시에 월드컵이 시작되자마자, 자신을 포함한 프랑스 대표팀에 4년 전의 일을 묻는 인터뷰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를 참지 못한 앙투안 그리즈만과 폴 포그바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 일도 있었으며, 다수의 프랑스 선수가 그때의 일로 지금까지 걸고넘어지는 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하나 이런 반응에도 불구, 미디어는 프랑스가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비난했다.
“좋은 팀이로군요.”
“저희도 긴장했습니다.”
“하하. 그럼.”
호주 대표팀의 감독을 먼저 보낸 후, 잠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디디에 데샹이 사색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현재 프랑스를 향한 대중의 시선들은 몇 개의 조건이 달성되었을 때만 사그라들 것이다. 그중엔 프랑스가 또 한 번 쥘 리메를 들어 올리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디디에 데샹은 기왕이면 그 길에, 대한민국과 만나는 일이 포함되어 있었으면 했다.
이번에야말로 철저한 실력으로 그들을 눌러, 4년 전 자신들이 들어 올린 쥘 리메의 가치를 되찾아오고 싶었다.
오직 그것만이 러시아에서 피땀 흘린 선수들과 대중의 비난과 충격을 이겨 내지 못하고 은퇴를 결정한 블레즈 마튀디를 위한 보상이 될 것이다.
밝은 표정으로 복귀한 선수들의 앞에 서서, 디디에 데샹은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보인 노고를 칭찬한다.
“잘했다. 실력을 제대로 보여줬어.”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배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색다른 종류의 명예 회복을 바라는 레 블뢰는 우승국 징크스를 깨트리며 산뜻한 출발을 가져갔다.
***
2022년 11월 22일. 도하, 카타르. 알 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
월드컵 본선 첫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늘, 전에 없었던 긴장감은 몇몇 친구들을 경직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은 모두,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커리어 첫 대회인 이들을 향해 있다. 간단히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실수가 훈련 장면에서 나왔고, 나는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애들이 긴장하고 있어요.”
“음, 나도 느끼고 있네.”
“다른 쪽은 모르지만…….”
“그래. 내가 알아서 하지.”
“네.”
벤투 감독님과의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정립된 이후, 나는 늘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이야기해왔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대표팀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는 더욱 중요한 일이라서, 선수단 쪽의 도움이 없으면 제아무리 코칭스태프라고해도 모든 걸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사소한 정보와 이야기일수록 더 중요한 법.
대표팀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어 간다.
긴장한 이들에게 다가가 농담을 건네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벤투 감독님의 노력이 곧장 효과로 나타난 거다.
“민재!”
“?”
하지만 모든 걸 감독님에게만 미룰 수는 없다. 난 곧장 민재를 찾아가 인범/희찬과 같은 이들을 챙기도록 하는 한편, 지나치게 가벼운 분위기가 적당한 긴장감마저 흔드는 걸 막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훈련을 마친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고 나는 준비된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질문은 세 번째 월드컵에 참가하는 감상을 묻는 한국 기자의 입에서 나왔다.
“통산 세 번째 월드컵이신데…….”
지금도 나는 여태껏 참여했던 월드컵의 모든 시간들을 하나하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브라질에서의 밤.
러시아에서 보낸 시간들.
모든 월드컵은 그 하나하나 각기 다른 의미로 내게 다가왔었고, 그것들은 단순히 개최된 장소가 다르다고 하여 만들어진 것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었는데,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일단 월드컵은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
“모든 축구 선수가 뛰길 원하는 무대고, 어떠한 대회보다도 많은 축구팬이 경기를 시청합니다. 프로로서, 많은 팬들의 앞에서 본인의 실력을 뽐내고 싶은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 지금은 예전보다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동생들을 챙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흔한 비유로, 인생은 마라톤이다.
차이라면 룰이 없다는 거다.
쉬고 싶으면 쉬고, 뛰고 싶으면 뛴다.
물론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거나 쉬고 싶은데도 쉴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이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지만, 그건 지금 논할 부분이 아니다.
현재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월드컵은 언제인가부터 지난 4년 동안의 나를 돌아보는 대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매년 7월에 시작되어 이듬해 5월에 끝나는 시즌을 반복하다 보면,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만 하느라 정작 나라는 사람을 돌아볼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그런 내게 있어 시즌은 쉼 없이 달려야 하는 구간이고, 월드컵은 잠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때문에.
“제가 가진 걸 전부 쏟아부어야 하는 대회입니다. 실험이나 도전이 아닌, 증명과 성취를 해야 하는 대회입니다. 변명해서도 안 되고,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언급한 의미들에서 비춰볼 때, 이번 월드컵 역시 내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걸 말하고 싶지 않다.
“다온, 이건 어려운 질문입니다.”
“알 것 같군요. 계속하세요.”
“당신은 4년 전 이 대회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습니다. 혹시 어떠한 트라우마 같은 것은 남아 있지 않나요?”
익히 얼굴을 아는 사내의 질문에 기자석이 술렁이고, 잠깐 질문한 이를 바라보던 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다시 쳐다봤다.
난 잠시 침묵했고.
“…….”
이내,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질문이네요.”
***
[김다온, “러시아에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우겠다.” : 좋은 질문, 훌륭한 대답 ? BBC U.K].
.
[오늘 기자회견에서 김다온이 한 대답은 월드컵에 참가한 남은 31개 팀을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이 남자가 전력을 다한다는 건, 상대를 동정하게 하는 일이다. – 마크 오그던 Via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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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Trauma ? 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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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3일. 알 호르, 카타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Al Bayt Stadium. Al Khor, Qatar).
