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5)
15화
*
(빠운 허이) – SBS Discovery Network 스튜디오 호스트.
“지금 막 충격적인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양 팀의 라인업이 공개되었는데요. 다온-킴이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는 작년 7월에 영입된 남한(South Korea)의 수비수이며, 겨우 16살에 불과합니다. 모르텐 비그호스트의 의중이 궁금해지는데요, 올르와 함께 이야기를 해보죠. 어때요, 올르? 16살입니다!”
(올르 다인) – SBS Discovery Network 스튜디오 패널
“모르텐의 승부수입니다. 실은, 그는 이 16살의 어린 수비수를 통해 신선한 실험을 해왔습니다.”
(빠운 허이)
“신선한 실험. 무슨 뜻이죠?”
(올르 다인)
“바로. 포지션의 파괴입니다. 킴은 풀백이지만, 어떨 때는 6번처럼 뛰거든요. 저도 모든 것을 알고 있진 못하지만, 제 기억으론 이렇게 뛰는 풀백은 지금까진 없었습니다.”
(빠운 허이)
“이번 매치업을 두고 전문가들은 스포르팅 CP의 일방적인 우세를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모르텐이 16살 수비수를 통해 변수를 꾀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올르 다인)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이 친구가 노르셸란의 플랜에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지난 18일 실케보르와의 리그 개막전에서도 교체로 출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인상적인 침투 패스를 보여줬죠. 다만 수비에서는 애를 먹었습니다. 바로 이점입니다. 유로파에서 상대하게 될 공격수들은 대니쉬 수페르리그보다 수준이 높습니다. 수비에서 애를 먹을 공산이 높죠. 그럼에도 선발로 출전을 시켰다는 건, 뭔가 기대하는 점이 있다 봐야겠죠.”
(빠운 허이)
“놀라운 소식이 들려온 덴마크, 셸란입니다. 이제 우린 라이트 투 드림 파크로 떠나겠습니다. 현장에 있는 중계진들을 만나보죠. 언제나처럼 완벽한 중계로 시청자분들을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Skal Vi?(Shall We?)”
*
2010년 7월 29일. 셸란, 덴마크. 파룸, 파룸 파크 2. 라이트 투 드림 파크.
·경기 시작 10분 전
FC 노르셸란 0 : 0 스포르팅 CP
& Match`s Best Eleven (홈/어웨이)
& Match`s Tactics (홈/어웨이) : 3-6-1 / 4-3-3
GK ? 예스퍼 한센 / GK ? 후이 파트리시오
CB ? 다니엘 옌센 / RB ? 주앙 페헤이라
CB ? 안드레아스 비엘란 / CB ? 다니엘 카히수
CB ? 마이클 파크허스트 / CB ? 안데르송 포우가
RWB ? 김다온 / LB ? 에바르도 파비아누
LWB ? 피에르 벵트손 / CM – 마니셰
DM ? 에녹 아두 / CM ? 페드로 멘데스
CRM ? 안드레아스 라우드럽 / ARM ? 야닉 잘로
LRM ? 니콜라이 스톡홀름 / ALM ? 시몬 북체비치
AM ? 마티 룬드 닐센 / ST ? 카를로스 살레이로
ST ? 니키 빌 닐센 / ST ? 헬더 포스티가
***
축구를 시작한 이래, 단연코 오늘이 가장 떨리는 날이다.
“전부 입장 준비하겠습니다!!”
“······.”
진행요원의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어제오늘 지겹도록 반복해서 들었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의 에고(Ego).
바로, 유로파 리그의 공식 테마음악이다.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팀(TEAM). 다시 반복합니다. 유로파 3차 예선에 나설 선수들이, 지금 바로 입장합니다.”
누군지도 모를 이에게 무전을 보낸 진행요원 중 하나가,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환한 미소를 보내어온다.
그는 엄지를 치켜세웠지만, 난 거기에 화답할 수 없었다.
왜 이리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것일까?
*
(얄트 피) – SBS Discovery Network 현장 아나운서
“양 팀의 선수들이 이제 입장합니다. 2008/09 시즌 이후 2년 만의 유로파 무대인 FC 노르셸란. 그리고 스포르팅 CP는 작년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했으나, 올해는 유로파에서 뛰게 되었습니다.”
