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77)
1297화 뛰어넘다 (6)
강하게 나올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 밀어붙일 줄은 솔직히 몰랐다.
촤?악!
퉁!!
{“우오-!”}
.
(그레구아르 마르고통) – TF 1 코멘테이터
“막아 냅니다!! 환상적인 개인기를 선보였던 음바페!! 그렇지만 골대에 다다르지 못합니다!!”
(비셴테 리사라수) – TF 1 해설위원
“끔찍합니다. 도대체 왜 저 남자가 저기에서 가로막는 겁니까? 지금 센터백의 뒤에서 등장했다고요! 본인이 뛰는 위치는 어쩌자는 겁니까?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도저히 이해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
.
.후반 31분
프랑스 0 : 1 대한민국
교체 투입과 함께 전형을 4-2-3으로 변형한 프랑스는 수비 따윈 전부 포기했다는 것처럼 공격 일변도로 나섰다.
두 명의 센터백을 제외한 7명의 필드플레이어 전부를 하프라인 위쪽까지 끌어 올렸고, 한 명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안다는 듯 전원이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탈락한다는 위기의식이 프랑스를 자극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때보다 강한 압박이 가해져 왔다.
지금도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홀로 세 명의 선수를 요리한 음바페가 심장을 철렁하게 하는 슈팅을 시도했다.
상호가 뚫릴 때부터 심상치 않다 싶어 언제든 가운데로 움직일 준비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
몸을 날린 태클이 굴절된 축구공이 골라인을 빠져나간 후, 양팔을 들고 고개를 저으며 허탈해하던 음바페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것을 일단 무시했다.
다가온 인범이가 손을 뻗어 온다.
“나이스 수비-”
“나이스는 인마.”
“?”
“죽였지.”
음바페가 왼쪽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들었을 때. 그리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하나를 따돌리고 한 번 더 안쪽으로 드리블을 했을 때.
이런 상황에서 음바페의 슈팅은 열에 일곱은 가까운 쪽 니어 포스트를 향한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달려 다리부터 뻗었던 게, 운 좋게도 타이밍이 맞았다.
자리에서 일어선 뒤에는 손뼉을 두드리며, 동료들에게 조금 더 힘을 내 보자고 외쳤다.
“좋아! 콜 하고! 집중!”
.
(박지성) – SBS 월드컵 해설
“김다온. 정말 대단합니다. 지금도 보면 자신의 위치가 아닌데도, 음바페가 치고 들어오는 위치와 슈팅 경로까지 정확히 예상해서 태클로 막아 냈습니다.”
(이승우) – SBS 월드컵 해설
“아- 정말 대단합니다. 대체, 어디까지 잘하려고 그러나요. 솔직히 저렇게 뛰는 게 말이 안 되거든요?”
.
경기 시작 단계에서는 흐름이 우리에게 넘어올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감과 상대 눈빛을 보고 하는 말이다.
뒤늦게 기어가 들어온 듯하다.
예기치 않은 요리스의 부상과 쥘 쿤데의 퇴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두 겪은 지금, 프랑스에 두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저들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톱니바퀴는 무엇일까?
어렵지 않게 결론에 세워진다.
‘골.’
무척 힘든 일이 되겠지만, 결국 상대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골밖에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마크해!!”
“에이! 붙어!!”
“선수 놓치면 안 돼!!”
프랑스의 코너킥.
박스 안에서는 큰 목소리들이 나온다.
킥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인 것은 그리즈만이다.
그리고 음바페는 박스 안쪽에 있다.
‘진심이네.’
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 미디어와 축구 관계자들은 킬리안 음바페에게 세트피스를 포기하고 득점을 만드는 부분에만 열중하라고 조언을 했다.
이유는 지난 1년, 코너킥과 프리킥을 도맡아 처리한 음바페의 실적 때문이다.
이미 앙투안 그리즈만이라는 실력과 실적을 모두 갖춘 좋은 세트피스 키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디에 데샹은 음바페에게 킥을 맡겨 주위의 빈축을 샀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프랑스는 음바페가 피치 위에 있는 상황에서는 코너킥을 맡겼다.
