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70)
1290화 돌려받기 위해 (3)
(가이 모브레이) – BBC 코멘테이터
“페르난데스. 오- 아주 좋은 패스입니다. 훌리안 알바레스–!! 하지만 걷어 내는 로브렌! 주심이 스팟을 가리킵니다. 페널티입니다! 경기의 큰 변수가 발생하는군요! 아르헨티나가 마침내 득점에 성공할 기회를 잡습니다! 리바코비치가 파울을 범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저메인 제나스) – BBC 공동-코멘테이터
“엔소 페르난데스의 매우 훌륭한 패스였습니다. 훌리안 알바레스의 쇄도도 좋았지만, 패스가 너무 완벽했습니다. 저 패스가 1:1 기회를 만들었고, 결국 페널티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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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모브레이)
“리오넬 메시. 페널티를 처리하기 위해 섭니다. 맞은편엔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가 있습니다. 도미니크 리바코비치. 과연 이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도 선방을 보여 줄 수 있을까요. 리오넬 메시! 그가 자신만의 순간을 또 한 번 만듭니다! One Nil-! 아르헨티나가 앞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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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모브레이)
“메시가 넘어집니다. 깨끗한 태클처럼 보입니다. 그도 인정하는군요. 알바레스가 그의 길을 갑니다! 홀로 달립니다! 우당탕 부딪힙니다! 훌리안 알바레스-!! 이건 아주 놀랍고 또 훌륭한 골입니다! 거의 60m를 달렸습니다! SENSATIONAL-!! 이건 이번 월드컵 최고의 득점 중 하나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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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메인 제나스)
“크로아티아는 후반전을 아주 잘 준비해야 할 겁니다. 1:0까지는 괜찮았을 수도 있지만, 2:0입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골의 열세를 뒤집는 일은 쉽지 않을…….”
(가이 모브레이)
“오- 실수입니다. 베가입니다. 리바코비치가 나와 있습니다. 제로니모 베가-!! 이건 재앙입니다!! Three Nil-!! 완벽하게 크로아티아를 무너뜨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이번엔 제로니모 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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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모브레이)
“그바르디올은 이번 대회 기간 매우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오늘은 그에게 불행히도 결과가 좋지 못합니다. 그리고 메시와 마주합니다. 리오넬 메시. 메시가 그바르디올을 상대합니다. 메시가 그바르디올을 따돌립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결승전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짓습니다!! 훌리안 알바라스의 마무리!! 메시가 그의 훌륭한 기량을 과시하며, 또 한 번 해냅니다!”
(저메인 제나스)
“정말이지 놀랍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끔찍한 출발을 했던 팀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했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준결승에서 크로아티아에 4:0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놀랍고도 극적인 반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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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모브레이)
“4:0의 승리를 앞세워,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 먼저 올라섭니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두 팀에겐 큰 위협을 주었을 겁니다. 공수 모든 부분에서 흠잡을 곳 없는 경기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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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준결승)
아르헨티나 4 : 0 크로아티아
[압도적이었던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를 4-0으로 꺾으며 결승전에 선착 ? BBC U.K]***
(리오 퍼디난드) – BBC 펀디츠
“아르헨티나는 그들 스스로 월드컵을 통해 성장했다는 것을 잘 보여 줬습니다. 대회 시작 단계에서는 완성된 팀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쥘 리메에 가장 가까워 보입니다. 한 단계씩 올라설 때마다, 팀으로서 더욱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건, 리오넬 메시에 의존하고만 있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날의 아르헨티나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개리 리네커) – BBC 프레젠터
“사실, 저도 경기를 보며 그것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그룹 예선 단계에서 아르헨티나의 최고 선수는 제로니모 베가였습니다. 최소한 제겐 그렇게 보였어요. 그런데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는 계속 미친 선수가 나오고 있습니다. 엔소 페르난데스, 훌리안 알바레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리오 퍼디난드)
“과거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의존하는 팀이었습니다. 분명 자체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충분했지만, 그들에겐 독립하려는 의지가 부족했습니다. 늘 메시만을 바라봤죠. 그렇지만 현재 젊은 선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메시가 늙었다는 것을 압니다.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죠. 그래서 그들은 직접 뭔가를 하려고 합니다. 바로 거기에서 차이가 온다고 봅니다. 지금의 아르헨티나는 One Man Team이 아닌, 진정한 One Team 같습니다.”
