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79)
1299화 뛰어넘다 (8)
(스티브 윌슨) – BBC 코멘테이터
“저는 지금, 위대한 축구의 신에게 경배를 보냅니다-! 이것은 위대한 여정이고 동시에 역사입니다! 2회 연속 월드컵 결승전 진출을 노리던 두 개의 팀-! 그중 승자는 한국입니다-! 그들의 축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만든 남자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김 다온! 저는 지금까지 이렇게 위대한 축구 선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치러진 여섯 번의 경기에서 일곱 개의 골 그리고 세 개의 어시스트입니다. 풀백으로서, 그는 이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영역에 도달한 상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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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구아르 마르고통) – TF 1 코멘테이터
“잘 싸웠습니다, 프랑스. 가끔은 이런 날도 있는 법이죠. 피치 위에서는 운이 없는 날도 있고, 너무 강한 상대에 막힐 때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오늘처럼, 다온을 만날 때도 있는 법인 겁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요? 0:2. 저 남자가 프랑스를 격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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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안 나스) – ARD 코멘테이터
“역대 최고의 선수가 여기에 있습니다. 디에고 마라도나 이후, 월드컵에서 이토록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 주는 선수는 처음입니다. 프랑스는 매우 잘 싸웠습니다. 득점에 가까운 몇 개의 장면을 만들었고, 효과적으로 볼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다온이 승리하려면 결국 골을 넣어야 한다고 알려줬습니다. 참고로, 그는 측면 수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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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트롱) – Fox Sports
“이 대회에서의 한국은 뭔가 특별합니다. 오늘도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월드컵이 생긴 이래, 조별 예선부터 준결승 경기까지 실점하지 않은 팀은 없습니다. 우주의 기운이 한국에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건, 틀림없이 이 남자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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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고 알라메다) – 스페인 Mediapro 캐스터
“축구의 신 피부가 노란색이냐고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을 갖춘 사내입니다. 그 득점들. 오늘 만들어 낸 득점들은 지구상의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시점, 다온보다 더 뛰어난 축구 선수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메시는 물론이고, 펠레나 마라도나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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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시마 타츠야) – 후지 텔레비전 실황
“이것은 만화나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리고 영화도 아닙니다. 4년 전. 본인을 넘어뜨렸던 팀을 상대로 돌아와, 상대를 격침하는 두 개의 골을 홀로 만들었습니다. 어시스트가 아닙니다. 프리킥. 그리고 70m 골. 축구 선수의 순수한 실력이 만들어 냈던 득점들. 바로 그게, 다온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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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안티넬리) – 이탈리아 RAI 코멘테이터
“만약 누군가 제게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제 입에서 이탈리아인이 아닌 다른 국적의 선수가 나올 일은 지금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을 것 같군요. 축하합니다, 한국! 그리고 한국인들! 당신들은 월드컵 결승전에 올랐고, 축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심지어 이탈리아인이 인정한 수비수를 말입니다.”
***
경기가 끝났을 때, 난 드러눕는 프랑스 선수들을 바라보며 다리를 멈추고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이런 내 곁을 중계 카마레가 차지했고, 곧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지금 향하는 곳은 동료도 프랑스 선수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벤치 역시 아니었다.
종료 직전에야 발견한 가족들이 있는 쪽이다.
곧, 나는 그들과 가까워졌다.
“자기-!”
특별히 예외를 적용한 진행 요원 덕분에, 도움을 받은 아영이는 아래로 내려와 내게 뛰어들었다.
난 그런 아내를 꼭 안아 들었다.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자랑스러워 진짜…….”
“아깐 많이 놀랐지?”
흐느끼는 아영이를 꼭 끌어안은 채로, 나는 뒤쪽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눈빛을 보냈다.
이들이야말로, 내 삶의 모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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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 SBS 월드컵 해설위원
“대한민국에 저런 선수가 나타났다는 게 정말로 자랑스럽고 또 많이 고맙습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앞으로 자라나는 모든 대한민국의 축구 유망주를 위해서 정말 엄청난 일을 해 주고 있는 겁니다. 축구 실력. 성실함. 리더십. 그리고 인성적인 부분까지도. 얼른 제2, 제3의 김다온이 나타나야 지금의 성공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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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멈추지 않는 눈물을 힘겹게 참아 낸 아영이가 나를 동료들의 곁으로 돌려보낸다.