(토벤 댐곳) – SBS Discovery Network 현장 해설위원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체급 차가 분명히 느껴지는 경기입니다. 노르셸란으로서는 1차전을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기적을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말이죠.”
(얄트 피)
“노르셸란은 오늘 정말 열심히 뛰어야 할 겁니다.”
*
덴마크는 본토 윌란 할뵈(Jylland Halvø/작자 주 : 유틀란드 반도)와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나라다.
그리고 그 중 셸란은 본토보다 더 많은 덴마크 국민이 거주하는 사실상의 중심지라고도 볼 수 있다.
수도 또한 셸란섬에 있고, 그중 노르셸란이 속한 파룸은 인구가 채 2만 명이 되지 않는 작은 도시다.
리그 평균 관중이 3천 명을 살짝 넘어서는 이유 또한, 파룸 자체가 워낙 자그마한 도시래서다.
하지만 오늘, 최고 10,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 라이트 투 드림 파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노르셸란의 항해! 그것은 언제까지나 거침이 없지!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누군지 모르지만! 상관없지, 우린 언제나 자랑스러운 비킹어(작자 주 : 바이킹)의 후예!]지금 관중들이 합창하고 있는 건, 우리 FC 노르셸란의 가장 오래되고 대중적인 응원가다.
덴마크의 유명한 노래를 편곡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제목이나 그런 게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상대도 강하지만, 우리도 강해! 기억하지? 충분히 준비해왔어! 무엇보다 여긴 우리의 안방이야! 저 빌어먹을 녀석들이 승점을 챙겨갈 수 없는 곳이라고!”
스톡홀름은 언제나처럼 팀 전체를 독려하고 있다.
자질구레한 과정들이 전부 지나간 지금, 어느새 나는 포지션에 서서 휘슬이 울리기만을 기다렸다.
지금 경기장 어느 한 곳엔, 분명 우리의 가족들도 있을 것이다.
삐-익!
힘찬 호각소리와 함께 전반전이 시작되고, 선공권을 쥔 스포르팅 CP가 후방으로 볼을 돌렸다.
사전 인터뷰부터 자신감을 표출한 저들을 보면서, 우리도 나름대로 전의를 다져왔다.
“오른쪽이야!”
후방에서 볼을 돌리던 스포르팅 CP.
패스가 페드로 멘데스(Pedro Mendes)에게 연결이 되었을 때, 내가 마크하고 있던 북체비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뻥-!
하프라인 아래에서 보낸 스포르팅 CP의 기다란 패스가 이쪽으로 날아 들어온다.
방향은 매우 적절해 보였고, 난 낙구지점을 예측했다.
‘어딜!’
헤딩을 통해 전방으로 클리어를 해내자, 관중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들려왔다.
별것 아닌 플레이였지만, 불리한 경기인 만큼 관중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응원을 보내주려는 것 같았다.
클리어해낸 볼을 라우드럽이 잡아냈을 때, 스포르팅의 왼쪽 수비수 주앙 페헤이라(Jo?o Pereira)가 파울로 저지해냈다.
삑-!
*
(얄트 피)
“오늘은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려 16살의 나이로 선발로 출전한 이 친구죠. 남한 국적이며, 노르셸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어린 선수입니다.”
(토벤 댐곳)
“아직 성장이 필요해 보입니다만,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친구의 경기 장면을 몇몇 확인했는데, 엄청난 슈팅 실력을 지니고 있어요.”
(얄트 피)
“그렇군요. 그것을 오늘 볼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유로파 리그를 몇 배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일 것 같습니다. 노르셸란의 프리킥. 후방으로 패스가 돌아갑니다.”
*
삑-!
중앙에서 패스를 돌리던 중, 스포르팅의 강한 압박에 의해 볼을 빼앗기고야 말았다.
스톡홀름이 급하게 볼을 다시 되찾으려고 시도했는데, 그의 노력은 파울로 끝나게 되었다.
애써 담담한 척은 하고 있어도, 스톡홀름 역시 오늘의 이 경기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평소완 달리, 눈에 띄게 흥분한 상태다.