***
2022년 12월 15일. 도하, 카타르. 컨퍼런스 센터 거리. 르 메르디앙 시티 센터 도하.
우리에 앞서 치러진 월드컵 준결승 첫 번째 경기가 끝난 지도 벌써 두 시간이 흘렀다.
새벽 두 시.
하지만 난 잠들지 않고 테라스에 서 있다.
“…….”
월드컵 개막 전, ‘맨체스터 이브닝’의 레녹스 베이커가 본선에 참여한 32개 팀을 분석하고 나름의 코멘트를 단 기사를 업로드했었다.
특유의 날카로운 안목이 드러난 그 기사엔 독일의 몰락과 모로코의 선전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최근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전부 맞진 않았지만, 본래 예측은 절반 이상이 벗어나는 법이다.
아무튼 레녹스 베이커는 32개국의 분석을 끝내고 참가 팀의 특성을 나누는 자리에서,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하나로 묶었다.
카테고리는 One Big Man and Small Kids.
쉽게 표현해 어른과 아이들이란 것이다.
하지만 레녹스 베이커는 분명 알고 있을 거다.
그게 나와 리오가 가장 싫어하는 표현이란 걸.
클럽이 아닌 대표팀에서의 우린 스스로 국가보다 위대한 개인이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그건 겸손도 가식도 아니다.
우리의 솔직한 진심일 뿐.
리오와 나는 늘 One Team을 꿈꿨다.
“후우-”
기다란 숨을 내뱉으며, 별들이 잔뜩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맨체스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많은 별들이 보인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리오가 먼저, One Team을 완성했다고.
아까의 아르헨티나는 정말 대단했다.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여전한 활약을 펼쳤는데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무려 네 골을 퍼부었다.
그 속에서, 리오는 여전히 리오였다.
달랐던 건 외의 아르헨티나다.
니모, 훌리오.
내가 아주 잘 아는 두 명 외에도, 엔소 페르난데스와 로드리고 데 파울과 같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오타멘디는 여전히 오타멘디였고, 그 곁에 있는 로메로도 견고한 수비를 펼쳤다.
누구 한 명 뛰어나지 않은 선수가 없었던 오늘.
피치 위에서 리오는 무척 행복해 보였다.
“곧 따라갈게요.”
계속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지금쯤 호텔로 돌아가 단잠을 자고 있을 리오에게 약속했다.
꼭 프랑스를 꺾고, 결승전에 오르겠다고 말이다.
쉽진 않겠지만, 난 반드시 해낼 것이다.
드르륵-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 난,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 볼 생각으로 침대에 누웠다.
처음엔 옆으로 누운 자세를 취했다가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 보았지만, 정신이 너무 말똥말똥해 결국 포기하고 대(大)자로 누워 눈을 뜨고 천장을 쳐다봤다.
“……4년.”
오늘을 위해, 자그마치 4년을 기다렸다.
속으로 얼마나 이를 바랐는지 모른다.
어쩌면 영영 되갚아 줄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단 것을 잘 알았기에, 나는 평생 한 번뿐일 오늘을 허투루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월드컵 준결승전이란 이름의 복수전.
오늘 나는.
“나를. 이긴다.”
4년 전의 나를 이기고,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나의 우상인 이를 만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할 생각이다.
***
【오후 07:00】 알 코르, 카타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
.경기 시작 3시간 전
프랑스 0 : 0 대한민국
2000년대 이후. 어쩌면 축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경기일 지도 모르는 매치가 펼쳐지기까지 약 3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 격전지가 될 알 바이트 스타디움은 매우 고요하다.
“휘이- 분위기가 장난 아닌데?”
“그래? 나는 잘 모르겠는데?”
“잘 들어 봐. 바람 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잖아. 보통 이쯤이면 통로 저쪽에서 그라운드로 부는 바람이 있었어야 하는데 말이야.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불어오지 않아.”
“……정말이네.”
“말 그대로 폭풍전야란 거야.”
알 바이트 경기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전과 다른 경기장의 분위기를 가장 먼저 느낀다.
