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39)
1259화 Hello, It`s Me (3)
.경기 시작 1시간 전
모로코 0 : 0 대한민국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2-3-1/4-3-3
GK ? 김승규 / GK ? 야신 부누
RB ? 김문환 / RB ? 아슈라프 하키미
RCB ? 김민재 / RCB ? 나예프 아게르
LCB ? 김영권 / LCB ? 로맹 사이스
LB ? 김다온 / LB ? 누사이르 마즈라위
RCM ? 정우영 / DM ? 소피앙 암라바트
LCM ? 황인범 / RCM ? 아제딘 우나히
RAM ? 이재성 / LCM ? 셀림 아말라
CAM ? 이강인 / RW ? 하킴 지예시
LAM ? 손흥민 / LW ? 소피앙 부팔
ST ? 황의조 / ST ? 유세프 엔네시리
.
.
{“와아아-!!”}
{“Daon-!!!”}
{“김다온 파이티잉-!!”}
{“대한민국 파이팅-!!”}
모로코의 선발명단을 확인한 후, 우린 웜업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경기 시작까지 아직 제법 남았는데도, 많은 사람이 먼저 입장해 뜨거운 함성과 응원을 보내주었다. 관중석 곳곳에서 보이는 태극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어김없이 4년 만에 찾아온 월드컵.
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신체 기관의 감각은 가장 예민한 상태로 바뀌고, 손끝이 저릿해 주먹을 꽉 쥐었다 펴기를 반복해 본다.
“자, 긴장 풀고-! 동작 힘차게-!”
“목소리 더 크게!!”
“어-이!!”
오늘 경기를 바라보는 미디어의 시각은 대한민국의 승리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전체적으론 우리의 2:0 승리가 가장 흔했고, 2:1이나 3:1 승리를 기록할 거란 예상 역시 존재했다. 아무리 차이가 벌어져도, 세 골 차까진 벌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모로코의 수비와 골키퍼 야신 부누(Yassine Bounou)의 존재감 때문이다.
실제로 벤투 감독님도 모로코의 수비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효율적이고 잘 준비된 공격이 필요할 거라고 했다.
또한 상대가 처음부터 승점 1점을 노리고 걸어 잠글 가능성을 경계하며, 모로코가 어떠한 방식으로 나오건 우리가 준비한 축구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렇다.
우리의 축구.
오늘 경기부터는 평가가 아닌 증명해야만 하기에, 외부적인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만이 지닌 정체성을 전 세계 축구팬들에 보여 줘야 한다.
20여 분 정도 이어진 웜-업이 끝나고, 우린 정리를 경기장 스태프들에게 맡겨 둔 채 드레싱 룸으로 이동했다.
.
(김정수) – MBC 캐스터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년 전 러시아에서 마지막 순간에 좌절된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한민국이 4년이란 시간 동안 갈고닦아 왔습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모로코의 경기를 지금부터 중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에는…….”
.
.
(이승우) – SBS 월드컵 해설위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네. 매우 부럽습니다. 하지만 또 이렇게, 한국 축구의 해버지와 중계를 한다는 게 개인적으론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도 월드컵은 SBS와 함께…….”
.
.
(구자철) – KBS 월드컵 해설위원
“월드컵이 쉬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잘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다온 선수가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매우 훌륭하게 이끌고 있거든요? 외에도 손흥민이나 김민재. 이강인. 황인범.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번 월드컵의 대한민국이 2014년이나 2018년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
드레싱 룸으로 돌아온 뒤, 우리는 곧바로 경기를 치를 준비를 시작했다.
웜업용 복장을 벗고 경기용 복장으로 갈아입었을 때, 드레싱 룸 안으로 들어선 벤투 감독님이 최종 지시를 위해 화이트보드의 앞에 서서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그것들은 전부 어떠한 식으로 모로코를 공략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우리의 전력을 좀 더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한 내용 들이었다.
얼마 뒤 이야기가 끝나고, 경기 전 마지막 파이팅을 외치고자 우린 드레싱룸 가운데에 모였다.
그리고 난,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희도 알겠지만, 여전히 우릴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어.”
“…….”
“우리가 충분할 만큼 강하지도 않고, 이번 월드컵에서 실패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야. 오늘은 그런 사람들을 닥치게 할 기회야. X까라고 해주자.”
“하하하.”
지금 단계에서는 월드컵에 대한 사명감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벌써 비장해졌다가는 조별 예선이 끝날 때쯤이면 에너지가 다해 집중력이 흐트러질 거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냥 이번 한 경기로 많은 이들의 입을 다물게 만드는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확히 그거면 된다.
