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7)
136화
·후반 17분
SL 벤피카 2 : 1 SC 베이라-마르
이른 시간에 역전에 성공한 SL 벤피카.
피치 위에서 선수들이 뒤엉킨다.
그리고 코치들과 기쁨을 나눈 조르제 제수스 역시, 다시 사이드라인 앞쪽으로 걸어가며 선수들을 향해 외친다.
“침착해! 이제부터 침착하게 가라고!”
지금은 마치 필드 위에서 마법이 발휘된 것과도 같았다.
전반전의 벤피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어떠한 곳을 살펴보더라도 도저히 승리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베이라-마르를 밀어붙이기 시작하더니, 15분 막시 페헤이라가 제로니모 베가의 어시스트를 받아 동점을 만들었고, 정확히 2분 뒤에 베르나르두 실바의 절묘한 패스가 호드리구의 역전 골을 끌어냈다.
팀이 변화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조르제 제수스는 본인의 한심함을 탓하게 되었다.
기껏 마음을 먹어 놓고서도, 변화를 두려워한 자신이 너무나 어처구니없었다.
지난 시즌 뒤 팀을 젊게 만들겠다고 다짐했건만,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자 결국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또한, 엔초 페레즈를 빼고 안드레 고메스를 선발로 투입한 경기 때 일어난 팀의 변화 역시 믿지 못했다.
이는 선수기용에 조금 보수적인 조르제 제수스의 성향이 드러난 결과였고,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팀 스쿼트의 다수의 10대가 서게 되는 것을 꺼리고 있었다.
본디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여태까지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바꾸기는 어려운 법이다.
특히나 축구 감독의 경우, 만약 그 변화가 자신의 철학과 배치되는 것이라면 옳고 그름을 뻔히 알면서도 나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축구 감독이 신(神)이나 성자(聖者)가 아닌 이상에야 당연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둘 중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았던 조르제 제수스는, 때마침 면담을 요청해 온 하비에르 사비올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사비올라는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서, 엔초 페레즈를 대우하는 팀의 방식에 불만을 느낀다고 했다.
또 그런 행동이 팀의 다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팀이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하비에르 사비올라 정도 되는 남자의 의견은 클럽의 입장에서는 무척 중요한 것이 된다.
비록 시합에 출전하진 않지만,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들에게서 큰 신뢰를 얻고 있다.
때마침 제수스도 엔초에게 한두 차례의 기회를 더 줄 생각이었고, 베테랑으로부터 불만이 시작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제수스는 사비올라의 불만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제수스는 이제, 자신의 나약함과 나태함을 합리화하려던 것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 경기에서 엔초의 이름을 선발 명단에 적어 넣을 때도, 그는 FC 바르셀로나전은 팀 전체가 부진했으니 추가 기회를 더 줘도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됐었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나가던 제수스의 눈에 팀의 세 번째 골 장면이 들어오고, 고개를 숙이며 양손을 불끈 쥐어 보인 그는 한층 더 또렷해진 눈빛으로 선수들을 향해 소리친다.
“실점하지 마!! 남은 시간은 실점 없이 가는 거야!!”
조르제 제수스는 비로소, 팀의 발전과 성장을 저해하고 있었던 원인이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
.
·경기결과
SL 벤피카 4 : 1 SC 베이라-마르
[골] 막시 페헤이라 : 후반 15분(제로니모 베가)호드리구 : 후반 17분(베르나르두 실바)
리마 : 후반 35분(니코 가이탄), 후반 47분(P.K)
김다온 – 95분 출전(평점 8.1/팀 내 4위)
***
2012년 10월 4일. 1269-038 리스본, 포르투갈. 아베니다 드 리베르다데 127 N 데 레기스토:127. 소피텔 리스본 리베르다데(Sofitel Lisboa Liberdade. Avenida De Liberdade 127 N Registo:127. 1269-038 Lisboa, Portugal).
시즌 두 번째 A매치 주간이 어제부터 시작되었고, 난 정확히 3주 만에 오펠리아와 재회하게 되었다.
이번은 오펠리아가 귀국 전에 예약해 두었다던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 룸에서의 비밀스러운 만남이었고, 우리는 어제저녁 7시 이후로 객실 밖을 벗어나지 않았다.
오펠리아와 나는 쉬지도 않고 서로의 몸을 탐하다, 그렇게 지치면 대화를 하고 또 침대로 갔다가 다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더 서로를 알아가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참으로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 호텔의 스위트 룸만 해도 1박에 1,500유로를 가뿐하게 넘어가는 곳인데, 오펠리아는 아무렇지 않게 이틀 치의 객실료를 카드로 긁어버렸다.
심지어 그 어떠한 호텔예약 사이트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그녀는 그냥 평소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내가 좀 특이한 걸까?”
