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71)
1291화 돌려받기 위해 (4)
.경기 시작 1시간 전
프랑스 0 : 0 대한민국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2-3-1/4-3-3
GK ? 김승규 / GK ? 위고 요리스
RB ? 김문환 / RB ? 쥘 쿤데
RCB ? 김민재 / RCB ? 라파엘 바란
LCB ? 김영권 / LCB ? 이브라히마 코나테
LB ? 김다온 / LB ? 테오 에르난데스
RCM ? 정우영 / DM ? 오렐리앵 추아메니
LCM ? 황인범 / RCM ? 유수프 포파나
RAM ? 나상호 / LCM ? 앙투안 그리즈만
CAM ? 이강인 / RW ? 우스만 뎀벨레
LAM ? 황희찬 / LW ? 킬리안 음바페
ST ? 손흥민 / ST ? 올리비에 지루
.
.
선발 명단 발표 직후, 분위기는 다시 뜨겁게 타올랐다.
프랑스의 다요 우파메카노와 아드리앙 라비오가 바이러스 문제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디디에 데샹이 두 자리를 누구로 채울지가 큰 주목을 받았었다.
FIFA를 통해 발표된 선발 명단엔, 리버풀의 센터백 이브라히마 코나테와 AS 모나코의 유수프 포파나(Youssouf 랠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를 확인한 대한민국의 감독 파울루 벤투는 상대가 수비적으러 더욱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차라리 기존 멤버가 나았어.”
토너먼트 단계에서 프랑스는 오렐리앵 추아메니와 아드리앙 라비오를 중원에 내세우는 4-2-3-1을 택했다.
현대 축구에서 그 희소성이 더해가는 홀딩(Holding)인 추아메니가 수비적인 역할을 맡고, 볼을 잘 다루고 전진 능력이 좋은 라비오가 공격의 활로를 터주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공수 밸런스가 잘 잡힌 조합으로, 추아메니가 조별 예선 단계부터 놀라운 활약을 보이면서 디디에 데샹은 이 구성을 주전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뱅자맹 파바르가 아닌 쥘 쿤데를 오른쪽 풀백으로 택했는데, 이는 프랑스가 가져가는 변혈 쓰리백의 우측 스토퍼의 적임자라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변형 쓰리백을 먼저 가져가며 후방 빌드업을 진행했고, 중원에서의 우위가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부터 쥘 쿤데를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그러면서 왼쪽 스토퍼 자리를 자연스럽게 다요 우파메카노가 맡았는데, 여기에서 약점이 드러났다.
아드리앙 라비오는 기본적으로 수비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고, 다요 우파메카노 역시 안정감과 멘탈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해 잦은 실수를 범했다.
대한민국의 감독 파울루 벤투는 바로 그 부분을 공략하려 했지만, 이틀 전 우파메카노와 라비오의 결장 소식이 발표되면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프랑스의 선발 발표를 기다려야만 했는데, 이브라히마 코나테의 선발이 예상된 것이었다면 유수프 포마나의 선발 출전은 그렇지 않았다.
본래 벤투는 마르세유 소속의 미드필드 조르당 베레투(Jordan Veretout) 혹은 마테오 귀앵두지(Matteo Guendouzi)의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한데 수비적으로 힘을 보탤 수 있는 포파나가 출전하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부분에 있어 고민이 생겼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지 않은 대한민국이지만, 프랑스는 그들보다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실력을 지닌 팀이다.
거기에다, 측면에서의 위협도 생각해야 한다.
킬리안 음바페.
“강인을 압박하겠다는 거야.”
“재성을 선발로 해야 했었던 건가?”
“아니, 그럼 오른쪽이 너무 불안해. 민재가 있지만, 지루를 막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그는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골을 만드는 사내니까. 후우- 접근을 신중히 해야만 해.”
“…….”
본래라면 벤투는 김다온을 오른쪽에 배치해 음바페를 상대하게 했을 것이다.
그게, 대한민국이 승리한 방식이다.
상대의 가장 위협적인 측면 자원이 있는 곳에 김다온을 두어 공격을 봉쇄하고, 가장 날카로운 창이 꺾이는 걸 이용해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가져갔다.
한데 여기에서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다른 풀백들의 컨디션이다.