“괜찮겠어?”
“응. 얼른 가 봐.”
“그럼 이따가 봐.”
“응.”
마지막으로 가벼운 입맞춤을 하며, 난 뒤로 돌아섰다.
몰랐는데, 카메라가 잔뜩 있었다.
다시 피치를 밟은 뒤엔, 나는 두 손을 들어 올려 경기장에 있는 팬들을 위해 손뼉을 보냈다.
오늘 여긴 거의 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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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KBS 해설위원
“이렇게 되면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를 만나게 됩니다. 이것도 굉장한 매치업이거든요? 또 양 팀에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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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호응을 잔뜩 얻어 낸 뒤, 나는 피치 위에서 잔뜩 웃고 있는 이들에게로 다가섰다.
어느새 어깨에 태극기를 두른 민재와 근처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인범/문환이 있는 곳이다. 날 발견한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소리쳤다.
“VAMOS-!!!!”
어째서 VAMOS인 건지.
뭐, 나쁘진 않다.
“수고했다.”
손을 맞잡은 후 포옹이 이어지고, 나는 그중에서도 오늘 가장 고생한 문환이를 칭찬했다.
음바페를 상대하는 일이 무척 버거웠을 건데, 90분 내내 거의 맨투맨 하다시피 쫓아다녔다. 오늘 팀의 Unsung Hero를 꼽으라면 단연 문환이다.
“아까는 다 죽어 가더니, 살아났네?”
“이기니까 그렇게 되네.”
“역시 승리가 좋지?”
“아우, 당연하지.”
민재에게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남긴 후, 나는 다음으로 바로 윗 세대에게로 향했다.
흥민/의조/영권/큰우영.
늘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내가 살짝 버거워할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 준 사람들이다.
때때로 부딪히기도 하고 동생으로서 다소 과한 말을 할 때도 있었지만, 항상 나의 입장을 알아줬다.
그렇기에 난 주장일 수 있었다.
혼자서는 못했을 거다.
“수고했다.”
“야, 넌 어떻게 민재한테 먼저 가냐?”
“아이, 당연하지. 쟤가 내 후임인데.”
“민재한테 주기로 한 거야?”
“어. 다음이 내 마지막.”
말했듯, 이번 월드컵이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의 나의 마지막 대회다.
주장 완장을 민재에게 넘겨줄 생각이고, 벤투 감독님 역시 그것을 받아들였다. 대표팀의 주장을 감독이 아닌 선수끼리 정한다는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난 저쪽 간다?”
“그래라.”
형들과 인사하고 향한 곳은 민재와 더불어 또 다른 대한민국의 미래가 모인 장소다.
강인/인범/희찬/규성.
외에도 상호/동경/동준/현규와 같은 4년 뒤에 있을 월드컵을 책임져 줘야 할 이들이 한곳에 뭉쳐 있었다. 난 그들의 곁에 섰고, 손을 뻗어 하나하나 안아 주었다.
“고맙다.”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이 되면서, 나의 은퇴 이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었던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아직 6-7년은 너끈하다고 여기지만, 본래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게 미디어의 일이다. 어쨌거나 그들 역시, 이번 월드컵을 보았다면 그런 말은 못 할 거다.
대표팀엔 미래들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복수했다-!!!!”
“야!! 네 거 아니야, 그거-!”
“우와아악!!”
“형, 쟤 안 들어.”
“내버려 둬.”
오늘의 승리를 누구보다 기뻐하는 강인이가 마음껏 감정을 표현하도록 내버려 둔다.
그렇게 한창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을 때,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려 몸을 돌렸다. 어려웠을 걸음을 한 라파엘 바란이 내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넌 진짜 빌어먹을 녀석이야.”
“멋진 경기였어, 라파엘.”
“그래- 그야, 늘 네가 이겼으니까 그렇지.”
“4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거든?”