“글쎄. 그냥 조금 놀랐다는 거야. 난 지금도 어떻게든 할인을 받으려고 기를 쓰는걸.”
“하하하하. 정말? 넌 지금 일주일에 여길 한 달 동안 빌릴 수 있는 돈을 벌잖아! 안 그래?”
정확히는 2주 정도이겠지만, 뭐 대충 그렇다고 해두겠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오펠리아가 내게 안겨 오며 말한다.
“나는 잘 모르겠어. 어렸을 때부터 항상 이랬는걸.”
3일 오전, 리스본에 도착한 오펠리아는 나와 만나는 시간까지 호텔에 있는 부띠끄에서 쇼핑을 즐겼다.
그래서 지금 스위트 룸의 거실에는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오펠리아는 내 선물까지도 잔뜩 구매했는데, 졸지에 난 바라지도 않았던 명품 티셔츠나 가방 같은 것들을 가지게 됐다.
기분 좋지 않냐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기분 좋은 것 역시 아니다.
포르셰를 끄는 축구선수가 된 것과는 별개로, 내가 현재까지 직접 돈을 주고 구매한 명품이라곤 지난 2년 동안 가족들의 생일날 선물한 것들이 전부다.
명품은 어쩐지 나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약간,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같은 느낌이랄까?
명품도 가치를 아는 사람이 입어줘야…….
“아무튼! 나 이번에는 한 달 정도 리스본에 있게 됐어! 그다음엔 파리에 한 달은 가 있어야 해. 벌써 슬프지 않아? 응?”
“하하. 그러게.”
“거짓말.”
다시 한번 칭얼거리기 시작한 오펠리아를 보며 느낀 것은, 서양 여자들이 애교가 없을 거라던 이야기는 편견이란 거였다.
친구들이 만나는 여자애들을 볼 때도 의외로 애교가 있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오펠리아는 그중에서도 조금 유별난 것 같기도 했다.
이게 전부 다 오펠리아의 할아버지 때문일까?
그러니까, 내 구단주님 말이다.
“나 씻고 올래. 그러니까, 그때까지 너도 준비하고 있어야 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아무렴. 분부대로 해야지.”
“예뻐라. 말을 참 잘 듣네.”
그리고 가끔, 오펠리아는 나를 자신의 애완견한테 하는 것처럼 다루고는 한다.
뭐, 이것도 딱히 기분이 나쁘진 않다.
오펠리아가 침실 쪽의 샤워실을 사용하는 동안, 거실로 빠져나온 나는 다 식어버린 음식이 놓인 접시를 안타깝게 쳐다봤다.
저거, 꽤 비싸지 않았던가?
아까 오펠리아는 배가 고프다며 룸서비스를 잔뜩 시키더니만, 몇 입 먹지도 않고 곧바로 나를 덮쳐왔었다.
‘그건 참 좋았었지.’
그래도, 이 버리는 음식들은 조금 아깝게 느껴진다.
‘배도 슬슬 고프긴 한데.’
대충 썰어져 있는 고기 한 점을 입에다가 집어넣으면서, 난 기지개를 켜며 샤워실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오늘 역시, 객실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
2012년 10월 9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아카데미 그라운드.
이번 10월 A매치 주간은 3일부터 15일까지이고, 16일에 다시 팀이 재소집 되어 이어질 일정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팀 스쿼드는 대표팀에 소집된 이들과 휴가를 떠난 이들로 선수단이 흩어진 상태다.
그리고 나와 친구들은 기분전환을 겸해, U-17 팀의 경기를 관전하러 왔다.
우리끼리만 훈련하려니 기분이 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오후에는 조금 쉬고 싶었던 차에 이것은 좋은 핑계가 됐다.
오늘 SL 벤피카 U-17 팀은 CD 나시오날 U-17 팀을 불러들여, 포르투갈 U-17 리그 7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쟤 잘하네.”
“그러게. ……근데 지금 같은 녀석 보고 있는 거 맞지?”
“응. 저기 키 큰 애. 114번.”
“쟤 아마, 15살인가 그럴걸?”
“진짜?”
“어. 헤나투가 그러더라고. 괴물 하나가 왔다면서.”
“…….”
“오-! 이번에도 막았다.“
이런저런 부침을 겪는 중인 A팀과는 달리, SL 벤피카의 연령별 팀은 각자의 리그에서 순항하며 모두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U-17 팀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는데, 6경기에서 6승 무패에다 23득점 2실점이란 비현실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것은 SL 벤피카에 U-17 팀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기록이었고, 그 중심에는 저기 고슴도치처럼 뻗친 더벅머리의 센터백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저 더벅머리의 이름은 후벵 디아스(Ruben Dias).