김진수와 정운이 평균적인 정도의 몸 상태를 보여 주는 반면, 김문환은 한눈에 보기에도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하며 훈련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우스만 뎀벨레나 킹슬리 코망도 위협적인 선수기에, 애매한 컨디션의 풀백을 집어넣게 되면 당할 우려가 컸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선발 명단을 발표하기 직전에 찾아온 김다온의 한 마디다.
[“왼쪽에서 뛰게 해주세요.”] [“왼쪽? 오른쪽이 아니라?”] [“네.”] [“이유는?”] [“그게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파울루 벤투는 알고 있었다.
승리하려면 김다온이 활약해줘야 한다.
큰 경기일수록 스타에 더 기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 당사자가 자신감을 내비친 위치에서 뛰게 해주는 것이 승리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믿었다.
모든 게 불안한 시간.
이는 반대쪽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각, 프랑스의 드레싱 룸.
“한번 했던 구성이로군요.”
“음- 이 친구, 많이 뛰었던가?”
“네. 마치, 지성을 연상케 합니다. 그 왜 있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한국인이요.”
“그래. 알아. 킬리안 견제인가?”
“그렇겠죠.”
프랑스로서도 이재성이나 오른쪽 황희찬이 아닌 나상호의 선발 출전은 의외였다.
그리고 그로 인해 황희찬이 가장 편안해하는 포지션을 찾아 들어갔고, 차범근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로 평가받는 손흥민이 전방에 섰다.
이런 배치가 되었을 때, 대한민국은 끊임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혼란케 했다.
또한 이런 배치라면 변형 쓰리백 시 오른쪽 스토퍼와 중앙 센터백의 사이가 벌어질 수 있다.
손흥민은 그 공간에서 전 세계 축구 선수를 통틀어 가장 위협적인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선수다.
또 한 가지 더.
“그나저나, 다온이 왼쪽이라니.”
“허를 찔렸군요.”
“그 정도는 아니긴 해.”
“킬리안을 맡을 줄 알았는데요. 그편이 다온의 전진을 억제할 수 있었을 텐데…….”
오른쪽 풀백이 스토퍼가 되는 방식의 변형 쓰리백 전술에서, 약점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면 순간적으로 오른쪽 측면에 서는 선수의 숫자가 부족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음바페가 버티는 왼쪽 측면에 추가적인 공격 자원을 배치해, 수비가 집중견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설사 상대가 이를 알고 대처하더라도, 이러한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훨씬 많다고 믿었다.
지난 8강전이 대표적인 예다.
잉글랜드의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는 프랑스가 왼쪽 풀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이용, 끊임없이 부카요 사카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루크 쇼를 측면에 배치해 뎀벨레를 상대하게 하고, 수적 우위를 이용 필 포든에게 자유를 줬다.
이러한 방식의 축구는 프랑스가 전까지 발휘해 온 전술적 이점을 상당 부분 억제했고, 치고받는 난타전 양상으로 경기의 흐름을 이끌었다.
만약 해리 케인이 P.K를 전부 집어넣었다면, 프랑스는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 경기를 통해 많은 정보를 입수했을 텐데도 정반대의 전략을 들고나왔다.
나상호의 배치는 테오 에르난데스의 수비적인 부담을 줄게 하여, 공격적인 배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킬리안 음바페를 더 날뛰게 할 수 있다.
그것만 본다면 파울루 벤투의 선택은 패착처럼 보이지만, 김다온의 왼쪽 배치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뜻밖의 곳에서 승부가 갈릴지도…….’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음바페와 김다온의 한방이겠지만, 그게 가능하도록 만드는 계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데샹의 생각이다.
바로 미팅에 들어가는 프랑스의 코치들.
“위치 조정을…….”
“앙투안이…….”
조별 예선부터 8강전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며 올라온 대한민국. 그런 그들을 상대하는 프랑스 코치진들의 얼굴에서 한 가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전력을 가장 낮게 평가하는 건, 어쩌면 그들 자신인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이는 갓 축구계의 중심으로 올라선 팀들이 공통으로 겪은 아주 작고 사소한 열등감에서 출발한다.
***
(배정세) – SBS 캐스터
“전국. 아니, 전 세계에 있는 대한민국 축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다!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 카타르 알 코르에 있는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곧 펼쳐질 예정입니다. 오늘도 제 곁에는 박지성 그리고 이승우 해설이 함께합니다.”
.
.