“너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 주기만 하면 돼. 그리고 그건 내가 보증 서 줄 테니까, 자신감을 갖고 뛰자. 너희가 할 수 없는 건 없어. 능력을 믿자. 그럼, 가자. 한국!!”
“어-이!!”
현재 관중석엔, 어제 카타르에 도착한 아내와 가족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
찰싹-!
두 손으로 양 볼을 강하게 두드린 뒤, 난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복도를 통과해 통로로 향한다.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전해지는 열기가 몇 겹의 두꺼운 벽을 통과해 여기까지 전해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오직 이 대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불안.
초조.
긴장.
기대.
희망.
외에도 인간의 수십 가지 감정이 뒤섞여, 특유의 술렁임을 연출한다.
저 앞, 먼저 모인 이들이 보인다.
“…….”
잠깐 멈춰 서서 동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입을 굳게 다물고 표정을 굳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이런 날 확인한 아슈라프 하키미와 하킴 지예시 등이 악수를 청해 왔지만, 나는 그들을 전부 무시하며 묵묵히 걸음만을 옮겨 가장 앞쪽에 섰다.
모로코의 주장 로맹 사이스(Romain Saiss)가 이런 날 보곤 뒤로 고개를 돌리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소리쳤다.
“@!%#$@-!!”
잘은 모르지만, 짐작은 된다.
친근하게 굴지 말라는 뜻일 거다.
실제로 로맹 사이스의 외침이 있고 난 이후, 복도는 한층 더 조용하게 변했다.
.
(배정세) – SBS 캐스터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캐스터 배정세입니다. 저는 지금 대한민국과 모로코의 경기가 펼쳐질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 나와 있습니다. 지금 제 곁에는 영원한 캡틴 박지성 위원과 뽀시래기 이승우 선수가 나와 있습니다.”
.
.
(이용광) – KBS 캐스터
“사상 최초로 2포트에 배정되어 그룹 F조에 편성된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월드컵 첫 번째 상대는 모로코. 최종 예선에서 콩고와 경기를 펼친 끝에, 카타르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아프리카의 팀입니다.”
.
.
(김정수)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우승으로 향하기 위한 첫걸음. 그중에서도 첫 시작인 모로코와의 경기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카타르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해 보면서, 양팀의 오늘 명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피치로 나아가 바라본 관중석은 온통 붉은 빛이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모로코 역시 국가대표팀의 팀 컬러가 빨강인지라, 응원하는 팬들이 붉은색 옷을 입었다.
첫 경기가 원정으로 편성된 만큼, 오늘은 모로코가 붉은색 홈 유니폼을 착용했고 우린 흰색 원정 유니폼을 착용했다.
마스코드 키즈와 함께한 국가제창과 짧은 포토타임이 끝나고 난 뒤, 난 스태프가 건넨 엠블럼을 챙겨 주심 그룹이 모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중요한 경기 주심은 아르헨티나 출신이 맡았다.
페르난도 라팔리니(Fernando Rapllini).
아르헨티나 리그와 코파 수다메리카나(Copa Sudamericana)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사전 훌리안 알바레스에게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좋은 심판이란다.
정석에 가까운 판정 기준을 지녔고 경기 운용에 관한 유연함 역시도 지니고 있어, 어지간해서는 심판의 판정이 문제가 되진 않을 거라고 했다.
“어떤 쪽을 택하겠나?”
“앞을 할게요.”
“앞이라는군. 자넨 뒤로 괜찮겠나?”
심판을 통한 변수 기댓값이 적을 거라는 사실 역시, 우리가 본연의 실력을 발휘하는 일의 중요성을 키워 주는 요소다.
“앞이 나왔군. 볼? 골대?”
“골대요. 이쪽으로 할게요.”
“좋아. 그렇다면 볼은?”
“저희가 먼저 가죠.”
“그럼 끝났군. 악수를 교환하게.”
동전 던지기에서 승리하게 되면서, 우린 조금이나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되었다.
경기가 펼쳐지는 현재 시각은 낮 1시로, 경기장의 75%는 그늘져 있지만 25%는 그렇지 못하다. 지금 내가 택한 골대는 태양을 등지고 있는 곳이다.
아무래도 태양을 정면에 두게 되면 여러 부분에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부분에서 모로코의 몇몇 이들은 약간의 귀찮음을 겪을 거다.
제아무리 날씨나 태양과 같은 요소가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곤 하지만, 그래도 아예 그렇지 않은 것 역시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발은 계획대로 됐다.
“어떻게 됐어?”
“이겼어.”
“나이스. 말한 대로 뒤 나왔지?”
“아니, 앞.”