.경기 시작 3시간 전
모로코 0 : 0 대한민국
개최국 카타르가 개막전에서 충격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이후, 월드컵을 취재 나온 기자들이 느끼는 현장의 축구 열기는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애초부터 카타르는 축구에 관한 열기가 그리 크지 않았고, 월드컵 유치 후 각종 사건 사고로 자국 내의 인식 역시 부자들의 돈놀이에 더 가까웠다.
그나마 카타르가 선전을 펼쳤다면 모든 걸 잊고 축구를 즐겼겠지만, 현실은 그완 정반대다.
“젠장. 이래서 기사를 어떻게 작성하란 거야?! 콘센트가 먹통이라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
“영어를 해!! 영어!! Fuck!!”
천연덕스러운 표정의 경기장 관계자가 한 기자의 성질을 돋우는 사이, 이제 막 경기장에 도착한 ‘맨체스터 이브닝’의 레녹스 베이커가 짐을 풀기 시작한다.
주변의 소란으로 그는 기자석 아래에 설치된 몇몇 콘센트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가장 먼저 전류가 제대로 흐르는지를 확인했다.
딸깍.
“…….”
자신의 자리도 먹통이라는 것을 확인한 레녹스 베이커가 주변의 눈치를 보다 옆자리에 선을 꽂아 본다.
‘되는군.’
옆의 콘센트가 제대로 작동하자, 레녹스 베이커는 최대한 서둘러 좌석의 위치를 바꿔 버렸다. 어차피 각 기자석은 현장에 와야 확인이 가능하다.
브라질에서조차 기자들에 미리 자리를 전자 기기로 통보해 주었는데, 카타르에선 그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
“제기랄! 여기도 안 되잖아?!”
본래 자신의 자리였던 곳에 앉은 기자가 잔뜩 짜증을 내는 사이, 천연덕스럽게 랩톱을 연 레녹스 베이커가 업로드된 기사들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월드컵 4일 차 첫 번째 경기인 모로코와 대한민국전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흥미로운 건 전날 인터뷰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한 골 차 근소한 승리 혹은 무승부를 점쳤던 이들이 본인들의 의견을 바꾸었다는 점이다.
현재 대다수가 대한민국의 2:0 혹은 3:1 승리를 예상했고, 대한민국이 F조 1위를 차지할 확률 역시 기존 26~32%에서 36~41%로 바뀌었다.
그만큼 어제 김다온의 인터뷰는 인상적이었다.
‘대단한 사람 같으니라고.’
사실 전날 김다온에게 4년 전의 일을 물은 것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묵는 호텔로 향했던 레녹스 베이커였다.
본래는 다른 질문을 준비해온 상태였지만, 기자회견을 몇 분 앞두고 김다온의 에이전트인 요나스 보럽으로부터 첫 질문을 그렇게 해달란 부탁을 받았다.
기자이기 전에 순수한 팬으로서 김다온을 좋아했던 레녹스 베이커는, 굳이 4년 전의 나쁜 기억을 월드컵 첫 경기 전날 꺼내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김다온의 형제와도 같은 에이전트로부터 받은 거라 의아함은 더욱 컸다.
하지만 그에 대해, 요나스 보럽은 자신이 아닌 김다온이 직접 요청한 것이란 뜻밖의 대답을 해 왔다.
[“짚고 넘어가야 하는 성격이라서요.”] [“……알겠습니다.”]선수 본인이 바라는 것이라니, 레녹스 베이커로서도 더는 거부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러시아에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우겠다…… 라니.”
‘BBC’의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크게 도배한 김다온의 한마디는 많은 이들을 전율케 하기에 충분했다. 마치, 하나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할 법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미디어와 대중은 늘 스타(Star)에 목말라하고, 새로운 별이 태어나든 아니면 기존의 별이 다시 화려하게 빛나든 간에 그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존재를 갈망한다.
게다가 저 인터뷰는 아르헨티나의 충격적인 패배와 지루함의 끝을 달렸던 두 개의 경기 뒤에 나온 것이었다.
월드컵을 향한 관심이 꺾일 수도 있었던 무렵에 나온 김다온의 말이 다시 전 세계를 열광케 했다는 거다.
‘거기까지 계산한 걸까?’
잠시 자신이 아는 김다온을 떠올린 레녹스 베이커는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면서도, 이번만큼은 순수하게 그것을 믿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본인에게 특정 질문을 요청한 것도, 요나스 보럽의 설명처럼 정확히 짚고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아니, 그것이 옳을 거다.
이미 수없이 많은 성공과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을 모두 독차지해본 김다온에게 있어, 굳이 새로운 관심은 필요치 않은 것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다온에게 필요한 것.
아니, 모자란 것.
‘쥘 리메만 남았지.’
만약 이번에도 김다온이 그의 명성과 별명대로의 플레이를 보여준 끝에 쥘 리메를 거머쥐게 된다면, 아주 오랜 시간 축구계의 G.O.A.T 논쟁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아무리 고집이 센 사람이라고 해도, 대한민국이란 아시아의 팀을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업적을 외면할 수는 없다.
펠레조차도 마라도나와 줄곧 G.O.A.T 논쟁을 펼쳤고, 이후 태어난 수많은 축구 스타들 역시 그들과의 비교를 피해 갈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 김다온은 비교 대상이 아닌 ‘기준점’이 될 기회를 붙잡고 있다.
G.O.A.T란 소리를 듣고 싶다면, 김다온처럼 해라. 그렇지 못하다면 너희들은 훌륭한 혹은 위대한 축구 선수일 수는 있어도 G.O.A.T가 될 수는 없다.
Greatest of All Time.
하나의 주제 속에서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질 수 있는 호칭은 지금,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 그 어떠한 쪽에도 기울어 있지 않다.
이제 대한민국의 첫 번째 월드컵 경기까진, 대략 140분 정도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