실제로 이 경기장은 온도 조절을 위해 통로 쪽에서 그라운드 방향으로 바람이 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마저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월드컵 개막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것을 알라의 뜻이라고 해석한 이들이 발걸음을 옮기며 시설을 점검하는 사이, 스크린과 조명 같은 전자 설비들을 맡은 직원들 쪽에서도 평소와 다른 것이 목격되었다.
전통 아랍 텐트와 조개에서 영감을 얻어 비대칭 형태로 지어진 천장 덮개를 따라, 새 떼들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사람들은 그것이 카타르의 국조(國鳥)인 매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뒤 독수리란 걸 확인하곤 놀라워했다.
“저거 봐. 독수리 떼야.”
“오- 알라시여.”
“저런 건 생전 처음 봐.”
“나도.”
생전 처음 보는 진귀한 광경에, 콘트롤 타워에 있던 직원들 전부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촬영을 시작한다.
찰칵-
찰칵-
그렇게 얼마간 촬영을 하고 있을 무렵, 고고한 자태로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던 독수리 떼가 일제히 날아오르더니 한참 동안을 빙글빙글 돌다 하늘 멀리 사라졌다.
숨죽이며 그것을 지켜보던 이들은 독수리 떼가 전부 사라지고서야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얼굴들이다.
“알라가 굽어살핀다-!”
“알라가 굽어살핀다-!”
자연 현상에서 종교적인 믿음을 찾는 이들이 감격하는 사이, 경기 중계를 준비하는 쪽은 부지런히 마지막 점검을 이어 가고 있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 후 월드컵 중계를 주관하고 있는 ‘Infront Sports & Media’는 올해에도 ‘World Television Feed’란 이름의 프로덕션을 설립했다.
그리곤 공개 입찰을 통해 중계 화면을 제작할 국가를 선별했는데, 이번엔 ‘Bids’란 이름의 그룹이 중계방송 화면을 맡았다.
‘Bids’에 속한 국가론 호주/인도네시아/일본/카타르/한국/미국이 있으며, 각자만의 오랜 노하우에서 확립한 중계방송 시스템은 이번에도 큰 호평을 받는 중이다.
카메라 화면을 돌려가며 설치된 위치를 조절하고 음향 등을 체크하고 있을 무렵, 총괄 프로듀스를 맡은 미국의 크레이그 슈미트(Craig Schmidt)가 한 화면에 반응한다.
“응? 잠깐.”
“네?”
“16번 카메라로 다시 돌려봐.”
“…….”
분명 조금 전, 크레이그 슈미트는 16번 카메라의 화면에서 그림자와 같은 것을 보았다.
그래서 스태프에게 지시해 화면을 돌렸지만, 지금 보이는 거라곤 텅 빈 복도뿐이었다. 의아했던 스태프가 고개를 돌려 크레이그 슈미트를 바라보고, 인상을 찌푸린 프로듀서는 질문을 던진다.
“저기. 왼쪽 복도가 어느 쪽이지?”
“왼쪽이요? 잠시만요…….”
“…….”
“한국이네요. 그런데 어째서?”
“한국 드레싱 룸 쪽을 비추는 카메라를 전부 틀어 봐.”
“네?”
“당장!”
크레이그 슈미트의 큰 목소리에, 스태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명령에 따랐다.
현재 한국의 드레싱 룸을 비추는 카메라는 네 대다.
전부 외부를 비추고 있으며, 내부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네 대의 카메라 화면 그 어디에서도, 사람 그림자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없다.
“그럴 리가…….”
“뭔가를 보시기라도 한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다음으로 넘어가지. 내가 잘못 본 모양이야.”
“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죠.”
“…….”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기 시작하는 크레이그 슈미트.
분명 그는 조금 전.
‘그건 분명…….’
어떠한 남자의 실루엣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
.경기 시작 2시간 전
@ 프랑스 선수단 버스 도착지
취?익
삐?이
닫혀 있던 버스의 문이 열리고, 프랑스의 선수들이 하나둘 계단을 내려섰다.
그런 이들의 표정은 다소 피곤한 느낌을 주었는데, 일부는 카메라가 불편한 듯 곧장 외면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근처에서 이를 보던 관계자 중 하나는 곧 예민한 기류를 감지했다.
‘명백히 의식하고 있군.’
