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50)
149화
2012년 11월 25일. 1500-313 리스본, 벤피카. 에우제비우 다 시우바 거리. 이스타디우 다 루스.
지금 내 주위엔, 뿌연 먼가가 자욱하게 일어나 있다.
이게 뭐냐고?
[찾았…… 크응-! 켈룩! 켈룩, 켈룩!]바로, 먼지.
새벽부터 진행된 회복훈련이 끝나고 A매치에 참여하는 동료들이 공항으로 떠나기 시작했을 때, 나도 차에 올라타 경기장으로 움직였다.
[후우~ 윽-! 청소를 대체 얼마나 안 한 거야. 켈룩!]그리고 팀의 허락을 받아, 구단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관된 창고로 향했다.
이유는 리노 할아버지의 기록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타리타 할머니의 남편분 말이다.
탁-!
먼지 구덩이에서 빠져나온 나는 샤워가 시급해졌지만, 어차피 또 더러워질 수 있었기에 그냥 참기로 했다.
현재 내가 찾은 자료는 1950년부터 1970년까지 이곳 SL 벤피카에서 근무한 사람들의 인명부다.
일단 이것을 통해 리노 할아버지의 정확한 직책과 부서를 찾고, 다시 저 먼지 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어 내가 찾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인명부를 펴고 자리에 앉아, 난 조용한 창고 안에서 홀로 이름 찾는 일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찾았다!’
타리타 할머니가 할아버지는 1968년부터 근무를 시작하셨다고 말씀해주신 덕분에, 이름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다만 기억에 약간 착오가 있었던 게, 정확한 시점은 1968년이 아니라 1967년 11월이었다.
오래전의 일이니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1965년도 부분부터 살피기 시작한 게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똑똑똑-
“응?”
갑자기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내게 창고를 안내해준 지타 라모스(Zita Ramos) 씨가 고개를 안으로 빼꼼 내밀었다.
그녀는 스타디움의 투어를 담당하고 시설물의 관리를 맡은 유능한 스태프 중 하나다.
“미안. 안에 조금 더럽지?”
“조금? 지금 저 안 보여요?”
“……하하. 아무도 여기엔 들어올 일이 없거든. 그래도 1년에 한 번씩은 청소했었는데, 그것도 벌써 3년이 됐어.”
새로운 클럽하우스가 지어지게 되면서, 2010년부터의 자료들은 전부 그쪽에 보관되고 있다.
아마 지금 지타가 말한 3년이란, 세이샬에 있는 시설이 지어진 시점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즉.
“만약 제가 3년 묵은 곰팡이 때문에 아프기라도 하면, 꼭 팀에 그렇게 전해줄게요.”
“하하하. 설마 그러려고.”
“…….”
“진짜 말하게?”
“그쪽이었어요?!?!”
나는 내 몸을 걱정하는 의미에서 설마라고 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플 수도 있고 구단에 말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던 거다.
사람들에게 지타가 조금 짓궂은 성격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로 그런 줄은 몰랐다.
“뭐, 마실 거라도 줄까?”
“차가운 물. 얼음 동동 띄워서요.”
“분부대로. 곧 가져올게.”
딸깍-
문을 닫은 지타가 밖으로 나서고, 난 방금 있었던 그녀의 말을 한 번 더 어이없어하며 자료에다 시선을 두었다.
“응? 디레토르?”
디레토르(Diretor).
놀랍게도, 리노 할아버지의 직책은 디렉터(Director)였다.
구단주와 이사 그룹을 제외한다면, 클럽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높은 지위다.
1960년대에도 그랬었는지야 알 수 없지만, 축구클럽의 운영이 그때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아주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어째서 지금 거기에?’
할머니는 왜 원호시설에서 혼자 지내는 것일까?
가장 먼저 든 의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죄송한 말이지만, 난 솔직히 리노 할아버지가 구단의 평범한 스태프 중 하나였을 것으로만 생각했다.
뭐, 관리인이라든가 그런.
그래서 은퇴 뒤에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원호시설에 들어간 것이라, 그렇게 생각했다.
설마 당시에는 디렉터의 직책 급여가 형편없었던 건 아니겠지?
‘일단은 조금만 더 찾아봐야겠어.’
호기심이 더해지는 것을 느끼며, 난 다시 먼지 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지기로 했다.
