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382)
1302화 Finale (3)
(조르제 제주스) – RTP 펀디츠
“제가 다온의 월드컵 우승을 바라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현시점에서 그를 응원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저는 다온을 축구 선수로 또 인간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승리를 장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큰 대회. 특히나 월드컵과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건, 장담이 불가능한 종류의 일입니다. 특히나 그것이 리오넬 메시와 같은 선수가 있는 팀을 상대하는 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번 경기는 지금까지 있어 왔던 그 어떠한 축구경기와도 다를 겁니다. 모든 이들이 넋을 놓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축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두 명의 선수가 비슷한 사연을 등에 업고, 그들을 추종하는 이들과 경기장에 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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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삼파올리) – 칠레비지온 펀디츠
“메시는 다온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존재입니다. 다온은 줄곧 메시와 같은 위치에 도달하길 원했습니다. 아직 역대 최고를 논하는 단계가 아닐 때, 메시는 그의 우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메시를 상대하는 다온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무척 기대되겠지만, 한편으론 슬프기도 할 겁니다. 두 명의 최고의 선수. 그리고 둘 모두 쥘 리메가 없습니다. 커리어의 마침푭니다. 그것을 두고 경쟁하는 겁니다. 결국 두 사람 중 하나는 확실히 한 사람의 아래에 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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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 아우베스) – TV 글로부 펀디츠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이후부터, 리오는 줄곧 말했습니다. 봐, 다니. 쟤는 곧 세계 최고가 될 거야.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됐습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치도 않았죠. 제 생각에 리오는 늘 경쟁자가 필요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좋은 상대가 되어주었지만, 그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리오의 상대는 다온밖에 없게 됐죠. 제 기억에, 리오가 가장 행복했던 시즌은 바로 그땝니다. 다온이 아틀레티코에서 뛰었을 때죠. 그때만큼 리오가 경쟁적이었던 해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이 리오가 바르셀로나를 떠나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큰 즐거움을 경험하고 나면, 다른 것들은 전부 시시하게 보이니까요.”
***
2022년 12월 18일. 도하, 카타르. 알 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 5.
결승전까진 이제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 우린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훈련에 임하고 있다. 누가 내일 경기에 선발로 나서고 누가 아닐지는 특별히 중요하지 않았다.
당연히 다들 월드컵 결승전 무대를 밟고 싶겠지만, 이 정도 단계가 되면 공동 목표가 개인 목표보다 더 위에 놓이게 된다.
“간격!! 좌우를 신경 써!!
파울루 벤투 감독님의 목소리에 따라, 우리는 포지셔닝을 신경 쓰며 기본적인 수비 전술을 연마했다.
아무래도 리오가 있는 팀이다.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아직 선발 명단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준결승이 끝난 뒤부터 오늘까지 나는 쭉 왼쪽 풀백 포지션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리오가 오른쪽 윙으로 출전해 왔기에 당연한 일이긴 했다.
“전 그렇게 단순할지 모르겠어요.”
“…….”
휴식 시간, 벤투 감독님과 대화를 나눈다.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뭔가를 숨겨 놓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전 그게 니모라고 생각하고요.”
“베가 말인가?”
“네.”
아르헨티나는 경기력에 반전을 가져간 조별 예선 2차전 이후, 니모를 일종의 조커 카드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선발과 교체 자원을 오가며 출전하게 했고, 출전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왼쪽 윙 혹은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게 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접근할지는 잘 모르겠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면,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가장 좋았던 모습을 택하는 게 옳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나는 확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아르헨티나는 니모와 리오를 함께 뛰게 했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그럴 듯한 생각이로군.”
“스칼로니는 미드필드의 조합을 찾았어요. 무엇보다 저는 그가 도박을 걸지 않을 거라고 봐요.”
예나 지금이나, 아르헨티나는 리오 없이는 유럽의 중위권 팀과 겨뤄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경기력이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는 팀의 최우선 과제가 “리오넬 메시를 얼마나 잘 억누르느냐?”였던 것처럼, 그들 역시 “리오넬 메시를 얼마나 편안하게 해주느냐?”가 최우선 과제다.
그렇기에 나는 스칼로니가 리오와 나를 같은 라인에 두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로 확신한다.