그리고 러시아 출신들로 꾸려진 오늘의 심판진은 다소 빡빡하게 파울을 불고 있다.
이런 점도 수비수에겐 빨리 파악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그래야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큭-!”
오프 더 볼(Off the Ball)상황에서 오른팔로 나를 가볍게 찍어누르는 북체비치.
마니셰(Maniche)의 패스가 좋은 타이밍에 맞춰 연결되려 하고 있었지만, 살짝 주저앉았었던 나는 곧바로 회복하여 북체비치에게로 향하던 패스를 잘라내었다.
그러자 북체비치는 좋은 시도였다며 마니셰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직 초반이라서일까?
여유가 물씬 풍기는 모습이다.
반면에 난 북체비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어야만 했다.
중앙을 커버해 6번 역할을 이행해야 한다지만, 내 기본적인 포지션은 어디까지나 수비수다.
그러니,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릴 수는 없다.
티잉-!
[오오오오—!]손쉽게 기회를 잡았던 헬더 포스티가(Helder Postiga)의 중거리 슛.
그것은 한센의 손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크로스바를 맞고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코너킥을 어필하지조차 않는 스포르팅의 선수들은 여유가 좔좔 흘러넘치는 모습이다.
마치, 언제든 득점할 수 있다는 것처럼 보인다.
*
(얄트 피)
“다시 크로스바를 맞춥니다! 이번에는 북체비치. 빈 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서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토벤 댐곳)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스포르팅이 밀어붙이고 있죠. 노르셸란은 이 틈에서 역습의 기회를 노려야만 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수비를 단단히 해야 되겠죠.”
(얄트 피)
“다시 파울이 선언됩니다. 스포르팅 CP가 다시 좋은 지점에서의 프리킥을 얻어냅니다.”
***
·전반 09분
FC 노르셸란 0 : 0 스포르팅 CP
그라운드를 주시하던 모르텐 비그호스트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한다.
‘이제 10분인가······.’
애초부터 어려운 경기가 되리라곤 예상하였지만, 실제는 그보다 더 힘겨웠다.
벌써 두 차례나 크로스바를 맞는 슈팅이 있었고, 그 속에서 노르셸란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버티는 것이 전부였다.
특히, 중원에서의 차이가 실감이 났다.
스포르팅 CP의 중원 듀오인 멘데스-마니셰 모두, 한때 포르투갈 국가대표에서 뛰었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특히 2000년 이후 포르투갈의 세대는 황금기라 부를 수 있었기에, 이 시기에 국가대표 마크를 달았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이었다.
그래서 모르텐은 네 명의 중앙미드필드를 내세우는 전술을 택했지만, 저 단 두 명의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을 장악당하고 있었다.
더욱이 이런 상황이 뼈아팠던 건, 스포르팅이 중원에서 더 효율적인 축구를 펼친 영향이 주변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측면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 또한 같은 이유 때문이다.
축구는 절대, 하나의 포지션에서 일어난 일이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늘 한 곳에서의 영향은 다른 곳에까지 미친다.
그래서 축구는 항상 어려웠다,
스포르팅 CP이 자랑하는 유망주, 야닉 잘로(Yannick Djalo)의 돌파가 이어진다.
그것을 저지해내려던 벵트손이 태클을 시도하지만, 다소 과격했던 동작은 당연하게도 파울로 선언 받는다.
“아악-!”
삑-!
크게 휘슬을 분 주심이 바삐 달려가고, 스타니슬라브 수키나(Stanislav Sukhina)는 망설임 없이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반 6분 에녹 아두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경고다.
‘좋지 않군.’
생각보다 더 어려운 승부가 되어가고 있음에, 모르텐 비그호스트는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노르셸란엔 지닌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
허나 잠시 뒤.
삑-!
골대와 약 35M 떨어진 지점에서, 스포르팅이 파울을 범하며 노르셸란이 프리킥 기회를 획득했다.
이에 곧장 자리에서 일어난 모르텐 비그호스트.
그는 사이드라인 앞으로 나아가 크게 외쳤다.
“꼬맹이에게 맡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