8살 때부터 벤피카 유스팀에서 뛰어왔고, 현재는 클럽과 연령별 대표에서 모두 월반을 하며 자신보다 두세 살 많은 선수와 뛰고 있다.
현재 B팀과 U-17을 오가고 있는 헤나투와 함께, 팀에서 상당히 공을 들이며 육성하는 인재다.
“젠장. 쟤네가 우리보다 더 낫네.”
“뭐가?”
“쟤네 좀 봐. 저게 우리가 원래 하려던 축구잖아.”
본래는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인데, 유스들이 CD 나시오날 U-17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몸 여기저기가 근질거렸다.
무엇보다, U-17 팀이 보여주고 있는 축구가 오히려 제수스 감독님의 축구와 훨씬 더 가깝다.
양쪽 풀백의 위치라든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드 사이의 호흡, 그럼에 따라 포메이션이 자유롭게 바뀌고 있고, 나시오날은 거기에 자연스럽게 휘둘린다.
또 측면에 배치된 미드필드들은 윙어의 느낌을 주기보단 플레이메이커인 것처럼 뛰며, 필드 곳곳에서 삼각형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충실했다.
올 시즌 우리가 가장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가 U-17 경기를 보고 있으니 더욱 잘 드러나고 있다.
‘안드레도 저런 걸 조금 배워야 하는데. 투톱의 호흡도 좋아. 역할 분배가 잘 되어있어.’
FC 노르셸란에서도 그랬지만, 클럽의 유스팀은 A팀의 전술과 철학을 빼닮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건 이곳 SL 벤피카 역시 예외는 아니다.
SC 베이라-마르에 승리를 거뒀다지만, 우린 여전히 리그 3위이고 순위를 더 끌어 올리려면 승점을 더 수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는 데 필요한 것은 당연히 승리뿐이다.
무승부를 거두는 것조차, 지금의 우리에겐 사치다.
결국엔 이런 상황을 만든 것도 우리 스스로였고, 더 나아졌다는 것을 오직 피치 위에서 증명해야만 할 거다.
그러려면 연습이 필요할 것 같은데.
[후우~ 죽겠네, 진짜.]하릴없이 기다리는 것 외엔 별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지금, 난 A매치 주간으로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고 또 아깝기만 했다.
동료들과 함께 연습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A매치 주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지금처럼.
“후아아아아아-품!”
입이 찢어질 정도로 길게 하품을 하는 것뿐이었다.
날씨도 따뜻하니, 잠이 절로 오고 있다.
***
2012년 10월 16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SL 벤피카 클럽하우스.
10월 A매치 주간이 끝나고, 다시 팀 스쿼드 전원이 모이게 된 첫 번째 날.
분위기는 분명 9월과는 사뭇 달랐다.
삼삼오오 모여 장난을 친다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야 크게 다를 것 없지만, A매치 경기에서 들려온 연이은 부상 소식과 클럽하우스 입구에 붙은 선수단 이동에 조심하는 모습이다.
“결국은 내려갔네. 속이 다 후련하다.”
“…….”
“뭐야? 네가 가장 기분 좋을 줄 알았는데?”
“좋을 게 뭐가 있겠어. 안 그래? 팀이 좋지 않다는 증거잖아.”
“뭐야? 지금 나만 나쁜 놈이야?”
입을 닦은 냅킨을 테이블 위에 구겨두며, 난 통쾌해하는 베르나르두에게 이야기를 보탰다.
“다음 챔피언스리그는 절대 쉽지 않을 거야.”
“…….”
아침부터 다소 저기압이던 안드레와 평소와 늘 똑같은 베르나르두 모두, 지금 내 이야기에 표정은 더욱 어두워진다.
이번 A매치 주간, 우린 두 명의 핵심자원을 잃었다.
우선 포워드인 오스카 카르도소가 햄스트링이 올라와 3주가량 빠지게 됐고, 센터백 루이장도 개인훈련 도중 발목에 이상을 느껴 수술대에 올랐다.
니코 마시엘은 생각보다 오래 빠져있진 않을 거라고 했지만, 우린 대충 두 달 정도를 생각하는 중이다.
“너네도 더 집중해야 해. 지난번을 기억해? U-17 팀을 보고 왔던 거 말이야. 걔네가 더 제대로 된 축구를 했다고. 너희들도 또 나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기란 말이야.”
“그거, 옳은 말이로군.”
“어이쿠!”
“악-!”
“응?”
가까운 곳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물을 마시려던 베르나르두가 옷에 액체를 쏟아버리고, 깜짝 놀란 안드레가 포크를 씹곤 괴로워하는 풍경이 펼쳐지게 되었다.
깜짝 놀란 나도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곳은 언제 오신 것인지 감독님이 서 계셨다.