리오가 왼쪽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만큼, 포지션을 조절할 수 있다면 그건 중앙 10번(AM) 자리밖에는 없다. 또 이렇게 되면 니모를 선발로 뛰게 할 수 있다.
앙헬 디 마리아를 왼쪽에 두어 두 명의 중앙 미드필드와 함께 경기를 조율하게끔 하고, 리오와 니모를 공격적으로 배치한 후 최전방에 알바레스를 두는 식이 될 것이다.
물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생각 정도는 해도 나쁠 건 없으니까요.”
“그래. 생각해 두지.”
벤투 감독님도 알고 있을 것이다.
최소 우리에겐 오른쪽 윙으로 출전하는 리오보다 10번(AM)에서 출전하는 리오가 훨씬 위협적이다. 직전 프랑스와의 경기 때도 앙투안이 경고를 받지 않았다면 더 괴로웠을 것이다.
리오가 10번에 들어서면 우영이 형을 좀 더 아래에 놓아둬야 하는데, 그럼 오른쪽 디 마리아가 자유로워진다. 아르헨티나의 왼쪽 공격이 활발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무슨 얘기 했어?”
“아니, 그냥.”
자리로 돌아와 리오가 10번에 설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함께 시티에서 생활한 만큼, 민재도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훌리오가 너무 컨디션이 좋아.”
“훌라후프 자식…….”
시티에서 부르는 훌리오의 별명을 이야기한 민재는 벌써부터 걱정할 필욘 없다며 경기장에서 보고 대처하자고 했다.
사실 그것 말곤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난 이를 털어버렸다.
상대의 수에 대처는 못 해도 알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상황은 좀 더 쉬워진다.
가까이로 굴러온 축구공을 양손으로 집어 들어, 가볍게 띄워 올린 그것을 발등으로 힘차게 걷어찼다.
퍼엉-!
하늘 위로 축구공은 빠르게 떠오른다.
***
【오후 08:13】 도하, 카타르.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후반 53분
크로아티아 3 : 2 프랑스
거의 끝나가는 추가시간, 벤치에 앉아 있는 프랑스 선수들의 얼굴엔 그늘이 잔뜩 내려앉아 있다.
사흘 전 대한민국에 0:2로 패배한 프랑스는 3·4위전으로 밀려났고, 일정상 곧바로 준비에 나선 그들이지만 한번 잃어버린 동기부여는 쉽게 수습되지 않았다.
디디에 데샹의 [“솔직히, 이 아무짝에도 의미 없는 경기를 상업적 이득을 위해 꼭 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는 인터뷰 역시, 프랑스의 현 상태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간신히 서로를 다독여 경기에 출전했지만, 프랑스는 경기 진행 내내 실망을 안겨다 주었다.
전반전 09분과 17분 킬리안 음바페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연달아 득점하며 2:0으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47분 요슈코 그바르디올에 헤더를 허용한 걸 시작으로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너무 빨리 승리를 확신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각국 중계진의 입에서 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삐?익!
“…….”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의 파울.
디디에 데생이 고개를 숙인다.
얼마 전까지는 주심의 판정이 있을 때마다 항의를 이어 나가던 프랑스였지만, 지금은 다들 입을 굳게 다문 상태로 불만 가득 섞인 얼굴을 좌우로 젓기만 했다.
최대한 프리킥을 늦게 처리하려는 크로아티아를 보면서도, 프랑스의 선수들은 허리춤에 손을 얹고만 있다.
삑-! 삐?익! 삐—익!!
곧이어 경기가 종료되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3위로 크로아티아가 확정된다.
자리에서 일어난 프랑스의 선수들이 곧장 계단을 내려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피치에 있던 이들 역시도 도망치듯 서둘러 경기장을 벗어나는 일에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크로아티아는 환호했다.
루카 모드리치의 라스트 댄스.
그 마지막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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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현) – KBS 캐스터
“전반 중반까지 0:2로 끌려갔던 크로아티아가 요슈코 그바르디올, 미슬라브 오르시치, 이반 페리시치의 골을 앞세워 프랑스를 3:2로 꺾고 카타르 월드컵 3위를 차지합니다.”