(한희준) – KBS 해설위원
“최근 월드컵을 통틀어 이렇게 주목받는 매치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주목이 쏟아졌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받아들이느냐가 오늘 경기의 승패와도 직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김정수) – MBC 캐스터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숙명의 맞대결! 저희는 잠시 뒤 광고 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
(개리 리네커) – BBC 프레젠터
“저도 이 매치업에 대해 많은 말을 하긴 했지만, 정말로 이 경기는 기대됩니다. 그 태클. 그 태클 하나로부터 모든 게 출발한 경기죠. 동시에 축구 역사에 없었던 시합이기도 합니다. 끔찍했던 태클로 커리어가 날아갈 뻔했던 세계 정상급의 축구 선수 역시 그전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수가 다시 돌아와 이전보다 더 환상적인 기량을 보여 준 것 역시 처음입니다. 즉, 이 모든 게 처음이란 겁니다. 솔직히, 저는 매우 흥분됩니다. 프로가 된 이래, 가장 순수한 팬의 관점에서 경기를 바라보게 됩니다. 만약 프랑스가 승리한다면, 그들은 잃어버렸던 많은 것을 되찾아 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대한민국이 승리라도 한다면, 우린 이번 월드컵을 평생 기억하게 될 겁니다. 스포츠 역사에서도 가장 멋진 이야기로 등극 될 겁니다.”
(리오 퍼디난드) – BBC 펀디츠
“매우 많은 부분에 동의합니다. 이 모든 게 처음이라는 것부터 말입니다. 다온. 그리고 메시. 저는 이 두 남자를 언제나 개척자에 비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들 둘은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영역을 보여줬습니다. 오늘은 메시에 관해 말하는 날이 아니니, 다온에 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He is Wonder. 본래 의미가 있던 사전에 새로운 의미 하나를 직접 추가한 인물입니다. 저는 그의 모든 커리어가 드라마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고 또 놀라움을 선사해 왔습니다. 유일하게 그러지 못했던 게 바로 4년 전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월드컵 결승전입니다. 그는 분명히 만회하고 싶을 겁니다. 그의 커리어에 있어, 가장 큰 오점을 바로잡을 기회를 말이죠. 저는 지금 경기가 몹시 기대됩니다.”
(개리 리네커)
“다른 분들은 할 말이 없나요?”
(디디에 드로그바) – BBC 월드컵 펀디츠
“앨런 먼저 하는 게 어때요?”
(앨런 시어러) – BBC 펀디츠
“아뇨, 당신이 먼저 하세요.”
(디디에 드로그바)
“네 그럼. 크흠. 이번 경기는 프랑스에 있어서 아주 큰 도전입니다. 지단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세대가 도약한 이래, 가장 어려운 순간에 있다고 봅니다. 전 세계가 4년 전의 태클을 기억합니다. 그것 하나로, 프랑스는 완벽한 악역이 됐습니다. 모두가 한국의 승리를 바라죠. 프랑스도 그걸 알고 있을 겁니다. 저도 적대적인 환경에서 뛰어봐서 압니다. 그건 정말 짜증 나는 일입니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어도 야유 소리가 귓가를 때립니다. 우호적인 환경에서 축구할 때보단 확실히 집중이 덜합니다. 실수가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마저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요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스스로 최면을 걸었을 수도 있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만약 프랑스가 승리하게 된다면 그 또한 위대한 승리가 될 거라는 뜻입니다.”
(개리 리네커)
“이제 남은 건 당신뿐이네요. 앨런?”
(앨런 시어러)
“모두가 제가 할 말을 대신해 줬네요. 그래서 전 여러분들이 짚고 넘어가지 않은 부분만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이번 경기부터는 남자 축구 선수의 서열을 다시 정립하는 결정적인 시간이 될 겁니다. 현재 최고의 선수는 다온과 메시입니다. 나이를 고려했을 땐 다온이 좀 더 위에 있긴 하죠. 아무튼. 그리고 그 아래가 킬리안 음바페라고 봅니다. 그는 발롱도르를 수상할 자격이 있고 이미 월드컵 트로피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음바페에겐 이번 경기가 중요합니다. 그가 만약 다온과 메시를 차례대로 뛰어넘고 프랑스에 우승을 안긴다면, 그것대로 하나의 큰 메시지가 될 겁니다.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알리는 겁니다. 하지만 만약 패배한다? 그는 모든 걸 잃게 될 겁니다. 사람들은 그가 리그 앙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하겠죠. 프랑스가 아닌 EPL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여전히 우리는 다온과 메시의 시대에 살 겁니다. 그리고 그건, 월드컵 결승에 따라 완전히 갈릴 겁니다.”