“뒤 안 했어?”
“앞 했다니까.”
민재와 가볍게 티격태격한 후, 나는 스크럼을 짠 자리에서 다시 한번 파이팅을 외쳤다.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이기자고 했다.
“한국-!!”
“어-이!!”
큰 목소리로 된 호응을 하며 손뼉을 두드리고 나서, 우리는 곧장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위치에 섰다.
.
(제임스 맥기) – U.S Fox Sports 코멘테이터
“오직 한 가지 이유로 특별한 주목이 쏟아지는 경기입니다. 과연 다온이 월드컵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 줄까요? 물론, 이 남자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축구 선수입니다. 모든 트로피를 휩쓸어 왔죠. 그렇지만 유일하게 월드컵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대회는 다온의 유일하고 가장 어려운 도전인 셈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마지막 과제라고도 부를 수 있겠군요.”
.
.
(크리스챤 쟝피에르) – 프랑스 TF1 코멘테이터
“프랑스가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우린 충분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순수한 한 사람의 축구 팬으로서, 궁금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 남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일어서고, 어떠한 모습을 보여 줄까요? 물론,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은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한국은 맨체스터 시티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
.
(클라우디아 노이만) – 독일 ZDF 코멘테이터
“결과가 어떨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켜볼 수는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건 틀림없이 가치 있는 일이 될 겁니다. 독일 대표팀의 결과를 제외하고, 여러분들이 시간을 투자해도 되는 몇 안 되는 일입니다.”
.
.
(호르헤 발다노) – 스페인 메디아프로 코멘테이터
“이번 월드컵이 다온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확률은 낮지만, 그의 기량이 가장 정점에 올랐을 시점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4년 전에도 충분히 대단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도 더 축구를 잘합니다. 그러한 사실은 제게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그의 별명처럼 말이죠. 도대체 어떠한 남자기에 계속해서 기량을 발전시켜 올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이번 경기에선 어떤 모습일지, 곧 경기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모로코의 선축으로 우리의 카타르 월드컵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됐다.
처음인 만큼 몸이 살짝 무거울 수도 있어, 분위기를 일깨우는 계기를 만드는 게 초반 가장 중요하다. 선축을 가져간 모로코는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빌드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빌드업 과정에서 모로코의 중심을 잡아주는 건 ACF 피오렌티나 소속의 소피앙 암라바트(Sofyan Amrabat)다.
위트레흐트와 페예노르트 그리고 클뤼프 브뤼허를 거칠 때만 해도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축구 선수였지만, 세리에 A의 팀 엘라스 베로나 임대 이적이 모든 걸 바꿨다.
소피앙 암라바트는 이반 유리치(Ivan Juric)감독이 구사한 3-1-4-2 전술의 핵이었고,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조금 더 큰 클럽이 AFC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성용이 형을 떠올리게 한다.
최종 수비 바로 앞쪽을 주 활동무대로 삼아, 경기의 맥을 읽다가 공격으로 단숨에 전환하는 롱 패스를 날린다. 90분 내내 피치를 살피며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지금도 모로코는 암라바트를 마치 라볼피아나(Lavolpiana)처럼 활용했는데, 저 남자의 발끝에서 롱패스가 나오는 시점이 볼을 가로채 볼 기회였다.
팡-!!
‘왔다.’
암라바트의 롱킥이 피치를 가로질러 우리의 페널티 박스 앞쪽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모로코의 9번(ST)인 유세프 엔네시리(Youssef En-Nesyri)는 좋은 신장(188cm)과 평균 이상의 운동능력을 갖춘 저돌적인 포처(Poacher)형 공격수다.
연계 능력에 있어 부족하단 평을 받지만 그래도 나름 포스트(Post)플레이를 할 수 있고, 박스 안쪽에서 골 냄새를 맡는 능력만큼은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지.’
세비야 FC 레벨 이상의 클럽과 무대에서의 경쟁은 아직이기는 하다.
낮은 레벨의 클럽이나 수비수들을 상대론 피지컬로 찍어 눌러 본인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땐 단순히 많이 뛰기만 하는 공격수로 전락한다.
물론, 나쁘지 않은 전락인 건 맞다.
유세프 엔네시리보다 월등한 높이에서 헤더를 따낸 민재가 앞쪽으로 볼을 보내고, 중원에서 약간의 경합이 이뤄지고 난 후 아래로 내려선 강인이가 축구공의 주인이 됐다.
흐름을 그대로 살린 강인이가 뒤쪽으로 패스를 보내고, 경기는 곧바로 우리의 속도로 바뀐다.
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모로코의 반응이 궁금하다.
.