(박창호) – KBS 해설위원
“개인적으론 오늘 프랑스가 너무 무기력해 보였습니다.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탈락한 뒤, 정신적인 부분에서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앙투안 그리즈만과 같은 선수에겐 마지막 월드컵 경기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루카 모드리치는 비록 월드컵 우승은 없지만, 마지막 두 번의 월드컵에서 각각 3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잘 거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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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선수들의 셀레브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는 피치를 바라보며, 실망한 프랑스 쪽 기자들이 먼저 자리를 정돈한다.
그들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최악이라고 했으며,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중동아시아를 위해 겨울에 대회를 개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그건, 패배자의 변명처럼 느껴졌다.
애초부터 조건은 모든 팀들이 동일했고, 프랑스가 좀 더 경기력이 좋았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들에게선 이전과 같은 간절함이 보이지 않았다.
김다온/리오넬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길 원했던 킬리안 음바페 역시, 월드컵에서 7골을 넣긴 했어도 큰 경기 활약이 부족했다.
월드클래스 급의 실력을 갖췄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겠지만, 클럽 커리어에서 증명한 것이 부족하다는 점은 앞으로 4년 동안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결국 누가 더 간절한지야.”
천천히 짐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레녹스 베이커가 바로 근처에서 이뤄지는 대화에 집중한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미국 쪽의 기자다.
베이커는 잠시 늦장을 피웠다.
“프랑스는 너무 쉽다고 생각했어.”
“…….”
“결국 그게 본인들의 발목을 붙잡았지.”
이름 모를 기자의 말을 들으며, 레녹스 베이커가 동의한다는 의미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는 오늘, 크로아티아를 제압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마치 한국에 진 분풀이를 하면 상대가 곧이곧대로 당해줄 거라고 믿은 것처럼 플레이했다.
아직 2:1인 상태에서 성급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 것이나, 경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P.K를 대비해 골키퍼를 교체한 것 등이 그것을 잘 증명했다.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절박한 쪽은 크로아티아였고, 결국 축구는 그들의 간절함에 대답했다.
“내일도 결국은 그럴 거야.”
“내일도?”
“그래- 누가 더 간절한가의 싸움이겠지.”
“세상에 누구 쥘 리메가 간절하지 않겠어?”
“그게 아니야.”
“그럼?”
“하아- 잘 들어 봐.”
리오넬 메시는 그의 커리어에서 유일한 오점으로 남은 월드컵이란 점에서 반드시 쥘 리메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열망은 지금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도 전해져 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는 8년 전에 이미, 월드컵 결승전 무대에서 독일에 연장전 결승골을 허락하며 준우승의 눈물을 삼켰다.
그리고 그건 김다온과 대한민국도 같다.
발롱도르를 제외한 모든 개인 수상에서 리오넬 메시를 이미 넘어선 김다온에게도, 월드컵 우승은 거의 모든 걸 가진 그의 커리어를 완벽하게 만들어 줄 하나 남은 과제다.
또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4년 전 월드컵 결승전에서 좌절해 준우승에 머무른 아픔이 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줄 김다온의 마지막 대회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틀 전 29살이 된 그는 잘하면 두 번의 월드컵을 더 치를 수 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선수단엔, 자신들의 위대한 리더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돕는다는 동기부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신 그들에겐, 4년 전 축구 역사상 가장 끔찍한 장면으로 쓰러진 동료에게 트로피를 바친다는 전혀 다른 동기부여가 있다.
“둘 중 무엇이 더 클까? 난 거기서 달라질 거라고 봐.”
“다온과 메시의 대결이 아니란 거야?‘
“아니, 바보야. 둘의 대결이 맞지. 하지만 너도 알잖아.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냐. 결국은 주변에서 누가 더 도움을 주느냐 라고. 오늘을 봐. 음바페는 득점했어. 하지만 모드리치는 아니지. 그런데 승자는 누구였지? 그런 거라고.”
꽤나 흥미로웠던 대화를 엿들은 레녹스 베이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더 들을 것까지는 없다고 판단한 그가 뒤늦게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면서 생각했다. 표현 방식은 달라도, 결국 자신이 예상한 것과 같다고 말이다.