“정신 바짝 차리도록. 이제부턴, 자네들이 조금 괴로워질 테니까 말이야.”
내 어깨를 두드린 감독님이 에두 크루즈가 자리한 테이블로 걸어가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베르나르두가 대체 무슨 말이냐면서 우리를 향해 되묻는다.
“아, 젠장. 이 아파. 무슨 말이냐고? 보나 마나, 훈련이 더욱 고달파 진다는 거겠지. 안 그래?”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아.”
“뭐? 그럼?”
단순히 훈련의 강도를 높이 생각이었다면, 굳이 ‘자네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단순히 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더 기용하겠다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지난번에도 그럴 것 같다가 다시 베테랑들에게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졌었기에,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엔초를 B팀으로 내려보낸 것이라든가, 계속해서 태업 중인 브루노를 곧장 집으로 돌려보낸 것은 분명 유의미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 팀에 100% 충실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의미와도 같았으니까.
브루노는 계속해서 팀에 이적을 요구하며 미디어에 많은 말들을 퍼뜨리는 중이고, 엔초는 이번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소집되었다가 현지 언론에 나쁜 이야기를 했다.
아르헨티나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팀이 자신을 제대로 쓸 줄 모르며, 부진한 경기력은 자신이 아닌 팀 전술이 올바르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식으로 말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포르투갈 매체 를 통해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아 팀에 알려졌다.
루이장이 곧바로 엔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고, 함께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소집된 가라이를 통해 리스본으로 절대 돌아오지 말란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만약 돌아온다면, 직접 자신이 칼을 들고 죽이러 갈 것이라면서 말이다.
이번 일은 엔초가 선을 많이 넘었던 게, 평소 별다른 반응이 없던 막시마저도 본인의 SNS에다가 해당 라디오 채널의 링크와 함께 ‘병신’이란 단어를 가져다 붙일 정도였다.
그렇게 팀은 부상과 불만 등으로 자연스럽게 재편되었고, 많은 이들이 빠진 현재의 스쿼드는 무척이나 간소해진 느낌을 줬다.
다행이라면, 카를로스 마르틴스가 복귀했다는 점이다.
“이젠 나도 모르겠어. 그냥 열심히 뛰기나 할래.”
“나도. 주변 상황이 너무 복잡하게 흘러가잖아. 이럴 때일수록 축구에 집중해야지. 안 그래?”
“젠장, 베르나르두! 네가 어른스러운 이야기도 다 하네?”
“아- 시끄러워. 하지 말래도!”
베르나르두의 말에 놀랍다는 표정을 지은 안드레가 굳어있던 표정을 풀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던 나는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며,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축구 그 자체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은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보이니까.
대체 우리의 상황은 언제쯤 나아지려나?
일단 당장은 요원하기만 한 것 같다.
***
(펠릭스 두 로사리오) – TSF FM 89.5FM
“이제부터는 축구에 관해 이야기해 볼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곳에 특별한 분을 모셨는데요. 기억하시는 분들이 꽤 되실 겁니다. 스포르팅 CP에서 11시즌을 뛰었고, 코임브라와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도 뛴 경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 대표였기도 하죠. 바로, 카를로스 자비에르입니다. 반가워요. 카를로스.”
(카를로스 자비에르)
“당신의 얼굴을 이렇게 보다니, 반갑군요.”
(펠릭스 두 로사리오)
“하하. 별말을요. 일단 이 이야기부터 해보죠. 어떤 팀이 올 시즌 프리메이라에서 우승할 것 같나요? 지금 예상하기 조금 이른 시점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냥 지금까지만 보기에요. 재미로 해보는 거죠.”
(카를로스 자비에르)
“어, 우선. 아마도 그건 FC 포르투일 겁니다. 그들은 너무 강하죠. 지금도 보면 유일하게 패가 없잖아요? 또 아마 다음은 스포르팅일 겁니다.”
(펠릭스 두 로사이로)
“오-! 당신이 뛰었던 팀이라서 그런 건가요? 스포르팅은 지금 썩 사정이 좋지 않잖아요? 리그 2라운드에서 히우 아브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고, 얼마 FC 포르투에도 0 : 2로 패배했었죠.”
(카를로스 자비에르)
“물론 그렇긴 합니다만,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고 보니까요. 제가 뛸 때도 스포르팅 CP는 슬로 스타터였습니다. 오히려 저는 벤피카가 위기라고 봅니다. 팀 여기저기에서 문제가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펠릭스 두 로사이로)
“당신의 말 대로이긴 합니다. 벤피카도 시즌 초반 곤란을 겪고 있고, 재계약과 선수기용 문제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그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야기네요.”
(카를로스 자비에르)
“네. 아마도 올 시즌 벤피카는 유로파를 목표로 삼는 게 더 나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