[우윽-! 켈룩!]자연스럽게 따라온 기침과 함께.
***
에스토릴, 포르투갈. 루아 잉그라테라 387.
[진짜였다니까요? 구단 디렉터더라고요.] [그거 높은 직책 아니니?] [네. 지타한테도 물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아. 고마워, 엄마. 잘 먹을게.]엄마가 구워준 식빵을 입에다가 집어넣으며, 난 아빠에게 오전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다.
[제가 궁금한 건, 왜 할머니가 거기 계시냐는 거예요.] [우리처럼 사정이 갑자기 나빠졌을 수도 있지.] [혼자서요? 가족도 없이?] [다른 가족이 있든?] […….]아빠의 말씀에, 나는 침묵했다.
거기까지는 알 방법이 없었다.
팀에 남겨진 자료를 통해 할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는 사진을 몇 개 구하기는 했지만, 다른 가족이 있는지의 여부는 그거론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할머니한테 물었다가 상처를 들추는 거면 어쩌죠?] [그럴 수도 있겠지. 그리고 아빠가 직장에서 들었는데.] [??]아빠는 현재, 클럽의 주선으로 포르투갈 내의 무역회사에서 근무하고 계신다.
두 명의 한국인이 있는 회사로, 쑥스럽지만 내 도움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적응하시고 또 지내고 있다.
특별히 내가 회사 일을 도와드렸다는 게 아니라, 아들이 SL 벤피카의 주전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이곳 사람들에겐 존중받을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약간의 뜸을 들이신 후, 아버지는 내가 깜짝 놀랄 만한 단어를 꺼내 드셨다.
[고려장. 너도 알지?] [?!]포르투갈의 경제구조는 본래 사회주의의 것을 따르고 있었으나, 나라의 미래가 관광과 서비스업에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포르투갈 정부는 과감히 시장경제체제로 노선변화를 꾀했다.
이는 1986년의 일이었고 체재전환 이후 잠깐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는 있었으나, 그늘진 곳 역시 무척 많았다.
특히 1989년 국영기업이 민영화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지출이 크게 높아졌고, 낮은 서비스품질과 높은 공공부채로 인한 빈부격차는 점차 커져만 갔다.
그리고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이 그리스의 경제위기인데, 비슷하게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포르투갈의 경제 역시 크게 휘청거렸다.
[그때, 많은 노인이 버려졌다고 하더라고.] [……말도 안 돼요.]사실 덴마크와 포르투갈에서 지내기 시작하면서, 유럽에 대한 환상은 오래전에 깨어졌다.
덴마크야 복지가 무척 훌륭하게 되어 있다지만, 이곳 포르투갈은 돈이 없다면 한국보다 힘들면 힘들었지, 절대 복지에 의존해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리스본도 겉으론 화려하지만, 그 수면 아래엔 문제가 많다.
물론 나는 축구선수이고 그런 것들을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지만, 부모님은 그런 일을 나보다 더 자주 접하시다 보니 집에 있으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그때 뉴스에서 부모님을 버리지 말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하더라. 그만큼 다들 힘들었나 봐.] […….] [그래도 아니겠지. 다음에 만나면, 한번 이야기라도 해보렴.] [아까도 말했는데, 그게 할머니를 아프게 하는 거면요?] [주변에 물어볼 수도 있지 않겠니?] [아, 그러네요.]다음에 내가 원호시설을 방문하는 때는 아마도, ‘아디다스’에서 물품을 준비해줄 때일 것이다.
오늘은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을 종일 허비해서, 에이전시에 전화를 걸어보지도 못했다.
‘일단, 내일 일어나는 대로.’
아침에 요나스와 통화를 해두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해야겠다.
나와 베르나르두 그리고 제로니모까지 이렇게 세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스페인 말라가에 다녀올 예정이다.
본래는 리스본 근처로 목적지를 정해두었는데, 베르나르두의 아버지가 말라가에 있는 별장을 흔쾌히 내어주셨다.
역시 부르주아!
비행기 티켓 가격만 쓰면 되었기 때문에, 태양의 해안(Costa del Sol)으로 불리는 말라가의 해변을 조금 즐기고 오기로 했다.
[저 먼저 자러 가요.] [그래. 잘 자렴.] [네에~ 두 분도 얼른 주무세요.]계단을 올라,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곤 휴대폰으로, 오늘 런웨이에 선 오펠리아의 영상을 보았다.