“하하. 그거,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 말이네.”
“안아보자, Amigo. 정말 좋은 경기였어.”
“그래. 축하해.”
사실 이 남자와는 그렇게 친한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앙숙에 더 가깝다.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지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이 프랑스의 전설적인 센터백은 늘 내가 속한 클럽의 라이벌이라 부를 수 있는 팀에서 뛰었다.
그건 그것대로 이 남자의 실력을 말해 주는 것이었지만, 한 번쯤은 같이 뛰어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우리가 미워?”
“글쎄. 내 발목이 완전히 부러졌었거든.”
“그렇겠네. 너무 미워하지는 마.”
“앙투안은 좋아질 수 없어.”
“그래- 쟤가 약간 그렇긴 해.”
처음이었다.
바란과 이토록 편안하게 대화하는 건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바란이 다가와 준 덕분에, 나는 곧 다른 프랑스 선수들과도 만나게 됐다.
뤼카 에르난데스.
오렐리앵 추아메니.
랑달 콜로 무아니.
킹슬레 코망.
이중 뤼카와 킹슬레는 옛 동료였고, 추아메니와 무아니는 나의 팬이라고 말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요청했다.
그래서 난 알겠다고 대답했다.
“제가 뭐랬어요?”
“하하.”
통로로 걸어가며 피치의 끝에서 마지막으로 나는 벤투 감독님과 만났다.
우린 진한 포옹을 나눴고, 곧 시원찮은 농담과 훈훈한 덕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드레싱 룸으로 향했다. 피치를 나서기 전, 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다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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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퍼디난드) – BBC 펀디츠
“잉글랜드가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을 빼면, 이번 월드컵은 2000년대 이후 가장 환상적인 대회입니다. 모로코가 놀라움을 안겨줬고, 네덜란드가 그들이 돌아왔음을 알렸습니다. 모드리치의 퇴장도 그만하면 나쁘지 않았죠.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과 프랑스가 준결승에서 만났습니다. 승자는 한국이었고, 다온이 두 개의 골을 넣었습니다. 심지어 그중 하나는 4년 전 그가 결승전에서 기록한 득점과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죠? 결승전 대진은 심지어 한국과 아르헨티납니다. 다온vs메시라고요.”
(개리 리네커) – BBC 프레젠터
“저는 이게 완벽한 서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한국은 2010 월드컵 우승 국가인 스페인을 16강에서 눌렀습니다. 그리고 8강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2016 유로 우승 국가이자 2018-19 네이션스 리그 우승 국가인 프랑스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지난 대회 우승 국가인 프랑스를 상대로 승리했습니다. 한국은 챔피언들을 꺾고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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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님과 함께 들어선 드레싱 룸은 광란 그 자체였다. 다들 손에 든 물과 음료를 여기저기 뿌려 대며 환호했고, 시끄러운 노랫소리 역시 울려 퍼졌다.
평소에는 점잔을 빼던 코치들도 옷을 벗고 춤을 췄고, 나는 그 혼돈 속에서 사람들을 잠시 진정시켰다.
“아직 안 끝났어.”
“…….”
“마지막 한 경기. 그거 이기고, 오늘보다 더 신나게 놀자. 그래도 오늘은 즐겨 보자아앗-!!!”
“이야아아아아-!!!”
“와아아악-!!!”
정신이 나간 것처럼 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는 한 가지 생각을 했다.
조별 예선이 모두 끝나고 토너먼트 대진이 완성되었을 때부터, 저들 역시 우리가 어쩌면 프랑스와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거다.
그때부터 나의 복수는 저들의 복수가 됐다.
그리고 그게 모든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린 더 나아가야 해.’
나는 언제나 프랑스를 향한 복수심이 개인적이기를 바랐고, 결승전에 오른 지금도 동료들이 같은 마음을 갖고 루사일 스타디움에 서주길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건, 복수가 아닌 쥘 리메를 들어 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복수는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면 따내고 싶은 일종의 부산물 같은 것이었다.
‘당신이라도 그랬을 거잖아요.’
여전히 광란 그 자체인 드레싱 룸을 보며, 나는 호텔에서 오늘 경기를 지켜봤을 한 남자를 떠올렸다.