하지만 오늘은 줄곧 그리즈만이 처리 중이었는데, 새삼스럽게 이런 변화에 관심이 갔다.
킥이 이뤄지는 지점에서 먼 쪽 포스트를 붙든 채, 나는 박스 안과 코너플랫을 번갈아 쳐다봤다.
팡-!
곧이어 킥이 띄워지고, 상당히 높이 뛰어오른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헤더를 가져간다.
축구공은 곧장 이쪽으로 향한다.
그에, 난 반사적으로 뛴다.
{“아…….”}
잠시 뒤 들려온 것은 관중석의 탄식이었고, 착지 후 재빨리 고개를 돌린 나는 뒤쪽에서 떨어지고 있는 축구공을 보았다.
또 한 번의 위기가 지나가고 있다.
“누구야-!!”
뒤쪽에서, 민재의 큰 목소리가 들려온다.
코나테를 자유롭게 두었기 때문일 거다.
다시 정면을 바라보자, 입술을 깨문 채로 민재를 향해 손을 들고 있는 우영이 형이 보였다. 그리곤 살짝 억울한 듯 스크린이 있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 역시 같은 생각 중이다.
.
(스티브 윌슨) – BBC 코멘테이터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프랑스입니다- 숫자가 한 명 부족한데도,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음바페의 슈팅. 코나테의 헤더. 모두 골이 되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장면이었습니다.”
(대니 머피) – BBC 공동-코멘테이터
“지금까지 프랑스가 한국을 가장 잘 공략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두 골 이상이 들어갔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코어는 여전히 1:0이고, 한국은 아직 실점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프랑스는 이 흐름을 깨트려야 합니다. 만약 득점이 만들어지게 되면, 남은 경기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
우리에게 골이 프랑스의 공세를 망가뜨릴 핵심적인 단어라면, 상대에게도 골은 승리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숫자가 한 명 적은 것은 프랑스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레벨이 높은 팀이 아닌가.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정말이지, 끝까지 애를 먹이는 팀이다.
솔직히 꺾여 줬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만.
‘어디 더 해 봐.’
나 역시, 아주 작은 틈이 노출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
.후반 37분
프랑스 0 : 1 대한민국
‘조금만 더.’
파앙-!
{“아아…….”}
“이익!!”
‘조금만 더.’
파앙-!
{“우오-!”}
“젠장!!”
‘제발, 조금만 더.’
파앙-!
퉁-!
{“!!”}
“…….”
‘병신 같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 정상 레벨의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는 오늘 하루가 지독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몸을 움직였을 때, 음바페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의 컨디션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당황했고, 보이지 않는 잦은 실수를 범했다.
포지셔닝(Positioning)의 실수라든가 상대의 수비가 좋았던 것처럼 보인 장면들 모두, 평소대로 움직임을 가져갔다면 얼마든지 다른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운 나쁘게도, 음바페는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컨디션이 제일 좋지 못했다.
팍-!
팍-!
.
(서현욱) – MBC 해설위원
“음바페. 자신이 생각해도 오늘은 운도 따라 주지 않고 조금 이상하죠? 스터드로 피치를 밟고 있습니다.”
.
앙투안 그리즈만이 짜증으로 분노하고 많은 프랑스의 선수들이 억울함을 토로할 때, 킬리안 음바페는 묵묵히 실력으로 증명할 날을 기다려 왔다.
평소 음바페의 신념과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그는 언제나 유럽의 축구 수준에 큰 자부심을 가진 사내다.
사람들이 바깥에서 어떻게 떠들건, 아시아 국가인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상대론 이길 수 없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음바페는 지난 5월, 아르헨티나와 한국을 동시에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
“사람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아르헨티나와 한국을 이야기한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은 아직 증명한 것이 충분하지 않은 나라다. 그들은 심지어 아르헨티나도 들고 있는 쥘 리메도 없다. 4년 전 그들이 위협적인 상대였던 건 맞지만, 결국 누가 승리했는지 보라. 남미와 아시아의 축구는 유럽만큼 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월드컵들을 보면 늘 유럽이 승리하는 것이다.”