(개리 리네커)
“완전히라. 어떻게 말이죠?”
(앨런 시어러)
“다온이 아직 메시의 그늘에 있느냐. 아니면 전 세계가 새로운 절대자를 오롯이 인정하느냐. 남아 있는 월드컵 경기는 축구 역사의 큰 획을 긋는 그런 경기들이 될 겁니다.”
(개리 리네커)
“무게감이 느껴지는 말이로군요. 말씀들 잘 들었습니다. 곧 경기가 시작되겠군요. 현장으로 연결하겠습니다.”
***
나는 과거 같은 꿈을 수없이도 꿨다.
어둠 속 흰색 선을 따라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어느새 왼쪽 다리부터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그런 꿈을 말이다. 지금은 꾸진 않지만 기억은 생생히 남아 있다.
그리고 그때의 느낌도.
“후우-”
주변에 양해를 구하고 홀로 남은 드레싱 룸 안에서, 나는 맞은편 거울을 보고 있다.
‘새삼스럽게…….’
아침잠에서 깨어 눈을 떴을 때, 새삼스럽게도 그때 꿨던 꿈이 생각났다. 곧바로 불쾌감이 전해져왔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걷어내 줬다.
“나가서 봐.”
오늘 오전, 아영이와 수호 그리고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을 포함한 가족들 전부가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그들은 오늘 경기를 포함해 다음 경기까지 지켜볼 예정이었는데, 3/4위전 티켓과 결승전 티켓을 모두 구매해야 하지 않느냐는 처제들에게 아영이는 결승전만 사면 된다고 했었다.
그때 난 생각했다.
아, 결혼 참 잘했다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내는 단 한 순간도 나의 첫 번째 팬임을 포기했던 적이 없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그때도, 아내의 매서운 손짓 하나가 가라앉았던 나를 일깨웠었다.
드레싱 룸을 빠져나와 복도로 나서자, 늦게까지 기다리고 있던 코치들이 보였다.
벤투 감독님은 먼저 나가고 없다.
앞쪽에, 최태욱 코치님이 보인다.
“해보자, 다온아.”
“당연하죠.”
짝.
최태욱 코치님을 시작으로, 나는 벤투 감독님을 제외한 대한민국의 모든 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러곤 힘차게 나아갔다.
움직이는 나의 왼쪽 팔뚝엔 완장이 없다.
벤투 감독님의 팀 토크가 끝나고 이어진 스크럼에서, 민재는 아주 듬직한 이야기를 해줬다. 프로레벨에서 주장이 되어본 게 처음일 텐데, 그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그것에 맨체스터 시티의 문화로부터 배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아까의 기억이 나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그런 채로 통로 앞에 섰다.
그때 우연히 고개를 돌린 음바페와 눈이 마주쳤는데, 녀석도 이런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약간은 안도하는 것처럼도 느껴졌지만,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심호흡을 하며, 난 다시 걸음을 옮긴다.
걸어가는 길, 사람들이 스쳐 지난다.
“…….”
느껴진다.
프랑스 선수들의 시선이.
하지만 난 그것을 모르는 척하며 계속 걸었고, 가장 앞으로 가 민재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다시 몸을 돌려 맨 뒤편으로 향했다.
돌아서서 걸을 때 프랑스 선수들의 얼굴이 잘 보였는데, 절반은 나와 눈을 마주쳤고 절반은 외면했다.
그렇게 가장 뒤에 서서 파이팅을 외쳐본다.
“자- 파이티잉!!”
“?!”
“!!”
몇몇 프랑스 선수들이 움츠러드는 것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잘 봐. 복수해 줄게.’
이제부터, 난 빼앗겼던 쥘 리메를 돌려받기 위해 뛰려고 한다. 그 어떠한 자비도 없이.
“자- 가자!!”
앞쪽에서 힘차게 외치는 민재의 목소리를 따라, 준결승전이 펼쳐질 그라운드로 향한다.
.
(배정세)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2회 연속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 그들이 2회 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을 위해 힘차게 발을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