나의 유일한 우상.
그리고 나의 형제.
보이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기분으로, 난 고개를 들어 희미한 미소를 간직한 채 리오에게 질문을 던졌다.
‘준비됐어요?’
난 이미, 결승전에 뛸 준비가 끝났다.
***
【같은 시각】 도하, 카타르. 카타르 대학. 카타르 대학 호스텔 1.
하루 일찍 월드컵 결승행을 확정 지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오늘, 그들의 숙소에서 다 함께 모여 TV로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전 초반 프랑스가 강하게 몰아붙일 땐 한국의 저력도 여기까지인가 생각했지만, 금세 분위기가 바뀐 이후부터는 손에 땀을 쥐고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08분 김다온의 프리킥이 득점으로 이어졌을 땐,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하지만 그건 그들이 가장 놀란 일은 아니었다.
더욱 큰 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지? 아마?’
경기가 끝나기 전 조금 일찍 객실로 돌아온 리오넬 메시. 그는 현재 침대에 누워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다.
김다온의 대한민국과 월드컵에서 만나는 건,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두 번째였다. 그리고 그땐 아르헨티나가 대한민국에 승리를 거뒀다.
눈을 감은 메시의 머릿속에, 오늘 경기 김다온의 두 번째 득점 장면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무려 70여 미터를 달렸고 뱅자맹 파바르와 오렐리앵 추아메니를 포함한 일곱 명의 프랑스 선수를 따돌렸다.
전반 쥘 쿤데의 퇴장으로 10명이 뛴 프랑스니, 70%의 선수를 홀로 제압했다는 뜻이었다.
‘만약 나였다면…….’
과연 리오넬 메시라면 어땠을까?
같은 위치.
같은 상황.
좀처럼 같은 결과가 그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후우-”
몸을 일으켜 세운 리오넬 메시를 괴롭게 했다.
왜냐면 자신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축구를 해 오며, 메시는 단 한 번도 자신이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건 수비수나 골키퍼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외의 모든 것들은 자신이 훨씬 더 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다온은 달랐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잘하는 것 중에 어떤 것도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소화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로 합류한 뒤 세트피스만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세트피스는 위치와 거리에 따라 김다온과 자신이 나눠서 처리하는 형식이었지만, 반드시 득점이 필요한 순간이면 늘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을 택했다.
그것 역시, 자존심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딸깍.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리오넬 메시가 런닝이라도 할 생각으로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은 채 객실을 빠져나온다.
그리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짐(Gym)이 있는 층으로 향했고, 헤드셋을 뒤집어쓴 채 머신에 올라탔다. TV는 보고 싶지 않아 화면을 어둡게 해 두었다.
위——익.
탁. 탁. 탁. 탁.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의식이 됐다.
이전엔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패배로 인한 슬픔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그날 이후, 김다온은 늘 리오넬 메시의 시선에 또 의식 속에 머물렀다.
‘넌 정말 대단한 친구야.’
계속해서 다리를 움직이며, 메시는 김다온과 대결하는 자신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어떤 때는 승리했지만 거의 비슷한 숫자로 패배했다.
상상이 모두 끝났을 때 메시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그는 휴식을 위해 잠시 머신에서 내려섰다.
“후우-”
솔직히, 만나고 싶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는 월드컵이 펼쳐지는 내내, 대한민국이 도중에 탈락하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하필 준결승전에 프랑스를 만나게 되며, 준결승부터는 그 바람도 할 수 없게 됐다.
김다온에 있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는 건 의미가 큰 일이었고, 메시는 그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만남은 원치 않았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쥘 리메는 메시에게 있어서도 가장 간절한 목표였다. 그렇기에 상대가 누구든 이번 월드컵에서는 질 수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김다온과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어 버렸다.
쥘 리메로 인해 완성될 수 있는 두 사람.
모든 게 결정될 하나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길 거야.”
리오넬 메시는 승리를 원하고 있다.
***
[아르헨티나 vs 대한민국 : 지상 최고의 축구 매치업이 드디어 성사되다 ?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