전날 있었던 준결승전 사전 인터뷰 자리에서, 디디에 데샹과 위고 요리스를 향했던 날카로운 질문들이 있었다.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흐름을 반영키라도 하듯, 미디어는 이번 준결승전이 프랑스에 어떤 부담이 있으며 김다온을 상대로 제대로 된 태클을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들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에 당혹해한 디디에 데샹은 대충 얼버무리기 바빴고, 반면 위고 요리스는 불쾌함을 드러내며 그와 관련된 질문을 멈추라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팀을 보호하기 위해 했던 말이겠지만, 오히려 그것은 미디어를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기자회견장에 있던 프랑스 언론이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자들은 디디에 데샹과 위고 요리스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를 테스트하려는 듯, 수위를 점점 더 높여 가며 질문을 이어 나갔다. 시간이 거의 끝나 갈 땐, 요리스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준결승 대전이 성사된 직후부터 나흘 내내, 프랑스 선수들은 미디어와 전 세계의 팬들을 상대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카림 벤제마/올리비에 지루/라파엘 바란과 같은 베테랑들은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며 미디어와 설전을 펼쳤고, 앙투안 그리즈만과 우스만 뎀벨레는 소셜미디어에서 팬과 대치했다.
결국, 이틀 전 디디에 데샹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만 소셜미디어 계정을 닫도록 하는 이례적인 요구를 선수단이 전했다.
실제로 그때부터 프랑스 선수단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일제히 닫혔는데, 그것은 또 그것 나름대로 대대적인 이슈거리가 됐다.
그리고 이는 젊은 선수들의 불만을 샀다.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앞으로의 프랑스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마르퀴스 튀랑/랑당 콜로 무아니/쥘 쿤데/다요 우페마카노를 비롯, 다음 세대인 윌리엄 살리바/오렐리앵 추아매니/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같은 젊은 선수들까지 미디어와 대척한 것이다.
이는 디디에 데샹이 다시 한번 선수단에 미디어 접촉 금지명령을 내린 계기가 됐다.
그렇게 점점 악당이 되어 버린 프랑스의 선수단이 도망치듯 건물 안으로 들어서고 있을 무렵, 반대편에서 내린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비장하면서도 밝은 얼굴로 내려섰다.
“헬로-”
실제로 인사를 하거나 미소 지으며 엄지를 치켜세운 한국 선수들을 보며, 일본에서 온 중계 스태프는 이렇게 생각한다.
‘여유 넘치네.’
일본 ‘아사히 TV’에서 온 가와구치 요시타케는 AFC 아시안 컵과 올림픽 등 많은 메이저 축구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더 한국 선수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월드컵 준결승전이라는 엄청나게 큰 무대에 섰음에도, 한국 선수들의 얼굴에선 긴장보다는 즐기겠다는 태도가 더 크게 보였다. 이미 경험해 본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여유다.
20년 전 월드컵 4강 진출이 기적이자 일종의 신화였다면, 지난 8년 한국인 실력으로 맞서 큰 성과를 거둬 왔다.
월드컵 8강.
월드컵 준우승.
조별 예선 탈락을 포함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기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마무리 중, 우승을 제외한 모든 것을 지난 20년 동안 경험한 대한민국이다.
‘이젠 우승을? 설마…….’
옆집 이웃의 성공이 누구보다 배 아픈 가와구치 요시타케에겐, 한국의 선전은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자부심을 안겨 주는 것보단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국 선수들의 여유 넘치는 얼굴이 좌절과 슬픔으로 바뀌기를 원했다.
이런 마음을 갖고 멍하니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던 가와구치의 눈에, 앞서 내린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표정을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 순간 가와구치는 완전히 얼어붙었고, 등골이 서늘해짐과 동시에 약간의 공포도 느꼈다.
상대는 분명 아주 잠깐 자신을 무심하게 바라봤을 뿐이었지만, 가와구치는 그의 발걸음이 닿았던 곳에 서리가 내려앉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위험해에–’
오늘의 김다온은 평소와 전혀 달랐다.
그 다름은 결코 프랑스에 좋지 않다.
오랜 경험을 가진 가와구치의 모든 본능이 지금, 프랑스를 대신해 위험을 알리는 경종을 울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