(안정환) – MBC 해설위원
“일단 볼을 좀 만져야죠. 월드컵이 처음인 선수들도 있고, 다들 아직은 조금 긴장한 상태일 거거든요? 그럴 때일수록 볼을 만져서 경기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
.
(박지성) – SBS 월드컵 해설위원
“지금 좋습니다. 무리해서 볼을 앞으로 보내지 않고, 침착하게 패스를 돌리는데 굳이 무리해서 공격에 몰두할 이유는 없습니다. 확실히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게,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
(구자철)
“저도 처음 월드컵 무대에 나섰을 땐, 경기 시작하고 첫 10분이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긴장되는 무대라는 거거든요? 그럴 때일수록 심호흡 한번 하고 과감하게 먼저 플레이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플레이 하나가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일깨울 수 있습니다.”
(이광용)
“정우영. 황인범. 이강인이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패스가 거기로 향합니다.”
.
.
(정지현) – SBS 해설위원
“아- 좋죠?!”
(배정세)
“이강인의 패스가 손흥민에게 도착합니다! 1:1을 펼치는 손흥민! 앞쪽에서 아슈라프 하키미가 막아서고 있습니다! 살짝 안쪽으로 파고드는 손흥민! 그러나 하키미가 태클로 막아 냅니다! 뒤쪽으로 흐르는 볼. 김다온입니다!”
.
강인이가 현재 대표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는 누구보다 양질의 전진 패스를 넣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만 해도 강인이는 인범이의 패스를 멋진 원터치를 통해 앞쪽으로 돌려놓은 후, 망설임 없이 연결을 시켰다.
공격의 속도를 전혀 죽이지 않고 드리블을 택한 흥민이 형의 판단 역시 훌륭했고, 조금 전은 하키미의 태클이 그보다 좀 더 뛰어났다고 보는 게 옳았다.
그리고 그 뒤를 천천히 쫓으며 포지셔닝을 가져가고 있었던 난, 태클이 걸려 흘러나온 축구공을 받았다.
현재 모로코의 진영은 예상치 못한 강인이의 전진 패스로 인해 다소 거리가 벌어진 상태였고, 덕분에 난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은 채 홀로 자리를 잡고 있을 수 있었다.
축구공이 발아래로 굴러온 순간, 난 오른발 안쪽으로 그것을 툭 차 내어 앞으로 밀어냈다.
본래는 다음 패스를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
이성(理性)과는 거리가 먼 본능이 다른 선택을 하도록 유혹했고, 그것에 넘어가도 나쁠 게 없겠다고 판단한 나는 본래 하려던 것을 놓아두고 몸을 거기에 맡겼다.
한 번 더 볼을 안쪽으로 차 둔 직후 뒤쪽으로 움직인 오른 다리가 그대로 축구공이 놓인 곳으로 향한다.
퍽!!!
발등에 강타당한 축구공이 묵직한 파열음을 내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모로코의 골대를 향해 그대로 날아간 나의 슈팅은 좌우로 흔들리며 조금씩 떨어졌다.
깜짝 놀란 야신 부누가 몸을 띄워 올려 보았지만, 축구공은 그의 손을 지나친다.
그러나.
{“우-!!!”}
{“아아아…….”}
득점이 된 것 역시 아니다.
.
(배정세)
“아-! 아깝습니다-!! 김다온의 엄청난 슈팅이 나왔습니다만, 아쉽게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대단한 슈팅이었습니다!”
(이승우)
“지금은 거리가 뭐, 거의 35m는 될 것 같았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김다온 선수.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
.
(제임스 맥기)
“빗나갔습니다!! 정조준했던 다온의 슈팅!! 비록 득점이 되진 않았습니다만,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들기엔 충분했습니다!!”
(마크 헛친슨) – U.S Fox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이래서 다온을 Go-to-Guy라 부르는 겁니다. 그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임과 동시에, 이런 어려운 경기에서 동료들을 일깨우는 놀라운 플레이를 밥 먹듯이 합니다. 지금의 슈팅은 비록 득점이 되진 않았지만,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었을 겁니다. 그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었겠죠.”
.
.
(구자철)
“바로 저런 부분입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린 과감한 플레이. 역시 김다온 선수가 어김없이 그런 것을 해내고 있습니다.”
.
“나이스 슈팅.”
“어. 그냥 해 봤어.”
“다음에 또 해 봐.”
“어. 그럴 거야.”
가볍게 손을 뻗어 오는 흥민이 형과 교감을 나누며, 나는 살짝 굳어진 모로코 선수들의 표정을 확인했다.
‘아직 시작도 안 했거든?’
난 아직, 제대로 시동조차 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