@@@
프랑스의 미디어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 발언은 곧바로 다양한 국가의 언론에 의해 재생산되었고, 이는 음바페를 지탄 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그러나 음바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네이션스 리그가 끝난 이후 다시 한번 소신을 밝혔다.
@@@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비교해 유럽은 더 높은 수준에서 경쟁을 치른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다. 유럽의 팀은 이와 같은 대회를 통해 월드컵을 준비한다. 남미와 아시아에는 이런 것이 없다. 그들의 축구는 이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월드컵에서 늘 유럽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은 음바페의 발언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중심 사고를 가진 이들은 환호성을 내질렀지만, 전반적인 의견은 세계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로서 진중함이 부족하단 것이었다.
특히 같은 클럽인 PSG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속한 선수들이 꽤 있었기에, 음바페는 곧바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단 한 순간도, 킬리안 음바페는 그런 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없다.
언제나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갈 뿐이었다.
신념을 조금도 꺾지 않았다.
그랬던 킬리안 음바페기에, 자신이 프랑스를 악당으로 몰고 있는 분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었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프랑스 아이들의 우상이자 또 그들을 향한 선행을 멈추지 않는 음바페는 스스로, 자신은 언제까지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최근 며칠 영웅이 아닌 악당들 틈 사이에 섞여 있었고, 그것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
무거웠던 몸.
멈춰 버린 머리.
정신이 번쩍 들게 한 김다온의 득점이 나오기 전까지, 음바페는 자신이 심해 깊숙이 가라앉은 상태로 달리고 있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이젠 깨달았지만.
“?!”
촉박한 시간이 음바페를 다급하게 했다.
지금은 그답지 않은 실수가 나왔다.
김문환과의 1vs1에서 완전히 자신감을 회복한 음바페는 이번에도 수비를 앞에다 놓아두고 가볍게 치고 내달렸다.
그런데 마음이 조금 급했던 건지, 드리블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며 볼을 앞쪽으로 밀어내지 못하고 가랑이 사이에 놓아두고 말았다.
오히려 음바페의 페이크 동작에 속았던 김문환이 손쉽게 볼을 확보했고, 그대로 한국의 역습이 전개되었다.
평소라면 다리를 멈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바페는 달렸다.
탁, 탁, 탁, 탁.
순식간에 최고 속도를 붙여 내달린 킬리안 음바페가 패스를 받아 들고 볼을 보낼 곳을 찾던 황인범을 밀어붙여 축구공을 되찾아온다.
그 순간 대한민국은 음바페의 파울을 주장했지만, 주심은 손을 뻗으며 정상적인 플레이임을 알렸다.
역습을 가져가려던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덜컹거리고, 피치 중앙에서 볼을 확보한 음바페가 반대 방향을 본다.
살짝 아래로 내려서 있던 킹슬레 코망.
음바페는 거기로 패스를 보낸다.
팡-
***
일 년쯤 전, 어떤 기자가 내게 음바페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던 적이 있다.
기억이 정확하진 않은데, 프랑스에서 왔던 기자였던 그 혹은 그녀였던 기자는 질문의 의도로 나의 다음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궁금했던 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때, 난 처음 이렇게 답했다.
[“그를 잘 모르긴 하지만, 좋은 축구 선수긴 합니다.”]킬리안 음바페는 그 개성을 알기 힘든 사람이다.
모범생처럼 보였다가도, 어떨 땐 악동 같다.
누군가는 음바페가 클럽에서 가장 성실한 사람이라 말하고, 어떠한 사람 혹은 뉴스는 음바페가 이번 주 들어 몇 번 지각했고 좀 더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암 투병 중인 어린 팬을 위해 편지와 사진을 보내고 홈 경기에 초대했다는 뉴스가 나온 다음 날, 팬들을 존중하지 않는 인터뷰를 해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망나니인 것은 아니다.
최근 축구계에 자리 잡고 있는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 중 상당수가 여자/클럽/도박 문제에 빠져 있을 때, 음바페는 그런 것들을 멀리하며 오직 가족과 축구만을 챙긴다.