김다온과 리오넬 메시를 제외한 양 팀 선수들의 실력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결국 이 둘의 발목을 누가 덜 붙드느냐가 경기의 승부를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것은 실력일 수도 있고, 전술이나 아까 미국 기자가 말한 정신적인 영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분명한 건 하나였다.
더 간절한 쪽이 트로피를 가져갈 것이다.
더 간절한 쪽이 더 많은 걸 쏟을 테니까.
체력을 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이미 양 팀의 정신력은 지금까지 소모한 체력을 아득히 뛰어넘었을 것이고, 결승전에 임한다는 압박감 또한 그들의 위대한 리더와 함께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온과 메시라는 거대한 우산.
그 아래 비를 피하는 이들.
과연 누가 덜 비를 맞을까?
“실례합니다. 실례해요.”
레녹스 베이커는 하루도 채 남지 않은 결승전을 기다리기가 무척 힘들다고 생각한다.
***
[프랑스는 자격이 없었다 ? 레퀴프]***
[두 개의 미완성 퍼즐. 하지만 완성되는 건 둘 중 하나. 어떠한 경우든 내일 우리는 가장 커다란 희극과 가장 큰 비극을 동시에 목격하게 될 것이다. – BBC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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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의 G.O.A.T 탄생까지 남은 단 하루 ? ESPN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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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이 못하는 전 세계의 밤, 지구상 가장 의미 깊은 경기 결과로 축구의 모든 질서는 재편성 될 것이다. – 프랑스 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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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억 명이 월드컵 결승전을 시청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FIFA. 역대 최대. – KBS(한국)]***
2022년 12월 19일. 도하, 카타르. 컨퍼런스 센터 거리. 르 메르디앙 시티 센터, 도하.
어두웠던 도심에 조금씩 빛이 밝혀지고, 도하 앞으로 넓게 펼쳐진 페르시아 만(灣) 저 멀리에서 태양이 고개를 조금 내밀었다.
지금까지 족히 수백만 번도 있어왔을 평범한 자연의 모습이지만, 두근거림으로 가득한 도하의 사람들에겐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드는 장면이 되고 있다.
첨벙-
“푸우.”
르 메르디앙 시티 센터 내의 수영장.
물에서 나온 이가 창가로 걸어간다.
앞으로 보이는 빌딩 숲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
그는 그것을 조용히 눈에 담았다.
“…….”
태양은 마침내 그가 선 곳까지 햇살을 비췄고, 곧 그늘 속에서 김다온이 모습을 나타낸다.
전날, 김다온은 단 한숨도 잘 수 없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후-”
짧게 숨을 내어 쉰 그가 다시 물에 뛰어 들어가고, 한창 수영을 하고 있을 무렵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도 새벽 공기를 맡으며 런닝을 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평범한 트레이닝 복장에 후드를 깊숙이 뒤집어쓴 그는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다.
그 역시 짧게 숨을 내쉬며 걸음을 멈추고 후드를 걷었다.
“후-”
뒤를 돌아 고개를 든 리오넬 메시가 높은 건물 사이로 보이는 태양을 바라본다.
살짝 퀭한 눈이었지만, 눈빛은 또렷했다.
그 역시, 전날은 잠을 잘 수 없었다.
“…….”
잠시 하늘을 바라본 메시가 다시 후드를 뒤집어쓰며 뛰어가고, 이를 지켜본 도하의 태양은 조금씩 위로 떠오르며 도시 곳곳의 움직임을 모두 눈에 담았다.
그렇게 계속 시간은 흐르고, 가장 높은 곳에서 조금씩 내려온 태양은 지구의 반대편을 비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저 멀리 달이 희끄무레하게 떠올랐을 쯤, 두 개의 호텔에서 수십 명의 남자들이 걸어 나왔다.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제22회 FIFA 월드컵 결승전에 참가하는 두 개의 팀.
그리고 그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두 사내는 또다시.
“…….”
“…….”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가 있는 방향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곤 잠시 뒤 나란히 미소 지었다.
“후후.”
“하하.”
곧이어 두 사람도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그렇게 두 개의 선수단을 태운 버스는 도하 북쪽. 위성도시 알다옌 지방 루사일에 있는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Road to Final.
이제, 모든 게 마무리될 때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