그녀가 직접 내게 보내준 것인데, 늘 느끼지만 이럴 때면 내가 아는 오펠리아 같지 않았다.
도대체가…….
‘예쁜 얼굴 다 망쳐놨네.’
왜 매번 사람들은 모델의 얼굴을 못생기게 만들지 못해서 안달일까?
나는 이런 의문을 메시지로 보내며, 휴대폰을 놓아두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
2012년 11월 26일. 말라가, 스페인. 사령관 가르시아 모라토 거리. 말라가-코스타 델 솔 공항(Malaga-Costa del Sol Airport. Av. Comandante Garcia Morato. 29004 Malaga, Spain).
베르나르두는 우리에게 반팔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것을 새겨들은 니모와 그것을 반쯤 의심한 나는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더, 더워어어어-!!!!”
“그러게 반팔을 입으랬잖아!”
“난 네가 놀리는 줄 알았지.”
“내가 왜?”
“몰라서 물어? 너 자신을 돌아봐.”
본인의 신뢰도에 대해 심각한 의문에 빠진 베르나르두가 좌절하는 사이, 어디론가 사라졌던 니모가 나를 구원했다.
“오오-! 베가 신이시여!”
“하지 말라니까, 그거?”
“싫어. 하지 말래도 할 거야.”
툴툴대면서도 아이스크림을 건넨 니모에게, 난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그런데, 언제 오는 거야? 아니, 오기나 와?”
“있어 봐. 다 와 간다고 전화가 왔으니까.”
“그거, 5분 전에도 한 말인 거 알지?”
“……시끄러워.”
말라가의 11월은 한국의 6월 하순을 연상하게 만드는 날씨였다.
그런데 난 그것도 모르고 안에 기모가 덧대어진 후드티를 입고 왔다.
이것을 벗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안은 그냥 평범한 이너웨어였고, 나는 근처에 지나다니는 말라가의 여자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안드레를 닮아가네, 이거. 이래서 친구를 잘 만나야…….’
이 말이 친구들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 말일 수도 있다는 걸 까맣게 모르고, 난 아이스크림을 빨면서 더위를 식혔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가 더 지났을 무렵.
빵-! 빵-!
“왔다!!!”
“뭐? 진짜?!”
아이스크림이 동나고 더위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내 앞에 구세주(救世主), 아니 구세거(救世車)가 등장했다.
베르나르두의 아버지는 별장을 관리해주는 관리인에게 우리를 마중해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지금 그분이 커다란 밴을 몰고 나타난 것이다.
난 냉큼 캐리어를 챙겨 밴 앞으로 다가섰고, 이를 지켜본 베르나르두는 가방에서 반팔을 빼내어 갈아입었어도 되지 않느냐고 제법 날카로운 지적을 해왔다.
“있지, 베르나르두. 그것참 너답지 않게 괜찮은 지적인데 말이야.”
“너답지 않다는 말은 좀 빼주면 안 돼?”
“왜? 그걸 빼면 말이 안 되잖아?”
“쯧.”
혀를 차는 베르나르두에게 나는 무척 예리한 지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캐리어 안에는 속옷과 세면도구 외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다고 덧붙여주었다.
“뭐?! 그렇게나 큰 걸 가져왔으면서?”
“이 형님이 여기에 다 선물 채워갈 거거든.”
“하아~ 그러면 있다가, 내 옷 좀 줄게.”
“응. 고마워.”
기왕 스페인에 온 거, 나는 부모님과 또 덴마크에 있는 누나에게 줄 선물을 잔뜩 사려고 했다.
또 겸사겸사 나도 쇼핑을 하고.
탁-!
“올라. 미안 미안. 늦었지?”
“그래도 완전히 늦지는 않으셨네요.”
“응?”
“1분만 늦었으면, 제 땀으로 여기가 잔뜩 젖었을 테니까요.”
“하핫! 네가 다온이겠구나. 그렇지?”
“넵!”
자신을 히폴리투 마투스(Hipolito Matos)라 소개한 분은, 별장을 말끔하게 정리해 두었으니 곧바로 쉴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수영장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단다.
“거기 수영장도 있어요?”