음바페의 WAG`s를 찍는 일은 파파라치들의 가장 큰 목표이며, 그가 만취해 거리를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모범적인 실생활 때문이다.
하지만, 음바페는 조금 건방지다.
사실 조금 많이.
그래서 난 인터뷰를 그대로 끝내려다 말고, 음바페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솔직히, 저는 음바페가 빅리그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와 남미의 수준을 운운하기 전에, 우리가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하고 훈련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제가 볼 때 그는 파리라는 도시 안에 만족한 개구리처럼 느껴집니다. 더 넓은 무대가 있는데, 자신이 갇힌 우물에 만족하고 있죠.”]제법 강한 워딩에 기자들의 눈은 순식간에 반짝였었고, 질문을 던진 기자도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
그래.
알리제 디몽(Alizee Dimont).
음바페에 관한 질문을 던졌던 기자는 프랑스의 미디어 ‘텔레풋’에서 온 사람이었다.
어쨌든.
[“지금 그가 그렇게 건방을 떨 수 있는 건, 프랑스가 4년 전 쥘 리메를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오르고, 그 상대가 우리가 된다면 음바페는 뭐라 말할 수 있을까요? 그는 그런 말을 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합니다. 특히나, 자신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말이죠.”]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음바페를 싫어한 적이 없다.
아시아와 남미를 비하하는 발언을 내뱉은 이후에도, 그냥 우물 안에 갇힌 건방진 꼬마라는 생각 외에는 그 어떠한 감상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4년 전 월드컵에서도 그렇고 작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만났을 때도 그렇고.
나름 훌륭한 공격수였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계를 하긴 했지만, 처음 리오와 상대했을 때의 느낌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날뛰는 녀석을 보니, 그냥 생각이 났다.
“레프리-!!!”
“파울!!”
에헤이, 멈추면 안 되지.
인범이가 밀려 넘어진 순간, 주심에게 파울을 어필하는 목소리를 내뱉기 위해 동료들의 발이 멈췄다.
아무리 말을 해도 이런 건 고쳐지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도, 볼을 빼앗은 음바페의 다음 동작을 확인하는 나의 눈은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우당탕 충돌한 상태였기에 볼을 정돈할 필요가 있었던 음바페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졌고, 그에 맞춰 시선을 재빨리 움직인 나는 두 개의 옵션을 확인했다.
하나는 추아메니.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쪽.’
만약 음바페가 본인이 위치로 돌아갈 시간을 벌고 정돈을 바란다면, 추아메니에게 볼을 돌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로선 특별히 경계할 일이 없어지고,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빠른 공격 전개를 바라고 코망에게 패스를 보내기로 한다면, 난 그것을 빼앗을 수도 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확률을 계산해 보자, 꽤 높은 숫자가 그려졌다.
그래서 난 바로 발을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한 발.
그리고 또 한 발.
별것 아닌 듯한 이 두 개의 걸음은 코망과의 거리를 1.5m 정도 벌렸고, 반대로 음바페에게서 이쪽으로 향할 패스의 경로와는 가까워지도록 만들었다.
머리 위 높은 패스를 보낸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이 되겠지만, 속도를 중시한다면 지금은 땅볼 패스다.
모든 패스 형태엔 이유가 있는 법.
난 그 이유를 추적해 뒀다.
팡-
‘그렇지!’
음바페의 패스는 나의 기도대로 피치 위를 낮게 깔려 왔고, 그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미리 준비된 상태였기에, 볼과 나는 빠르게 가까워졌고 곧 축구공은 나의 오른발 끝에 걸렸다.
툭-
‘잇-!!’
하지만, 원했던 것보다 터치가 길다.
축구공이 길게 움직인다.
어쩌지?
달려야 하나?
고민이 깊어질 무렵.
‘어?’
뒤로 물러서려던 자세였던 것 같은 추아메니가 살짝 미끄러지며 비틀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릿속엔.
‘가자.’
러시아에서 내가 끝맺음하지 못한 무언가가 떠올랐다.
.
(한희준) – KBS 해설위원
“끊었어요! 달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