“응. 수영장, 자쿠지. 아, 그렇지. 베르나르두! 옥상에 있는 수영장을 말해줬어? 네가 시킨 대로 다 준비해 뒀다고.”
“그거 직접 보여주려고요.”
“큭큭큭큭. 그렇지. 그건 꼭 직접 봐야지.”
“???”
“아무튼, 가보면 알아.”
뭔가 의미심장하게 대화를 주고받던 히폴리투와 베르나르두가, 곧바로 둘이서 오랜만의 회포를 풀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꽤 친한 것 같다.
그래서 난 일단 그 둘이 대화를 하도록 내버려두기로 했다.
“뭔지 모르겠다, 니모. 안 그래?”
“…….”
“니모?”
“어, 어?”
“뭐야? 밖에 예쁜 여자애라도 있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
“밖에 풍경이 너무 예뻐서.”
“…….”
확실히.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길게 펼쳐진 해변은 리스본 주변에서 보던 것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탁 트여 있는 느낌이라든가, 그곳에서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포르투갈과는 어딘지 모르게 좀 더 여유 있어 보였다.
그래서 난 니모에게 대답했다.
“그래. 진짜 예쁘긴 하다. 가족이랑 와도 되겠어.”
“응. 나도 그 생각 했어. 가족들이 한 번도 해변을 본 적이 없거든.”
“뭐?! 진짜?”
“응.”
하긴.
나도 처음으로 해변을 경험해본 건 덴마크에서였다.
한국에선 해변을 보러 갈 여유가 없었다.
물론 덴마크도 해변이라고 하기보다는 바다에 그냥 모래가 있다는 느낌 정도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진짜 제대로 된 해변을 처음 본 것은, 베르나르두의 본가에 갔을 때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때 난 이런 생각 안 했던 것 같은데.’
놀기에 바빠 가족들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에, 난 조금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죄송해요. 대신 선물 많이 사갈게요.’
확실히, 너무 착한 사람 곁에 있어도 내가 나쁜 사람처럼 되는 것 같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난 다시 가족들을 떠올렸다.
***
말라가, 스페인. 아테네아 우르바니타치온 토레 레알. 29603 마르베야(Ed. Atenea Urbanizacion Torre Real, 29603 Marbella, Malaga, Spain).
가끔 느껴왔던 것이지만.
“베르나르두?”
“응?”
“나랑 친구 해줘서 진짜로 고마워.”
“으왓-! 왜 이래!”
베르나르두 가족의 수준은 정말 상상 이상이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공항에서 조금 떨어진 마르베야라는 곳이었는데, 이곳에 있는 베르나르두 가족의 별장은 그림처럼 잘 가꿔진 정원과 예쁜 수영장이 있는 빌라였다.
건물도 막 지은 것처럼 무척이나 말끔했고, 실내야 뭐 들어가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틀림없이 멋지겠지.
“진짜 멋진 건 따로 있단다. 어서, 날 따라와 봐.”
“응? 진짜?”
현관으로 들어서자마자, 우릴 반긴 것은 새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실내와 높은 천장 그리고 거기에 매달린 화려한 샹들리에였다.
대체 이런 별장은 얼마나 할까?
또 유지비는?
“이봐! 거기에서 뭐 해? 이리 오래도?”
“어? 멋지다는 게 이거 아니었어?”
“설마-! Vamos! 어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서서 고갯짓을 하는 베르나르두를 따라, 니모와 나는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잠시 뒤.
“내가 말했지? 더 멋진 게 있대도.”
“…….”
“…….”
침묵이 찾아올 수밖에 없었던 순간.
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야? 너희들 왜…….”
“쉬-잇. 베르나르두. 방해하지 마.”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건 유리로 만들어진 천장과 어째서인지 그 위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수영하고 있는 세 명의 여자였다.
말이 비키니지, 벗었다고 말하는 게 훨씬 더 적합하다.
그리고 그중 한 여자애가, 날 발견하곤 윙크를 보내온다.
이거.
‘X됐네.’
오펠리아는 어쩌지?
하지만 난, 그 생각을 오래도록 이어갈 수 없었다.
***
작가의 말 ? 지난번에 말씀드렸는지 모르겠는데, 베르나르두 실바의 집안이 부유한 건 극 중 설정이 아니라 진짜입니다.
그리고 놀리기 좋은 성격이라는 것도요.